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Chiang'에 해당하는 글 3건

원작인 'Story of your life' 아주 인상 깊게 읽었다.


복잡한 개념이 들어가서 이걸 어떻게 visualize할지 궁금해서 영화를 봤다찬사 받은 소설 영화화해서 안먹기가 쉽지 않다. 영화는 원작 생각하면 솔직히 실망스럽지만 반면에 어려운 이야기를 나름 풀어 나갔다.


테드 창의 핵심은

  • 언어는 사고를 규정한다.

  • 만일, 시간에서 자유로운 언어가 있다면, 사고도 시간에서 자유로와지지 않을까?

라는 SF 상상력에 있다.


그리고 SCIENTIFIC novel 답게 다양한 과학적 근거로 독자가 수긍도록 설득의 수위를 높인다. 가장 직관적 논증은 빛의 굴절이다. 빛이 최단 경로로 가기 때문에 매질이 달라질 굴절을 한다. 근데 끝점을 미리 알지 못하면 어떻게 최단경로를 있을까. 과학적으로 끝점 또는 '정해진 미래' 있는 차원이 있으리란 발상이다. 궤변이지만 꽤나 신선한 착안이기도 하고.

영화에서는 미래를 아는 것을 신비한 초능력처럼 설명하고 있는데, 대중성을 고려한 남루한 타협이고 원작은 우회하지 않는다.

 

SF 과학에 기반한 생경한 설정을 통해 우리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데 매력이 있다. 복잡하거나 번거로운 증명은 차치하자


만일 미래를 있다면 삶을 받아들일까? 철학적 질문이다. 어찌보면 우리는 미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 슬퍼하고 기뻐하고 행복하게 산다. 비극의 결말을 안다면 슬몃 슬픈 느낌이 있겠지만, 그래서 순간순간이 빛나게 감동적이고 고맙기도 할테다.


그런면에서 테드 창이 제시한 세계관은 묻는다. 운명에 대처하는 당신의 자세가 어떠한지. 받아들일텐가? 슬퍼할텐가, 감사할텐가?

 

마지막으로 제목은 언급해야겠다. 컨택트? 조디 포스터의 영화를 재개봉하는줄 알았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라는 서정적 제목을 버릴 이유도 못찾겠지만, arrival이라는 중의적 제목을 굳이 괴랄하며 이미 소비된 컨택트란 워딩을 택한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다. 제목 지은 사람은 조리 돌림 당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테드 창의 소설 모음집 강력 추천한. 과작으로도 유명한 테드 창의 진수가 오롯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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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계의 최고봉이면서, 찔금찔금 작품을 발표해 읽고 싶어도 읽을 것이 없다는 점으로 유명한 테드창이다.
심지어 그의 작품 수보다 수상갯수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첫 작품부터 상을 휩쓸었고, 과작에 중복수상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테드창의 대부분 작품세계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으면 알게 된다.
이미 작고한 젤라즈니에 비하면 찔금이라도 책을 내주는 테드 창이 고맙다.

Ted Chiang

(Title) Lifecycle of sofware object


테드 창의 신작이다.
매우 전문용어스러워, 저자 이름이 아니면 손이 안가는 제목이기도 하다.

책 한권으로 처리하기 민망하게 짧은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이미 설명했듯 책이 나왔다는 점으로도 고마우니 넘어가도 된다.

상황은 시간과 공간 축에서 멀지 않은, 상대적으로 친근한 환경이다.
즉, 몇 백년 후의 불특정 시대도 아니고, 다른 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아니다.
한때 유행했던 '세컨드 라이프'를 떠올리게 하는 가상공간의 인공지능체가 주된 소재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진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개체들은 각자가 정해진 알고리듬 내에서 진화를 한다.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친구로 역할하도록 되어, 큰 재주도 없다.
난독증세가 있지만 글도 어느정도 읽고, 주변을 이해하고 인간과 감성적인 교류가 특징이다.
가상공간에서 주로 거주하는 소프트웨어이지만, 개체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상태로 다운로드되면 로봇 형태의 하드웨어를 통해 물리적인 교류도 가능하다.
하지만, IT업계가 다 그렇듯 디지털생명체(디지언트)를 개발한 회사가 망하고, 그들의 주거공간인 가상 세계 플랫폼 업체도 망하게 된다. 결국, 소수 부족으로 전락한 디지언트들의 생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철학적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내용이다.

항상 그렇듯, 잘 빼낸 SF의 장점은 기이한 세팅에서 오히려 극명하게 인간과 사회의 철학적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소설의 기본 전제에 동의하고 익숙해지면, 바로 실존의 문제에 대한 저자의 의문에 답을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성장을 하면서 스스로 운명을 책임지는 성체가 되는데, 그 개체의 판단과 책임은 어떤 전제로 허용될 것인가?
경험인가? 나이인가? 
책처럼 디지언트의 오너인 인간이 성체(책에서는 디지언트의 법인화)가 되는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면 시간은 구속조건이 아니다.
경험은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데, 육아상황의 부모적 애착을 갖는 상태에서 쉽게 경험을 허용하게 되는가?
소프트웨어 개체의 자유의지는 어디까지인가?
알고리듬이 불완전해서 성마른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의 거울인 소설속 상황을 보며 크게 배운 점이 있다.
결국 감정이다.
어려운 의사결정은 수치가 아니다.
정량화할 수 있는 결정은 최대화의 법칙을 따르면 되니까.
하지만, 일장일단이 있는 결정은 결국 감정을 따른다.
그게 정의든, 욕망이든, 자기성장적 투자든 감정으로 방향을 세운다.
감정이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라면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간도 모든 사람이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결정을 하고 움직인다. 

