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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르가 그랬다던가요?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고.
여러분의 답은 어떻습니까?

사회학적인 답이나 생물학적 답은 저마다 다르겠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그리고 통계적으로는 답이 있습니다.


하는게 맞다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Daniel Gilbert

(원제) Stumbling on happiness


원제보다 더 생동감 있는 제목입니다. 심리학 책보다는 소설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허술하고 친근한 제목의 느낌은 호객을 위한 미소일 뿐입니다. 책은 전문서적의 범주에 듭니다. 사람이 행복해지는데 장애요소가 되는 내적인 불완전성인 심리학적 착각과 오류를 다각적으로 파헤칩니다.



Storyline
책의 골자는 간단하게 요약가능 합니다.
1. 현재의 우리는 미래의 우리를 위해 희생하고 있다. 그런데 그 미래가 되면 우리는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2. 왜 우리는 미래의 행복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나?
3. 답은, 뇌 구조가 그렇기 때문이다.
4. 기억의 효율특성상 압축과 복원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뇌는 정보를 가공으로 채워넣는다. (filling-in)
5. 또한 부존재는 없다고 무시한다. (leaving-out) 우리의 뇌는 시간상 먼 일은 디테일을 생략한다.
6. 뇌는 과거와 미래 사이의 모든 구멍은 '현재'로 채운다. (presentism) 결국 모든 예측은 현재에 지나친 가중치를 둔다.
7. 뇌는 시간의 경과를 적절히 상상하지 못한다. 그래서 변화의 상대량에 주목하고, 비교를 통해 가치를 평가한다.
8. 모호한 정보는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한다. 정보의 분석도 긍정적인 결론은 관대한 기준을 사용한다.
9. 강도 높은 불쾌함과 불가피한 불쾌함은 자기보호적 심리면역체계를 발동시켜 해소한다.
10. 결국 미래의 행복 예측은 이로 인해 틀리기 십상이다.
골자치고는 좀 긴가요? -_-

쉽게 말해, 인간의 뇌는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에 행복에 관한 상상은 헛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는 책입니다. 책에서 나오는 예처럼 폭동의 누명을 쓰고 죽은 Adolph Fischer는 행복하게 죽고, Kodak 사장 George Eastman은 수없이 좋은 일을 하고 서재에서 자살하지요. 이해하기 힘들게도.

하지만, 위의 주장은 이미 뇌연구나 심리학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내용입니다. 뇌의 불완정성에 대한 실험은 '마인드 해킹'에도 잘 나와 있고, 구뇌의 자기중심성은 '컬처코드'나 '뉴로마케팅'에서 본 바 있습니다. 기관 수준의 움직임이 아닌 행동의 결과로서의 불완전성은 '프레임'을 비롯해 기타 심리학 책의 주요 주제이기도 합니다.


Very good theme, indeed
이 책의 강점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골방 학자들이나 경영 관련서를 탐독하는 저 같은 부류 말고는 관심이 생길리 없는 뇌구조와 심리학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뇌구조 때문에 당신이 행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틈새 시장의 심리학 서가에서 대중 시장의 좌판으로 나오겠지요.
실제로 저자는 하버드 대학에서 동일한 주제로 '긍정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답니다. 물론 강의마다 학생들로 메어터진다 하고요.

단점도 그 부분에 존재합니다.


Are humans happiness-maximizer?
먼저 기본 전제부터 논쟁의 소지가 있습니다. 인간의 목적이 최대 행복인가요?
대개 그렇다고 대답하겠지만, 그렇다면 행복은 과연 무엇인가요. 마음의 절대 안정인가요, 만족상태인가요, 개선되는 과정인가요. 현재 느끼는 감정인가요, 기쁜 기억인가요, 미래에 대한 기대인가요. 행복의 정의가 각각 다른데도 통칭해서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덮고 넘어가야 하나요.

여기에서 행복론을 어줍잖게 갈라보자는게 아닙니다. 과학적 실험의 대상인 관계로 이 책의 논의는 "보고되는 만족(reported satisfaction)"을 주된 측정치로 삼습니다. 미하이 교수의 ESM도 마찬가지 종류의 측정치를 사용했습니다만. 심지어 저자는 행복과 만족, 효용성(utility)을 두루뭉수리 섞어 쓰지요.

저는 절대로 유물론적 행복이 가치 없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먹는거, 입는거에 대해 큰 가치를 두지 않도록 교육받아 온 동양적 행복론도 있다는 점입니다. 서구문화의 토대위에 설계된 실험과, 여기에서 측정되어지는 행복에서 간과하는 부분이 없다고 가정하는게 더 무리겠지요.
또한, 개인의 행복의 합이 사회 행복의 총량인가요. 서양적 개체 관점이라면 맞지만, 동양적 관계중심에서는 또 다릅니다. 내 아이가, 심지어 내 후배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지는 확장적 자아를 다루는게 동양의 기조니까요.

아이러니컬하게도 또는 다행스럽게도, 이 물음에 대한 맞고 틀림은 책의 결론과는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인간의 인지적 오류가 야기하는 예측의 불확실성이 테마이고, 행복은 쉽게 와닿을 생활의 사례여서 들보가 아닌 서까래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So what?
하지만 피상적인 행복론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이라는 문제는 다른 문제를 유발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
책에서 무수한 심리학적 예증으로 논하듯, 인간은 뇌구조상 미래를 상상하는데 지독한 실수투성이입니다. 저도 그 점을 긍정합니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지요? 책은 여기에 대한 구체적 답을 회피합니다. 원래 책의 목적이 행복을 찾고자 하는게 아니라 그렇습니다. 미하이 교수와 대니얼씨는 이 점에서 갈라섭니다.

