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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서, 첫날의 칵테일 파티 때 이것저것 서빙해오는 것을 죄다 맛을 보았지요. 그런데 그 중 향이 매우 강한 양고기를 먹고 갑자기 구토가 목까지 밀려오는데 아주 곤혹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와인을 가득 들고 가는 웨이터가 있어 한잔 집고 통째로 꿀꺽 삼켜버렸습니다. 다행히 큰 실수는 막았지만 그 후로 입에서 계속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와인과 맥주를 조금 더 먹는 선에서 식사를 마무리했지요.

그 뒤로 며칠간은 식사때에 허기만 면하는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입에 맞는 음식을 찾기 힘들어서 그랬던 것이지요.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니 음식도 눈과 입에 익고 제법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막판 무렵에는 요리사에게 '내가 인도까지 왔는데 도대체 매운 커리가 없으니 웬일이냐. 매운 것 좀 추천해 달라'고 요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요리사 대답하길, 국제 손님들 때문에 매운게 전혀 없다며 특별히 저를 위해 조금 더 맵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론 하나도 맵지 않았지요. 예전에 미국에서 인도 친구가 맛보여준 커리를 생각하면 더 매울수도 있을텐데, 아마 재료가 충분치 않았나 봅니다.

야채가 많은 인도 음식


가장 맛있었던 것은 난(naan)이었습니다. 효모가 없이 탄두리라는 화덕에 구워나오는데, 그 호떡 같은 느낌이 먹을수록 정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 양념에 재었다가 화덕에서 구워낸 탄두리 치킨도 맛이 좋고 여러가지 달(dal)이 입에 맞았습니다. 인도음식은 다양한 종류의 야채요리가 발달해 있어서 향신료만 잘못 걸리지 않으면 대부분 맛이 괜찮더군요. 시금치, 옥수수, 당근, 숙주나물, 호박 등 한국인에게는 친숙한 재료들이 많았습니다.

인도 음식 자체는 괜찮았는데 매일 똑같은 메뉴가 지겨워서 마지막 날에는 시내 관광중 햄버거를 사먹었습니다. 맥도널드 좋아하지 않지만 메뉴가 바뀌니 별다른 맛이더군요. 인도는 육식, 특히 쇠고기를 안먹으니 치킨 햄버거를 시켰는데, 커리가 들어간 튀김옷을 씌워 빵사이에 끼워 넣어 그 맛이 독특했습니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해서 라지 사이즈에 치즈 추가를 했는데도 100루피가 조금 넘더군요. 2000원이 조금 넘는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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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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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시 세계속의 맥도날드 -_-;

    양고기가 그렇게 역하나요? 음.. 음식을 가리지 않는 저로서는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치만 간장게장도 역해서 못먹습니다;;;; -_-ㅋ;; )
    • 이런.. 간장게장을 못 먹는다니. 식도락의 큰 즐거움을 하나 놓으군요. 바다랑 안친한 것도 아니잖아요? ^^
  2. 그러고 보니 향에 관해서는 중국의 그것처럼 다양하고 강하겠군요.
    향신료의 다양성은 인도가 최고이려나?
    저는 아직도 이곳 음식의 향채(香菜 xiāngcài)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걸 잘 먹는 저로서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포스로 인하여...
    역할정도로 강하긴 강하네요.
    • 접근이 어려운 향은 아무래도 계속 힘든 것 같네요.
      우리나라의 홍어만해도, 전 너무 맛있는데 못먹는 사람들 많잖아요. ^^
    • 그러고보니 저는 홍어도 못먹는군요...
      좋아하시는 분한테는 죄송하지만 아무래도
      저한테는 상한음식으로 다가와서...
    • 상한 음식.. 쿠쿠쿠쿠
      홍어랑 삼겹살이랑 김치랑 얹어서 먹으면 삼합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막걸리까지 한 사발 들이키면.. 으.. 그 맛은 정말 최고입니다. (글쓰면서도 입에 침이 고이네요.)
  3. 홍어 얘기가 나와서 한마디...ㅋㅋ
    난생 처음 전라도 영암이라는 곳에 상가집에 가서 처음으로 접한 이후,,
    지금은 홍어 얘기만 나와도 침이 꼴깍꼴깍....
    상가집에서 처음 먹었을 때는 상한걸로 생각되서 한참 씹다가 몰래 뱉었음...ㅋㅋ
    홍어 코 부분이라며 맛있는 거라고 줬는데.....
    지금은 당시 홍어를 제대로 못먹은게 다 아쉬울 정도로 너무 좋아하네요....
    아....미치겠다....괜히 읽었네....ㅋㅋ
    • 하하하 홍어맛 제대로 보셨군요.
      아시겠지만, 호남지방 특히 광주 이남에서는 잔치에 홍어 안나오면 "차린게 없다고" 욕먹는다지요.
      때문에 호남 근해에서 잡히는 홍어가 그 지역을 빠져 나올 수가 없습니다. 요즘엔 다행히 칠레산 홍어 선수가 선전하는 바람에 여기저기에서 맛을 볼 수 있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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