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플래닝'에 해당하는 글 4건

먼저 클리쉐 부터.
소련의 붕괴와 911 테러를 예측한 사나이. 스필버그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2050년대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낸 인물.
Michael Porter의 모니터 그룹
자회사인 GBN (Global Business Networks)의 회장.
피터 슈워츠, 그리고 그가 사용하던 시나리오 기법

이렇게 광고 같은 글만 보면 뭔가 새끈한 미래학 방법 같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은 마법의 구슬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 예측력만 놓고 보면 슈워츠나이스빗 방법론의 엄정함을 못 따라가지요.

시나리오 플래닝의 정확한 의미는 그 쓰임새에서 찾아야 합니다. 앞 글에서 '전략이 상정하는 미래관'을 정리했습니다. 이 중 시나리오 플래닝은 결정론적 세계관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나온 방법론임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말미에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이 가진 비선형성으로 실제 적용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말했습니다.

유정식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의 실제 적용에 대해 명료한 답을 주는 책이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부제) 불확실한 미래의 생존전략

경영 컨설턴트로서 시나리오 플래닝 퍼실리테이팅을 활발히 하고 있는 유정식 님의 책입니다. 출간 당시 제가 소개도 드렸지요. 막상 저는 나오자마자 사 놓기만 하고, 책 쓴다고 정신없어 못 읽었습니다. 책을 탈고하고 나서 제일 먼저 잡고 본 책이기도 하지요.

컨설턴트인 저자답게 실전적 요령을 세세하고 꼼꼼히 적었습니다. 실전 사례를 통해 도출한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은 7단계입니다.
  • Phase 1 핵심이슈 선정: "무엇을 의사결정할 것인가?" (경영진 인터뷰를 통해 프로젝트의 초점 형성)
  • Phase 2 의사결정요소 도출: "무엇을 알아야 의사결정 할 것인가?" (통제 못하는 외부요소만이 대상)
  • Phase 3 변화동인 규명: "변화동인은 어떠하며 핵심은 어느것인가?" (의사결정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와 맥락을 구분)
  • Phase 4 시나리오 도출: "의미있는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변화동인간의 관계를 통해 의사결정에 의미있는 경우의 수를 추출)
  • Phase 5 시나리오 쓰기: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변화동인의 연관관계를 실제적이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언어로 기술)
  • Phase 6 대응전략 수립: "미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전략요소로 이뤄진 전략테이블을 통해 전략대안 마련)
  • Phase 7 모니터링: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까?" (변화동인을 살피기 위한 모니터링 요소와 조기경보를 위한 임계치 설정)

이 책의 가장 미덕은, 추상적이거나 공허하거나 또는 오해와 혼돈의 소지가 많은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을 매우 소상히 적었다는 점입니다. 방법론이 피부에 와닿고, 꼼꼼히 체화하면 얼추 따라할만큼 상세하고 설명적입니다. 실로, 시나리오 플래닝 매뉴얼이라도 봐도 무방합니다. 덤으로 컨설팅 프로젝트의 진행 요령이 일부 녹아 있지요. 워크샵 요령, 팀 구성 방법 등입니다. 실용적입니다.

이게 꽤 대단한 미덕이란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책들은, 시나리오 플래닝을 소개하면서 저자의 프로젝트 수주를 병렬로 의도하기 일쑤이기 때문에 핵심이나 중요한 곳은 얼버무립니다. '내게 오면 가르쳐 주마' 톤이지요. 하지만 저자는 시나리오 플래닝이 많이 보급되어 시장을 키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책만 보고도 흉내는 낼 수 있을 정도로 꼼꼼히 적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같은 지점에 있습니다. 이 책 읽는 사람 중 실제 시나리오 플래닝을 실행할 사람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시나리오 플래닝이 뭔지 알고자 하는 사람, 맛만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방대하고 소상한 면도 있습니다. 예컨대, 아이폰이 뭔지 궁금해서 책을 샀는데 아이폰 작동 매뉴얼을 손에 쥐어준 상황이랄까요. 실제로 제가 진행하는 부서 독서 경영에서 두 명이 이 책을 선정해서 읽었는데, 둘 다 피로감을 호소했습니다. 좀 더 자잘한 아쉬움은 리스크에 대한 글에 적었듯 서두의 불확실성 설명에 의욕이 앞서 장황하고 몰입에 방해된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린드그렌의 거지같은 책에 비하면 이 책은 저자의 노고와 열정이 뚝뚝 묻어나는 책입니다. 또 세부에 얽매이지 않고 큰 그림만 좇아 읽으면 시나리오 플래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꽤 정확히 알게 됩니다. 한상 그득 차려진 정찬입니다. 어떤 조합으로 배를 채울지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7의 감각 - 전략적 직관  (14) 2009.10.07
귀곡자  (4) 2009.09.25
시나리오 플래닝  (10) 2009.09.17
권력의 경영  (12) 2009.09.12
일단 만나  (42) 2009.08.23
가설사고, 생각을 뒤집어라  (28) 2009.06.07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2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너무 어렵더라구요.
    • 네. 제가 보니 쉽게 설명해 주셨는데...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니 따라 읽다보면 좀 버거운 느낌이 드나 봅니다.
  2. 오~ 한번 사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말씀하셨듯이 너무 소상히만 적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약간 있네요.. ㅎㅎ

