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기법'에 해당하는 글 7건

먼저 클리쉐 부터.
소련의 붕괴와 911 테러를 예측한 사나이. 스필버그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2050년대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낸 인물.
Michael Porter의 모니터 그룹
자회사인 GBN (Global Business Networks)의 회장.
피터 슈워츠, 그리고 그가 사용하던 시나리오 기법

이렇게 광고 같은 글만 보면 뭔가 새끈한 미래학 방법 같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은 마법의 구슬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 예측력만 놓고 보면 슈워츠나이스빗 방법론의 엄정함을 못 따라가지요.

시나리오 플래닝의 정확한 의미는 그 쓰임새에서 찾아야 합니다. 앞 글에서 '전략이 상정하는 미래관'을 정리했습니다. 이 중 시나리오 플래닝은 결정론적 세계관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나온 방법론임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말미에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이 가진 비선형성으로 실제 적용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말했습니다.

유정식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의 실제 적용에 대해 명료한 답을 주는 책이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부제) 불확실한 미래의 생존전략

경영 컨설턴트로서 시나리오 플래닝 퍼실리테이팅을 활발히 하고 있는 유정식 님의 책입니다. 출간 당시 제가 소개도 드렸지요. 막상 저는 나오자마자 사 놓기만 하고, 책 쓴다고 정신없어 못 읽었습니다. 책을 탈고하고 나서 제일 먼저 잡고 본 책이기도 하지요.

컨설턴트인 저자답게 실전적 요령을 세세하고 꼼꼼히 적었습니다. 실전 사례를 통해 도출한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은 7단계입니다.
  • Phase 1 핵심이슈 선정: "무엇을 의사결정할 것인가?" (경영진 인터뷰를 통해 프로젝트의 초점 형성)
  • Phase 2 의사결정요소 도출: "무엇을 알아야 의사결정 할 것인가?" (통제 못하는 외부요소만이 대상)
  • Phase 3 변화동인 규명: "변화동인은 어떠하며 핵심은 어느것인가?" (의사결정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와 맥락을 구분)
  • Phase 4 시나리오 도출: "의미있는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변화동인간의 관계를 통해 의사결정에 의미있는 경우의 수를 추출)
  • Phase 5 시나리오 쓰기: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변화동인의 연관관계를 실제적이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언어로 기술)
  • Phase 6 대응전략 수립: "미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전략요소로 이뤄진 전략테이블을 통해 전략대안 마련)
  • Phase 7 모니터링: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까?" (변화동인을 살피기 위한 모니터링 요소와 조기경보를 위한 임계치 설정)

이 책의 가장 미덕은, 추상적이거나 공허하거나 또는 오해와 혼돈의 소지가 많은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을 매우 소상히 적었다는 점입니다. 방법론이 피부에 와닿고, 꼼꼼히 체화하면 얼추 따라할만큼 상세하고 설명적입니다. 실로, 시나리오 플래닝 매뉴얼이라도 봐도 무방합니다. 덤으로 컨설팅 프로젝트의 진행 요령이 일부 녹아 있지요. 워크샵 요령, 팀 구성 방법 등입니다. 실용적입니다.

이게 꽤 대단한 미덕이란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책들은, 시나리오 플래닝을 소개하면서 저자의 프로젝트 수주를 병렬로 의도하기 일쑤이기 때문에 핵심이나 중요한 곳은 얼버무립니다. '내게 오면 가르쳐 주마' 톤이지요. 하지만 저자는 시나리오 플래닝이 많이 보급되어 시장을 키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책만 보고도 흉내는 낼 수 있을 정도로 꼼꼼히 적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같은 지점에 있습니다. 이 책 읽는 사람 중 실제 시나리오 플래닝을 실행할 사람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시나리오 플래닝이 뭔지 알고자 하는 사람, 맛만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방대하고 소상한 면도 있습니다. 예컨대, 아이폰이 뭔지 궁금해서 책을 샀는데 아이폰 작동 매뉴얼을 손에 쥐어준 상황이랄까요. 실제로 제가 진행하는 부서 독서 경영에서 두 명이 이 책을 선정해서 읽었는데, 둘 다 피로감을 호소했습니다. 좀 더 자잘한 아쉬움은 리스크에 대한 글에 적었듯 서두의 불확실성 설명에 의욕이 앞서 장황하고 몰입에 방해된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린드그렌의 거지같은 책에 비하면 이 책은 저자의 노고와 열정이 뚝뚝 묻어나는 책입니다. 또 세부에 얽매이지 않고 큰 그림만 좇아 읽으면 시나리오 플래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꽤 정확히 알게 됩니다. 한상 그득 차려진 정찬입니다. 어떤 조합으로 배를 채울지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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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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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무 어렵더라구요.
    • 네. 제가 보니 쉽게 설명해 주셨는데...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니 따라 읽다보면 좀 버거운 느낌이 드나 봅니다.
  2. 오~ 한번 사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말씀하셨듯이 너무 소상히만 적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약간 있네요.. ㅎㅎ

    그런데 실제로 consulting project에서 이런 식의 시나리오 플래닝을 얼마나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드는군요.
    • 자세한건 새겨 들으면 되지요. ^^
      컨설팅 프로젝트 중에서 시나리오 기법을 사용하는 케이스는 매우 적다고 보시면 됩니다.
  3. 유정식님의 블로그는 짧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인사이트 있는 글이 인상적이던데

    책은 어렵나보군요orz
    • 내용이 어렵다기보다.. 일반인이 느끼기에 목적에 과한가 봅니다.
      전 좋았습니다. ^^
  4. 상반기에 어떤 분야의 미래 사업전개 방향에 대해서 보고서를 쓰는데 저 책을 참고로 하여 시나리오 플래닝을 했었습니다.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중간의 진행과정에서 동 분야에 대하여 다각적으로 고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께 직접 컨설팅 받는 방법도 잠시 검토했었습니다만, 예산의 압박 때문에... ㅠ.ㅠ
    • 네. 프로젝트의 참고로 하기엔 정말 이보다 나을수 없이 친절하고 상세한 책일겁니다.
      아마 컨설팅(과 카운셀링)을 유정식님께 의뢰했다면 그 프로젝트 결과가 훨씬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
  5. 컨설팅에 대하여 그리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않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논지가 과연(? 물론 적용의 문제이겠지만) 도움이 될만한 것인가에 많은 의구심을 가지졌읍니다. Part2를 기약했지만 그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덧_
    모든 컨설팅이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90년대 초반 일본 후나이연구소와의 적업은 새로운 관점을 바라보게하는 좋은 컨실팅이었다는 생각이 아직도 남아있으니까요..
    • 컨설팅은 쓰기 나름인듯합니다. 한방블르스님이 말씀하셨듯 좋은 컨설팅도 있잖아요.
      책의 논지는 공감가고 긍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미래를 대처하는 마음가짐이니까요 컨설팅은 부차적 문제겠지요.
      전 이 마음가짐만 따로 써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구요. ^^
secret
"미래는 예측하는게 아니다. 만들어가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선생의 말씀이지요. 이 한 문장에 전략의 다양한 사조가 내포되어 있음을 아십니까.

