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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opher Hibbert

(Title) The House of medici its rise and fall

르네상스의 발원지인 피렌체입니다. 그 피렌체를 이야기하면서 메디치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마찬가지 이유로, 이번 여행의 사전 준비로 메디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medicine과도 어원이 같으니 약종상의 집안 아니었을까 생각되는 메디치(Medici) 집안은, 피렌체는 물론이고 중세 이탈리아 역사를 설명함에 있어 빼놓기 어려운 명문 중 명문입니다.

은행업과 무역업으로 거부를 형성했고, 피렌체 공화국의 사실상 독재가문으로서 이탈리아 반도의 정세에 큰 영향을 끼쳤을 뿐더러, 강력한 예술과 인문에 대한 후원으로 이름 그대로 꽃의 도시 피렌체에 문화를 꽃피운 가문이기 때문입니다.

산업-정치-종교-예술이 모두 복합된 독특한 메디치의 특성은, 가문의 기틀을 잡은 지오반니에서 비롯됩니다. 늘 검소하고 사회에 기부하는 전통을 확립한 지오반니의 덕에 피렌체 소시민(popolo minuto)과의 정신적 연대를 유지한 메디치 가문은, 위기 때마다 시민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지오반니의 정치적 식견이 대단합니다.

또한 지오반니때부터 교황과 결탁하여 독점적 이익을 향유해온 메디치는 결국 가문이 몰락할 위기에 처했을 때, 위대한 로렌조의 둘째 아들과 사촌형제를 통해 레오 10세, 클레멘스 7세라는 두 자리의 교황까지 배출하게 됩니다. 정말 큰 장사꾼이지요.

또한 국부라는 칭호를 받은 코시모는, 종전의 베네치아 동맹을 깨고 스포르차에 대한 지원을 통한 밀라노와의 화평으로 이탈리아 반도의 정세를 바꾸고 평화를 통한 피렌체의 근본적 성장 기반을 마련합니다. 

예술에 대한 후원은 어떤가요.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이 메디치 가의 발굴과 육성을 거친 천재들입니다. 그 외에도 도나텔로, 라파엘로 등등 수도 없습니다.

결국 유럽의 풍성한 문화도 프랑스, 독일의 피렌체 침략 이후에 르네상스 바람이 전파된 까닭이니 메디치와 피렌체는 유럽 전체의 발달에도 크나큰 일조를 했지요.

경영하는 제 입장에선, 그냥 대단했던 가문이라는 측면보다 사업을 일궈가고 문화를 숭앙하는 메디치의 독특한 가풍이 흥미롭습니다. 모든게 경제적 동기가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중간 단계를 고르는 안목과 솜씨는 확실히 우아하고 세련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위풍당당 메디치는 결국 지오반니의 가풍에서 멀어진 피에로 때부터 서서히 몰락을 합니다. 교만하고 시민의 정서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가세가 기울어 결국에는 탐욕스럽고 용기없는 그냥 졸부 모습의 후손과 함께 대가 끊기지요.

차라리 당당한 마지막 후손녀 안나 마리아가 마지막으로 돋보입니다. 유언으로 못박아, 수많은 예술품을 다 내어놓는 대신 피렌체 시 밖으로 한발자욱도 못나가게 해 놓은 그 이유로 아직도 피렌체는 세계 미술품의 20%가 있다는 문화의 고도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굳이 피렌체를 가지 않더라도, 찬란했던 한 때의 찬란했던 사람들, 그 역동적인 모습을 감상하기에 딱 좋은 책임에는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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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Biz/Review 2007.08.25 11:27
전 도가(道家)와 마키아벨리즘(marchiavellism)을 동전의 양면으로 봅니다. 본질은 사람의 도리와 왕도, 그 원리와 기법에 관한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그 포지션은 많이 다릅니다. 도가가 선으로 덧씌워진 당의정이라면, 마키아벨리즘은 악으로 곧잘 치환되는 알코올이니까요. 중요한 점은 결국 군주의 위치에 어떻게 다가가는가, 획득한 왕권을 어떻게 유지하는가의 문제이지요. 특히 이러한 부분은 일반적인 수요가 있는 학문이 아니므로 개인이 체계화할 유인이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집대성을 했습니다. 왜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Niccolò Machiavelli