    그런데 실제로 consulting project에서 이런 식의 시나리오 플래닝을 얼마나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드는군요.
    • 자세한건 새겨 들으면 되지요. ^^
      컨설팅 프로젝트 중에서 시나리오 기법을 사용하는 케이스는 매우 적다고 보시면 됩니다.
  3. 유정식님의 블로그는 짧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인사이트 있는 글이 인상적이던데

    책은 어렵나보군요orz
    • 내용이 어렵다기보다.. 일반인이 느끼기에 목적에 과한가 봅니다.
      전 좋았습니다. ^^
  4. 상반기에 어떤 분야의 미래 사업전개 방향에 대해서 보고서를 쓰는데 저 책을 참고로 하여 시나리오 플래닝을 했었습니다.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중간의 진행과정에서 동 분야에 대하여 다각적으로 고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께 직접 컨설팅 받는 방법도 잠시 검토했었습니다만, 예산의 압박 때문에... ㅠ.ㅠ
    • 네. 프로젝트의 참고로 하기엔 정말 이보다 나을수 없이 친절하고 상세한 책일겁니다.
      아마 컨설팅(과 카운셀링)을 유정식님께 의뢰했다면 그 프로젝트 결과가 훨씬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
  5. 컨설팅에 대하여 그리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않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논지가 과연(? 물론 적용의 문제이겠지만) 도움이 될만한 것인가에 많은 의구심을 가지졌읍니다. Part2를 기약했지만 그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덧_
    모든 컨설팅이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90년대 초반 일본 후나이연구소와의 적업은 새로운 관점을 바라보게하는 좋은 컨실팅이었다는 생각이 아직도 남아있으니까요..
    • 컨설팅은 쓰기 나름인듯합니다. 한방블르스님이 말씀하셨듯 좋은 컨설팅도 있잖아요.
      책의 논지는 공감가고 긍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미래를 대처하는 마음가짐이니까요 컨설팅은 부차적 문제겠지요.
      전 이 마음가짐만 따로 써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구요. ^^
secret
"미래는 예측하는게 아니다. 만들어가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선생의 말씀이지요. 이 한 문장에 전략의 다양한 사조가 내포되어 있음을 아십니까.

Strengths and shortfalls of deterministic strategies
미래에 대한 관점에 따라 결정론적(deterministic) 전략과 실행론적(executive) 전략으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그대로 대비하는게 결정론적 전략입니다. 결정론이란 말 자체가 사실 실행파들이 덧씌운 개념이므로 억울한 측면도 있지요. 그 전에 무대책, 무방비로 미래에 맞서는걸 막기 위해 만들어진게 (결정론적) 전략이니까요. 최대의 예측으로 최적의 자원할당을 통해 준비함으로 많은 조직들이 더 나은 생존력과 경쟁 우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손빈의 사례가 그렇습니다.
제나라 위왕과 전기가 경마로 내기를 하는데 전기가 항상 졌다. 위왕은 말을 워낙 좋아해서 최고의 명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손빈이 전기에게 조언을 했다. "장군의 최하마로 최상마를 대하고, 최상마로 중마를 이기고, 중마로 최하마를 대하십시오" 결과는 2:1 승.
전기새마(田忌賽馬)라는 고사입니다. 손빈은 게임의 룰을 정확히 파악했지요. 패배의 질이 아니라 양을 다루는 게임이니까, 큰 패배 하나를 작은 승리 둘과 바꿨습니다. 바로 이게 (결정론적) 전략의 핵심입니다. 우리 자원의 최선 순위를 대책 없이 우리식대로만 뽑아 대응하면 필패지만, 상대의 수순이나 미래 환경을 예측해서 자원의 할당 순위를 바꿔 승리를 꾀합니다.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복잡 다단하여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만일 위왕이 중마와 최하마를 바꿔내기만 해도 게임은 패배입니다. 즉 상대도 자원 할당을 변경한다면 서로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느라 부산합니다. 소위 말하는 게임론(game theory)적 상황으로 들어가지요. 따라서 전략의 성공률은 각자의 전략이 충돌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떨어져 갑니다.

