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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책이 있습니다. 저자 소개에는 드러커와 동문수학한 점을 자랑스러워 합니다. 첫 챕터는 줄루족과 영국군과의 교전에 대해 장황히 서술합니다. 그린씨의 '전쟁의 기술' 에도 나오지만, 줄루족의 섬멸전은 공포스러운 전술이지요. 하지만, 책은 단 하나의 사례인 줄루족과 영국군의 전술에서 어떤 전략적 시사점을 얻겠다고 기염을 토합니다. 게다가 제목은 또 뭔가요. 전략이 마케팅을 말한다니, 전략책인지, 마케팅 책인지, 마케팅 전략책인지 제목만으로는 아리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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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바스꼰체요

(원제) Strategy moves 14 complete attack and defence strategies for competitive advantage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다소 어설픈 서장만 참아내면 말입니다. 본격적인 기업의 공격과 방어전략을 설명하는 본장부터는 매우 또렷합니다.


완전한 프레임웍(framework)을 이루도록 구조적이고, 가늠이 쉽게 현실적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매우 깔끔합니다.
프레임웍은 관점의 틀일뿐 솔루션이 아닙니다. 그래서 전후사정 모르고 프레임웍에만 목매다는 후배 전략가들을 보면 프레임웍을 잊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깔끔한 프레임웍은 잘 쓰면 통찰을 얻기 때문에 유용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잘 짜여진 틀을 제공합니다. 김위찬 교수의 블루 오션은 이 책에서 말하는 공격 6전략 중 게릴라 전략을 설명하는데 한 권을 할애한 꼴이지요.


책에서 설명하는 14전략은 공격과 방어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공격
1. Guerrilla
2. Bypass (우회공격)
3. Flanking (측면공격)
4. Frontal (정면공격)
5. Undifferentiated Circle (비차별화 포위)
6. Differentiated Circle (차별화 포위)

방어
1. Signaling
2. Entry Barriers
3. Global Service (total service)
4. Pre-emptive Strikes
5. Blocking
6. Counter Attack
7. Holding Ground
8. Withdrawal

공격편은 게릴라전부터 자원의 소모가 커지는 순서로 나열 되어 있고, 방어 역시 예방적 행위에서 반격을 넘어 철수까지 포괄합니다. 전투상황으로 비유하였지만 유치하지 않고 명료하게 개념화를 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점은 이겁니다.
전략의 핵심은 희생이고, 가장 중요한 단어는 "No!"이다.
전략의 요체는 나의 강점으로 적의 약점을 겨누는 능력이고, 이를 위해서는 냉철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상황분석에 따른 답이 나오면 기민하게 행동해야합니다. 설사 그 답이 전략적 철수일지라도 말입니다.

한편, 전략가는 훗날 돌이켜봐도 부끄럽지 않은 판단을 내리기 위해 자주 읽고 많이 생각하고 깊이 고민하여 최선의 답을 내야합니다. 초식이나 겉멋에 휘둘려서는 안되겠지요. 미묘한 결론의 향배 차이로 여러사람의 운명이 바뀌게 되니 말입니다. 치열한 논의를 위해서라면 책의 조언처럼 무조건 반대자(devil's advocate)를 선임하고 시작하는 편도 고려할만 합니다. 뭐 대부분 직장에서는 굳이 선임하지 않아도 알아서 악역을 맡아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말입니다.


정리하면, 이 책은 도전과 응전의 경쟁 전략을 시기와 상황별로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이론이 오래전부터 정립되어 온 바, 논리의 근간이 되는 기업사례가 전통 산업입니다. 디지털 산업의 경쟁논리와는 정합성이 떨어지는 단점은 있지요. 하지만 별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방향을 알았으면, 길이야 찾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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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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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시 깔끔한 리뷰 잘 보았습니다. Strategy라는 용어가 전쟁을 위한 전술에서 나왔듯이 비지니스 전선에서 쓰이는 전략은 전투에서 많이 나오는군요. 요즘 회사에서 너무 많은 일을 하느라 간간히 세리 보고서 보는 것도 힘듭니다. 좋은 책을 틈틈히 읽고 싶은 욕망이 크네요. ^^
    • 회사에 들어와서 가장 좋았던 점이 바로, 책을 마음껏 읽을 시간이 난다는 점이었지요. 주말에는 쉬니까요. ^^