Strengths and shortfalls of deterministic strategies
미래에 대한 관점에 따라 결정론적(deterministic) 전략과 실행론적(executive) 전략으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그대로 대비하는게 결정론적 전략입니다. 결정론이란 말 자체가 사실 실행파들이 덧씌운 개념이므로 억울한 측면도 있지요. 그 전에 무대책, 무방비로 미래에 맞서는걸 막기 위해 만들어진게 (결정론적) 전략이니까요. 최대의 예측으로 최적의 자원할당을 통해 준비함으로 많은 조직들이 더 나은 생존력과 경쟁 우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손빈의 사례가 그렇습니다.
제나라 위왕과 전기가 경마로 내기를 하는데 전기가 항상 졌다. 위왕은 말을 워낙 좋아해서 최고의 명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손빈이 전기에게 조언을 했다. "장군의 최하마로 최상마를 대하고, 최상마로 중마를 이기고, 중마로 최하마를 대하십시오" 결과는 2:1 승.
전기새마(田忌賽馬)라는 고사입니다. 손빈은 게임의 룰을 정확히 파악했지요. 패배의 질이 아니라 양을 다루는 게임이니까, 큰 패배 하나를 작은 승리 둘과 바꿨습니다. 바로 이게 (결정론적) 전략의 핵심입니다. 우리 자원의 최선 순위를 대책 없이 우리식대로만 뽑아 대응하면 필패지만, 상대의 수순이나 미래 환경을 예측해서 자원의 할당 순위를 바꿔 승리를 꾀합니다.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복잡 다단하여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만일 위왕이 중마와 최하마를 바꿔내기만 해도 게임은 패배입니다. 즉 상대도 자원 할당을 변경한다면 서로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느라 부산합니다. 소위 말하는 게임론(game theory)적 상황으로 들어가지요. 따라서 전략의 성공률은 각자의 전략이 충돌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떨어져 갑니다.

Executive strategists
실행론적 전략은 이 틈을 파고 듭니다. 미래예측에 지나친 공을 들여봤자 소용없음을 역설합니다. 대신, 미래에 대응하는 실행력을 강조하지요. 실행파도 두가지 사조가 있습니다. 조직의 실행력을 강조하는 전략경영파와 유연한 미래예측을 강조하는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Strategic management
전략경영파는 조직의 전략적 정렬상태를 지고의 선으로 여깁니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즉각 대처하고 실행 가능하다면 걱정이 없다는 철학이지요. 차란과 보시디의 '실행에 집중하라'가 그 대표격이지요. r그러다보니 전략경영파는 HR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전략경영을 HR 매니저가 주도하지는 못합니다. 단지 HR이 가미된 전략이랄까요.
또 이 진영에서는 전략은 실행이지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전략은 비밀이 아니다. 누구에게도 알려줄 수 있다. 실행은 우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라는 철학이 강합니다. 예컨대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즐거운 근무환경도 그 사례입니다. 실전적 도구로는 BSC도 경영전략과 실행론적 전략파의 개가입니다.

Scenario planning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 하나의 직선적 미래를 상상하고 가느니 가능한 미래상을 본질을 궁구합니다. 연구의 결과는 미래 공간(future space)이지요. 있음직한 복수의 미래를 생생하게 상상하여 각각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준비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최대 장점은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목적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말하는 비교에서 제가 결정론적 세계관이 의미 없다고 결론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세상의 90% 전략은 결정론적 프레임 위에서 돌아가고 유효합니다. 결정론적 세계관은 세계를 선형으로 가정합니다. 그 가정의 한계를 이해한다면 가정의 단순화에서 얻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게 되지요. 반대로, 선형화한 모형을 맹종하면 비현실적이 되는건 당연하겠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비선형의 세계관을 직접 다룹니다. 다양한 변수가 주는 영향력과 그 상호작용을 직접 모델화합니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설명력이 높아지지요. 미래를 맞출 수 있다는게 아니라 미래의 전개양상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깊게 합니다. 반면,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점은 실행이 꽤나 어렵다는 점이지요.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서는 한번 더 포스팅이 있을 예정입니다.

How do you see future?
전략이 논의하는 수많은 토픽과 테마가 있는데, 제가 설명하는 층위를 염두에 두면 각 전략의 입장차이와 용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도 쓸모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관점으로 미래의 인생을 보며 살아가고 계시나요? 결정론인가요, 실행론인가요, 아님  검프의 초콜릿 상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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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시기 적절한 타이밍에 농밀한 포스팅을 보고 감격하여 댓글을 남기고 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직은 Strategic Management의 관점에서, 경영자는 Scenario Planning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결국 두마리 토끼처럼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미리 다양한 경우의 수를 깊이 고민해두고 방향을 결정하되, 변수에 따라 높은 기동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준비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저도 피터드러커 선생님의 저 말을 참 좋아합니다만, 알 리스는 "The only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look at the past."라는 말을 남기기도 해서 아이러니 합니다. ^^;
    • 기업가다운 말이군요.
      맞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조직은 전략적 정렬을 무조건 유지해야 하고, 그 전략적 방향성은 적절히 가져가야하지요. 그 때라면 결정론적 방법론도 유용합니다. 생각과 다르게. 이부분은 기회가 되면 다시 글을 쓸 작정입니다.
  2. Inuit님도 이미 지적하셨지만, 결정론적 전략과 시나리오플래닝의 한계는 숨은변수(Hidden variable)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결정론적 전략과 시나리오 플래닝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빼앗겼던 Inuit님이 돌아오신 느낌입니다.) ^.^
    • 하하.. 마지막 말에 웃었습니다.
      그간의 포스팅은 좀 날로 먹었다는 뜻이려나요. ^^
      여러 모로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책 mu님도 감수를 좀 해주셔야 하는데.. 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거든요. (출판사에서 다 잘렸지만. ^^)
  3. 전 실행론으로 미래를 보고 사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 일년내내 무너졌지요. *^^* 어느정도 구체적인 변수를 감지하기전에는 행동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안하는것으로 보일수도 있겠습니다만, 환경이 나빠지면 변수가 구체화되어 호전시키는 경향이 이런 관점으로 일을 처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그냥 글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제대로 읽고 이해한건지~
    처음에 전략적이란 소제목에 실행에 집중하라고 되어 있고 시나리오플래닝을 실행론이라 한것으로 읽혀서 엄청 헷갈렸습니다. 덕분에 아이팟 rss로 담아 두어번 더 읽고나서야 이해했다는~ 그런데 이렇게 이해했다고 적었는데 그게 아니에요~라고 답변이 적히면? ^^;;;; 아하하하하하하하~~~~~ ㅠㅠ
    • 모드님 다운 삶인데요.
      거침없이 고고씽.

