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에 해당하는 글 2건

A. 스스로를 믿고 뚜렷한 목표를 세운 뒤 열심히 노력한다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B. 내가 기회를 위해 준비하고 그 기회를 보고 행동하면 나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스스로를 돌아봅시다. 당신은 어느 쪽에 가깝습니까?

William Duggan

(원제) Strategic Intuition: The creative spark in human achievement

전략이 보는 미래상에 대해 글을 쓴 적 있습니다. 결정론적 세계관이 갖는 선형성 대비 실행론적 세계관이 갖는 비선형성에 대해 정리를 했지요. 어떤 전략적 관점이더라도 지향점이 필요합니다. 목표 없이 실행론만 따로 떼어 강조하는건 마치 군사를 훌륭하게 훈련만 시키면 전쟁에서 항상 이긴다는 주장과 유사합니다. 어디를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입니다. 작전 없이 대군이 몰살당한 사례는 참 많은데 말이지요.

반면, 전술목표에 집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전장에서 융통성과 적응력이 필요한건 당연합니다. 더건 씨는 기존의 전략적 목표 입안 방법을 조미니(Antoine-Henri Jomini)의 방법이라 규정합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듯 목표를 고수하고 그 목표에 이르는 방법만 천착한다고 상정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평범할 뿐이고, 쿤의 패러다임 시프트에 해당하는 위대한 전략을 입안하는 방법론으로는 조미니가 맞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대신, 더건 씨는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의 방법을 제안합니다.

클라우제비츠 방법의 핵심은 혜안(Coup d'oeil)입니다. 단번에 돌파를 이루는 위대한 통찰을 말합니다. 다소 막막한 감이 있지요. 그래서 그 부분을 상세하게 한 권 분량으로 패키징한게 이 책이지요. 네가지 요소입니다.
  • Examples of history: 위대한 전략은 바퀴를 새로 발명하는게 아니다. 있는 사실들을 최대한 조합한다.
  • Presence of mind: 냉철한 사고력이 필요하다. 특히, 존재하는 외부 상황을 인정하고 그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다른 말로 Karma에 대항하는 Dharma 또는 도(道)이다.
  • Flash of insight: 책의 핵심 소재인 섬광 같은 통찰력이 불연속적 도약을 이룬다. 전문가적 직관보다 깊이 있고, 통상의 분석보다 빠르다.
  • Resolution: 머리속에 섬광이 떠올랐으면 타당성을 본 후, 지체 없이 실행에 옮기는 결단이다.
책의 주장은 고정적 목표에 집착하지 말고 근원이 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보라는겁니다. 따라서 전략의 지향점에 있어 최종점이 아닌 결정적 지점을 찾는데 노력을 경주하라고 역설합니다. 즉, 위대한 목표는 결코 계획의 결과가 될 수 없으며, 통찰의 결과라는 뜻이지요.

이런 관점으로 처음 문제로 돌아가보면, 더건 씨의 입장은 확고한 B의 지지자입니다. 미리 목표니 뭐니 이야기하지 말고 기회를 끊임없이 보다가 결정적 순간을 노리라는 겁니다.

사실, 복잡한 내용 쫓아다니면서 고갱이를 추리고 나면 허탈합니다. 고정된 목표를 부정하고 평소에 무념으로 도만 닦으라는건 다소 공허한 감이 있지요. 그걸 합리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사례를 들지만, 알고보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의 창업에 준하는 드문 사례입니다. 물론, 그만한 성공을 목표로 하는 담대함이 필요하지만, 대량으로 복제 가능하지 않은 방법론이 갖는 희소성이란, 로또의 갑갑함을 연상하게 하지요. 어찌보면 Good to Great의 엄격한 소수를 연상케 한달까요.

하지만, 기존 전략의  이면을 들여다보기에 알맞는 각도와 관점을 가진게 책의 미덕입니다. 전략에 관심있는 분은 한번 읽어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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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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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목표가 있기 때문에 A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부두인형입니다. 그치만 A.B의 길을 걷고 싶어요. 통찰력을 깨치기에는 제가 너무 무디고, 저 자신을 믿기에는 스스로가 미덥지 않기 떄문이죠.

    이 글을 보니까 전에 본 뉴스기사가 생각나는데요.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지켜 통로를 지나가는 것보다 몇몇이 무질서를 만드는 쪽의 소통이 더 원활하다는 논문이 발표됐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한 쪽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일인 것 같아요. ^ ^;
    • 네. 저는 A가 지배적입니다. B에도 가능성을 열어두지만요.