물론, 책에서 건질만한 내용은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심대한 타격, 예컨대 사고로 불구가 되거나 가족과 헤어지는 등 큰 상처를 받아도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현재라는 기준에서 구성한 잘못된 미래상과 스스로를 보호하는 마음의 마법을 간과해서 생기는 오류입니다.
하지만, 이런 뇌구조를 가진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해야 미래에도 행복해 질까요? 저자는 매우 어설픈 답을 내어 놓습니다. 행복에 대해 고민해 봤나 의심스러울 정도로요.


Doubts
그 답으로 말미에 재미난 실험결과를 제시합니다.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내가 예측한 결과와, 실제 겪은 사람의 제한된 경험담을 듣고 예측한 미래 중 실제 겪으면 어디가 맞을까요.
실험은 내가 충분히 상상한 미래상보다 경험자가 말해준 단편적 정보가 더 정확히 미래를 예측한다고 합니다. 충분히 이해가고 일리있는 실험결과입니다. 사실상 직관적에 반하는 결론인, 이 부분에 대한 눈높이를 같게 하려 한권의 분량을 할애해 뇌구조를 설명했으니 아직도 이 결과를 못 믿겠다하면 저자는 매우 섭섭하겠지요.

하지만, 이 실험의 결과가 행복에 대한 답이라고 제시하면 곤란합니다. 저자는, 맞지도 않는 뇌가 그려놓은 미래상에 우리의 미래를 의존하지 말고, 그냥 경험자의 한마디를 듣는게 맞다고 어색하게 끝냅니다. 그럴 때도 있겠지만, 행복에 관한 방대한 실험을 표방한 책의 결론치고는 사회적 함의가 전혀 없지요.
실험의 결과는 잘 해석해야 합니다.
1. 실험재료가 공통적으로 좋아할 음식이고, 그 음식의 만족도에 대한 결과입니다. 만일 선험자와 내가 같은 음식에 대한 다른 기호를 가질 경우, 내 행복은 또 다시 남의 경험에 추론을 더해야 하는 우스운 꼴이 됩니다.
2. 실험이 의미있는 경우는, 다수의 결론을 통계적으로 들었을 때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이미 그렇게 세상이 진행되고 있지요. 성공한 사람들이나 종교적 체험을 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내용에서 배우는 경우지요. 정말 내 고민이 되는 순간에 나와 합당한 구체적 경험을 이야기 해줄 경험 데이터베이스가 충분히 있나요?

마지막으로, 환불의 심리학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통상적으로 심리학 서적에 나오는 내용입니다만, 먼저 제품을 제공하고 후에 환불을 해준다하면 대개 그냥 쓴다고 합니다. 인지부조화가 되었든 프레임이 되었든, 가진 제품을 계속 가지려는 유혹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책의 불가피성으로 보면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교환 가능한 실험군과 교환 불가능한 실험군을 놓고 보면 아예 교환 불가능한 사람들은 교환이 안되기 때문에 그냥 합리화 하고 쓰려는 심리기제가 발동합니다. 이렇게 보면 환불 불가가 더 나은 대안이지요.
물론 세세한 세팅을 보고 어느 이론을 적용할지 통찰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단순히 한 이론으로 다른 이론에 이기고 지는 모순 게임은 아닙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은, 결국 뇌구조의 불완전성이나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사람의 마음을 조작하는 블랙 매직으로 이해하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심리적 이론은 행위의 결과가 산포되는 범위에 대한 내용이고, 실제로 어떤 행위가 나오는지는 커뮤니케이션의 내용, 전달 과정, 전달 방식 그리고 진정성 등의 매우 많은 환경 조합의 결과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조작시도도 실패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By the way, why should we be married?
참, 서두의 의문은 해결해야지요.
결혼은 왜 해야 옳은가요? 저자가 누누히 강조한 뇌구조의 불완전성에 그 답이 있습니다.
사람은 어떤 일을 하지 않았을 때 행위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안 한 일은 했으면 '매우' 좋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상상만 골라하지요.
반면, 해버린 일은 다릅니다. 결과가 좋으면 후회할 일 없고, 결과가 나쁘면 내가 한 일이라서 뇌가 그래도 이만하면 참 다행이라고 합리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해버린 일(acted)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게 됩니다

수긍이 가나요? 물론 통계적으로 그렇다는겁니다. (또는 가끔씍! ^^;)


Let's be happy!
결론입니다.
뇌구조나 심리학에 관심있는 분들, 이 책 읽어보세요.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행복하고 싶은 분들, 이 책 암만 읽어도 행복해지는 방법 모릅니다.
차라리 가족과 산책하세요. 많이 웃고 이야기하고요. 그래도 시간 남으면 좋은 블로그 보면서 간접 경험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꼭 행복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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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4 , 댓글  30개가 달렸습니다.
  1. 이누이트님은 이 책을 읽어도 행복해지는 방법 모른다고 하셨는데, 실은 이누이트님도 "행복에 걸려..."에서 말한 행복해지는 법(포스팅의 서두와 말미의 결혼이야기)을 말하셨습니다. 결혼이야기를 좀더 확대해석하자면, 결혼은 해도 행복, 안해도 행복이라고 봅니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해버린"것이 되니까요. 결혼을 안해버리면, 싱글이기에 삶이 편하면 후회할 일 없고, 좀 외로워도 뇌가 합리화해 줄테니까요.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지만 않으면, 어떤 일을 당해도 행복하게 살수 있다는 것이지요.

