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해당하는 글 4건

내 주변 지인은 아는 이야기지만, 난 TV를 안 본다.
집에는 통상적 개념의 TV조차 없다.
다만, PC나, 태블릿을 통해 스마트TV로 TV 컨텐츠를 소비한다.
TV의 개념이 모호한 시대 맞다.

그리고 주로 보는 컨텐츠는 거의 100% 스포츠다.
축구가 그렇고, 주요 야구나 세계대회 이벤트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EPL을 보다 잠시 다른 채널을 검색했는데 우연히 더지니어스를 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재미나서 끝까지 다 봤다.

1회 방송분인 '먹이사슬' 게임의 룰은 일반 시청자 대상이라 할 수 없을만큼 복잡하다.
게임 전개를 상세히 적는건 이 포스트의 목적과 맞지 않으니 아래에 접어 놓고.

내용 소개


우승이 눈에 보일만큼 강한 캐릭터였던 사자의 전략적 실수를 굳이 짚어 보자면, 먹이를 놓고 경쟁하는 상위 포식자와 동맹을 맺어 자신의 입지를 좁힌점이다.
이는 순수하게 수학적 논리인데 급박히 전개되는 상황 상 간과하기 쉬웠다. 
게다가 사자는 승리를 지나치게 확신했다.

이 간단한 모형의 먹이사슬 모형은 인간의 게임을 몹시 닮았다는 점에서 인상 깊더라.
즉, 게임의 목적과 미션 이외에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변수가 인생게임에는 큰 요소라는 점.
'최후통첩게임'에서 이론적으로 방증했듯, 인간은 항상 합리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
감정이 개입되고, 정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한다는 점을 간과하면 게임은 돌발상황으로 치닫는다.

둘째, 큰 게임의 목적을 잊으면 안 된다.
자신의 합리적 선택을 버리고, 동맹의 의리를 택한 쥐는 큰 게임에 충실했다.
즉, 이 게임의 진짜 목적은 특정게임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매 회 살아남는 것이다.
따라서, 탈락자의 선정과 데스매치에서의 승기를 잡는데는 동맹의 조력이 절실하다.
배신하지 않는 모습, 겸손한 모습, 함께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핵심이다.
쥐 캐릭터인 임윤선 변호사는 그 점에서 노회하고 영리했다.

이렇게 보면 이 게임은 인생의 정수를 몇십분으로 잘 압축했다.
어떤 사람은 자기 목적에 따라 주어진 구조를 배신하고, 어떤 이는 주어진 구조를 고수하는 인간의 예측불가성이 고스란히 보인다.
그리고 일회성 승부와 장기성 관계의 함수 관계, 동양적 겸손과 사회적 관계의 축적이 주는 무형의 강력한 이득이 모두 드러났다.

그런면에서 첫회는 제작진의 입이 벌어질만했다.
풍성한 스토리가 복잡한 진행방식의 부담감을 장점으로 바꿨다.
현재까지는, 내게 EPL 축구보다 더지니어스가 더 재미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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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 비밀댓글입니다
    • 이런.. 그랬군요.
      반갑습니다.
      TV는 안 보기에 리뷰도 거의 처음인듯 싶은데, 그만큼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흥미진진한 다음 스토리를 기대하겠습니다. ^^
  3. 저도 텔레비전을 잘 안보는 터라 이누이트님께서 재미있다 하시니 호기심이 생깁니다. ^^
  4. 시즌 1도 추천드립니다.
    하루만에 4개 에피소드를 보게 만드는 중독성이 ^^
secret
일주일에 TV 몇시간이나 보시는지요? 지친 현대인의 휴식에 TV만큼 편한 매체도 없지만, 그 시간이 무용하고 아깝다는 생각 든 적 많을겁니다. 그 생각을 나만 할까요? 만일 TV 시청시간의 무가치함을 인정한다면, 그 무용의 총합은 어떨까요?

