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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ssandro Falassi

전에도 말했지만 제가 가장 애호하는 여행 가이드 북인 큐리어스 시리즈의 이탈리아 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웨덴, 체코, 독일, 스페인 등 통틀어 지금까지 본 중 최악이라고 평하겠습니다.

큐리어스 시리즈의 특징은, 생생하고 정세하다는 것입니다. 즉, (주로 영미권의) 외국인이 해당 국가에서 십년 이상을 살면서 얻은 경험을 정리한 것이 큐리어스 시리즈의 고갱이입니다. 그래서, 현지인만큼 생생하지만, 외국인의 객관적 시선을 잃지 않는 균형감각이 좋지요. 그 나라의 역사, 지리, 문화, 음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필치는 거침 없이 발랄하고, 매력이 드러나도록 열정적입니다.

하지만, 그건 다른 책의 이야기고 이탈리아 편은 해당이 없습니다. 하긴, 이탈리아가 하나의 나라인가요? 통일된지 불과 150년. 그 전까지 각자 독립적이었던 도시국가들을 담은 이탈리아 반도입니다. 이 형형색색의 나라를 한 명이 제대로 깊이있게 쓴다는 게 어불성설이겠지요. 그렇다면 '큐리어스 유럽'을 방불케 하는 역작 또는 실패작이 될 것입니다.

서문에서 밝히듯, 카톨릭의 총본산이 자리잡되 서유럽 최고의 좌익세력을 키워낸 나라. 전통에 대한 강력한 애착을 보이면서 피아트, 올리베티, 아구스타, 베레타 등 최첨단 기술을 개발한 나라. 가장 아름답고 전통적인 건축을 지니면서 패스트푸드에 열광하는 나라인 이탈리아입니다. 

특히, 공업과 경제가 발달한 북부와 아직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남부와의 형식적 동거는 단일한 이탈리아란 허상임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책만큼 심도있는 이야기가 어렵습니다. 독일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실용적 롬바르디아 지방의 심리역학을 가지고 에트루리아 영향을 강하게 받은 토스카나 지역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라치오의 음식과 베네치아의 음식은 한나라 음식이라 보기에는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마냥 이탈리아 특성으로 저자의 망칙함을 덮어둘 일도 아닙니다. 전체를 못 그리겠으면 몇 지방이라도 섬세하게 적어 내렸어야 옳습니다. 책 한권을 사전처럼 각 지방별 목록만 나열한 죄는 큽니다. 작가정신의 방기는 물론, 모자이크처럼 지방색이 모여 다양성의 매력을 발하는 이탈리아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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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책의 종교입니다. 책으로 인해 교리가 표준화되고, 고대의 말씀과 일화가 면면히 전해져 내려오면서, 지역을 넘고 세월을 견디며 전 지구적으로 보급 되는 강력한 힘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성경은 애초에 누가 적었을까요? 또 그 말은 전적으로 믿어도 될까요? 믿어도 된다면 왜 그럴까요?

Bart Ehrman

(Title) Misquoting Jesus: The story behind who changed the bible and why

정말 흥미로운 책입니다. 종교 자체로서의 기독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관심으로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은 매우 협소한 주제인 성경 자체를 깊이 파고들어 학문적 성취를 이룬 점에서 인상 깊습니다.

축자영감설
흔히, 성경의 권위는 유일신 '하나님'의 영감에 의해 씌어졌다는데서 출발합니다. 신앙의 영역에서는, 성경이 믿음의 출발임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학문의 잣대로도 같은 결론을 믿고 있어야 할까요?

필사자
전혀 그렇게 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초기 전승은 성스러운 책이 필사라는 방법으로 복제되었다는 점 때문입니다. 두가지 방법으로 필사 상 왜곡이 생깁니다.
첫째는, 전문성 없는 필사자가 실수로 문장을 왜곡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당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 극소수인 관계로 종교적 이해가 없는 사람이 직업으로 필사를 하는 경우 발생합니다. 여러분도 숙제하다가 종종 그런 실수 해 본 적 있을겁니다. 한 줄 넘어갈 때 같은 단어가 있는 줄로 건너 뛰는 실수 말입니다. 이런 기술적인 실수를 비롯해 문장의 뜻을 통하게 한다든지 유사한 음가를 바꿔쓴다든지 하는 식으로 성경의 변개(change)가 생깁니다.
이런 변개가 양적 변개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정도가 더한 변개가 있습니다.

왜곡
바로 종교적 이유로 의도적인 변개를 시키는 경우입니다. 대개 뜻을 잘 통하게 선의로 바꾸기도 하지만, 일부는 자신이나 집단의 논리를 강화하기 위해 목적을 가지고 본문을 바꾸어 버립니다. 그들이 상정한 적대그룹은 내부 분파, 유대인, 여성, 외부 이교도 등 다양한 집단입니다.
이 경우는 그 변개의 결과가 그럴듯하여 후대의 정설로 믿어지게 됩니다만, 최소한 원문과 달라진다는 점에서 논란의 정점에 있습니다.

사례
예컨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간음한 여인에게 '죄없는 자 먼저 돌로 치라'는 예수의 고사는 아주 후대에 누군가가 슬쩍 끼워 넣은 이야기입니다. 이는 전체 성경 중 오로지 요한복음 7장, 8장에만 나타납니다. 하지만 고대적 원본 요한복음에는 없는 이야기지요. 
가장 고약한 것은 성서학자들이 말하는 요한의 콤마(Johnannine comma)입니다. 요한일서 5장 7-8절에 나온 삼위일체 교리입니다. 이부분은 고의적 변개이며, 이 구절이 없으면 3위일체설은 매우 복잡하고 간접적인 방증과정을 거쳐야 성립이 됩니다. 하지만, 요한의 콤마를 슬쩍 끼워 넣음으로서 3위일체에 대한 논쟁의 종지부를 찍지요. 
'성서에 나와 있다. 봐라 여기.'

승자와 패자
뿐만 아니라 예수가 마지막 십자가에 달리기 전에 피같은 진땀을 흘렸다는 구절을 비롯해 세기도 힘든 수많은 중요 변개가 있습니다. 이는 예수가 하나님의 분신이냐 양자냐 또는 제2의 하나님이 있느냐 등등 초기의 격렬한 논쟁 중 살아 남은 이론이 적은 승자의 논리들입니다. 우리가 잘 알듯, 대논쟁 이후 3위일체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그 외의 경전은 외경으로 말살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경들에 초기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기도 하지요. 또한 외경 자체도 스스로의 논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변개가 반영되어 있었을 수도 있고요.

성경의 구조
결국, 이러한 성서의 원독법을 찾는 작업인 본문비평(textual criticism)이 품는 궁극의 질문은 누가 원저자였을지 입니다. 성서의 구조를 보면 이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예수 사후에 각지에 흩어진 교회의 일관된 복음활동을 위해 예수의 직접 제자들이 교리와 상황에 대한 해석, 판단을 전해준 서신들이 있습니다. '전서'류입니다. 이를 지나자, 점차 예수의 행적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예수의 삶을 기록한 4대 복음서가 있습니다. 이후로, 박해받는 기독교도의 행동 규범을 정립하기 위해, 사도들의 선교적 위업을 기린 사도행전이 나옵니다. 다음에는 초기 기독교도들의 종말론에 부응하기 위한 묵시록 계열이 난립합니다만, 종말론에 기대어 확장하던 교세가 교회라는 정규조직에 의한 성장으로 바뀌면서 묵시록에 대한 의존도가 불필요해집니다. 따라서 신약에는 요한계시록만 정경으로 채택되고 나머지는 외경으로 살라집니다. 이후에는 교회조직을 초기 사도시절처럼 강력하게 지휘하고 확장해 나갈 지도자들이 필요해짐에 따라, 모두가 은총받은 평등주의에서 리더의 규범을 정한 교회규칙서(didache)가 따릅니다. 그리고, 외부와 논쟁시 논리적 배경을 제공하는 변증서(apologia),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순교록(martyrology)이 교회문서를 구성합니다.

원저자
결국, 본문비평이 찾아 헤메는 원저자의 원기록이란, 그 실체가 상당히 애매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결국 잘 찾아야 마가, 누가, 마태, 요한 등 사도인데, 이미 그들조차 목적의식을 갖고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들이 다 적은게 아니라 그들이 말한 요점 구술을 받아 적어 문서화한 양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미 최초의 기록 문서부터 의도하지 않거나 의도한 변개가 이미 들어갈 소지가 다분합니다.