    참, 저자 다니엘 길버트의 강의도 들을만합니다. (ted.com에서 gilbert라고 치면 나옵니다.) 20분만 투자하면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올려놨으니, 오시면 볼수 있습니다. 트랙백겁니다.
    • 댓글과 트랙백 감사합니다. ^^
      제 논점은 미래예측의 불완전성에 대해 세세히 설명했으면 그에 합당한 결론을 제시하는게 옳다는 겁니다.
      '희망'은 충분히 동의하는 관점이지만, 그 한마디 말하려 한권 분량의 심리학적 고찰과 논증은 과하다고 봅니다.
      책 읽어보셨다면 책의 서술구조도 분명 그런 결론으로 몰아가지는 않는다는걸 아실 수 있습니다.

      다른 면으로는, 심리적 자기면역이 주는 위안이 행복에 대한 해결책이라면 수동적인 결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몰입의 즐거움'에 대한 글 (http://inuit.co.kr/1403)에서도 의견이 갈렸습니다만. ^^

      강의 소개도 고맙습니다.
      이 글 읽으시는 다른 분들께도 좋은 참고가 될 듯 합니다. ^^
  2. 그리고,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라도 이보다 더 멋진 끝맺음은 없는듯 싶습니다.

    그리고 꼭 inuit님도 행복하세요. +_+
    • 좋은 지적이시군요.
      그뒤로 계속 행복했다는 말처럼 듣기 좋은 말이 없지요.
      실제로 그러기는 매우 힘들지만 말입니다.

      mode님은 이미 행복하고 계시지만, 더욱 행복하세요. ^^
  3. 작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중간중간 유용한 내용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구체적으로 생각은 안나네요. 기억력 감퇴 현상이...)
    행복의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한 면이 좀 마음에 안들었지만, 그것이 서구인들의 과학 연구의 메쏘돌로지이니 이해가 됩니다.
    말씀하신 대로 How to be happy에 대한 답은 이 책에서 얻기 어렵습니다. 단 행복의 의미를 심리학 측면에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려면 꽤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되는군요.
    • 심리실험 결과 같은 건 어디가서 가십으로 사용하기도 좋고, 다른 글에 재료로 쓰기도 좋은 소재들이 많지요.
      행복..
      대학시절 술자리에서부터 갑론을박하던 주제인데, 알듯 말듯 하네요. ^^
  4. 제주도에서 재미있게 잘 보고갑니다..ㅎ
    제주칼.
    제주배우.
  5.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는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이면 해보는게 좋을것 같다고 생각해요. 죽기 전에 뭐라도 좀 더 경험을 해보는게 좋을것 같아서..후후후..
    전에 결혼은 할 생각 없다던 모모님께서도 보시면 좋을 글이군요.그리고 먼지가 쌓인 마인드 해킹을 꺼내봐야겠습니다. -_ㅜ
    • 엘윙님, 결혼해서 후회할 일 없을텐데요.
      꾸꾸님도 그러면 좋으련만.. 후~ ^^;;;

      모모씨는 다시한번 입장을 밝혀주기 바랍니다. 흐흐흐
  6. 사실 개인적으로 만사 다 비판적으로 보는데 이상하게 책만 읽으면 '오, 멋져'하는 생각이 잘 듭니다. 이 글 보니 무지 반성이 되는데 어서 고쳐야겠어요. 덤으로 이 글을 보니 또 넘어가려고 하는군요... 으윽, 으윽, 으윽...

    ps. 여기도 감시권역입니다.
  7. 다른 서평보다 많은 분량의 글을 쓰신 것을 보니 저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말부분의 "By the way, why should we be married?" 단락은 정말 십분 공감이 갑니다. 그동안 제가 의식하진 못한 내용이지만 말입니다.

    늦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 음 분량이 좀 폭주했지요? -_-
      시간이 없어 길게 썼습니다. ^^;

      Hexa님, 새해 좋은 일 많이 생기세요.
  8. 꼭 한번 읽어봐야 겠네요...
    행복한 2월 보내세요!
  9. 와우,,재밌는 이야기네요..^^ 스토리라인의 9번은..제가 최근에 올린 포스팅(내게 있어 진정한 용서에 관해)과 비슷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또 흥미롭구요...물론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와 제가 이야기 한 바가 같은지는 모르겠지만요..
  10. 행복의 파랑새는 지척에 있답니다. ㅋㅋ
    언제나 행복하시길..저는 행복해요 ^^
  11.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은, 결국 뇌구조의 불완전성이나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사람의 마음을 조작하는 블랙 매직으로 이해하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 이 부분에 적극 동의합니다. 이 책의 저자도 자신이 말하는 것이 전체를 이해하기 위한 부분이라 생각하겠지요.

