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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논리의 역습

Inuit 2010. 11. 28. 21:55
전에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받았던 산업경제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전에는, 간단한 교재로 논리학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주말마다 뉴스 클리핑 후에 토론을 합니다. 이번 주의 이야기.

Theme #1
울산에서 자전거 대여를 했는데, 자율반납으로 한 경우는 60대가 모두 분실되었는데, 신분증을 맡긴 경우는 100% 반납을 했다는 기사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피상적 정형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많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예컨대, 만원짜리를 거리에 방치했다가 잃어버린 경우. 그걸 사람들의 비양심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그렇게 분실을 조장한 사람의 분별 없음을 주목해야 한다는 요지입니다. 

만일 인적사항을 기록 하지 않더라도, 단지 신분증을 보여만 줘도 반납율은 많이 올라갑니다. 실제로, 무료 간식 제공 후 보답으로 자율기부를 하는 실험을 통해 정량화해 본 결과,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만 있어도 기부율이 올라가고 규칙의 준수비율이 높아집니다. 스스로 보는 사회적 정체성을 상기만 시켜도 사회화 수준이 올라갑니다.

결국, 사람 안의 착한 모습을 이끌어내는 운영이 중요하지, 사람을 집합적으로 선하다, 악하다 이야기하기는 섣부릅니다.


Theme #2
토론은 가위바위보로 어느 결론이든 자신이 받은 논지를 논증하는 게임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두번째 주제는 체벌입니다. 

그런데 두 아이 모두가 체벌이 필요악임을 인정하는 옹호론으로 기울다보니 논쟁이 약속대련 같이 싱겁습니다. 그래서, 제가 체벌 반대론을 맡고, 아이 둘이 옹호론으로 논쟁을 합니다.

몇가지 논지를 정연하게 펼치던 제가, 필 받은 김에 오버를 했습니다.

"... 그래서, 학교가 처벌기관이니 교육기관이니?"

아들, 빙긋 웃으며 클리셰(Cliché)의 허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러면 아빠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에요,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주는 곳이에요?"

"(끄응) 둘 다 하지."

논리학에서 말하는 잘못된 딜레마(false dilemma)의 오류를, 수사학적 되받기로 멋지게 넘겨가는군요. 저는 잘 나가다가 돌부리에 걸려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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