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 해당하는 글 21건

인간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가 있을까?
그런데, 왜 어려울까?
가장 큰 이유는 본성과 자유의지의 임의적 조합 때문일 것이다.

Mark Buchanan

(Title) Social atom


종교, 철학 그리고 사회과학의 역사는, 어찌보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무수한 시도의 기록이다.
20세기까지는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합리적 존재(rational being)이 인간상을 규정해 왔다.
모든 사람은 개인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가정이다.
예컨대, 합리적 인간상에서는 자선 역시 자기충족적 보상이 전제된 이기적 행동으로 본다.
또한, 범주를 확대하면 공동체를 위한 이타적 자기희생 역시, 종의 보존을 위한 유전자의 이기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근년 들어 그 가정은 폐기 또는 전폭적 수정을 거치게 된다.
이미 1970년대에 사이먼이 주창한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에서 온전한 틀은 제시하지 못할지라도, 최소한 합리적 인간상이 맞지 않음을 고백한 분기점이다.

그리고 요즘 주류화된 구뇌 이론.
내가 쓴 책도 그렇지만, 비합리적이며 감정적 의사결정을 하는 즉자적 인간상이 더해져야 보다 포괄적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이 현재 합의를 이루는 인간 인식의 틀이다.

아직도 인간 자체조차 이해의 폭을 넓고 깊게하려 노력하는데, 인간의 집합인 사회를 어찌 예측할까. 바로 이 점에서 이 책은 매우 명확하고 간결한 프레임웍을 제시한다.

바로 사회물리학이다.

즉 원자 자체의 특성을 엄밀하고 완전하게 기술할 필요 없이, 간단한 자체 특성과 상호작용의 규칙만 규정하면 집합적 특성을 나타낼 수 있듯, 사회 동역학 역시 그런 접근법으로 해석하능 하다는 가설이다. 물리학에서 아직도 약력, 강력에 K입자니 현재도 많은 연구가 진행중임에도 이미 20세기 초반에 원자폭탄이니 초전도체에 그래핀이니 수많은 물리적 업적을 낼 수 있었던 바탕은 원자 자체를 규명하지 않아도 체계의 특징을 예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간 자체에 대해서 궁극의 이해를 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메커니즘만 알면 사회적 거동을 해석할 수 있다.

책에서 들고 있는 몇가지 사례는 매우 적절하며 의미있다.
인종차별이 인종간 분리 거주를 만드는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면 몇가지 합리적 규칙으로만도 인종간 거주분리가 이뤄진다. 내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많은 것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정책 또는 선호도만 있다면 인종차별적 규칙은 필요 없다.
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위가 왜 폭동으로 번지는지, 시장은 왜 블랙스완에 가까운 요동을 치는지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즉 심리학이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고민할 때, 물리학은 입자의 집합적 거동을 망원경으로 관찰가능한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키워드를 모두 잘 담았다. 사회학과 과학의 통섭, 경제와 인문의 컨버전스, 빅데이터의 통계적 처리를 통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 

하지만 책의 한계는 아직 이 부분에 머문다. 즉 규칙에 대한 체계적 방법론이 없기에 사후적 설명에 머문다. 즉, 모델의 작동을 증명하는데 치중할 뿐 의미를 미리 뽑아내긴 힘든 상태다. 많이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델이 완성된 후 파라미터 조절로 사후적 설명은 어떻게든 하지만, 앞으로 나올 부분에는 허당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론이다.
이 책은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마디로 요약가능한 통찰이다.
"인간 사회는 물리학적 프레임으로 해석가능하다."

반면 책의 수준은 두가지 점에서 매우 떨어진다.
첫째, 책의 논의가 2007년 수준에 머문다. 그 이후로도 구뇌에 대한 심층적 연구결과가 많은데 지금 시점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에 혼자 경탄하는 뒷북 모양새다.

이거야 시차라 치더라도 둘째 혐의는 가볍지 않다. 번역이 엉망이다. 저자는 경제학이나 시장경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 하에 글을 쓴게 확실하다. 하지만, 번역자는 공학이나 과학 이외에는 문외한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인 번역 술어조차 나름대로 번역했음은 물론이고, 단어만 뒤틀린게 아니라 뜻마저 뒤틀어 번역을 하고 있다. 즉 번역자 스스로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공학적 설명이 정확하냐면 그도 글쎄다. feedback을 되먹임으로 쓰더라도 자연스럽고 멋진 우리 말로 쓰는 사람이 있고 직역느낌이 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책이 그렇다. 결과적으로 읽는 내내 매우 피곤하다. 누더기 번역을 기워내어 원문을 상상하며 읽어야 하니까.

결론적으로 나는 이 책에 별점을 세개 주었다. 
책 자체가 별 넷, 번역이 마이너스 한개.
이 주제에 심대한 관심이 있지 않는한, 추천하지 않는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Sci_Tech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노사이드  (4) 2013.10.03
이것은 수학입니까  (2) 2013.06.29
사회적 원자  (2) 2013.04.06
중세, 하늘을 디자인 하다  (0) 2013.03.10
Quiet  (2) 2013.01.05
배드 사이언스  (4) 2012.05.10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2개가 달렸습니다.
  1. 통계역학 자체가 물리학 분야 중 가장 정형화된(?) 방법론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지라-한 교수님께선 가장 인문학에 가깝다고 표현하셨죠-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체계가 없는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 재미나군요.
      가장 인문학에 가깝다..
      결국 인문학과 물리학이 서로 힌트를 얻어 더 진전하면 제일 좋겠지요. ^^
secret

김동조

아.. 아쉽다.