기독교의 진화
흥미진진하게 이 책을 보다보면, 초기 기독교의 성립과정이 눈에 잡히듯 상상이 갑니다. 결국 예수라는 뛰어난 랍비가 기이한 행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화를 주었고, 그를 따르는 일단의 탁월한 행동주의자들이 그를 신으로 옹립하면서 사람들을 이롭게 하려는 이타적 행위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애롭기보다는 다소 날카롭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예수의 행동과 언사를 부드럽게 고쳐간 후세 기록자의 노력은 눈물 겹습니다.

인간적인 종교
결국, 지금의 논의가 성경을 무력화하는걸까요.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애초의 문서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이미 오류를 내포하고 있지요. 아예 과학적 엄정함으로 종교에 대한 입장을 세운 바가 아니라면, 제가 보기엔 변개과정 전체를 기독교의 발달과정으로 이해해야 옳을것입니다. 이 부분은 성서학자인 저자의 견해와 제 생각이 다릅니다.
다만, 이러한 변개 과정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면서, 인간적인 종교관을 갖는게 더 포근할 것입니다. 또한, 종교의 성립과정에 기여한 이상의 몫을 주장하는 교회에 대해서도 색다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겠구요.

유교는 잘 전달되었는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영감과 생각을 했습니다. 심지어 통일교나 제7안식교가 외부 중립자에까지도 이단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지부터, 왜 유교는 경전의 왜곡이 없을까 하는 부분까지 말입니다. 
그리스어 성서가 띄어쓰기가 없어 오독의 여지가 많다고 하는데, 한자는 더하면 더했지 쉽지는 않지요. 하지만, 그 방대한 문서에 오독의 여지는 몇글자 수준 밖에 안됩니다. 제 나름대로 답은 있지만, 곱씹어보면 더 재미있을듯 해서 여기서 줄입니다.

책에 대해
한가지 불만스러운 점은 제목입니다. 책은 본문비평학이라는 과학적 방법론을 적었습니다. 다분히 가치중립적인 접근법을 취합니다. 그러나, 제목은 '성경 왜곡'이라고 다소 가치주입적 입장을 취합니다. 물론, 결국 변개는 성경의 왜곡을 낳습니다만, 제목에서 야기하는 선입견은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반면, 번역은 마음에 듭니다. 신학을 공부한 전공자의 번역이 미묘한 맥락의 줄기를 잘 쫓고, 적절한 용어를 내내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 관심사에 따라 꽤 재미난 책입니다. 기독교 신학의 과학적, 역사적 변천사를 궁금해 하시는 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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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다녀오셨지요?
    몇 주 제가 하우스일 말고 다른 일로 오랜만에 두뇌 회전을 했더니 정신이 없네요 ㅜㅜ

    저 yes 다시 읽고 있습니다
    필요에 의해서 다시 읽으니 처음과는 다른 느낌입니당 ^*;;
    잘 읽고 제가 담달에 잘 적용해야 할텐데 걱정입니당 ㅋ
    • 전에도 언뜻 언급하셨는데.. 다음달에 중요한 일이 있으신가봐요.
      화이팅! ^^
    • 비밀댓글입니다
    • 전 처음 듣는 이야긴데요??

      암튼. 멋진 PT 하시길 바랍니다.
      첫장에는 고해상도 그림을 사용해보세요. flick에서 검색하면 뜻을 잘 표현하는 그림을 건질수 있을겁니다.
  2. 한번 구해서 읽어봐야겠네요. 제가 신학대학원 첫학기에 듣고 있는 과목이 바로 기독교변증학(Apologetics)와 히브리어입니다. 특히나 기독교변증학의 경우 현재 저와 함께 수업을 듣는 15명의 학생들(목사, 엔지니어, 평신도 사역자...) 사이에도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습니다. 아직은 수업시작한지 3주밖에 안되어서 더 배워봐야겠지만, 나름대로 주류기독교계도 많은 고민이 있어보이더군요. 특히나 제가 다니는 신학대학원이 미국주류기독계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남침례교단 소속인데다가 그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신학대학으로 알려져있죠. 아예 여성은 Master of Divinity에는 학생으로 받지도 않습니다. 이런 험한(?) 분위기에서 어떤 신학적 배움을 얻을 수 있을지 저도 흥미진진(?)합니다.

    그나저나 출장은 잘 다녀오셨는지요.
    • crete님 안녕하셨습니까. 신학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계시나봅니다. 이 책이 기독교 신자에게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crete님처럼 합리적인 분께는 더 바른 믿음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책 구하기 어려우시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곁다리로 말씀드리면, 책에도 많이 나오지만, 원시적 기독교에서는 여성신자의 스폰서링과 leading이 많이 중요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먹고살만하니까 여성관련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고치고 하위범주로 빼버렸다는 증거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출장은 잘 다녀왔습니다. 심신이 많이 지쳐 몸을 좀 추스리고 있습니다. 염려 고맙습니다. ^^
  3. 이 책을 쓴 저자의 새로운 책이 금년에 새로 번역되었는데, 제목도 비슷한 <예수왜곡의 역사>이더군요. 저는 이 책만 읽었는데, 이 책에서도 <성경왜곡의 역사>에 대한 언급을 곳곳에 했더군요. 솔직히, 기독교나 성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면서 기독교, 특시 대한민국의 개신교가 국내외에서 벌이는 활발한(!!!) 활동에 눈쌀을 찌푸리는 입장을 갖고 있는 저로서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좀 멍(!)했습니다.

    <예수왜곡의 역사>에 대한 소감을 적어두었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http://blog.naver.com/oyhong/70092271933
    • 오 그렇군요.
      저자의 새로운 책이라니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재탕일지언정, 저자의 글맛을 보는 재미가 있을듯 합니다.
      소개 고맙습니다. ^^
  4. 저는 요새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와 고통의 문제를 읽고 있는데요..

    혹 C.S 루이스 책에 관해서도 관심이 있으신지요..?
    • 아..
      전 나니아 연대기만 알고 있었는데, 기독교 변증가로군요.
      언젠간 읽어보고 싶네요. ^^
  5. 선생님의 훌륭한 글 자주들러 보겠습니다.혹 제카리아시친이 지은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을 보셨는지요 보셨다면 그책에 쓰인 성경의 유래에관한 선생님의 견해는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 아니요, 읽지 않았습니다.
      소개해주셔서 처음 알았네요. ^^

      검색으로 내용을 대충 보니, 기회 닿으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secret
웃음은 왜 전염될까요.
하품은 또 왜 전염될까요.
아기들 이유식 먹일 때, 왜 아~ 하고 소리를 낼까요.
놀고 있는 아이들과, 드라마에 푹 빠진 어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Joachim Bauer

(원제) Warum ich fühle, was du fühlst (Why I feel what you feel) 

이 모든게 거울 뉴런 (mirror neuron)의 작용입니다. 거울 뉴런은 뇌 속에서 모방과 공감을 담당하는 특정영역을 말합니다. 상대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친다 해서 명명되었지요.

리촐라티 (Giacomo Rizzolatti)의 원숭이 실험에서 처음 발견된 현상입니다. 원숭이가 땅콩 먹는 계획을 하는 신경이 보내는 신호가 있는데, 다른 연구원이 땅콩 먹는 모습을 보니 자신이 계획할 때와 같은 발화를 보였습니다. 남의 행동을 보고 공감하고 공명하고 모방하는 뉴런의 존재가 밝혀진거지요.

거울뉴런의 위치는 중심렬 전후로 전두엽, 두정엽, 그리고 측두엽에 각각 분포되어 있다고 봅니다. 거울뉴런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주시하여 예측하고, 필요한건 학습하는 인류 진화의 핵심 알고리듬이 코딩된 하드웨어입니다. 거울 뉴런 덕에 우리는 직감을 합니다. 정확히는 '암시적 가정'을 하지요. 또한 상대를 첫 인상으로 판단하는 기관도 거울뉴런입니다.

아이의 학습도 그렇습니다. 어린 애 키워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아이가 뒤뚱뒤뚱 걷다가 넘어지면 엄마를 빤히 봅니다. 어른이 대수롭지 않게 쳐다 보면 그냥 툭툭 털고 일어납니다. 하지만, 엄마가 깜짝 놀라면 크게 울지요. 자신이 얼마나 크게 넘어졌는지를 엄마 표정을 통해 학습하는겁니다. 원숭이는 뱀에 지독한 경기를 합니다. 하지만 갓 태어난 원숭이는 전혀 안 그렇습니다. 몰라서 그렇죠. 하지만 엄마 원숭이의 경악한 표정을 단 한번만 보면 평생 가는 코딩이 이뤄집니다.

