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코드'에 해당하는 글 2건

다짜고짜 질문부터 들어갑니다.

첫째, 대형 마트의 출입문은 왜 오른쪽에 있을까요?
둘째,
지름신의 정체는 과학적으로 어떻게 규정할까요?
셋째, 위의 두 질문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Hans-Georg Häusel

(원제) Brain view: Warum Kunden kaufen


요즘
어둠의 블로거들이 세력화하고 있나 봅니다. 마치 그들을 해부하는 듯한 저 제목은 도대체 뭘까요.

마지막 답부터 보겠습니다. 뇌의 작동과 호르몬 작용이 행동을 규정한다는 공통점입니다.

둘째 질문입니다. 지름신을 신경생리학적으로 규정하자면, 구매행동이 주는 호르몬의 보상작용입니다. 흔히들 타자화하여 이야기하는 지름신은 사실 내 머릿속 호르몬체계입니다.
'구매해. 좋잖아. 갖고 싶지 않니. 어서 클릭해!'
계속 부추기는 그 분의 정체는, 신경해부학적으로는 도파민이 자극하는 쾌감중추입니다.

그리고 첫째. 사람은 매장에 들어서면 무의식적으로 오른쪽을 먼저 가게 됩니다. 68%가 오른쪽으로 갑니다. 이유는 운동을 담당하는 좌뇌가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좌뇌의 켤레, 즉 우반신 방향인 오른쪽을 더 편하게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책에 따르면, 좌측통행이 관례인 영국에서 '애국적' 마음으로 왼쪽 방향으로 동선을 유도했던 소매 체인점이 매출급감으로 심대한 타격을 입은 바 있다고 합니다. 근처 할인점 갈 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뉴로마케팅을 다룹니다.
특히, 호르몬의 작용에 따라 세가지 기본 시스템을 상정합니다.
  • 균형: 노르아드레날린, 코르티솔 등
  • 지배: 테스토스테론
  • 자극: 도파민
이 세가지 기본시스템의 조합에 따라 가치 시스템이 나옵니다. 규율/통제-환상/향유-모험이지요.

기본적으로 뇌의 작용이 인간의 행동과 의사결정을 다룬다는 관점을 견지합니다. 이 점에서 라파이유의 '
컬처코드'와 랑보아제의 '뉴로마케팅'과 정확히 그 궤를 함께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셋 중 Brain view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라는 괴상한 제목을 단 바로 이 책)를 최고로 칩니다.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미국계 두 책, '컬처코드'와 '뉴로마케팅'은 부정확한 대뇌 모델에 기반합니다. 신뇌-중뇌-구뇌라는 3위일체설은 70년대 가설입니다. 지금은 정설이 아닙니다. 반면, 'Brain View'는 보다 정확한 최신 과학이론에 기반합니다. 이것만 해도 대단한 미덕입니다.
물론, '컬처코드'와 '뉴로마케팅'이 근본적으로 잘못 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둘은 적절한 모델을 주장합니다. 다만, 해부학적 근거가 오도되었다는 점이고, 레토릭으로서의 상징성은 유효합니다.

둘째, 'Brain View'가 더 포괄적입니다. 마케팅에 4P가 있습니다. 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입니다. 각각이 하나의 학문분야이기도 합니다. 상품론, 가격론, 유통론, 판촉론이지요. '컬처코드'는 뇌과학을 상품론에 적용한 책입니다. 그리고 '뉴로마케팅'은 판촉론의 일부를 다룹니다.
'Brain View'는 가격론이 우선이고 상품론, 판촉론 그리고 약간의 유통론을 다룹니다. 얼마나 많이 다리를 걸쳤는가의 이슈가 아니라, 하나의 관점으로 전반적인 설명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설득적입니다.

결국, 판촉론에서 어정쩡하게 설명하던 구매 인지과정을 우회하여 감정의 작용으로 깔끔하게 설명한 사실 하나만 해도 마케터에게 이 책의 가치는 큽니다. 게다가 Brand가 갖는 뇌과학적 의미와 cue 관리는 시간 없는 마케터, 앞장 다 건너 뛰고 8장부터만 읽어도 큰 도움이 될 터입니다.

