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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여행은 막바지로 치닫습니다. 이제 하루만 있으면 스페인을 떠납니다. 
남은 동안 무얼해야 가장 좋을까. 고민되는 선택입니다.

단순한 원칙을 다시 택했습니다. 
'마지막 날이라도 알뜰히 이것 저것 보려는 욕심을 버리자. 
다만 우리 가족이 함께한 이 시간을 충분히 의미있게 하자..'

여기에 딱 맞는 선택이 있습니다. Save the best for last, 몬주익 성입니다.
Paral-lel 역에서 푸니쿨라르 타고 올라가, 새로 표 끊고 곤돌라를 타면 몬주익 성에 닿습니다. 몬주익 언덕은 지중해를 맞서는 요새이자, 바르셀로나를 품에 안은 유서깊은 산입니다.
여기 역시 카탈루냐의 한이 서려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 유명한 왕위 계승 전쟁에서 카탈루냐는 펠리페 5세를 반대했습니다. 펠리페는 왕위를 물려받은 후 카탈루냐를 보복 정벌하지요. 바르셀로나는 몬주익 요새를 중심으로 결사항전하다 결국 함락되고, 도시는 초토화 됩니다. 아예 도시 전체를 군사시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카르타고가 건설한 이후 지중해 상업의 찬란한 거점 노릇을 해온 바르셀로나는, 참담한 패퇴 이후 고난을 겪습니다. 고대부터 이어온 카스티야에 대한 악감정은, 카스티야의 가혹한 지배하에서 지속적으로 카탈루냐의 독립심을 자극합니다. 근대의 프랑코 정권에서는 바르셀로나 자치정부의 리더가 몬주익 요새에 마련된 감옥에 갇혀지내기도 합니다.
이런 슬픈 역사가 배어있는 몬주익 성이지만, 꼭대기에 올라 지중해를 바라보면 그저 가슴벅차게 아름답기만 합니다.
저 망망대해를 건너면, 아프리카, 이탈리아가 버티고 있습니다. 또한 서쪽으로 길을 틀어 전진하면 신세계로 향하지요. 
2천년 전부터 이곳에서 바다를 지킨 초병들은 저 바다를 보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또한, 바르셀로나의 소년들은 저 바다를 굽어보며 어떤 꿈을 키웠을까요.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푸른 숲이 유서깊은 스페인 양식의 건물과 함께 감동스러운 정서를 자아냅니다. 바르셀로나가 한 눈에 굽어보이는 몬주익 성은 그 높이로 인해 어느 방면도 풍경이 좋습니다. 

계획대로라면 몬주익 성을 휙 한바퀴 돌고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딴 몬주익 스타디움이나 호안미로 미술관을 들러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카탈루냐의 한과 기가 서린 이곳, 지중해가 주는 무한한 영감에 휩싸인 지금, 다른 어디를 더 갈 마음이 없습니다. 그저 기분좋은 햇볕 쪼이며, 머무르고 싶은만큼 충분히 몬주익 성에서 지냈습니다.

더 많은 관광명소보다, 인생에 잊지 못할 강렬한 기억이 더 좋았고, 몬주익 성은 앞으로도 우리 가족의 이야기거리에 빠지지 않을 우리만의 명소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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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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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끔은 경영 글도 올려 주세요(...)
  2. 스페인 여행은 가보지 못했는데
    앞으로 신나는 여행기 차분하게 읽어보겠습니다
  3. 저도 이 여행기 쟁여두고 차근차근히 볼께요^ㅇ^

    p.s. 왔다갔다 하면서 눈팅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 저도 슬슬 블로그 시동을 걸어볼꺼랍니다^^;
secret
어딜가든 현지를 몸으로 부딪혀 배우는걸 좋아합니다.
하와이에서 그랬듯, 괌에서도 차를 빌려 하루를 나섰습니다.

연인곶(two lovers point)이나 이나라한 풀은 별도로 소개하고, 전체적인 인상만 스케치를 합니다.
처음 간 곳은 괌의 수도인 아가냐(Hagatna)입니다. 괌은 원주민인 차모로족이 평화롭게 살던 섬이었습니다. 문명과 마주친건 마젤란이 세계를 돌다 방문했을 때였지요. 이후 괌은 스페인의 영토가 됩니다. 특히, 필리핀과 남미를 운영하는 스페인에게 괌은 주요한 중간기지였습니다. 이후 스페인이 미국과의 전쟁에 지면서 헐값에 넘겨져 미국령이 되고, 세계대전 당시 잠깐 일본의 점령을 받다가 다시 미국령이 되었지요.

따라서 괌 전반에는 수많은 스페인 문물의 흔적이 있습니다. 일단, 미국땅임이 무색하게 카톨릭이 우세하지요. 섬 곳곳에 수많은 성당이 있습니다. 

섬 규모에 비해 웅장한 카톨릭 교회를 보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제국주의의 첨병인 선교사와 순진무구한 원주민이 엮어갔더 수많은 경외와 반목의 스토리가 머릿속에 상상으로 떠오릅니다. 마카오에서 느꼈던 아득한 경외감에 더해, 이 절대고독의 섬에 저 덩지의 수많은 문물이 들어온 사연이, 과거나 지금이나 인간의 욕심과 부지런함이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란 생각마저 듭니다.