연말연시 휴가 때, 이번도 전년에 이어 다리가 온전치 못해 스키를 타지 못했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여유로운 휴양 모드로 지냈다. 

사실, 연말연시 휴가 때 읽으려고 고이 아껴 뒀던 책이다. 평소 hubris님의 블로그를 RSS로 읽으면서, 건조하지만 예리함이 빛나는 그의 글들을 좋아 했더랬다. 내가 그의 트윗과 블로그 글을 추천하고 소개했던 적도 있었으니까, 말로만 좋아한 것 이상이다.

그래서, 그의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구매를 했고, 나중 산 다른 책을 먼저 읽으며, 이 책이야말로 연말연시 쉼표에 어울릴거라 생각했다.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통찰이 넘치는 글맛을 기대했다. 휴가 중 스키장을 바라보며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고 야금야금 읽으려, 피노 누아 한병과 이 책을 보전해 두었었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기대가 커서일까. 실망이 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책은 분명 본전 생각나지 않게 공들여 적었고, 제법 알차다. 아마도 아쉬움은 내 스스로 기대에 대한 안타까움일 것이다.

가장 큰 아쉬움은 내용이 신선하지 않다는 점이다. 레빗 씨의 괴짜경제학과 에두아르도 포터씨의 '모든 것의 가격'의 시각과 논점의 국어판 변주에 가깝다. 분명 표절도 아니고 꼭 같은 내용도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무척 닮았다. 기막힌 요리사가 개업을 했다고 소식 듣고 가보니 맥도날드류의 햄버거를 메뉴로 내놓는 딱 그 느낌이다. 먹을만은 하고, 한끼 때우기 돈 아깝진 않은데, 허전하고 아쉽다.

분명, 다른 포스팅에서 확인했듯, 시류에 맞는 소재를 독특한 세상보기 틀로 면밀히 들여다 보는 저자의 실력은 꽤나 실하다고 아직 믿는다. 그리고. 이렇게 치열히 궁구하고 구조를 들여다보는 관점이 습관화된 트레이더라면 큰 성공은 못해도 큰 실패는 안할 것으로 믿어진다. 

하지만 이 책만큼은 그의 장점과 매력을 잘 못 살린 것 같다. 특히, 출판사는 뭐했는지 문장이 온라인체 또는 지나친 문어에 가까와 거친데도 냅둔 점도 아쉽다. 명료하고 간단한 어투가 정렬되지 않아 산란한 느낌이 강했다. 호흡 짧은 블로그에서라면 용인될 문투지만 책에서는 까끌거리고 답답했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이나 '까칠한 시각'이란 워딩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힘을 빼서 글을 엮는다면 분명 둘째 책은 이보다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  (0) 2013.04.27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0) 2013.03.01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2) 2013.01.18
사장이 알아야할 거의 모든 것  (0) 2012.12.28
또라이 제로 조직  (2) 2012.12.22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2) 2012.12.16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2개가 달렸습니다.
  1. 미니베스트 2013.01.28 18:54 신고
    온라인체(inuit님의 표현을 빌어)를 그대로 문자화한 책들이 가끔 있더라구요.
    저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런던 여행책이었는데, 읽는내내 불편했어요.

    한두모금이면 충분한 시원한 불량음료를 Grande 사이즈로 마시는 느낌?
    • 비유가 딱 와 닿네. 컨텐츠 양산 시대이다보니 훈련받지 않은 작가도 많이 세상에 나오는구려..
secret

모든 것의 가격

Biz/Review 2011.11.29 22:00
쉬운 질문 하나.
여러분 목숨의 가격이 얼마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 * *


대부분 무한히 크다라는 답을 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건 레토릭이지 정량적으로는 유한한 목숨의 가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진짜 무한하거나 엄청나게 높은 금액을 가정합시다. 그러면 외출 중 사고를 당할 확률이 0.0000001%라 해도 손해의 기대값은 무한대 또는 매우 큰 값이 되므로 외출의 효익보다 비용이 크게 됩니다. 따라서 외출을 하지 않는게 옳은 전략이지요. 반면, 집에 있다가 사고를 당할 확률도 외출시보다는 낮을 뿐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집에 있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번 이런 계산을 하지 않고도 우리는 많은 행동을 합니다. 

물론, 실제로 정확히 정량화하지 않아 위험을 과소평가 하기도 하지만 분명히 우리 마음속에는 목숨의 가격에 대한 어림산이 있습니다.

실제 정량화는 어떨까요?
목숨의 정확한 가격을 산정하는 것이야 수많은 변수가 있기에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목숨의 가격을 매겨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많고, 생각외로 많은 참조 가격이 있습니다. 미국의 환경보호국 지침에는 750만달러, 영국 환경부는 연간 3만파운드를 책정합니다. 인도인은 9만5천달러 정도로 평가됩니다. 수요와 공급, 소요 비용(cost incurred) 등이 조합된 가격이라고 보면 됩니다. 비정한가요?
 