첫머리 사례들로 돌아가 볼까요. 이제는 거울뉴런의 존재를 아니까 자명합니다. 웃음, 하품, 아~ 소리내면서 입벌리기 모두 거울 뉴런을 통해 즉각 모방됩니다. 한편, 놀이는 학습 기제입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행동양식을 배우고 사회성을 키웁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가요. 시간의 소일이 아니고 진정한 학습이니 말입니다. 아들을 운동권으로 키우는 제 소신이, 나름대로는 이론이 뒷받침된 일이기도 합니다. 체계적 학습은 언제든 따로 해도 되는데 친구들하고 노는건 시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애들이 다 학원에 놀러가 버렸으니 팀 스포츠라도 해야죠. ^^

바우어 씨는 거울뉴런에 푹 빠져 다소 신비주의적 경향까지 보입니다. 우리 속담에도 있는 "말이 씨가 된다"는 텔레파시 적 소통까지 거울뉴런의 작용이라 믿습니다. 저는 일정 부분까지만 한계를 긋고 거울뉴런의 존재를 믿습니다. 거울뉴런이 실제 기능적 하드웨어인지, 또 그 능력이 얼마나 무진한지와 별개로, 거울뉴런 없이 인류의 진화와 사회적 행동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눈에 상대를 관하고, 사물을 통하는 블링크(blink)도 거울뉴런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생존이냐 관계냐의 선택 기로마다 거울뉴런이 우릴 비춰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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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6개가 달렸습니다.
  1. 오늘 본 다큐멘터리에 생후 1년 이내에 아이에게 벌어지는 일들과 관련한 내용이 나왔는데, 언어, 지각, 감정, 본능, 운동, 자각 등 많은 일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더군요. 인간의 뇌는 알면 알수록 신기합니다.
    • 네. 그 때 뇌의 회로가 형성되는 시기지요.
      수많은 뇌세포가 폭사하는 시기기도 하구요.
      그 때 상처 받는게 평생 얼마나 큰 짐이 될까 생각하면.. 애 키울 때 신경이 많이 써야할 부분이기도 해요.
  2. 오늘도 좋은 것 배우고 갑니다. 그런데 이 거울 뉴런이 행동의 학습뿐 아니라 모든 학습에 관여를 하는 건가요? 행동에만 관련될 것 같기는 한데요.

    약간 샌 이야기이지만, 미드 히어로즈에 보면 무엇이든지 보면 따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녀가 나옵니다. 그 소녀는 거울뉴런의 능력이 최대로 발달된 소녀인가 봅니다 ^^
    • 관계와 역할 같은 사회성 학습에 관여합니다.
      일반 학습은 말씀처럼 다르게 형성되지요.

      히어로즈 재미나다고 이야기만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쉐아르님은 TV만 틀면 미드가 줄줄 나오는군요.
  3. inuit님의 거울뉴런 포스트가 넘 반가워서 트랙백 겁니다. 놀이-학습-사회성 연계고리 강화를 위해 저도 제 딸아이를 운동권으로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
    • 아빠 배를 놀이터 삼아서요? ^^

      벅샷님의 거울뉴런 글에 비하면 제 글은 초라합니다..
  4. 프란츠 보애스의 모방본능 부터 도킨스옹의 밈까지..
    그많은 수상돌기와 뉴런들의 조합
    인간의 뇌는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 네. 정말 그래요.
      오묘하고 기적적이지요.
      시냅스의 화학, 물리작용은 곰곰 뜯어보면 입이 딱 벌어지지요.
  5. 놀이, 학습 ..

    저도 아이를 운동권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ㅎㅎ
    • 네. 노는게 공부라는거..

      맑은독백님은 가정적이라서 아이에게 정말 잘 해주고 많이 가르쳐줄거라고 보여요..
  6. 좋은내용 잘 봤습니다 ~
  7. 놀이학습...전..운동권으로 키우겠다는생각은 안해봤는데.. 아들녀석이 놀이학습에 무지 민감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ㅋ

    옆에 친구 하품할때..절대로 안하려고 입 꾹다물고 있었더니..눈에 핏기와 함께 눈물이 나더라는....
    뉴런~~ㅋㅋ 내가 졌다.!!
    • 놀이학습.. 멋진 개념이네요.
      놀 때 제대로 놀면 배울게 참 많지 싶어요.
      전 시간 죽이면서 빈둥대는걸 싫어해서, 아이들을 닥닥할 때가 있습니다.
  8. 아.. 엄마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아이도 툴툴 털고 일어나는군요+_+
    • 네. 신기할 정도에요.
      꽈당 넘어져도 가만히 있으면 툴툴 털고 일어나서 제 볼일 보는거죠.
secret
어찌보면 시장통 야바위꾼 같은 제목의 책입니다. 게다가 책의 주요 컨셉은 '여자 꼬시는 기술'입니다. 의외로, NLP 관련해서 몇가지 참고만 하려 샀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시이 히로유키

최면술 vs 최면유도

흔히 TV에서 보는 최면술을 일컬어 저자는 '최면쇼'라고 합니다. 그 최면쇼의 요체는 최면 잘걸리는 사람 찾기 게임이라고 합니다. 여럿 중 피암시성이 높은 사람을 잘찾는 사람이 성공적인 쇼를 하는 최면술사가 되는겁니다. 그래서 최면술은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반면, 최면 유도는 마음이 닫힌 사람의 잠재의식과 대화하는 기법입니다. 그리고 책은 최면유도를 대화에 활용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Rapport는 관심
NLP의 주요 과제는 래포(rapport) 형성입니다. 당연히 최면도 근간이 됩니다. 두가지를 중요시 합니다. 시선과 호흡입니다. 시선은 대상의 타입을 파악하고 안전한 영역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단초를 제공합니다.
마찬가지로, 호흡도 대상자의 생체 리듬입니다. 이 호흡을 동기화해서 안전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호흡의 틈을 빼앗아 메시지를 삽입하기도 합니다.

P형 vs E형
저자는 사람을 두가지로 분류합니다.
P형
E형
우뇌 타입
좌뇌 타입
외향적
내성적
육체의 감각이나 감정이 정보처리의 중심 논리적 사고가 정보처리의 중심
말을 그대로 이해
말의 진의을 이해
우회적으로 표현
직설적으로 표현
몸매가 드러나는 화려한 옷차림
수수하고 눈에 튀지 않는 복장 선호
이러한 스테레오타이핑은 도식적이며 오류의 소지가 다분합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의 특성을 배려한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당장도 사용할만한 통찰을 줍니다. 예컨대, P형은 말을 그대로 알아듣기 때문에 거절의 말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솔직담백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표현은 우회적으로 빙빙 돌립니다. 또한, 내성적으로 보이는 E형 여성이 화려한 파티에 대담한 옷을 입고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혼자 수수해서 주목받기 싫은 탓이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구분은 스테레오타입이지만 사람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볼 기회가 있어 좋습니다.

최면 커뮤니케이션 기법
최면 특정적 기법들이 소개됩니다. 하지만, 이름이 다를 뿐 기타 커뮤니케이션에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 더블 바인드: 다중의 구속을 놓고 기정사실화 
    • 오늘.. 모텔갈래, 호텔갈래? (누가 간댔습니까?)
  • 분리법: 당연한 하나를 여러개로 분리해서 주장
    • 당신안엔 성실한 나와 자유로운 나가 있어. 오늘은 자유로운 나를 마음껏 표출해 보는거야. (그게 다 한사람이거든요.)
  • 결합법: 여러개의 주장을 연달아 묶어 거부하기 어렵게 함
    • 내 생일에는 반지, 발렌타인데이에는 핸드백을 사줘. (복잡할수록 오히려 거부하기 힘들어지네..)
  • 예스 세트: 예스를 쌓아 나감
    • 영화 좋아해요? 네. 주로 친구랑 보죠? 네. 늘 같은 이야기만 하게 될 땐 시들하죠? 네. 가끔은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하면 좋겠네요. 네. 신선한 자극도 되고. 그렇죠. 영화 함께 볼래요?(네라고 대답하지 않을 질문이 중간에 끼면 대략 낭패.)
  • 혼란법: 허를 찌르거나 의미불명의 말을 던져 혼란이 왔을 때, 강하게 리드
    • 당신은 날 믿지 않아요. 그래 난 당신을 믿지 않아, 하지만 난 당신을 신뢰해!(뭔가 멋있는 말 같은데.. 기분이 좋아진 나는 뭐지? 나쁜 남자야~ 나쁜 남자야~)