세계 평균의 TV 시청시간은 주당 20시간입니다. 평일 두시간, 토일 5시간에 해당하는 정도이니 우리나라 평균은 이보다 높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세계에서 TV에 소비하는 시간은 연간 1조 시간입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시간인가요? 위키피디아를 만드는데 소비되는 시간이 1억시간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 모두의 TV 시청시간을 평균 1%만 위키피디아 만드는데 쏟는다면 1년에 100개 이상의 위키피디아에 해당하는 지적 자산을 만들 수 있습니다.

invalid-file

Clay Shirky

(Title) Cognitive surplus 

물론, 각자 사용하는 시간을 통합적으로 건전하게 돌리고 정렬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고, 모두의 흩어진 시간은 지금껏처럼 아스라히 사라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시각이 중요한 의미를 띄는 것은 두가지 지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첫째, 이런 인류의 여가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로 전환하여 바라보는 자체로 가치를 찾아낸 점입니다. 셔키는 이 사회적 자본을 인지 잉여(cognitive surplus)라 명명합니다. 둘째, 단순히 다 한데 모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상상만 하는게 아니라, 디지털 세상의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여 실제로 구현 가능해진 시대적 타이밍을 잘 읽었다는 점입니다.

사회적 제보망인 우샤히디(ushahidi.com)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동방신기 팬클럽에서 분출된 촛불시위, 그리고 카풀 주선 사이트, 팬클럽에서 발전해 자선단체가 된 그로바나이트 등의 사례를 통해 집단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현 시대에서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인지 잉여를 통합하여 생산적으로 전환에 대한 가능성을 봅니다.

전작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로 이미 성가를 날린 저자, 클레이 셔키는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통찰을 제시합니다. 책의 전반적 구성은 이러한 사회적 자본을 통합하여 전환하는데 필요한 구성 요소를 수단과 동기, 기회란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조감하고 해석하며 제시합니다. 행동은 기회를 통해 걸러진 동기라는 셔키의 철학에 따른 구성입니다.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은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시사점이 풍부한 재미가 있습니다. '인지 잉여'라는 원제를 과감히 버리고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감각적이면서도 뜻이 통하는 한글 제목을 뽑아낸 정도로 번역의 센스와 매끄러움도 돋보입니다.

쉽게 폄하하자면, 이 책의 내용은 드러커 선생의 '무상 경제'를 디지털 경제 버전으로 버저닝한 것입니다. 또한, 공들여 논증하되 대안이나 실행 측면에 대한 배려는 흐물흐물한 아카데미즘이 강한 책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합니다. 숨어서 사라지는 가치를 발견했을 뿐 아니라, 그 상세한 해부학을 제시한 점에서 인류의 거대한 움직임의 초석을 놓았기 때문입니다. 해부학적 교과서가 나온 이상, 상황에 따른 수술과 치료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날 것이고 놀라운 시술법은 속속 발견될 것입니다. 비즈니스 기회와 사회에 대한 기여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반드시 출현할 것입니다. 학자가 해야할 적절한 가치를 이뤘으며, 그로 인해 본인도 유명해지고 돈 버는 멋진 모습을 보였다고 판단합니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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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잉여도 쌓이면 쓸모가 있는 것이군요. 크크크.
    개인의 관점에서는 잉여 시간에 뭐라도 꾸준히 하면 나중에 쓸모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잉여 시간에 게임을 꾸준하게!! 20년동안 하면 -_-?
  2. 가끔 이곳을 들르는데 좋은 정보(?)가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10년동안 지하철 탄 시간이 200일 이 되더라구요. 그 시간 뭘 했어야 했는데....ㅋ~~
secret
하는 일이 미디어, 신사업 관련한지라 새로운 기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금번 CES에서 로지텍 구글TV를 사와서 사용 중에 있습니다.

