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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효율적인가

Biz 2006.10.14 13:51
제 블로그에서도 몇번 다룬 주제입니다만, 재무론의 모형 중에 '효율적 시장 가설'(EMH, Efficient Market Hypothesis)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시장은 모든 정보가 반영될 정도로 효율적이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을 항상 능가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가설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효율성의 정도에 따라 약형(weak form), 준강형(semi-strong form), 강형(strong form) 효율성이라는 세 가지 가설로 나뉩니다.

  • 약형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여 시장수익률을 앞서기는 불가능하다는 가설입니다. 다시말해 기술적 분석의 무용성을 뜻합니다.
  • 준강형은 모든 공표된 자료에 기초하여 시장수익률을 앞서기는 불가능하다는 가설입니다. 이는 fundamental analysis도 무용지물로 만듭니다.
  • 강형어떤 경우에도 시장수익률을 앞서기가 불가능하다는 가설입니다. 이는 내부정보 또한 무용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처음 효율적 시장가설이 나왔을 때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버핏 선생이 가치투자로 평생 성공적인 투자를 했던 사례 등으로 인해 현재는 약형 가설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골치 아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전의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투자 시스템을 가져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시스템을 갖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세계관과 철학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바, 약형이든 준강형이든 자신이 믿는 모델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합니다. 약형을 믿으면서 어제 올랐느니 적삼병을 논하면 안됩니다. 준강형을 믿는다면 가치분석을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타겟의 내부정보를 빼내야 합니다. 실제로 내부 정보는 켈리의 돈버는 공식 중 핵심 항이지요. (머니 사이언스) 그도 아니면 버핏선생처럼, 'EMH는 쓰레기 가설이다. 하지만 내게 돈을 벌어주는 고마운 가설이다'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시장의 취약점을 이용해 수익을 챙겨가든지요.

저는 버핏의 투자방법을 믿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효율적이라고도 믿는 어정쩡한 사람입니다. 그 이유는 자세히 말하면 길기만 하고 지루하니까 논외로 하지요. 대신 생생한 사례를 볼까요.
며칠전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했던 사실을 기억하시나요? 그리고 며칠 후 북한 핵실험에 대한 의구심이 나돕니다. 최소한 모두가 패닉에 빠질만한 월요일에도 시장은 무언가 의심을 했었습니다. 사실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말이지요.

끝으로 직접 목격한 시장 효율성만 몇 가지 사례를 들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회사 전략을 총괄하기 때문에 회사 내부정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위치에 있습니다.


1. A사 공급건
작년 일입니다. 특별한 재료가 없는데 오후부터 주가가 미친듯이 올라갑니다. 다들 어리둥절 했지요.
나중에 저녁 먹을 무렵, 진행중이던 저희 제품의 대량 공급이 고객사에서 승인이 났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시장은 저희 회사보다 먼저 그 사실을 알았던거죠.

2. B사 투자건
제가 농담삼아 우리 회사는 강아지도 달러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현금이 풍부한 편입니다만, 전략적 목적으로 외국 유명사의 투자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매우 보안등급이 높은 일이라서, 사장님 직통 채널만 열어놓고 valuation, negotiation, legal check, documentation 등을 저 혼자서 진행했던 처절한 프로젝트였지요. 회사내 커뮤니케이션을 D-5일쯤에서 시작했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물론 주가는 발표 3일전부터 상종가. -_- (이 건도, 사외 채널이라는 심증만.)

3. C사 공급건
마찬가지로 달포 전에도 회사 주가가 오를 이유가 없는데 상종을 치며 난리가 났습니다. 감을 잡지 못하겠더군요. 부하직원들과 '또 뭔가 우리 모르는 좋은일이 있으려나보다' 하고 이제는 느긋하게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혹시가 궁금해서 현재 계약 진행중인 영업직원들에게 뭔가 가시화된 상황이 없나 물어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중 가장 큰 계약을 담당하는 직원이 대답하더군요. "너무 오래 끄는 감이 있어, 오늘은 저녁 먹고 와서 계약서 사인한 담에 보낼려던 참인데요.."


