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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듯, '추석 선물'로 일컬어지는 iOS7 업그레이드가 9/19일부터 시작되었다.
6에서 7로 major version up이라 많은 변화가 있다.

iOS7
가장 큰 특징은 UI가 캐주얼해진 부분이다.
딱 봐도 안드로이드와 윈도우폰을 벤치마킹한 티가 난다.
이 부분이 몇달전 미리 알려져 사실 큰 기대 없었던 판올림이기도 하다.
하지만, UI의 개선은 애플의 향후 전략에 매우 큰 의미가 있는 도전이다.
브랜드가 급속히 노후화 되어 rejuvenation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기회되면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iTunes Radio
내가 가장 놀란 부분은 트위터에서도 밝혔듯, iTunes 라디오다.


지금까지도 TuneIn RadiON HD 같은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을 애용하던 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iOS7의 일환으로 iTunes Radio가 있다해서 큰 기대하지 않았다.
흔히 그러듯, 골목상권 잡는 대기업처럼 잘되는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를 내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뚜껑 열어보니 달랐다.


Instantly Forming Broadcasting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존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는 SkyFM, XM, Sirius 등 현존 위성라디오나 지상파 라디오 채널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튠즈 라디오는 가상의 라디오 서비스를 즉시 형성한다.
협소한 주제로 시작하여 아이튠즈의 추천 알고리듬에 따라 후속곡을 고르고 이게 무한 반복되면 라디오 채널이 된다.


따라서 채널을 고르는 방법도, 기존의 인터넷 라디오처럼 채널을 택하면 되지만, 이와 별개로 개인화도 가능하다.
마음에 드는 곡을 하나 씨앗으로 삼아 유사곡을 고르거나, 같은 채널이라도 히트곡 위주, 다양성 위주 등 옵션에 따라 라디오 채널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대량개인화(mass customization)이 가능해졌다. 

Free at last, free DRM, free try
미디어 소비자로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가격이다.
위에 딱 써있듯 한 곡당 99센트에서 1.2불 정도 하는 곡을 그냥 무료로 듣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그동안 앱이나 컨텐츠 산다고 쓴 돈을 보상받는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비즈니스 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부분은 시장을 키우는 의미가 있다.
처음 잡스 옹이 아이튠스에서 DRM을 풀어제낄 때 메이저 음반사와 갈등이 심했다.
해킹이 되면 시장이 망가짐을 지나 붕괴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잡스의 주장처럼 소비자는 DRM이 없고 가격은 99센트인 컨텐츠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그전에 시장이 작았던 이유는 돈이 아깝기 보다, 편의성도 문제였던 것이다.
이로서 잡스의 전략은 주효했다. 
아이팟은 시장을 휩쓸었고, 유통의 주도권은 애플이 장악했다.

금번 스트리밍 컨텐츠로 라디오 서비스를 하는 것은, 내겐 제2의 DRM 해제와 같은 의미로 읽힌다.
즉 "찔끔찔끔 30초 미리듣기 이런 우스운짓 하지 말고, 그냥 화끈하게 전곡을 들려줘라."
만명이 들어 1%만 구매해도 없던 시장이 창출된다.

즉, 미디어가 상품이며 생활이고, 경험재이자 비경합재인 음악의 특성을 잘 살린 서비스다.
아이튠즈 라디오를 잘 보면, 되돌아가기 버튼이 없다.
즉 들어보고 좋으면 사도록 조장을 한다.
라디오라 불리지만, 사실은 무료의 무한 미리듣기 서비스라 보아도 무방하다.

Big Data, another unseen currency
분명, 아이튠즈 음악 컨텐츠의 소비는 늘어나고 그 수익의 증가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외의 비금전적 효익이 또 있다.

애플은 지금껏 자세히 파악하기 힘들었던 부분에 대한, 어마어마한 빅데이터를 쌓을 것이다.
아이튠즈 라디오를 듣다보면 마음에 안 드는 곡을 넘기고 어떤 곡은 앞으로 돌려 조금 더 듣고, 결국 어떤 곡은 구매를 한다.
소비자의 음악 소비 패턴에 대해 무한히 큰 실제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라디오 서비스를 표방하듯, 음악 사이에 내레이션이 가능한데,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음악 사이에 완벽한 맞춤형 광고를 넣을 수 있다.
게다가 당신이 갖고 있는 기기는 폰이다. 아이팟이 아니라.
필요하면 당신의 위치, 성별, 가족관계, 금전적 능력까지 메타상태로 다 파악이 가능하다.
이 데이터를 사려면 월 몇 달러를 지불해야 할까?
따라서 이 엄청난 서비스를 공짜로 쓴다고 그리 많이 미안해할 필요는 없겠다.

Do not store huge media, Just stream it!
마지막 관점이다.
보다 큰 판을 보면, 미디어 소비 방식이 미묘하게 변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 컨텐츠를 다 보유해서 기기에 넣고 다니는게 얼마나 필요할까.

조금 시간이 필요하지만, 유심히 지켜볼 부분이 있다.
바로 미디어 소비가 archive형에서 streaming형으로 바뀔 가능성이다.
예컨대 나는 클래식 음악은 '프리미엄 클래식'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주변에 강추할 정도로 매우 편하다.

구매한 MP3 만 듣기 지겨울 때는 인터넷 라디오를 듣는다.

아니 사실, 아이폰의 경우에 국한하면 음악을 리스트 만들어 동기화 시키는 작업은 매우 짜증스럽다. 

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다면 충분한 지불용의가 있다.
어차피 클래식 음반을 사는 돈도 무시 못하게 많은데, 그를 ripping하고 리스트 만들어 아이폰에 옮기고.. 요즘 기술 발전한 점을 감안하면, 가끔 카세트테이프로 방송 녹음하는 20년전 그 기분이 든다.

스트리밍형 미디어 소비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데이터의 비용이 매우 저렴해야 한다 (지금 각국은 그 추세다)
-클라우드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 클라우드 서비스는 차고 넘친다)
-복잡한 컨텐츠 저작권이 해결되어야 한다 (애플 정도되는 주도권이 없다면 어렵겠다)
-입맛에 딱 맞추는 추천 알고리듬이 필요하다 (빅데이터다. 함께 읽을 만한 글들 링크)

한 가지 더하자면 애플이 소유에 대한 과금에서 경험에 대한 과금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지금 봐서는 의미를 못 느끼겠지만, 시장의 입맛이 변하면 언제든지 iTunes Radio는 좋은 과금 도구로 변신한다.

이쯤에서 자연스러운 우려는, 국내 음악 서비스 업체들(미국 이외도 마찬가지)이 자연도태될 미래다.
이런 부분에 대해 준비할 기술이 없는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마인드의 전환이 쉬울까.

아무튼 말이 길었다.
아이튠즈 라디오는 재미난 서비스이고 지켜볼 만하다.
미디어 소비 방식의 변화까지 촉진한다면, 조용한 지각변동의 전조가 될 테기 때문이다.

Stay t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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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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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디오 서비스가 일종의 무료 무한 미리듣기 서비스라는 관점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2. pandora 한번도 안써보셨을 것 같진 않은데 참 새삼스럽게...
    • 미국에서만 도는 서비스와, 아이폰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에 내재된 것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말투가 시니컬하니 깊고 정세한 논의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
    • 뻔뻔하게도 판도라와 비교를 하다니, 본문을 잘 읽고 댓글을 다시지요. 직원이 아니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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