      아래 말씀하신 사례는 참 재미나 보입니다..
  2. 저의 경우에는 올 해 읽은 책 중 가장 훌륭한 책 중 한 권이 바로 이 제 7의 감각이었습니다.

    저같은 경우엔 '창조적 기획'에 대해서 계속 파고 있는 편인데, 기획의 창조성이란 측면에서 본다면, 이 책이 현재까지 한글로 나온 책 중 가장 훌륭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전략적 측면에서만 접근하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창조성'에 대해서는 가치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 읽는 내내 '심봤다'를 외칠 정도로 좋은 책이었습니다. ;-)

    저는 읽는 내내 동지를 만난 것 같아 매우 기뻐하느라 미처 눈치채지 못했었는데, 말씀하신대로의 (전략적 측면에서는 너무 단언하는 것 같은) 단점들도 있는 것 같네요.

    저 책을 읽던 도중에 쓴 글, 부족하지만 링크 걸어봅니다.
    http://blog.naver.com/bird4you/120059714505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올해 읽은 책 중 저런 느낌을 주는 책은 두 권 더 있었는데, 하나는 탤런트 코드였고 (이 책은 몇 년 전부터 찾던 '천재성의 비밀'에 대한 책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자크 아탈리의 미래의 물결이었습니다. 자크 아탈리가 왜 천재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것 같네요.
    • 네. 저도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하지만 전략에서의 유용성은 좀 생각해볼 문제 같더군요.
      중간 내용은 요즘 자주 언급되는 뇌과학, 창의성과도 교차하는 부분이 많고 재미도 있습니다. ^^
  3. 충동구매를 했던 책이..저런내용이었다니..ㅠ.ㅠ

    yes부터 읽고 읽어야겠습니다^^..ㅋㅋㅋㅋㅋ..

    버스타고 다니면서 열심히 읽는다는~!!^^..
    • 하하하 저 책을 충동구매하셨군요.
      전 자주 그렇게 삽니다. ^^;;;

      예스! 사셨으면, 이벤트에 응모해주세요.
      주변에 한권 드리면 좋잖아요. ^^
  4. 알라딘에 찾아가서 목차와 추천사를 훑어봤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재밌고 흥미롭되 좀 공허할 것 같습니다. 돈오가 쉽게 오지 않음을 책에서도 인정하는 듯 해서 더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 직접 읽어보면 좋을 것 같군요.

    알렉산더가 일리아스를 늘 끼고 다니고, 마키아벨리가 로마사에서 공화국의 전망을 구하고, 맑스가 역사에서 계급투쟁의 역동성을 찾으려 했던데엔 역사가 주는 매력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점에서 역사에서 전략과 통찰을 구하는 현대 경영학자들은 이들의 후계자를 자임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아마 직접 읽어보시는게 가장 빠를겁니다.
      읽는 사람 상황따라 느낌이 많이 틀리니까요. ^^
  5. 전 C 선상에 있다고 봐야겠군요.^^

    C의 경우를 가정하면
    스스로를 믿고 뚜렷한 목표를 세운 뒤 열심히 노력한다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은 아니나 뜻하지 않는 목표를 이룬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목표에서 기회가 생기고 그 기회를 보고 행동하면 나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한다.

    A와B를 적당히 비튼 것 같지만 제가 겪은 삶은 이랬고 제가 보는 역사도 이랬습니다^^
    가까운 예로 민주화란 목표를 위해 이뤄낸 직선제 개헌 후 뜻하지 않은 결과가 생겼습니다.
    A의 경우는 좌절 속에 투표자격을 논하고 B의 경우는 인내로 때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C인 저는 뜻하지 않은 목표가 이뤄진 것을 보고 투표는 우리가 믿는 민주주의가 허구라는 증상을 나타내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민주주의를 고민했죠.

    뜻하지 않은 목표에서 민주주의의 실체를 보게 된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님의 글을 보고 문득 생각난 점을 적어봤습니다.
    • 네..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함의를 읽게 되겠지요.
      고민하는 깊이에 따른 일이겠습니다만. ^^
  6. 전략적 직관력
    참 모순되면서도
    좋은 말인것 같습니다.
    읽어봐야 겠네요.
    • 네. 모순같지만 그렇지 않지요.
      흥미 느끼면 제 블로그에서 전략에 관한 글들 (시나리오 플래닝 정도로 검색해서) 보시면 감을 좀 가질 수 있으실겁니다.
  7. B는 제 아부지의 평소 지론이군요. ㄲㄲ

    A는 스스로를 믿고 뚜렷한 목표를 세운 뒤 열심히 노력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도로 바꾸면 A도...
secret