앞에 아치3총사는 탄약고 자리입니다. 지금 보이는 곳은 옆에 붙어 있는 총독의 관저 마당입니다. 안달루시아 풍의 세련된 타일로 장식된 분수와, 붉은 타일과 석재의 건물들이 지금은 삭아가고 있어 과거의 영광을 짐작케만 합니다. 세계를 경영하던 스페인의 위력이 아스라합니다.

특히 카스티야의 문장이 고급스레 새겨진 녹슨 포들을 보다보면, 세월이 덧없기만합니다.

점심은 미리 찜해둔 아가트(Agat) 항구의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열대의 항구에 하얗게 정박한 배들을 보며 먹는 기분이 입맛까지 싱싱해집니다.

이집은 그날 잡은 생선으로 요리한다는 점에서 유명합니다. 손님도 근처의 선원이나 기지의 군인들입니다. 낮에 맥주한잔을 놓고 할일없이 잡담을 하는 여유가 부럽더군요.

섬의 남단이면서, 경치가 장관인 솔레다드 요새입니다.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요새가 그렇듯, 템즈 강변의 런던 탑이 그렇듯, 경치 좋은 고지에는 요새가 자리하는게 군대의 법칙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괌 자체가 미군의 거대한 요새이기도 하지요. 섬 북쪽은 공군 기지고 섬 서쪽은 해군기지입니다. 관광이외에는 군사시설 관련한게 괌 경제의 주축이기도 합니다.

솔레다드 요새에서 북쪽으로 굽어보면 매우 아름답고 물이 고요한 만이 있습니다. 우마탁(Umatac) 만입니다. 마젤란이 닻을 내린 곳으로 유명하지요. 

우마탁 뒷편으로는 람람산이 있습니다. 괌에서 가장 높은 산이지요. 440m 정도 할겁니다. 우리 동네 뒷산 정도밖에 안되어 귀엽습니다. 하지만, 괌 사람은 뿌리부터 따지면 에베레스트를 능가하는 세계 제일의 산이라고 농을 칩니다.

이번에도 애들 좋아하는 컨버터블을 렌트했습니다. 머스탱은 엔진소리가 야성을 자극하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한속도 낮은 섬에서는 단지 기름 잡아먹는 귀신일 뿐입니다. 

특히, 괌이란 특성을 모르고 고생한 기억이 인상깊습니다. 투몬, 타무닝의 도시쪽에서 기름 보급 안하고 나중으로 미뤘다가 한적한 남쪽에서 몇 개 도시를 지나도록 주유소가 안나와 진땀을 흘렸습니다. 괌이 거제도만한 관계로, 지도에 크게 표시된 도시란게 우리로 치면 수십여호 몰려사는 마을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렌트의 매력은 무한한 자유도지요. 저녁은 다시 투몬에 와서 먹었는데, 아내는 너무도 좋아라하는 마가리타를 즐겁게 마셨습니다.

딸은, 저번 하와이에서 약속했다가 일정상 실패한 랍스터를 먹었지요. 저도 2년간 미룬 숙제를 한 느낌입니다. 남국의 섬을 진하게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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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형, 접니다. 책은 잘 받으셨는지요? 오랜만에 전화드려서 귀찮은 부탁만 드려서 송구스럽습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출판사에서 전략적으로 후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책이 잘 팔리면 가족들과 괌에 한번 놀러가야겠네요. 그동안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된 여행 한번 데려가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거든요. 물론 형께도 크게 한턱 쏘구요. ^^ 오랜만에 형 블로그 들어와서 캐리커처를 보니 모니터그룹에 있는 고OO 선수랑 닮으신 것 같아요. 지난번에 통화 한번 하셨죠? 항상 건강하시구요, 원고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만 줄입니다. ^^
  2. 조용하면서 여유가 가득한 여행기가 글전체에서 전해지내요. 우리가족은 언제저래봤나 하는 숙제(?)를 안겨주시기도 하고요ㅎㅎ
    행복하셨겠어요^^
  3. 아... 새우 아... 랍스터.ㅠㅠ
    • 띠용님은 해물이 풍부한 곳에 사시잖아요. ^^

      우리 애들, 그야말로 게눈감추듯 먹더군요. ^^;
  4. 햇살이 참 맑은 오늘 아침입니다.
    쩡으니 뇌염2차 접종을 해야해서 아침에 여유가 좀 생겼어요.^^

    지난번 일은 냉정히 나를 살펴보고 실력을 쌓는 기회로 생각하기도 했어요.
    추천해 주신 분도 속상해하셔서 제가 더 미안했답니다..ㅎㅎ

    오늘은 건강하시라 기도드릴꼐요..웬지..ㅋ
    • 의연한 모습이 역시 토댁님입니다. ^^
      훌훌 털되 다음에 꼭 좋은 기회를 잡게 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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