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회사생활 (16)
Inuit Blogged
소개에도 잠시 언급되었지만 저는 전략과 HR을 담당하는 임원입니다. 그리고, 연례 행사가 있습니다. 전 임직원이 참석하는 송년회입니다. 뷔페로 식사하고, 이벤트와 공연이 이어지는 흥겨운 자리입니다. 우리 부서가 행사를 주최합니다. 여기까진 좋습니다. * * * 전 이 자리에서 당해 경영계획의 리뷰와 차년도 계획의 실행을 촉구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합니다. 밥상머리에서 잔소리 늘어놓는 악역입니다. 그야 좋습니다. 제 임무니까요. 하지만, 정말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요식행위처럼 묻히는건 싫습니다. 말하고 듣는 시간은 허비고, 잃어버린 커뮤니케이션은 정렬의 손실입니다. vector sum zero지요. * * * 발표를 하루 앞두고 결단을 내렸습니다. 올해 발표는 메시지 중심으로 간다. 성탄절 저..
모든 구직자의 단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성격이 급하다는 거.. 면접을 보다보면 다소 의례적인 질문을 할 때가 있습니다. 지원자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경우 그렇지요. 이 때는 보통 답의 내용보다는 태도와 자세, 화법 등 반응의 양상을 봅니다. 그 중 한 질문이 지원자가 생각하는 자기 단점인데, 셋에 둘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성격이 급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성격이 급해서 일도 빨리 빨리 하는 듯한 느낌도 나지만 그렇다고 일을 꼭 망치는 성격도 아니니까, 딱히 나쁜 단점이 아니지요. 어디 취업 가이드나 매뉴얼에 나오는 답인듯 싶어요. ^^ 하지만 중요한 점은 interviewer는 수도 없이 들은 답이란 점, 그리고 그 뒤에 연이은 콤보질문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 다른 사람은 모르지..
원제: Love'em or Lose'em 경영의 근본이자, 기업의 핵심 자산은 인재(HR)임은 몇차례 제 블로그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관리자의 본분 역시 부하직원의 능력을 계발하여 최대의 성과를 얻도록 성원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원론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실제는 각자의 스타일대로 또는 기분대로 엉망의 관리가 이뤄지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직장마다 편차는 있지만, 좋은 관리자, 또는 좋은 상사 만나는 것은 행운으로 표현할 정도로 흔치 않은 일입니다. 실 제로 관리자가 겪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현업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보여 승진은 덜컥했지만, best player 또는 주장일 뿐이지 좋은 감독이 바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선배나 직전 상사를 보며 배우기도 합..
질문> 직장에서 받는 메시지가 혼란스럽습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는 꼭 쉬고 재충전을 하는 사람이 현명한 직원이라고 대표이사는 늘 강조합니다. 하지만, 임원과 팀장들은 꼭 주말에 나와서 앉아 있습니다. 누구 장단에 따르는게 맞을까요? 무난한 답변> 찍히는걸 특별히 좋아하시나요? 아니라면 무조건 팀장 따라 하시기 바랍니다. 현명한 답변> 주말출근파와 휴식파 중 어느쪽 진영에서 승진과 보너스를 가져갔나 파악해 보세요. -By Inuit 아무리 가족적이고 투명한 회사라도, 직원에게 모든 사실을 곧이 곧대로 말하지는 않습니다. 대개의 경우 그러면 안 되기도 합니다. 법적인 책임 문제도 있지만, 보다 많은 정보가 직원에게 보다 더 도움이 된다는 상관 관계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회사라는 유기체에 ..
정치와 섹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누구나 행하는 일이지만 드러내 놓고 말하기는 매우 껄끄러운 일이란 점이지요. 예컨대, 정치는 남의 행위를 설명하지만 스스로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그들'은 아부하고, 음모를 꾸미며 조작하지만, '우리'는 관계를 맺고, 전략을 개발하며, 의사소통을 하니까요. 원제: Secrets to winning at office politics 부제: How to achieve your goals and increase your influence at work 위의 설명은 책의 첫머리에서 인용했습니다만, 꽤나 수긍이 가는 비유입니다. 특히 사회적 자아를 유지, 계승한다는 점에서 정치 (사내 정치, office politics)는 매우 중요한 DNA 보존 기술입니다. 반면,..
93년의 이야기입니다. 국내선 항공기가 목포 부근에서 추락을 했었지요. 자원봉사활동이 열성적이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국내 항공사고로선 아주 많은 사망자가 났었던 가슴아픈 일입니다. 당시 블랙박스에 녹음된 조종사의 마지막 말이, '오 맙..'이었습니다. '오 맙소사'를 다 못한게지요. 그때 친구들에게 했던 말이, '오 맙'이 아니고 '아 x'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들 어투를 고려하면 그 상황에서 '아 x됐다' 이렇게 말하는게 보통이니까요. -_- 망자를 욕되게 하려는게 아니라, 언론의 필터링에 관한 담소였습니다. 그땐 혈기왕성한 20대 중반이었다구요. 한가지 상황이 생겼습니다. 하반기 운영전략에 대해 보고를 하려 사장님 출장기간에 맞춰서 저번 주부터 쎄게 달렸는데 갑자기 일정을 바꾸셔서 오늘 귀..
1박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우물안 개구리들이 많더군요. 몸이 안좋아서 고생은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생각을 했고, 오자마자 적절히 조치를 잘했기에 의미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몇주 전의 일입니다. 회사에 우리사주 수요조사가 있었습니다. 각자의 risk에 대한 태도, 정보의 소유정도, 개인 자산상태 등이 복합되어 개인별 배정가능 주식수 중 받겠다고 하는 비율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각설하고, 당시 저는 사업검토건으로 하루종일 정신이 없던 차였는데, 오후에 희한한 메일이 있었습니다. 회사 임원이 보낸 메일인데, '난 보호예수 옵션이 2년이나 되는데다가 사고싶어도 돈도 없으니 한 주도 안받겠습니다.' 이런 요지였지요. -_-a 수신자를 보니 전체 메일.. 대충 감이 오더군요. 실은 이 임원분께서 집에 사정이 좀 있으셔서 사주을 안 받으실 것은 대충 예상되었던 일입니다. 그래서 평소 친분이 있는 주식담당자에게 '나 돈도 없고 못받겠다' 농담조로 답장을 보낸다는 것이, 잘못해서 '전체 ..
저희 회사는 격주 토요일 휴무입니다. 그런데, 일하는 토요일이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가벼울 때가 많습니다. 하루를 더 쓸 수 있으니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특히, 요즘에는 토요일마다 다들 퇴근한 후에 조용히 혼자 남아서 고민하던 일들을 해결한 적이 많아서 막연히 '해결의 날'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반면, 이번주는 5일 근무하는 주인데 그중 하루는 창립기념일 휴무, 또 하루는 예비군 훈련이라고 빼먹으니 3일로 버티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중대한 하나의 목표인 "빨간날에는 확실히 쉬기"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은 생산성을 평소의 150%이상 끌어 올려 아침부터 한밤까지 full speed로 달리고 나니 완전 녹초가 되었습니다. CPU를 overclocking 했더니, 밤되어 머리에 발열현상도 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