    책의 내용과 또한 inuit님의 생각이 충분히 길게 하지만 차곡차곡 담겨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없어 길게 썼습니다"라는 말씀에 "얼마나 더 깔끔해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 대단하시다는 ^^;;;
    • 긴 글 쓸 때마다 어찌나 죄스러운지 모릅니다.
      글 읽는 사람의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12. 비밀댓글입니다
  13. "사람은 어떤 일을 하지 않았을 때 행위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안 한 일은 했으면 '매우' 좋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상상만 골라하지요.
    반면, 해버린 일은 다릅니다. 결과가 좋으면 후회할 일 없고, 결과가 나쁘면 내가 한 일이라서 뇌가 그래도 이만하면 참 다행이라고 합리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해버린 일(acted)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게 됩니다."

    이말에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매사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태도로 일관해온 저자신에게는요..
    • 책에서 말하듯, 일단 저지르고 '합리화' 하세요.
      그만큼 배우고 얻고 성장하리라 생각해요. ^^
  14. 어디서 이책 제목을 보고 검색해보니 inuit님 블로그가 제일 먼저 뜨네요.

    결혼에 대해서 요즘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생각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 무서워서 결혼하고 싶지 않습니다.

    혼자 살면서 궁상떨고 외로움에 몸부림 치는것은 혼자서 저 2가지만 견디어 내면 예상하지 못할 불확실성은 없습니다. 혼자라는 관계 자체를 말한다면요.
    결혼을 하게 된다면 불확실성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지게 됩니다.
    부인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만약 아이가 생긴다면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줄런지도 말이죠. 자라서 나와의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생지옥과도 같은 세상을 펼쳐줄지도 말이죠.

    배우고 얻고 성장하는것 조차 무섭습니다.

    사는게 춤추며 노래하는것처럼 즐겁지 못한건 10년도 더되었고 살아가는 이유는 살아있으니까가 전부입니다. 죽어보려다 실패한뒤에 어머니 얼굴을 본뒤로는 부모님께 할 수 있는 가장 큰 불효도 하고 싶지 않구요.

    모르겠습니다. 왜 사는지에 대한 답은 얻었지만 더 이상 후회한 일들도 후회할지도 모르는 일도 뒷일들은 겪고 싶지 않습니다.

    어렵습니다.
    • 힘들지만 한가지, 왜 사느냐에 대한 답을 얻으셨고,
      삶을 긍정했듯 시간이 지나면 생각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무 스스로에게 재촉하고 조급해 하지 마시고, 시간을 가지세요.
      아예 한다 안한다 결심하지만 마시구요. ^^
  15. 책을 읽은지 오래되지 않아서 그런지.
    inuit님의 서평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네요..

    알맹이 꽉찬 긴 서평 잘읽었습니다.
    말씀대로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라 고민하시는 분들은 읽을 필요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전제나 과정에 비해 결론이 조금 약한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네요..
    그러나 재미난 책이었고 생각을 많이 한 책이었습니다. ^^
    • 네 맞습니다.
      저도 결론은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책 전반에 걸친 여러 사례를 무척 인상깊게 읽었고, 제 책쓰는데도 공부가 되었습니다. ^^

      맑은독백님과 저의 비슷한 결론이 재미있지 않나요? 전 짜릿하게 통하는 느낌이었습니다. ^^
secret

프레임

Biz/Review 2007.09.16 16:42
학력위조문제로 연일 시끄러웠던 요즘입니다. 출장에서 돌아와보니 좀 다른 이야기로 비화되었군요.

과거는 축적된 자아란 점에서 또 하나의 자기입니다. 제 경우는 성공과 실패, 모든 이력이 지금과 미래의 저를 이루므로 다 소중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는 그렇게 쉽게 부정하고 왜곡하는 이유는 뭘까요. 단순한 이기심일까요. 어떤 심리학적 이유가 있을까요.


더 쉽고 많이 접한 사례를 볼까요.
상대가 늦으면 단지 '성의없고 게으르기' 때문이지만, 내가 늦으면 '집에서 나서는데 하필 가족을 돌봐야 할 상황이 생긴데다가 늘 제 시간에 오던 버스가 하필 늦게 도착함과 동시에, 운수 나쁘게도 하필 오늘 시위로 시내 교통이 막힌 어쩔 수 없는' 탓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의 인지적 경향이 그렇습니다. 남의 잘못은 개인적 성격 (personal trait)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내 잘못은 상황 (situation)의 문제로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학력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정말 지적이고 열심이었는데, 가정형편상 또는 당시 불가피한 상황 상 '그 학력'을 못땄을 뿐, 그 학력이랑 거의 다름없다는 생각이 내재된 탓일겁니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통째로 남을 속이려는 사악한 이기심이라기 보다는, 스스로를 속이고 싶은 자기애의 발로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서 작용하는 심리적 무대장치를 담당하는 기제가 바로 프레임 (frame)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인철

(부제)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사고의 틀 또는 관점의 틀이며 액자로 상징되는 프레임은, 책에서처럼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이란 표현이 적절합니다. 프레임은 결국 애매모호한 세상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심리적 도구입니다. 대부분 효율적으로 동작하지만 가끔 비합리적이기도 하고, 따라서 이를 잘 간파하는 사람에게는 심리적 주도권을 넘겨주기도 십상입니다.

사실 프레임은 웬만한 심리학 교과서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고, 경영학에서도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내는 주제입니다. 커뮤니케이션과 구매행동, 마케팅은 물론 협상 (negotiation)에서도 framing은 세심하게 다뤄야할 기법입니다. 하지만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흥미로운 관점으로 책을 썼네요.

