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에 해당하는 글 3건

아이들과 주말 식사 때는 재미난 놀이공부를 합니다. 주중에 클리핑해 놓은 뉴스를 가지고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러다 깊이 있게 들어가서 세계 역사나 지리를 배워보고, 쟁점을 잡아 토론을 하지요.

큰 딸은 아프가니스탄에 코잘린 여성이 다시 코를 되찾았다는 뉴스를 택했습니다. 그 뉴스가 주목을 끈 이유와 느낀 점을 발표하는데, 누구나 이야기할만한 내용을 꺼내니 맞긴 하지만, 좀 밋밋합니다.

엉뚱한 질문
전 좀 도발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프랑스의 여배우가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먹는다고 엄청난 비난을 한 적이 있지? 그 때 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했지? 애완동물은 가족과 거의 다름없는 동물인데, 어떻게 야만적으로 개를 먹느냐고 이야기했었지. 그 때 우리는 어땠니? 매우 기분 나빴지? 우리나라의 문화인데, 그걸 외부에서 자신의 잣대로 이야기하고 비난하는게 옳지 않다고 화가 났었잖아.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가보자. 그리고 네가 말한대로, 이슬람에서 여성이 가축보다 조금 나은 위치라는게 아프간에서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아프간 입장에서는 자신의 문화적 관습에 따른 것을 외부에서 옳네 그르네 하는게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어찌보면, 가축보다 조금 나은 상황의 이슬람 여인과, 가족과 다름없는 애완동물에 대한 대응의 잣대가 달라져야하는 이유가 뭘까? 뭐를 기준으로 이야기해야 하지?
직관적으로는 분명 우리의 경우와 아프간 이야기가 다르고, 어느게 옳고 그른지 판단이 되지만, 논리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 이유는 무언지 말할 수 있니?"

아이들은 이런저런 근거와 경험과 추론을 이야기하지만 속시원하지는 않았습니다.

한가지 대답
"아빠 생각을 말해볼께.

일단 이렇게 문화적으로 각각 다른 점을 용인해야 하는 것은 문화적 상대주의라해서 기본적으로 옳은 접근방법이야. 하지만, 뭐든지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는 상대주의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돼.

아빠가 이슬람 여인은 가축보다 조금 나은 상황이고, 프랑스의 애완동물은 가족보다 조금 못한 상황이라고 아빠가 일부러 혼돈스럽게 말했지만, 엄연히 사람은 사람이고, 가축은 가축인거야. 

다시말해, 모든 나라의 헌법에, 심지어 많은 공산주의나라의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인권 또는 자유, 민주 같은 가치는 인류 보편적인 것이란다. 사람이 사람을 속박하거나 상하게 하는건 인도주의의 기본원칙에 위배되는거야. 종교가 다를지라도 그 부분은 인권에 기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받아들이는건 나름대로지만 그 자체가 무례한 문화적 침해는 아니라고 봐.

반대로, 어떤 나라에서 동물을 굉장히 아낄 수는 있어도, 짐승은 짐승이야. 우리 인류는 고대부터 짐승을 잡아먹고, 이용해서 살아왔고 그게 동물에 대해 잘못 다룬다고 말하기는 어려운거야. 다만, 이유없이 괴롭히는건 생명을 하찮게 다루는 것이라서 안되지. 마찬가지로, 기르던 개를 잡아먹는것이 아니라면, 개고기를 먹는 거나 소고기를 먹는거나 크게 다르지 않게 볼 소지도 많기 때문에 그 여배우의 말은 자신의 편협한 생각을 남의 문화와 습관에 대해 강요하는 문화적 충돌을 부르는거지."

저도 질문해 놓고 속시원한 답은 못해줬어도 이렇게 함께 답을 찾아가는데서 재미도 있고 배우기도 합니다. 또 다른 좋은 설명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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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우리
나의 너
너의 나
나의 나
너의 너
항상 그렇게 넷이서 만났지.

사랑했던 우리,
서로의 눈빛에 비춰진
서로의 모습 속에서
서로를 찾았지.

나는 나 너는 너 (김창기 작사, 동물원 노래)


20 년전 유행했던 노래의 가사다. 단순한 표현이지만, 커뮤니케이션의 생리가 온전히 들어 있다. 마틴 부버 (Martin Buber)는 두 사람이 만나면 여섯 개의 유령이 모인다고 했다. 서로가 생각하는 스스로의 전형, 서로가 생각하는 상대의 전형, 그리고 눈에 보이는 실제의 두 명이다. 관찰되는 둘은 뺀다 쳐도 최소 네명이 만난다. 나의 나, 너의 너는 자아감이고 나의 너, 너의 나는 기대감이다. 나의 너와 너의 너는 항상 다르게 마련인데 그 사실을 이해하기 힘들다.


