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궁극의 생명

Inuit 2024. 3. 30. 07:29

1️⃣ 한줄 

삼촌의 빛바랜 일기장, 치기 치열했던 때와 이후 지금

 

Inuit Points ★★★☆☆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물학, 유전학, 정보이론의 관점에서 통섭적으로 대화해보는 글입니다. 과학의 세상에서 오래전 글이라 지식 자체보다 지식의 생산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귀한 내용입니다. 별셋 주었습니다.

 

❤️  To whom it matters

  • 생명이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한
  • 유전학과 생물학의 정립과정에 재미를 느낄
  • 연구자로서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되는 대학원생

🎢 Stories Related 

  • 세상에서 가장 비싼 주소록을 가졌다는 브록만, 그가 탄생시킨 대중 과학자가 부지기수입니다.
  •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재레드 다이아몬드, 대니얼 카너먼이 대표적이죠.
  • 그의 엣지 시리즈는 취미같은 탐독 리스트인데, '이것이 당신을 스마트하게 것이다', '위험한 생각들', '컬처 쇼크', '생각의 해부' 등을 읽었습니다,
  • 엣지는 기획의 취지가 재미납니다.: "당대 첨단 연구를 하는 사람들을 한방에 몰아놓고 토의를 시키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
  • 이번편은 생물학, 유전학과 컴퓨터 과학의 활발한 상호 이해를 시도합니다.

LIFE: The leading edge of evolutionary biology, genetics, anthropology, and environmental science

John Brockman et al, 2016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첨단과학은 한해만 지나도 낡아버리지요. 생명의 이야기고, 2016 책이라 그래도 시차를 견딜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2002 논의부터 있어 평균적으론 20년전 내용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비주류가 이야기, 또는 너무 주류라 조심스레 논의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 책을 읽는다면, 지식보다는 과학사적 관점으로 접근하는게 재미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17개의 인터뷰 또는 대담을 글로 엮었습니다. 크게 세가지로 분류합니다.

  • 신체와 생물성
  • 정보와 유전자
  • 생태계

이러면 컬럼을 삼각형 주변으로 매핑이 가능합니다.

신체가 생태계와 닿으면 자연선택과 적합도가 주제입니다.

신체의 정보는 유전이죠. 유전자와 유전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유전정보가 생태계를 만나면, 성선택 이야기가 됩니다.

 

책을 관통하고, 지금도 유의미한 내용은 생명의 정의입니다.

 

생명은 무엇일까요?

 

원시 지구의 유전자 수프에서 최초의 자기 조직화로 출발한 느린 진화를 통해 맞이한 혁신은 복제와 대사가 분리된겁니다. 복제는 RNA, DNA 담당하고, 대사는 ATP 나오며 시작되죠. 제가 그린 삼각형에선 복제는 유전정보, 대사는 신체와 생물성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도킨스처럼, 생명이 "동일한 탈출 목표를 지닌 유전자 그룹"이란 비정한 정의도 있지만, "스스로 번식하며 열역학적 사이클(work cycle) 하는 자율 에이전트(autonomous agent)"라는 기계적 정의도 유용합니다. 지구의 생명 아니라 우주의 생명을 구분할 있는 느슨해서 정확한 정의니까요. '엔드 오브 타임' 우주 사고체와 사멸에서 엔트로피 사망을 다룬 데서 지금 정의가 근간을 잡아준걸 느낄 있습니다.

 

좀 더 우리가 알아먹기 쉬운 생명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자기 활동을 조직화 하기 위해 정보를 획득, 저장, 처리, 이용하는 물질 시스템"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 생명의 중요한 목적이자 자체가 됩니다.

 

벽돌책이니 잔가지에 해당하는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은데요.

  • 인류가 영장류에서 영원히 이별을 고하고, 우세종이 이유는 성간 갈등(sex conflict) 영아살해(infanticide)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 사피엔스 특유의 변이는 FOXP2유전자인데 구강의 분절음을 가능케 했고 언어를 구사하게 된다. 심지어 유전자를 쥐에 심어도 쥐가 분절음으로 소리를 낸다.
  • 인간은 맨발을 전제로 진화되었다. 신발은 진화상 경로에 부합하지 않는다.
  • 인간은 힘과 빠르기 어느 운동능력도 동물만 못하지만, 실은 인간의 특수능력은 지구력이다. 원시시대엔 매일 9~15km 걸었고, 사냥을 시작하면 끝내 이기고 돌아오곤 했다.
  • 둥지는 확장된 표현형(phenotype)이다.
  • 진화는 지금도 우리 허파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 지놈의 1/3 바이러스에서 왔고, 허파에서 바이러스가 면역계를 계속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학계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재미납니다.

개별 인터뷰는 지독히 허심탄회했고, 대담이라면 진검들고 날선 대립을 합니다.

 

물리학자는 생물학을 무시하고, 생물학자는 진화심리학을 사기라고 합니다. 또한, 지놈 서열을 분석한 벤터를 필두로 초기 유전공학자들은 엄청난 낭만에 휩싸여 있습니다. 에니악에서 애플2 나오듯, 개인이 유전자 코딩하는 시대를 꿈꿉니다. 책상을 제작하지 않고, 물주어 키우길 원합니다. 과학자가 유전공학의 미래를 놓고 입씨름하는데 미래는 낙관이란 결론은 동일하고 속도가 빠르냐 늦냐 정도로 의미없이 격렬히 싸웁니다. 우린 이후로 코로나 하나 꺾지 못하는데 말이죠.

 

마지막 매력이 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를 꿈꾸다 이집트학을 공부하고 말이 재미없어 의학을 배웠다가 결국 미라 DNA연구로 빠진 Svante Paabo, 수학-미국사-심리학-동물학 등을 전전한 Robert Trivers 처럼 빙글빙글 인생을 돌다 저명해진 학자의 고생담입니다. 일견 학문적 방황으로 보이는것이 결국 통섭적인 독특한 아이디어와 연구의 토대가 되니 인생 쉽게 판단할 아니란 생각을 합니다.

 

지식면에선 유통기간이 지난 내용입니다만, 삼촌의 낡은 일기장처럼 들춰볼수록 매력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Introduction / by John Brockman
Evolvability / Richard Dawkins
Genomic imprinting / David Haig
A full-force storm with gale winds blowing / Robert Trivers
What evolution is / Ernst Mayr (with an introduction by Jared Diamond)
Genetics plus time / Steve Jones (in conversation with Edge)
A united biology / E.O. Wilson (with an introduction by Steven Pinker)
Is life analog or digital? / Freeman Dyson
Life : what a concept! / Freeman Dyson, J. Craig Venter, George Church, Dimitar Sasselov, Seth Lloyd, Robert Shapiro (in conversation with Edge)
The gene-centric view : a conversation / Richard Dawkins, J. Craig Venter (with an introduction by John Brockman)
The nature of normal human variety / Armand Marie Leroi
Brains plus brawn / Daniel Lieberman
Mapping the Neanderthal genome / Svante Pääbo
On biocomputation / J. Craig Venter, Ray Kurzweil, Rodney Brooks
Engineering biology / Drew Endy
Eat me before I eat you : a new foe for bad bugs / Kary Mullis
Duck sex and aesthetic evolution / Richard Prum
Toxo / Robert Sapolsky
The adjacent possible / Stuart Kauff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