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나의 두번째 돌반지
Inuit
2020. 2. 19. 16:37
주문한 돌반지가 도착했습니다. 선물용이 아니고 내 것이에요.
이 나이에 돌이라니?
발단은 '100세 인생'이란 책입니다. 그 전부터 '생각보다 오래 사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책을 통해 깊이 있고 함의 풍부한 이야기를 들으니 생각이 더 진해졌습니다.
지금 이후의 삶이 연장전이 아니라 후반전에 불과하단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기승 중이라 아직 전결은 오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린다 그래튼이 제안하는, 100세 인생에 대비하기 위한 세가지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Productivity
Vitality
Transformation
다 중요하고 부족한게 많지만, 저는 특히 vitality에 신경써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관련해서 유형성숙(neoteny)란 말이 나오는데, 아이의 마음을 갖고 나이들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결심한게 올해를 제 '사회적 돌'로 삼기로 했습니다. 모르는게 많고 알고 싶은게 많고 부족한게 많은데,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자는게 모토죠.
이런 각오를 담아 반지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제 삶의 많은 부분을 다시 돌아보며 새로 익혀 나가고 있습니다.
-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면서, 뭘, 언제 먹어야 하는지, 어떨때는 안 먹어야 하는지를 새로 익히고 있습니다.
- 수면의 질을 측정하기 시작하면서, 자기 전 루틴과 준비사항, 잠자는 방법과 깨는 방법까지 새로 훈련하고 있고요.
- 손글씨 쓰는 법도 작년에 수십년 만에 새로 배웠고 매일 손으로 써보고 있습니다.
- 스윙댄스를 배우다보니 (바운스 주면서) 걷는 방법도 새로 배우고 있습니다. 발이 나갈 때 손도 같이 나가면 어색하다는걸 매번 깨닫고 있지요.
- 강의 두시간만 하면 목이 쉬는 문제가 발성이란 점을 알게 되었고, 목을 쓰지 않고 성대를 울리는 발성법을 매일 연습하고 있습니다.
- 좋은 발성을 시도하다 보니 복식호흡이 중요하다는걸 배웠고, 숨쉬기도 매일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러고 보니, 먹고 자고 숨쉬고 걷기에서 시작해, 쓰기와 말하기를 다시 배우고 있는 셈입니다. 제 인생 두번째 돌반지에 이렇게 새겨 넣었습니다.
Be crazy, be weird, be silly
Grow to a neoteny k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