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 해당하는 글 2건

하는 일이 미디어, 신사업 관련한지라 새로운 기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금번 CES에서 로지텍 구글TV를 사와서 사용 중에 있습니다.

Can it be called a CE product?
가장 눈에 띄는 인상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TV 같지 않고 PC 같다는 점입니다. 키보드 형태의 리모컨도 그렇지만, UI도 TV스럽지는 않습니다. 특히 터치 패드가 장착된 키보드는 처음 볼 땐 팬시하지만 실제 사용해 보면 욕 나오게 거추장스럽습니다. 소파에 앉아서 키보드 들고 TV 보는 상상을 해보세요. 얼마나 부담스럽고 공부하는 느낌 나는지.
회사 내 여러 직원들에게 조작을 시켜보면 터치패드와 버튼이 직관적이지 않아서 항상 같은 지점에서 같은 실수를 합니다. 패드 태핑하고 있다든지, 뒤로가기 버튼 누른다든지 말입니다.
결정적으로,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제가 오래도록 틀어놓고 체험해 보는 시간은 주로 식사를 제 집무실에서 빵으로 때울 경우인데, 한손에 음식이 있는 경우 리모콘을 한 손으로 조작하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부피와 무게도 장난이 아니지만, 트릭 플레이(trick play)할때 한 손으로 두 키 조합을 누르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영락없는 엔지니어의 마인드로 만든 작품입니다. 안드로이드 폰이 새삼 생각납니다.


So sluggish
실제 제품을 사용해보면 더더욱 가전이라는 생각이 안 듭니다. 반응속도가 너무 느려서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웹 컨텐츠를 띄우면 플래시 특유의 해바라기 표시 돌아가면서 먹통에 가깝도록 오래 대기를 합니다. 더 기가 막힌건, 홈 메뉴 버튼 누르면 하도 느려서 키가 안먹은줄 알고 다시 누르고, 두번 눌려서 메뉴 사라지면 또 누르고 이런 off-synchro로 인해 계속 헤멜 정도로 느립니다. 이 장면은 조작을 해본 사람 열이면 열 다 겪은 일이니 참 재미나게도 만들었지요.


On halt?
전에 IFA 갔을 때 제가 몇가지 예측한게 있습니다. 
"구글TV는 별거 없다. 뭔가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있어보인다. 단, 스마트TV는 CES 때 난리가 날 것이다. 이 시장에 대비하자."
이유는, Sony가 그 중요한 IFA에서 구글TV 데모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비디오 촬영을 무한 반복 틀어주는걸로 갈음했지요. 그래서 구글TV의 완성도가 형편 없으리라는 점을 짐작했습니다.
더 놀랍게도, 금번 CES에서도 구글의 요청으로 구글TV의 데모를 전격 취소했지요. 심지어 로지텍 제품은 생산도 중지를 요청 받았다는 루머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매장에 단 하나 있는 제품을 사왔습니다.

But, there exists potential
인터넷 TV, 커넥티드 TV 등등 계속 흥행을 기대한 키워드였습니다. 그만큼 TV와 정보기기의 컨버전스가 갖는 파괴력은 크지요. 스마트 폰의 위세에 올라타 시장이 발아되려는 현재, 스마트TV의 미래는 그 어느 시기보다 밝고 희망적입니다. 심지어 형편 없는 로지텍 구글TV에서도 그 희망을 봅니다.
일단, 유튜브만 해도 그렇습니다. TV용 버전인 유튜브 린백(YouTube Leanback)은, 이름 그대로 린백 미디어인 TV에 맞춰 유튜브를 재포장했습니다. 그냥 한번 클릭하면 유사한 주제의 클립이 연속으로 나오니 하나의 채널이 됩니다. 좋아하는 가수를 키워드로 넣으면 그 가수 특집 방송이 되고, 요즘 유행하는 아시안 컵을 입력하면 스포츠 특집 채널이 구성됩니다. 특히 HD 화질로만 연속해서 보면 정말 새로운 TV 시청의 경험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IP 블로킹이 되어 넷플릭스나 아마존 VOD 서비스가 불가능하지만 이런 OTT(Over the Top) 서비스까지 편리하게 되면 그 용도는 무궁해집니다. 요즘 미국에서 방송사를 근심하게 하는 가입자 이탈, 코드 커팅(cord cutting) 이슈는 바로 눈앞에 펼쳐질 미래로 예고하는 장면입니다.