그 외로는 남녀의 뇌구조 차이와 나이가 미치는 영향도 보론적 성격으로 눈여겨 볼만 합니다. 남녀 뇌에 관한 이야기는, 책을 참조로 제가
따로 스토리텔링 한 적 있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점이 둘 있습니다.
첫째, 책에서 말하는 BiG-3 Limbic Map은 하나의 가설입니다. 현상의 설명에는 오류가 없을지라도, 이유의 지목이라면 또 다른 해석의 여지가 충분합니다. 세가지 기본 시스템이 완전 MECE한 구조인가, 또는 더 이상 쪼개지 못하고 배타적인 완전 요소인가에 명확히 답하기 힘듭니다. 현재까지 가장 설명력이 좋은 하나의 모델일 뿐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둘째, 이 책은 아직 미국 시장의 검증이 확인되지 못한 점입니다. 마케팅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는 곳이 미국입니다. 언어의 차이와 유럽식 글쓰기, 생경한 사례의 탓인지 미국에서 영향력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아마존 결과구글 결과가 그렇습니다.

큰 흠결은 아니고, 비판적 책읽기의 한 관점으로 새겨둘 일입니다.
마지막 포인트. 지름신의 정체를 알았으니, 대응도 쉽겠지요? 그 분이 내려오시면, 찰나의 쾌감 보상이 그 정도 비용을 지출할 일인지 그것만 꾸준히 생각하세요. 2009년, 알뜰한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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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32개가 달렸습니다.
  1. Brain view에 나오는 정교한 뇌 가설을 재미있게 읽고 관련 포스트를 쓴 적이 있습니다. ( http://read-lead.com/blog/entry/전쟁-알고리즘 )

    inuit님의 리뷰 포스트를 보니 책을 2번 읽은 느낌이 드네요. 뇌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
  2. 도파민의 분비가 왕성할 때를 피하는 것이 알뜰 쇼핑에 도움을 줄 수 있겠네요.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빙고! 정답입니다.
      잠시 주의를 돌린후 다른데서 도파민 보상을 받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3. "좋잖아. 갖고싶지 않니" ... 이젠 완전한 형체를 갖추어 목소리까지 익숙한 음성입니다 ㅡ.ㅡ

    뇌에 대해 포스팅을 여러번 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관심이 없었던 분야인데 이 포스팅을 읽으니 관심이 생기려고 하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 천하의 쉐아르님도 한구석에 지름신을 모시고 사는군요. ^^;;
      고정 출연하는 목소리까지 있다니 너무 재미납니다. 하하
  4. 뇌에 대해 정말 무진장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인지과학이랑 경영이랑 엮어서 책 한 권 써도 될 듯 하네요. 저는 블로그 애독자니까 공짜로 부쳐주는 겁니다 ㅋㅋ
    • 아직도 뇌에 대한 리뷰가 줄줄이 남아 있습니다. -_-;
      덕분에 뇌에 대해선 해부도를 그릴 정도. -_-;;

      블로그 애독자는 10권 사는겁니다, 원래.
  5. 그래서 제가 레고를 산거였군요. 쉐아르님이랑 똑같아요 저도. 크크. 누가 옆에서 막 부추기는 듯한 목소리가 아주 구체적으로 들리는 듯합니다.
    어제 간 이마트에서도 오른쪽이 북적북적했던것 같습니다. (솔깃)
  6. 감각적인 언어의 노예, 그건 지배당해야만 하는 당위성으로 이어졌고,
    그때문에 일제치하에서 우리민족이 그토록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 이유였죠.

    언어학적으로 위와 같은 방식으로 뇌에 접근한 책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네요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
    • 뭔가 리카르도님이 번뜩이는 힌트를 얻으신듯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멋진 글을 보게 되리란 기대가 됩니다. ^^

      (언어학만으로 접근한건 아직 제가 못봤습니다만, 리카르도님이 관심있을 주제를 다룬 뇌과학 책은 좀 있습니다. )
  7. 잡지사 원고주제를 뉴로마케팅으로 정한후에 열씨미 공부하고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오감마케팅의 저자인 마틴린드스톰도 이와 동일한 주제로
    "Buyology:Truth and Lies About Why We Buy"을 출간하였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주제들이 마케팅 측면에서 고객의 무의식을 기반한
    브랜드인지 및 구매충동을 밝혀내는데 다양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뉴로마케팅은 그 전에 판촉론에서 말하는 소비자행동모델의 완벽한 대안으로 떠올랐었지요.
      그러나 과학적 설명력이 부족해지면서 방계로 물러났지만, 유력한 대안임에는 확실합니다. ^^
  8. 뉴로 마케팅의 본질, 지름신의 정체을 파악했으나...
    문제는 알면서도 당하는 것...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9. ㅋ 전 카메라만 보면 도파민이.. 왕성히 분비되는데 말이죠 ㅠㅠ
    이제 잠시 숨을 돌려도..멎지를 않으니 말입니다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셨죠?
    이제서야 제자리로 돌아와 이웃분들 블로그 다닙니다 :)
    • 그 무섭다는 장비병.. 치료비가 꽤 들지요. ^^;;

      고향에 잘 다녀오셨나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
  10. 아마 저의 뇌는 도파민의 분비가 되긴 하는데 규율과 통제의 힘이 더 큰가봅니다..ㅋㅋ

    즐거운 연휴 보내셨죠?