      (근데, 실행론적 전략은 전략경영과 시나리오플래닝 둘 다 의도하고 적긴 했습니다 제가.) ^^
  4. 평소에 서핑을 잘 안하는 무지몽매한 나부랭이로 살다가 오늘 링크를 타고 넘고 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던 분야라 (저는 엄청난 결정론자였던 건가요 ^^;)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만, 이 포스팅을 보고 나니 최소한의 '검토' 수준일지라도 시나리오 플래닝이 의사결정권자의 판단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드네요. 공부해야겠습니다.


    저는 최근 약간 갑갑해하고 있었습니다.

    당장 본부가 크게 바뀌어 내년 사업계획을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데, 막상 단기 전략을 세울 때는 너무나 뻔하고 뻔한 소리들만 하게 되어 요즘 약간 갑갑한 것 같습니다. 점점 '조직'은 포기하고 그 조직안에서 '나'만 살아날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요즘에는 제 자신이 나부랭이의 입장에서 조직 전체를 조망하고 움직일 능력이 안되다 보니 '한방'에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이를테면,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의 성공적이고 충격적인 진입, 과 같은)를 바라며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그래도 숨통이 트이는 블로그를 발견하게 된 것 같아 반가운 마음에 덧글을 남기고 갑니다. 앞으로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 긴 댓글 고맙습니다.
      한번 시나리오 개념으로 미래를 보시는것도 의미가 있을테니 관심가져보시면 좋을겁니다.
      종종 놀러와서 이야기 나누기 바랍니다.
  5. 산나선배 블로그에서 늘 뵙다가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위의 이야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책도 직접 보고 싶군요. 다만 현실에 적용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비즈니스 환경과 인더스트리의 특성이 중요한 단서를 줄지도 모르겠다...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일하고있는 원자재 트레이딩 분야는 어떨까요? 짧은 호흡으로 결론내릴수 없군요.
    이런 좋은 생각꺼리를 받아갈수 있어서, 꼭 공짜선물이라도 받아가는 기분입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와서 답글 올리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산나님 소개라면 더욱 귀빈이십니다. ^^

      말씀처럼 인더스트리 특성이 있습니다. 파괴적 변동이 있는 경우는 작은 확률이라도 기대값이 높아서 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오일 산업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정립했듯 말입니다.
secret
두가지 궁금증입니다.
1. 매킨토시로 확고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던 애플은 한때 업계의 뒤안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아이팟과 함께 화려하게 재등장했지요. 왜 그럴까요.
2. 베타 방식의 비디오 녹화로 VHS 방식에 무참히 밟힌 소니입니다. CD와 미니디스크라는 선도적 제품을 가지고도 왜 또다시 MP3P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빼았겼을까요.

Michael Raynor

(원제) Strategy paradox

전에도 말했듯, 전략도 두가지 범주로 구분 가능 합니다. 순수 전략을 강조하는 기업전략과, 실행력을 강조하는 전략경영이지요. '위대한 전략의 함정'은 오랫만에 읽는 순수 전략책입니다. 제 소임이 전략 담당 임원이기도 한지라 내내 신나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생산성 프론티어
책이 다루는 핵심 개념은 전략 패러독스 (strategy paradox)입니다. 가장 확실한 전략이 가장 크게 실패할전략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선 생산성 프론티어 (productivity frontier)를 이해해야 합니다. (책은 이 개념을 독자가 안다고 전제하여 이해가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가장 외곽의 곡선이 생산성 프론티어입니다. 모든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프론티어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그일정과 환경은 불확실성에 노정되어 있지요. 첫째 질문의 주인공인 애플은 전형적인 제품 차별화 전략입니다. 고비용-고가치입니다. 하지만, PC 업체들이 적정한 가치에 저비용을 달성하는 바람에 애플은 프론티어 안으로 감싸졌지요. 그 후 재기의 시간까지 어정쩡한 기업으로남았던겁니다. 다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귀환해서야 생산성 프론티어에 당도했습니다. 이번엔 새로운 프론티어를 확정했지요.

고독한 선택, 그리고 외골수 집중
다시 전략 패러독스로 갑니다. 어떤 기업이든 프론티어로 이동해야 우위를 점합니다. 그 길은 명확한 선택을 요구합니다. 비용우위든 차별화든.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합니다. 몇번 말했지만 선택과 집중은 매우 무서운 말입니다. 선택은 배제하는 대안을 거들떠 보지 않겠다는 서약이고, 집중은 택한 대안에 목숨걸고 올인하겠다는 맹세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부분을 패키징한게 전략 패러독스입니다. 가장 확실해 보이는 전략에 가장 집중 (또는 올인)하게 됩니다.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생기면 가장 크게 자빠지게 됩니다. 이게 전략 패러독스의 핵심입니다. 소니의 거듭된 실패도 그런 연유입니다. 베타의 실패를 거울삼아 절대로 실패하지 않도록 전략을 잘 수립했기에 큰 실패를 했습니다. 사실 실패의 원인은 전략의 오류가 아닌 환경의 변화였으니까요.

답은 전략적 옵션
여기까지라면, 제 상상의 범위를 넘지 않습니다만, 책의 독창성은 그 해결책에 있습니다. 레이너 씨는 전략의 핵심을 '전략적 옵션' 관리라고 파악합니다. 실천 과제는 두가지입니다.

첫째, 전략 역할 분담입니다. 레이너 씨는 계층구조의 시간 지평설을 채택합니다. 조직의 공식 타이틀과 관계 없이 더먼 시간 지평을 고민하고 관장하는 사람을 상위계층으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HQ-사업부 이원론을 제안합니다. 각 사업부는 집중에전념합니다. HQ는 불확실성 관리와 전략적 대안 또는 옵션관리를 합니다. 그 둘이 뒤바뀌면 재앙입니다. 

