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제텔카스텐: 슬기로운 메모생활

Inuit 2024. 3. 9. 07:23

1️⃣ 한줄 

해독 실패한 고대 비법인가, 신격화된 토템인가
 

  Inuit Points ★★★☆☆

아카데믹한 글쓰기 방법론의 성배 취급 받는 제텔카스텐입니다. 바탕의 원리가 강력하니 효과가 있을것 같긴 한데, 진짜가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책은 열심으로 말하니, 어렴풋이 느껴지지만, 이거다 싶은 방법은 모르겠습니다. 몇가지 원칙은 저도 써보고, 전체적인 관점은 살면서 실험해보려 합니다. 주었습니다.

 

❤️  To whom it matters

  • 책의 본래 소구층인, 학생, 연구자, 논픽션 작가들
  • 메모 정리의 차원을 높이고 싶은 사람

🎢 Stories Related 

  • 제텔카스텐(zettelkasten) 영어로 slipbox, 메모 상자입니다.
  • GTD(Getting Things Done) 그랬듯, 실물 메모에서 창안한 방법론이라 이름이 그러합니다.
  • 제텔카스텐 창안자는 독일의 니클라스 루만(Niklas Luhman)입니다.
  • 저자 쇤케 아렌스는 독일 사회학 커뮤니티 내에서 전승되던 제텔카스텐을 영문으로 발표해 대박을 칩니다.

Zettelkasten: how to take smart note: One simple technique to boost writing, learning, and thinking - for students, academics, and nonfiction book writers

Sönke Ahrens, 2017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리뷰만큼은 전설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1960년대, 평범한 독일인 니클라스 루만. 그는 공무원 생활 제텔카스텐 방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정리합니다. 그러다 하나를 학계에 보냈고 바로 교수로 픽업됩니다. , 학위가 없으니 교수 자격을 맞춰오라는 요청(으읭?) 받죠.

 

루만은 곧바로 모아둔 제텔카스텐, 메모상자로 가서 글을 씁니다. 1년도 안되어 필요한 모든 자격, 조교가 있는 학위, 교수 자격취득 논문까지 써서 제출합니다. 임용 이후, 늦깎기 데뷔에도 불구하고 30년간 58권의 저서, 수백편의 논문을 양산하죠. 그것도 동일 주제 울궈먹는 유사 논문 없는 별도 주제라고 전해집니다.

책은 루만의 메모 정리와 글쓰기 방법을 설명합니다.

 

인물, 사건, 배경과 시작까지 모두 좋았지만 책에서 크게 건지진 못했습니다. 독일 글이라 그런지, 저자의 스타일인지, 미국 책처럼 구조화되고 명확하게 떨어지는 맛이 없네요.

 

책의 골자는 4가지 기반 원칙(underlying principles) 성공적 글쓰기 6단계로 나뉘어져 있지만, 억지로 맞춘 숫자입니다. 항목간 가중치 배분은 불균형이고, 의미적 구분은 모호합니다.

 

제일 불만은 결국 어떻게(how)하라는게 명확하지 않다는 입니다. 이런건 작은 규모의 명료한 예제만 활용해도 반은 전달되는데, 중언부언 원칙과 효용만 이야기하다 끝납니다. 독자는 몇가지 단서만으로 최대한 추측해야하는 과정이 피곤합니다. (솔직히 저자가 진짜 제텔카스텐을 쓰는지 의심도 했습니다.)

 

반면, 원칙과 골자는 십분 동의합니다.

  •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 있으면 메모해라.
  • 메모를 바탕으로 서지 메모나 인덱스 메모를 만들어라. (영구 메모)
  • 메모를 서로 연결해라.

 

이것만 보면 '뭐가 이리 간단해, 이거 맞아?' 생각 들지요.

하지만 근저에는 강력한 원리가 있습니다.

  • 글은 선형적 계획대로 써지지 않는다.
  •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고, 연관시키고 개발하는 글이 떠오른다
  • 따라서, 자주 들여다보고 문장형태로 정리해두면 아이디어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 이걸 모으면 책이 되고 논문이 된다

 

저도 동의하고 있던 부분입니다. 다만 책을 읽은 이유는 연관짓고 상호참조하는 실제 방법인데, 여기에 대해선 극히 작은 부분만 설명합니다. 루만의 사례에 기대어 순차적으로 관계 짓는 정도 이야기만 나옵니다. 옵시디언을 비롯해 제텔카스텐 디지털 도구가 있고, 저도 도입해보려다 결국 상호참조의 실전 운용법을 터득하지 못했습니다. 책에도 뾰족한 답은 없네요.

 

최종 정리합니다.

제텔카스텐의 원리는 강력하고 유용합니다. 생각의 씨앗을 통에 담고, 각각을 연결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하나의 글로 만드는데 유용하고 효율적일겁니다. 다만 방법은 원리를 참조해서 본인이 터득해야 같습니다. 최소한 제가 글쓰는 맥락에선, 제텔카스텐을 곧이 곧대로 써서 도움받긴 힘들것 같습니다. 써보고 결론을 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