내가 너를 지켜줄게
최면유도의 중요한 법칙은 커뮤니케이션의 황금률로 받아들여도 좋습니다.
내가 지켜준다는 자세가 있을 때, 넘어와 준다는 겁니다. 단순히 현란함으로 미혹하는 기술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최면 철학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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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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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두 NLP에 관심이 있어서 접근해 보는데 쉽지 않네요^^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2. 말을 주로 듣는 저에게 시선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간혹 말하는 사람을 너무 뚫어지게 쳐다봐서 어느 분은 당혹스러워도 하시는 것 같지만요. ㅎㅎ
    얘기할 때 호흡도 중요하군요! 역시나 좋은 정보 얻어요.
    • 시선은 정말 중요해요.
      저도 상대를 응시합니다. 부담가지 않는 선에서. ^^
      아이들에게도 훈련을 그렇게 시켜요.
  3. 저는 E형에 가까운 것 겉네요..
    아니 E형이네요..^^

    저는 "대화"를 할때는 상대방에 너무 집중해서
    몇 시간의 대화가 끝나고 나면 두통을 느끼기도 한답니다.
    항상 들어주는 역활을 하다보니 감정이입도 심하게 되어 힘이 듭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대화의 기술은 배움과 연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느라도 건강하게 활기차게 시작하실 겁니다. 아자!!^*
  4. 모델갈래 호텔갈래~ 아아~~ 이거 +_+
    여..여관이라도~ ^^;;;라는 대답으로...
    ㅡ,ㅡ+ 아주 급한 언니야버전이라나~
    그런데 E형도 P형도 아닌 사람은 뭔가요?
    혹시 바보? ^^;;;;
    • mode님은 거의 P형인듯 싶어요.
      몸매가 드러나는 화려한 옷차림만 준비하시면... -_-;;;;;
  5. 저는 거의 P형이네요 ㅎㅎ
    아래 소개하신 기법은 읽자니 빙그레 웃음이 지어지지만
    실제 누가 저런다면 저도 모르고 당하겠네요.

    절대 사지 않을것 같은 책도 이렇게 만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6. 우뇌 타입
    외향적 + 내성적
    육체의 감각이나 감정이 정보처리의 중심
    말의 진의을 이해
    우회적 + 직설적으로 표현
    몸매가 드러나는 화려한 옷차림 + 수수하고 눈에 튀지 않는 복장 선호 = 몸매가 들어나지만 심플하고 예쁜 복장 선호.

    흠, 이게 저네요. 흐흐흐흐.

    최면 요법! 예스세트가 상당히 맘에 드네요! 정말 거절할 수 없을 듯.
  7. 전 한동안 좌뇌타입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었죠. 공대를 다니면서 그게 좀 더 포스 되었더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블로깅을 하고 다른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접하고 (꼭 블로깅 때문만은 아닌) 좀 더 덜 엔지니어링한 일을 하길 원하고... 나를 좀 더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우뇌적인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렇다고 몸매가 드러나는 화려한 옷차림을 좋아하는 건 절대로 아니랍니다. ㅎㅎ
    • 우뇌와 좌뇌로 딱 나누는건 의미가 없어 보여요.
      아마 두뇌가 다 사용될겁니다.
      특히 여성분들은 양 뇌를 자유자재로 사용가능하지요. ^^

      몸매가 드러나는 화려한 옷차림을 좋아하지 않으면 '공순이' 못 벗어나지 않을까.. -_-;;
  8. (위의 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새로운 포스트 글이 기다려지는군요. 이유는?
  9. 결합법은 제가 써먹고 싶은 방법, 예스세트는 스리슬쩍 제가 잘 당하는 방법인 거 같아서 깜딱! 놀라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죠? 여전히 알차고 유용하면서도 유머와 여유를 잃지않는 멋진 포스트들이 한가득이네요, 언제 다 읽나... 흠.
    일단은 Happy Valentine's Day! 인사부텀요! ^^
    • 네, 제니퍼님..
      글이 좀 많나요.
      이제 바빠서 점점 글쓰기가 힘들어지네요. ^^

      발렌타인 데이는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니퍼님도 달콤하게 보내셨길 바래요. ^^
secret
요즘 경제 기사를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주식시장은 벌벌 기고, 환율은 널을 뜁니다. 우리 경제를 견인하는 수출은 엔진 RPM이 줄어들고 있고, 소비는 위축되며 기업은 문을 닫고 있습니다. 나라의 위험, 회사의 위험, 개인의 위험이 계층별로 혀를 낼름거립니다. 아니, 위험(risk)을 넘어, 위기(crisis)의 관리가 화두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유서깊은 베어링 은행을 한방에 보내버린 사나이, Nick Leeson을 아십니까?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Rogue Trader에 대한 글에 서도 지적했듯, 사소한 세부의 결함이 시스템의 존망을 흔드는 위기로 발전하기 십상입니다. 지목할 원인도 다양합니다. 글로벌화로 인한 국가간 상호의존성, 가치사슬의 외부화로 인한 가시성의 축소, 지식경제의 발달로 인한 개인의존성 심화, 파생상품 등 비직관적 금융도구의 다양화 등 현대 경제의 변인들이 총체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되었을까요.

Harvard Business School

(원제) Crisis management


마침, 이러한 제 의문에 명쾌한 답을 주는 책을 만났습니다. HBS 책이 갖는 장점인 간결한 정리와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위기인식
잠재적 위기를 평시에 최대한 도출. 각 위기요소의 발생확률과 기대값을 정량화.

위기예방
평상시에 위기상황을 대비. 대내외 관계 정비. 위기 조짐을 조기에 파악하는 능력 확보

돌발위기관리
위기관리팀 조직. 평상시 시뮬레이션 및 수시 가동.

위기인지
고객불평 및 내부목소리 경청 (체계 마련). 현업에서 위기 인지를 주도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도록

위기제어
1)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 2) 사람 우선 원칙 3) 현장에 나가라 4) 커뮤니케이션 개방

위기해결
신속한 대응 (시간은 내편이 아니다). 지속적 정보수집. 커뮤니케이션에 노력 집중. 종결 선언

써 놓고 보니,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 방법과 유사합니다. HBS 책들이 원래 원칙적인 면과 기본을 중시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팁도 여럿 있습니다. 예컨대, 위기 인지를 위해 TFT를 조직하는 부분입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내부의 인사들로 팀을 구성합니다. 그들에게 테러리스트 임무를 부여하여 어떻게 회사를 쓰러뜨릴 수 있는지를 찾게 하는 방법은 당장도 활용 가능한 팁입니다. 왜냐하면 내부를 잘 아는 직원이 마음먹고 회사를 망가뜨리려 하면 어떤 구멍이 있는지 나오고, 바로 그 구멍이 위기의 잠재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책의 말미에는, 언론 응대와 기록을 통한 학습이란 두개의 챕터가 있지만 보론에 불과합니다. 결국, 어떤 위기가 있을까 끊임없이 상상해보고, 실제로 벌어지면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위기관리의 절반입니다. 나머지는, 준비된대로 적절히 대응하되 시간과 소통이라는 두가지 축을 잊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본적인 사항이 얼마나 체계화되고 평소에 대응준비를 했냐에 따라 각 조직 (또는 개인)의 위기관리 실력이 판가름 난다고 봅니다.

한가지 실전에서 풀어야할 문제가 있습니다. '예방의 ROI'에 대한 공감대입니다.
이론과 달리, 실무부서에서 위기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할당받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위기 또는 위험을 관리하는데 이만한 자원이 든다.' 이 부분을 소통하여 실행에 옮기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겨우 받은 자원을 갖고 위기를 관리해 놓으면, 다시 말해 사고가 안나면, 소요된 자원이 아깝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어떤 부서는 헛돈 썼다 소리 들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해도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경영진의 입장도 그렇습니다. 이런 저런 위기 또는 위험을 이야기하는데 그 모든 요소를 다 통제하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한다 해도 장단기 균형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위기관리는 방법론의 문제라기 보다, 문화와 조직구조의 문제란 생각을 합니다. 최고경영자 및 경영진의 의지와 합리성, 현업에서의 투철한 조직충성도가 겸비되지 않으면, 역시 코끼리 냉장고에 넣는 이야기에 머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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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기관리는 잘 모르겠지만 위기관리를 하나의 정치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것 같습니다. 제가 본건 사고가 발생하고 위기관리의 명목으로 다른 위기를 만들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보통 작은 회사는 그런것들이 위기라는것을 모르더라고요. 위에 적은신 것중 실무에 있는 사람들은 위기라는것을 알아채고 회사를 그만두거나 우회하는 방법을 선택하거든요. 그래서 위기관리는 기업이 커야 가능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큰회사도 정치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요.)
    아~그나저나~ 백수인 저야말로 인생의 위기관리를 좀.. ㅡ.ㅡ;;
    • 네. 뱀 잡는데는 살모사가 최고라고 갖다가 풀어 놓는 사람이지요.
      결국 그 살모사가 자길 물겁니다.

