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에 해당하는 글 2건

이번 바르셀로나 출장이 여느 출장과 달랐던 점은, 제가 스페인어를 배운 후 처음 간 현지라는 점입니다. 물론, 전에도 영어만 가지고 잘 지내다 왔지만, 그래도 현지어를 사용하는 강점은 분명 뚜렷합니다.

#장면 1
어디든 숙소를 정하면, 근처의 슈퍼마켓을 찾아야 합니다. 물과 간단한 보급이 필요하니까요. 바르셀로나는 유럽 다른 도시보다 시내 곳곳에 상점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쉽게 생각하고 나섰는데, 금방 안 찾아집니다. 조금만 다리품 팔면 금방인 일이지만 다리가 시원찮은지라, 비닐 백에 물건을 사가는 중년 부인에게 묻습니다.

"Excuse me. Can I.."
"¿Como?"
아차.. 
"Hay un supermercado cerca de aquí?"
순간 환히 웃는 아주머니. 라틴 특유의 상냥함이 발동되면서 굳이 길 모퉁이까지 저를 데리고 와서 조리가다 오른편에 있다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장면 2
상점에서 커피를 사려는데 잘 못찾겠습니다. 제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가드가 수상한지 계속 제 주변을 맴돌면서 경계를 합니다.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겠다 싶어 말을 겁니다.
Donde esta Cafe?
햇살이 비친양 환해지는 아저씨. 또 아블라아블라 수다를 떠십니다. 전 다 못 알아듣습니다. -_-

#장면 3
스페인의 대형 통신사 임원과 미팅을 합니다. 이야기가 잘 되어 서로 지향점이 같음을 확인합니다. 마지막 펀치를 날릴 시점입니다. 그 때까지 영어로 이야기했지만 모드 전환을 합니다.
"Pedro, estoy hablando en serio." (내가 진심으로 말합니다.)
깜짝 놀라는 상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네요? 
그 후로 다시 영어 전환해서 제 핵심 제안을 말했습니다.

#장면들
그 외에도 길거리에서 간단한 스페인어는 윤활 작용을 했습니다.
화장실이 어디냐, 버스 정류장이 어디냐, 이 근처에 뭐 볼게 있냐, 미안하다, 얼마냐 등등
의외로 간단한 문장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말은 감정의 창구이고, 밝은 웃음과 상냥한 답들은 현지에서의 각박함을 한껏 누그려줬습니다. 스페인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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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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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멋지십니다. 바르셀로나면 까딸란을 하셨으면 더 좋아했겠네요! :)
    • 까딸란.. 까스띠야말하고 비슷한것 같지만 많이 다르던데요.
      배워놓아도 언제 제대로 쓸지 모르겠습니다. ^^
  2. 우와 스페인어를 이렇게나 잘하시다니+_+
  3. 대체 못하시는 게 몹니까? ㅎ
  4. 확실히 현지어를 구사할줄 알면,좀더 호감을 가지는 것 같네요 ㅋ
  5. 비밀댓글입니다
  6. 비밀댓글입니다
    • 맞습니다.
      금방 너 vs 나, 타자간의 관계에서 '우리'의 관계로 넘어가는 마법이기도 하지요. ^^
  7. 안녕하세요. Inuit님
    조기 위에 있는 현대축구의 전술 책과 스페인어 이야기까지 공감하고 갑니다~
    저는 스페인에 6년쯤 살면서 축구쪽에서 5년쯤 일하다가 이제 한국으로 귀향을 준비하고 5월 1일 집에 갈 날이 되니 참 기분이 묘합니다. 답답하고 힘들기도 했고 즐거웠던 순간도 많았던 스페인 생활이 어제부터 서류상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그저께까지만해도 실감하지 못하다가 어제부턴 감정의 기복이 상당히 커지네요^^ 스페인어 포스팅 하나에도 이렇게 감상적이 되어버렸습니다. Hasta Luego!
    • 와.. 반갑습니다.
      축구에 스페인어까지 통하는 코드가 두개나 있네요. ^^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히 귀국하시기 바랍니다. 음.. 스페인 살다 돌아오면 적응이 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또 여기도 나름대로 재미난 일들이 많으니까요. ^^
secret
만일, 영어 이외의 언어를 하나 배운다면 무얼 배우고 싶으신가요?

*   *   *

김원곤

제목이 참 선명한 책입니다. 이런 제목이 품위는 없을지라도, 지향점이 명확해서 소비자 타게팅도 쉽고, 독자도 찾아오기 편하긴 합니다. 

책 내용도 제목 그대로입니다. 다만 50대의 인물이 '서울대학병원 의사'란 점이 숨겨져 있지만, 언어 학습에서 50대라는 나이는 의대교수라는 총명성을 가리고도 남습니다. 저자 주장대로라면 흉부타진법도 쓰기 힘든 청력 장애증세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 외국어는 더 힘들겠지요. 
바쁜 의사 생활 중, 갑자기 더 늙기 전에 외국어 하나라도 배우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공부는, 일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까지 확장됩니다. 