    남은 하루도 즐거운 시간 되세요!
    • 여성은 주로 균형 쪽이 발달하는 편이라더군요.
      토댁님은 블로깅과 삶 자체가 도파민 생성/소비 시스템이라서 지름신이 필요 없는거에요.
      스스로가 내리는 축복이지요. ^^
  11. 비판적 책읽기,, 아~ 저같은 소시민에겐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도 그나마 책이 가장 순수하다고 믿고 있답니다.. ^^
    그냥 책읽기라도 열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ㅎㅎ
    님 새해 복많이 여`~
    • 금드리댁님,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과 함께 사랑 알콩달콩 키워가세요. ^^
  12. 좋은 평을 해주셔서 오늘 서점에서 이 책을 샀습니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으나, 대충 훑어보니 재미있네요. 신경마케팅이라... 저도 신경경영학을 주제로 책을 한번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
  13. 요즘들어 지름신이 계속 강림하는데...
    Inuit님의 예전글에서 알게된 onea*** 사이트가 더 부채질을 하네요

    해결방법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 꼭 이겨내십시오. ^^;
      (원xxx 중독되지 마세요. 제대로 걸리면 지갑이 거덜난다능... ^^)
  14. 트랙백 걸어주셔서, 재미있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neuro'라는 단어에서는 neuro science 밖에 떠올리지 못하다가 neuroeconomices라는 단어를 보고 신기해 했는데, 이것이 neuro markting까지 의미가 확장되어 사용된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신기함을 넘어서, 관심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다는 걸 금세 알겠습니다.

    어려운 시기이기만 3월은 시작은 더 활기하게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15. 비밀댓글입니다
  16. 읽다보니 얼래...이거 어디서 본 글인데;;; 싶었는데 예전 글 업데이트였군요 ㅋㅋ 덕분에 다시 한 번 읽었군요.
    • 텍큐가 이부분은 좀 약한게..
      오타근절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요. ;;;

      하지만 묵힌 글 알리는 효과는 있네요. ^^;;
secret

컬처 코드

Biz/Review 2007.05.20 10:46
짧지만 미국에는 두차례 거주했더랬습니다. 하지만 현지 사회 속에 섞여 사는 형태가 아닌지라 관찰자로서의 삶에 가까웠지요.

왜 미국에는 비만한 사람이 많을까?

왜 미국 실내는 이리도 춥지?
어째 그렇게 평생 기를 쓰고 돈을 버는지, 그리고 또 쉽게 기부를 해버리는지?
기술만 놓고 보면 별로 신통하지도 않은 블랙베리는 왜 그리 인기지?

퍽퍽한 땅콩버터는 왜 그리 각별한 애정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잠깐씩 있었고, 느닷없이 떠오른 만큼 또 그렇게 빨리 생각의 뒤편으로 물러갑니다.
하지만 이런 의문에 대한 그럴듯한 답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Clotaire Rapaille

원제: The culture code

부제: 세상과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

이 책을 통해 위에 열거한 제 개인적 의문에 대한 답을 얻었습니다. 그 외에 다른 궁금증에 대한 답들도 많습니다.

왜 패스트푸드는 미국에서 시작되었을까.
왜 미국은 앨고어 대신 조지 부시를 택했을까.
왜 미국인은 야구에 열광할까.


이유는 바로 코드. 마음의 열쇠입니다.

라빠유씨의 기본 가설은 이렇습니다.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학습을 하게 되는데, 학습과정에서 감정적 인식과 묶여 각인(imprint)된다고 봅니다. 이러한 각인은 인성을 정의하는 기초가 되며 개인이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학습이 이뤄진 상황에서의 관점인, 감정상태를 파악하면 학습의 본령에 접근 가능하다고 보는 겁니다.
이러한 감정상태는 문화권 마다 다르며, 책에서는 컬처 코드라 칭합니다. 따라서 각인이 행동 비밀의 자물쇠라면, 코드는 그 열쇠에 해당합니다. 결국 '왜 이렇게 행동할까?'란 물음에 대한 궁극적 답을 제공하게 되지요.