Can it be called a CE product?
가장 눈에 띄는 인상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TV 같지 않고 PC 같다는 점입니다. 키보드 형태의 리모컨도 그렇지만, UI도 TV스럽지는 않습니다. 특히 터치 패드가 장착된 키보드는 처음 볼 땐 팬시하지만 실제 사용해 보면 욕 나오게 거추장스럽습니다. 소파에 앉아서 키보드 들고 TV 보는 상상을 해보세요. 얼마나 부담스럽고 공부하는 느낌 나는지.
회사 내 여러 직원들에게 조작을 시켜보면 터치패드와 버튼이 직관적이지 않아서 항상 같은 지점에서 같은 실수를 합니다. 패드 태핑하고 있다든지, 뒤로가기 버튼 누른다든지 말입니다.
결정적으로,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제가 오래도록 틀어놓고 체험해 보는 시간은 주로 식사를 제 집무실에서 빵으로 때울 경우인데, 한손에 음식이 있는 경우 리모콘을 한 손으로 조작하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부피와 무게도 장난이 아니지만, 트릭 플레이(trick play)할때 한 손으로 두 키 조합을 누르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영락없는 엔지니어의 마인드로 만든 작품입니다. 안드로이드 폰이 새삼 생각납니다.


So sluggish
실제 제품을 사용해보면 더더욱 가전이라는 생각이 안 듭니다. 반응속도가 너무 느려서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웹 컨텐츠를 띄우면 플래시 특유의 해바라기 표시 돌아가면서 먹통에 가깝도록 오래 대기를 합니다. 더 기가 막힌건, 홈 메뉴 버튼 누르면 하도 느려서 키가 안먹은줄 알고 다시 누르고, 두번 눌려서 메뉴 사라지면 또 누르고 이런 off-synchro로 인해 계속 헤멜 정도로 느립니다. 이 장면은 조작을 해본 사람 열이면 열 다 겪은 일이니 참 재미나게도 만들었지요.


On halt?
전에 IFA 갔을 때 제가 몇가지 예측한게 있습니다. 
"구글TV는 별거 없다. 뭔가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있어보인다. 단, 스마트TV는 CES 때 난리가 날 것이다. 이 시장에 대비하자."
이유는, Sony가 그 중요한 IFA에서 구글TV 데모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비디오 촬영을 무한 반복 틀어주는걸로 갈음했지요. 그래서 구글TV의 완성도가 형편 없으리라는 점을 짐작했습니다.
더 놀랍게도, 금번 CES에서도 구글의 요청으로 구글TV의 데모를 전격 취소했지요. 심지어 로지텍 제품은 생산도 중지를 요청 받았다는 루머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매장에 단 하나 있는 제품을 사왔습니다.

But, there exists potential
인터넷 TV, 커넥티드 TV 등등 계속 흥행을 기대한 키워드였습니다. 그만큼 TV와 정보기기의 컨버전스가 갖는 파괴력은 크지요. 스마트 폰의 위세에 올라타 시장이 발아되려는 현재, 스마트TV의 미래는 그 어느 시기보다 밝고 희망적입니다. 심지어 형편 없는 로지텍 구글TV에서도 그 희망을 봅니다.
일단, 유튜브만 해도 그렇습니다. TV용 버전인 유튜브 린백(YouTube Leanback)은, 이름 그대로 린백 미디어인 TV에 맞춰 유튜브를 재포장했습니다. 그냥 한번 클릭하면 유사한 주제의 클립이 연속으로 나오니 하나의 채널이 됩니다. 좋아하는 가수를 키워드로 넣으면 그 가수 특집 방송이 되고, 요즘 유행하는 아시안 컵을 입력하면 스포츠 특집 채널이 구성됩니다. 특히 HD 화질로만 연속해서 보면 정말 새로운 TV 시청의 경험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IP 블로킹이 되어 넷플릭스나 아마존 VOD 서비스가 불가능하지만 이런 OTT(Over the Top) 서비스까지 편리하게 되면 그 용도는 무궁해집니다. 요즘 미국에서 방송사를 근심하게 하는 가입자 이탈, 코드 커팅(cord cutting) 이슈는 바로 눈앞에 펼쳐질 미래로 예고하는 장면입니다.