소통없이 일 없다

연인 사이도 커뮤니케이션이 그리 복잡한데, 비즈니스 상황이라면 훨씬 복잡할테다. 일반적인 직장 생활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얼마나 될까. 조직 내부만 해도 다양하다. 상하 방향으로는 상급자에게 대한 보고, 부하 직원에 대한 업무 지시, 동료간 대화가 있다. 이 모든 계층이 어울려 이뤄지는 토론이나 회의, 또는 사내 보고회와 교육 또는 전사 발표도 포함된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으로는 기업문화, 관행이 있다. 암묵적 커뮤니케이션으로는 루머와 무용담도 빼놓으면 안된다. 

 

조직 외부는 어떤가. 외부인을 내부로 들이는 채용에도 커뮤니케이션이 필수 요소다. 그리고, 고객과의 상담, 판매를 위한 설득,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컨설팅이 있다. 또는 이해관계자와의 협상, 법적 분쟁, 제휴 협의와 같은 비정기적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홍보(PR), 광고와 투자자 대상의 기업소개(IR)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주자는 브랜드이고, 그외에 평판이나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포괄한다.

 

가장 독립적으로 업무수행이 가능하고, 그래서 다소 커뮤니케이션의 요구 강도가 낮은 엔지니어를 보자. 관리자 위치만 올라가도, 수시로 생기는 보고 업무,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팀 코칭과 업무 모니터링, 채용 면접이 있다.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프리젠테이션은 물론, 외부 협업을 위한 설득과 협상까지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요소가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 없이 현대 사회에서 과업을 수행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소통 없이 일도 없는 것이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 이유

사회학자 퇴니스는 인간의 사회결합을 공동사회와 이익사회로 나눴다. [각주:1] 공동사회(Gemeinschaft)는 감정적, 전인격적 결합을 뜻한다. 따라서 대개 운명을 공유한다. 반면, 이익사회(Gesellschaft)는 각자의 이익추구를 위해 인격의 일부분만 결합한다. 따라서 잠재적 적대와 경쟁을 머금고 있다.


운명공동체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오류에 대한 포용력 (error tolerance)이 크다. 부모 자식간이라면 표정만 봐도 배고픈지, 졸린지 다 안다. 하지만, 이익사회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서로간의 이익이 상충하고 메시지의 전달이 불완전한 태생적 특성이 만나면 오해와 반발이 빈발하는 상황이 된다.


이런 소통을 총칭하여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또는 '직업적 커뮤니케이션(professional communication)'이라 한다. 업무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접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으로 받아 들이면 무리없다. 특별한 혼돈의 여지가 없는 한 이 책에서 커뮤니케이션 또는 소통이라 칭할 때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겠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현대 사회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며, 당신의 미래와 경력, 평판이 모두 여기에서 근원한다.


여기에 우리의 딜레마가 있다. 지식사회로 불리는 이 시대에서 일을 하려면 소통은 필수적이다. 반면, 상당한 커뮤니케이션은 이익사회적 분위기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없다.



배울 기회라도 있다면

잠시 스스로를 돌아보자. 초등학교, 중고등 과정은 물론 심지어 대학 교육을 마치도록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교육 받은 적이 있는가. 기본적 글쓰기, 읽기와 발표는 국어를 위시해 몇 몇 교과에서 다룬다. 그러나 그 교육을 통해 만족스러운 소통 능력을 얻었는가. 지금 당장 내가 잘 아는 주제로 100명의 청중 앞에서 연설하라면 쉽게 나설 수 있는가. 쳐다보기도 어려운 상대에게 차마 입이 안 떨어지는 요청을 할 자신 있는가. 어찌 보면, 정규 교육 과정을 통해 만나는 대부분의 교사들 자체도 전문적 커뮤니케이션 훈련이 훙분히 되어 있지 않은 형편이다.


우리나라 만의 특수성도 아니다. 발표와 커뮤니케이션 동기 부여에 중점을 두는 미국의 정규 교육을 받은 사람도 프리젠테이션 시켜보면 등 돌리고 슬라이드 글자만 읽는 이가 수두룩하다. 토론 문화에 익숙한 프랑스인도, 철학적 사유에 노정된 독일인, 자기 표현이 강한 이탈리아인도 전문적 훈련을 받지 않은 경우, 성과는 대개 비슷하다. 


