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nt problem solving'에 해당하는 글 2건

내 블로그를 꾸준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다.
CFO이자 전략과 인사의 담당 임원이니, 일상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중에서도, 난 협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이 있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온전히 배운 토대 위에, 업무를 하면서 따로 공부하고, 아는 바를 실제 상황에서 많이 적용했다.
업무 상 크고 작은 협상이 많다보니, 실질적인 효과를 상당히 보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도 집필한 바 있다. 


핵심은 일방성이냐 양방향성이 강하냐, 이익이 주가 되느냐 정보가 주가 되느냐에 따라 4분면으로 나뉠 수 있고, 구뇌에 소구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사용하면, 주장, 대화, 설득, 협상을 한번에 잘 할 수 있다는 통합 프레임웍이다.


지금 여기서 내 책을 소개하려는게 아니다.
책 내용 중 협상 부분은, 실효성이 검증된 하버드 협상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려고 길디 긴 서론을 꺼냈다.

Daniel Shapiro, Roger Fisher

(Title) Beyond reason


하버드 협상의 핵심은 공동 문제 해결(joint problem solving)이다.
이전투구 같은 협상 테이블에 정갈하고 얌전한 프레임웍을 제시했을 때, 그 효과가 의심스럽기 짝이 없었을테다
.
하지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결과에 주목하는 하버드 방법론은 협상 프레임웍의 온전한 정수였다. 나 역시 많은 실효를 봤고.

그들이 돌아왔다.

다소 애매한 제목을 달고 왔지만, 다시 보니 반가왔다. 
알자마자 바로 사고, 받자마자 내쳐 읽었다.

이번 책의 핵심은, 협상 진행에서의 감정 챙기기다.
감정을 배제하는 기존 프레임웍에 대한 부정은 아니다.
협상하다 열받고 마음안의 짐승이 나오는 것을 억누르자는 전편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협상의 성공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감정까지 세심히 다루자는 취지다.

이는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결국 협상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심리는 말하여지지 않는 많은 부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심리학의 스타, 샤피로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프레임웍은 간단하다.
협상 대상자의 핵심 관심(core concerns)을 해결하는 다섯가지 길을 제시한다.
1. 인정(appreciation): 상대의 자존감을 세워줄 것. 장점을 찾고 수고를 인정하라. 이해함을 보여라
2. 친밀감(affiliation): 연관성을 찾고, 개인적, 비공식적 관계망을 갗추라.
3. 자율성 (autonomy): 자율성을 절대 침범 말되, 내 자율성도 챙겨라. 대안을 많이 가져가고, 권유를 활용
4. 지위 (status): 사회적 지위와 특정 지위를 활용. 내 지위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지위를 높일 방법 찾기
5. 역할 (role):성취감을 주는 역할. 관행적 역할과 일시적 역할의 할당.

대뜸 결론부터 내리자면, 책 내용은 매우 허전하다.
협상 테이블에 많이 앉아 본 나로서는, 감정까지 고려한 협상 준비와 진행이라는 취지는 적극 공감한다.
그래서 절실히 그 틀과 실전적 세부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전 권을 통틀고 확인한건. 난삽하고 흐트러진 글타래들이다.

솔직히 당황스럽다.

번역의 문제는 확실히 있다.
예컨대 BATNA를 '합의에 대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직역하는 수준은 협상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저자란 느낌이 짙다.
협상학 자체를 모르는데, 협상 상황 자체는 더더욱 상상이 안갈테다.
더 나아가 조직 생활 자체도 생경해하는 인상이다.
그러다보니 글이 산만하고 논점을 잃은 느낌이다.

번역 하나로 이토록 망가질 수 있다고 책임을 물을 사안은 아니다. 
그래도 이건 피셔와 샤피로가 만난 거다. 
두번 세번 되돌아 보지 않아도 글의 뼈대가 눈에 들어와야, 논리를 기반으로한 학자적 글쓰기다.
책 읽으면서 이 부분은 이렇게 해봐야지 행동의 방향과 지침을 몇개 얻으면 성공한 컨설턴트 저자다.
책 읽고 나서 '아 많이 배웠다, 뿌듯하다' 느껴지면 질적인 베스트셀러의 잠재력이다.