설명이 좀 어렵지요? 예컨대 자동차의 잠재고객에게 어떤 기준으로 차를 고르겠냐고 물어봅시다. 대개 연비니 인테리어니 선회 성능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진실을 말한 것도 거짓을 말한 것도 아닙니다. 지금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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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 Cruiser

배운대로, 또 질문자가 원하는대로 대답할 따름입니다.

실제 미국인의 감성적 각인을 조사해보면 실체에 조금 가깝습니다. 예컨대 머스탱과 캐딜락 등 고전 자동차에 대한 강렬한 인상, 처음 열쇠를 받았을 때의 해방감, 자동차 뒷자리에서 처음 가진 성적 경험 등이지요. 결국 근저에는 자유와 관능이라는 코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크라이슬러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독특하고 도전적이며 섹시한 컨셉의 PT Cruiser를 개발하였고 출시와 함께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연비나 안정성, 기계장치의 차별적 우수성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런 부분을 consumer survey로 알아낼리가 만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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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p Wrangler

그 뿐인가요. 90년대 말 지프 Wrangler가 SUV에 형편없이 밀렸을 때의 일입니다. 미국인의 지프에 대한 코드를 찾아보니 말(horse)이었습니다. 결국 거친 가죽소재와, 탈착식 도어 및 개폐식 지붕을 채택하여 말달리는 느낌을 강화하고 사각형 전조등을 눈을 닮은 원형으로 바꾸었습니다. 광고 또한 말을 연상시키는 셰인 류로 집행하였습니다. 결과는 사라져가는 브랜드의 부활이었지요.


더더욱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랭글러가 미국시장 성공 이후 유럽시장에 진출할 때는 다른 전략을 사용했다는 사실입니다. 지프에 대한 프랑스인과 독일인의 각인 코드는 독일로부터 벗어난 '해방'이었고, 랭글러는 즉시 해방자 (liberator)로 포지셔닝 하였습니다. 유럽에서의 시장점유율은 즉각 상승했지요.

이처럼 마술과 같은 코드 각인 가설에 대해 저자는 인간 뇌구조로 설명합니다. 즉 이성을 담당하는 대뇌피질, 감정을 담당하는 대뇌 변연계 그리고 생존과 연관된 파충류의 뇌 (reptilian brain)까지 복합적, 심층적으로 각인을 담당하지만 외부와의 교신은 오직 대뇌피질이 담당하므로 피상적 설문에는 그럴듯한 이야기만 나오지 근저의 진짜 원인에는 접근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코드에 접근하기 위한 라빠유씨의 방법은 양파 벗기듯 뇌의 내부로 들어갑니다. FG를 모아놓고 세개의 세션을 갖습니다. 예를 들어 식사에 대해 조사한다고 가정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시간은 이성(理性)과 대화합니다. 식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외계인을 상대로 개념을 설명하도록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세션에서는 감성의 영역에서 놉니다. 잡지에서 식사와 연관된 그림이나 단어를 자유롭게 오려서 새로 붙이며 마음을 열어갑니다.
가장 중요한 세번째 세션은 파충류의 뇌와 통신하는 시간입니다. 포커스 그룹사람들을 눕게 하여 가수면상태로 한 후 최초의 식사에 대한 인상을 묻습니다.
바로 각인이 코딩된 그 시점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지요. 이렇게 여러 명의 응답을 확보하면 그 문화의 코드에 다가설 수 있을 듯도 합니다.


책의 대부분은 프로젝트를 통해 저자가 알아낸 미국인의 코드들에 대한 설명입니다.
재미가 있어 책에 나온 코드를 빠짐없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보실분만 클릭



어쩌면 이 책의 진정한 부제는 미국의 해부학 (anatomy of US)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미국인의 문화에 대한 많은 해답을 줍니다. 그러나 미국인에 한정된다는 제한성도 갖습니다.
그래도 컬처 코드 개별이 아닌 총체로서의 시사점도 큽니다.