Great potential of SmartTV
정리하면, 로지텍의 구글TV는 가전으로서 낙제점입니다. 또한, 구글TV가 경쟁력있는 컨텐츠로 초기 스마트TV시장을 장악해 나갈지는 상당한 의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구글TV가 스마트TV 시장의 성장에 아직까지는 제대로 돌뿌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TV 자체가 가진 무궁한 잠재력과 매력은 이 어설픈 제품에서도 여실히 느껴집니다. 앞으로 스마트TV가 바꿀 미디어 혁명이 참 기대됩니다. 저도 그 부분의 사업을 준비중인데, 많이 신나는 한해가 될 듯 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Biz'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쿄 가봤더니  (6) 2011.07.01
아이패드 매거진이 가야할 길은?  (4) 2011.04.16
구글TV를 써보니 스마트TV가 손에 잡힌다  (10) 2011.01.19
2011년 나의 지향, 擧一反三  (10) 2010.12.18
잘 사고 잘 파는 법  (0) 2010.10.17
애플, 오래 갈까?  (14) 2010.10.05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글을 읽어보니까 스마트TV시장이 뭔가 꿈틀꿈틀대는 느낌이 나네요^^; 저야 무조건 편하고 컨텐츠 많으면 좋아요~
  2. 로지텍 구글 티비는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한 뒤 재생산 한다더군요. 저도 다음 모델은 구입해 보려는데, Inuit님 글 보니 진작 살 걸 후회 되네요. 국내 스마트 티비들을 보면서 많이 실망한 터라 더 망설였나 봅니다.
    • 천천히 사셔도 큰 문제 없을듯 한데요.
      다음 버전은 확실히 이것보단 나을테니까요. ^^
  3. 스마트 TV, 몇년전에 꿈꿨던 TV라고 해야 하나요^^
    2007년 집컴을 교체하면서 TV를 없애버고 컴퓨터와 TV를 혼용하기로 했던거죠. 일단은 거실에 26인치 LCD모니터를 TV대용으로 놓고 컴과 연결해서 거실에서 무선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해서 TV, 동영상, 아이들 학습영상 등을 구현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때 이리 해놓고 무지 후회했는데..., 아이들이 조작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저야 그러려니 하고 했지만...
    InuiT님의 스마트 TV경험담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 오.. 직접 홈 메이드를 하셨군요. ^^
      가전의 편리함이 녹아들어야 집에 딱 맞는 솔루션이 될겁니다.
  4. TV에 키보드라니 -_-;;;
    그렇지만 매장에 하나뿐인 제품을 사오셨다니! 레어템을 득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스마트 TV라는 컨셉은 좋은데 얘들이 정말 이걸 써보고 내놓은건가 의심스럽습니다. 뭔가 더 직관적인 컨트롤 방법은 없을까요?
    차라리 리모콘으로 그림을 그려서 모션 디텍트 하는게 나을듯?
    • 직관적이어야 하고, 최소한 쉬운 UI가 필요합니다.
      이 친구들 보기보다 어설프네요. -_-
  5. (적어도 저에게) TV의 매력은 아무런 고민없이 리모컨의 채널 버튼 만으로 무언가를 찾는다는것일 수도 있습니다. 얼마전 IPTV를 한달여 보았지만 결국은 기본채널만 오가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티비에 연결된 DIVX 플레이어는 리모콘을 찾을수 없어서 방치된지 두달이 되었네요. IPTV 입장에서는 아주아주 불량고객이네요. ㅎ
    • 불량고객이 아니고 정상고객이십니다. ^^
      결국 그렇게 가는게 자연스러우니까요. 서비스사와 가전사는 여기에 적합한 서비스와 UI를 제공해야겠지요.
secret

[Berlin 2008] 1. IFA

Biz 2008.09.05 20:39
사용자 삽입 이미지
IFA의 베를린에 다녀왔습니다.


먼저 세계 유명 전시회에 대해 간단히 짚어 볼까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자제품 전시회의 양대 산맥은 봄 CeBIT, 가을 Comdex였습니다. 거의 '봄 도다리, 가을전어'와 같은 공식이었습니다. -_- CeBIT은 독일 하노버, Comdex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므로, 유럽-미국이라는 지역적 황금분할까지 이뤄졌습니다.
그러다, Comdex는 급속히 위세가 떨어집니다. PC 시장이 포화가 되면서 더 이상의 혁신, 성장 잠재력을 뽐내기엔 산업자체가 역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2004년 Comdex가 참석율 저조로 취소되면서 무대의 뒤편으로 사라졌습니다.

Comdex 몰락의 간접적 원인이자 결과의 수혜자는 CES입니다. 종전엔 2류 취급받던 백색가전 위주의 쇼였는데, DTV를 위시해서 디지털 가전이 대세가 되자 상전벽해가 되었습니다. 가전의 영역은 확장되고, 매년 1월초라는 시기적 이점, 그리고 미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전시회가 하나는 꼭 필요하다는 점 등으로 2003년 무렵부터 인지도가 급상승합니다. 아마, 현재(2008년) 기준 넘버 원 전시회로 CES를 꼽겠습니다.