      큰 회사라고 위기관리가 잘 되지는 않습니다.
      사실 더 취약하지요.

      백수가 되신거 자체가 인생의 위기관리를 위한 reset 버튼 아니겠습니까.
      마음 편히 새로 펼쳐질 삶을 즐기시지요. ^^
  2. 저나 가까운 주변지인들 보면서 요즘 한번더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한두방에 'oTL'을 몇번 보니...
    • OTL, orz보다도 더 좌절스러워 보입니다. oTL
      지금은 만회니 뭐니 보다, 일단 살아 남아야할 시기잖습니까.
      추운 그곳에서도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
  3. 위기관리란 방법론이 아니라, 문화의 문제라는 inuit님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위기관리가 필요하다고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그걸 실행에 옮기는 조직은 많지않은 듯합니다. 방법론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생기지도 않은 위기'를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치부해버리는 안일함 때문이겠지요. IMF 라는 예방주사가 강하지 못했던 모양인가요?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네. 위기관리처럼 사후에야 중요하게 여기는게 없잖습니까.
      또 미리 대비하기에 다소 막막한 부분도 있고.
      하지만 이런걸 잘하는 조직이 생존하는 조직이라 생각합니다.
      큰 판 왔을 때 선수가 드러나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4. 정작 위기가 도달했음에도 형편없는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조직도 있습니다. 위기를 위기라 인식하는데서 끝나고,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만들어낸 것과는 다른 방법을 써야한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죠.

    제가 있는 조직이 지금 그런 상황이라 ㅡ.ㅡ 위기 관리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관리까지는 못하더라도 대응이라도 제대로 해야할텐데 말입니다.

    말씀하신데로 HBS는 교과서 같은 느낌입니다. 원론을 알기 위해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만큼 좋은게 없지요 ^^
    • 그래도 쉐아르님의 존재 자체가 위기 관리 대응안일거라고 생각합니다. ^^
    • 음... 사실 그런 명목으로 지난 일년동안 세가지 일을 했습니다.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지요. 근데 이게 오랫동안 할 건 아닙니다. 별로 남는 것도 없구요 ㅡ.ㅡ

      무엇보다도 끊임없이 위기상황이 안생기도록 미리 관리를 하는게 아니라 여기저기 위기가 생기면 급한 불 끄느라 정신없는 책임자에 대한 실망이 갈수록 커져갑니다.
    • 많은 스트레스속에서 작업하셨겠어요.
      해결사의 미션과 상황을 저도 잘 압니다. ^^

      그래도 그 덕에 쉐아르님 회사가 잘 유지되고, 쉐아르님도 경륜을 더 쌓지 않겠습니까.
      연말에 잘 쉴 수 있으셔야 할텐데.. ^^
secret

Terry Burnham

(원제) Mean markets and lizard brains

처음 책의 제목을 봤을 땐, 그 상업성 강한 난삽함에 고개를 외로 꼬았습니다. 그 후, 간간히 나오는 리뷰들의 톤이 나쁘지 않아 구매했습니다. 이런. 제가 좋아하는 주제일 뿐 아니라, 제가 쓰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신경과학과 타 학문의 통합을 제대로 이뤘기 때문입니다.

신뇌-중뇌-구뇌로 이어지는 뇌구조는, 상식적 이해와 다른 의사결정을 낳습니다.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컬처코드, 뉴로마케팅,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등이 좋은 사례입니다. 저 역시, 1분 스피치 법인 PREP을 소개하면서 구뇌의 작용을 활용한 장점에 주목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구뇌의 비합리성이 야기하는 의사결정의 불완전성과 투자 상황을 직조합니다. 바로 파충류의 뇌, 또는 도마뱀의 뇌라 불리우는 구뇌의 은밀한 작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지요.

비합리적 구뇌
이성의 신뇌, 감성의 중뇌, 생존의 구뇌라는 세 계층으로 보면 구뇌는 조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뇌입니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의 문제에 당면하면 좀 부족하지요. 특히, 패턴을 찾고 과거의 성공을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능력은 현대 투자에서 '고점에 사고 저점에 파는' 전형성을 답습하게 만듭니다. 결국 투자 실패의 주범이지요.
문제는, 구뇌의 은밀한 조종력 때문에 신뇌는 사후적 합리화만 담당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늘 투자실패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지만, 씁쓸히 자위하는 인간의 모습은 뇌구조상 결정되어 있다고 보면, 과할까요?


시장의 효율성
결국 학문의 영역으로 건너가 이야기하면, 이슈는 '시장은 효율적인가'에 대한 관점 수립입니다. 시장이 효율적이라 믿으면 시장의 컨센서스를 믿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시장의 패닉 상태를 이용해야 하는 그런 게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논쟁은 꽤나 재미있습니다. 투자 마법사 버핏 이야기나, Mr. Market 에 관한 제 과거 글에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구뇌극복 투자법
결국, 제가 보는 요점은 이 부분입니다.
시장엔 기회가 존재하지만, 구뇌는 구조상 그를 인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구뇌극복 투자법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솔루션을 내 놓습니다.

더 많은 자산을 저위험자산에 할당하라 (가치주, 현금, 단기증권)
물가연동상품(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을 사라

단기채권을 사라

규모가 작은집에 살라

고정금리 담보대출을 확보하라

유로/엔화에 투자

부채를 즉각 상환하라

월급을 주는 안전한 직장을 구하라

분명히 지적하고 싶은건, 위의 리스트는 막뽑은 리스트가 아니라 나름대로 정밀한 논의를 거친 해법입니다. 유일한 정답은 아니지만, 듣보잡 주식도사의 방침과는 다릅니다. 오로지 하나하나의 의미를 곱씹어 취사선택을 할 내용인게지요.

요즘, 파생상품이 주도한 미국 금융의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파급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은 하루에도 환율이 몇십원씩 등락할 정도로 완전한 패닉에 빠졌구요. 구뇌의 작용을 이해한 사람에겐 이런 장이 좋은 기회입니다. 최소한, 부화뇌동은 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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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7 , 댓글  16개가 달렸습니다.
  1. 가치투자란걸 한답시고 나대기 시작한게 3년정돈데.
    이번 하락에 아직도 움찔 움찔 놀랍니다.
    좋은 책 잘보겠습니다. ^^
    • 움찔움찔 놀라는 정도까지는 가치투자 프레임에서 유효합니다.
      눈딱감고 견딜 수 있게 골라놨으면 대략 성공. ^^;
  2. 멋진 리뷰 잘 보았습니다. ^^
    신경과학의 발전이 거듭될 수록 구뇌 극복 방법론과 구뇌 공략 방법론은 그 재미를 더해갈 것 같습니다. 일단 제 자신의 구뇌 의사결정 패턴부터 찬찬히 살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구뇌 이해와 구뇌 컨트롤의 능력이 의사결정의 고도화로 직결될 것 같아서요~
  3. 앗! 재미 있을듯~ 다음다음다음책은 이것으로.. ㅠㅠ(아아.안 읽은 책이 긴 기간동안 쭈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ㅡ.ㅡ;;)
  4. 이 책을 볼 당시에는 저자의 투자 조언이 보수적인 것 아닌가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꼭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예전에 작성해 두었던 저의 리뷰 트랙백 겁니다. 비교되는 글이라 좀 쑥스럽긴 하지만요. ^^
    • 트랙백 주신 글 소중히 잘 봤습니다.
      보수적인게 무작정의 웅크림이 아니라면, 시장의 대세에 거스를 수 있는 용기라면 투자에선 미덕이라 생각합니다. ^^
  5.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선물받았지만 주신분이 어려워서 자신도 읽는데 시간이 오래걸렸다고 하셔서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번기회에 읽어보아야 겠습니다."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를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맥거크실험도 재미있었구요.