그러나 이 책은 덤불에서 헤메는 느낌이었다.
원서로 다시 읽든, 공저자들의 후속 책을 읽어봐야 명확히 판단이 서겠다.

그러다보니 미운게 많다.
요즘 책 치고는 제목 센스도 민망하다.
감각적이지 않고, 어설프게 노골적이다.
하지만, 책 제목보고 접어두기엔, 책이 실생활에 주는 그 의미가 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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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4개가 달렸습니다.
  1. 비밀댓글입니다
    • 엥.. 직접 협상을 하실 일이 있나요? 어렵지만 열심히 준비하면 정말 많이 배우는게 협상이기도 합니다. 제 책 중 해당 파트만 읽어보시면 쓸만한 팁이 많이 있을겁니다. ^^
    • 네.. 어쩌면 협상보다 설득에 가까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도 이제 문제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책에서 읽은걸 매번 의식적으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아도, 생각의 방향을 그쪽으로 두다보면 은연중에 실행되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이런 큰 실전에서는 더욱 자연스럽게 도움이되네요. ^^
    • 정말 그래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의 틀, framework 이야길 많이 하기도 하구요.. 잘 하셨다니 기쁘네요. ^^
secret
몇주전, 다소 어려운 출장 때문에 협상에 대한 자료들을 다 꺼내 놓고 복습을 했습니다.
그리고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 떠나기 전날 사서 밤새 읽은 책이 있습니다.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William Ury

(원제) Getting past no
(부제) 고집불통의 NO를 YES로 바꾸는 협상전략


협상학 중, 하버드 학파의 대표적 특징은 공동 문제 해결(Joint Problem Solving)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너와 나의 대결이 아니라, 우리 대 문제(we vs. problem)의 대결로 몰고 가는 겁니다. 입장(position)이 아니라 이해관계(interest)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요.
그러다보니, 사람에겐 유연하되, 문제에는 강경한 접근법을 취합니다. 결과로 통합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합니다. 종전의 협상에 비해 심히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입니다.
종종 열받아 망쳐먹던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과정은 크게 두 단계입니다.
첫째, 개인의 심리를 안정시켜 이성을 유지하고,
둘째, 이성에 바탕하여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겁니다.
이 책에서는 협상 과정을 가로막는 다섯가지 장벽을 협상 흐름 순으로 나열하고, 그 돌파 방법을 제시합니다.

협상을 가로막는 5가지 장벽과 해결책

1. My reaction -> Don't React: Go to the Balcony
내가 열받으면 게임은 끝입니다. 냉각(cool down)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협상에서 한걸음 물러서 발코니로 나가듯 관조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2. Their emotion -> Don't argue: Step to their side
내 감정을 통제했으면, 상대의 심리적 안정을 찾아줄 시간입니다. 이슈를 가지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예상하는 상대를 나와 같은 고요함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면 의외성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예상과 반대로 행동한다든지 말입니다.

3. Their position -> Don't reject: Reframe
감정이 정리되어 이성적 이야기가 가능해지면, 상대의 진정한 입장을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인정하여, 주장을 상호 이익이 되도록 재구성합니다. 이 때, 준비과정에서 찾아 놓은 옵션과 기준들이 빛을 발합니다.

4. Their dissatisfaction -> Don't push: Build them a golden bridge
적절한 결론에 이르더라도, 상대가 만족하고 이겼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협상은 실패입니다. 상대의 체면을 챙겨주고, 상대의 승리를 보여줘야 합니다.

5. Their power -> Don't escalate: Use power to educate
상대가 파워를 행사하고 싶어할 때, 나도 맞대응 하고 싶은건 인지 상정입니다. 하지만, 나의 파워를 상대를 가르치는 용도로만 사용하는게 마지막 핵심입니다.

