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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또는 저번 달 말렵, 아니면 작년 크리스마스에 서산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서산 내려가는 도중에 비가 억수같이 와서 여행을 망치나 싶어 근심이 깊었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격물치지님네를 포함해 세 가족을 더 초청했기에 날씨가 아주 중요했거든요. 바베큐나 아이들 놀기에 비는 최대의 적입니다.

다행히 서산 도착할 즈음 기적같이 비가 그쳤습니다. 하지만 날은 춥고 땅은 질척입니다. 가장 처음 들른 곳은 서산 마애삼존불입니다.
아.. 그 해맑고 순박하면서 장난기 가득한 저 미소란. 정말 마음속 수심이 구름 걷히듯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 지극히 인간적이면서 인간의 경계를 넘는 미소를 한참 바라보고 또 바라봤습니다. 백제 서민 미술의 힘을 보았습니다. 교과서에서 외우던 일곱 글자 '서산마애삼존불'은 직접 보지 않으면 그 신비한 느낌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저녁 잘 먹은 이후에, 산은 눈이 감겨듭니다. 바라던 화이트 크리스마스입니다. 밖에서 눈을 한참 맞고 놀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눈은 그대로 소복히 쌓여 있고,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어른 아이 할것 없이 깊은 산 깨끗한 눈을 한껏 즐겼습니다.

해미읍성은 참 멋진 곳이더군요. 우리나라 읍성은 순천 근방의 낙안읍성과 서산 해미읍성이 있습니다. 낙안읍성은 고건물이 잘 보존되어 유명한 곳입니다. 반면 해미읍성은 최근까지 있던 곳을 다시 고쳐지어 단지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들린 개심사도 참 예쁜 절입니다. 가면서 그곳에 가면 더 착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改心寺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절에 도착했을 때 머리를 탁 치는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개심사는 開心寺였습니다. 마음을 열어제치는 절집이었지요.
서산 곳곳을 다니면서 느낀 점이지만, 서산은 관광지가 매우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어딜가도 깨끗하고 쾌적합니다. 퍽 기분좋은 여행지 서산입니다. 날이 몹시 추웠지만 삼존불의 넉넉한 웃음처럼 서산 어딜 들러도 푸근하고 넉넉하고 후박한 인심과 정서가 기분을 좋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내일, 강원도로 다시 또 길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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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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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교과서로는 문화재가 주는 그 느낌을 잘 받을 수가 없죠. 처음으로 다보탑과 석가탑을 보았을 때, 십원 짜리나 국사책에서 본 것과 다른 그 거대함이 저를 주눅들게 했던 기억이 나네요. 즐거운 여행되세요 ^^
    • 맞습니다. 십원짜리의 다보탑과 실제 보는 다보탑은 천양지차죠. ^^
      (덕분에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2. 사진보니까 오랫만에 다시 가보고 싶네요. ^^
  3. Happy New Year!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늘 건강하시구요.
    크롸상은 언제 사주실거에요?
    아이폰에서는 언제 뵐수 있나요?

    녜?
    • Yes, thank you!

      Eunice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행복하시구요.

      크라상은.. 몽마르트르 밑의 카페가 맛있던데 거기서 보기로 해요. 사드릴게요. ^^;

      아이폰에서는 어떻게 해야 뵐 수 있나요? 그걸 먼저 갈쳐주시면.. ;;;
  4. 소복소복 쌓이는 눈이 참 아름다운 곳이네요^^
  5. 인사가 늦었습니다. 덕분에 정말 따뜻하고, 즐거운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연말에 제 기준으로는 좀 크게 탈이 나고, 12월 31일에 템플스테이 다녀오고 나니 정신이 좀 없었습니다. 역시 마흔살 되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로운 게임을 함께 만들어 가시지요 ^^
    • 템플 스테이 잘 다녀왔나요? 수현이 아프지 않았나 모르겠네..
      몸 안좋은건 괜찮아진지도 궁금하고.

      마흔살 축하하고, 또 멋진 한 해 되도록 합시다. ^^
  6. 개심사는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스님 사진이 너무 멋져서 찾아가봤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첨에는 실망을 했었어요. ^^;; 역시 사진발이야, 라고 했지만 작고 아담해서 비 긋고 나오니 마음이 편안해지던 절이더라구요. :) 참, 아직도 외나무 다리가 있나요?
    • 아.. 그런 사진이 있나요?
      외나무 다리 아직도 있습니다. 참 멋진 작은 연못위로 건너 가잖아요.
      저도 아이들과 그리로 건넜습니다. ^^

      개심사, 작고 고즈넉한 절이지요. 화려하거나 아름답다기보다는. ^^
  7. 저도 다시 가보고 싶네요. 해미읍성에서 개심사로 해서 근처 가야산까지 하루에 돌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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