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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 Hubbard

(Title) Balance: The economics of great powers from ancient Rome to modern America


로마는 왜 망했나?
역사 좀 관심 있는 사람에겐 진부할 테제다. 하지만, 100명의 역사학자가 있으면 100가지 이론이 있다. 실상, 로마가 언제부터 망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합의도 쉽지 않다. 왜냐면 쇠락 원인의 진단이 다르면 망조가 드는 시점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강대국은 맷집이 세서 오랜 시간에 걸쳐 망한다는 특징도 한 몫한다.


로마가 망하든 말든
그게 지금 우리에게 무슨 영향이 있을까. 사실 많다. 이유는 미국이 언제 망하느냐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지금 미국은 망하고 있는건가? 미국이 망하려면 어떤 조건에 기반하나?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다시 강대국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실천적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


센 놈이 쓰러지려면
역사적으로 강대국의 쇠락에는 필연적인 전쟁의 패배나 결정적 실수가 연관된다. 하지만 그건 last straw일 뿐이다. 결국은 기초체력이다. 이미 속으로 망한 국가가 잽 맞고 쓰러지는거지, 팔팔한 나라가 카운터펀치로 한방에 떨어지는 일은 없다.


그럼 기초체력이란
이 부분이 이 책의 백미다. 글렌 허버드는 모든 피상적 결과의 심연에는 경제력의 와해가 있음을 논증한다. 그리고 강대국의 지위까지 올랐다가 경제력이 빠지는 이유는 시스템의 균형이 깨지는데서 찾는다. 시스템은 제도, 법률, 운영이다. 이 부분 100퍼센트 공감한다.


강해지는 길
강대국은 세가지 성장의 축을 딛고 일어난다.
  • 스미스 식 성장:   교역과 규모
  • 솔로 식 성장:      투자와 인프라
  • 슘페터 식 성장:   혁신 
앞서 말한 경제력을 뼈만 추리면, GDP, 기술적 진전, 성장률이다. 즉 세가지 성장의 축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지 않으면, 나라는 어느 순간 더져지고 멈추다 떨어진다.


부자로 수렴
책의 경제모델 중 하나는 수렴이다. 즉, 어떤 저개발 국가라도 성장을 시작하면 두자리 성장률로 급팽창이 가능하다. 다만 이 시작을 언제 하는가(혹은 시작할수나 있느냐)는 나라마다 내부사정이다. 수렴 모델이 상정하듯, 성장이 지속하면 최대강대국의 상한에 갇힌다. 유럽이 그랬고, 일본이 그랬고, 중국이 그럴 가능성이 높다. 만에 하나 이 한계를 넘으면 패권이 바뀐다. 이 지점에 미국의 고민과 의심이 있다.


최강국이란 천장
현재 스코어 성장의 한계는 미국의 80%다. 세계 어느 강대국도 100년간 이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지 못했다. 미국은 자기혁신을 통해, 또 견제를 활용해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해왔고, 당분간 대안은 없어 보인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솔로 모델 배울 때, 미국경제 성장률의 의미에 대해 짚어볼 기회가 있었다. 최대 규모의 경제가 아직도 평균적으로 2% 대의 성장을 한다는건 경이다. 끊임없이 혁신이 수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최근 눈에 보이는 성과중 한 부류가 매일 접하는 구글, 페이스북, 우버다.



한국은 어디에
한국은 유일하게 90년대 말까지 성장을 지속한 나라다. 지금은 성장이 멈췄다. 이유는 제도와 혁신이 우리 규모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최근 두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다른 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누가 정권을 잡든, 이 규모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건 매우 어렵다. 그래서 똑똑하고 비전 있는 리더가 있어야 그나마 확률이 있다. 아니면 좌우를 막론하고 국민은 계속 살기 어렵고, 정치에 보내는 냉소와 희화화만 무한반복할 뿐이다. '2030 대담한 미래'에서 말했듯, 우리나라는 지금 절벽으로 가고 있다.


누가 방울을 달까
지금 우리 상황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같다. 답은 아는데 실행이 어렵다. 큰 규모의 민주체제는 어디나 다 어렵다. 강대국이 망한 이유도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로마는 군대의 비위를 맞추려 과다한 복지를 제공하고 통화를 증발하다 망했다. 정화가 대양을 제패하던 중국은 분파적 경쟁으로 교역을 닫고 스스로 쭈그러들었다. 스페인은 신세계의 은이 무한 유입되었지만 투자하지 않고 소비하여 인플레만 유발시키다 변방국이 되었다. 오스만은 예니체리의 대리인(agent) 비용과 지대(rent)추구로 유럽의 병자 신세가 되었다. 일본, 영국, EU 더 말해 무엇하리. 