이러다 보니 멀쩡한 CeBIT이 타격을 입습니다. CeBIT은 그 약어(Centrum der Büro- und Informationstechnik)처럼 사무기기, IT제품 전시회입니다.  오랜 역사와 길어지는 약어처럼 변신에 성공해온 저력을 보였는데, 난데없이 CES가 급부상하면서 위상이 떨어졌습니다. 1월 CES에 맞춰 신제품과 혁신이 발표되고 나니, 3월 CeBIT은 재탕에 김빠진 맥주처럼 별 볼일 없어진게지요.

결국, Spring-CeBIT / Comdex Fall의 지역 분할과 반대로, 가을에 유럽 개최의 글로벌 전시회가 필요해졌습니다. 얼결에 신데렐라가 된게, 베를린 IFA 쇼입니다. 원래 리테일과 소비자 대상의 가전쇼 성격이었지만, 새로운 자리매김이 운명처럼 다가온거지요. 작년에 제가 IFA에 참관했던 이유도, IFA의 위상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꽤나 열띤 전시회였고 나름 유망하다 판단하고, 올해 소규모 참가를 결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번째인 올해, 저도 IFA에서 일을 보고 하루 전시장을 둘러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과는 실망입니다. 돈은 덕지덕지 발랐지만, 눈에 띄는 혁신이나 선 굵은 기술이 잘 안보입니다.
예컨대 작년 CES에서 삼성이 이슈를 도발한 true black의 컨트라스트 싸움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물론, 정보의 전파속도와 누출의 속도가 광속인 요즘입니다.  혁신 공지의 일상화 시대에 전시회라는 이산적 이벤트에서 독점 공개(electronics show exclusive)의 기회와 가치는 효용성이 떨어지는 운명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최소한 작년과 비교하면 볼거리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삼성, 소니 등 대형 업체의 부스가 좀 잘 꾸며졌지만, 그게 다 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장 멋졌던 소니 부스입니다. 몽환적인 풍경을 넘어 거의 마약소굴 같았지요. 여기저기 약쟁이처럼 누워 있는 사람들, 그 사이에서 간간히 플래시 몹 퍼포먼스, 그리고 사람과 빛, 디지털 기술이 혼재한 이상(異常)공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대의 실망 중 하나인 LG 부스였습니다. 돈은 썼으되 기획력, 컨셉의 부재로 실물 카탈로그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기대가 컸던 탓이지만요. 게다가, 뚱뗑이 미니 노트북까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우의 디지털 병풍은 좋았습니다. 동양의 여백적 서정성과 디지털의 무상함이 잘 어울렸습니다. 비싸지 않다면 갖고 싶은 정도.


춤추는 MP3인 소니의 Rolly는 하나일 때보다 둘을 틀어놓고 싱크로나이즈드 댄스를 하니 꽤 볼만했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IFA쇼 소문난 잔치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조직위에서 획기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내년은 장담하기 어렵겠습니다.
신고

'Biz' 카테고리의 다른 글

Inuit's communication quadrants  (24) 2008.10.02
블로그코리아의 리뷰룸  (12) 2008.09.23
[Berlin 2008] 1. IFA  (6) 2008.09.05
의사 전달의 3단계  (17) 2008.08.27
다산 에듀  (14) 2008.08.02
DCG, 다산 컨설팅 그룹  (8) 2008.07.31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6개가 달렸습니다.
  1. 홍길동 inuit님이로군요..이번엔 베를린!!?
    디지털 병풍 멋진데요. +_+ 좋은 아이디어로군요. 가격이 싸고..집이 넓으면 혼수품으로 장만해 가고 싶습니다.
    LG부스는 왜저랬을까요? 요즘 마케팅이랑 기획에 돈을 엄청 쏟아붓는거 같던데 말이죠..
    • 아마 독일법인에서 주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완전 로컬한 센스였습니다. 세계적 기준에서 떨어진. ^^

      병풍은 얼마나 비쌀지 모르겠어요. 저 패널이 다 LCD이니.. ^^;;
  2. 뚱땡이 미니 노트북이라... 저의 지름 욕구를 단번에 접어 주셨네요. ^^
    • 일단 외관에서는 별 매력을 못느끼겠어요.
      기능은 가격의 함수라 치면, 획기적일까 좀더 봐야겠습니다. ^^
  3. 사실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그 기업이 가지는 전략적 아이덴티티와 전시 기획이 같은 방향을 보여주고 있어야 할텐데 그게 또 쉽지 않은일인 것 같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전략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더욱 그렇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소니는 첨단 기술과 상상력이라는 방향으로 기업 아이덴티티와 전시 컨셉이 잘 얼라인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가 배터리를 만드는 회사여서 CEBIT 같은 경우 저희 회사에서는 지나치지 않고 확인하는 전시회였었죠.
    • 특히 이번 IFA에선 소니가 잘했습니다.
      어찌보면, 더 잘했다기보다 남들이 더 못했던 탓도 있지만. ^^
      배터리라.. 중요한 인더스트리에 있으셨군요. ^^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