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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에서 수 많은 재미가 있었지만, 단 한 가지 기억만 남기라면 주저없이 고를 여정이 톨레도(Toledo) 관광입니다. 물론 톨레도는 마드리드 이외에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빠른 기차로 30분 거리라서 마드리드가 접근성이 가장 좋습니다. 
톨레도는 우리로 치면 경주에 해당하는 도시입니다. 스페인의 이전 수도입니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 쌓인 천연의 요새인 탓에 그 군사적 가치가 컸고, 로마시대부터 유명세를 떨쳤던 톨레도입니다. 
로마가 공략할 때 하도 항복을 하지 않아, 인내가 대단하다 하여 톨레툼(Toletum)이라 부른데서 알 수 있듯, 그 지정학적 의미와 스페인 특유의 저항기질이 잘 나타난 도시지요. 
서고트의 이베리아 정복 이후, 톨레도는 서고트 왕국의 수도로 출발했습니다. 그 이후, 이슬람의 이베리아 진출 후 이슬람 지배하에 들어가지요. 이슬람 정권은 지식전문가로 유대인을 활용했습니다. 그래서 톨레도를 읽는 키워드는 다문화입니다. 카스티야 왕조의 기독교, 유대인, 이슬람의 혼합 문화이니까요.
톨레도의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마드리드 천도 이후의 모습 그대로, 아직도 고스란히 보존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낙안읍성이나 해미읍성 보면, 작은 촌락하나 그대로 보존하기도 힘든데 말입니다.

톨레도에 가려면 마드리드의 중앙역에 해당하는 아토차(Atocha)역에서 출발합니다. 당일 표 구하기는 불가능에 가깝고 사전 예매가 필수입니다.
스페인 국철인 renfe 중 톨레도행 Avant를 타면 70km를 30분에 주파합니다. 열차는 쾌적하고 빠릅니다.

톨레도 관광은 소코도베르(Zocodover) 광장에서 시작하는게 무난합니다. 기차역에서 택시로 5유로 정도, 10분도 소요되지 않으며, 대중 교통이 많습니다.

제가 가장 톨레도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골목입니다. 건물과 건물사이, 막힌듯 트이고, 끊일듯 이어지며 굽이굽이 펼쳐진 골목은 정말 동화같이 아름답습니다. 어쩌면 이 도시 전체를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이유가, 건물만 지정하면 무용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 여백인 골목이 더 중요한 의미공간이니 말입니다.

다시 보면, 고도시 답게 석조건물로 빽빽히 들어선 톨레도의 위엄이 재개발을 어렵게 해서 고스란히 보존이 된 탓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 살기에는 좀 불편한 구석도 있습니다. 작은 경차조차 집 앞에 들어가지 못하니 말입니다. 실제로 군데군데 비어있고 새로 입주를 포기한 집도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만큼은 이대로 두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아내는, 톨레도가 너무 아름다워서 관광객보라고 꾸며 놓은듯 하다고 찬사를 보낼정도였습니다.
스페인에서 꼭 마셔볼 술이라면 저는 와인, 상그리아(Sangria), 셰리주(Xeres) 그리고 카탈루냐의 카바(Cava)를 꼽습니다. 특히 레드 와인에 레몬이나 오렌지로 풍미를 더한 상그리아는, 이렇게 오래 걸은 여행객에게 원기와 활력을 회복시키는데 딱입니다.

정갈한 옛도시이자, 관광객이 줄을 잇는 도시답게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습니다.
대항해시대 해본 분은 잘 알겠지만, 톨레도 특산은 검입니다. 예전에 명성을 날렸더랬지요.

톨레도의 중심을 잡아주는 대성당 카테드랄과 정부청사가 있는 마요르 광장에서, 여행 전부터 상상하던 멋진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냥 벤치에 앉아 아름다운 성당을 찬찬히 살펴보고, 하릴없이 햇살 받고, 광장 지나다니는 사람들 눈맞추고 웃음 주고 받고, 짧지만 시간 구애 받지 않는 인상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유럽 온 기분이 물씬 났습니다. 