Executive strategists
실행론적 전략은 이 틈을 파고 듭니다. 미래예측에 지나친 공을 들여봤자 소용없음을 역설합니다. 대신, 미래에 대응하는 실행력을 강조하지요. 실행파도 두가지 사조가 있습니다. 조직의 실행력을 강조하는 전략경영파와 유연한 미래예측을 강조하는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Strategic management
전략경영파는 조직의 전략적 정렬상태를 지고의 선으로 여깁니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즉각 대처하고 실행 가능하다면 걱정이 없다는 철학이지요. 차란과 보시디의 '실행에 집중하라'가 그 대표격이지요. r그러다보니 전략경영파는 HR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전략경영을 HR 매니저가 주도하지는 못합니다. 단지 HR이 가미된 전략이랄까요.
또 이 진영에서는 전략은 실행이지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전략은 비밀이 아니다. 누구에게도 알려줄 수 있다. 실행은 우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라는 철학이 강합니다. 예컨대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즐거운 근무환경도 그 사례입니다. 실전적 도구로는 BSC도 경영전략과 실행론적 전략파의 개가입니다.

Scenario planning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 하나의 직선적 미래를 상상하고 가느니 가능한 미래상을 본질을 궁구합니다. 연구의 결과는 미래 공간(future space)이지요. 있음직한 복수의 미래를 생생하게 상상하여 각각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준비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최대 장점은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목적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말하는 비교에서 제가 결정론적 세계관이 의미 없다고 결론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세상의 90% 전략은 결정론적 프레임 위에서 돌아가고 유효합니다. 결정론적 세계관은 세계를 선형으로 가정합니다. 그 가정의 한계를 이해한다면 가정의 단순화에서 얻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게 되지요. 반대로, 선형화한 모형을 맹종하면 비현실적이 되는건 당연하겠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비선형의 세계관을 직접 다룹니다. 다양한 변수가 주는 영향력과 그 상호작용을 직접 모델화합니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설명력이 높아지지요. 미래를 맞출 수 있다는게 아니라 미래의 전개양상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깊게 합니다. 반면,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점은 실행이 꽤나 어렵다는 점이지요.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서는 한번 더 포스팅이 있을 예정입니다.

How do you see future?
전략이 논의하는 수많은 토픽과 테마가 있는데, 제가 설명하는 층위를 염두에 두면 각 전략의 입장차이와 용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도 쓸모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관점으로 미래의 인생을 보며 살아가고 계시나요? 결정론인가요, 실행론인가요, 아님  검프의 초콜릿 상자인가요.
신고

