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1 (27)
Inuit Blogged
모스크바 하면 잘 알듯 하면서도 은근 막연하다. 붉은광장, 크레믈린 궁, 테트리스.. 음.. 그리고 추위..? -_-a 이런 '평균적' 한국인의 눈으로 생면부지의 모스크바에 적응하면서 발견하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적은 책이다. 마케터 출신 답게 감각적이며, 사진이 많아 설명적이기도 하다. 다만, 그림책에 가까울 정도로 사진이 많다. 뒤집어 말하면 텍스트의 절대량이 부족해, 서평을 쓰기조차 민망한 스토리의 빈약함이 도드라진다. 어찌보면 책의 컨셉 상 용인해야 할 부분이다. 저자의 심로를 따라 잿빛의 무뚝뚝한 도시에서 하나씩 색이 입혀지며 온기가 도는 과정을 따라 경험하기에는 좋다. 그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그러나, 단점을 짚어 나가자면, 풋내기 사랑의 느낌이 강하다. 아직 러시아어조차 읽지 못하고 말하지 ..
롤 플레잉 게임을 해보았는가? 무늬만 롤 플레이지 돌아다니며 몹이나 잡는 슬래셔 타입의 MMORPG 말고, 순간의 선택이 불가역적으로 미래를 좌우하는 고전적 tRPG 말이다. 주요 분기점마다 선택을 하다보면 몇가지 실수로 게임 캐릭터를 망쳐버릴 때가 있다. 금방 발견하면 게임따라 리로드(reload)를 할 수도 있지만, 상당히 진행되면 아예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공략집이 상당한 도움이 된다.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어떤 결정을 하는게 최선인지, 게임 진행 중 놓치고 지나갈 수 있는 보물의 위치는 어디인지, 결정적 성공의 열쇠는 어디에 숨어 있는지, 실수나 시행착오를 줄이고 최적의, 최고의 캐릭터로 성장 시킬 수 있는 공략집. 많이 보냐 제한적으로 보냐의 차이지만, 공략집의 존재는..
(Title) Great crash ahead 이유는 모르겠다. 연말이라서인지, 공포를 자극하는 주제의식 때문인지, 마케팅 적으로 잘 밀어서인지 아무튼 요즘 많은 매체에서 커버하고 있는 책이다. 비관적인 내용은 항상 구뇌에 바로 속삭이는 속성이 있는지라, 나 역시 혹시라도 건질 것이 있을까 구매를 했고 단숨에 읽어 버린 책이다. 400페이지 정도 부피감이 있지만, 그 핵심 메시지는 놀랍도록 단순하다. -2013년을 지나면서 미국 경제를 필두로 세계는 디플레이션에 들어간다.-그 이유는, 베이비부머 들이 소비의 정점을 지나기 때문이다.-베이비부머들이 46세를 지나면서 지금껏 누적된 거대한 부채조정과 소비 축소, 저축 확대를 도모하므로 디플레이션은 필수다-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 시대의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기 힘..
이것도 솔잎일까?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제격이라는 식의 말을 제일 싫어합니다. 환경이 개체에 부과하는 자기부정적 예언은, 넘기 힘든 선을 스스로 긋게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래학 저술가로서의 최윤식 저자의 솔잎은 따로 있는듯 합니다. 그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한국의 미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 예측입니다. 제가 가장 인정했던 '2020 부의 전쟁'은 그 한권 만으로도 저자를 수많은 경영저술가와 구분하는 색과 깊이를 지닙니다. 다만, 생업으로 인한 다작시대에 접어들면서 함량 미달의 쪽글 양산체제가 되어 아쉽던 차였는데, 이 책만큼은 전작 '부의 전쟁'의 명맥을 잇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순항은 아닐지라도, 큰 문제는 없어보이는 한국입니다. 하지만 미래는 어떨까요. 먼 미래말고, 곧 다가올 10년을..
쉬운 질문 하나. 여러분 목숨의 가격이 얼마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 * * 대부분 무한히 크다라는 답을 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건 레토릭이지 정량적으로는 유한한 목숨의 가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진짜 무한하거나 엄청나게 높은 금액을 가정합시다. 그러면 외출 중 사고를 당할 확률이 0.0000001%라 해도 손해의 기대값은 무한대 또는 매우 큰 값이 되므로 외출의 효익보다 비용이 크게 됩니다. 따라서 외출을 하지 않는게 옳은 전략이지요. 반면, 집에 있다가 사고를 당할 확률도 외출시보다는 낮을 뿐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집에 있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번 이런 계산을 하지 않고도 우리는 많은 행동을 합니다. 물론, 실제로 정확히 정량화하지 않아 위험을 과소평가 하기도..
