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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가면, 풍경사진 찍고, 음식, 특산물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지요. 왜 그럴까요?
 
다녀온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욕구, 그리고 가서 본 것을 남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 본능이 동기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사진찍는 행위는 특정한 예술의 장르이면서도 시간의 보존, 스토리텔링, 그리고 감정의 해석까지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는 창작행위입니다.
 

David deChemin

(Title) Within the frame: The journey of photographic vision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해도 사진 찍는걸 좋아하고 잘 찍고 싶은지라, 가끔 사진에 관한 책을 봅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독특합니다.

일단, 사진 잘 찍는 테크닉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습니다. 시종일관 피사체를 대하는 마음, 결정적 순간을 잡아내는 마음의 자세를 다룹니다. 사진학의 선승과도 같습니다.

기교와 그럴듯한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사진을 왜 찍는지에 대한 이유, 저자가 원제에도 표현하듯 '비전(vision)'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비전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사진들은, 소위 말하는 '짠한' 사진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사진이 우연이 아니라 사진작가가 미리 공부하고, 발로 찾고, 피사체와 교감하고, 결정적 순간을 기다려 만든 시공간 상의 절묘한 순간임을 책 보며 내내 깨닫습니다. 

낯선 곳에 가더라도 장소의 혼을 담으려 노력하고, 문화와 교감하고, 사람들 속의 동질한 감성을 잡아내려 애쓴 그 모든 흔적이 결국, 눈을 사로잡고 마음이 뭉클하고 눈물 슬몃 고이는 정서적 울림이 있는 사진으로 포착되는 것이지요.

이 책을 보면 서늘하면서 따뜻하다는 양가감정을 느낍니다. 연출을 싫어하고, 모든 문화를 그대로 존중하는 작가의 시선은 저널리스트의 감성을 닮아 중립적이고 거리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들이 객관적 서늘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인간에 대한 존중, 타문화에 대한 포용, 사람에 대한 사랑이 면면에 흐르기 때문에 사진 한구석에서 강렬한 교감을 느끼며 온기가 전해집니다. 원래 종교인이 되고 싶었던 꿈이 있었던 탓인지, 뛰어난 사진실력에도 월드비전 등 구호단체의 홍보용 사진을 주로 찍어온 독특한 이력의 작가답습니다.

DSLR의 복잡한 기교를 알 필요 없을지라도, 렌즈를 통해 피사체를 접하는건 일상이 되어버린 디지털 세상입니다. 두쉬민 씨의 피사체 대하는 마음은 사진 아니라 삶에서도 견지해야할 아름다운 정신일 것입니다. 저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곁을 떠난 동생같은 동료에게도 이 책을 선물했더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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