Great potential of SmartTV
정리하면, 로지텍의 구글TV는 가전으로서 낙제점입니다. 또한, 구글TV가 경쟁력있는 컨텐츠로 초기 스마트TV시장을 장악해 나갈지는 상당한 의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구글TV가 스마트TV 시장의 성장에 아직까지는 제대로 돌뿌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TV 자체가 가진 무궁한 잠재력과 매력은 이 어설픈 제품에서도 여실히 느껴집니다. 앞으로 스마트TV가 바꿀 미디어 혁명이 참 기대됩니다. 저도 그 부분의 사업을 준비중인데, 많이 신나는 한해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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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을 읽어보니까 스마트TV시장이 뭔가 꿈틀꿈틀대는 느낌이 나네요^^; 저야 무조건 편하고 컨텐츠 많으면 좋아요~
  2. 로지텍 구글 티비는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한 뒤 재생산 한다더군요. 저도 다음 모델은 구입해 보려는데, Inuit님 글 보니 진작 살 걸 후회 되네요. 국내 스마트 티비들을 보면서 많이 실망한 터라 더 망설였나 봅니다.
    • 천천히 사셔도 큰 문제 없을듯 한데요.
      다음 버전은 확실히 이것보단 나을테니까요. ^^
  3. 스마트 TV, 몇년전에 꿈꿨던 TV라고 해야 하나요^^
    2007년 집컴을 교체하면서 TV를 없애버고 컴퓨터와 TV를 혼용하기로 했던거죠. 일단은 거실에 26인치 LCD모니터를 TV대용으로 놓고 컴과 연결해서 거실에서 무선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해서 TV, 동영상, 아이들 학습영상 등을 구현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때 이리 해놓고 무지 후회했는데..., 아이들이 조작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저야 그러려니 하고 했지만...
    InuiT님의 스마트 TV경험담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 오.. 직접 홈 메이드를 하셨군요. ^^
      가전의 편리함이 녹아들어야 집에 딱 맞는 솔루션이 될겁니다.
  4. TV에 키보드라니 -_-;;;
    그렇지만 매장에 하나뿐인 제품을 사오셨다니! 레어템을 득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스마트 TV라는 컨셉은 좋은데 얘들이 정말 이걸 써보고 내놓은건가 의심스럽습니다. 뭔가 더 직관적인 컨트롤 방법은 없을까요?
    차라리 리모콘으로 그림을 그려서 모션 디텍트 하는게 나을듯?
    • 직관적이어야 하고, 최소한 쉬운 UI가 필요합니다.
      이 친구들 보기보다 어설프네요. -_-
  5. (적어도 저에게) TV의 매력은 아무런 고민없이 리모컨의 채널 버튼 만으로 무언가를 찾는다는것일 수도 있습니다. 얼마전 IPTV를 한달여 보았지만 결국은 기본채널만 오가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티비에 연결된 DIVX 플레이어는 리모콘을 찾을수 없어서 방치된지 두달이 되었네요. IPTV 입장에서는 아주아주 불량고객이네요. ㅎ
    • 불량고객이 아니고 정상고객이십니다. ^^
      결국 그렇게 가는게 자연스러우니까요. 서비스사와 가전사는 여기에 적합한 서비스와 UI를 제공해야겠지요.
secret
요즘 3D TV가 TV 시장의 대세이지요.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가전사는 물론, 일본 TV 제조업체도 3D를 전폭적으로 프로모션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간혹 미디어의 미래 관련한 강연이나 PT 중에 '향후 TV의 대세는 3D TV가 아니냐, 지금 일반 평판 TV사면 바보 아니냐' 라는 식의 질문을 받곤 합니다. 오늘 생각난 김에 제가 그 동안 살펴본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Long desire for 3D
사실 2003년 무렵부터 3D TV는 국제 전시회라면 꼭 나오는 구색 상품이었습니다. 그 기술적 진보성은 지금보다 못하지 않아서, 당시에도 무안경식 입체 화면이 있었고, 사람 눈을 식별하고 위치 추적하여, 입체감의 최적 깊이를 산정하는 기술도 이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미약한 완성도 때문에, 3D 기술은 아이들 장난이나 공상과학소설 같은 영역으로 치부되기 십상이었지요. 