프레임을 지혜의 개념으로 접근합니다. 일견 뜨아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말이 됩니다. 지혜가 삶의 경험이고 사람과의 관계이며 평정심과 더 나은 선택이란 관점에서 보면 프레임이 지혜와 등가는 아닐지라도 지혜의 하부구조를 구성하니까요.


책의 구성은 프레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에 이어 네가지 주요 프레임을 범주화 합니다.

자기 프레임: 자기중심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봄
현재 프레임: 현재에 중점을 두고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예측
이름 프레임: mental accounting. 개념간에 관계를 맺어 둠 (coupling)
변화 프레임: status quo와 현재 가진 것을 기준으로 평가함

상세한 내용은 이 책을 비롯하여 관련있는 자료가 많으므로 참조하시면 됩니다. 앞서도 밝혔듯, 결국 프레임은 인지적 도구입니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위한 일관성과 상황을 빠르게 평가하기 위한 단순화,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위험을 거부하는 보수성이 기제입니다.

따라서 프레임에 관심을 두면, 자신과 남을 이해할 때 도움되는 측면이 많지요. 책은 연구 결과에 바탕하지만 사례 중심으로 서술되어 쉽고 편하게 잘 읽힙니다.
연구결과는 외국 부분이 많지만 우리나라 교수가 한가지 관점을 가지고 엮은 점도 마음에 듭니다. 요전 포스팅인 '생각의 지도'의 저자인 Nisbett 교수의 제자이자 같은 책의 역자인 최인철 교수입니다. 정갈하고 명료하게 쓴 책입니다.

책의 사례야 알던 내용의 복습이지만, 제가 진정 배운점은 역시 지혜와 프레임간의 상관관계였습니다.

특히, 프레임이란 프레임으로 지혜롭게 사는 10가지 방법을 제시한 목록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 방법을 프레임적 측면에서 재기술한 내용이지만, 프레임을 일상의 전술에서 인생의 전략수준으로 격을 높였기 때문이지요.

의미중심의 프레임을 가져라: 먼 미래와 상위 가치에 집중하라
접근 프레임을 견지하라: "해보기나 했어?"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져라: 충분히 즐기는 현재에서 행복이 나온다
비교 프레임을 버려라: 오직 과거, 미래의 자신과만 견주어라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 '충분한'이 아니라 '최고'를 견지하라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이상적인 스토리를 마음에 두고 세상을 보라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바라는 모습과 상통하는 이미지와 상징을 늘 곁에 두어라
체험 프레임으로 소비하라: 소유가 목적이 아니라, 경험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라: 행복은 관계에서 나온다.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 천재성은 집중과 반복의 산물이다. 10년은 정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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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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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 천재성은 집중과 반복의 산물이다. 10년은 정진해야 한다.
    ==> 이 글.. 제 머리속에서는 귀걸이는 귀막히지 않도록 걸고자는 인내와 반복의 산물이다. 1년은 계속 차야한다. ㅡ.ㅡ;;;;

    이런식으로 인생을 초딩수준으로 낮추고 있다는......
    • 아아.. mode님. 최고야 최고.
      모든 구절에서 삶의 진리를 끄집어 내는군요.

      귀뚫은거 잘 개통되길 바랍니다. ^^;
  2. 좋은 책이군요.(하긴 안좋은 책은 inuit님께서 포스팅할리가...) 비교 프레임을 버리되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서 쫓아가야겠습니닷.
    • 안좋은 책은 안좋다고 포스팅 합니다.
      다른사람에게 도움되길 바라면서요. ^^

      엘윙님은 영특해서 알찬 인생길을 찾아갈겁니다.
      믿음이 가요..
  3. 이것도 리스트에 있는 책인데...아아아-;
    내일 도서관에 다른거 반납하면서 있으면 읽어봐야겠어요
    (저번엔 전부 대출중이었던-_-)
    • 금방 읽히니까, 빨리 회수될지도 모르겠어요.
      astraea님 독서 리뷰도 궁금합니다. ^^
    • 이상하네요;
      분명 리플을 달았는데 안 보이네요-0-;;

      암튼..책은 여전히 대출중이더군요..2권 모두;
      글구 제 북리뷰는 북리뷰가 답지 못 한지라
      블로그엔 포스팅하지 않는 정책이랍니다-_-;
    • 저도 리뷰를 본 기억이 없지만, 이제 정책을 바꿔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astraea님의 관점이 있는 리뷰일거라 생각합니다.
  4. 좋은 책이네요. 동감하는 부분도 많고 배우는 점도 많습니다.
    이누잇님 글 중에 "남의 잘못은 개인적 성격 (personal trait)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내 잘못은 상황 (situation)의 문제로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부분도 공감이 큽니다. 요새 우리 사회는 모든 문제를 situation에서 한 발 더 나아가 structure의 문제로 돌리는 성향을 보이는 듯해 많이 거슬립니다. 작게 보자면 모든 잘못은 남탓이자 사회탓이란 변명의 단초가 되고, 크게 보자면 사회 문제를 정치적 이해와 접목시키려는 의도가 보여 불쾌합니다. 김일병 사건이 그랬고 조원희 사건이 그랬죠. 인기 상종가인 음모론들도 크게 다르지 않구요. structure를 들먹이는 건 일견 그럴싸하고 근사해 보이지만, 십중팔구는 문제의 근원도 해결책도 찾지 못한채 말잔치로 끝나고 맙니다. 이번 학력 위조 사건도 터지자마자 바로 학력 위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쪽으로 여론몰이가 되는 걸 보고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좀더 실천적이고 발전적이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프레임이 제시되고 수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말씀처럼 말잔치죠.
      고기를 씹듯, 말하는 재미요.
      문제는 사회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가십이 필요악인데,
      가끔 과한 이슈를 보면 회의가 많습니다.
  5.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2007.09.17 04:24 신고
    개인적으로는 유멘시아님이 쓰신 나를 위한 심리학도 괜찮더라구요.
    프레임하고는 또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6. 제 이야기네요^^. 반성해야지 -_-;;
    근데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책은 다 읽고 난 후 얼마 안가서 다 까먹게 되는게 문제더라구요 ㅜ.ㅜ (앗 이것도 상황 프레임에 갖힌건가 ㅎ)
    • 하하하.. 반성이라니요.
      사람이 원래 그렇다는 이야기잖습니까.
      자기계발서가 특히 그렇지만, 크게 느낀점을 실천해 보는데서 차이가 생긴다고 봅니다. ^^
secret

