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부조화'에 해당하는 글 2건

'발담그기' 마케팅

Biz 2007.08.27 08:05
블랙잭으로 전화기를 바꾸려 단말기 가격을 알아봤더랬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온라인 매장이 현저히 싸더군요. 전화로 알아본 야탑의 오프라인 매장과 두 배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단말기 보조금과 다양한 부가서비스 보조금을 이용한 기술이었습니다. 기기변경에 대한 혜택이 없는 것은 여전했구요.

가만.. 특정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마케팅 보조금까지 지불할 정도로 가치가 큰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3개월 사용 의무를 통해 은근 슬쩍 고착화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합니다. 특히 부가서비스는 변동비가 거의 없으니 많이 쓸수록 마진이 높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3개월 후 잊어버리고 계속 쓰기를 바라는 막연한 마음이 아닌 것도 확실합니다. 근저에는 고도의 심리학적 테크닉이 있지요.

Framing
프레이밍 또는 프레임 부과하기라고 표현하는 기법이 있습니다. 프레임은 그야말로 생각의 액자, 또는 생각의 준거입니다. 프레임은 다양한 상황에서 사고의 틀을 제시하므로 기본적으로 효율성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인지적 오류를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위 그림은 제 데스크탑 화면의 일부입니다. 구글 사이드바에 포토 위젯을 장착하고, 플리커의 볼만한 사이트와 제 하드 사진들이 번갈아 돌아가게 해 놓았지요.
사용 중 가끔 재미난 관찰을 합니다. 예컨대, 저 위의 사진처럼 훌륭한 풍경이 가끔 나옵니다. 구도와 색감이 좋아서 원래 사진을 클릭하면 움칫 놀랄 때가 많습니다.

원래 사진은 풍경화 모양(landscape)인데, 포토 위젯이 초상화 모양(portrait)으로 액자를 재구성 (re-framing)한 결과여서 그렇습니다. 대개 테마가 가운데 위치하고 주변 사물과 여백이 나머지 스토리를 제공하는게 사진 구도입니다. 그래서 의미있는 주요 오브제가 잘려나가지 않는 한, 가로로 보나 세로로 보나 훌륭한 구도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사뭇 다르지요. 많은 인지과정에서 이처럼 프레임이 인지의 요체를 좌우합니다.

다시 윗 사례로 돌아가 볼까요. 일단 처음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A라는 부가서비스를 갖추고 시작하면, 프레임이 재구성 됩니다. 그냥 있으면 A라는 서비스를 내가 사용해야할 이유를 찾지만, 갖고 시작하면 3개월 후 A를 버려야하는 이유를 찾게 됩니다. 통계적으로는 의미있는 차이를 유발합니다.

장기기증 사례가 그러합니다. 어떤 나라는 장기기증 비율이 높고, 어떤 나라는 매우 낮습니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헝가리, 폴란드, 포르투갈, 스웨덴의 장기기증 비율은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독일에 비교하면 서약률이 60%가량 차이나게 높습니다.
이것이 사회적 성숙도나 박애정신의 차이일까요? 해답은 의외로 단순한데 프레임 구조의 차이입니다. 앞 나라군은 장기기증이 디폴트(default)로 되어 있고 개인의 의사에 따라 기증하지 않아도 됩니다. 뒷 나라들은 자유의지로 기증서약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제도가 의무화한 결과가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앞나라 사람들은 장기기증을 하지 않을 이유를 찾아서 행동하고, 뒷 나라 사람은 기증을 해야할 이유를 찾아서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Foot-in-the-door
효율적인 마케팅 기법이라고 일부 사람이 극찬하는 만족보장제도(satisfaction guarantee)도 마찬가지입니다. 1개월간 사용 후 만족하지 않으면 반품을 받는 제도 말입니다. 이 경우도 cherry picker들은 예외로 하면, 일반 사람들은 한달간 써 보고 굳이 반품해야할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대개 그냥 쓰지요. 반품이 귀찮다는 점도 그냥 쓰기 위한 훌륭한 핑계입니다.

이 때 작용하는 또 하나의 프레임이 있습니다. 바로 현재에 가중치를 두는 인지적 작용이지요. 일단 내 소유물은 높은 가중치를 갖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으면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합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내 물건은 더 비싸게 여기는 성향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쓰게 하고, 일단 말 붙이고 보는 전략이 마케팅에서 잘 사용되고 있으며, 효과도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험 사원이 많이 쓰는 '일단 들이대고 보는 전략(foot-in-the-door)'도 정확히 같은 맥락이지요.