3D is on
하지만, 2009년을 기화로 물살의 흐름이 바뀌게 됩니다. 
첫째는 HD TV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가전사의 차세대 제품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진 까닭이고, 동시에 패널업체도 고부가제품이 필요해지게 됩니다. 
둘째로, 극장에서 입체 영화 볼 때 주로 사용하는 패시브 방식의 안경을 넘어, 액티브 방식의 편광 안경이 나오면서 화질의 밝기와 느낌이 좋아지게 됩니다. 
마지막은, 3D 컨텐츠의 개화입니다. 아바타가 3D 컨텐츠 시대의 도래를 명시적으로 선언한 의미가 컸다면, 숨어 있는 3D 컨텐츠 양산 기술이 상용화된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기술로 일반 HD 영상물을 제한된 깊이의 3D 영상으로 입체화하는게 가능해 졌지요. 이 때문에 3D 컨텐츠가 없다고 아예 볼게 없는 '닭과 달걀' 문제는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Not perfect yet
하지만, 입체 영상이 상용화된 수준을 지나 기술적 완성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TV는 가장 쉬워야하고 편해야 하는 보편적 가전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몇가지 기술적 한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90도로 고개를 돌려보면 어두워서 안보인다
편광 안경의 구조 상, 양눈이 수평으로 위치할 때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고개를 좌나 우로 돌리면 화면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90도에 가까우면 상당히 어둡습니다. 그말은, 소파에 누워서 보기에는 안 맞겠지요. 

2. 멀리 떨어져 있으면 입체효과를 느끼지 못한다
입체감을 주기 위해서는 양안시차를 이용하게 되므로, 모든 위치에서 최적의 입체감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대략 TV 화면 크기의 2.5배 거리로 최적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시청위치의 반경이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1번 제한사항과 결합되면, 편히 즐기는 lean-back 미디어로서의 장점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3. 장시간 시청시 피로감과 현기증
3D TV가 평면의 영상을 입체로 보이게 하는 이유는 뇌의 착시 현상을 이용한 것입니다. 따라서 오래 보면 피로감이 커지고 현기증이 나기 쉽습니다.

4. 어린 아이에게 부적합
마찬가지 이유로, 시력적 약자들, 즉 양안의 시력차가 큰 사람, 노약자, 유아에게 부적합한 매체입니다. 특히, 뇌의 입체감 인식 기능이 확립되기 전 단계의 유아가 입체 TV를 보면 발달장애도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Matter of utility
아바타의 몰입감을 기억하시지요? 3D TV는 기존 미디어 소비와 차원을 달리 하는 획기적 제품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기술적인 견지에서는 아직 완전을 향해 개선되는 상태라고 이해하는게 정확합니다. 

단지, HD 제품의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가전사들의 마케팅적 푸시(push)에 의해 대세처럼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지요. 물론, 과거 LCD, PDP에서 그랬듯, 대량 소비에 따른 대량 생산에서 다시 혁신을 이루고 기술적, 상업적 타당성이 견고해진 바 있으므로, 이러한 마케팅 푸시가 반드시 못된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3D TV를 보는 관점은 단순하게 가져가는게 옳습니다. 
그냥 brand-new TV가 필요하십니까? 그렇다면 굳이 3D TV를 사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고화질 TV를 보다가 가끔씩 '영화보듯' 3D 컨텐츠를 볼 계획이 있으십니까? 그렇다면 3D TV는 하나쯤 있을 만한 물건입니다. 주머니 사정만 넉넉하다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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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DTV를 한달 정도보니 TV의 기술적인 문제에 앞서 컨텐츠가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더라구요. 기술이야 언제나 완벽할 수 없지만 발품을 팔아도 즐길 거리를 찾기 힘들거든요. 역시 아바타가 나와야... ㅠ.ㅠ
    • 네. 지금의 가장 큰 문제는 컨텐츠지요. 해외에서도 컨텐츠 부족 이슈가 치열하게 논의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HD 에서 봤듯 결국 컨텐츠는 기반 시스템이 확충되면 따라오게 마련인데, 3D 기술 자체의 한계가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 면이 있습니다. ^^
  2.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빛과 파장 연구를 해서 LED 를 매우(?) 다뤄봤는데요
    LED TV 나온다고 하지만 앞으로 10년은 지나도 대중화 되기 힘들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가격적인 면에서 전세계적으로 LED로 제대로 된 색깔을 내려면 TV라고 볼 수 없을만큼 돈이 들어갑니다. 나랏돈과 미국 정부 돈으로 연구하는데도 제대로 빛을 내는(원하는 색, 원하는 밝기)구하기 힘들어서 쉽지 않았거든요// 물론 제대로 색도 못내고 밝기도 지원하지 않는 수준의 LED 로 대충 흉내내면 지금도 나올수 있지만요 ㅡ _ㅡ;;

