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스'에 해당하는 글 2건

의식은 무엇인가.
인간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자신이 생각한다는 점을 깨닫고, 다시 왜 그럴수 있었을까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점은 대단하다. 한편 인간이 인간다와지면서 또 다른 고통에 빠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이 언젠가 죽는(mortal) 존재라는걸 아는건 생물학적 개체에게는 저주다. 그래서, 인류는 종교나 철학을 통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사회적으로 극복해냈다. 반면, 의식을 통해 세상을 재조명하고 고민하는 능력은 생존과 번식, 나아가 자존의 확률을 높인다는 점에서 축복이다.

의식은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이다. 이나스(Rodolfo R. Llinas)의 명제다. 환경에 적절한 운동출력을 제공하는 기반이 의식의 본질이다. 다세포 생체가 출현하여 각 세포가 분화한 후, 감각세포와 운동세포를 연결하는 세포가 신경세포다. 신경세포 중 매우 특화된 상태로 진화된게 뇌다. 따라서, 신경세포 또는 뇌의 존재 이유는 감각세포의 신호를 운동세포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뇌는 일종의 프로세서(processor)다.

 

물론, 뇌의 모든 기능이 의식적이지는 않다. 뇌 활동의 5%만이 의식이다. 자세를 잡고 근육을 제어하는 나머지 95%의 계산은 소뇌가 전담한다. 보조연산장치 (co-processor)인 셈이다. 소뇌는 10Hz의 펄스에 따라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연산을 담당하고, 그 외 특별한 계산만 대뇌와 변연계에서 담당한다. 의식은 이 부분에 존재한다.

 

의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물의 이면을 보고 모델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범주화와 추상화다. 이케가야의 지적처럼[각주:1] 의식은 언어로 전형화되며, 언어로 규정되는 의식은 세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표현의 선택이다. 사물을 식별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둘째, 단기기억 또는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 필요하다. 문장의 끝머리쯤 가서 앞 부분을 잊는다면 의식은 사그라진다.

셋째, 가소성(plasticity)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장기기억이다. 경험을 학습하는 능력이다.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면 의식은 소용없는 일이다. 이러한 가소성은 뇌의 시냅스 구조가 변형되어 이뤄진다.

 

뇌는 언어를 토대로 의식을 완성한다. 에덜먼(Gerald Edelman)의 유명한 연구다. 감각세포는 하루종일 쉬지 않고 감각을 보고한다. 하지만 감각은 욕망으로 규격화된다. 배고픈지 갈증이 있는지 무서운지 갈래를 나눈다. 이는 지각의 범주화다. 범주화 된 지각은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등을 돌며 범주화 과정 자체가 범주화된다. 개념의 범주화이다. 이 부분까지는 언어의 도움 없이 이뤄지는 의식이다. 이를 하부적 개념의 1차의식이라고 한다. 1차 의식은 당연히 동물도 갖고 있으며, 매우 강한 현재주의(presentism)를 야기한다. [footnotet]이 현재주의는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매우 중요시해야 하는 도마뱀 뇌의 특성이다.[/footnote]


여기에 언어가 개입되면 차원이 달라진다. 앞서 말한 가소성 장기기억으로 우리는 과거 장면과 경험을 불러온다. 범주화된 기억을 통해 미래를 유추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거-현재-미래의 고차원적 의식은 언어를 통해서 매개되고, 가장 중요한 특질인 자아의식(self)을 완성한다.

 

언어는 단지 소통을 위한 장식물이 아니다. 언어는 의식이고, 언어에 의해 자아상이 확립된다. 그리고, 우리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이 언어가 주도한다. 말은 분절음의 총합이 아니라 의식의 발로이며, 언어의 생성 하부에는 감각의 범주화와 자아의식이 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말 재간이 아니라, 인간과 뇌에 대한 각별한 이해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감각의 입력 단계에서 의식화 과정을 지배하는 뇌의 작동에 총체적으로 구사하는 전략이다.

[잉여부활 YES!]