이건 무슨 관심법도 아니고, 담당직원의 마음까지 읽어내는 시장이란 말입니까. 너무 효율적인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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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대체 어느 회사에 다니시길래...이름 좀 알려주시면 (굽실)
  2. 멀리는 이미 18세기부터 증명되었지요...

    20세기 전반 반세기동안 보이지 않는 손이 인도하는 시장보다 효율적인 인공적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던 공산주의는 완전히 거덜났고, 오늘날의 시장 시스템은 약간의 문제점은 공존하지만 그나마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인정받는 상태.....

    (그러고보니 나폴레옹 시기에 워털루 전쟁의 승패 소식 조작으로 떼돈을 긁어담았던 로스차일드가 위에 예로 드신 사례들의 조상격이군요...)
    • EMH는 수급에 관한 시장의 효율성과는 좀 다른 논의이긴 하지만, 크게 보면 비슷한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댓글이 좀 의외인데, 제글이 길고 난해한가요? ^^;)
  3. 저도 개인적으로 어느정도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는 입장입니다. 거기에 덧붙여서 효율적 인사이더 효율적 시장가설이라는 살짝 덧붙임. 외람된 얘기입니다만, 가격제한폭이 없는 미국 주식시장과는 다르게 가격제한폭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상한가'를 쳤을때는 이유가 있지요.^^
    • 효율적 인사이더는 다시 말해 (시장의) 강형 효율성은 거의 없다는 말씀 같군요. 저도 내부정보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cash implication이 있다고 봅니다.

      상한가의 이유는 '재료'라는 말씀인가요? ^^
  4. 폭락일때 사라,,는 나름대로 진리겠죠/
    저도 여유자금이 있으면 사고 싶더군요~_~
    물론 위험부담은 크겠지만 그만큼 고수익,,(이게 더 진리겠지만요..^^)
    • 맞아요. 폭락하는 날 사는 것은 의미가 있는데, 핵실험 당일날 외인의 매수세는 지나치게 당당하더군요. 뭔가를 알고 있다는 듯.
  5. 정말 놀랍네요. 일단 제가 알 법한 정보는 아무나 다 알 것이라는 좋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_-
    • 주식관련해서 정보사슬의 가장 끝을 기자로 봅니다. 따라서 기사나 기사를 읽은 사람의 말을 들은 사람은.. '호구'가 되기 십상이죠. ^^
  6. 흐음..정말 신기하군요. 정보가 외부로 언제 누출(?)되었을까요? ㅇ-ㅇ? 거래처에서 주식값 오르기 전에 산담에 일부러 정보누출을 하는걸까요?
  7. 재무관리 시험공부를 하는데, 효율적시장 가설 이 나오더군요. 여기서 본 기억이 나서 다시 한번 들러봅니다.
    회계수업에서는 그다지 못 느꼈었는데, 재무관리에서는 수식적 사고방식이 장난 아니게 필요하네요. 어렵기도 하구요.. 도움된다고 해서 들었긴 한데, 아무래도 재수강 확정일 듯 합니다. -_-;;
    • 재무관리 잘 공부해 놓으면 꽤 도움이 될겁니다. sputnik님이 어떤 쪽에 관심있느냐 따라 다르긴 하지만요.

      뭐.. (재수강으로) 두번 복습하면 확실히 배우지 않겠어요? =.=
  8. 아무도몰라 2007.03.13 23:56 신고
    잘 읽었습니다.

    전 약형,강형,준강형 다 믿습니다. 시장에는 3가지 전부다 존재합니다. 각종목별, 상황별에 따라 다르죠. 이걸 보는 센스가 있으면 돈 버는데 도움이 되겠죠.
    그리고 머니사이언스 저도 재밌게봤습니다. 혹시 주인공인 Thorp의 논문도 읽어보셨는지요. 한두편정도 읽어보십시요.(약간의 초보적인 확률론 지식이 있어야 읽는데 무리가 없을듯.)그러면 머니사이언스 저자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내용은 좀 과장된면이 있다는걸 아실겁니다.실재 Thorp이 돈번것은 책내용과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읽어보시면 kelly's criterion이 왜 투자론책에 소개하긴 부적당한지 아실겁니다. 머니사이언스 재밌게보셨다면, nassim(?)의 fooled by randomness (운과 노력의 절묘한 조화(?) 라고 번역서도 있어요. 번역수준은 개판오분전입니다.)도 읽어보세요.
    • 음.. 댓글을 무지하게 늦게 봤습니다.
      소개해주신 글은 관심이 많이 갑니다. 시간이 허락하면 읽어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
  9. 우진철물점 2007.06.08 00:48 신고
    님의 회사사례를 보면 EMH이론이 틀린것이네요? ㅎㅎ
secret