'발담그기' 마케팅

Biz 2007.08.27 08:05
블랙잭으로 전화기를 바꾸려 단말기 가격을 알아봤더랬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온라인 매장이 현저히 싸더군요. 전화로 알아본 야탑의 오프라인 매장과 두 배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단말기 보조금과 다양한 부가서비스 보조금을 이용한 기술이었습니다. 기기변경에 대한 혜택이 없는 것은 여전했구요.

가만.. 특정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마케팅 보조금까지 지불할 정도로 가치가 큰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3개월 사용 의무를 통해 은근 슬쩍 고착화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합니다. 특히 부가서비스는 변동비가 거의 없으니 많이 쓸수록 마진이 높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3개월 후 잊어버리고 계속 쓰기를 바라는 막연한 마음이 아닌 것도 확실합니다. 근저에는 고도의 심리학적 테크닉이 있지요.

Framing
프레이밍 또는 프레임 부과하기라고 표현하는 기법이 있습니다. 프레임은 그야말로 생각의 액자, 또는 생각의 준거입니다. 프레임은 다양한 상황에서 사고의 틀을 제시하므로 기본적으로 효율성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인지적 오류를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위 그림은 제 데스크탑 화면의 일부입니다. 구글 사이드바에 포토 위젯을 장착하고, 플리커의 볼만한 사이트와 제 하드 사진들이 번갈아 돌아가게 해 놓았지요.
사용 중 가끔 재미난 관찰을 합니다. 예컨대, 저 위의 사진처럼 훌륭한 풍경이 가끔 나옵니다. 구도와 색감이 좋아서 원래 사진을 클릭하면 움칫 놀랄 때가 많습니다.

원래 사진은 풍경화 모양(landscape)인데, 포토 위젯이 초상화 모양(portrait)으로 액자를 재구성 (re-framing)한 결과여서 그렇습니다. 대개 테마가 가운데 위치하고 주변 사물과 여백이 나머지 스토리를 제공하는게 사진 구도입니다. 그래서 의미있는 주요 오브제가 잘려나가지 않는 한, 가로로 보나 세로로 보나 훌륭한 구도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사뭇 다르지요. 많은 인지과정에서 이처럼 프레임이 인지의 요체를 좌우합니다.

다시 윗 사례로 돌아가 볼까요. 일단 처음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A라는 부가서비스를 갖추고 시작하면, 프레임이 재구성 됩니다. 그냥 있으면 A라는 서비스를 내가 사용해야할 이유를 찾지만, 갖고 시작하면 3개월 후 A를 버려야하는 이유를 찾게 됩니다. 통계적으로는 의미있는 차이를 유발합니다.

장기기증 사례가 그러합니다. 어떤 나라는 장기기증 비율이 높고, 어떤 나라는 매우 낮습니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헝가리, 폴란드, 포르투갈, 스웨덴의 장기기증 비율은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독일에 비교하면 서약률이 60%가량 차이나게 높습니다.
이것이 사회적 성숙도나 박애정신의 차이일까요? 해답은 의외로 단순한데 프레임 구조의 차이입니다. 앞 나라군은 장기기증이 디폴트(default)로 되어 있고 개인의 의사에 따라 기증하지 않아도 됩니다. 뒷 나라들은 자유의지로 기증서약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제도가 의무화한 결과가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앞나라 사람들은 장기기증을 하지 않을 이유를 찾아서 행동하고, 뒷 나라 사람은 기증을 해야할 이유를 찾아서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Foot-in-the-door
효율적인 마케팅 기법이라고 일부 사람이 극찬하는 만족보장제도(satisfaction guarantee)도 마찬가지입니다. 1개월간 사용 후 만족하지 않으면 반품을 받는 제도 말입니다. 이 경우도 cherry picker들은 예외로 하면, 일반 사람들은 한달간 써 보고 굳이 반품해야할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대개 그냥 쓰지요. 반품이 귀찮다는 점도 그냥 쓰기 위한 훌륭한 핑계입니다.

이 때 작용하는 또 하나의 프레임이 있습니다. 바로 현재에 가중치를 두는 인지적 작용이지요. 일단 내 소유물은 높은 가중치를 갖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으면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합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내 물건은 더 비싸게 여기는 성향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쓰게 하고, 일단 말 붙이고 보는 전략이 마케팅에서 잘 사용되고 있으며, 효과도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험 사원이 많이 쓰는 '일단 들이대고 보는 전략(foot-in-the-door)'도 정확히 같은 맥락이지요.