    요즘 주식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시기적절한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트랙백 남기고 갑니다.
    • 좀 다른 주제의 이야기지만, 제 관점으론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재미있게 읽으실겁니다.
      요즘 주식은.. 다들 힘든 시기니까 꿋꿋이 가는 사람이 결실을 맺지 않을까 생각해요. ^^
  6. 비밀댓글입니다
  7. 교보 북모닝CEO에 실린 제 서평을 트랙백 겁니다. 좋은 내용의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도마뱀의 뇌에 대한 좀더 의학적인 이야기가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생각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가 제시한 투자 솔루션 중에 찔리는 사항이 몇 개 있군요.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 포지셔닝 면에서 투자쪽에 포커스를 둔걸까요.
      솔루션중 저위험 자산에 많이 할당하는게 대개들 잘 안되지 않을까 싶어요. ^^
      트랙백 고맙습니다. 깊이 있는 리뷰 잘 봤습니다.
  8. 비밀댓글입니다
secret
소비자의 시대. 마케팅이란 단어는 경영처럼 일상적이고 어려움 없이 쓰입니다.
과연 마케팅이란 무엇일까요?


마케팅이 학문의 영역을 구축한 계기는, 경제학의 일파로 '포지셔닝'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에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만유가격'의 법칙에서 부족한 2%가 있었지요. 바로 같은 상품이 도매에서 소매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의 가격변화 말입니다. 수요와 공급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바로 이 부분에서 마케팅은 학문의 한 귀퉁이에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은 태생적으로 영업(sales)의 시녀였습니다. 좀더 체계적으로 판매해보자는 목적과, 좀 더 있어 보이게 부풀리는 기술이 핵심이었습니다. 100% 전술의 세계였습니다.
1960년 미국 마케팅 협회(AMA)의 정의가 딱 그러한 세계관이었습니다.
마케팅 =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자로부터 소비자 또는 사용자에게 흐르도록 하는 기업활동의 수행
결국 유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핵심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는 미약한 포지션입니다.

이때 혜성같이 나타난 마케팅의 별이 있었지요. 좋게 말하면 마케팅의 외연을 확장했고, 폄훼하여 표현하면 마케터의 '나와바리'를 모든 경영활동으로 확장시켰습니다.
Jerry McCarthy가 제안한 4P를 교과서급으로 대중화 했습니다. 또한 STP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를 토대로 마케팅을 전략의 수준으로 승화시켰지요. 바로 이책의 저자, 마케팅의 대부라 불리우는 사람,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hilip Kotler

(원제) According to Kotler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 교과서로 유명하지만, 이 책은 독특합니다.
강의나 강연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 236개에 대한 대답을 적었습니다. 일종의 마케팅 FAQ지요.

두가지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첫째는 교과서에서 나오지 않는 다양한 상황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예리하지 못한 질문도 있고 변칙적인 질문도 있습니다. 둘째, 인터넷 마케팅이나 글로벌화 등 새로운 환경에서의 마케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합니다.

이에 대한 마케팅 대가의 답은 도사풍입니다. 심오한 원칙하에서 일관성 있는 대답을 하니 마음에 새기며 곱씹을 내용이 많습니다. 환경이 변한다고 기법도 드라마틱하게 변할일은 별로 없습니다. 때로는 일도양단의 답을 회피하고 양시나 양비를 말합니다. 이 또한 오류를 최소화하려는 학자의 풍모로 충분히 인정할만 합니다. 박력은 좀 부족해 보이지만. ^^

마케팅의 개념은 학문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마케팅 조사론'처럼 과학적 도구를 완전히 들여놓은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촉진론' 같이 인지과학의 모호함속에서 함께 헤메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판매와 마케팅을 실천적으로 구분하는 회사는 흔치 않습니다. 오죽하면 책 여기저기에 촉진밖에 할 일이 없는 마케터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수두룩할까요. 엄밀히 말하면 제 회사도 본원적 의미의 마케팅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보다 고객이 부족한 시대입니다. 기술은 어지럼증 나게 발전하고, 자원은 전지구적으로 소싱(sourcing)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21세기 마케터의 본원은 wants(욕망)를 창조하는 겁니다. needs(잠재욕구)의 기본 소요는 이미 만족되고 있고, 특정하고 구체적인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코틀러의 일갈은 되새겨볼 일입니다.
마케팅은 수요(demand)를 관리하는 과학(scienc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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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의 교과서는 좋았으나
    다른 책은 그닥이었던지라..
    이 책은 어떨런지
    • 배움보다 깨달음에 포인트가 있습니다.
      대개 아는 내용인데, 다시 새겨보게 됩니다.
  2. 아! 그래서 침대 광고가 과학이었던거군요!! +_+
  3. 비밀댓글입니다
  4. 최근들어 블로그 마케팅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는데, 책에 블로그 마케팅도 블로거보다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보고 마케팅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경험이 전혀 없어 그런지 "수요를 관리하는 과학"이라는 말이 잘 느껴지질 않네요. 도대체 마케팅 현실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무척 궁금합니다.
    ^^
    • 마케팅은 조직의 활동에서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는 주된 수단입니다.
      그런 이유로 마케팅에 대해 쉽게 이해할 책이 많이 있습니다.
      서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책을 한권 읽어보셔도 좋을겁니다. ^^
secret

위대한 승리

Biz/Review 2007.11.24 14:05
저는 남의 자서전 읽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위인전도 마찬가지지요.
위인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하다거나 오만 탓은 아닙니다. 포스팅을 통해 몇 차례 말한 바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Jim Collins류의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은 오직 사후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따라한다고 성공하긴 힘들고, 참고만 해야겠지요.
상황과 맥락, 그리고 환경 특정 조합에서의 선택은 오롯이 제 몫이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Jack Welch

(원제) Winning


뜬금없이 자서전 이야기를 한 이유가 있습니다.
잭 웰치 회장의 '끝없는 도전과 용기 (Straight from the gut)'을 예전에 읽은 바 있습니다. 내밀한 이야기의 생생한 묘사를 매우 흥미롭게 잘 읽었지만, 제가 보기엔 그저 잘 쓴 자서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위대한 승리 (Winning)'란 책이 새로 나왔을 때, 책표지가 표상하듯 인물이 부각된 같은 촌스러운 느낌의 자서전이라는 인상을 받았지요. 두께를 볼 때 그새 새로운 내용이 더 있으랴 하고 읽지 않기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한 해가 흐른 시점. 가끔씩 '위대한 승리'에 대한 찬사를 듣습니다. '끝없는 도전과 용기'는 유명세가 금새 사그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속는 셈 치고 책을 구입해 읽었고, 그 울림은 대단히 큽니다.

20년간의 GE CEO 경력을 통해 얻은 경영의 요체를 한 눈에 들어오게 요약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어떻게 이기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까지라면 다른 큰 기업 CEO가 모두 비슷한 저서의 후보자입니다. 하지만, 잭 웰치 선생은 수많은 논쟁과 실천을 통해 경영의 궁극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군더더기도, 주저함도 없이 명쾌하게 경영에 대한 자신의 세계관을 피력합니다.

전체적으로 구성도 좋습니다. 사명과 가치에서 출발하여 문화와 차별화를 이루고 그에 따라 조직의 힘을 내도록 각 단계가 잘 서술되어 있습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각 요소가 조밀하게 직조되었으므로 한 챕터만 빼내어 실전에 적용한다면 대단히 무리가 있으리란 사실입니다. 예컨대, 솔직히 평가하고 차별화하여 대우하는 문화가 없는 상태에서, 채용이나 승진의 기법을 화려하게 구사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다른 부분 다 빼고 줄여 말하면, 잭 웰치 회장은 HR의 통찰로 성공 경영을 이룬 분이라 보면 됩니다. 전략이나 기술은 그에 있어서는 하위 개념이지요. 스스로 표현했듯, 매니저의 이미지는 '한 손에 물뿌리개와 한손에 비료를 든 정원사'라는 점만 깨달아도 이 책의 반은 이해한 것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이해하자면, '한손에 물뿌리개와 다른 손에 모종삽'이지만요. -_-

어찌보면, '끝없는 도전과 용기'보다 '위대한 승리'가 더 나을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갓 GE의 총수를 끝낸 상태의 좁은 시야와 섣부른 자신감이 첫째 책이라면, 경험과 연륜이 잘 삭은 감칠맛이 이 책이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위대한 승리'라는 한글 제목에 대한 진부함과 거부감은 삭지 않습니다만.