(원제) Il Principe (The Prince)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중세 피렌체(Fiorenza) 공화국의 서기관이었습니다. 정치적으로 매우 복잡한 시기에 모국 피렌체를 위하여 외국을 전전하며 외교활동을 벌입니다. 루이 12세(Louis XII)의 프랑스 궁정, 교황 알렉산데르 6세(Pope Alexander VI)의 아들이자 발렌티노 공작인 체사레 보르자(Cesare Borgia), 그리고 계략으로 체사르 보르자를 파멸시킨 교황 율리우스 2세(Pope Julius II)와 메디치(Medici) 가문의 몰락과 부활 등 격변의 현장을 지키며 경험과 통찰을 기르게 되었지요.

말년에 마키아벨리는 외국에서 절치부심하던 메디치 가문이 복귀한 후 재야로 쫓겨납니다. 관직에 임용을 바라며 로렌초 데 메디치(Lorenzo de Medici)에게 바로 이 책 '군주론'을 지어 바칩니다. 구술이나 추천장에 의한 채용과정에 획기적인 전환을 도입했다고나 할까요.

결과는 흥미롭게 또는 김빠지게 맺어졌습니다. 로렌초가 군주론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마키아벨리는 실업자 신세를 면하지 못합니다. 무려 7년이 지난 1520년에서야 비정규직을 얻습니다. 메디치 가문은 고작 그의 '문장력'을 인정해 피렌체 역사 저술을 맡겼다지요.

전해지는 이름에 비해서는 그리 재미없는 책, 군주론. 제가 보는 관점은 이렇습니다.
첫째, 문헌적으로는 매우 가치있는 정치학 논문이란 점입니다. 마키아벨리는 동시대로는 프랑스와 스페인 및 그 사이에 끼인 이탈리아 소국들과 교황청의 권력관계를 체험하고, 통시적으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史實에 정통하였습니다. 종횡의 사례를 논리 기반위에서 범주화하여 일반론을 끌어내는 학문적 접근법을 사용했습니다. 精緻하지 않을지언정, 엄밀한 형식을 유지합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로렌초라면 마키아벨리 씨를 등용했을지 확신이 없습니다. 책의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라, 18년을 망명한 메디치 입장에서 테크닉과 학식이 뛰어난 신하에 대한 열망은 그리 크지 않으리란 생각입니다. 오히려 그 간의 세월로 미뤄 짐작할, 충성도가 관건이겠지요. 특히 마씨처럼 충직하게 축출정권에 봉사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메디치 가문 자체는 군주론과 음모론, 권력학에 대해 더 이상 갈증이 없을만치 통달한 고수급이었으니 말입니다. 군대도 없이 돈과 권력 관계로 유럽을 좌지우지했던 그 메디치 가문 아닙니까.

마지막으로, 소위 말하는 마키아벨리즘의 어두운 측면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흔히 마키아벨리즘이 치사하고 더러운 패도정치로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그렇게 간단히 매도할 일이 아닙니다. 마키아벨리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성공과 실패 사례 위에서 뽑아낸 결론이고, 복합적 고려가 안배된 논증이므로 윤리의 잣대로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하면 안된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군주는 너그러울 필요가 없다는 이면에는 낭비를 배격해서 실리측면에서 군주의 위엄을 지킬 필요성이 있습니다. 국고가 비어 백성의 증오를 사는게 군주의 가장 큰 실패이기 때문이지요. 실용성과 결과 중심의 원칙하에서 돈으로 너그러울 필요는 없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군주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다는 뜻도 새겨들어야 합니다. 상황에 맞게 유연할 필요성과 명분 사이에서 실용적인 판단을 하는게 군주의 길이 맞습니다. 학자나 유생의 논리로 이야기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군주는 나라의 존망이라는 risk를 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이런 식으로 자신의 윤리로, 교과서의 도덕으로 결론의 시시비비를 단정하지 않는게 옳은 방법입니다. 맥락을 이해하고 취사선택 하는 편이 현명하지요.