나머지 시간 동안은 유대인 지구의 옛 시나고그와 엘 그레코 집을 들러봤습니다. 톨레도는 엘 그레코의 도시이기도 하지요. 그가 400년전에 그린 톨레도 전경이 지금 사진과 똑 같다는 점으로도 유명합니다.

먹는 것으로 따지면, 톨레도의 특산은 마사 빵(Mazapan)입니다.
이슬람에서 유래된 아랍풍 과자입니다. 아몬드 가루와 달걀 노른자로 만듭니다. 하도 유명해서 톨레도 어딜 가나 팝니다. 수녀님들이 직접 구운 빵을 샀는데, 솔직히 너무 달아서 제 입맛에는 강했습니다. 진한 커피와 먹으면 잘 어울릴 듯 합니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 가고, 예매한 마드리드 상행선을 타야할 시간입니다. 하지만 톨레도가 너무 정겹고 좋아서, 차마 발이 안 떨어집니다. 좀 더 자유로운 상황이라면 그냥 톨레도에서 숙박잡고 하루 머물면서 밤의 톨레도를 물리도록 즐기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도 인생은 초콜릿 박스 같은 것. 내일 또 어떤 재미난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데 여기 주저 앉아 있기만 할 수는 없지요. 다시 기운을 내어 마드리드로 떠납니다.

이제 점점 스페인에 우리 가족은 슬슬 동화되어 갑니다. 내일의 여정이 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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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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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톨레도! 보석같은 곳이죠. 메추리 요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먹었는데 너무 적은 양에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골목을 누비다가 길을 잃어서 돌아가는 버스편을 놓칠뻔 한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 아.. 저도 메추라기 요리를 먹어보려 했는데, 기회가 없었네요. (사실 원어 이름을 잘 못 외워서.. ㅋㅋ)
      그리고 골목에서 정줄 놓으면 차 놓치기 딱이겠더군요 정말. 저희도 복귀할 때는 대로로 왔습니다.
  2. 건물의 생김새가 마음에 드는데요.
    아드님의 점프 솜씨가 좋습니다.
  3. 우와 정말 멋지군요... 디지털 소책자로 만들어도 충분할 내용들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많이 컸네요. 12월에 한번 망년회 하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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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대 미술관으로 불리우는 프라도 국립 미술관(Museo Nacional del Prado)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토차(Atocha)역에 들러 내일 여행할 톨레도 기차표를 미리 사놓고 프라도로 이동했습니다. 미술관은 역에서 1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인데, 그만 지도를 잘못 봐서 엉뚱한 투르로 한참 돌았습니다. 이날의 실수로 인해, 그 뒤로는 아이폰 오프라인 지도와 GPS를 활용하게 되어, 빠르고 효율적으로 길을 찾아다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사람 걱정스럽게 만들던 비가 그치니, 해가 반짝이는 유럽의 거리는 걷기에 그저 딱 좋습니다. 장중하고 음울한 중부 유럽의 도시와 달리 마드리드는 강한 햇살과 파란 하늘, 날렵한 건물들이 상쾌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아무튼, 지도보기에 실패한 여파는 큽니다. 결과적으로 예상보다 늦게 미술관에 도착했고, 팍팍한 다리도 쉬고 마른 목도 축여야 하니 가자마자 카페에서 쉬어야 했습니다. 이래저래 한시간 반 이상을 예정과 달리 날려버리니, 오후에 예정했던 왕궁 투어는 시간상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프라도 미술관에서 충분히 즐기기로 마음을 바꿨지요. 이 또한 넉넉한 일정이 주는 기분좋은 유연성입니다.
프라도에는 대단히 많은 작품이 있지만, 거칠게 말하면 고야(Goya), 벨라스케스(Velasquez), 그리고 엘 그레코(El Greco)의 3인이 메인입니다. 특히 벨라스케스의 시녀들(Las Meninas)은 나중에 보는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작품의 근간이 되는지라 매우 흥미로운 감상이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사람 키를 넘는 대작을 실제로 보는 감상은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입니다. 어떤 그림은 살아있는듯한 생동감으로, 어떤 그림은 몰아치는 격정으로 색다른 감흥을 줍니다. 힘찬 붓질 자국을 보면 작가가 바로 근처에 있을듯한 착각마저 느껴집니다. 결코 화보집에서 느끼지 못하는 느낌이지요.