소설은 테드창의 전작에 비하면 많이 밋밋한 감이 있다.
부러 내용 모르고 읽다보니, 하드웨어로 다운로드된 소프트웨어 개체가 물리공간에서 어떤 독특한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했으나, 소설은 가상세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성인이 되며 성적인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프트웨어 간 교배를 통한 반전이라도 기대했으나, 소설은 주어진 세계관 내에서 집요하게 철학적 주제에만 천착한다.

읽는 재미로 보면 밋밋하지만, 억지로 드라마틱해지지 않는게 주제의식을 더 잘 드러내는 절제된 선택이었다.
우리 현실도 생각은 드라마틱할 수 있지만, 실제는 삶의 범주를 넘지 못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세팅에서 현실적 전개를 하는 잘 씌여진 SF의 모범을 보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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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만치 대단한 이야기꾼들이 없지요. 게다가, SF 작가는 또 다른 독특한 이야기꾼입니다. 엄정한 과학적 지식을 사람 사이 이야기로 치환합니다. 그 변환의 유일한 매개체는 드넓은 상상력입니다. 기술적 토대가 깊고 정세합니다. 시공간의 넓이는 우주적 규모이기도 합니다.

Ted Chiang

(원제) 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당시, 젤라즈니의 가고 없음을 안타까워 했더니, 댓글로 아직 테드 창이 있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무조건 사 놓았습니다. 혼자 지낸 시간이 많은 밀라노 출장 가서 반을 읽고, 나머지는 두었습니다. 야금야금 읽을 성질은 아닌지라 아껴뒀습니다. 좋은 와인 꺼내듯, 연말연초 집에서 보내는 휴가에 기분전환 삼아 홀짝 읽어버렸습니다.

천사가 강림한다 가정하면, 과연 빛에 쌓인 신비로움만 있을까요? 그 천상의 영적존재가 현신하는데 우당탕탕 소란스럽지 않을까요. 그 와중에 다치는 사람은 없을까요. 이런 간단하지만 재미난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모든게 다 만족스럽지만, 단 하나 신이 없는 그 곳을 지옥으로 묘사합니다. 그 단 하나의 결여가 어떤 의미인지는 또 곰곰 따질 일이지만.

바빌론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중인 시대를 생각해 봐도 흥미롭습니다. 아래에서 꼭대기까지 짐수레로로 몇달씩 걸리는 지경입니다. 사람하나가 떨어진것 보다 벽돌하나 놓친게 더 아쉽습니다. 새로 벽돌을 받으려면 또 몇 달이 필요하니까요. 수직으로 펼쳐진 세계에서 생기는, 아니 생김직한 다양한 일들을 세세히 읽는 느낌도 새록새록입니다.

더 매혹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읽는 이의 재미를 위해 여기서 멈춥니다. 아무래도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와 비교를 하는 부분이 필요할 듯 합니다.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낯선 시공간을 통해 인간사회의 진실을 더 잘 드러낸 장점이 있습니다. 탁월합니다.
' 당신 인생의 이야기'도 유사하게 낯선 무대를 도입합니다. 하지만, 젤라즈니 보다는 익숙한 공간이고 논리적 비현실성이 있습니다. SF 소설이 그렇듯 '지금, 여기'에 과학적 장치를 도입하기에 현실에서 유리된 느낌이 도드라집니다. 물론 어떤 흠이 있다는 뜻이 아니고, '전도서..'와 차이를 형성하는 부분이란 점입니다.
반면, 테드 창은 스타일리쉬합니다. 영화 '메멘토' 같은 플래시 백을 차용한 '네 인생의 이야기'나 과학 저널의 서술구조를 차용한 '인류 과학의 진화' 또는 철저하게 다큐멘터리 인터뷰로만 내러티브를 가져가는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 등은 그 형식미도 즐길만 합니다.

조용한 휴가를, 순수하게 지적인 이야기와 함께 환상 여행으로 채우고 싶은 분은 고려해 볼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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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 요즘 하루에 한권씩 책을 읽으시는 것 같아요 ^^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위에서 말씀하신 바빌론 이야기가 기억이 납니다. 그 시대 사람들의 세계관을 사용해, 그 사람들이 SF를 썼다면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그 기발한 시각에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납니다. 몇개 안 읽은 것이 있어 올해 다 마치려고 정리해놨는데... 다 읽고 나서 저도 서평하나 쓰고 싶네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안 읽어봤습니다. 더불어 관심이 생기네요 ^^
    • 쉐아르님도 이 책 보셨군요.
      저도 2008년을 넘기지 말자는 뜻으로 연말에 읽어버렸지요. ^^
      리뷰 기대가 됩니다.
  2. 이 무식한 토댁인 제목만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inuit님께서 제 인생이야기하시는 줄 알고...ㅋㅋㅋ <---바보!