둘째, 불확실성 관리 방안입니다. 레이너 씨는 두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미래 상황의 예측은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할 것, 그리고 대안 창출과 실행을 실물 옵션 (real option)으로 모델링 하는것입니다. 제가 한 때 실물 옵션에푹 빠졌다 요즘은 아예 잊고 살았습니다. 이젠 차츰 아스라해져 가던 차에 머리가 반짝하는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실천적으로는이사회의 역할이 강조됩니다. 경영에 깊게 관여하지 말고 판정단 역할을 하라는거지요. 실질적 대안마련은 경영진이, 이사회는위험평가와 찬반을 나누면 위험 관리가 향상될 것입니다.

실패 연구
크리스텐슨과 함께 연구한 레이너 씨입니다. 이 책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 제가 Good to great이나 기타 경영서에서 계속 부르짖던, 사후적 연구가 갖는 불완전성에서 출발합니다. 진정한 교훈은 성공 스토리 뿐 아니라 실패 연구(failure study)를 통해야 제대로 안다고 말합니다. 딱 맞습니다. 고위험 전략의 결과는 대성공 아니면 사멸이기 때문입니다. 사멸은 기록되지 않습니다. 실패를 외면하면 고위험을 바로 대성공과 등치하게 됩니다. 자연 대실패를 양산하겠지요.

아쉬운 번역
반면, 책의 번역은 입에서 고운말 안 나옵니다. 저는 그나마 이 분야를 공부했으니 추정이라도 합니다만, 기초 지식 없는 사람은 어찌보라고 번역이 엉망인지 모르겠습니다. 용어의 부주의는 물론, 주요 골자를 문장흐름에 묻어버려 글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캐나다 기업의 인수합병에 나오는 C$(캐나다 달러)를 코르도바 (C$, 니카라구아 통화)로 끝끝내 표기하는 고집과 미련은 누구의 탓을 해야할지. 아마, 번역만 깔끔했으면 올해의 top 5에 일찌감치 예약했을걸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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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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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nuit님의 다른 글과는 달리 이번 포스트에는 댓글이 달리지 않았네요. 대부분 포스팅되기 무섭게 댓글이 주욱 달리는 일반적 모습과는 사뭇 대조되네요. 오늘이 토요일이라 모두들 가족과 시간 보내느라 아직 컴퓨터 앞에 앉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겠네요.

    이 글의 끝부분에 저는 흥미가 느껴집니다. 주로 성공학, 성공한 기업에 대한 이야기만 접해온 저로서는 실패 연구에 대한 가치를 무시하고 있었다는 뉘우침을 전해 줍니다.

    그리고 번역서의 최고의 문제점, 엉성한 번역이 얼마나 독자들의 책읽기의 고통을 가중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래서 제가 읽은 책 중에서 이상한 번역을 고생한 사례를 트랙백으로 걸고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 소재가 딱딱했을 수도 있구요. ^^
      실패연구는 정말 중요합니다.
      부존재가 말하는 교훈을 찾는 작업이니까요.
    • 실패연구도 사업리스크 측정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다만 실패하지 않는 것이 성공은 아니니까 실패케이스는 좋은 안타를 위한 교훈들이라고도 볼 수 있죠 : )
      크리스텐슨 교수님 fan 인데 함께 수학하신 분이 쓰신 책이라면 일단 읽고 봐야겠군요 ^^ 소개 감사합니다.
    • 네. 부연설명하자면 실패연구와 성공사례연구가 상보로 작용하면 입체적인 윤곽을 알거란 뜻입니다.
      실패사례만 단일연구하는 것 보다는 좀 더 포괄적으로 언급하고 있지요.
  2. 비밀댓글입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4. 책 내용이 쉽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사 봐야겠구나...라고 마음 먹던 중, 마지막에서 망설여 지네요. 좀 고민해 봐야 겠습니다. ^^

    Inuit 님이 집필하시는 책은 한글로 씌여지겠죠? ^_^
  5. (상품 왔어요^^)
    오옷 어렵군요...
    책 쓰신다면서요
    잘 되가고 있으시나요?
  6. 더 먼시간 지평을 고민하고 관장하는 사람을 상위계층으로 간주한다...
    비단 조직 경영 - 아 물론 경영 역시 비즈니스 영역에 국한되는 것만은 또 당연 아니지만 말이죠 - 에서만이 아닌, 그냥 우리 인생, 자기 삶의 운용에도 중요한 통찰을 주는 말씀으로 읽힙니다. 흠...
    • 그쵸.
      또 그게 fair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
      살면서 그런 사람에게 자문하고 기대게 되잖습니까.
  7. 번역이 아쉽게 되어있더라도 Inuit님의 글을 읽고 책을 보면 조금 나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8. 이번 서평의 첫 단락을 읽고서 냅다 책을 구입하려다가...
    번역 이야기에 멈칫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inut 님이 추천하신 책이니 그것만으로도 일독할 이유는 충분합니다만

    들를때마다 좋은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어제는 때늦은 몸살에 걸려 하루종일 골골 거렸네요.
    낮에는 따뜻하지만 밤에는 아직도 쌀쌀한 계절이네요. ^^
    inut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 번역이 skillful하지 않아서 그렇지 어찌어찌 알아먹을만 하기도 합니다. ^^;;

      건강 조심하세요.
      주말 지나면 다시 예년 기온이라더군요.
      본격 황사 오기전에 빨리 낫길 바랍니다.
secret
드러커 선생은 말했습니다. 미래는 예측하는게 아니라 창조하는거라고.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점증하는 시대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상황에서 유용한 경영 툴이 있다면 단연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같은 이유로,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한 공부도 좀 했었지요.

미래를 읽는 기술
이미 시작된 20년 후
시나리오 플래닝: 대비할 수 없는 미래는 없다

이 중 시나리오 기법의 거성, 피터 슈워츠의 원전이 '미래를 읽는 기술'입니다. 반면, 다소 빈약한 내용으로 이뤄진 책이 매츠 린드그렌의 '시나리오 플래닝: 대비할 수 없는 미래는 없다' 입니다. 또한, 시나리오 기법과 약간 다른 각도에서 미래를 조명하는 '마인드 세트' 부류도 있습니다.

마침, 우리나라에서도 시나리오 기법에 대한 책이 나왔습니다. 제목 그대로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를 쓰신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는 우리나라에서 나온 경영 서적 중 탑 클래스의 퀄리티라 믿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정식님은 수년전부터 시나리오 플래닝을 직접 기업 현장에 도입해온 실무경험이 있어 책의 품질이 어느정도 보장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유정식님은 매츠 씨의 책보다는 훨씬 나은 품질을 장담하고 계십니다. ^^

혹시 경영 관련해서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심 있는 분은 일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원래 제가 먼저 읽고 추천하는게 예지만, 제가 당분간 경영 책 읽을 계획이 없어 미리 소개부터 드립니다.

