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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unny & foggy day

Inuit 2010. 11. 20. 21:03
가을의 끝자락, 바스락거리며 시들어가는 햇볕이 좋은 날 
집에 있기 싫어 바람 쐬러 나섰습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조개구이를 먹으러 영종도에 갔지요.
바다를 건널 때는 낮안개가 좀 더 짙어 신비로운 느낌마저 듭니다.
항상 그렇지만, 싱싱한 조개는 날로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다문 입 열 정도만 살살 익혀 후루룩 먹었습니다.

팡팡 튀는 껍질 탓에, 익자 마자 허겁지겁 먹다보니 정신없이 식사를 마쳤습니다.
점잖지는 못한 식사지만, 배불리 먹어도 부담없는 해산물에 흡족할 따름입니다.

조개칼국수를 빼놓을 수 없지요.
'선수'들은 딱 칼국수 하나 시켜놓고 소주를 비웁니다.
그만큼 조개가 많이 들어 있지요.
어찌보면 조개탕에 국수사리 넣었다고 보는게 옳을지도 모릅니다.

부른 배도 꺼뜨릴겸, 연륙교로 섬을 건너 잠진도에 다녀왔습니다.

발그레 내려앉는 저녁해와 
부드러운 바닷바람, 
촐싹이는 파도까지 
모든게 적절합니다.

기분좋은 산보를 하고, 
아들과 바닷가 애먼 자갈 몇 개 던지기 시합하고 
가을의 끝자락을 아쉽게 보듬고 들어왔습니다.

이제 곧 겨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