여기에도 대량 할인(volume discount)이 있습니다. 911 테러의 희생자 보상기금에서는 인당 평균 200만 달러를 지급했습니다. 물론 이 때는 합리적 준거보다 보상 기금의 총액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특이하게도, 부자들은 합의를 거부하고 소송을 걸어 평균 500만달러를 받았다고 하니, 목숨 값에도 신분/계급의 영향이 작용을 합니다.


Eduardo Porter

(Title) The price of everything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다룬 빌 브라이슨에서 더 나아가, 에두아르도 포터씨는 '모든 것'의 가격을 다뤄보고자 야심을 불태웁니다. 물론, 가격은 이 책의 테마이지, 실제 맥락은 경제학의 응용을 이야기합니다. 다만, 경제학이 일반 인문학과 명백한 선을 긋는 무기인 정량화, 그중 가장 명징한 상징인 '가격'이라는 구조를 통하면 인류 행동의 숨은 원리를 엿보는 대단한 흥미를 자아냅니다.

예를 들어, 간통은 보다 나은 짝을 찾도록 돕는 시장(market)기능을 합니다. 수컷은 혼인의 제약을 넘어 더 많이 번식을 도모하고, 암컷은 한정적 기회인 임신의 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나은 수컷의 유전자를 탐색합니다. 즉, 혼인은 암수가 모두 투쟁하는 사회적 긴장을 줄이는 규제로 작용하는 한편, 유전자 레벨에서는 간통으로 은밀히 최적화를 이루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새들에게 간통이 일반화된 점을 저자는 지적합니다. 당연하게도, 이 책의 주장은 간통을 옹호하자는 취지가 아닙니다. 다만, 혼인이 갖는 비용 대 효익, 그리고 그 제도가 갖는 불합리함이 있을 경우, 간통이든 일부다처제든 또다른 사회적 제도가 보완을 하게 된다는 기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은, 같은 각도의 문제의식으로 행복의 가격, 노동의 가격, 문화의 가격, 신앙의 가격등을 꽤 심도깊고 지루하지 않게 해부합니다. 가격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노예, 임금노동자, 불법이민자는 호환 가능한 생산요소입니다. 다만 각 요소별 비용과 효익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 사회적인 기저를 달리 형성해 왔습니다.

마찬가지로, 문화라는 다변수 인문현상도 '사회적인 집단가격체계'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책이 그러한 입장을 대변합니다.

중요한 것은, 인간사 고귀한 개념들에 감히 가격을 붙이는 천박한 논변이라 폄훼할 일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무리가 따를지라도, 기존의 세상을 새로운 렌즈로 볼 때 무수한 통찰과 배움이 융성하기 때문이지요. 

덧붙이자면, 저는 해답 없이 냉소와 비관적 궁구의 세상에 머물기만 하는 경제학에 대해 실망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적극적인 경제학의 응용은 앞으로도 더욱 풍성하게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년 뒤에도 살아남을 직장인을 위한 안내서  (6) 2012.01.06
통계의 미학  (2) 2011.12.13
모든 것의 가격  (2) 2011.11.29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4) 2011.11.04
많아지면 달라진다  (4) 2011.11.02
큐레이션  (2) 2011.10.28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2개가 달렸습니다.
  1. 제 목숨값은 딱히 비싸진 않겠지만 죽는 타임을 죽는 사람이 선택할 수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죽고 싶을 때 죽게;; 그럼 잘만하면 불로장생하는 인간이 되는걸까요?ㅎㅎ
secret

위험한 경영학

Biz/Review 2011.02.07 22:00
여러분은 만약 다시 대학으로 전공을 택한다면 어떤 공부를 해 보시겠습니까? 

저는 종종 말합니다. 이과라면 물리학, 문과라면 경제학을 택하겠다고. 전 우연처럼 운명처럼, 항공우주공학 그리고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그 덕에 직업상의 경력도 성공적으로 쌓아 왔지만, 응용학문이 갖는 고형성보다 일반학문이 갖는 통합적이고 유용한 사고 방식에 마음 끌리는게 사실입니다. 하긴, 공부로서의 일반학이 아닌 학위로서의 일반학문 역시 매력 없는 구석이 많지요. 전문인으로서의 취업시장에서 입지도 약하고, 기본학문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라는 세팅하에서라면 역시 제한된 영역에 스스로를 가두고 우물안 개구리같은 천착 밖에 길이 없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그런 까닭에 졸업 이후의 스스로 공부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여가의 대부분을 몰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일환으로 행동경제학이 고개를 들 무렵, 일찌기 관심을 갖고 행동경제학의 프레임으로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책을 집필하기도 했듯 말입니다.

Matthew Stewart

(Title) The management myth

Heart beating philosopher's insight
그런면에서, 이 책처럼 읽기 전 제 마음을 울렁이게 한 책도 없을겁니다. 1) 학문의 근원이자 사고의 방식을 다루는 자칭 철학자가, 2) 컨설팅 업계에서의 실무 경험을 기반으로 3) 경영학의 허구와 환상을 파헤치는 내용이니 얼마나 흥미진진하겠습니까. 게다가 그 도메인은 제가 공부해왔으며 업으로 삼고 있는 전략과 인사를 주된 내용으로하니 말입니다.