만일 품질에 만족하지 않는 분은 제가 책값을 대신 물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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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4 , 댓글  19개가 달렸습니다.
  1. 마지막 문장 보고 일단 주문을... =)
  2. 음..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것이 말 그대로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 것인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등을 글로 적어두는 것인가요?
    • 가능한 미래상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대안을 생각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컨대, Best - Normal - Worst 등입니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 형식으로, 또는 시나리오 처럼 패키징을 하는게 특징입니다.

      자세한건 위에 제 글을 보시든지, 책을 참조하세요. ^^
  3. 미래학 서적은 추천 노노...자기계발서도 노노...ㅜㅡ 울고싶은,..
  4. 출판 예정인 뉴스를 보고 찜해둔 책인데,
    inuit님의 추천글을 보고 얼른 사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5. 소개해주시는 책들이 전부 귀하여
    리스트만 자꾸 커져 가는 군요 ^^
  6. 소개글을 보고서 읽어 볼 생각을 했는데, 역시 책값 물어 주실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7. 어제 밤에 서점 2군데를 들러서 책을 샀습니다.
    절판되기전에 구입할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아이쿠.. 벌써 절판을 걱정할 때가 되었나요. -_-
      좋은 책들이 많이 못 팔리는 작은 시장이 아쉽네요.
  8. 비밀댓글입니다
    • 음 그 정도야 각오했으니 제가 책임질겁니다. ^^;
      사실 유정식님의 역량을 믿으니 걱정 없습니다.
      게다가 현재 도도빙님과 레이먼님 두분이니 까딱없습니다. 하하
  9. 비밀댓글입니다
    • 뚫린 입이라고 막말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참 씁쓸하기 한량없습니다.
      뱉는다고 다 말이 아닌데.. -_-;;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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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chwartz

원제: Inevitable Surprise


사다 놓은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아 오래 묵혔던 책입니다. 요즘 바빠 마음이 각박했던 탓에 먼 미래 이야기는 미루고픈 마음이 있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이 책은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가인 슈워츠 선생이 바라보는 미래상을 적은 책입니다. 시나리오 기법이 근저에 깔렸으되 기법 자체에 대한 장황한 설명 없이 결과 예측만 간결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2003년 책이지만 워낙 멀지감치 내다본 터라 많이 어색하거나 어긋나지 않습니다.
저는 결론으로서의 예측보다, 과정으로서의 방법에 관심이 많은 터라 조금 살을 발라 보겠습니다.

미래 예측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개념은 영어 원제에 잘 나와 있습니다. Inevitable Surprise, 피하지 못할 경악 쯤 되겠지요. 

Inevitable
우선 피할 수 없다는 "inevitable"은 거대한 추동력을 의미합니다.
인구나 정치경제 등 거시적 지표에 의해 치열하게 추론하면 '결국 이 일은 벌어지고 말겠구나.' 라는 결론에 당도하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듣는 이는 대개 부정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설마 그런 일이 생길라구..'
만일, 근거 없이 부정하고 싶어하는 반응이라면 이미 그 추동력은 발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반대 상황의 효익을 향유하고 있으며 박탈에 대한 무의식적인 거부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불가피한 추동력의 이해야말로 위기관리와 기회추구의 호기입니다.


따라서, 전략가라면 거시지표를 관찰하고, 큰 흐름을 모니터하며 미래 상황을 끊임없이 시뮬레이션 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들 인상 찌푸리며 그런일이 어떻게 생기겠느냐고 거부하는 부분을 집중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Surprise
다음 단어는 놀랄 일을 의미하는 "surprise"이지요. 그 일이 생길 것은 알지만 정확히 언제, 어떤 속도로 벌어질 일인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대답해주기 어렵습니다. 막연한 불확실성입니다.
이 때 대개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맞서 방어적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 반응은 과도하게 체념하여 언제 생길지도 모를 일로 억압받아 꼼짝않고 상황 변화만 기다리는 경우입니다. 다시 말해 눈앞의 작은 이익만 추구하며 위험이 감당할만한 수준으로 평온해질 때까지 복지부동하는 상태지요.
이 또한 활동을 과도하게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전략가는 이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계산된 위험 (calcuated risk)을 택해야 합니다. 911 테러나 쓰나미 같이 경악할 일(surprise)은 실현은 예상되나 시기를 예측하기 힘든 사례입니다. 이 경우라면 시나리오 형식의 대응이 합리적이겠지요. 단기적, 중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의 대안을 마련하는 방식입니다. 결국, 위험 노출도 (risk exposure) 관리가 핵심입니다.



이미 시작된 20년 후
이처럼 변하지 않는 추동력과 변동성이라는 성분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은 슈워츠 선생의 '미래를 읽는 기술 (The art of long view)'에서도 한번 소개한 바 있었습니다. 이해를 도우려 이번에는 원제목으로 책의 핵심을 설명 드렸습니다. 원제목도 멋지지만, 번역제목도 우아합니다.

미래학 책에서 흔히 드는 사례가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추동력에 대한 부분입니다.
아주 큰 강이 있습니다. 통상 나일이나 갠지즈를 듭니다. 상류에 유량에 현격한 변화가 생기면 하류에 영향을 미치는건 당연합니다. 그것을 피하기는 힘들지요. 만일 누가 상류의 상황을 안다면 몇 달 후 이 곳 상황을 예언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추동력이지요.
예컨대, 나일의 신관은 앞서 오는 물의 유속과 색을 보고 홍수나 가뭄을 예언했다고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inevitable surprise는 이미 시작된 20년 후라고 의역이 가능하지요. 20년이라고 시기를 못박은 부분에 부정확성은 있지만, 허위와 가공이 버무려진 제목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그 정도는 상징성을 위한 애교로 봐야겠지요.


몇 가지 재미난 예상
책의 예상은 수긍할만하면서 재미있습니다. 이미 타 매체에서 많이 언급된 내용도 있고 책 읽을 분의 재미를 위해서 자세한 언급은 안하겠습니다. 다만 맛뵈기 몇가지만 소개하지요.
*인간의 평균 수명 연장 추세 + 노년 활력 증가 + 은퇴 후 직업 불안... = 노인 전과자의 증가
*중국의 1자녀 제도 -> 2020년경 신부 1000만명 부족 -> 해외 신부 수입 = 문화 및 인종 mix와 그 후폭풍
*무슬림 인구의 유럽 유입 -> 무슬림 여성의 다산 선호 = EU내 Muslim Society 정착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지혜가 필요하므로 많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예측에 따라 실행하는 일은 용기까지 필요하여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그만한 반대급부는 존재합니다. 결국 중요한 부분은, 의식적인 유연성입니다. 고개를 높이 빼 전방을 주시하고, 본 것의 의미를 생각하며 사는 버릇을 들이는 자체가 장기적 경쟁력의 한 축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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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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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12개가 달렸습니다.
  1. 항상 흥미있는 책 추천 감사합니다.
    이 책도 읽어보아야겠군요 ^^
  2. 문득 워렌버핏이 언급한
    "지구온난화 -> 자연재해증가 -> 보험관련산업의 이익감소"가 떠오르네요..