Mark Tier

원제: The winning investment habits of Warren Buffett & George Soros

버핏과 소로스.
적수공권으로 출발하여 현재 400억, 70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전설적인 투자자들이지요. 하지만 버핏 선생은 가치투자의 화신이고 소로스 선생은 헤지펀드의 보스급이지요. 그런데 이 둘의 투자습관을 이야기 하는 책..?

버핏에 대해서는 웬만큼 알고 있고, 소로스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둘 사이에 공통점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읽게 되었습니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두 양반의 투자방식을 먼저 볼까요.
Buffett은 일종의 bargain trader입니다. 앞으로도 1달러 가치가 거의 확실한 자산을 50센트에 사는 개념이지요. 여기서 1달러에 그냥 팔던 그레이엄의 방식을 뛰어넘어 피셔의 방식으로 전환하여 2달러, 20달러가 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따라서, 버핏의 최우선 관심사는 value입니다. 그리고 타이밍이지요. 충분히 관찰한 후 기회를 포착하여 리스크를 최소화 합니다.
반면, Soros는 speculator입니다. 3달러가 될 가능성이 높은 1달러 자산을 예측하여 움직이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price의 움직임에 관심이 많습니다. 소로스는 가설을 테스트하여 검증하고 끊임없이 리스크를 관리합니다.

이렇게 버핏과 소로스는 성향이 다른 투자자들인데, 과연 책에서 말하는 두 투자자의 공통점이란 무엇일까요.
군더더기 다 빼고 말하면, 결국 그들은 타고난 투자자였다는 점,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추구해서 일가를 이뤘다는 점, 일반적으로 전해지는 속설을 단순히 믿고 따르지 않았다는 점, 스스로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철저한 성공을 거뒀다는 점, 이 정도입니다. 너무 단순하지요?

하지만, 투자는 자신만의 방법이 제일 중요합니다. 독특해야 성공한다는 것 보다, 자신의 관점과 자신의 강점 그리고 철학이 어우러져 자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자산을 고를지,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 (long, short, option, spot, etc), 어떤 방식으로 가치와 가격을 산정할지, 언제 투자를 종료할지 자신의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버핏과 소로스는 그러한 근본적인 공통점이 있고, 기술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투자자가 되지요.

어찌보면, 또 하나의 거대한 낚시이지만, 소로스와 버핏을 관통하는 비결을 얻고자 덤비던 사람이 결국 'There is no one special way.'라는 결론만 얻어도 이 책을 보는 것은 남는 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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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항상 느끼는거지만..꾸벅.
  2. 두분에 대해 유난히 관심 많으신거 같아요^^
  3. 이 리뷰보고 당장에 책 샀습니다.-_) inuit님은 버핏선생쪽에 관심이 많으신가봅니다. 헉! 남자분들은 원래 소로스에 더 관심이 많은것같던데...파이낸스계의 캐깡다구(캐는 빼는것이 나을지도..)...헤헤헤헤! 고정관념인가요??? 그나저나 나도 리뷰써야하는데... 역시 부지런하십니다.
    • 참 화끈하십니다. 벌써 책을 사시다니. ^^
      버핏선생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제가 사파무공에 좀 앨러지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햄양님 댓글을 읽다보면 어찌나 말이 경쾌하고 신나는지 저까지 업되는군요. ^^
    • 어맛~우레시~!