      그나저나, coup doeil님, 오늘 무플방지라는 큰 공까지 세웠습니다. 감사! ^_^
  2. 또 두권을 지르게 되었어요. ^^
    inuit님께서는 제 한달 평균 도서구매금액을 50% 증가시키고 계십니다. ^_^
  3. 헤에.역시... 왠지 전략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수업시간에들은 trade-off만 죽어라 생각나요. 포터싫어~~~ 이러면서 방황했었던 암울했던 청춘이...

    선택하지 말야아할것을 선택하는. 그러고보면 전략컨설턴트들은 정말 멋진 사람들 같애요. 여러가지 경우의 수와 싸우는 전사들이랄까... ㅡ ㅠ ㅡ 츄르릅 (아...가운데 침이에요;;-_-)
    • 컨설턴트를 보면 군침이 도시는군요. ^^;
      경우의 수를 핸들하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재미있습니다. 통찰과 직관, 경험이 다 동원되니까요.
secret

VC와 전략가의 차이

Biz 2006.11.07 21:48
1. VC(Venture Capitalist)와 전략가(Strategist) 모두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대한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2. VC는 고독한 결정의 순간에 막막해지면 대다수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판단의 한 축으로 잡는다. 모두가 믿는 미래는 exit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3. 전략가는 마찬가지 순간에 대다수가 과도하게 믿으면 급속히 후퇴한다. 모두가 믿는 시장은 현실로 오든 안오든 먹을 떡이 없기 때문이다.

낮에 VC와 대화하다 떠오른 생각.
겉으로 보기에 VC가 공격적인 이유는 time-window가 다르기 때문, 특히 2nd round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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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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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몇번째 round 까지 있는건가요?
    울나라 VC 가 없는 이유가 다들 1st 를 주로 보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보군요;;
  2. 어려운 용어들...@.@..
    orz...
  3. 오랜만에 오빠 블로그에 들어와서 여러가지 생각하고, 또 반성하고 간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대한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상황인데
    고독한 결정의 순간에 나는 과연 어떤 축을 선택하고 있는지 @.@ 난감.
    • 오.. 잘 지냈니, 우리 막내야.
      물란이 고독한 결정의 순간에 준거가 되는게 반항의 축이란거 다 알려진 사실 아니던가. -_-;;;;;
      이젠 moderated temper의 세계로 함께 가보자꾸나.
  4. VC가 우리나라에서 잘 발달되지 않은것은 국민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냥.. 참을성이 없어서 얼렁얼렁IPO하고 Window기간지난다음에 팔아야하는데..--이거못하죠, 타이밍을 비딩하면서 펀머덴탈만 믿고 참는거..
    • 꼭 국민성이라고 말하긴 어렵구요.
      창업 초기에 투자 받는게 너무 어려운 탓에 투자공급 부족으로 bargaining power가 높아지는게 첫째 이유입니다. 둘째는, early stage에 자신있게 들어갈만큼 안목있고 쎈 선수가 매우 부족하니 다시 공급 부족의 악순환이 되지요.
      결국 배수를 낮추고 확률을 높이는 관행이 정착되게 되었다는 전설이.. (천기누설인가. -_-)
    • 흑흑, 역시 모든것을 국민성으로 탓하는 것은 못된 버른인가요?(훌쩍). VC가 우리나라의 질척한 풍토에서 버딩하느라 고생이 많군요. inuit님께서 버딩하는 어린새싹를 키우시는 선봉장???#$^%^&*$%* 이신건가요?
    • 그렇지는 않은데, 몇년내에 그런일을 할지도 모르겠어요. CVC 형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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