중 제머리 깎끼
우리나라의 해법을 찾으려면 없으리. 예컨대 단임제 방식으로 장기적 성장을 고민하는 대통령이 뽑히기를 바라는건 로또를 맞기와 유사한 확률이다. 그렇다고 중임제로 간다고 해도, 중국같은 정치 엘리트를 키우는 시스템은 없다. 정치라는 직업은 RoI(투자대비 회수)가 매우 불투명해서 top talent가 고이지 않는다. 어찌어찌 정치 엘리트의 후보군을 확충해도 국민의 의사를 민주적 절차로 표현하여 당장 손에 떨어지는 무언가를 만드는게 어렵다. 


비관적이다
무작정 정치탓을 하는게 아니라, 경제력과 혁신은 제도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 부분의 개선이 시급하다. 하지만 누가 이 문제를 풀까. 정치인이 스스로를 혁신하는건 역사적으로 사례가 드물다. 그렇다고 영국 권리장전 때처럼 납세거부라도 할 수 있나. 뻔히 보이는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에 탄 마음이다.


Inuit Point ★
글 끝에 우리나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책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재미나게도 이 책 역시 오로지 관심은 저자의 모국 미국이다. 미국이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채찍이다. 전교1등이 밤까지 새겠단다.
난 이 책에 별 다섯을 줬다. 책이 소개한 역사적 사례들은 분량관계로 짧게 넘어갔지만 분량의 대부분이며 매우 재미나다. 경제학자답게 문체는 담백하지만, 매우 지적이다. 유일한 흠이 있다면 쳐다보고 싶지도 않은 건조한 제목 정도.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 읽어라. 세계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 이번 기회에 배워라. 읽다보면 조선 말기 같은 우리나라 현실도 덤으로 느껴질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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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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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인적으로는 한 명의 잘난 정치인보다는 전체적인 경제시스템의 구조가 어떠하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사실 시스템은 사람을 만들기도 하죠. 빈곤국가들 보면 왜 빈곤국가인지 답 나오지 않습니까...
    • 네. 책과 제 글의 핵심도 그겁니다. 체제를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걸 위해서는 제대로된 리더십을 갖추는 부분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secret
하나의 작은 도시국가에서 출발하여 서구세계를 제패했던 로마의 비결이 무엇일까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보면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기술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며,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 보다 못한 로마인들이 어떻게 그러한 제국의 영광을 이뤘는가?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그 이유를 보면, 현대의 기업 경영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1. 매뉴얼을 통한 시스템화
지금도 이탈리아 인들을 보면 알겠지만,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 체격도 왜소한 로마 병사들이 갈리아 병사든 게르만 병사든 북아프리카 병사든 누구를 만나도 연전연승을 한 이유는 바로 그들의 독특한 시스템 때문입니다.

로마군은 전쟁을 하기 전에 먼저 견고한 사각 진지를 구축합니다. 숙영지를 아무렇게나 짓는 것이 아니라, 교본대로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짓습니다. 교본은 아주 자세하게 되어 있어서 초기 로마의 교본을 수정 없이 제국시대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숙영지를 짓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본대보다 앞서서 당번장교가 1개 소대를 이끌고 척후를 나섭니다. 그리하여, 물이 가깝고 방어가 용이하며 2만명이 묵을 수 있는 평지를 선정합니다. 그 한가운데 깃발을 꼽아 중심점을 잡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주 넓은 중앙로입니다. 적의 습격이나 화재등 변고가 생겨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안전하기 위해 중앙로를 먼저 위치잡고 그 길 양 옆에 성화대를 설치해 놓습니다. 그리고 교본대로 걸음으로 길이를 재어서 중요 건물부터 위치를 잡아 깃발을 꼽아 놓습니다. 본대가 도착하면, 척후가 깃발을 꽂아 놓은대로, 집정관의 천막으로부터 시작하여 장교, 사병의 천막을 짓고 교본대로 배수로의 폭, 천막과 천막 사이에 몇보를 떨어뜨리는 것까지 그대로 공사를 하여 위에서 보면 가로세로 각이 딱 맞도록 합니다. 마지막에 마구간을 병영 둘레에 배치하고 참호와 울타리를 세워 사각형의 숙영지를 완성합니다. 심지어 숙영지 완성후 청소를 하고 밥을 먹고 설거지하는 것, 변소의 설치까지 다 교본대로 따릅니다. 유일하게 교본에 없는 것은 식사 메뉴라고 합니다.