뇌의 작용은 3단계로 봅니다. 인식, 의식, 판단으로 차원이 높아집니다. 이 중 '둘째편 의식'입니다. 의식의 핵심은 언어가 의식을 완성한다는 점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재료이자 도구인 언어가 의식을 규정하는 틀이라는 점은 주목해야 합니다. 소통의 언어가 결정의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이지요. 의미심장하지요. 의미가 하도 심장해서 다 빠졌습니다. ^^;


아 참, 한가지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책이 서점 깔리는 시점이 늦어질듯 합니다. 25일 배본예정이었는데 28일로 연기되었습니다.
제목 선정에 시간을 들이고, 표지 시안을 거듭 작업하느라 시일이 소요되었습니다. 지식노마드 김중현 대표님 근성이 장난 아니십니다. 타협은 없고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반복하고 고민하고 다시 생각하십니다. 오래 기다리신 분들이 많은데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연관된 소식 있으면 다시 전하겠습니다. 대신, 책 표지 시안을 살짝 공개 해드립니다. 어떤가요?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표지



  1. <a href="http://inuit.co.kr/1705" target="_blank">교양으로 읽는 뇌과학</a> [본문으로]
신고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24개가 달렸습니다.
  1. 앗싸 오랜만에 1등!!
    표지를 보니 Yes가 저를 막 당기는것 같군요.
  2. 성함이 나오네요. 제가 조사(?)한 바와 같네요.하하
    • 오호.. 어떻게 조사하셨을까요?
    • 굳이 조사라 할 건 없구요.
      일전에 쉐아르님이 도메인을 가졌다는 포스트가 있었는데, 그곳에 inuit님의 댓글을 읽어보았죠.
      도대체 누가 'inuit.com'과'inuit.net'을 선점하고 있는지를 whois에서 알아보다가 'inuit.co.kr'까지 검색하면서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별도의 개인신용정보조사는 절대 아니였습니다.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네.. 거기가 hole이었는데.. ^^
  3. Yes가 저도 땡기네요 오오오
  4. 표지의 금색배경과 글자들이 잘 어우러지네요 멋집니다~.
  5. 의미가 심장해서 다 빠졌다...에 ㅋㅋ

    지금 학교 왔습니다.
    열이 아직 내리지 않은 쩡으니는 두고 새벽에 나와서 맘에 걸립니다.

    토요 이벤트를 생각하면 지금 너무 행복하실듯..^^
    그러나 2% 서운하시다면 그것은 토댁을 못 보신다는것..ㅋ

    즐거운 날 되세요.
    • 막내가 아파서 좀 신경이 많이 쓰이겠네요.
      잘 쉬도록 해주셔야겠어요. ^^

      내일 비가 안오길 빌고 있답니당.
  6. 많은 공부가 될 것 같네요~ ^-^
  7. 나오신겁니까~~~.. 사야겠군요..ㅋㅋㅋㅋ.....
  8. 표지가 강렬하네요. 두근두근~~ ^^
  9. 언어가 의식을 규정하는 틀이란 말은 근래 관심있게 보고 있는 구조주의와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네요..

    알라딘에서 검색해도 안나오더니 28일로 연기되었군요 ;)
    • 구조주의가 어떤건지 모르겠지만, 요즘 뇌과학의 개가지요.
      책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주말 지나서 확인해보세요. -_-
  10. 맨날 눈팅만 하다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꼭 사봐야겠다는 맴이 듭니다 드뎌 세상에 나오니 축하드립니다
    최근 unified communication 이란 주제로 보고서를 쓰다보니 커뮤니케이션 관련하여 새롭게 고민이 됩니다 책읽으면 도움이 될꺼라 믿습니다 댓글을 휴대폰으로 남기다보니 횡설수설합니다.
    • 네. 고맙습니다.
      unified communication이라니 challenging topic이네요. 상열님이라면 책에서 풍부한 인사이트를 끌어내실 수도 있을겁니다. ^^
  11. 깜짝 놀랐네... 학교에서 보내온 찌라시 보고 이름이 형 이름이라... 프로필을 보니 꼭 찝을 수 있는 건 없고... 긴가민가 하다 구글을 찾으니 바로 답이 나오는 군... 축하드리고 새삼 안부 여쭙니다.... 빨리 책이 와야 할텐데... ㅎㅎㅎ
secret
137억년 전, 빅뱅이 있었습니다. 혜량하기 힘든 우주가 하나의 무한질량에서 폭발하는 상황이 상상 가능한가요. 그 이전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팽창하고 있는는 우주의 프론티어 밖은 무엇이 있을까요. 온통 수소가 타고 남은 재들이 어떻게 다양한 원자가 되고, 그 원자에서 어떻게 생명이 나왔을까요. 수 많은 생명 중, 인간은 어떻게 의식이 생겨났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사고하고 실험하게 되어, 스스로의 세상이 태어난 우주적 과거를 거슬러 그 우주탄생의 순간을 상상할까요.

박문호

작년에 박문호씨의 강의록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봤습니다. 몇가지 인상으로 인해, 신비론적 과학자가 아닐까 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들쳐보니 그리 나쁘지 않은듯 해서 구매한 책입니다.

ETRI 연구원이면서 방대한 독서를 통해 타분야의 전문서적을 쓴 대단한 필자입니다. 책의 스케일이 말해줍니다. 우주의 빅뱅에서 시작해 의식이 출현하는 과정을 쫓습니다. 