마 씨의 견해에 제 나름의 변론을 더했습니다만, 저는 '군주론'의 결론을 머릿속에 담지는 않습니다. 방법론은 훌륭하나 인간에 대한 통찰에서 연역된 결론이 아니라, 몇개의 사례에서 귀납된 결론인지라 함의가 빈약한 것이 첫째 이유입니다.
둘째는, 신하의 도리를 다룬 유가 사상이나, 왕도를 말한 도가 사상, 시스템의 법가 사상 등 의존할 텍스트가
동양고전에 훨씬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그토록 힘들여 논증하고 설득하는 군주와 백성의 역학관계를 우리는 '민심'이란 한 단어로 어릴 때부터 배워왔단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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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렇게 리뷰해주시니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교과서에서만 본 마씨의 군주론 ^^
    • 군주론에 스테레오타입을 갖고 있지 않다면, 굳이 보실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요. ^^
  2. 군에 있을때 재미있게 읽었었던 기억이 나네요.
    • 군에서 보면 색다르게 읽히겠네요. 특히 자국군 vs 용병과 권력에 대한 내용 등 말입니다.
  3. 전 마씨의 책은 안읽었고 마씨를 주인공 삼은 시오노 나나미의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를 봤습니다. 그 책을 보고 나니 군주론의 저자에 대해 막연하게 가졌던 냉혈한의 이미지가 싹 사라지더군요. 대신 그저그런 공무원에다 정치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으며 희곡도 쓰고 가끔 바람도 피웠다는, 평범한 아저씨의 이미지만 남아서 '군주론'을 읽어보겠다는 생각이 더더욱 달아났다지요. 차라리 냉혈한이었더라면 더 멋졌을 텐데 말이죠. ㅎㅎㅎ
    • 그렇군요. '학자적 소양과 바람기를 겸비한 정치 지향의 아저씨 공무원'이었군요. ^^
      마씨의 직설적이고 윤리중립적 논증에 서구가 놀랐던 파장이, 군주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4.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것 같아서 마씨는 좋아하지 않지만.
    목적에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찾을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 있는것 같아요.. 가끔 그 수단이 정말 마음에 안들지만 말입니다.. ㅠ.ㅠ
    • 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목적을 달성하라는' 교리는 아닌듯 합니다. 부차적 가치에 에둘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군주가 실패한다는 개념입니다.
      전반적으로 개인적 호오는 있을지언정 윤리적 시시비비를 논할 텍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
  5. 저는 오히려 후임병들을 다스리는 법에서 많이 공감을 했었어요.

    후임병을 생각해주고 챙겨줄 필요는 없지만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척 할 필요는 있다라는 생각을 했죠 ㅋㅎㅎ. 하지만 모두 좋은 녀석들이라서 그런 생각을 적용해볼 후임병은 정작 없었다는 사실 ^^a
  6. 최근 고전에 대한 새로운 느낌으로 "삼국지"를 읽고 있는데... inuit님의 리뷰를 읽으면 자꾸만 책을 사놓고 싶어진단 말이죠. 으흠~

    마키아벨리가 기술한 군주의 리더심이 무엇인지를 한번 들여다 보고 싶어집니다.
  7. 군주의 리스크는 너무나 크고 무거운 것이네요.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 즈음에 이 부분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군주는 아니지만 국가의 수장에 오르실 분들은 그 리스크를 짊어질 마음가짐이, 준비가 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 군주 근처에 있는 사람도 비슷한 리스크를 기본으로 깔고 살지요.
      개인적 리스크를 거기에 얹어서. ^^
  8. 크크크 마씨.. 요즘 인생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욤 ㅇ-ㅇ?
  9. <군주론>은 지금도 가끔 심심하면 보는 책입니다. ( ''); <로마사논고>도 형식은 유사하지만 좀 더 심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본심에 더 가까운 것 같고, 둘 사이의 차이도 생각해 보면 좋은 것 같고요.
    • 네. 군주론은 좀 더 망라했기도 하고, 중세의 좀더 가다듬어진 학문적 프레임웍을 이용했기 때문이기도 한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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