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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의 심리학

Biz/Review 2009.03.07 11:15
요즘 F4의 구준표가 유명한가요. 주위에 보면 엄친아인 사람들이 간간히 보입니다. 엄마친구아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한 몸에 구현한 사람이지요. 반면, 안간힘으로 따라가며 살아가는 '우리엄마아들' 들도 많습니다. 이 경우 대개 보이는 경향은 '착한 아이 증후군'입니다.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려 최대한 노력하는 사람들이지요.

여기까진 적절한 자극과 격려입니다. 하지만, 이게 도를 지나치면 갈등과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과한 기대로 인한 비뚤어진 심상, 좌절로 인한 자아상의 왜곡, 감내할 수준 이상의 희생 등 말입니다. 이 정도 되면 부모의 격려가 아니라 심리적 협박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협박은 꼭 부모자식간에만 있는 현상은 아닙니다.

Susan Forward

(원제) Emotional Blackmail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생기는 감정적 협박을 다룬 독특한 책입니다. 친밀한 관계속의 협박은 대개 다음의 단계를 거칩니다.

요구 - 저항 - 압박 - 위협 - 굴복 - 반복

감정적 협박의 단초를 저자는 FOG 상황으로 정리합니다.
  • Fear: 관계 단절에 대한 두려움
  • Obligation: 의무감과 책임감
  • Guilty: 내 탓이라 생각하는 죄책감

바로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감정적 협박자는 측근의 관계와 애정(affection) 상황을 활용한 편취를 합니다. 부부관계, 부모자식, 상사와 부하, 애인, 동거 등 사례가 그렇습니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의 전문성이 자리매김을 하고, 동시에 한계의 선을 긋습니다. 일반적 협박이 불특정 다수와 거친 황야에서의 전투라면, 감정적 협박은 도망갈 데 없는 링 위에서의 스포츠입니다. 아는 상대이며, 살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게임적 요소가 있습니다. 물론 당사자는 자살까지 생각하는 심각한 이슈지만 말입니다.

이러한 감정적 협박상황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도 이 부분에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상황에 대한 인식입니다. 위에 말했듯, 링위의 게임이라 생각하면 생각이 용이합니다.
  • 일단 서로 죽이자는 목적이 아니다.
  • 그리고 상대가 나를 잘 아는만큼 나도 상대를 안다.
  • 게임의 룰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에 맞게 대응한다.

제 생각과 유사하게, 저자는 SOS라는 프레임웍을 제시합니다.
  • Stop: 일단결정을 멈추고 숙고하라
  • Observe: 상황을 관찰하라
  • Strategize: 어떻게 대응할지 방법을 미리 생각하라

이렇게 상위개념으로 추상화하니 좀 남의 나라 일 같나요? 책은 전형적인 공동사회(Gemeinschaft) 맥락입니다. 미국에서는 협소한 사례공간이지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사회에서 오히려 그 사례는 더 많습니다. 예컨대 보증 서달라는 부탁, 우리 회사 강매 나왔으니 제품 좀 사달라는 부탁 등 말이지요. 이러한 감정적 협박 기제를 상용화한게 다단계이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책을 열독할 일은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은 사례만큼 그를 응대하는 스킬도 많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사회적 문화적 뒷받침입니다. 결국 장기적 맥락으로는 give and take입니다. 따라서 일방적 편취로 인한 박탈적 협박 상황은 적습니다. 둘째, 개체적 자아보다는 집단 자아적 사고를 하므로 크게 희생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셋째로, 과한 순간이 되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감정적 협박자는 스스로 수위를 줄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말로 표현되지 않으면서 많은 시그널이 소통되는 이유는 고맥락 사회(high context society)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협박 상황에서의 심리적 변화에 대한 참조를 위해 읽었습니다. 심리학이란 단어가 내포하는 구조적 측면을 원했지만 그 부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감정적 제약하에서의 심리적 변화와 적응 상황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습니다.

책을 재미삼아 뒤틀어 볼까요. 감정적 협박자의 tool kit를 만들어 봤습니다. 책에서 피협박자가 힘들어 하는 공통 요소를 이용하면 협박의 기술이 되지요.
  • 상대의 과거 비밀 이용
  • 상대의 의도를 재정의
  • 원군 이용
상세한 스킬을 소개했다가 제목만 남기고 다 지웠습니다. 저는 책읽다 심심해서 재미로 만들었지만 악용되면 제 뜻과 다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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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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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지막 세가지 기술(?)은 현실정치에서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 듯 싶네요^^
  2. 저는 그냥 첫째, 관계 단절의 두려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협박이 되는 수준이라... 되게 취약하군요, 헐.
  3. 흥미로운 글이로군요.
  4.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밀한 관계와 상황을 이용한 압박은 뿌리치기가 진짜 힘들죠. 거절하거나 뿌리친다고 딱히 나쁘다고 비난은 하지 않겠지만 그 결정으로 인해 나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게되면 심정적으로 불편하고... 정답이 있으면 좋겠네요...^^
    • 관계로 얽혀 있으면 어느 정도 속박은 용인됩니다.
      그러나, 일방적 편취와 관계를 무기로 협박하게 되면 문제지요.
      그 관계는 파괴적이고 소모적입니다. 벗어나야하지요.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그렇습니다.

      좋은 생각거리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스피닉스님. ^^
  5. 작년에 이 책을 읽고 리뷰를 포기했습니다.
    <협박의 심리학>보다는 <협박을 피하려면> 정도가 적절하지않을까 합니다. 물론 리뷰를 포기한 이유가 처음 제목을 보고 인지한 내용이 아니기에 포기한 것도 있지만 사례의 나열이라는 점이 포기하게 하더군요.
    말씀처럼 역으로 생각한다면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협박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겠지요. 제목, 출판사 보도자료에 현혹되어 읽지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한 책입니다.
    • 네. 제목과 목차에서 기대했던 부분과 내용이 좀 매치가 안되는 부분이 있지요. ^^
  6. 읽으려다가 말았던 책인데, 생각보다는 재미있는 책 같아 보이네요.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