인지부조화
물론, 세상 일이 그렇게 단순히 재단될 일은 아닙니다. 일단 쓰게 했다고 모든 사람이 사용한다면, 마케터가 할일도 없고 세상 편히 돌아가겠지요. 주의할 점도 많고 실행 성공도 쉽지는 않습니다.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요.

일단 인지부조화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안 좋은 상황은, 내가 A란 부가서비스를 쓰는 이유가 보조금 혜택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이 때는 거래관계가 깨끗해지므로, 3개월 후 청산이 옳습니다. 나는 A서비스를 써주는 대신, 할인을 받았고 할인에 대응하는 의무만 다하면 서비스를 계속 쓸 필요가 없습니다. 해지할 이유가 존재합니다.
반면, 내가 능동적으로 A를 선택했고 그 서비스가 내게 편하다고 느껴지면 상황이 다릅니다. 할인의 댓가나 경제성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좋은 서비스도 받고 제품도 싸게 사는 현명한 소비를 한 결과가 되므로 계속 A란 서비스를 사용하는게 옳습니다.

이 부분은 서비스의 선택권을 주는 부분, 서비스와 할인간의 연계를 제거하는 decoupling, 가격구조를 은닉하여 mental accounting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영업채널 통제, 그리고 소비자가 서비스를 능동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참여성 유인제공 등을 조합하면 어느 정도 구현이 되겠지요.

물건 하나 사는데, 생각할 점도 많고 참 요즘 세상 살기 복잡하다는 엉뚱한 결론이 나는 순간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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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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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끊어야 한다. 끊어야 할 이유를 찾는다. 귀찮다. 이유 따윈 잊는다. 쓰다보니 편하다고 생각한다. 끊을 이유는 없어졌다... 뭐 이런 매커니즘을 제 동생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_"- KTF 원팩이라는거죠. 4가지 보조요금 패키지..윽. 잘봤습니다.
    • 슬슬 스스로 합리화하기 시작하면, 고착화 되는 거죠.
      동생과 대화를 해보세요. ^^;
  2. 마케터의 차원이 아니라 서비스 제조자(상품팀의 경우)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A란 부가서비스를 쓰는 이유가 보조금 혜택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임에도 불구하고 순수히 상품의 가치만으로 사용자가 가장 안좋은 상황에서 반대의 상황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가끔은 상품 자체만으로 승부가 가능한 까닭이 이런 상황이 적용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흐으~ 상품팀의 로망이겠죠? 블랙잭 사시면 사용기와 가격을 밝혀주세요~ +_+ 좌절하시면 전 다른 제품으로.. ㅌㅌㅌ ( ㅌㅌㅌ 이건 튀어튀어튀어~ 란 줄임말인데요 wow란 게임에서 자주 쓰는건데 ㅡ,ㅡ;; 약자의 지혜란건데요~ ㅌㅌㅌ 만으로 충분히 의사전달도 되고 상황의 급박함도 되고 사실 ㅋㅋㅋ 과 비슷해서 ㅌㅌㅌ는 살려고 달아나는 장난스러움도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아~ 말 또 샜다~ ^^)
    • 상품팀의 로망 맞군요. ^^
      블랙잭 샀습니다.
      따로 사용기를 올리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번주는 몹시 바쁩니다.
      일단 간단히 적으면..

      가격은 25만원 선으로 보시면 되네요.
      옥션, 지마켓 공통인듯합니다.
  3. 베스트는 말씀처럼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인데 문제는 현재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부가서비스들이 소비자의 능동적인 선택을 받을만큼 잘 기획되어 있지 않거나 또는 타깃 소비자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죠. 소비자들이 핸드폰요금에 민감한 부분도 있고 다수가 핸드폰을 "전화기"로만 인지하는 문제도 있구요. 또 이통사의 텔레마케팅을 통해 소비자가 피해를 받은 경우도 많아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어쨋거나 이용할만한 이유를 만들고 그 이유를 고객들이 스스로 찾게끔 도와주는 것이 마케터의 일이니.. 물론 기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도록 하는 것도 그렇고.. 뭐 일이 아닌 일이 없네요.. 사실 소비자에게 향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것이 필요한데 거대기업은 정말 통제가 힘든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삼천포입니다...ㅋㅋ)