미련해 보일 지라도 이 같은 작업을 로마군은 한 하루를 자더라도 원칙대로 짓습니다.
이렇게 교본 위주의 전투를 하는 것은, 로마가 제국시대 전까지는 직업군인이 없고 매번 전투마다 새로 모병을 하기 때문에 능수능란한 대장만 있으면 항상 같은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으로 로마는 전투에 패해도 전쟁에 패한적은 없었습니다. 나중에 망한 것도 스스로 안일에 빠지고 나태해져서 망한 것이지요.

2. 신상필벌로 규율 확립
로마군의 특징 중 하나는 엄격한 규율과 명확한 상벌입니다.
무슨 공을 세우면 어떤 상을 줄지까지 다 정해져 있습니다. 벌도 마찬가지입니다.
로마군의 벌을 보면 그 용맹이 어디서 나왔는지 배울 점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로마에서는 장수가 패배해도 절대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초를 게을리하면 몽둥이로 사형에 처합니다.

로마군이 가장 무서워 하는 벌은 ‘10분의 1 처형’입니다. 이는 반란을 일으켰거나, 전투에서 등을 돌리는 것처럼 부대 전체가 잘못을 했을 때 집단으로 내리는 벌입니다. 10분의 1처형이 결정되면 추첨을 통해 벌받을 부대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병사를 뽑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병사가 이들이 죽을때까지 채찍으로 때려야 합니다. 이는 같이 잘못을 하고도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것이라서 병사들이 심리적으로 죽고 싶을 만큼 괴로와 합니다. 명예에 관한 벌입니다.
이렇게 10분의 1만 처형을 하여 나머지 병력은 다음 전투를 위해 보존하되 전 부대에 벌을 확실히 주는 효과를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엄격한 상벌 때문에 로마군은 항상 군율이 강하게 있습니다. 이것이 또 다른 승전의 원인입니다.

3. 솔선수범과 책임의식
다음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입니다. 로마의 병사들이 군역을 행하면서 왜 그리 열심히 싸웠겠습니까. 바로 권한과 책임입니다.

제정시대 전까지 로마에서는 노예는 병사가 될 자격이 없었습니다. 오직 참정권을 가진 시민만이 명예롭게 전투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귀족은 말할 것도 없지요. 전쟁은 시민의 의무이면서 권리기 때문에 심지어는 때에 따라 자신의 전투식량을 지참하고 종군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로마인들은 이러한 명예 때문에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다시 돌아와서 정치에도 건전한 참여를 한 것입니다.

4. 실용주의
또 하나의 강점은 그들은 진정한 프로였다는 것입니다. 전쟁사를 볼 때, 동양은 전략이 발달하였지만 서양은 평지에서 양 진영이 꽝 하고 부딪혀 싸우는 단순한 전쟁형태였습니다. 심지어 전략이나 책략을 쓰는 것은 신사답지 못하다는 생각까지도 갖고 있는 것이 서양입니다.

그러나, 로마병사들은 실용적이었습니다. 도시국가에서 출발하였기에 전쟁에 패하면 나라가 바로 망하는 것을 알기에 당시에 말해지던 “정정당당”이라는 개념을 싫어했습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을 사용하여 최대로 효율적인 전투를 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비록 로마군의 숫자가 많아도 그대로 쳐들어가 작은 군대를 이겨버렸습니다. 이기는 것이 기정사실이라도 한사람이라도 더 살아서 돌아가야하기 때문입니다.

5. 목표위주의 실행력
로마의 마지막 강점은, 전략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실행력이 탁월한 까닭이었습니다. 로마군의 최대 명예는 포상이 아니라, 지휘관인 백인대장이 되는 것입니다.
백인대장은 지금으로 따지면 대대장급에 해당하는데, 이들은 사령관의 작전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임무를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양동작전을 펼치는데 한쪽에서 소극적으로 나오면 다른 쪽으로 상대의 병력이 집중되어 아군이 궤멸합니다. 반대로 양쪽에서 맡은바 임무에 따라 적극적으로 싸우면 상대방은 힘이 분산되어 패퇴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로마의 고민은 백인대장이 너무 열심히 싸워서 전사율이 가장 높은 계층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제한된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의 숙명이라면, 이러한 로마의 강점을 잘 되새기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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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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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더 자주 방문해서 예전에 작성해놓은 좋은글들도 마져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2. 한 사람이 국가처럼 국가가 한 사람처럼....로마의 승리가 아닌가 합니다...이기기 위한 이론은 많으나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적다...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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