'Biz'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는 젊습니까?  (56) 2009.12.06
서점 순례기  (24) 2009.10.13
전략이 미래를 보는 관점들  (10) 2009.09.14
리스크는 무엇인가  (18) 2009.09.07
꿈의 관리  (46) 2009.08.30
초보 스피커의 모습을 보며  (69) 2009.06.17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시기 적절한 타이밍에 농밀한 포스팅을 보고 감격하여 댓글을 남기고 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직은 Strategic Management의 관점에서, 경영자는 Scenario Planning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결국 두마리 토끼처럼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미리 다양한 경우의 수를 깊이 고민해두고 방향을 결정하되, 변수에 따라 높은 기동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준비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저도 피터드러커 선생님의 저 말을 참 좋아합니다만, 알 리스는 "The only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look at the past."라는 말을 남기기도 해서 아이러니 합니다. ^^;
    • 기업가다운 말이군요.
      맞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조직은 전략적 정렬을 무조건 유지해야 하고, 그 전략적 방향성은 적절히 가져가야하지요. 그 때라면 결정론적 방법론도 유용합니다. 생각과 다르게. 이부분은 기회가 되면 다시 글을 쓸 작정입니다.
  2. Inuit님도 이미 지적하셨지만, 결정론적 전략과 시나리오플래닝의 한계는 숨은변수(Hidden variable)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결정론적 전략과 시나리오 플래닝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빼앗겼던 Inuit님이 돌아오신 느낌입니다.) ^.^
    • 하하.. 마지막 말에 웃었습니다.
      그간의 포스팅은 좀 날로 먹었다는 뜻이려나요. ^^
      여러 모로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책 mu님도 감수를 좀 해주셔야 하는데.. 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거든요. (출판사에서 다 잘렸지만. ^^)
  3. 전 실행론으로 미래를 보고 사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 일년내내 무너졌지요. *^^* 어느정도 구체적인 변수를 감지하기전에는 행동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안하는것으로 보일수도 있겠습니다만, 환경이 나빠지면 변수가 구체화되어 호전시키는 경향이 이런 관점으로 일을 처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그냥 글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제대로 읽고 이해한건지~
    처음에 전략적이란 소제목에 실행에 집중하라고 되어 있고 시나리오플래닝을 실행론이라 한것으로 읽혀서 엄청 헷갈렸습니다. 덕분에 아이팟 rss로 담아 두어번 더 읽고나서야 이해했다는~ 그런데 이렇게 이해했다고 적었는데 그게 아니에요~라고 답변이 적히면? ^^;;;; 아하하하하하하하~~~~~ ㅠㅠ
    • 모드님 다운 삶인데요.
      거침없이 고고씽.

      (근데, 실행론적 전략은 전략경영과 시나리오플래닝 둘 다 의도하고 적긴 했습니다 제가.) ^^
  4. 평소에 서핑을 잘 안하는 무지몽매한 나부랭이로 살다가 오늘 링크를 타고 넘고 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던 분야라 (저는 엄청난 결정론자였던 건가요 ^^;)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만, 이 포스팅을 보고 나니 최소한의 '검토' 수준일지라도 시나리오 플래닝이 의사결정권자의 판단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드네요. 공부해야겠습니다.


    저는 최근 약간 갑갑해하고 있었습니다.

    당장 본부가 크게 바뀌어 내년 사업계획을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데, 막상 단기 전략을 세울 때는 너무나 뻔하고 뻔한 소리들만 하게 되어 요즘 약간 갑갑한 것 같습니다. 점점 '조직'은 포기하고 그 조직안에서 '나'만 살아날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요즘에는 제 자신이 나부랭이의 입장에서 조직 전체를 조망하고 움직일 능력이 안되다 보니 '한방'에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이를테면,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의 성공적이고 충격적인 진입, 과 같은)를 바라며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그래도 숨통이 트이는 블로그를 발견하게 된 것 같아 반가운 마음에 덧글을 남기고 갑니다. 앞으로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 긴 댓글 고맙습니다.
      한번 시나리오 개념으로 미래를 보시는것도 의미가 있을테니 관심가져보시면 좋을겁니다.
      종종 놀러와서 이야기 나누기 바랍니다.
  5. 산나선배 블로그에서 늘 뵙다가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위의 이야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책도 직접 보고 싶군요. 다만 현실에 적용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비즈니스 환경과 인더스트리의 특성이 중요한 단서를 줄지도 모르겠다...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일하고있는 원자재 트레이딩 분야는 어떨까요? 짧은 호흡으로 결론내릴수 없군요.
    이런 좋은 생각꺼리를 받아갈수 있어서, 꼭 공짜선물이라도 받아가는 기분입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와서 답글 올리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산나님 소개라면 더욱 귀빈이십니다. ^^

      말씀처럼 인더스트리 특성이 있습니다. 파괴적 변동이 있는 경우는 작은 확률이라도 기대값이 높아서 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오일 산업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정립했듯 말입니다.
secret
드러커 선생은 말했습니다. 미래는 예측하는게 아니라 창조하는거라고.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점증하는 시대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상황에서 유용한 경영 툴이 있다면 단연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같은 이유로,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한 공부도 좀 했었지요.

미래를 읽는 기술
이미 시작된 20년 후
시나리오 플래닝: 대비할 수 없는 미래는 없다

이 중 시나리오 기법의 거성, 피터 슈워츠의 원전이 '미래를 읽는 기술'입니다. 반면, 다소 빈약한 내용으로 이뤄진 책이 매츠 린드그렌의 '시나리오 플래닝: 대비할 수 없는 미래는 없다' 입니다. 또한, 시나리오 기법과 약간 다른 각도에서 미래를 조명하는 '마인드 세트' 부류도 있습니다.