인지부조화
물론, 세상 일이 그렇게 단순히 재단될 일은 아닙니다. 일단 쓰게 했다고 모든 사람이 사용한다면, 마케터가 할일도 없고 세상 편히 돌아가겠지요. 주의할 점도 많고 실행 성공도 쉽지는 않습니다.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요.

일단 인지부조화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안 좋은 상황은, 내가 A란 부가서비스를 쓰는 이유가 보조금 혜택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이 때는 거래관계가 깨끗해지므로, 3개월 후 청산이 옳습니다. 나는 A서비스를 써주는 대신, 할인을 받았고 할인에 대응하는 의무만 다하면 서비스를 계속 쓸 필요가 없습니다. 해지할 이유가 존재합니다.
반면, 내가 능동적으로 A를 선택했고 그 서비스가 내게 편하다고 느껴지면 상황이 다릅니다. 할인의 댓가나 경제성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좋은 서비스도 받고 제품도 싸게 사는 현명한 소비를 한 결과가 되므로 계속 A란 서비스를 사용하는게 옳습니다.

이 부분은 서비스의 선택권을 주는 부분, 서비스와 할인간의 연계를 제거하는 decoupling, 가격구조를 은닉하여 mental accounting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영업채널 통제, 그리고 소비자가 서비스를 능동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참여성 유인제공 등을 조합하면 어느 정도 구현이 되겠지요.

물건 하나 사는데, 생각할 점도 많고 참 요즘 세상 살기 복잡하다는 엉뚱한 결론이 나는 순간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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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끊어야 한다. 끊어야 할 이유를 찾는다. 귀찮다. 이유 따윈 잊는다. 쓰다보니 편하다고 생각한다. 끊을 이유는 없어졌다... 뭐 이런 매커니즘을 제 동생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_"- KTF 원팩이라는거죠. 4가지 보조요금 패키지..윽. 잘봤습니다.
    • 슬슬 스스로 합리화하기 시작하면, 고착화 되는 거죠.
      동생과 대화를 해보세요. ^^;
  2. 마케터의 차원이 아니라 서비스 제조자(상품팀의 경우)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A란 부가서비스를 쓰는 이유가 보조금 혜택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임에도 불구하고 순수히 상품의 가치만으로 사용자가 가장 안좋은 상황에서 반대의 상황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가끔은 상품 자체만으로 승부가 가능한 까닭이 이런 상황이 적용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흐으~ 상품팀의 로망이겠죠? 블랙잭 사시면 사용기와 가격을 밝혀주세요~ +_+ 좌절하시면 전 다른 제품으로.. ㅌㅌㅌ ( ㅌㅌㅌ 이건 튀어튀어튀어~ 란 줄임말인데요 wow란 게임에서 자주 쓰는건데 ㅡ,ㅡ;; 약자의 지혜란건데요~ ㅌㅌㅌ 만으로 충분히 의사전달도 되고 상황의 급박함도 되고 사실 ㅋㅋㅋ 과 비슷해서 ㅌㅌㅌ는 살려고 달아나는 장난스러움도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아~ 말 또 샜다~ ^^)
    • 상품팀의 로망 맞군요. ^^
      블랙잭 샀습니다.
      따로 사용기를 올리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번주는 몹시 바쁩니다.
      일단 간단히 적으면..

      가격은 25만원 선으로 보시면 되네요.
      옥션, 지마켓 공통인듯합니다.
  3. 베스트는 말씀처럼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인데 문제는 현재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부가서비스들이 소비자의 능동적인 선택을 받을만큼 잘 기획되어 있지 않거나 또는 타깃 소비자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죠. 소비자들이 핸드폰요금에 민감한 부분도 있고 다수가 핸드폰을 "전화기"로만 인지하는 문제도 있구요. 또 이통사의 텔레마케팅을 통해 소비자가 피해를 받은 경우도 많아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어쨋거나 이용할만한 이유를 만들고 그 이유를 고객들이 스스로 찾게끔 도와주는 것이 마케터의 일이니.. 물론 기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도록 하는 것도 그렇고.. 뭐 일이 아닌 일이 없네요.. 사실 소비자에게 향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것이 필요한데 거대기업은 정말 통제가 힘든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삼천포입니다...ㅋㅋ)