So biased
"지독히 편향적이다!"
책 읽으면서 혼자 되뇌이던 말입니다. 동서고금의 철학자 이름과 인용을 주워 삼기면서 경영학의 무용론을 설파하는 것은 좋은데, 그 교묘함이 일반인이 알아채기 힘든 말의 성찬이라는 점에서 독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Knocking off the gurus
저자가 거짓말을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의 논증은 꽤나 충실합니다. 제가 알던 사실보다 더 적나라하고 상세하며 치밀하게 고증되어 있습니다. 저는 사실 이 부분에서 지적인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스튜어트 씨는 경영학의 대표적 구루 4인을 불러내 하나씩 난자합니다.
1. Frederick Taylor
과학적 관리기법을 제안하여 경영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만든 인물. 하지만, 그의 과학적 관리기법의 핵심 논증인 피그 아이언(pig iron) 연구는 과학의 성과라기 보다는 잘 된 샘플 하나의 확대해석과 주변 정황의 날조란 사실. 그가 실제로 창조한 효율성보다, 그의 컨설팅 비용이 비쌌다.
2. Elton Mayo
과학적 기법보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는 행동주의(behaviorism)의 태두. 그러나 그의 유명한 호손 실험 (hawthorne experiment)의 핵심 요소가 인본주의적 요인보다는 급여 인상 효과가 더 컸고, 그는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골라 썼다.
3. Michael Porter
전략개념을 경영에 도입한 인물. 하지만 그의 구조적 특이성을 이용한 초과수익 개념은, 모두가 초과수익을 도입할 때 초과수익이 사라지는 논리적 모순을 초래한다. 단지 경영자의 이익에 복무하는 이론임.
4. Tom Peters
6백만부를 넘는 판매부수로 경영학의 대중화를 이끈 인물. 그의 설득방식은 종교주의적 색채를 띄며 스스로를 교주화 하고 있음. 자기 자신의 회사조차도 그의 경영원칙과 강령을 따르지 않음.
협소한 공간이므로 매우 거칠게 요약했기에 상세한 논증은 책을 참조하시는게 낫습니다.


Inuit's counter-argument
스튜어트 씨 논증을 종합적으로 비판하자면 교각살우입니다. 다만, 고사처럼 정성이 넘쳐 실수로 소를 잡은게 아니라, 본원적인 살의를 담아 뿔을 비틀고 있다는 점이지요.
시간순으로 최근부터 봅니다. 피터스의 경우, 저도 예전에 글 썼듯 바락바락 악쓰며 자극적인 문구가 난립해 읽기에 매우 피곤합니다. 게다가 매번 하는 이야기도 똑 같습니다. 하지만, 잔소리도 새겨들어 배우고 깨달을 점이 있으면 그 뿐입니다. 책 한권 산 것으로 그의 신도가 된 것도 아닌데 본질을 매우 호도합니다.
포터의 경우, '프레임웍은 사고의 틀이다'에서 지적했듯, 5 forces model을 기업분석과 기업경영전략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건 요즘 비즈니스 스쿨에서 생기초에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즉 산업의 매력도를 보기 위한 프레임웍이지 개별 기업의 갈 방향에 대해 아무 것도 말하지 못함을 알고 있습니다.
메이요와 테일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들의 말을 단어 그대로교조주의로 받아들이는 경영학도는 없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성과가 매우 거칠고 초보적인 학문적 성취란 점도 다 아는 점입니다. 단지, 각각은 경영학 정립과정에서 크게 물줄기를 틀었다는 점에서 인정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Killing corpes
제가 가장 불편한 점은, 전형적인 허수아비 논증을 펼친다는 점입니다. 즉, 경영학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네 명을 골라 그들을 각개 저격한 후, 이제 경영학은 죽었다, 무용하다는 결론을 끌어내는 방식입니다. 마치 본문비평학 하는 사람들이 오버해서 '성서가 날조이니 기독교는 무용하다'는 주장과 흡사합니다. 저는 성서가 특정한 견해를 담은 사적 문서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무용함을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종교는 그 역할이 분명하고, 유용하지요. 다만, 교회가 비즈니스 조직화되고 사유화되는 점이 불만입니다. 
경영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의 네 명의 흠에는 저도 동의하고, 누구의 영향없이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반면, 그들이 경영학의 등가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경영학은 시간에 따라 변해 왔고, 경영하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 도구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스튜어트 씨는환원주의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스스로 환원주의의 오류에 빠져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구성입자 몇개가 오류이니 전체는 오류다, 라고 논증합니다.


It's all dynamic
심지어 드러커 보고는 매번 말을 바꾼다고 놀립니다. 50년이면 세상이 얼마나 변하는데, 같은 말을 반복해야 일관된다고 생각할까요. 자기 생각이 틀렸다면 그에 맞춰 수정하는게 옳은 것 아닐까요. 

테일러나 메이요도 그렇습니다. 그들의 역사적 의미는 사람들에게 인식적인 전환점을 주었다는 부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 한다는 뜻이 아니라, 시대적 요청이 그 사람에 의해 아이콘화 되었을 뿐이라는 뜻입니다. 그들이 데이터를 날조했든 안했든, 시대 상황에 따라 결과적으로 유사한 흐름이 형성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이해하는게 중요합니다. 