    마찬가지로.. 아니 솔직히 기술적인 면에서 3D 라는 건 초입단계입니다
    패널에 대한 근본적인 취약점들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위에서 업급한 LED TV 처럼 그 광원에 대한 것도 고려하려면 LED TV 보다 10년은 더 걸릴 꺼 같네요 ㅡ _ㅡ;;

    //물론 현재 TN 계열 모니터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극악의 상하좌우 시야각으로 3D 를 느끼고 싶거나 매우 연한 색과 빛 세기로 만족하신다면 지금의 엄청난 비용으로 구입하시는 분들에게 뭐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요

    실제 지금 TV 처럼 시야각과 색상 빛의 세기를 갖춘 3D TV 를 보실려면 지금 현 상태가 아니라 앞으로 10년 동안은 TV 라고는 볼수 없는 금액을 제공하셔야 하는 게 정상이고 그걸 값싸게 내놓으면 조금 의심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ㅇ _ㅇ;;
    • 아.. LED 하시는군요.
      TV업체에서 LED TV를 한참 마케팅 하더니 3D로 넘어간 느낌입니다. 전문가가 보시기엔 문제가 있나보네요. 제가 볼때 점광원의 컨트라스트는 만족스럽긴 했습니다.
      문제는 LED는 유럽의 환경정책으로 어차피 가야할 길인 반면, 3D는 인더스트리가 순수하게 푸쉬하는거라 그 추동력는 주머니의 깊이에 달린듯 합니다.
  3. 주변 사람들이 제게 물어 보면 항상 사지 말라고 말립니다. 이유는
    1. 누워서 보기 힘들다. 영화와는 달리 TV라는 특성상 몸의 자세에 좀더 관대해 지는데, 현재 방식의 시청 방법으로는 자세를 바로 잡아야 하죠. 뭔가 새로운 방식의 3D 시청 환경이 나와야 좀더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합니다.
    2. 컨텐츠가 부족하다. 현재 까지는 새로운 매출 확대를 위한 가전제조사의 마케팅이 대부분이죠. 물론 아바타가 성공하기는 했지만, 몇개를 제외하고는 3D 컨텐츠가 부족합니다.

    크게 위의 사례를 들어서 저는 "사지 마세요" 라고 깔끔(?) 하게 이야기 한답니다.

    오래간만에 댓글로 인사 드리네요.. ^^
    • 주위사람들이 좋아하겠어요.
      명쾌하게 답을 주시니. ^^

      3D 컨텐츠 문제가 일단 걸림돌인데 이 부분은 닭과 달걀문제라서 인프라가 깔리면 상업적 니즈에 의해 금당 따라올것입니다.
      문제는 얼리 어답터가 돈 내주고 마루타 되는 상황이죠. ^^
  4. 오랜만에 뵙습니다. ^_^ 관련 업계 사람으로서 할 말은 많지만, 보시는 눈들이 많으니..쿨럭

    한가지만 말씀드리면, 패시브 방식과 액티브 방식 사이에 화질은 서로 장단점 있습니다. 요새 액티브 방식을 제조사들이 많이 미는 이유는 화질 문제라기 보다는 '그들만의 사정(?)' 때문이죠. ^_^; 지금 3D TV는 딱 예전 HD방송 정착되기 전의 'HD Ready TV' 상황과 유사합니다. 그 당시에 TV 살 때 어떻게 하셨고 그 후 결과가 어땠는지 잘 생각해 보시면 개인별로 소비 결정은 쉽게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_^
    • 그 '사정'이 뭘지 짐작갈듯 하지만도 궁금합니다. ^^
      HD ready 가 딱 맞는 비유같습니다.

      아기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지요? ^^
  5. 이러한 마케팅적 푸쉬에 기술적 완성도와 컨텐츠가 합쳐지면 결국 실제적인 대세가 되겠지요. 지금까지 많은 기술들이 그래왔듯이 말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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