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日常/Project L (93)
Inuit Blogged
#1아파도 큰 내색 안하는 아들. 이틀전부터 간간히 배 아프다 하더니, 놀랍게도 맹장이 터졌다. #2보통 맹장수술에 비해, 터진 경우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어서 수술동의서에 서명하라는데 머리가 하얘졌다. #3엄마가 짐 챙기러 간 새, 들어가게 된 수술실. 눈물 안 보이려 깜빡깜빡이는 아이 모습을 보고 내가 그만 울어 버렸다. #4계속 농담하고 장난치고 지분거려 주다가, 막상 수술실 앞에서 가장 심각한 얼굴로 인사한 바보 아빠. '인생은 아름다워'의 위대한 부성애에는 한참 멀었다. #5내내 의연하다가 수술실 상황이 안 보이는게 싫다던 아이. 양복주머니에 꽂아놓고 간 안경을 보니 가슴이 서늘하다. 앉기도 서기도 힘들어 잠시 나가 무작정 걸었다. #6자식 귀히 여기는거야 모든..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기획전인 '태양의 아들 잉카'전에 다녀왔습니다. 페루의 모든 고대문명의 국보급 유물이 망라된 귀한 전시회입니다. Cuzco, cuszo쿠스코는 세계의 배꼽을 뜻한다고 합니다.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는 안데스 세계를 제패하고 절대 평화를 이룬 잉카인의 자부심이 표현된 도시입니다. 실제 도시 자체를 퓨마 형상을 본따 만들 정도로 발달한 문명이었습니다. Pre-Inca 저도 이번에 가서 배운 사실이 있습니다. 페루의 고대문명이 전부 잉카라고 생각했는데, 정확히는 스페인에 의해 멸망하기 직전 100년간만 잉카라는 이름의 제국이 존재했습니다. 그 전은 프리-잉카 문명인 셈이지요.다만, 태양을 섬기는 문명적 특색을 공유하고, 4개 지역 연맹으로서의 잉카 제국의 선대 문화가 지역안에 머무른 이유로 ..
#D-day, evening 오늘, 초등생 우리 아들의 회장 선거날입니다. #D-32학년 때부터 매년 회장을 놓치지 않은 유세의 달인-_- 인 아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사코 회장 선거 나가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회장 자체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저인지라, 마음이 다급해집니다.I: 이번에 회장 되면 아빠가 큰거 하나 쏜다!S: 정말? +_+ 아이는 다시 힘을 내어 회장 선거 출마로 급선회했습니다. #D-2이번 유세에 사용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제법 많습니다. 대중과 순차적으로 눈 맞추기 (eye contact) 처음과 끝 부분에 이름을 또박또박 넣어 투표로 연결시키기 네가지 공약을 손가락으로 진행시키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잘 쫓아오게 만들기 주요 연설 포인트를 교실 사물에 숨겨놓는 로마의 기둥 ..
Long time no see근 20년만에 과천 놀이 공원에 갔습니다.아이들은 아마 태어나서 처음 갔을겁니다.학부, 석사 시절에는 학교가 가까워서 공강시간에도 다녀오던 곳이었지만, 졸업 후는 갈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애들 크고 나서는 용인의 연간 회원권을 4년 정도 했기 때문에 과천은 갈 일이 없었지요.우연히 기회가 닿아 연휴 때 다녀왔습니다. 놀이공원의 진미는 아무래도 가속도 기구들이지요. 돌리고, 뒤집고, 던지고, 떨구고..스케일이 아주 크진 않지만, 안 타보던 기구 위주로 많이 즐겼습니다.예전에 있던 놀이기구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걸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Run and play 뭐니뭐니 해도 직접 경험하는 놀이보다 더 재미난게 있을까요.특히 물위를 걷는 체험과 세상 그득한 볼풀에서의 놀이는 시간이..