말을 다루는 재능으로 치면, 신진 작가 중 최고의 반열이라 평가받는 김애란. 그의 후속작이 나왔다고 들었을 때, 시간의 문제이지 곧 보게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설을 좀체 읽지 않지만, 가끔 드라마가 땡기듯 이야기와 함께 느긋하고 싶을 때 소설을 읽곤 합니다. 마침 이번 입원 중 독서목록은 좀 딱딱한 책들이 많아, 휴식을 위한 한권으로 택한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사실, 김애란이라는 이름 석자만 보고 무조건 샀지, 책이 대체 무슨 내용인지 단 한 단어의 단서조차 없었습니다. 그런데, 병상에서 읽다보니 싱크로 제대로입니다. 책을 압축해 광고하는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간의 이야기는 전작인 '침이 고인다'에서 많은 진보를 보입니다. 전작에서는 신세대 작가 특유의 톡톡 튀는 감성과 재치있는..
(Title) Curation nation 영원한 제국일 것으로 생각된 구글의 압박속에 페이스북이 승승장구한 이유를 아시나요? 몇년전 웹 2.0으로 대변되는 블로그의 위세를 트위터가 전복시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관점이 있겠지만, 이 책의 관점으로 설명하면 '큐레이션(curation)'의 시대를 반영한 것입니다. 현재 디지털 세상은, 아니 굳이 디지털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필요도 없이 지금 세상은 정보 과잉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정보 과다 속에서 혼란을 겪는 사용자들에게 긴요한 미덕은, 필요 정보를 적절히 보여주는 큐레이션이지요. 미술관의 큐레이터에서 개념을 차용, 확장한 큐레이션은 현재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적절히 짚어내고 설명합니다. 책은 다양한 사례와 함께 큐레이션의 역할과 정체성을 설명하고 ..
눈 뜨면 격변해 있는 디지털 세상입니다. 기업의 전략 담당인 저 역시 고민이 많습니다. 입원해 있는 동안 누워만 있어야 했기에, 거시적 관점을 보는 책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이미 전작을 통해 국내 미래학자로서의 식견을 보여준 최윤식 저자가 IT 산업에 특화하여 적은 미래 조명 책입니다. 원래 미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가능성 있는 미래를 다룰 뿐 불확실성의 통제는 어려운지라, 가뜩이나 변화가 빠르고 나비효과가 큰 IT 판의 미래학적 기술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읽어야 효과가 큽니다. 즉, 미래학자가 보는 주요 변화 동인과 변화 유발 환경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고 민감하게 모니터링한다면, 변화가 필요한 순간에 빠른 적응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추론적 미래, 시나리오적 미래 자체..
가장 깔끔하면서 성공확률이 높은 다이어트 지침서를 읽었습니다. 건강에 관심을 갖고 공격적인 감량을 시도해서 올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다만,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른 만큼만 먹자는 '이모셔널 다이어트'의 지속 가능성에 약간 의구심이 생겨 읽은 책인데, 이 책을 통해 궁금하던 점을 해소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답을 찾았습니다. 밥이 답이다 국내 다이어트 치료의 대가인 저자 강재헌 박사는 한식을 해답으로 제시합니다. 심지어, 운동을 안하더라도 식단만 개선하면 저절로 다이어트가 된다는 래디컬한 주장마저 펼칩니다. 그러나 전혀 근거없는 소리가 아닌게, 한식은 저칼로리에 균형잡힌 식단이기 때문입니다. 그 과학적 근거를 책에서는 상세히 정리했습니다. 칼로리 수싸움 1kg의 살은 7700kcal에 해당합니다. ..
정유정 작가의 글맛이 좋다는 단 한가지 정보만으로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집어 들었다가 꽤 고생한 책입니다. 고요히 머리를 식히며 릴랙싱하려고 일요일 아침에 집어 들었다가 무려 열시간은 들여서 책장을 덮고 잤기 때문입니다. 책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그런걸까요. 아닙니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보는 책은 분명 아닙니다. 오히려 빨리 좀 질곡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강해서 더 읽게 됩니다. '내 인생에 던져진 변화구'로 인해 평범한 일상은 급류에 휘말리고 납니다. 각자 사연이 있고, 구조적 갈등의 인화물은 빽빽히 들어선 상황이지만, 그 발화점은 사실 운명의 장난같이 다가오고 말지요. 수십년 일생 중 단 몇 분의 찰나로 인해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한 인생은 매우 씁쓸하고 가슴 답답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