전쟁의 기술

Biz/Review 2007.04.08 19:01
제 블로그에 오래 방문하신 분은 알겠지만, 회사에서의 제 역할은 전략 담당 (CSO, Chief Strategy Officer)입니다.
전략.. 쉽게 말은 많이 하지만 그 정의는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 다릅니다. 또, 전략과 전술의 차이를 종종 이야기 합니다. 전략은 대국적이고 전술은 국소적이라는 식으로요. 하지만 저 같이 전략하는 사람들의 금언은 이렇습니다.
장교의 전략은 장군의 전술일 뿐이다.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전략은 상층부 소수 staff의 임무가 아니라 각 계층의 모든 위치에서 고민할 과제란 뜻까지 내포했으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Robert Greene

(원제) The 33 strategies of war


전에 소개드린 'The Game'에서 PUA (Pickup Artist)들이 원전으로 탐독하던 '유혹의 기술'이란 책이 있습니다. 바로 그 책을 쓴 로버트 그린씨가 전쟁의 33가지 책략들을 정리한 책이 '전쟁의 기술'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린씨는 동서고금의 방대한 전쟁 기록을 새로 엮어 재미있는 전쟁사를 소개하고 배울만한 시사점을 뽑아냅니다. 다른 저작은 아직 접하지 않았으나, 명성대로 통찰력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크게 자기준비, 조직, 방어, 공격, 모략의 기술이라는 다섯 범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trategies of the Self
1: Declare war on your enemies: Polarity
    [지구] 적을 식별하지 못하면 효과적으로 싸우기 힘들다.
2: Do not fight the last war: Guerilla-war-of-the-mind
    [물] 과거의 방식으로 싸운다면 패배를 자초할 뿐이다. 기동성과 유연함을 유지하라.
3: Amidst the turmoil of events, do not lose your presence of mind: Counterbalance
    [바람] 평정심을 유지하는 리더의 정신력을 유지하라.
4: Create a sense of urgency and desperation: Death-ground
    [불] 배수진으로 역량을 극대화.

Strategies of the Team
5: Avoid the snares of groupthink: Command-and-control
    [고삐] 명확하고 통솔가능한 지휘계통을 수립.
6: Segment your forces: Controlled-chaos
    [거미줄] 하부조직을 잘게 나누고 재량권을 부여.
7: Transform your war into a crusade: Morale
    [潮水] 조직 전체를 생각하도록 대의명분을 심어라.

Defensive Warfare
8: Pick your battles carefully: Perfect-economy
    [수영선수] 전쟁의 숨은 비용을 고려하라. 싸울 적과 시기와 전투의 형태를 최적으로 선택하라.
9: Turn the tables: Counterattack
    [투우] 적이 선수를 취하게 하고 한발 물러섬의 융통성을 활용하라. 그리고 반격하라.
10: Create a threatening presence: Deterrence
    [호저] 예기치 못한 광기를 드러내어 당신을 건드려 봤자 좋지 않음을 알려라. 사전경고로 전쟁억지력을 발휘하라.
11: Trade space for time: Nonengagement
    [사막] 작전상 후퇴로 시간을 벌어라.

Offensive Warfare
12: Lose battles, but win the war: Grand strategy
    [頂上] 현재 전투의 이후를 보고 대전략의 측면에서 전체 국면을 계산하고 달성하라.
13: Know your enemy: Intelligence
    [그림자] 적장의 심리를 파악하라. 사람을 읽어라.
14: Overwhelm resistance with speed and suddenness: Blitzkrieg
    [폭풍] 속도가 힘이다. 적이 판단하고 준비할 시간을 갖지 못하도록 기습하라. 당황하고 실수를 연발할 것이다.
15: Control the dynamic: Forcing
    [권투선수] 상대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보다는 관계 자체를 통제하라.
16: Hit them where it hurts: Center-of-gravity
    [벽] 상대방 힘의 원천을 찾아 무력화하라. 한사코 보호하려는 무게중심이 공략의 포인트이다.
17: Defeat them in detail: Divide and conquer
    [매듭] 상대의 전체를 보고 겁내지 말고, 구성요소에 주목하여 분열시킨 후 각개격파하라.
18: Expose and attack your opponent's soft flank: Turning
    [바다가재] 우회하여 측면을 공략하라.
19: Envelop the enemy: Annihilation
    [올가미] 사면에서 압박하여 저항심리를 해제하라. 그리고 섬멸하라.
20: Maneuver them into weakness: Ripening for the sickle
    [낫] 책략을 사용하여 적의 입지를 약화하라. 어떤 선택도 고르기 힘든 딜레마를 만들라. 그리고 일거에 공격하라.
21: Negotiate while advancing: Diplomatic war
    [곤봉] 협상 중에도 진격하라. 신뢰도 거래가능한 협상 아이템이다.
22: Know how to end things: Exit strategy
    [태양] 종료 시점을 알고 인상깊게 마무리하라. 항상 빠져 나올 가능성을 남겨라.