대개의 사람들이 어설프게 방치되는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이 주로 말로 이뤄지므로 특별히 연마해야할 기술이라고 간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동 사회 내에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은 성공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익사회에서는 다르다. 업무 상황이 주어지면 우리는 갑옷과 무기 없이 전장에 내던져진 꼴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문 과정은 아예 없는가. 일반적인 스피치 학원은 거의 도움이 안된다. 대인 소통의 소극성을 극복하는 동기부여 (motivation)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교적 쓸모 있는 교육과정은 MBA 과정 같은 비즈니스 스쿨에 개설되어 있지만 이도 큰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지다. 비즈니스 스쿨 들어가기도 어려울 뿐더러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배우기 위해 비즈니스 스쿨로 가는건 고비용의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에게 차라리 효과적인 수단은 책이다. 시중 서점에 가보면 상황 별로 많은 소통의 책들이 나와 있다. 보고 요령, 글쓰기 방법, 논리 구성, 설득, 이메일 쓰는 법, 협상 등등이다. 하지만, 바쁜 직장인이 한달에 책 한권 읽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2009년 잡코리아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의 58%가 한달에 1~2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각주:2] 그나마 거의 읽지 못하는 사람도 13%다. 취업을 전제로 한 구직사이트 조사 결과가 이럴진대, 구직도 안하는 일반 직장인을 포함한 통계는 어떨까. 이런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배우겠다고 언제 수십 종의 책을 읽고 소화할까. 읽은 내용을 내 기술로 만들어 실제적 효용을 체감하는건 언제나 될까. 아득한 일이다. 아마 다부진 마음으로 서점가서 서가 돌아보면 커뮤니케이션 각 세부 분야에서 볼만한 책 한 권씩 뽑는 일부터 난감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쉽게 향상시킬 효과적 대안은 없는 것인가? 아니,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통합적 소통 방법론을 익히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쉽고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을 다른 각도로 볼 필요가 있다.


나름 진지하게 썼고, 그래서 분위기 조진다고 판정받은듯 합니다. 골자는 추려져서 책에 남았지만 제가 하고픈 말이 빠진고로 부활시켰습니다. (  '')
크게 두 부분입니다.
  •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이익사회적 맥락이란 점
  •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제대로 배울 기회가 전무하고 스스로 공부하기도 너무 어렵다는 점.
물론, 퇴니스(!), 게젤샤프트(!) 나오면서 그 사촌들까지 연좌제로 줄줄이 실려나갔다는. ^^;
그래도, 동물원 노래 좋지 않습니까? ^^
  1. </font><a href="http://en.wikipedia.org/wiki/Gesellschaft" style="color: rgb(85, 26, 139);"><span style="color: rgb(0, 0, 255);"><u><font size="2">http://en.wikipedia.org/wiki/Gesellschaft</font></u></span></a><font size="2"> [본문으로]
  2. 경향신문 2009-04-0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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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호호 숙제 다 했어요~^^;)
  2. 이 아침 또 허거덕!!

    파랑색깔 wikipedia..눌렀다가 ....허거덕ㄱㄱㄱ..

    아침 밥상에서 큰 아들과 대화 중에

    "요즘 영어 땜시 이 애미가 놀라 경기를 일으킨다. 트윗이나 블러그나 뭔가 궁금해서 클릭하면 모든 정보는 다 영어인겨...-.-

    너 첨 배울떄 단디 배워라 나중에 힘들다.."

    란 나의 말에 울 아들은 그냥 웃었습니다.

    뭥미~~
    비웃음일까요? 아님 잘 할꼐요! 일까요???^^

    잉여부활 yes가 자꾸자꾸 25일에 조바심나게 만듭니다.
    아마 이 토댁인 25일 00:00:00 시에 빨간 토끼 눈알하고 구매에 클릭대기 하고 있을듯..ㅋ