테일러의 시대에는 기업이 양산되며 경영에 대한 구조적 틀이 필요했던 시점이었습니다. 그게 과학이 융성하는 시대와 맞아 과학적 경영이라는 기법이 탄생된 것이지요. 무엇이든 과학으로 해석하는 사회적 동의가 있었고, 트렌드였고 더 중요하게는 주먹구구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 부분에 열광한 것입니다.

메이요도 그렇습니다. 지나친 과학주의가 야기하는 비인간성 때문에 테일러주의가 비판받던 시대였기에, 누구의 연구 결과일지라도 인본주의가 주도하는 반작용에 대한 갈망이 응집되던 시점이었습니다. 메이요는 그런 시대정신을 잘 읽었고, 마침 호손의 데이터는 테일러주의의 결정적 반증 역할을 맡아야 했던 것입니다.

그 후는 잘 알듯, 과학적 관리와 인본적 관리가 융합하며 경영의 모양을 잡았고, 기업 외부적 시각에서 보는 관점도 필요하고, 지식 노동자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경영도 필요했기에 포터와 피터스가 득세했습니다. 

즉, 경영의 흐름은 인류의 사고 방식에 발맞추어 변화할 따름이지 어떤 몇명 인간의 조작에 의해 인류가 사기를 당하는 시추에이션은 아니란 소리입니다. 제가 잘 쓰는 말이 있습니다.
"한명을 오래 속일 수 있고, 여러 명을 잠깐 속일 수 있어도, 여러 명을 오래 속일 수는 없다."


So what?
스튜어트 씨는 한술 더 뜹니다. 경영학은 비즈니스 스쿨과 몇몇 이해관계자들의 배를 불리는 도구일 뿐이고, 철학이나 인문학만 배워도 충분하다는 경영학 무용론을 펼칩니다. 이게 뭐 대단한 사실처럼 난리를 치지만, 동양에서는 주지의 사실입니다. 중국의 엘리트 공무원이나 기업 총경리들이 그렇고, 우리나라 대기업 사장단만 봐도 경영학 전공자보다 공학 전공자가 더 많습니다. 

단지 경영학은 엔트리 레벨의 직업훈련이며 일부 숙련된 중간관리자를 양산하는 유용한 하나의 시스템에 불과합니다. 이를 알만한 사람이 흑백논리를 펼치며, 무용하니 폐지하자는 유치한 논증을 벌입니다. 물론, 미국적 맥락에서 MBA 타이틀이 갖는 비정상적 우월지위에 대한 반작용임을 알지만 개인적 컴플렉스를 의심할 만큼 의도 과잉입니다. MBA의 의미라면, 이미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공급이 늘면서 초과수익력이 떨어진지 오래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미국 MBA는 그냥 국내와 마찬가지로 석사 2년 인정입니다.


A consultant will ba a consultant
이러니 내가 컨설턴트 욕을 안 할 수 없습니다. 빼곡한 팩트와 현란한 말솜씨로 본질을 호도하고 '나 잘났지 그치?'하고 사라지는 수법입니다. 대안도 없습니다. 그저 '경영학은 잘못된 학문이고 일부 놀음에 너희는 피해만 봤지, 메롱.'입니다. 기껏 대안이라고 주장하는건 철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얼토당토 않은 소리입니다. 이쯤되면 철학에 대한 판타지를 넘어 페티시를 느끼는 스튜어트 씨입니다.

실제로 인더스트리에서 전쟁을 치르며, 전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경영학의 계보나 흐름에 퍽 많은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줄 아나봅니다. 더 날카롭고 포괄적인 직관으로 스스로의 길을 열어가면서, 필요할 때 경영학적 도구의 도움을 받을 따름인데 말입니다. 

저는 이미 비즈니스 스쿨 초년병 시절에 'Good to Great'의 맹점을 까는 글로 동기들의 열성적 지지를 받은 바 있습니다. 유행가 같은 전략책들이 갖는 사후적 해석의 함의가 미래를 열어주지 못함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도, 저는 모든 경영학자의 주장에 귀 기울입니다. 내가 사람과 현상에 매몰되어 갈피를 다시 잡아야 할 때 중요한 조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경영학은 가이드지 리더가 아니란 점입니다. 이를 모르는 경영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그걸 모르는 컨설턴트는 꽤나 많은듯 합니다만.


So funny but still interesting
결론적으로, 논란의 여지는 많지만 재미난 책입니다. 읽기에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게 사실입니다. 또한 경영학, MBA, 더 나아가 미국적 학문체계를 비난하고 싶은 사람의 무기고로 사용해도 좋을 책입니다. 하지만, 그의 논리에 동화되는 순간 무의미한 게릴라 반군에 합류할 따름이란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컨대 스튜어트 씨는 미래 예측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불가지론을 펼칩니다. 그의 결정론적 세계관은 전형적인 20세기 사고방식입니다. 지금은 미래를 예측하고, 실행하여, 만들어가자는 프레임웍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유정식님 같은 분이 그 분야의 대표적인 컨설턴트이지요.