    버핏도 슈워츠 선생의 책을 읽은걸까요??
    적어도 한분야의 "대가"라면 그정도의 예측은 다 하는 걸까요..? ㅋㅋ
    • 지구온난화에서 빠지지 않는건 언제나 보험 이야기입니다;;;;
      얼마전에 페이퍼 쓰면서 여러 통계 자료를 접하기도 했구요
    • ysddong// 버핏도 미래학의 기본인 인구통계등에 관심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추동력을 알아내는 기본 단계지요.
    • astraea//
      지구온난화는 좀 더 지켜봐야할 추동력 같습니다.
  3. 노인전과자 증가..가 재미있네요
    역시 저는 짧고 굵게 사는 쪽으로-_-
    • 세가지 추동력이 너무 확실한 경향이 있어서 역시 시간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 세가지 조합으로 노인전과자를 생각한 저자의 생각이 참 기발합니다. -_-;;;
  4. 재밌겠어요. 저도 지금 밀린 책 다 읽으면 읽어야겠네요.
    중국의 해외 신부 수입이라니.. 그렇게 되면 저희 나라도 한 몫 하지 않을까요.. 걱정되네;;;
  5. inuit님의 서평(?) 을보면 다 재밌을거 같은데..요책도 역시 +_+재밌어 보입니닷!
    그런데 ㄱ- 마인드 해킹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어요. 어쩜 좋으까염 흑흑.
    • 마인드 해킹은 짧막짧막한 글들이라 진도가 잘나가지 않나요? 설마 다 외워가며 읽는중? ^^;
secret

마인드 세트

Biz/Review 2006.12.29 18:13
사용자 삽입 이미지

John Naisbitt

원제: Mind Set!

부제: Reset your thinking and see the future

미래학자인 존 나이스비트의 마인드 세트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존 선생이 미래를 예측하는 기법을 설명한 전반부와, 그 기법으로 예측한 미래 모습을 개괄하는 후반부이지요.

성격 급한 분을 위해 후반부의 미래 모습부터 말하자면 매우 설득적입니다. 미래학 연구에만 매진한 양반답게 예측하는 미래상은 흥미로우며 선명합니다.
후반중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는 'visual이 강조된 미래'는 너무 broad해서 예측의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경제의 산정 방식 같은 경우를 볼까요. 과거에 산정 대상을 자국민에서 자국영토로 범주를 재정의함에 따라 주된 지표가 GNP에서 GDP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일 때만 해도 GNP만을 외쳤었지요. 지금은 GDP를 이야기 합니다. 마찬가지로, 머지않아 경제 지표 산정의 단위가 영토를 넘어 economic domain으로 바뀐다는 예측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 근저에는 글로벌화와 decentralization이라는 대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글로벌화가 진전됨에 따라, 각 민족그룹에서 정체성 찾기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리라는 예측도 의미있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안티 트렌드이기 때문입니다. (60 트렌드 60 찬스)

가장 많이 배운 점은 실제로 세계 각지에서 살아보며 미래를 연구한 사람답게, 지역별 미래에 대한 명쾌한 예상입니다. 이 부분만 읽어도 책값은 뽑았다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 일단 중국은 느리게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합니다. 뭐가 특별한 예측이냐면 '느리게' 부분이지요. 미국과 서구의 과도한 경계처럼 몇년후에 갑자기 세계 최강이 되는 일은 결코 어렵고 최소 30년은 지나야 미국의 생활수준을 따라잡는다는 겁니다. 제가 취하는 입장과 많이 비슷해서 공감했습니다.
  • 한편, 인도에 대해서는 단호한 견해를 보입니다. 인도가 깨어난건 사실이지만 유일한 성장부문은 IT이고, IT하나만으로는 인도를 지속적으로 급성장 시키지 못한다고 예상합니다. 특히 인도에 팽배한 사회주의적 관점과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는 결정적인 성장의 걸림돌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람들이 위안의 환율에 대해서 걱정할지언정 루피 이야기는 하지 않듯, 아직까지 인도는 주류 경제의 추동력이 되기는 멀었다고 관측합니다.
  • 가장 예측이 암울한 지역은 유럽입니다. 거시적인 파라미터로는 경제의 기본이 되는 인구의 지속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민에 폐쇄적인 유럽에서 인재는 고사하고 경제활동 인구의 기반이 잠식되고 있다는 점은 실제로 우울한 일이지요. 이민에 의한 인재 pool이 매년 100만명이 추가되는 미국과 비교하면 성장 잠재력을 가늠하겠지요. 또 다른 고질적 문제는 유럽식 사회주의입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문화적 우월성을 유지해야하는 정치적 입장과 물리적 통합만 이룬 EU의 현실적 상황이 맞물려, 가장 앞선 정치경제 모델이었던 유럽식 사회주의는 이제 높은 담세율과 혁신의 실종 그리고 규제중심의 노동과 고립적 보호주의라는 거대한 장벽만을 남겼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느 누가 나서서 이 문제를 풀기 힘든 상황이므로, 이대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입니다. 나이스비트 선생은 유럽의 상황을 냉전시대의 MAD (Mutually Assured Destuction)에 비견하여, 새로운 MAD (Mutually Assured Decline, 상호 보장된 쇠락)이라고까지 칭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예측은 어떤 근거로, 무슨 기법을 사용할까요.
저자는 마인드 세트(mind set)라고 이야기합니다. 중의적인 점은, 통상의 사고방식이라는 개념적 측면(mind-set)과 정신차려서 변화에 집중하라는 (mind set!)이라는 실행의 관점을 다 아우르는 개념이지요. 그래서 아까 넘어간 전반부는 저자가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11가지 (원래는 10개를 하려하다가 하나가 넘었다나요..) 마인드 세트로 구성되었습니다. (밑의 군더더기는 늘 그렇듯 저의 주관적 주석입니다.)

