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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기업열전

Biz/Review 2011.09.27 20:00
하나는 외롭고, 둘은 싸우고, 셋은 서열짓기다.
-Inuit
최소한 산업에 있어서는 의미있는 명제일 것입니다. 허핀달 지수(Herfindahl index)로 수치화 되기도 하는 과점은, 산업이나 기업의 복리와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입니다.

모두가 독점을 원하지만, 시장은 독점을 흔쾌히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랑받는 독점기업이라도, 가격과 고객 세그먼트 상 틈새가 항상 있기 때문이지요. 하다못해 공짜 경제학을 전면에 내세워 가격 차별화의 여지를 줄여 놓은 구글조차, 광고, 플랫폼, 서비스 측면에서 수많은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도전하고, 무럭무럭 자라는 형국입니다.

결국, 산업별 최적의 양적 기준은 동태적인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하나의 강력한 사업자가 떠오르고 이에 도전하는 강력한 맞수가 생기고 그 경쟁에 의해 산업 자체가 커지면서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올 여지가 생기는 방식이지요. 만일 혁신이 없다면 산업의 외연이 정체되면서 독점이나 복점, 과점 체제가 안정화됩니다.

이런 측면을 이해할 때, 산업을 자극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맞수 기업간의 성장 드라마는 두가지 측면에서 흥미를 줍니다. 첫째, 산업-기업간의 상호작용이 가장 극명하게 보인다는 점, 둘째, 그 연대기적 추적 자체가 내포하는 수많은 스토리가 호기심을 충분히 채운다는 점이지요.

정혁준

같은 맥락에서, '한겨레 21' 경제팀장 출신의 저자가 정리한 국내 맞수 기업의 성장사는 충분히 즐겁게 읽힙니다. 우선 우리가 익숙한 기업들의 과거 모습이 주는 이야기적 함의가 재미나고, 혼자였다면 해내지 못할 시대적 혁신과 돌파를 맞수끼리 겨뤘기에 이뤄낸 구조적 측면에 대한 깨달음이 의미를 보탭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근간이며 세계에서 손꼽는 플레이어인 삼성과 LG의 총수가 사돈에 동향 출신이란 점이나.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대표가 같은 과 선후배이고, 다음 이재웅 창업자와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가 같은 아파트에 살던 친구란 점들 등등 수많은 인연은 맞수가 단순한 짝짓기가 아니라, 정보 교류과 개인적 모티베이션의 상호작용이란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전반적으로 책은 꼼꼼하고 재미납니다. 전체 산업 돌아가는데 빠꼼한 저도 새로 알게된 팩트가 제법 많을 만큼 알찹니다. 우리나라 기업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창업이나 신사업 론칭의 시점적 배경이 집중되므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직장인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다만, 언론사 데스크 입장에서 굵직한 기업들, 그것도 창업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한계로 깊이에서 넘지 못할 선이 보이고, 사보 수준의 미화가 많아 도덕적, 전략적 맹점을 죄다 넘기는 점은 태생적 결함이라고 이해를 미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많은 기대 말고 스토리의 재미에 빠져도 충분히 아깝지 않은 책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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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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