아이들도 정말 즐겁게 둘러 봤습니다. 우리나라에 오는 기획전 작품의 양과 질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지도 새삼 깨달았겠지요. 온 김에, 실컷 눈에 담고 마음에 채우라고 이야기해 줬습니다.

전반적으로, 프라도는 작품은 많은데 다소 단조로운 느낌도 있습니다. 한 이유는 프라도의 프라이드인, 약탈품 없는 순수 수집이란 점입니다. 다른 이유는 아무래도 미술사적으로 현대 미술 이전에는 유럽미술의 변방인지라 유명화가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입니다. 그 두가지 이유로 소수 작가의 다량 작품이 있습니다. 한 작가의 다양한 모습을 보는 자체로 즐겁지만, 다품종의 "교과서에서 본 그림" 찾는 분에겐 덜 흡족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길쭉하니 늘어진 엘 그레코의 화풍이나, 유명했던 여러 왕과 여왕, 공주의 초상화를 보며 스페인 역사를 더듬어 보는 시간은 매분매초가 충만하게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망치로 맞은 듯한 감동을 받은 고야의 '1808 5월 3일 프린시페 피오 언덕의 학살'은 평생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화집에 나온 사진과 달리 실제 작품은 더 많은 오브제와 레이어, 감동이 있습니다.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욕심같아선, 미술관에서 빨리 서둘러 나오면 오후에 굵직한 명소 한 곳은 들르겠지만, 다리 아파 힘들때까지 충분히 관람을 했습니다. 그러고는 늦은 점심을 먹었지요.
엄청난 크기의 레티로(Retiro) 공원을 가로질러 정문 근처에 봐둔 식당이 있었습니다. 미식으로 유명한 북부 스페인 식으로 그릴 요리를 한다는 집입니다.
보틴은 너무 상업적이어서 좀 조용한 곳으로 잡았는데, 여긴 너무 현지스럽더군요. 들어갔더니 떼로 방문한 이방인에 손님이나 종업원이 너무 놀란 모습. 저는 고기 많이 안 좋아합니다만, 체력 보충 겸 육식으로 하루의 체력소모를 좀 보했습니다.

해 저물어 가는 상황에서 적당한 방문장소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숙소에 들어가면 다들 자 버릴게 뻔하지요. 그래서 어제에 이어 다시 솔 광장(Puerta del Sol)에 갑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유럽의 밤거리인데 그냥 걷기만 해도 좋잖습니까.

게다가, 정부청사가 있어 스페인 도로의 시발점인 포인트 제로가 있습니다. 여기를 밟으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는 소환스킬이 붙어있는 토템으로 알려졌지요. 우리 가족도 막연한 소망을 담아 콕 밟아주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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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발글의 주인을 상상하는 증거룸을 주시넹욤ㅎㅎ
    제게 만약 한쿡을 벗어날 기회가 생긴다면 동네마다 다니며 커피를 맛 보고 그 맛을 기억하려고 짧은 기억력을 늘려볼려고 애쓸 것 같습니다요 하하하
    • 커피 순례.. 이것도 정말 재미난 테마겠네요.
      그런데 유럽 커피는 다소 강하고 진합니다.
      제 아내도 커피 좋아하고 진하게 마시는 타입인데, 에스프레소는 독해서 못먹겠다 하더군요. 일반 커피로도 우리나라 에스프레소 이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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