MIND SET 1 아무리 많은 것들이 변한다 해도 대부분은 변하지 않는다
변화 중 "what"이 아니고 "how"에 주목하라. 매스 미디어는 변화를 팔아 연명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MIND SET 2 미래는 현재에 있다
신문은 역사의 초고다. 현재에 대한 편견없는 분석이 바로 '굳고 단단한 지반'이다. 그 부분을 찾아라. 특히 변화는 힘의 결합임을 유의하라.
MIND SET 3 게임 스코어에 집중하라
기사는 바라는 결론을 위해 종종 왜곡된다. 원자료에만 집중하라.
MIND SET 4 언제나 옳을 필요는 없다
누가 옳은지보다 무엇이 옳은지에 집중하라.
MIND SET 5 그림 퍼즐처럼 미래를 분석하라
퍼즐은 일렬로 나열해서는 의미가 없다. 이리저리 섞고 맞춰봐라.
MIND SET 6 너무 앞서서 행진하지 말라
미지의 세계를 너무 멀리 가지 말라. 성찰과 전망을 넘어 추정하지 말라.
MIND SET 7 변화에 대한 저항은 현실의 이익 앞에 굴복한다
이득이 있는 부분에서 빠른 변화가 수용된다. 추세 실현의 weak point이다. 변화의 여부는 이득의 전개양상을 관찰하면 알리라.
MIND SET 8 기대했던 일은 언제나 더디게 일어난다
어떤 아이디어가 사용가능해지려면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린다. 기술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자연도 인류도 '진화적'이다.
MIND SET 9 성과를 얻으려면 기회를 활용하라
Problem solver말고 opportunity seeker가 미래를 말해준다. 한국인은 opportunity seeking people이 많다.
MIND SET 10 덜어낼 수 없다면 더하지 말라
양을 통제하여 품질을 기하라. 한시적 공간의 효율성을 유념하라.
MIND SET 11 기술의 생태학을 명심하라
과학기술은 인간본성과 어울리고 균형을 이룰 때 융성한다. 착안의 포인트는 이것이다. 신기술을 사용하면..
무엇이 개선되나? 무엇이 사라지나? 무엇이 대체되나? 새로운 기회는 무엇인가?

짧게 줄이면 나이스비트의 요체는 이렇습니다.
미래를 보려면 경제를 보면 되고 경제는 정치를 능가한다는 사상입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거시 변수의 흐름을 통해 미래를 추정하면 예측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이러한 관점을 시나리오 기법과 비교해 볼까요.
거시 경제변수를 통한 추동력을 구하는 부분에서는 두 기법이 동일합니다. 하지만 미래의 전개양상을 뽑아내는 부분에 있어서, 슈워츠는 정확성에 구애받지 않고 공연을 하듯 하나의 스토리를 구상한 후 최대한 멀리까지 가져 갑니다. 그래서 비극적 결말을 통해 관객의 감동을 이끌어내고 곧바로 의사결정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나이스비트는 엄격한 몰몬 교도답게 의미없는 소설화를 경계하고, 최대한 확실한 징검다리를 찾아 예측 가능한 근미래까지만 나가도록 권유합니다. 근본적으로는 모든 것이 그대로이고 변화는 제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무분별한 변화를 경계하고 길목만 지키며 검증한 후 미래를 전개하라는 주장이 핵심입니다.

제가 보기에 두 입장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상호 보완적인 tool이지요. 기법이 중요한게 아니라 통찰이 중요한겁니다. 그리고 그 통찰을 믿고 전진해야만 미래를 예측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아니면 그냥 점집을 찾는게 더 저렴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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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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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분석적인 서평 잘 읽고 갑니다. 지역별 단상과 mind set 얘기가 궁금해서 책을 사봐야겠네요 ^^
  2. 정말 좋은 책 감사드립니다. 제가 blogger를 쓰면서 trackback을 한번도 써본적이 없어서 그냥 흉내를 내봅니다. Track back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맞는지 않고 싶은데 잘 나와 있는 곳이 없어서요. 좋은 추천 감사드립니다. 꼭 읽어보고 나름의 감상평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 원문 위치를 표기하면 발췌하여 포스팅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위의 트랙백 주소를 이용해 트랙백을 보내두면 원 블로그에서 어디로 글이 옮겨갔는지 쉽게 알 수 있어 좋습니다. 부수적으로는 같은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인도하는 효과도 있지요.

      (말은 이렇게 해놓고 보니, Blogspot으로는 어떻게 트랙백 걸지 알기 힘들군요. -_-)
  3. 미래에 대한 위험과 이에 대한 경고를 할 필요가 생겼는데..
    언급하신 두가지 상호보완적 tool을 잘 참고해서
    통찰과 예측에 대한 설득력있는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좋은 책 소개~ 서평~ 언제나 감사합니다^^
    • 오랫만입니다, cavin님.
      하시는 일에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4. 비밀댓글입니다
    •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이미 허락된 일입니다.
      그나저나 발도 넓으십니다. 보시기 쉽지 않았을텐데. ^^

      새해에는 새로운 출발이지요? 기운내서 신나는 2007년 만들어 가세요.^^
secret
Cliche라 할만큼 흔히 들고 있는 사례 먼저.
소련의 붕괴와 911 테러를 예측한 사나이.
스필버그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2050년대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낸 인물.
Michael Porter의 모니터 그룹 자회사인 GBN (Global Business Networks)의 회장.
피터 슈워츠, 그리고 그가 사용하던 시나리오 기법.
몇달전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관심으로 책을 하나 읽었으나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실망했던 바 있습니다. 실용적으로 잘 정리된 책을 찾자는 얄팍한 기대는 버리고, 시나리오 플래닝의 원조를 읽었습니다. 피터 슈워츠(Peter Schwartz)지요.

Peter Schwartz

Peter Schwartz

원제: The Art of the Long View


처음에는 1991년에 지어진 미래 예측서를 읽는 기분이 개운치 않았습니다만, 원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부한 함의와 영감은 역시 아류가 범접하기 힘든 orthodox를 보였습니다. 절실히 느끼고 많이 배웠던 시간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반적으로 제가 알고 있던 시나리오 기법 (scenario thinking, scenario planning)과 다르게 새로 배운점 위주로 적어 보겠습니다. (그래서, 늘 그랬듯 이번도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_-)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미래 예측과 관련된 시나리오라 하면, 향후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보는 점이 다른 예측 도구와 차이점입니다. 어찌보면 미래에 대한 "imaging tool"이지요. David Invar 같은 양반은 '미래에 대한 기억 (memories of the future)'라고까지 했답니다.
따라서, 누구나 고개 끄덕일만한 사건의 전개를 통해 깜짝 놀랄만한 미래상을 그려내는 것이 시나리오 기법의 목적이자 요체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분석적 툴과 창의성이 결합해야 하며, 시나리오의 정의상 훌륭한 스토리텔링이 이뤄져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맥루한 식으로 말하면, 시나리오는 인간 예지능력의 도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나리오는 왜 중요한가?
그렇다면, 다양한 미래 예측기법이나 트렌드 뽑는 기술이 있는데 왜 시나리오 기법이 중요할까요. 바로 의사결정자의 심리를 정확히 겨냥한 sniping tool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슈워츠 아저씨의 큰 강점이자 원조의 깊이가 묻어나는 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시나리오 기법은 단순한 통계자료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있고 마음을 때리는 시사점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의사결정자가 경악하고 반발하게 하여 가능한 미래상의 갈래를 절실히 공감한 후 행동하게 만드는 부분이 시나리오 경영의 핵심입니다. 시나리오 작업보다는 공연 부분이 더 중요합니다.