책의 구조상, 경영학 비난과 그의 직장생활 회고를 왔다갔다하며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의 세상은 컨설팅이 그 이름만 내 보여도 돈을 벌던 시기였습니다. 구조적으로 안정되기 전에 생기는 일입니다. 

스튜어트는 자신이 본 세상에 기반하여 너무 많은 부분을 일반화하려다가 역작을 졸작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초삼걸  (2) 2011.03.19
위키리크스: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  (2) 2011.03.06
위험한 경영학  (8) 2011.02.07
2020 부의 전쟁  (10) 2011.01.11
불황을 넘어서  (4) 2010.12.26
소유의 역습, 그리드락  (2) 2010.08.13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1. 와우^^
    지금까지 InuiT님의 서평과 글들을 봤을때 이처럼 비판 & 비난(?)이 심한 글은 처음입니다. Matthew Stewart 많이 혼났네요^^ 이거 영문판 만들어서 저자에게 보내주면 재밌겠다는 생각해보았습니다^^ ㅎㅎ 한국인을 우습게 보지마라...뭐이런메세지를 담으면 재미도 있을것 같구요^^
    간만에 또다른 시각에서 InuiT님을 바라보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 저도 잘 읽었습니다. 한국인 언급은 본문과 상관이 없어 보이네요. ^^
    • 비난은 아니고 비판, 또는 비평이지요. ^^
      독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독하게 받아줘야 하는지라..
  2. 비밀댓글입니다
    • 관련해서는 예전 제 글 참조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http://inuit.co.kr/1665
    • 감사합니다.
      나름 자세히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못 본 내용이 많았네요.
      블로그 정책에서 말씀하신 것 처럼 보고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아 전공을 다시 선택할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상상입니다. -_ㅜ
    저는 사회학을 선택하고 싶군요.
    그건 그렇고 책이 정말 별로였나봅니다. ㅎㅎ
    스튜어트씨가 MBA가 없어서 그런모양이에염.
secret

Taxi economics revisited

Biz 2010.01.12 22:48
며칠전 대학 동기들과 떼 메일 주고 받다가, 몇 년만에 연락을 하게 된 친구가 있었습니다.
12년전 보스턴에 놀러가서 보고, 10년전 결혼식에서 잠깐 본 후, 꽤 오래 연락이 뜸했습니다.
그 사이, 아틀란타 시의 조대 교수가 되었더군요.
서로간 빠른 근황 업데이트를 위해 SNS 주소를 교환했습니다.
제 블로그 주소를 알려줬더니, 꽤 오래전까지 거슬러 글을 읽었나 봅니다.
그 중 흥미를 끌었던 한 포스트에 대해, 후속 메일로 말 걸어 오더군요.

Friend's comment 
Comments on the "taxi economics". After the financial crisis last year, do you now have the answer that you posted at the end?

5년도 넘은지라 저도 잊고 있던 글인데, 다시 보니 기억이 납니다.
당시 택시 운전기사가 신호를 하나도 안 지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위협이 안 느껴질 정도로 인적이 꽤 드문 상황을 잘 이용했던 상황입니다.
답장을 썼습니다.

Inuit's reply
1. There exists 'regulation' as a trade-off to the risk of traffic accident.
2. The regulation presses down the maximum efficiency of society (for operational efficiency).
3. The rule breaker took the advantage of the gap between maximum attainable efficiency and status quo.
Which concludes that the taxi driver took a kind of arbitrage, tackling system inefficiencies.

Then the implication is: it is the proof that the system has room to improve. For example, utilizing IT, giving longer green lights for active traffic without hurting or depriving welfare of others. In this case, obeying rule matches with efficiency and no room for rule-breaking or arbitrage.

곰곰 생각해 보니 재미난 답을 얻게 되더군요.
뜸했지만 낯설지 않았고, 짧지만 의미있던 대화였습니다.
신고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14개가 달렸습니다.
  1. 음.....개인적으로는 악몽이었던 논술문제 보는 것 같네요....;; 결론은.... 적응 여부를 떠나서 효율적 변화는 대찬성입니다만 저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이랑 엮이는걸 싫어합니다. 쿨럭.

    한편 Taxi Economics에 대하자면, 저는 평범히 risk의 대가라고 생각합니다만 굳이 부를 따지자면 의사들과 보험회사 사장들의 부를 나눠 가지신 듯 하군요..
    • 하하하 논술..
      정말 그런 느낌인걸요.

      리스크의 대가인건 맞는데, 당시에 리스크가 거의 없었거든요. 리스크와 효익이 밸런스가 안맞는 문제를 고민해본 상황으로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
  2. 하하하.. 재미있는 내용예요.. 전 택시 기사가 (신호위반에 대한 벌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정부의 부를 가져가지않았을까 생각했는데, system inefficiencies로 생각해볼 수도 있네요. 어딜가나 Shark는 있나봐요 ㅎㅎㅎ
    • 엉.. 내가 몇년동안 생각이 달라진건 그부분인듯 해.
      당시에는 부의 이전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젠 arbitrage로도 보이네. ^^
  3. 전공 영어가 아니면 한눈에 안들어오는군요
    으악!