이를테면, 경영학의 주류를 점하는 미국의 학문적 결과에 대해 반드시 음미할 필요가 있음을 또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특히 심리 및 행동의 문화적 컨텍스트가 강하게 작용하는 HR 관련한 분야라면 더 그렇습니다. 실험으로 검증되었을지라도 대양을 건너면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다른 관점에서는 각국이 다른 문화 코드를 소유함을 전제하면 지나치게 빠른 세계 동조화가 우려됩니다. 전쟁이든 교역이든 문화 교류 자체도 충격이 컸는데, 기술 발전에 의해 물리적, 정보적으로 통합되는 상황에서 상이한 페이스로 인한 불일치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그런 사례를 많이 보게 됩니다. 장유유서에 대한 뿌리깊은 각인과 능력위주 사회성의 요구 간의 마찰과 같은 방식으로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기업 경영자로서의 관점입니다. 책에 나온 기업 사례는 무섭도록 조직적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 커피를 팔기 위해 컬처 코드를 조사한 사례가 나옵니다. 조사 결과 커피에 대해 아무런 코딩이 되어 있지 않음을 발견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이 회사는 결국 일본 전체에 대해 10년 이상 장기에 걸쳐 커피라는 개념을 각인시킵니다. 코딩을 하는 거지요. 그리고 일본을 커피 중독국가로 만들어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일본은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커피 3대 소비국이며, 커피의 여왕이라는 블루마운틴은 90%를 일본이 입도선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의 이름은 네슬레입니다.


아무튼, 이 책은 매우 재미있습니다. 귀 기울일 개연성은 충분합니다.
다만 모든 코드를 다 믿을 필요는 없겠습니다. 예컨대 임의의 두 상징를 연관시키고 사후적으로 설명하기는 매우 쉬우나 인과성 있는 적확한 개념을 뽑는 것은 항상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무것도 몰라도 반은 맞을 확률을 깔고 들어가는 부채도사의 오류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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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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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5 , 댓글  20개가 달렸습니다.
  1. 나왔을때부터 찍어둔 책인데
    도서관에서 계속 다른 사람이 대출..-_-;;;
    아무래도 사라는 뜻일가요?;;
  2.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책장에 꼽혀만 있던 '읽어야할텐데'류의 책이었는데, 우선순위가 단번에 올라갔습니다. 감사합니다.
    •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읽어야 할텐데'에서'어서 읽자' 등급으로 상향 조정인가요. ^^
  3. 내일부터 출퇴근길에 읽으려고 가방에 챙겨둔 책입니다.
    다음부터는 [스포일러有]라는 말머리를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스포일러 죄송합니다...만, 사실 스포일러 없습니다. 하하
      내용 보시면 포스팅과 또 느낌이 많이 다를겁니다. 제 리뷰가 늘 그렇듯. -_-
  4. 오옷~ 이 책 읽으려고 사둔 건데! 코드정리해두신 걸 보니 '이것만 보고 말까'하는 마음이 뭉글뭉글 피어오릅니당~.^^
    • 코드 정리는 susanna님 책 다 읽으시기 전까지는 빼도록 하겠습니다. susanna님의 '컬처 코드' 리뷰를 보고 싶기 때문이지요. ^^
  5. 멋진 책이군요. 사실 이와 같은 논의는 수도 없이 반복되었던 것입니다. 소위 경영 전략을 위해 소비자 조사를 하지 말라는 금언과 연관된 내용 같군요. 그렇지만 이 책처럼 인간의 뇌 구조나 문화적 코드, 그리고 시간적 접촉점까지 구체적이고 색다른 분석을 제시한 책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꼭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책이라면 일각연 있으신 분들 모두 이 책을 구입하신 것 같은데 당장 읽고 동참해야겠습니다.
    • 정신분석학자가 마케팅을 분석했기 때문에 가능한 가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흥미롭지요.
  6. 정말 흥미로운 책입니다. 컬쳐 코드를 잘 이용하면 저렇게 무섭게(?) 효과가 나온다는 것이 섬뜩하기도 합니다. (코딩이 되다니 -_-)
    우리나라사람들의 코드도 좀 분석해보면 좋을텐데요. Inuit님께서 좀 해주세욤. +_+
  7. 여지껏 inuit님의 책 리뷰중 가장 읽고 싶은 느낌이 드는 책이군요. 당장 주문해야 겠습니다. ^^
  8. 책 선물 받을 기회가 있었늗네 inuit님 리뷰로 이 책으로 낙찰되어 오늘 받았습니다. +_+ 열심히 읽어봐야겠습니다.
  9. 저도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책 소개 잘보고 갑니다.
  10. 아마도 제 잠제의식에 inuit님의 포스트가 남아서 이 책을 사게 됬던거 같습니다. 반디앤루니스에서 싸게 팔길래 후다닥 사서버렸다는...

    제 포스트가 부끄러워 감히 트랙백하지 못함을 이해해주세요 ㅜㅜ
    • 제가 스팟님 '구뇌'에 전했나 봅니다. ^^
      리뷰 읽어봤지만 훌륭한데, 트랙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