    그나저나 부가서비스나 요금제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싸게 핸드폰을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구매후 매장을 떠나는길에 100번에 전화를 걸어서 즉시 해지나 변경하셔도 된답니다 ^^ (대리점에겐 좀 미안한 일이지만요..)
    • 말씀처럼, 잘 기획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도 충분하지 않은 느낌을 저도 받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집에 가면서 서비스 해지해도 된다는 내용은 처음 듣습니다. 몰랐네요. ^^;
  4. 좋은 글이네요~
    사람들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 사람들을 어떻게 이끌지가 전부일지도 모르죠. ^^
      와니님 반갑습니다. 오랫만입니다.
  5. inuit님의 데스크탑 화면이 같은 팀 선임님 노트북화면이랑 매우(싱크로율 90%)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결국 블랙잭은 사셨나욤 ㅇ-ㅇ?
  6. 옥숑에서 블랙잭관련 사기사건 있었습니다. 고발!!!
    • 음 어떤내용일까요.
      완납폰이라고 하고 할부인 그건가요?
      이미 샀는데, 불안해지는군요. ^^;
  7. 저도 블랙잭이 끌리더군요^^;; 그런데 계속 쓰던 016을 포기하고 010으로 전환해야 하는지라... 고민중;;
    돈도 꽤 들어간다는거도 무시못하고 말이죠;; 기기값 25만, 부가서비스 3개월 및 기타잡비 월3만원이상씩...
    할부로 한다면야 낼수 있지만;; 뭐, 지금 쓰고있는 구형폰도 거의 안쓰는 처지라 -_-;
    • 010은 어차피 가야할길 아닌가요. ^^
      기타 잡비는 좀 고려할 만 하겠지만요.
      25만원이라면 재료비도 안나오는 가격인건 맞습니다. ^^;
    • 저도 고민입니다. 010으로 바꾸긴 해야하는데. 019의 희소성과 짧은 번호길이 때문에!! 010으로 늦게 바꿀수록 번호는 요상해지겠죠. ㄱ-
    • 019를 버린다는 것은, 회사에 대놓고 반발하는거 아닙니까. ^^;
  8. 잘 읽었습니다. 다만 초지일관, 3개월 약정 부가서비스는 스케쥴에 알람까지 맞춰가며 반드시 끊어버리는 사람이 있으니.....ㅎㅎ

    사실....통신사 부가 서비스중 특히 맘에 드는게 없더군요. 원래 30대 이상의 고객은 통화 많이 해주면 이통사 돈벌게 해주는 거고, 부가서비스들은 사실 20대 이하 푼돈을 긁어모으려는 내수전문 SK/KTF 의 수익창출방법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 DoCoMo도 그렇지만, 부가서비스 중에 푼돈 뜯는게 많지요.
      하지만, 소비자가 value를 느끼면 그걸로 족하겠어요.
  9. 역시 inuit님은 얼리 기질이 다분하십니다. 저도 블랙잭이 끌렸는데 포기했었습니다. 직접 만져본 결과 크기도 부담스럽고 (지금 사용하는 울트라에 비해)반응 속도가 너무 느려서요. 여기에 KTF에서 올해 안으로 아이폰을 가지고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년 중반까지 절대 아이폰이 올 수 없다는 소식과 블랙잭 오버클럭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겨 고민 중입니다.

    구글 데탑을 쓰시다니 저랑 여러모로 비슷하십니다. 지금은 집에서만 사용해서 정지시켜두었지만 구글 데탑은 참 유용한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구글 캘린더를 사용해서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습니다.

    Frame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가슴에 와 닿는군요. 생각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전체 규모를 변화시킨다. 좋은 비유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의 길은 참으로 오묘하군요.
    • 아이폰은 매일 전망이 조금씩 달라지는 듯해요.
      저도 노리고 있는중입니다. ^^

      나중에 글을 또 쓰겠지만, 프레이밍은 협상에도 매우 유용한 스킬입니다.
      관심가지세요. 최인철 교수 수업을 들어보든지. ^^
  10. 저도 심하게 블랙잭이 당기더군요. 그런데 막상 번호바뀌고 저장된 전화번호 옮기고 할 생각을 하니 엄두가 안 나서 3G가 아닌 Treo같은 스마트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Clie와 핸드폰으로 버티면서요.....
    그런데 블랙잭, 만족 하시나요?
    • 010 변화는 언젠가 겪을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한살이라도 젊을 때 하자고 생각하고 04년에 바꿨습니다. ^^

      블랙잭은 스마트 폰이니 PDA로 되어있는 DB가 고스란히 넘어와서 연락처 관련한 불편은 없습니다.
      만족도는.. 현재까지 매우 높습니다.
      다만 갖고 놀 시간이 없어서 아직 많이 못써봤다는 점. ^^;
  11. 잘 읽었습니다.
    이거 잘하면 연예에도 활용할수 있겠는데요...
    그녀 눈에 프레임을 씌워야할텐네... ^^
    • 정말.. 연애에서도 핵심기법일테지요.
      눈에 프레임 씌우기 성공하면 사례를 알려주세요. ^^
  12. 저도 이번에 공짜폰 -_-; 으로 갈아타면서 SK로 갈아타게 됬는데요
    이만저만 불만이 아닙니다.
    스팸매일이 1주일에 20개씩은 오는군요
    이전 LG를 사용할때는 없던 현상입니다. 에휴..
    저도 위의 글처럼 해지해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하는데
    당연히 할인받으려고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거니
    스캐줄러 맞춰놓고 해지 대기중입니다.