제가 포스팅에서 인물을 칭하는 용법이 있습니다. 아무리 대단하다고 평을 들어도 제겐 크리스텐슨 교수나 톰 피터스 씨입니다. 저를 직접 가르치지 않은 분 중 스승 반열에 드는 유일한 사람은 드러커 선생이시지요. 잭 웰치 회장은 이제는 웰치 선생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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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굉장한 감명을 받으셨나보네요... 저도 꼭 읽어봐야겠네요...
    항상 행복하세요...
  2. 제가 CEO 자서전류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잭 웰치의 끝없는 도전과 용기는 정말 재미없었습니다. (원서로 읽었는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젠체하는 느낌도 들고 교훈도 부족하고...) 저도 속는 셈치고 산 책이었는데 의외로 자신의 경험을 분야별로 잘 정리해 놨더군요....쓰기야 딸이 했겠지만 가끔씩 열어서 살펴보는 책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읽었었는데 읽을 책도 없는데 다시 꺼내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최근에 읽는 책 중에 [경영의 창조자들]이 의외로 괜찮네요...함 읽어보세요
    ^^*
    • 좋은 책 추천 고맙습니다.
      위시리스트에 넣어 놓겠습니다. ^^

      아참, winning의 공저자는 아마 잭 웰치 회장의 두번째 아내일겁니다. HBR 에디터이던가.. 가물가물합니다만.
  3. 책장에 꼽아놓고 있다가 근래들어서야 펼쳐보았는데, 한번 벌리니 손을 놓을 수가 없는 책이었습니다. 들고다니면서 다시 보려고 하는 참에 우연히 서점에서 작고 저렴한 페이퍼백판을 발견하고 재빨리 구입했네요.

    그나저나 예전에 오디오북으로 잭웰치 회장이 직접 읽어주는 Winning의 목소리를 듣고 조금 놀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연세에 따라 상당히 쇠약해지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 호오.. 직접 녹음한 오디오 북이 있습니까.
      관심이 가는군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Dotty님, 잘 지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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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화법

Biz/Review 2007.10.07 10:14
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빌 클린턴(Bill Clinton)이 아버지 부시 (George H. Bush)에 맞서 대선에서 격돌할 때의 슬로건입니다. James Carville이 만든 이 구호는, 걸출한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대의 이슈인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상대의 약점을 예리하게 파고 들면서, 간결하고 심각하지 않아 좋지요. 저도 포스팅에서 한번 패러디를 했습니다만.

이 구호의 모티브는 부시씨가 직접 제공했습니다. 슈퍼마켓 연합회 모임에 참석했다가, 나온지 10년도 더 된 바코드 인식기를 처음 본듯 신기해 하는 모습을 보인거지요.
뿐 만 아닙니다. 리치몬드에서 열린 타운홀 토론에서도 심대한 실수를 합니다. Marisa Hall이란 여성이 국가 부채가 후보 개인에게 미친 영향을 물었을 때, 부시씨는 결정적으로 상황판단 안되는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였고, 치밀한 토론 태도 준비로 그와 명확히 대조를 이룬 클린턴 씨는 대선고지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됩니다.

세상 살다 보면, 한순간에 많은 시간을 응축해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에 삐끗하면 기회는 멀리멀리 달아나지요. 여러분은 그 순간을 위한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습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Jerry Weissman

(원제) In the line of fire: How to handle tough questions.. when it counts


빨간 표지와 흥미를 끄는 한국어 제목으로 인해 사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책 소개에서 받은 인상과는 다른 책이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인생에서 한두번 올까 말까 하는 그 시점에서 어떻게 유효하게 대응하는게 좋은지에 대한 지침입니다. 그런 면에서 영어제목은 리듬감있으면서도 완벽하게 내용을 설명합니다.
(뭇 사람의 시선과 질문의 집중 포화를 받는) 사선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에 나오는 터프한 질문을 다루는 법..
책의 얼개는 단순하고, 설명은 세밀합니다.

상황
일반적인 프리젠테이션도 해당은 되나, IPO 투자 유치설명회나 정치 토론 등이 어울리는 상황입니다. 한순간에 많은 내용을 함축해서 보여줘야 하고, 실수는 치명적입니다.

실패
터프한 질문에 당한 결과는 세가지로 분류됩니다.
1. 방어적 태도 (Defensive): 계속 그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설명과 변명에 급급한 모양입니다.
2. 회피 (Evasive): 질문의 핵심을 빗겨가거나, 자리를 피하는 경우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매우 잘 구사한다고 알려진 딴소리 하는 '사오정 전법', 의사당에만 들어가면 IQ가 50씩 낮아져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메멘토 전법'도 다 해당입니다.
3. 말싸움 (Contentious): 분노를 못이기고 바로 논쟁이나 말꼬리잡기로 들어가는 경우입니다.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터프한 질문을 받으면 위의 세가지 반응 중 하나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말했듯 결과적 실패입니다. 핵심을 은근슬쩍 회피하거나, 된통 윽박지르면 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fight도 flight도 모두 실패 맞습니다.
프로페셔널하지 않아 신뢰를 잃고, 원래의 목적인 설득에는 실패했으며, 내용과 상관없이 미숙한 인간이라는 이미지만 영영 따라다니게 됩니다. (그래서 앞서의 상황이 주로 해당된다고 한겁니다. 반복적으로 볼 일 있는 회사내 PT, 학술대회는 좀 다릅니다.)

그럼 어떻게 이 실패를 벗어날까요.

초식
매우 간결하지만, 확실히 성공이 입증된 초식이 있습니다.
1. 경청 (Listening)
매우 중요한 첫 단추입니다. 오감을 동원해서 상대의 말을 집중해야 합니다.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그렇고, 경청함을 몸소 보여야하기도 합니다 (visual listening). 부시씨가 Hall 양의 질문에서 실패한 원인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모르면 물어서라도 질문을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터프한 질문이 나오는 상황은, 대개 질문자가 비논리적이고 불명확한 질문을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2. 로마의 기둥(roman column) 찾기
로마의 기둥. 말은 화려하지만 개념은 쉽습니다. 각 기둥별로 주제를 할당해 놓은 로마의 연설가에서 따온 단어입니다.
이는 파악해야 하는 상대방 말의 진의입니다. 질문의 이면입니다. 하지만, 경청하지 않으면 이 부분을 찾기 어렵습니다. 저자는, (미식축구에서) 볼을 잡지 않고서는 뛰지 않듯, roman column을 확보하지 않으면 절대 대답을 하면 안된다고 할 정도입니다.

3. 시간 끌기 (buffering)
이 부분은 질문의 복잡도와 대답자의 준비상태에 따라 필요시 가져가면 됩니다. 저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단계입니다.

4-1. 바꾸어 말하기 (Paraphrasing)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질문에서 로마의 기둥 중심으로 질문을 다시 진술해서 질문자에게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적의와 감정이 사라지고 중립적인 단어로 문제가 바뀌기 때문에 대답이 쉬워집니다. 또한 literal한 수사학과 궤변에 함께 빠져 허우적대지 않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4-2. 키워드 환산 (keyword)
질문이 그렇게 toxic하지 않는 경우나 간결하고 빠른 진행을 원할 때, paraphrasing하지 않고 핵심 개념만 언급하면서 바로 답하는 방식입니다. 달인의 경지에서 가능한데, 콜린 파월씨가 능하다고 합니다.

5. 긍정적 인상 주기 (topspin)
4단계까지 잘 되었으면 방어에는 성공했습니다. 여기에서 끝내지 않고, 논의를 이어서 답변자가 원하는 주장과 설득을 함께 실어 마무리를 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번에 읽으면서 한계효용성이 가장 높은 항목이었습니다.

거듭 말하거니와 위의 기법은 특정상황에서는 매우 유용합니다. 저는 부분적이지만 실제로 적용해 보았고, 이론을 배우기 전에 몸으로 깨져가며 배웠기에 그 효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외에 질문 컨트롤 하는 기법은 알고 있으나, 단상에 나가면 잘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훈련이 필요하지요.
예컨대, 앞으로 세개의 질문을 더 받겠다고 공지하고 카운팅을 하는 부분은 시간과 신뢰를 다 지킵니다.
질문자에게로 다가가서 답하는 부분은 부수적 효과를 유발합니다. 클린턴이 위 사례에서 사용했지요.

우리나라에선 좀 힘들지만, 답변을 you-answer로 하는건 언제든지 마력을 발합니다.
단, 청중의 이름을 다 알지 못하면 직칭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누군 Tom이라 부르고 누군 you라고 하는게 더 실례이니까요.
또한, 미디어 앞이라면 문장에서 아무리 논리적이라도 guilty를 인정하는 말은 하면 안된다는 점은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져있습니다. 앞 뒤 다 잘라먹고 그부분만 따다 쓰기 때문에 그렇지요.