    마지막 줄 그레도 동물원 노래.....에서 그래도 입니당.ㅋㅋ

    즐거운 주말 되세요~~~
    (죄송합니다. 댓글이 넘 길어서....-.-;;)
    • 말씀처럼, 좋든 싫든 영어는 공용어의 위치니까요..
      영어를 못하면 여행가서 고생하는 문제가 아니고 지식을 습득하는 범위가 달라지게 됩니다. 아이들 영어 열심히 하라고 지금처럼 많이 말씀해주세요. ^^
      (오타 지적 고맙습니다. 고칠게요.) ^^
  3. 동물원 노래 좋죠. 전 아침부터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계속 돌려서 듣고 있네요. 가을아침에 어울리는 이 노래 너무 좋아요~~
  4. 읽으려고 열어놨다가 나갈 일이 있어서 나중에;ㅂ;
  5. 돈안들이고서 소통하는 방법도 생각해봤습니다. 생각을 엮어봅니다^^:
  6. 노래 가사가 맘에 확 와 닿네요
  7. 어디에 트랙백을 걸어야 할지 몰라서.. 이 포스트에 남깁니다. 대박? YES! ^^
  8. 우와..~~ 책 나오신겁니까`~~ 축하드립니다^^...
    제목 적어서.ㅡ.ㅡ 아버지 몰래 구입을..^^.
secret
사람이 있는 한, 소통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 소통, 혹은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능력의 발휘와 성과의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요. 그래서, 현대인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갈증같은 관심을 갖고 살게 마련입니다.

Inuit's communication quadrants
커뮤니케이션을 분류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아래와 같은 사분면을 고안했습니다. 대체로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아래 4분면 구도로 분류 가능하지만, 제가 이어가는 글에서 상정하는 상황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임을 마음에 두셨으면 합니다


정보 중심
(Information)
이익 중심
(Interest)
비대칭성
(Asymmetric)
주장, 연설
설득
(Persuasion)
대칭성
(Symmetric)
토론, 대화
협상
(Negotiation)

위 표에 보듯, 주도권(initiative)의 대칭성과 이익추구의 정도에 따라 사분면을 나누면 재미난 관찰을 하게 됩니다.

Communications not sensitive to interests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 인간으로서 이해관계 없이 어떤 행위를 하겠습니까. 그래도 이해관계(interest)에 덜 민감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습니다. 굳이 말해서 정보 중심이라 했지만 아이디어 기반으로 읽어도 무리없습니다. 이 중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은 토론이나 대화가 될테고, 일방성이 강하면 주장, 연설, 지시 등으로 구분하겠습니다.

Symmetric communication on interests
바로 협상입니다. 저는 협상을 '이해관계(interest)를 주된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 정의합니다. 결국, 두가지 요소입니다. 첫째, 나눌 대상(pie)이 있어야 하고, 둘째, 그 방법을 협의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협상을 싸움아닌 커뮤니케이션으로 보는게 타당하고, 커뮤니케이션 치고는 이익이 전제가 되므로 진행이 좀 어렵습니다. 또한, 여기서 언급하는 대칭성은 완전한 동등을 말하는 거울상의 동일성은 아닙니다. 서로 줄 것이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모든 협상은 다소간 힘의 불균형을 내포합니다.

Asymmetric communication on interests
반면, 살다보면 협상까지 가지도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있습니다. 내가 줄 것이 있고, 상대를 밀어붙일 힘이 있어야 협상도 가능합니다. 에컨대, 교통위반을 한 상태에서 경찰과 대화를 한다면 어떨까요. 흔히 '네고'를 잘 했다 표현하지만, 저는 '필사적 피해 경감 노력'이 성공했다 봅니다. 협상은 아니지요. 또한, 위반자는 이익이 걸려있지만, 경찰은 어떻게 처리하든 큰 이익이 수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동등한 이익을 놓고 파이를 나누는 협상의 틀짓기가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비대칭성은 협상이라는 큰 틀에서도 다룹니다. 그러나, 이 때는 설득이 더 주효한 스킬이 됩니다. 설득은, 단기적, 국지적 문제 해결에 있어 나름의 효용이 있습니다. 설득은 상황 맥락 (situational context)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 4분면은 상호 배타적이라기 보다 스펙트럼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커뮤니케이션은 설득과 협상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기도 하고, 어떤 커뮤니케이션은 토론이지만 물밑에서 협상이 오가기도 합니다.

