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썼다'에 해당하는 글 2건


Robert Sutton

(Title) No asshole rule


이 책은 제목이 에러다. 


‘빌어먹을 자식’, ‘상종하기 싫은 녀석’ 등의 어감이지만 상당한 분노를 내재하고 있는 ‘Asshole’을, 우리말 한 단어로 표현하기가 사실 어렵다. 구어에는 상당 정도 쓰이지만 점잖은 글에서 쓰기에는 짐짓 민망한 정도의 '격정'이 있는 단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우리말 유사한 범주의 한 단어 '또라이'로 대체하려는 노력은 가상하다. 하지만, 제한적 내향성을 지닌 '또라이'와, 외향적 상처를 내포하는 'asshole'은 극명히 반대의 지향점을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정체성과 핵심 메시지가 또라이라는 키워드에 오도되고 마는 점이 가장 아쉽다. 책 읽는 내내 또라이를 asshole로 바꿔 읽어야 하는 인지적 노력과 피곤함 만큼의 아쉬움이다.


실제로 책을 구매할 때, 나는 직장 내 저성과자 또는 괴짜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또라이가 아닌 asshole을 다루므로, 권위적이고 동료, 특히 부하의 자존심과 창의성을 말살하는 못된 인간이 주제다. 인신공격하고, 위협하고 모욕하거나 망신과 무례를 일삼는 사람들.


물론, 이런 종류의 주제도 얼마든지 다룰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한국적 맥락에서라면 이런 알파 메일(alpha male)은 이미 유년기에서부터 사회적 조율과 필터를 거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문제가 미국보다 더하지는 않다. 따라서, 책의 효용도 태평양을 건너는 만큼쯤은 희석되게 마련이다.


책의 일관된 주제는 asshole을 아예 들이지 않는 ‘no asshole 규칙’을 조직에 규범화하자는 것이다. 물론, 신규 인원의 유입시에 철저한 검증 프로세스를 만들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만, 사람을 짧은 시간에 알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하는 asshole도 있게 마련이라 발견된 asshole을 해치우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이 또한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해고가 자유롭지 못해 공염불에 그치기 십상이다.


몇가지 불편한 점을 적다보니 책이 영 쓰레기 같이 보이지만, 그래도 책의 주장은 귀 기울일 부분이 많다. 실제로 어느 조직이나 이런 '개자식'들이 있게 마련인데 asshole의 비용을 생각하면 어떤식으로든 조직은 내부 정화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asshole은 동화하고 집단성장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조직내 비중의 티핑 포인트를 넘으면 그 조직의 미래는 뻔하게 마련이다.


서튼은 내가 좋아하는 책,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의 공저자다. ‘지행격차’를 다뤘던 전작의 예리함에 비해, 이 책은 사실 불만스럽다. 컬럼 정도면 충분할 내용을 책 한 권 적느라 고생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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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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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저 책 읽어봤습니다만 ... 또라이가 CEO면 답이 없다는 ... ㅠ
secret

정동일

어느날 갑자기 사무실로 배달된 책.
제목은 'The Shinhan Bank Way'.
웬 짝퉁이람..
대충 제목을 들춰보니 신한은행 만세 이런 스토리였다.
일도 바쁜데 짜증스러워져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려는 찰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신인을 보니 절친한 후배.
연락한지도 오래되었고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했다.
후배가 말했다.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라고..
그탓에 연락도 잘 못했다고..
정신의 자식같은 책이니까 버리지 말라고.. -_-
저자는 따로 있지만 책의 기획 및 자료수집부터 편집까지 고생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책장에 꽂아놓고도 선뜻 손이 안가 한참을 묵히다가, 어느 하룻밤을 내어 읽어보았다.
책은 의외로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
예전에 신한은행은 녹색 로고시절에 재일韓商들이 만든 은행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가 갑자기 파란 S로고의 신한 지주로 바뀌는 과정등에서는 사실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은행이고 아는 선후배들이 많이 가길래 사람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정도였다.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읽어보니 전반적으로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친절을 내세우는 신한은행만의 독특한 문화적 차별성은 있었나보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에서 아직 이거다 할 것이 없는 신한지주의 위상을 생각해 보면 과연 무엇이 shinhan way이고, 그 핵심에 어떤 implication이 있다는 말인가.
결국은 이렇게 되고 싶고, 이렇게 인식되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을 표현한 사보의 양장판에 불과하지 않은가.
짐작컨대 조흥과의 합병을 두고 "to be" 모델을 만들고 싶은 뜻은 장하지만, 책속 곳곳에 숨어있는 갸륵한 컨텐츠를 '7 secret'이라는 과장으로 포장하여 예견된 (서적의) 흥행실패를 작심한 것은 사뭇 아쉽다.

차라리 목적을 명확히 하고 중립성을 지키며 잘 했던 점, 잘못했던 점을 소상히 밝히는 케이스 중심으로 갔다면 국내에 흔하지 않은 좋은 서적이 될 뻔 했다.
최소한 스스로 우리의 팔뚝은 참 굵기도 하지요 하는 용비어천가의 냄새만큼은 빼야지 좀 팔리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재미난 컨셉의 마케팅 툴을 만드느라고 고생 많았을 후배에게 진심으로 노고를 치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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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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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용비어천가의 냄새라는 말씀이 새롭습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