전체적으로 사례도 재미있고, 답변의 상황도 긴박하여 잘 읽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쉽게 쓴 책입니다.
한권 내내 부시-클린턴 사례와 정치 이야기로 품이 많이 안 들었고, 상황이 매우 제한적이므로 저술의 전개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런 기법을 사용할 상황이 얼마나 많을까요. 물론 일부 테크닉은 중요하게 쓰이겠지만, 일반적인 프리젠테이션 기법에서도 커버해주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굳이 이 책을 볼 필요는 없을겁니다.
그러나, 큰 물에서 사자후를 토할 날을 꿈꾸는 사람은, 미리 송글송글 땀흘리는 기분을 맛보는 재미 때문이라도 볼 만합니다.

어쨌든, 이 책에서 배울 내용은 결코 '불의 화법'이 아닙니다.
굳이 가르자면 물의 화법이지요. 남들이 불을 지를 때 불을 꺼나가고 흐름을 제어하는 물 말입니다.
그래서 제목보면 할 말이 많습니다. '사선에서'를 '불의 화법'으로 지은 출판사의 상상력에는 그저 경탄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손자의 '손자병법'을 선 쥬 장군의 '전쟁의 기술'로 번역한 센스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대학 교수인 저자가 학생들 시켜 숙제로 모은건가요, 전공과목 이외의 주제에 대해서는 이해가 깊지 못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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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이 재미 있을 듯한데 나중에 사서 봐야겠습니다.
    일단은 ㅜㅜ 집에 ㅡ.ㅡ;;; 점점 쌓이는 책들을 먼저 처리하고요.
    여름에 읽기 시작한 [인공생명]이라는 책이 아직도 펼쳐져 있다는.. 덜덜~
    - 아주 조금씩이라도 읽긴 읽더라고요. ㅡ.ㅡ;; -
  2. 비밀댓글입니다
  3.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말을 잘 못하는 편이라(적게하는게아니라 좀 막한다고 해야되나)항상 신경쓰면서 고치고는 싶어하는데.. 흠..
    • 일상생활에서 적용가능한 부분이 있습니다.
      경청이지요.
      경청만 작심하고 연습해도 훌륭한 커뮤니케이터가 될겁니다.
      시간내서 따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4. inuit님께서 정리해주신 초식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군요. 면접볼때나 세미나할때 종종 곤란한 질문이 들어오곤합니다. 크크. 저는 주로 변명을 했던것 같은데요. 다음엔 저 식대로 응용해봐야겠네요. 요즘은 세미나도 잘 안하고 남들앞에서 말할 기회도 별로 없어서 문제이지만 말이죠. -_ㅜ
    • 네. 자꾸 연습해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겁니다.
      PT는 자처해서라도 기회를 만드세요.
      엄청난 경쟁력이 될겁니다,
  5. 전에 제 나름대로 회사 생활하면서 느낀점을 논쟁하는 법이라는 글로 적은 적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내용이 많아서 기분이 좋네요 ^^;;; 트랙백 남깁니다.
    • 이미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코어를 숙지하고 계셨군요.
      많이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
  6.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 네. 재미로 읽긴 그렇고, 목적을 갖고 읽으면 좋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이 강합니다.
secret
HR, 흔히 인사라고 하는 업무는 참 재미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기업의 성과 뿐 아니라, 함께하는 여러 사람의 삶을 좌우한다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특별히 전문적 영역이라기 보다는 일반적 분야로 여겨지기 십상이기도 합니다. 재무처럼 숫자가 관여하지도 않고, 전략처럼 화려한 프레임웍도 없으며, 연구개발처럼 특수한 스킬이 필요하지도 않은 듯 보입니다. 그러기에, 대인관계 원만하거나 화술이 좋으면, 심지어 술을 잘 마신다는 이유로도 HR 적임자라는 농담섞인 이야기도 나오지요.

하지만, 조직의 근간이며 성과의 근원이라는 점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될 수는 없는 부분이 HR분야입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아 지식근로자의 비중이 커질수록 HR의 중요성은 부각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HR 실무자들 중 10년전에 비해 확실히 더 나은 프랙티스를 행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Mike Losey, Sue Meisinger, Dave Ulich

(원제) The future of human resource management: 64 thought leaders explore the critical HR issues of today and tomorrow

바로 이런 고민하에 미국의 저명한 HR 전문가들이 단편형식의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입니다. IBM 컨설턴트인 후배의 선물인데, 꼼꼼히 시간을 녹여 읽었습니다.

3인의 저자는 인적자원 자체, HR 전문가의 역할, 역량중심의 조직, 의사결정과학으로서의 HR, 사회적 책임 환경에서의 HR, 그리고 협업과 글로벌 환경하에서의 HR에 대한 관점들을 모아 놓았습니다. 64개의 단편이라는 숫자가 대변하듯,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화음을 이루고 있습니다. 개별의 글들은 투고자들이 다년간 연구한 결과입니다.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글도 많지만 관점의 다양성 자체가 통합적인 이해와 새로운 통찰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James Clawson과 Douglas Newburg의 경우, HR의 도전과제는 에너지 관리라고 잘라 말합니다. 따라서 리더십은 "내 안의 에너지, 주변 사람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일이되지요. 동기부여자로서의 리더 역할을 이렇게 본다면, 단순한 성과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비용과 산출 개념하에서의 가치 제안 (value proposition)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Mike Losey의 연구 결과, 급여와 복리후생이 최소한을 만족한다면 직원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career와 job security라고 합니다. 이 사실은 비용관점의 HR 운영이 아닌 대안적 시스템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공해 주지요.

반면 이 책의 한계는 매우 명확합니다. 미국 HR 관리자의 고민 모음집이라는 점이지요.
미국이 90년대의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HR 업무는 아웃소싱의 대상이며 비핵심업무로 분류되었습니다. 따라서, HR "파트너" 들의 답답함은 태산과 같습니다. 책 여기저기서 주장하는 톤이 재미있습니다.

우리는 사업을 알아야 한다. 기업내부를 공부하자.
전략과 동떨어지면 우리는 기능인으로 전락한다.
우리도 CEO까지 가봐야 할 것 아닌가.
기업 내부에서 조금이라도 다리 걸칠 일 있으면 일단 기웃거려 보자. 브랜드이든, CSR이든 그 어려워 보이는 재무가 되든..
정체성과 기업내 HR 매니저의 포지션을 찾지 못하면 우리는 "마피아 두목의 카운셀러"에 머물게 된다.

그러다보니 다양성 관리자가 되자는 주장이나, 정신모델의 변화촉진자, 고객가치 경험 전달을 확보하는 문화 관리자 등 재미있는 포지셔닝도 나옵니다. 더 급진적으로 나아가면 내부 브랜딩이나 SOS(Self-organizing system 자기조직화 체계), 무형자산 ROI 개념까지 아이디어 차원의 논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성과를 내는 많은 기업에서는 HR 관리자가 기업 경영의 주요 축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마이너리티의 넋두리 모음집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HR은 top management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서 순환보직의 한 요소에 해당하는 경우도 많아, 사업에 대한 이해나 중량감, 고위직으로의 개방성에서 비교할 바가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부산물로 사상의 스펙트럼을 보여줬다는 장점 하나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번역본인 이 책은 아무데서도 안 판다는 것.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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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즘 그디어~ HRM 을 배우는데
    교수님이 재미있게 가르치시고 취업;;; 에 대한 압박때문인지
    꽤 재미를 느끼며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끌리는 책이지만........아아아 언제 읽게 될지ㅠ;
    요즘 경영책엔 손이 안 가고 철학에만 손을 뻗고 있어서,,a

    물론, 번역본이 없어서 못 읽어요~
    란 핑계를 돌려 말하는걸지도,,orz
    • 아직도 철학에 심취해 있군요.
      2년전에 들었습니다.
      자꾸 astraea님의 독서 세계가 궁금해집니다. +.+
    • 지식이 옅어서 아주 낮은 수준의,
      논술 대비용 같은..그런 책을 읽는 정도랍니다;;;
      부끄러워서 숨기는거라 할 수 있죠,,=3=3
    • 벌써 오랜 시간인데, 내공이 꽤 쌓였으리라 추측합니다.
      언제 만나서 확인을 좀.. >,.<
    • 내공은 제로입니다만..;;
      쌓을려고 읽는거긴합니다만,,
      기억력등 자체 내공이 워낙 부족해서리ㅠㅠ
    • 흐흐흐 안봐도 있다는거 대략 짐작이 갑니다.
      너무 엄살부리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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