제 관심은 어떤 비결이 있을까, 혹시하는 마음이었지만, 진실은 항상 평범하듯, 비결도 그러합니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꾸준함만이 유일한 비결이지요. 사실 언어란게 끊임없는 반복에 의해 습득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수만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우리 말을 배워놓고 외국어는 그 백분의 일도 안되는 노력으로 배우려는데부터 '외국어의 어려움'은 시작되지요. 저자는 잡념없이, 버릇처럼, 구도자적 자세로 외국어를 배우다보니 여러 언어를 습득할 수 있었던 겁니다. 결국, 시간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게임입니다. 먼저 시간을 할애하고, 반복적인 시간을 갖고, 그 시간들이 쌓여 의미로 다가오는겁니다.

그런 면에서, '외국어는 바디 빌딩(body building)과 같다'는 저자의 관점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좀 된다 싶을 때 놓으면 다시 군살 붙듯, 언어도 실력이 떨어지게 마련이고, 유지를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점이지요. 

책 자체에 대해 평하자면, 생각보다 많이 재미 없습니다. 전문 작가가 아니라서 문체가 산만한 점과, senior author 특유의 노파심 가득한 문장은 글 읽는 속도와 몰입감을 많이 방해합니다. 또한, 전문성으로 이끄는 실용서라기보다,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류의 수기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삶의 자세를 배운점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게다가 아직 50이 안된 나이에 새로운 공부는 슬쩍 남의 일로 치부하는 고정관념도 버렸습니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면, 전 스페인 어를 배우고 싶습니다. 
먹고 사는데 지장없이, 그냥 세상을 이해하고, 문화를 음미하고, 재미를 주는 언어로 스페인어가 딱이지 싶습니다. 다음 스페인 여행에서는 영어 아닌 스페인어로 타파스 주문을 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언어를 배우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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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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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회가 된다면 일본어를 한번 배워보고 싶습니다만, 떨어지는 영어실력을 올리는 것이 더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
  2. 저도 스페인어- 사실 6개월정도 학원을 다녔는데 역시 공부를 열심히 안하니 많이 늘진 않더군요.(그 미칠듯한 동사변화.) 그래도, 여행에서 뭐 시킬정도는 되는듯;;; 학원에서 진도가 중간쯤 나가고 내용이 어려워지자 '영어나 잘하자...' 라는 맘이 들더라구요.
    • 오.. 스페인어 배우기까지 하셨군요.
      그보다 후덜덜인건, '영어나 잘하자' '영어나 잘하자' '영어나 잘하자' '영어나 잘하자' '영어나 잘하자'...
  3. 전 지금은 일어를 배우는게 꿈이예요^^; 일어는 이상하게 하다가 중도에 끝마치고 또 하다가 그만두고 그러네요;;
    • 띠용님. 오랫만이네요.
      반갑습니다.
      텍큐 폭파되고 가장 아쉬운게 관블님들인데.. 띠용님은 특히 많이 생각이 납니다. ㅠ.ㅜ
  4. 이 책 읽어봐야겠네요. 50세된 분도 하시는데....
    저는 중국어를 배우고 싶습니다.
    • 맞습니다.
      용기를 북돋워주는 책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하면 뭘 못할까 싶습니다. ^^
  5. 저도 스페인어 공부를 막 시작했습니다. 스페인어로 논문읽고 공부할건 아니니 일단 여행 스페인어부터 하고 있네요. 시간되시면 BBC Learn Spanish를 한번 들러보세요.
    http://www.bbc.co.uk/languages/spanish/mividaloca/
    • 오.. 소개해주신 곳 가봐야겠네요.
      저도 딱 여행 스페인어 정도가 바라는 바입니다. ^^
  6. 50대에 시작하는 공부라.. 멋집니다.
    요즘은 영어에 몰입중인데요. 숨가쁘게 계획된 몇년이 지나고 나면
    저는 프랑스어를 하고 싶네요. 좋아하는 레오까라 감독의 <나쁜 피>를 자막없이 보는 장면을 떠올려보니 벌써부터 행복한걸요 :)
  7. 배우는 것의 즐거움에 한 순간에 다 못 배우고죽는 것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참 안되는 것이 영어인지라....ㅋㅋ
  8. 스페인어에 한 표. 마돈나가 스페인어로 부르는 노래를 이해하고 싶다는 소박한(?) 욕심 -_-;;;입니다.
  9. 언제나 저를 사로잡는 망령은 바로 "영어나 잘하자"
    홍대 앞 레알 스페인 어학원 간판을 마주칠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합니다.
    언제쯤 마음의 소리를 따라갈 수 있을런지
    • 그 두근거리는 느낌을 잊지 마세요. 그러면 꼭 마음이 이끄는대로 가게 될 것입니다. ^^
  10. 저는..음...영어요!! 펄쩍! 그리고 이태리어; 중국어; 프랑스어; 쩝...독일어.
    • 한국에 유명한 영어교육 중에 당근영어라고 있는거 아세요? ^^

      딴건 그렇다 치고 이태리어는 왜일까요. 독특합니다. ^^
    • 이태리어는 제 딸 친구 아빠가 이태리 사람이라서요;; ㅎ.ㅎ 가끔 만나거든요
  11. Inuit님의 글을 열심히 구독하고 있었지만 그간 '눈팅'만 하고 댓글은 처음 다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유학하며 영어를 공부하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정도를 배워보고 싶네요.
    • 네 댓글로 인사 나누게 되어 반갑습니다. ^^
      유학중이신데 독일어에도 관심이 있는건 흥미롭습니다.
      차근차근 이뤄가시기 바랍니다. ^^
  12. 기사 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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