진화
요즘 뇌과학 결과에 따르면 놀랍지 않은 결론이지만, 의식은 진화의 결과입니다. 생명체는 세포 단계를 지나 다세포로 진화합니다. 그리고, 특별한 세포들을 진화시키지요. 인간을 신경학적으로 요약하면 단순한 결과를 보입니다.

감각세포 -> 신경세포 -> 운동세포

결국, 진화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운동이 필요합니다. 운동을 잘하기 위해 신경세포가 필요합니다. 고등한 처리를 하는건 뇌입니다. 그리고 이 중요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몸속에 신경을 가둡니다. 신경은 외부를 수용하기 위해 감각세포가 필요하지요. 결국, 감각의 처리로 운동을 계산하는게 인간의 숙명이고 뇌의 임무입니다. 뇌는 감각 입력을 운동 출력으로 바꾸는 프로세서(processor)입니다.


의식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의식은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입니다. 이나스의 주장입니다. 운동출력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기 위해 의식이 출현하지요. 특히, 감정은 불확실한 외부상황을 해석하는 필터가 됩니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저자가 정리했듯 흥미로운 관점들이 이어집니다.
.
  • 창의성은 입력에 대한 '독특한 출력'입니다.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상상과 미래의 추론이 강력히 결합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정보의 양이 중요합니다. 학습이 임계점을 넘어야 창의성의 발현가능합니다
  • 꿈의 기능도 중요합니다. 꿈은 낮의 중요 순간을 갈무리하는 오프라인 학습과정입니다. 만일, 인간이 꿈을 꾸지 않는다면 학습과 추론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크기가 지금보다 더 커져야 동일한 사고능력을 갖는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커야냐면, 한 수레정도 되어야 한답니다.
  • 뇌의 기능 중 의식으로 표면화되는 부분은 고작 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5%는 무의식입니다. 이중 대부분은 소뇌가 담당합니다. 소뇌는 근육의 제어, 자세 제어를 위한 계산을 끊임없이 담당합니다. 말하자면 보조연산장치(co-processor)입니다.


각주
이 외에도 재미난 내용이 많습니다만, 재미없는 내용이 압도합니다. 책은 무척 지루하고 따분합니다. 우주의 기원에서 의식까지 커버하려는 열정과, 그 과정을 정확하고 상세히 적으려는 욕심이 엉겨버렸습니다. 

결과는 방만한 열정입니다. 큰 뼈대 이 외는 모조리 살이라 스토리가 흐물거립니다. 인용과 짜깁기라는 폄하도 감수해야 합니다. 이나스의 각주에 에덜만의 주해를 덧 댄 형국이니까요. 지나치게 국소적인 설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뚜렷한 독서의 목적 없이 소일과 호기심의 독자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입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썼다면 이런 비판이 합당합니다. 하지만, 독서와 공부의 결과라면 다르게 봐야 합니다. 저자의 열정과 인내에 전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이 공 들인 작품을 소장하는 자체가 의미있습니다. 
신고

'Sci_Tech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양으로 읽는 뇌과학  (15) 2009.05.30
뇌의 기막힌 발견  (14) 2009.05.16
뇌, 생각의 출현  (8) 2009.04.26
악! 소리 나는 Arc mouse  (34) 2009.03.03
마음을 움직이는 최면 커뮤니케이션  (18) 2009.02.07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32) 2009.01.27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1.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을 사 놓았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읽지 않았네요. 그 이유를 몰랐는데, inuit님이 딱 짚어 주셨습니다. 이번에 마음 잡고 책을 읽어 볼 참입니다. ^^
    • 좀 호흡을 길게 잡고 읽으셔야 할듯 합니다.
      딱딱해서 씹어 먹기 편하지는 않아요. ^^
  2. 발췌해 놓으신 부분만 읽으면서, 아, 당장 주문해야겠다, 싶었는데 말이죠... 아직 못 읽은 채 쌓인 책들부터 읽고 사야겠습니다.
  3. 오웃..연구원이 이런 책을 내다니 멋지네요. 그래도 지루한 책은 싫어요! Inuit님께서 내실 책은 재밌을 것 같은데 ^^
    • 으.. 재미는 고사하고 읽다가 집어 던지지만 않아도 감사. ㅠ.ㅜ
      남의 말 쉽게 하는게 아니란 점을 깨닫고 있어요, 요즘.
  4. 저도 뇌과학 쪽에 관심을 가지고 슬슬 독서를 시작하려고 하는 중인데 독서목록이 상당하십니다. 가끔 놀러 오겠습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