꽤 오랫동안 가족기금을 모았습니다. 이번 휴가 여행은 해외로 좀 거하게 갑니다. 1년간 제가 따로 용돈을 모으고, 투자를 해서 기본적인 자금을 모았습니다. 사실 애들 사교육을 세게 시키지 않는지라 그걸로 갈음해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아내는 물론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모습이 좀 부담스러운 결심을 녹입니다. 하지만 애들은 애들인지라 제주도를 가든, 홍콩을 가든 그냥 좋아만하지 실물적인 감이 매우 떨어집니다. 어차피 모든게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저희로서는 이 부분도 알려줄 필요가 있었지요. 고심 끝에 가족기금 아이디어를 냈습니다.Rule -주말에 (늘 하던) 외식 및 배달 음식을 온 가족이 참으면 아빠가 10만원을 가족기금으로 쾌척한다. -만일, 음식값을 엄마, 아빠가 내지 않는다면 위 조항..
요즘 많이 바쁩니다. 시간이야 늘 부족한게 그 속성이지만 요즘은 시간의 부족을 절감합니다.7월까지 초고 마무리하는 일정도 덩지가 만만하지 않은데, 다음 주부터 물리적으로 꼼짝 못하게 바쁜 일이 있습니다.꽤 오래동안 식구 돌보기가 어렵습니다.그래서 큰 맘 먹고, 야외로 나섰습니다.숲속에서 즐겁게 먹고, 마시고, 떠들고 놀았습니다.시간 상으로는 제법 출혈이 큰 주말이었습니다.그러나 이렇게라도 아이들에게 시간을 빼다 넣어놓지 않으면, 바쁜 마음에 아이들 접촉하고 놀아주는 일의 순위가 밀릴게 뻔했습니다. 한껏 좋아하는 아이들과 아내 보면, 잘 했다 생각 듭니다.몸은 피곤하고, 마음은 바빠도 영혼은 충만한 주말입니다.
전에 말했듯 제 아들은 운동권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아이들은 실컷 뛰어 노는게 공부라고 믿어서입니다. 뇌의 형성과정을 보면, 몸의 성장과 컨트롤에서 형성되는 창의성, 게임을 통한 사회지능 등이 중요합니다. 둘째, 아무래도 요즘 아이들이 집에서 귀하게 자라기 때문에, 기왕이면 팀 스포츠를 시키기로 했습니다. 리더가 되려면 꼭 배워야할 과정입니다. 세상에는 나 혼자 못하는 일이 있다는 점, 내 하고픈대로 하기 보다 서로 양보하고 도와야 팀으로 이긴다는 점을 배우는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럽도 귀족일수록 축구, 폴로, 조정 등 팀 경기를 많이 하지요. 마지막, 체격은 클 때 커줘야 합니다. 공부는 나중에 해도 안 늦습니다. * * *낮에, 분당지역 축구 클럽들이 다 모여 경기를 했습니..
T님께서, 저는 아이 영어 공부 어떻게 시키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마침 유사한 질문들을 몇 번 받기도 했고 서로 공부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에 포스트로 적습니다. 1. 학원에 대한 관점 전 영어학원 안 좋아합니다. 지나치게 상업적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영어 뿐 아니라 다른 과목도 학원 보내기 싫어합니다. 돈도 아깝지만 아이들 시간이 더 아깝습니다. 지금도 두 녀석들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건, 소위 말하는 '잡기' 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사교육입니다. 딸= 농구 교습, 영어 학원, 컴퓨터 (영재반은 무료) 아들= 농구 교습, 농구 클럽, 축구 클럽, 피아노, 영어 학원 아들은 완전 운동권입니다. 둘 다 영어 학원을 안다니다가 작은 녀석은 4학년인 올해부터, 큰 녀석도 그즈음 시작했다 한..
#1 진도는 느려도 글쓰고 있는 중입니다. 거의 대부분 작업을 주말에 합니다. TV를 안 보는 저희집은 거실이 서재지만, 조용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아들 방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2 빌리는 김에 아이에게 임무를 줬습니다. 제 글작업의 조수가 되어달라고. 격물치지님과 이야기하다 얻은 아이디어입니다. 보수는 책에 이름 넣어주고 감사의 뜻을 표하는 걸로 했습니다. 아이는 좋아라 합니다. #3 주 임무는 주말되면 방을 작업상태로 전환하는겁니다. 산란함 싫어하는 아빠 성격 아는 아이는, 제 책상을 항상 싹 비우고 먼지하나 없이 걸레질을 해 놓습니다. 시계와 메모장, 케이블 연결은 서비스입니다. 한결같은 상냥함이 고맙고, 배려 깃든 근면함이 흡족합니다. 원래 계약에 없던 주급을 추가로 받습니다. 매주 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