마침, 우리나라에서도 시나리오 기법에 대한 책이 나왔습니다. 제목 그대로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를 쓰신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는 우리나라에서 나온 경영 서적 중 탑 클래스의 퀄리티라 믿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정식님은 수년전부터 시나리오 플래닝을 직접 기업 현장에 도입해온 실무경험이 있어 책의 품질이 어느정도 보장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유정식님은 매츠 씨의 책보다는 훨씬 나은 품질을 장담하고 계십니다. ^^

혹시 경영 관련해서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심 있는 분은 일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원래 제가 먼저 읽고 추천하는게 예지만, 제가 당분간 경영 책 읽을 계획이 없어 미리 소개부터 드립니다.

만일 품질에 만족하지 않는 분은 제가 책값을 대신 물어드리겠습니다. ^^
신고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4 , 댓글  19개가 달렸습니다.
  1. 마지막 문장 보고 일단 주문을... =)
  2. 음..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것이 말 그대로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 것인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등을 글로 적어두는 것인가요?
    • 가능한 미래상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대안을 생각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컨대, Best - Normal - Worst 등입니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 형식으로, 또는 시나리오 처럼 패키징을 하는게 특징입니다.

      자세한건 위에 제 글을 보시든지, 책을 참조하세요. ^^
  3. 미래학 서적은 추천 노노...자기계발서도 노노...ㅜㅡ 울고싶은,..
  4. 출판 예정인 뉴스를 보고 찜해둔 책인데,
    inuit님의 추천글을 보고 얼른 사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5. 소개해주시는 책들이 전부 귀하여
    리스트만 자꾸 커져 가는 군요 ^^
  6. 소개글을 보고서 읽어 볼 생각을 했는데, 역시 책값 물어 주실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7. 어제 밤에 서점 2군데를 들러서 책을 샀습니다.
    절판되기전에 구입할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아이쿠.. 벌써 절판을 걱정할 때가 되었나요. -_-
      좋은 책들이 많이 못 팔리는 작은 시장이 아쉽네요.
  8. 비밀댓글입니다
    • 음 그 정도야 각오했으니 제가 책임질겁니다. ^^;
      사실 유정식님의 역량을 믿으니 걱정 없습니다.
      게다가 현재 도도빙님과 레이먼님 두분이니 까딱없습니다. 하하
  9. 비밀댓글입니다
    • 뚫린 입이라고 막말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참 씁쓸하기 한량없습니다.
      뱉는다고 다 말이 아닌데.. -_-;;
secret

Mats Lindgren &..

원제: Scenario Planning

전략하는 사람들의 고민중 첫째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정성을 끌어내야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그 다음을 꼽자면 전략 프로세스와 실행 프로세스와의 연계성이겠지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간간히 거론되고 있는 기법이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즉 불확실성 자체를 인정하고 그 기반위에서 미래의 변화를 동태적으로 파악하며 가능한 시나리오를 탐색하는 것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자체는 50년도 넘은 기법이지만 전략쪽에서 그 용도를 새로 발견한 것이지요. 실제로, 시나리오 플래닝에 기반하여 구소련의 붕괴와 911 테러를 예측했다는 것에서 이목이 집중된 바 있습니다.

이 책에서 거론하고 있는 시나리오 플래닝 전략 기법은 TAIDA로 요약됩니다.

  • Track: focusing problem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위 세계의 변화를 탐색
  • Analysis: 의미 있는 요인의 변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시나리오를 구성
  • Imaging: 각 시나리오 별로 미래의 모습을 생생히 전망
  • Deciding: 각 시나리오 비전별로 의미있는 분야와 구사할 전략을 결정
  • Action: 계획에 따른 조치