이 점이 세간에 알려진 시나리오의 허상과 진실 사이의 간극입니다.

한가지 더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꼽자면, 조직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strategic dialog)을 위한 훌륭한 툴이라는 점입니다. 딱딱하고 매력없는 문어가 아니라 실감나고 공감되는 구어로 서로간에 조직의 미래상을 그려보고 의견을 모으고 행동을 일으키는 좋은 도구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는 어떻게 예측하는가?
아무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급 배우가 있더라도, 대본이 잘 나와야겠지요. 시나리오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요.
슈워츠 아저씨의 방법을 간략히 추려내면 이렇습니다. (제가 임의로 해석한 부분이니 전통적 시나리오 기법과 다릅니다. 주의를 요합니다.)
모수*변동성=시나리오
모수란 것은 main driver를 말하며 인구통계나 거시경제 지표와 같은 부분입니다. 변동성은 앞서 나온 모수, 즉 장기적인 추동력이 어디로 튈 지 예측하는 부분입니다. 미묘한 변화의 전개양상과 그 결과를 나타내고, 이 변동성에 따라 시나리오가 가지를 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단, 시나리오의 총 갯수가 3개를 넘지 않도록 책에서는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의사결정자의 인지적 capacity를 고려한 부분입니다.


미래의 징후는 어떻게 잡아내는가?
슈워츠 선생은 미래의 근원적 변화를 읽자면, 주변부에서 그 징후가 보인다고 합니다. 따라서 주변부의 미묘한 변화에 촉각을 세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TV는 그 자체로 정보공급원이 아니라 대중의 신념과 인식을 반영하고 형성해 나가는 매체로 규정합니다. 또한 음악도 감정의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가 됩니다. 미래를 탐지하는 좋은 센서라는 뜻입니다.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서태지의 등장과 X세대의 대두간에 상관관계가 있었고, 미국의 R'n'R을 포함하여 무수한 사례가 있지요.


시나리오는 정말 쓸만한가?
결론적으로, 시나리오 기법의 탁월성은 존재합니다. 특히 전통적 의사결정 기준인 ROI (return on investment)류의 결정론적 세계관이라는 관점을 보완하여 리스크에 대한 정성적 이해를 돕습니다. 단지 리스크를 압축한 r값으로 정량화 함에 있어 소실되는 여러 정보를 고스란히 간직하며 조직의 반응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결과가 분기하는 상황에서는 그 결과를 보며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낮은 가능성으로 무시했던 이벤트의 가능성이 시간에 따라 높아지는 경우에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실물 옵션 (real option)의 등장으로 이러한 dynamic environment에 대한 수학적 모델링과 평가 능력이 높아진 부분은 있지만, 시나리오 기법의 통합성과 포괄성은 그보다 한 수 높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반면, 아쉬운 점은 시나리오 기법을 적용함에 있어 시나리오 자체가 공상소설이 되지 않기 위한 예비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시나리오가 예측력이 떨어지면 위의 모든 논의가 수포로 돌아가며 더욱 안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지요. 어쩌면 이것은 시나리오의 특징이기도 하고 미래 예측 자체의 어려움이기도 합니다. 책에 자잘한 사례와 테크닉이 나열되어 있지만, 확신을 가지고 시나리오 기법을 사용하는 내공이 되기 전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아리송합니다. GBN 같은 전문 조직에서 도제식으로 배우든, 혼자 폭포 밑에서 수련을 쌓든 부채도사가 된 이후에나 유용한 기법입니다.

물론 시나리오 기법이 책 몇권으로 전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암묵지이며, 사용하는 사람의 지적, 영적 능력에 매우 좌우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슈워츠 아저씨의 권유처럼, 올해 예측을 해보고 내년에 다시 돌아보아 무엇을 놓쳤는지, 어떤 것이 징후였는지 복기하며 배우는 편이 미련해보여도 정석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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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4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이휘게니아 2006.12.09 19:24 신고
    한국 문학인들은 미래 읽기에 무지한 경우가 많아요.
  2. 대중매체가 미래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것, 뻔한 내용인듯 하지만 이런 현상을 간과했던 자신의 기민함과 통찰력에 반성을 하게 되네요. 요즘에는 바로미터가 더욱 정교해져서 인터넷 서치엔진 키워드검색 실시간 인기순위 등 좋은 도구들도 많은 것 같아요. 이 툴을 활용하고 그 속에 함축되어 있는 정보를 캐내는 능력이 너무 필요합니다. 사회과학도로 재밌는 글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네 말씀처럼 그 툴은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그 속을 보는게 중요하지요.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보이고, 제일 먼저 눈이 맑아야 할듯해요. 밝은게 아니라..

      댓글 고맙습니다.
  3. 오늘은 트랙백을 걸어보았습니다. 저도, 그책 참 재미있게 읽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쓴 리뷰를 다시 보니, 새롭네요.(그나저나 일요일에도 컴퓨터를 켜십니까?)
    • 트랙백 고맙습니다. 아이를 보면 미래가 저절로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하지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저희 집은 TV를 안보기 때문에 일요일에도 컴퓨터를 켭니다. 외출을 하지 않는 이상. ^^)
  4. 1. 트랙백을 걸기엔 조금 창피해요. ㅎㅎㅎ
    그렇게 정성들여 쓴 글도 아닌데...

    2. 트랙백 거는 방법을 몰라요. -.-;
    아... 더 창피.
    • 그래서 연습해보라는거지. 따라해봐.
      1. 트랙백 걸 글(지금 이 포스팅)의 트랙백 주소를 찾는다. (힌트: trackback adress라고 되어있음)

      2. 트랙백 보낼 자기 글로 가서 수정-...-삭제->옆에 있는'트랙백 등록'이라는 링크를 누르고 앞에서 찾은 주소를 입력.

      엄청 쉬운데, 쓰려니 어렵군. 암튼 해봐.
  5. 시나리오플래닝이나 미래를읽는기술 이런거라면,
    로버트 볼독의 "예측의 기술"이 더 원조가 아닐런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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