      귀여운척하지만..책살때는 대장부-_-;;
    • 푸하하.. 댓글마다 예술입니다.
  4. 다른 Buffett 관련 책에서 쭈욱 묻어 두라는 말에...쭈욱....실천중이지요. 잘 지내시죠? 앗 ..이름 잘못쓰면 Buffet 되는군요.
    • '잘고른 후에' 쭈욱~ 인것은 물론 알테지? ^^;
      잘 지낸다. 즐겁게 살고 있다. 바쁘긴 하지만, 살만은 하네.
      이번 주말 볼 수 있나 모르겠네..
  5. 같은 재료를 가지고 김장을 담궈도 몇 몇 양념의 맛이나약간의 기능적인 것으로 맛에 큰 차이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마법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라 믿습니다
secret

요즘 버핏과 소로스의 투자방식에 관해 서술된 '워렌 버핏과 조지 소로스의 투자습관'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리뷰를 정리하다보니 이 두사람은 진정한 투자의 마법사(wizard)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찌보면 각자가 나름대로 일가를 이룬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스타일은 천지차이가 있습니다. 굳이 단순화시켜 이야기하자면, 투자자(investor)와 투기자(speculator)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만큼 투자의 행태와 목적이 매우 다르니까요.
어쨌든, 장기간에 걸쳐 돈이 쑥쑥 불어나다보니 마법같은 투자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합니다. 이왕 마법이야기가 나온김에 판타지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로 한번 비유해볼까요.

Socerer
뭐니뭐니해도 버핏선생은 타고난 소서러(Socerer) 계열입니다. 펀더멘털 (fundamental)의 성질을 극한으로 활
용하는 원소마법을 장점으로 구사합니다. (통상은 가치투자라고 표현됩니다.) 평소에 몸을 드러내지 않고 은자로 살지만, 한번 마법을 시전하면 끝을 봅니다. 평소에 급소를 잘 봐두었다가 자연의 복원력에 기대기 때문에 엄청난 결과를 보입니다.
알려진대로 그레이엄 선생의 '현명한 투자자'라는 규화보전에 감동받고 문하에 들어가 원소마법을 통달한 후, 피셔(Fisher) 선생을 만나 내공을 획기적으로 증폭시켰지요. 유명한 대미지 딜러인 찰리 멍거와 파티 플레이를 하며 중원을 휩쓸었습니다.
특히 90년대말의 유명한 일화가 있지요. 아이템 현질로 어지러워진 마법세계에서 아이템 레버리지로 스킬 맞춰서 돈좀 만진 저렙 마법사들이 '이제 버핏도 아이템 맞추지 않으면 끝장이다', '예전의 버핏이 아니다' 조소를 금치 못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버핏은 '아이템빨은 밸런싱 한번이면 끝이다, 결국 스탯빨이 중요하다'며 은둔하며 앞마당에서 렙업에만 신경쓰더니, 결국 전 서버 밸런싱 이후, 노벨상 탄 마법사들도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갈때, 당당히 생존하고 오히려 독보적 지존의 자리에 올라 버렸습니다. 현재 유일한 만렙이라고 평가되고 있지요.
게다가 몇달전 자기가 소유한 레어 아이템 85%를 서버에 다 뿌려버리겠다고 해서 온 서버 게이머들에 훈훈한 일화를 남겼습니다.