    그나저나 부가서비스나 요금제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싸게 핸드폰을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구매후 매장을 떠나는길에 100번에 전화를 걸어서 즉시 해지나 변경하셔도 된답니다 ^^ (대리점에겐 좀 미안한 일이지만요..)
    • 말씀처럼, 잘 기획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도 충분하지 않은 느낌을 저도 받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집에 가면서 서비스 해지해도 된다는 내용은 처음 듣습니다. 몰랐네요. ^^;
  4. 좋은 글이네요~
    사람들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 사람들을 어떻게 이끌지가 전부일지도 모르죠. ^^
      와니님 반갑습니다. 오랫만입니다.
  5. inuit님의 데스크탑 화면이 같은 팀 선임님 노트북화면이랑 매우(싱크로율 90%)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결국 블랙잭은 사셨나욤 ㅇ-ㅇ?
  6. 옥숑에서 블랙잭관련 사기사건 있었습니다. 고발!!!
    • 음 어떤내용일까요.
      완납폰이라고 하고 할부인 그건가요?
      이미 샀는데, 불안해지는군요. ^^;
  7. 저도 블랙잭이 끌리더군요^^;; 그런데 계속 쓰던 016을 포기하고 010으로 전환해야 하는지라... 고민중;;
    돈도 꽤 들어간다는거도 무시못하고 말이죠;; 기기값 25만, 부가서비스 3개월 및 기타잡비 월3만원이상씩...
    할부로 한다면야 낼수 있지만;; 뭐, 지금 쓰고있는 구형폰도 거의 안쓰는 처지라 -_-;
    • 010은 어차피 가야할길 아닌가요. ^^
      기타 잡비는 좀 고려할 만 하겠지만요.
      25만원이라면 재료비도 안나오는 가격인건 맞습니다. ^^;
    • 저도 고민입니다. 010으로 바꾸긴 해야하는데. 019의 희소성과 짧은 번호길이 때문에!! 010으로 늦게 바꿀수록 번호는 요상해지겠죠. ㄱ-
    • 019를 버린다는 것은, 회사에 대놓고 반발하는거 아닙니까. ^^;
  8. 잘 읽었습니다. 다만 초지일관, 3개월 약정 부가서비스는 스케쥴에 알람까지 맞춰가며 반드시 끊어버리는 사람이 있으니.....ㅎㅎ

    사실....통신사 부가 서비스중 특히 맘에 드는게 없더군요. 원래 30대 이상의 고객은 통화 많이 해주면 이통사 돈벌게 해주는 거고, 부가서비스들은 사실 20대 이하 푼돈을 긁어모으려는 내수전문 SK/KTF 의 수익창출방법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 DoCoMo도 그렇지만, 부가서비스 중에 푼돈 뜯는게 많지요.
      하지만, 소비자가 value를 느끼면 그걸로 족하겠어요.
  9. 역시 inuit님은 얼리 기질이 다분하십니다. 저도 블랙잭이 끌렸는데 포기했었습니다. 직접 만져본 결과 크기도 부담스럽고 (지금 사용하는 울트라에 비해)반응 속도가 너무 느려서요. 여기에 KTF에서 올해 안으로 아이폰을 가지고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년 중반까지 절대 아이폰이 올 수 없다는 소식과 블랙잭 오버클럭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겨 고민 중입니다.

    구글 데탑을 쓰시다니 저랑 여러모로 비슷하십니다. 지금은 집에서만 사용해서 정지시켜두었지만 구글 데탑은 참 유용한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구글 캘린더를 사용해서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습니다.

    Frame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가슴에 와 닿는군요. 생각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전체 규모를 변화시킨다. 좋은 비유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의 길은 참으로 오묘하군요.
    • 아이폰은 매일 전망이 조금씩 달라지는 듯해요.
      저도 노리고 있는중입니다. ^^

      나중에 글을 또 쓰겠지만, 프레이밍은 협상에도 매우 유용한 스킬입니다.
      관심가지세요. 최인철 교수 수업을 들어보든지. ^^
  10. 저도 심하게 블랙잭이 당기더군요. 그런데 막상 번호바뀌고 저장된 전화번호 옮기고 할 생각을 하니 엄두가 안 나서 3G가 아닌 Treo같은 스마트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Clie와 핸드폰으로 버티면서요.....
    그런데 블랙잭, 만족 하시나요?
    • 010 변화는 언젠가 겪을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한살이라도 젊을 때 하자고 생각하고 04년에 바꿨습니다. ^^

      블랙잭은 스마트 폰이니 PDA로 되어있는 DB가 고스란히 넘어와서 연락처 관련한 불편은 없습니다.
      만족도는.. 현재까지 매우 높습니다.
      다만 갖고 놀 시간이 없어서 아직 많이 못써봤다는 점. ^^;
  11. 잘 읽었습니다.
    이거 잘하면 연예에도 활용할수 있겠는데요...
    그녀 눈에 프레임을 씌워야할텐네... ^^
    • 정말.. 연애에서도 핵심기법일테지요.
      눈에 프레임 씌우기 성공하면 사례를 알려주세요. ^^
  12. 저도 이번에 공짜폰 -_-; 으로 갈아타면서 SK로 갈아타게 됬는데요
    이만저만 불만이 아닙니다.
    스팸매일이 1주일에 20개씩은 오는군요
    이전 LG를 사용할때는 없던 현상입니다. 에휴..
    저도 위의 글처럼 해지해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하는데
    당연히 할인받으려고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거니
    스캐줄러 맞춰놓고 해지 대기중입니다.

    June 서비스의 광고멘트가 "상상한것 그 이상을 보게 될꺼다" 인데
    아무리 계산해봐도 "상상한것 그 이상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가 현실인
    듯 합니다. 너무 비싸 나쁜놈들 -_-;

    mp3 폰으로 이용하려고 해도 DCF 변환에 멜론 광고를 골백번씩 봐야
    하니 불만이 매우 폭팔하고 있습니다.

    뭐 동영상 간단하게 재인코딩만 하면 들어간다는 사실 하나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후후후...
    • S사에서 마케팅을 제대로 못했군요. 일정 등록하고 해지만 기다리신다니..
      동영상을 통째로 줄여 넣는다면, 성능이 꽤 좋은 폰인가봅니다.

      추신) 그래도 Jjun님은 June을 써야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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