Unconventional Warfare
23: Weave a seamless blend of fact and fiction: Misperception
    [안개] 상대가 보고자 하는 정보를 던져줘라. 당신의 실체를 알게 하지 마라.
24: Take the line of least expectation: Ordinary-Extraordinary
    [쟁기] 상대의 기대를 뒤엎어라. 처음에는 평범하게 진행하다가 이례적으로 돌변하라.
25: Occupy the moral high ground: Righteousness
    [세균] 상대의 동기와 도덕에 의문을 제기하여 지지기반을 위축시키고 기동의 여지를 줄여라.
26: Deny them targets: The Void
    [모기] 표적을 제공하지 마라. 실체가 손에 잡히지 않아 상대가 초조해 할 때 성가시게 괴롭혀라.
27: Seem to work for the interests of others while furthering your own: Alliance
    [징검다리] 당신의 동맹을 이용하여 약점을 보강하고 대신 싸우도록 하라. 상대의 동맹은 분열시켜 고립되도록 하라.
28: Give your rivals enough rope to hang themselves: One-upmanship
    [가면] 상대에게 의심과 불안을 퍼뜨려 자멸하게 하라. 단, 당신은 결백하게 남아야 한다.
29: Take small bites: Fait Accompli
    [아티초크] 사람들의 관심의 범주를 살짝 벗어나 야금야금 갉아 먹어라.
30: Penetrate their minds: Communication
    [단검] 당신의 생각을 상대 진영에 침투시켜라. 당신이 원하는 결론을 그들 스스로 내도록 유인하라.
31: Destroy from within: The Inner Front
    [흰개미] 상대가 가진 것을 빼앗기 힘들면 우선 한편이 돼라. 그리고 서서히 차지하거나 빼앗을 기회를 기다리라.
32: Dominate while seeming to submit: Passive-Aggression
    [강] 잘 지내는 척하며 배후에서 조종하라. 숨어서 공격하라. 그리고 공격의도는 철저히 위장하라.
33: Sow uncertainty and panic through acts of terror: Chain Reaction
    [해일] 테러를 통해 공포를 유포하라. 연쇄 반응으로 혼란을 초래하라.

책 목차와 한줄평입니다. 슬쩍 보면 기억도 안날만큼 평범한 테마들이지요. 정확히 말해 전략이나 모략에 대해 논의한다치면 나오리라 예상하는 기대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특히, 맨 마지막 비정규전쪽은 실소를 금하기 어려울만큼 저급한 모략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읽기에 재미난 이유는, 수많은 사례를 흥미진진하게 엮어 놓은 장점 때문입니다.
전략의 대명사인 손자는 물론, 클라우제비츠, 피크 등을 필두로, 나폴레옹, 징기스칸, 히틀러, 로멜 등 수많은 전략가의 기동과 전투 의도를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 뿐인가요. 로마의 한니발, 스키피오에서 그리스 알렉산드로스 왕까지 거슬러 올라갔다가, 근세의 코르테스 남미 침탈을 거쳐 현대 베트남까지 되돌아 와 시대별 다양한 전쟁 상황을 설명합니다. 개인전의 절대고수인 무사시와 최고의 외교관 메테르니히도 인상깊고, 예술가인 히치콕과 달리의 사례처럼 무력없는 전쟁도 간간히 섞여있습니다. 가히 서양의 손빈 선생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이 책의 한계도 딱 그러합니다.
정신없이 읽기에는 딱 좋으나 제목처럼 이 책을 통해 어떤 전략이나 책략을 배우고자 한다면 번지수가 틀립니다.