    June 서비스의 광고멘트가 "상상한것 그 이상을 보게 될꺼다" 인데
    아무리 계산해봐도 "상상한것 그 이상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가 현실인
    듯 합니다. 너무 비싸 나쁜놈들 -_-;

    mp3 폰으로 이용하려고 해도 DCF 변환에 멜론 광고를 골백번씩 봐야
    하니 불만이 매우 폭팔하고 있습니다.

    뭐 동영상 간단하게 재인코딩만 하면 들어간다는 사실 하나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후후후...
    • S사에서 마케팅을 제대로 못했군요. 일정 등록하고 해지만 기다리신다니..
      동영상을 통째로 줄여 넣는다면, 성능이 꽤 좋은 폰인가봅니다.

      추신) 그래도 Jjun님은 June을 써야하지 않을까요. ^^;
secret
세스 고딘은 분명 재주있는 이야기꾼입니다.
평이한 내용을 무언가 있는듯 포장하여 전달하는 기술이 탁월하지요. 저는 유사하게 재능있는 이야기꾼인
글래드웰이나 파운드스톤에 비하면 고딘은 내공 약한 떠벌이라 간주합니다. 말은 현란한데 핵심이 또렷하지 못해서 논리를 숭상하는 전략가 입에는 잘 맞지 않지요.

'보랏빛 소가 온다' 이후에 고딘의 책은 다시 볼 일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성공하는 기업에는 스토리가 있다'라는 포스팅의 ysddong님 댓글 소개를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인 스토리텔링을, 스토리텔러 세스 고딘이 다뤘다니 냉큼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Seth Godin

(원제) All marketers are liars


함께 배송된 책 중 가장 눈을 끄는 날개와 판형. 읽고 싶어 안달나게 만드는 빨간 양장.. 서둘러 급한 책을 먼저 읽고, 설렘으로 읽었습니다.
음.. 역시 이번에도 실망입니다. -_-;


제가 바랬던 부분은, 마케팅에서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풍부한 통찰이었습니다. 고딘은 13,500원짜리 책에는 그리 녹녹히 그 비법을 알려주진 않네요. 사실 '스토리텔링'을 포장해서 책만 팔았던 것입니다.

거짓말 (Lie)
먼저 책에 내내 나오는 거짓말이라는 용어는, 정확히 말해 '꾸며낸 말'을 의미합니다. 부가적으로 긍정적 바램 등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가고 뻔한 오류의 윤색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결국 스토리(story)와 등가의 개념이지요.

스토리 (Story)
고 딘의 스토리는 일반적으로 스토리텔링에서 다루는 스토리와 다릅니다. 내러티브가 전혀 없고 context로서의 스토리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구매정당성, 상품 이미지, 느낌과 인상 등을 포괄하는 모든 non-verbal message를 포괄합니다. 다시 말해 전통적 마케팅에서 이야기하는 브랜드와도 별 차이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굳이 가르면 보랏빛 소의 리마커블한 주목성을 내포하긴 합니다. 어쨌든 아는 내용 또 읽으려 헛짓한 셈이 되었습니다.

텔링 (Telling)
컨텐츠인 '스토리'는 내용없이 포괄적입니다. 그렇다면 행위에 해당하는 '텔링'은 어떤가요. 이 또한 마케팅 최신이론에 비춰 큰 차별점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신 마케팅 이론을 자임하는 5단계 스토리텔링의 구성 정도는 눈여겨 볼 부분이 있습니다.

1. Worldview: 소비자의 세계관(worldview)을 인정하고, frame으로 연결고리를 만들 것. 세계관 자체를 바꾸는건 매우 어려움.
2. Notice: 소비자는 새롭거나 낯선 것에 주목함. 그리고 인지적 모델을 세워 유추를 시도.
3. Impression: 첫 인상이 중요하며, 일관성 있어야 함. 인간적 측면의 상호작용이 핵심.
4. Story: 세계관이 맞는 세그먼트에, 세계관에 부합하는 스토리를 전달해야 파괴력 있음.
5. Trust: 생명력 있는 스토리는 진정성(authenticity)을 확보해야 함.