Mage
한편, 소로스 선생은 전형적인 메이지(mage) 계열입니다. 주된 스킬은 speculation입니다. 클러릭(cleric) 계열의 meditation과는 많이 다른 스킬이지요. 메이지들은 흑마법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쪽 메이지들은 순수한 사색과 그의 결과로 나온 공격적 투기가 주무기입니다. 따라서 소로스는 초기부터 스탯중에서 INT만 죽어라 찍었습니다.
소로스가 왜 흑마법에 손을 댔는지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겠지요. 소로스는 나치혈이 유태인혈을 도륙할때 아버지를 따라 몸만 건져 헝가리 서버를 빠져나와 도망을 갔습니다. 그리고 NPC인 현자 칼 포퍼 경에게 사사를 받습니다. 나치에 대한 증오로 함께 어울리는 사회에 대해 많이 고민을 하다 불현듯 자기의 모든 사상이 스승인 칼 포퍼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깨닫습니다. 이왕 서버 최고의 NPC가 되지 못할 바에는 아예 플레잉 캐릭터가 되자고 결심하고 당시의 보유 스탯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직업인 메이지로 전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 아이템 트레이딩에서 시작을 하다가 어느정도 서버 돌아가는 사정을 알게 된후 speculation 스킬을 발동하여 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소로스의 흑마법중 유명한 보조스킬이 reflexivity(재귀이론)입니다. 큰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그 방향으로 온 마나를 집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측이 실패하거나 타이밍이 안맞으면 마나포션 새로 빨 틈도 없이 일격에 뻗을 수 있습니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소로스는 예비 캐스팅이라는 전술을 사용하지요. 일단 작은 마법을 한번 시전해보고 예측이 맞으면 대형스킬을 발동합니다.
소로스 최고의 명성은 파티원 몇명을 데리고 들어가 영국서버의 운영자와 PK 떠서 이긴 것에서 비롯되었지요. 게임 해본 분을 알겠지만 admin 계정은 서버에서 신입니다. 돈, 아이템을 스스로 찍어낼 수 있는데다 최고의 스탯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소로스는 영국-독일-유로간의 연결성이라는 서버 시스템간의 취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고, 결국 영자를 뻗게 만들어 온 서버를 경악시켰습니다. 그 후 소로스의 칭호가 'The man who broke the bank of England'가 되었습니다. 거의 'He-Who-Must-Not-Be-Named'라는 Voldemort 경 수준이랄까요.
하지만, 소로스의 퀀텀 파티는 90년대 말 아시아 서버들이 줄지어 맛이 가게 된 주범이라는 몇몇 운영자의 경고도 있었습니다. 소로스 역시 그의 레어 아이템을 가지고 다른 이를 돕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OSF라고 하지요. OSF 활동을 하면서 그의 뒤를 이어 스탠리 드러켄밀러라는 메이지가 파티를 이끌고 있습니다.

What class are you in?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는 길은 하나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에 맞는 방법을 집요하게 추구할 필요는 있습니다. 아, 물론 투자로 돈을 벌어야 하는 상위 목적이나, 투자 자체의 목표는 있다는 전제하에서 하는 말입니다.