결국 하버드 학파는 음모와 협잡의 세계에 머물던 협상을 종합 과학과 학문의 수준으로 승격시켰지요. 하지만 지나치게 고매한 측면이 있습니다. 저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하버드 협상을 배웠고, 꽤 유용하게 사용했던 터입니다. 하지만, 종종 의문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나는 통합적 협상을 시도하는데 상대는 그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속된 말로 '박살'나기 십상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충분히 실용적인 '협상의 기술' 같은 책을 보고 또 보며 사파 무공을 연마했지요.

이 책은 원칙에 입각한 협상이 다시 협잡의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집중하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입니다. 저자가 밝히듯, 원칙 중심의 협상이 실패하는 잦은 이유를 모아 게임을 유지하는 기법까지 망라했기 때문입니다. 근년간 제 텍스트였던 '협상의 기술'은 이 책 이후 참고서로 위치를 옮겼습니다.

이번 기회에 저도 협상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머릿속에 제 방법론을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간되면 약 2회 분량으로 협상의 실무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협상 준비과정과 협상 진행 과정에서 제가 중요하게 보고 있는 포인트 정도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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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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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제에는 강경, 사람에게는 유연!" 꼭 새겨들어야 할 말 같습니다. 쇠고기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는 원칙같군요.
    • 네. 협상에서 새겨두면 크게 도움이 되는 마음가짐입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협상가 입장에서는 이번 쇠고기 협상처럼 어려운 협상도 없으리란 생각이 드네요. ^^
  2. 미리 알았으면 이 책하고 협상의 기술을 미리미리 읽어두는 건데 말이죠. 지금이라도 당장 주문해야겠습니다.
    • 모종의 협상 기회가 있으셨나 봅니다.
      사람에 따라, 두고두고 도움될 내용이니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겁니다. ^^
  3.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큰 타이틀이 걸린 협상이 아닌 자질구레한 업무 추진 과정에서도 이러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분과 아닌 분들 사이에는 분명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내, 외부의 움직이지 않으려는 관성과 싸우고 있습니다. 한걸음 멀어져 바라보니 '하던대로'의 힘이 무섭더군요. -_- ))
    • 네. 협상은 종합예술이고, 특히 심리와 역학관계 등이 복합되어 있습니다.
      협상 마인드로 세상을 보고 살아도 많이 득이 될 듯합니다.

      마지막 관련해서..
      관성을 이기려 하시면 질량에 깔립니다.
      관성을 이용하거나, 외부에서 모멘텀을 주는 쪽을 생각해보세요. ^^
  4. 협상이라니..왠지 무섭습니다. 칼은 없지만 전투를 치르는거 같은 느낌이거든요. (삼국지의 일기토-_-?)그런 점에서 개발자는 참 편합니다. 업무를 나누거나 데드라인을 정할때 말고는 협상할일이 그닥 없기 때문이죠. 후후.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네요. 좋은 한 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개발자의 '이 일자 전에는 때려죽여도 안돼!' 협상 전법은 매우 강력하다고 정평 나 있죠. -_-

      엘윙님은 똑부러지게 잘 말하실 테니 패스! ^^
  5. 하~ 박살이라니까...
    최근에 여러 힘의 개입으로 기간한정가동중단된 프로젝트 생각이 납니다.
    ㅡ.ㅡ;;
    그래서 오늘 놀고 있지요. 와핫핫핫핫~

    아.. 전 연봉협상이나 좀 제대로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역시... 뭔가 모자란듯한.. ㅜㅜ
  6. 한 때 무협지를 탐독하던 저로써는 '정파무공 vs 사파무공' 의 비유는 꽤나 잘 와닿는군요. Inuit님의 말씀처럼 그동안 협상의 기술이란 주로 스킬이나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방법으로 이야기되어온게 사실이니까요. 저도 이 책을 통해 정파무공을 한번 익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7. 현재 이 책을 탐독 중입니다.
    얼핏 님의 블로그에서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본 기억이 나서 읽어 보았습니다.
    님의 서평을 참고 삼아 탐독에 열중할려고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언뜻 읽으신 내용을 기억해 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
      읽고 재미있으면 느낌을 공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레이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