투자와 전략을 비롯해 경영 전반을 맡다 보니 협상의 상황에 종종 놓입니다. 그리고, 앞서 협상에 관한 여러 포스팅을 올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별로 접하지 않는 상황이고, 의미도 크지 않아 수련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의 빈틈이 설득이란 점을 알았습니다. 또한, 다양한 설득론은 있지만 설득학까지 집대성할만큼 구조화되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 생각을 정리해 가며, 설득에 관한 글을 몇 차례 올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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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24개가 달렸습니다.
  1. 커뮤니케이션의 4분면 모습이 꼭 게임이론의 균형점 찾기와 비슷해 보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응용해 봐야겠습니다.
    • 게임이론과의 상사점이라.. 흥미롭습니다.
      이에 대한 유정식님의 글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
  2.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프로젝트 회의나 논문발표를 자주 하는 저로써는 정보 중심 커뮤니케이션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3. 저도 잘 읽었습니다. 실전이 약한데 실패하더라도 자꾸 연습을 해봐야겠습니다.
  4. 전 결심했습니다..
    앞으로 협상/설득에 관한 책을 읽지 않기로.
    그리고 협상/설득에 관한 한 inuit님께 철저히 묻어가기로.
    아무리 생각해도 현명한 결정을 한 것 같습니다. ^^
  5. 와핫핫.. 회의시간에도 4종류의사람들이 있을것 같습니다.
    사장님 앞에서 회사의 미래상만 이야기하는 부장님
    사장님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이 멋진 대리님
    질질 길어지는 회의시간의 주동자인 과장님
    사장님과 부장님과 과장님과 대리님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회의를 끝내려는 주관자
    라고 생각해버렸습니다. ㅎㅎ
    사실 처음엔 정치인,보험회사직원,신입사원,선보는사람으로도.. ㅋㅋ
    • 그럼, 사장님은 어느 부류에 들어가나요?
      하지만, 듣다보면 끄덕여지는 분류입니다.
      분류에도 능통한 mode님이군요. ^^
    • 반대로 질문을 드리자면,
      그렇다면 저 4가지 중 사장님이 될만한 인재는 어느쪽일까요? ^^ 으흐흐흐~
    • 넷중에는 없고.. 넷으로 분류하는 그 어떤 사람..? ^^
    • 우와.. 함정이었다~
      다 알아버렸어요. ㅋㅋ
      사장님이 어느 부류냐고 묻더니 넷으로 분류하는 어떤사람이라고..완전 대치되는 화법을.. +_+
      까약~~ 똑똑한 mode님이닷!!!
      제 생각에 사장쯤 되면 저 4가지는 완전 기본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장님손바닥위의 communication quadrants 라고... ^^
    • 똑똑한 mode님 맞습니다. ^^
      mode님이 사장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6. 와우~~~
    저도 님의 설득에 관한 글들..... 기대 만땅으로 기다리겠습니당.
    어제는 농진청 수업 받으러 갔다 수원역 서점에서 카네기 인간관계론 열심히 읽다가 왔습니다.
    구입은 동네 서점에서 할라고 걍 내려 왔다는 사실이...ㅋㅋㅋ

    좋은 주말 보내세요..
    • 헉. 수업받으러 수원역까지 오세요?
      너무 멀지 않나요.

      토마토새댁님도, 주말에 즐거운 시간 되세요. ^^
    • 멀데요~~헥헥!!
      집에서 왜관역까지 30여분(당근 경제속도 훨씬 오버하서리..)
      기차타고 3시간 ...
      수원역에서 택시타고 농진청.
      꼬물꼬물 거린 시간까지 해서 토탈시간이 5시간쯤 되네요 ㅎㅎ
      멀긴 멀다 그죠??^^
    • 크억..
      교육비보다 교통비가 더 들겠어요.
      이동시간의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더 그렇구요. ^^

      그렇지만, 고생하는만큼 알차게 배우는게 많으시리라 생각해요.
      든든히 잘 챙겨드셔야 할듯. ^^
  7. 글을 마무리하실 때쯤 되어서 이 포스팅이 완성이 아니라 앞으로 펼쳐가실 이야기의 준비작업 아닐까 생각했는데, 정말이네요 ^^;; 앞으로 올리실 글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8. 긴 휴가를 다녀와서 많은 글이 쌓여 있어서 찬찬히 정상근무 시간이 지나고 읽었습니다 ^^

    갑자기 든 궁금한 생각을 좀 여쭤보려고 합니다.

    비대칭성을 범주화 하시는데 나오는데 설득은 이익이 큰 사람이 하는 걸까요 작은 사람이 하는 걸까요? 정보의 관점에서 보면 비대칭적인 연설이나 주장은 언뜻 보기에 정보가 많은 쪽에서 수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익이 많은 쪽에서 적은 쪽에 설득을 하는 걸까요 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
    • 갖고 있는 이익의 다소(多少)보다는 받을 이익의 경중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 음... 경중으로 본다면... 말의 뉘앙스에서는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중요한 사람이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중하지 않은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제 표현으로는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적은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라 이해하면 되겠네요 ^^(이익이 많은것이 자신에게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말입니다.)

      시간 내서 이해의 폭을 조금 더 깊게 가져볼 수 있도록 해봐야 겠습니다 ^^ 무척 흥미로운 주제 같습니다.
    • 네.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계속 들여다보면 재미난 통찰을 얻을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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