    시나리오 플래닝은 그 정의 자체로 모호성을 통제한채로, 정량적 분석의 선형성을 타파하고 인간의 상상에 의한 미래 예측의 현실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다양한 오류의 가능성이 내포되기 때문에 집단 작업이 부수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까지가 대략적인 골격입니다만, 이 책 자체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우선 경영전략이라고 하는 framework이 수도 없이 많은 상태에서 새로운 관점이라면, 최소한 책을 접하는 사람만큼은 설득할만한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시나리오 플래닝을 전략에 접목시켜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사례를 한가득 나열해도 설득될까말까 한데, 클라이언트가 공개를 못하게 했다고 달랑 몇개의 사례만 넣어놓았습니다. 그나마라도 자세하다면 판단에 도움이 되겠으나 몇페이지에 흩어놓은 내용만 놓고 '우리의 예측은 그대로 실현되었다'라는 자기 만족적인 멘트만 넣는다고 설득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여러개의 결과중 잘 맞는 희귀한 샘플인지 알게 뭐랍니까. 그리고, scenario space를 무한정 벌린다면 이세상에 예측못할 일이란 이론적으로 없는 것인데, 그냥 맞췄다가 자랑이 아니라 이런저런 맥락하에서 이렇게 효율적이고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경영 툴이란 것이 무림의 비기처럼 비밀스레 전승되어 한번에 고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교류하고 보완해가면서 그 적용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마치 저자들이 '자세히는 말해줄 수 없지만 우리 컨설팅을 받으면 확실히 미래를 예측해 줄 수 있거든!' 하고 말하는 텍스트 버전 영업 브로셔 같은 느낌마저 납니다.

    물론, 이책에도 미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 나온 TAIDA는 솔직히 말해서 코끼리 냉장고에 넣는 3단계 방법이므로 의미론적인 무게는 없지만, 책에 나온 다양한 도표나 자잘한 기법은 손닿는 가까운 곳에 두었다가 써먹을 수 있을만 합니다. 이점에서 책 산 사람에게 사후적인 위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그 자체로 fancy하거나 반대로 out-dated framework은 아닙니다. 잘 쓰면 미래를 보는 수정구슬이고, 잘못 사용하면 그야말로 공상과학 영화를 만드는 시나리오일 뿐입니다. 그러나, 시나리오 플래닝을 전략 수립과 실행에 사용한다는 개념은 높이 살만 합니다.

    딱 이 부분에서 시나리오 플래닝 전략기법은 SFO(Strategy Focused Organization)가 나오기 전의 BSC framework과 동일한 위치에 있다고 보입니다. BSC가 처음 나왔을때, 전형적인 반응은 이랬습니다. '매우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그러나, 이것을 어따가 쓰는데?'.
    하지만 SFO가 나오면서 전략의 실행 프로세스로, 비전과 전략을 단순한 개념으로 만들어 전사적으로 공유하기에 BSC가 매우 적당한 방법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BSC가 하나의 유행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전략기법도 마찬가지의 killer app이 나오기 전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머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서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전략기법과 접목이 되지는 않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의 원조라는 피터 슈워츠를 읽어 볼 것을 좀 편히 개념 파악을 해보겠다고 당의정 같은 제목의 책을 집어든 제 탓을 안할 수 없겠습니다. 기대가 몹시 컸던 요리가 입맛에 안맞아서 반도 못먹은 기분이랄까요..

  •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  (6) 2006.06.28
    성장기업의 조건  (11) 2006.06.16
    시나리오 플래닝: 대비할 수 없는 미래는 없다  (8) 2006.06.06
    후지산을 어떻게 옮길까?  (20) 2006.05.03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7) 2006.04.22
    Rogue Trader  (19) 2006.04.19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1. 대비할 수 있는 미래는 없다고 하니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크크.
      저는 자기 계발 관련 책을 읽다가 다시 소설로 돌아섰습니다. 다른 세계로 뿅하고 도망가고 싶은가봐요. ㅜ_ㅠ
      • 대비할 수 없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만... ^^;

        소설에 매진하고 계시다구요. 자책하지 마세요. (그럴리가!)
        매일 비타민만 먹고 살 수 있나요, 라면도 먹고 짜장면도 먹고 핏자도 먹어야지요. 쿠쿠..
    2. 헉 제목을 제맘대로 읽어버렸네요. -_ㅜ 미래를 다 대비할수 있으면 대비해야하나. ㄱ- 후우..
    3. 저도 책한권을 다 읽는 느낌입니다. 제가 쓰는것은 리뷰도 아니라는....-_-;
      • 햄양님의 독서력은 범접하기 힘든 것 같은데요..
        특히 한 포스팅에 여러책 몰아서 리뷰해주시는 것 보면, 1책 1포스팅이나 심지어 2포스팅까지 하는 저랑 비교됩니다. ^^
    4. 불확실한 두려움에서 확실한 안정성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은 ....전략가의 고민이라는 부분이 좋습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