    그나저나 진짜 risk 니 대가니 고려하더라도 새벽의 택시는 좀 무섭죠.. 특히 총알택시 =_=;; 논리고 뭐고 떠나서 목숨이 위태롭게 느껴질 때는 -_-;;;
    • 총알택시는 말만 들어봤는데 정말 무섭다고 하더군요.
      Jjun님은 인천행 총알 좀 타보셨을라나요.. ;;
  4. ..........
    영어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 ㅠ.ㅠ.
  5. 왜 영어루 쓰고 그러세여..-_-
  6. 뜬금없는..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 ㅎㅎ
    ^^ 올 한해도..좋은 글 선물 많이 주세요~>.<
    • 이스트라님,
      올해 좋은 일 많이 생기고, 또 희망을 퍼뜨려주시는 한 해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
  7. 매일 애들과 하는 영자신문 읽기를
    오늘은 님의 글로 해 볼까나요?^^
    • 와.. 아직도 영자신문 읽기를 꼬박꼬박 하시나봐요.
      좋은 습관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모범 엄마십니다. ^^
secret
사용자 삽입 이미지

Tim Harford

(원제) The logic of life

What a title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편의 인기를 고스란히 잇겠다 표방한 책입니다.
전편의 번역제목도 자기 매몰적 성격이 강하지만, 이번 편은 더 하지요. 원제처럼 '삶의 숨은 이치'를 살펴보고자 한 저자의 바램은 물건너 오면서 사라졌습니다. 다만 흥행 공식에 따라 슈렉3처럼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거듭났지요.
전편을 보며 나름대로 괜찮게 읽었기에, 프랜차이즈 전략을 알면서도 구매를 했습니다. 결론은 '썩 좋지는 않다 (not that good)'입니다.

Marketing formulated
창녀, 10대의 구강성교, 도박, 흑인 범죄, 인종차별, 정략결혼, 도농 격차 등 소재들이 선정적입니다.
흥미 유발을 넘어 의도를 가진 자극성을 봅니다. 책의 모든 컨텐츠가 다양한 연구자의 결론일진대, Levitt 씨처럼 독자적으로 독창적인 연구를 할 역량이, 여건이, 그리고 업이 안되면 굳이 이런 소재로 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할 일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승자독식 현상에서 설명했듯 경제학이 설명해야 할 사회현상은 차고 넘칩니다.
명확히 이야기하지만, 소재가 자극적이라 책의 내용을 폄하하는게 아닙니다. 기획된 책의 한계를 말하는 겁니다.

Rational
결국 이 책을 한줄로 요약하면, 합리적 인간이 선택한 비직관적 합리성에 대한 고찰입니다.
종종 혼돈하기 쉬운 부분부터 정리하자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란 언어적 합리와 다릅니다. 보편타당한 컨센서스로서의 합리 (reasonable)가 아니라 이성적 판단에 의한 개인 선택의 최적화로서 합리 (rational)입니다. 즉, 평가하여 가장 이득이 큰 대안을 선택하는 행위지요. 결국 인간의 합리성이 지금의 세상을 대부분 이끌었고, 일부 부조리하게 보이는 부분도 합리적 선택의 결과로 나타납니다.
책의 논조 역시 경제학의 기본 전제로 회귀합니다.
인간은 대체로 합리적이다.
합리적 대중의 선택을 바꾸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하면 '올드보이는 incest taboo에 대한 영화다'라고 말함과 같겠지요.
하포드 씨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일견 이해 안가는 대중의 선택에 숨어있는 경제학적 기제를 설명합니다. 읽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헐리웃 영화를 보듯 정신없이 재미있게 시간은 갔지만 딱 그렇게 남는게 없지요.

Inuit View
책은 다양한 연구결과를 이용하여 일견 불합리한 사회현상을 설명합니다. 그러나 깊은 고민이 뒷받침 되었을까 의구심이 생기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시말해, 직접 경제학 연구를 하지 못하더라도 연구적 방법론으로 연구결과를 취합하여 설명력을 득하기보다, 어째 재미난 연구를 찾아놓고 설명할 현상을 꿰어 맞춘 듯한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저자는 묻습니다. 왜 매력적인 여성이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는가?
여성의 숫자가 남자보다 적으면 협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실험의 결과는 충분히 수긍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미국 흑인 젊은 남성이 교도소에 많이 가고 여초가 발생하는 현상에서 출발하여, 도시의 여초현상으로 설명하려는 경향은 보편타당하고 보기 힙듭니다. 한국, 중국 등 선별 출산이 어느정도 가능한 나라는 남초현상을 보입니다. 유교적 전통으로 아직 현저한 남성의 결혼 협상력 저하는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이웃에 전과자가 사는 동네보다 고층빌딩이 위험하다는 논리는 그 깊은 뜻은 알지만 매우 위험한 통계의 왜곡입니다. 고층빌딩의 범죄율은 한층 높아질 때 2.5% 높아진다는 통계에 근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고층 빌딩은 마을의 평면을 3차원 공간에 압축한 결과이니, 단위 면적당 범죄율 증가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인당 지표로 보면 다르지요.
물론 전체적인 흐름도 들쭉 날쭉 매끄럽진 않습니다.