    성치 않은 몸으로 출장가신다는 말씀에 하루동일 맴이 쓰였습니다.
    건강검진하신다는 것도 그렇고...^^;;
    몸 조심하세요~~~..
    • 제목이 좀 그렇지요..
      저도 제목만 보고 애정소설이나 가족소설 뭐 그런건줄 알았습니다. ^^;

      출장은 덕분에 잘 왔습니다.
      몸이 좀 불편하지만 성원해주시는 분들 덕에 괜찮습니다.
      고맙습니다. ^^
  3. 언젠가 사서 책장에 꽂아놓고, 틈날때마다 째려보기만 하던 책인데..냉큼 읽어봐야겠군요~ ㅎㅎ
  4. 저도 연말을 기해 탐독했던 SF 소설이네요. 테드 창이 대단한 작가긴 하죠? ^^
  5. 책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드네요. 언급하신 책들이 다들 처음 들어본 것들이라... 바쁘신 와중에도 늘 책을 가까이 하시는 모습을 보며 도전을 받게 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아마 관심분야가 좀 달라서 그렇지 않겠습니까.
      brandon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
  6. 지옥은 신의 부재에서 마지막 문장이 전체 내용에 대해 화룡점정을 찍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적인 선호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젤라즈니네요. 아직도 완만한 대왕들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관련 글들 보니 어떤 분이 댓글로 테드창 > 젤라즈니 써놓으셨더라고요. < 하나 남기고 갑니다. ^^
  7. 저도 페이지 넘어가는 걸 아쉬워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젤라즈니는 처음 듣는데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 테드 창 좋아하셨으면 젤라즈니도 즐겁게 읽으실듯 합니다.
      한번 시도해 보세요. ^^
  8.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SF군요~!
    여러작가의 SF단편 모음집은 가끔 사 보는데, 한 작가의 단편 모음집은 필립 K 딕이 유일해요... ^ܫ^ ;;
    바빌론 건설현장에 대한 단편이 멋져보입니다. 어떤 내용일지 막 궁금해지네요...
    • 해바라기님은 두편 다 꼭 읽으셔야 합니다.
      작가로서의 생각을 툭 트이게 하는 자극이 될겁니다.
  9. 그러고보니 저도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라는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평을 쓰신 것을 보니 SF 매니아로서 갑자기 SF 서적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
  10. 저도 재밌게 본 책입니다
    아르고로 퇴근길에 댓글남겨봅니다 후후
  11. 정말로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또한 동시에 그 정도에 넘치는(...) 과작(寡作)으로 인해 거의 모든 작품을 읽어본 눈물나는 작가죠.. 끙. (아마 이 단편집 제외하면 한 3~4편정도밖에 없을껍니다)
    해외에서도 잘 나가는 작갑니다. 네뷸러 및 휴고상(SF계의 노벨상 비스무리한 것)을 싹쓸이 타 가는 작가로 유명하죠..
    전 <네 인생의 이야기>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 엔딩의 인식의 전환장면은 정말.. 눈물없이 읽을 수 없다능.. (너임마)
    • 그렇군요.
      이게 거의 다인가요.
      감질납니다. 좀 더 왕성한 활동을 촉구해야 할까봐요. ^^
      저도 네 인생의 이야기의 마무리에서 쨍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12. 이 책 읽은지 2년 반이나 지났네요.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가 가장 재밌었습니다. (절대 젤 마지막에 실려 있어서 그런것은 아닙니다..크크)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가 읽기 더 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 저도 외모지상주의.. 이거 읽으면서 생각할게 많더군요.
      SF만이 주는 매력과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13. "당신 인생의 이야기" 정말 훅- 하고 읽어버린 책이었죠. 테드 창이란 작가를 제게 기억시킨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네 인생의 이야기>는 시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했었죠. 다시 한번 꺼내어 읽어봐야겠습니다. 이번 바쁜 일만 끝나면요 ㅡㅜ
    • 화끈하시네요.
      전 감질나서 한번에 다 못 읽었지요.
      바쁜일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
  14. inuit님, 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작년은 제 손에 있는 걸 내려놓으려고 했던 한해라 여기 오기가 많이 망설여졌어요. 오면 기운받아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서요. ;)
    일전에 말씀하셨던 일은 잘 진행되고 있으신가요? 잘되길 바라구요.
    올해는 자주 찾아뵐게요. 좋은 하루 되시구요~
    • snowpea님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음.. 긴말은 안하겠고,
      올해 더 행복해시시고 그 길을 성원하겠습니다. ^_^

      그리고, 자주 뵈어요. ^^
  15. 좋은 책 소개 해 주셨네요. 사실 요즘 책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읽어 볼 만한 책인 것 같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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