혹시 투자시장 또는 투기판 근처를 배회하시는 당신이라면, 어떤 클래스에 속하는지요?
원소마법이건 흑마법이건 스펠을 시전하는 법사계열인가요, 일단 피 만땅 채운후 돌격해서 승부를 보는 전사 계열인가요, 아니면 시장에서 한발 떨어져 인덱스로 운용하는 궁수계열인가요.
중요한 것은, 차트를 믿든 아니든, 시장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든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든, 자신의 세계관이 있어야 하고 그에 합당한 스킬트리로 밟아 가는 것입니다.
이도 저도 모르겠으면 차라리 NPC로 남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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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MORPG 하듯이 씌어진 재미있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음, 전 법사계열일 것 같긴 한데.. 실력이 부족해서인지 적의 마법 저항에 실패를 종종 했습니다 ㅠ_ㅜ
    • 으흐.. 마법저항.. 이제와서 staff 들고 때려잡을 수도 없고.. 그저 열렙으로 댐쥐을 올리는 수밖에 없나요.
      (RPG에 기대서 쓴 투자론이라 이해가 어려운 B급 포스팅인데 답글 달아주시니 어찌나 반가운지요. )
  2. 저는 판타지게임?인가 뭔가를 잘 모르는지라 100%필은 안오지만...일단 감동 1000%가 몰려올랑 말랑하는 포스트입니다. 저절로....고개가......저도 해당 책을 구해서 '꼭' 언젠가는 읽어봐야겠습니다.
    • outsider님은 RPG쪽을 안해보셨나봐요.
      책에 대해서는 나중에 평범한 버전을 다시 올릴겁니다.
  3. 제가 좋아하는 inuit님도 게임을(?) 하셨었군요. inuit님도 사람이었습니다. ㅡㅡ; 이 게임이 먼지는 모르지만 이 글은 너무 잼있습니다.^^
    • 사실 저도 게임 좋아합니다.
      시간이 아까워서 못하는 것 뿐이지. ㅠ.ㅜ
      어제도 집사람 따라서 할인점 갔다가, RPG, FPS, Strategy 게임을 번갈아 만지작 거리다가 아쉽게 왔지요. 게임 값이야 별 문제 없지만, 플레잉 타임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기백만원이니.. ㅠ.ㅜ
  4. 어쩌죠;
    저는 게임 비유가 너무 어렵게 다가오는-_ㅠ
    • 어랏.. astraea님은 이해할 줄 알았는데. ^^;;;;
      뭐 이해가 안가더라도 전혀 지장없는 내용입니다.
  5. 와 재밌어요!! >_< 저는 메이지보다 소서러가 좋아요. 마법사 계열이 좋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전사타입이죠. ㅜ_ㅠ
    • 지금까지 엘윙님은 NPC라고 생각했는데.. 엘윙님 모아놓은 것이 제법 되나봐요. +.+
      (재미있다니 다행 ^^v)
  6. 배경지식이 없어서 그런거 같아요;;
    또,, 게임과 거의 담을 쌓은지 10년이 다 되가는듯,,a
    • 요즘 젊은이답지 않군요! 게임과 담을 쌓은지 10년이라니..
      엘윙님이란 전문가가 있는데 소개시켜드릴까요. 상담을 받아보세요. ^m^
  7. 컴터 업글이 지극히 느리다보니
    최신 게임과 점점 멀어지더군요;;;
    지금도 제가 주로 쓰는 컴은 p3-500 으로 2000년에 나온거죠;;;
    그전까진 94년부터 486-66 을 썼답니다-_-a
    • 저도 컴퓨터 사양면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져 쫓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요. 지금은 작년에 샀기에 매우 쓸만하지만요. ^^
  8. 소로스 아저씨도 잠 독특한 사람이죠. 본인은 위대한 사상가/철학가를 꿈꾸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자주 엄청난 돈으로 전세계 위대한 철학/사상가들을 집으로 모셔 뭔가 내공의 확장을 꿈꾸지만 외부에서 봤을 땐 그냥 특별한 느낌이 없는......현실의 비애죠.
    • 학문으로 성취하고 싶은데, 애먼 돈만 자꾸 벌리는 것 말이죠? ^^;
      그래도 돈이 아주 많아지니까 하고 싶은 일을 하잖습니까.
  9. ㅋㅋ 비유가 형 다워요. 저도 게임을 잘 모르지만 어렴풋 하게만.. ^^
    인생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고3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은.. ㅠ.ㅠ
    원래 모토는 "노세 노세 젊어노세" 인데 헐...
    그래도 너무 재미있어서 얻는 것도 많다는데 위안을. ^^ 한 2주는 지나야 잠깐 시간이 날듯해용.. -_-;
    • 그 고생 안봐도 훤하다.
      말했지만, 좀만 지나면 수월해 질테니 참아라.
      다음주에 하루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자네 저녁 사주러 갈까 하는데, 목요일하고 금요일중에 하나 골라라.
  10. 설마 Inuit님 블로그에서... 이런 포스트를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결국 승리는 아이템 빨이 아닌, 스탯이다! 라고 주장하는
    대 소서러 워렌 버펫의 가치투자가 존경스러워 집니다. ^_^
    • 스탯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해 주시는군요.
      오늘 또 하나의 소통이 있었네요. 즐겁습니다.. 하하
  11. 와..이 글은 진정으로 훌륭합니다..
    단..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의 많은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하겠네요..^^
  12. "유일한 만렙" "영자를 뻗게 만들었다" 에서 그야말로 폭소했습니다 ^^
    • 음, 고어핀드님은 이 글을 충분히 음미하실듯 합니다. 경영과 게임을 다 좋아하시니. ^^
  13. MMORPG게임을 하다보면 그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 그대로 녹아있다는걸 몸소 체험 한 적이 있습니다. 별로 좋진 않았지요^^; Inuit님 글을 보다보니 실제로 플레이를 하셨다면(하지 않고 이런 글을 쓰실 수는 없겠지요)손에꼽는 서버 지존급 정도로 플레이하시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14. 비유를 재미있게 "해리포터와 마법사들"의 후속편으로 편집하셔서 이해는 못하였지만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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