고딘이 제시하는 핵심 아이디어는 딱 하나입니다. 위의 2번 인지(notice)인데,  소비자가 스토리를 해석하게 되고, 이러한 참여로 인지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로 스토리를 수용한다는 점이지요. 이 부분 말고는 스토리도 스토리텔링도 buzz word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신제품 개발에 신경 곤두서있는 저로서는, 차라리 실패한 마케팅의 체크리스트가 가장 와 닿았습니다.

소비자에게 알려졌는가?
알려졌으되, 시도되지 않았는가?
시도했으나, 사용하지 않았는가?
사용하되, 남에게 이야기하고 다니지 않는가?

이 네가지 조건을 통과만 하면, 성공제품.. *sigh*
어쨌든 다시한번 '세스 고딘은 새빨간 거짓말쟁이'란 사실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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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책 살까말까 상당히 고민했었는데, 인터넷 주문말고 직접 가서 보고 판단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2. 워~ 제목에 완전 공감~~~이예요!!
  3. 보라빛소가 온다가 한참 잘 읽혀질때 엄청 실망하고 세스고딘은 말만 잘하는 사기꾼같아~ 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들 세스고딘에 대해 호의적이어서 감히 ㅡ.ㅡ^ 말을 못했더랬습니다. ( 잘못 말하면 정신적으로 맞는 일이~)
    하지만! +_+ 역시나 제 생각은 옳았습니다. 냐하하하하~~ 꼬짓말쟁이 고딘!! 흥!!!!! ( ㅡ,ㅡ;; 그때 말 못한 한을 지금 푸는 듯. ^^ ) 아! 꼬짓말쟁이는 아니었던가요? 말은 바른말이긴 한데.. 뭐랄까.. ㅡ.ㅡ 읽고 나서 당햇다는 느낌이... 영~
  4. 마침 저도 미뤄둔 책감상을 쓸까 하려던 참인데 먼저 써주셨네요..
    역시나 책은 읽고나서 바로 후기를 써야 되는 것 같습니다.
    미뤘다가 쓰려니 귀차니즘이 온몸을 뒤덮고 있어요 ^^;;

    세스고딘은 한가지 주제를 깊이 파고들어서 완결짓는 스타일은 아닌듯 하구요
    해당 주제에서 연관되는 여러가지 사례와 생각들을 먹기좋게 양념해놓는 스타일이라
    그의 책은 읽는다기보다 그것을 소재로 여러가지를 생각해본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는것이 좋을것 같아요.

    어쨋던 저는 이번 책을 보면서 "진정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어서
    진실과 관련된 세일즈책을 하나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
    inuit님처럼 바로바로 후기를 쓰는 습관이 들어야 할텐데말입니다..ㅠ
    • 귀차니즘도 그러하거니와, 오래 묵히면 기억도 가물가물하지 않나요. ^^
      세스 고딘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폄하하지는 않습니다. 몇가지 개념만 배우면 충분하겠지요.

      진정성 혹은 진실에 관한 책은 어떤건지 궁금합니다. 리뷰 기다리겠습니다. ^_^
  5. 어쨌든 다시한번 '세스 고딘은 새빨간 거짓말쟁이'란 사실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 <- 세스 고딘은 진정한 마케터인 셈이네요? ^^

    안녕하세요. 매번 RSS로 글만 받아 읽다가 처음으로 댓글을 적어봅니다.
    저도 말콤 글래드웰의 글이 뭔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누잇님처럼 내공이 없어서 그런지 둘의 차이점은 잘 구별해내지 못했는데...^^ 다만, 둘 다 참 말 잘하는구나;;;

    어쨋든! 덕분에 좋은 책들 소개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좋은 하루 되세요!
    • 말씀처럼 진정한 마케터겠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시 정진하는 블로깅 재미나게 하시기 바랍니다. ^^
  6. 저도 마지막 체크리스트가 와닿네요.
    그런데.. 진짜 저 4가지만 통과하면 성공제품이 되는 거겠죠? ^^;;
    제 블로그에 4가지 체크리스트만 스크랩하겠습니다.
    • 의미있는 체크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성공은 각 단계의 곱이니까 하나의 path에서 zero가 나오면 꽝이잖습니까. 단계별로 필요한 마케팅 스킴이 들어가면 성공하겠지요.
  7. 뒤늦게 읽고 짧게 포스팅했습니다^^. inuit님의 서평포스팅을 바탕으로 불황기 올한해 열독할 예정입니다^^.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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