우선 책의 포지셔닝과 마케팅 전략상, 전쟁 이야기와 실생활의 교훈을 연계하고자 하는 목적 의식이 과잉입니다. 모든 생활의 범주를 전쟁의 연속이라 가정한 부분에 무리가 있습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모든 타자를 잠재의 적으로 규정하는 오류를 낳습니다. 물론 책의 주장처럼 공격당하고 후회하느니 무조건 적이라 가정한다면 안전은 보장 되겠지요. 하지만, 그만큼 삶도 피곤하며 얻을 부분도 작습니다. 특히 선의 기반의 제휴와 시너지라는 관점은 아예 배제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책을 교과서로 전략을 배우고자 하면 문제가 심하겠지요. 상황별로 범주화 했기에 서로 상충되고 모순되어 한몸에 체화되기 힘듭니다. 동서고금의 어느 전쟁 영웅도 몇가지 조합을 궁극으로 잘 다루었지 모든 기술을 다 구사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읽을 때는 신나고 무슨 기막힌 스킬을 얻는 듯 하지만 읽고나서 응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더우기 전체를 관조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응용해서도 안되는 책략들이 많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몇번 언급했습니다만, 두고두고 곱씹어 응용가능하기로 치면 동양의 전략이 갖는 함의와 풍성함을 따라오기 힘듭니다.
결국, 재미난 전쟁사와 인간관계에 대한 방어적 통찰의 습득 정도로 생각하면 이 책을 읽어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리라고 봅니다.
저는 계획과 실제 사이의 간극인 클라우제비츠의 '마찰' 개념과 전략의 '대안' 속성에 대해 숙고해보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끝으로 이 책의 역자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읽힙니다. 결정적으로 영단어의 strategy를 곧이 곧대로 전략이라 과대포장하지 않고 '기술'이라는 단어로 중화했다는 점이지요. 전체 책의 번역에 신뢰감이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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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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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48 laws of power, the art of seduction은 읽었는데... 두 권을 읽고 나니까, Robert Green책은 그만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또 나왔군요.
    • 흠 전 그 두권을 나중에 읽어볼까 생각중이었는데, 그다지 괜찮지 않은가 보군요. -_-
  2. e-mart에 갔다가 전시된 책을 보았습니다. 읽고 있는 책 2권 이후에 읽어보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찜해두었지요.

    『[흰개미] 상대가 가진 것을 빼앗기 힘들면 우선 한편이 돼라. 그리고 서서히 차지하거나 빼앗을 기회를 기다리라.』 33가지 중 31번째인 흰개미가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
  3. 흠...inuit님 서평을 읽으니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드는군요. 전 후배가 프린트해놓은 도서 요약본만 읽고 말아버렸는데.....
    • susanna님 취향은 아니실듯합니다.
      다만, 600페이지가 넘는 관계로 요약하면 할수록 원래와 많이 멀어진다는 점은 짚어야겠네요.
  4. 주로 파이어폭스를 쓰시나 봐요? 초록색 인용 부분 앞 회색 두 줄 세로 줄이 파이어폭스에서는 제대로 나오는데 익스플로러에서는 길게 나와서 그 밑의 줄까지 그어지는군요.
    • 쪽집게 도사도 아니고, 어떻게 아셨습니까. >,.<
      파폭만 써서 몰랐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재주가 없어서 그냥 blockquote를 빼버렸습니다. 원하던 레이아웃이 아니라 섭섭하긴 하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으니..
  5. 전 전략이라고 붙여진 책은 처음 읽는것이라서 제가 읽기엔 재미 있으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조금 있었고 덕분에 오랜동안 읽었던 책입니다. 여러가지 실패의 원인을 이 책을 통해 알수 있게 된 점은 읽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제가 볼때는 아마도 전략의 급수때문에 책에 대한 느낌이 다른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략책 처음 읽는 저와 생활 자체인 inuit님. inuit님의 글을 보자면 다른 책이 훨신 더 재미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엔 저도 동양쪽 전쟁이나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전쟁의 기술에 대해서 어렵게 읽은 여운이 다 사라진 후가 되겠지만요. ^^
    • 상황따라 관심사 따라 달라서 그럴듯 합니다. 전 경영에 활용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보니 좀 기대에 못미치게 느끼는 것이고, 사례를 범주화하는 정도로 충분히 즐거운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곁가지 이야기지만, 이 책 읽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군요. ^^;
  6. 좋은글 잘 봤습니다. 눈팅만 하다가 오래간만에 커멘트남겨요^^.
    • outsider님 요즘 좀 뜸블로깅이십니다. ^^
      (플톡 관련한 새로운 블로그가 이올린에 있던데 outsider님 작품인가 모르겠네요.)
  7. 항상 느끼는 거지만 Inuit님의 글이 더 좋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8. 개인적으로는 드러내놓지는 않아도 손자 형님께서 쓰신 글이 가장 가치 있는 조언으로 여겨지더군요. 그에 반해 이 분 책 보면 참 재미있기는 하지만 웬지 세상 사는 게 참 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_-;
  9. 정말... 지키기 어려운 말들은 다 써놨군요. OTL
    전쟁엔 정말 완패할 것 같은데요. ㅠuㅠ
    힘내야지.. 읏차!!
    • 일단 '나쁜 적' 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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