총평하면, 책값이 아깝거나 시간이 아까운 정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경제학적 사고의 틀에 관심있는 분은 나름대로 배울 점도 많을겁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다른 부분을 봅니다. 1편에서 보았던 economist narrator로서의 빛나는 역량이 상품적 창의성과의 어정쩡한 타협을 했습니다.저는 앞으로 Harford 씨의 책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의 미래  (16) 2008.06.21
오륜서  (16) 2008.06.14
경제학 콘서트 2  (6) 2008.05.12
승자독식사회  (10) 2008.05.10
先富論 (선부론)  (8) 2008.04.27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 같이 만든거야  (37) 2008.04.20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6개가 달렸습니다.
  1. 책을 팔아야 하니 어쩔수 없는 모양입니다.
    방금 먹은 카카오 72.5% 초콜렛 맛처럼 씁쓸합니다. 물론 inuit님의 후기를 안보고 그냥 읽었다면 재밌었을거에요. 캬캬캬.
    침이 고인다를 거의 다 읽어가는데, 다음 먹이좀 던져주실까 해서 들렀는데...아쉽습니다.
    • 하하하 다음 먹이라..
      승자독식사회 괜찮은데. ^^
    • 승자독식..제목부터 너무나 공격적입니다. -_ㅜ 요즘 심신의 안정과 여유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꺼려집니다. 공중그네를 주문했습니다. 후후후.

      그나저나 요즘 쇠고기때문에 말이 많은데요..inuit님의 고견을 듣고 싶어요..(일부러 포스팅을 피하시는거 같기도 하고 ㅎㅎ)
    • 공중그네.. 마음이 넉넉해지는 책이지요.

      요즘 매일 이맘때 퇴근해서 글쓰기가 어려워요.
      시사에 별로 관심 가지도 않구요.
  2. 역시나 속편의 한계를 못 넘은 것일까요? 나온지 한참되기는 했지만 제목때문에 서점에서 살까말까 고민했었거든요. 슬슬 "콘서트"시리즈도 막을 내리나 봅니다.
secret

승자독식사회

Biz/Review 2008.05.10 17:07
승자독식 (Winner-take-all, WTA) 경제를 분석한 이 책은 이제는 고전에 속한 명저입니다. 신경제의 특성을 매우 날카롭게 해부했지요. 저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이 책을 접했고, 다 읽지는 않았지만 주요 내용은 알고 있던 터입니다. 요즘 깊은 관심을 갖는 화두 중 하나가 양극화 현상이고, 그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차분히 책을 읽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Robert Frank & Philip Cook

(원제) The winner-take-all society


Winner take it all?
승자독식이라는 단어는 매우 상징성을 띈 특정이라고 봐야 합니다. 정확히는 '상대적 지위 차이가 야기하는 시장경제의 비효율성'의 결과입니다.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능력이나 지위의 절대적 차이가 아닌 상대적 차이가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스포츠에서 1초 차이로 2등을 기억하지 않는 경우나, 변호사끼리 맞붙었을 때 승과 패로 완연히 결과가 나뉘는 경우입니다.
둘째, 그 결과가 과대한 보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1등과 2등의 차이가 상대적 차이를 넘는 절대적 보상차이를 유발하고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커야 합니다. 승자독식 현상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전쟁도 전형적인 승자독식이니까요.

그러나 요즘 승자독식이 문제가 된 이유는 기술의 발달 때문입니다. 기술은 승자독식의 발현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최근 정보기술과 미디어 기술이 발전하여 시장이 무한에 가깝게 커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영어의 공용화는 더욱 이 추세를 부채질 하지요. 또한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되는 경우도 임계 질량(critical mass)의 확보 여부가 성공의 단초입니다. 승자독식입니다. 교통의 발달로 물류 비용은 점점 낮아집니다. 게다가 정보기술이 발전하여 어떤 경우는 생산물의 배포에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음반이나 디지털 컨텐츠 같은 경우입니다. 이 경우 승자독식을 위한 경쟁은 전 지구적 범위로 확산됩니다.

Is it bad?
잠시 언급되었듯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는 사실이 승자독식의 문제입니다.
부를 독점하는 하나 또는 소수의 승자와 그 주변의 패자들간의 양극화가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패자들은 언젠가 이룰 승리를 위해 주변을 맴돌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계는 잇겠지만 허드렛일이 될 가능성이 높지요. 승자만이 독식할 수 있기 때문에 승자가 되기 위해 기왕 나선 길, 끝까지 베팅하기 마련입니다. 그 결과는 사회적으로 무의미한 상쇄투자가 이뤄지지요.
어찌 그리 무모하랴 생각하겠지만, 인간의 특성이 그렇습니다. 나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인지적 과대평가는 우리가 늘 스스로, 또 주변에서 접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나는 꼭 이기리라 생각하여 경쟁에 참여합니다. 부나방처럼.
더 무서운건, 설령 자신의 성공확률을 정확히 알아도 중간에 거두기 쉽지 않습니다. 게임이론이 말하듯 내가 스스로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가 첫째입니다. 그리고 '목초지 이론'처럼 내가 경쟁에 참여하여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의 추가가 체감되지 않아서이기도 합니다.

Longtail vs WTA
요즘 유명한 롱테일은 두툼한 머리 (fat head) 이면의 경제학을 말합니다. 이 또한 신경제의 특징입니다. 승자독식(WTA)은 머리가 펑퍼짐하게 퍼지지 않은, spike 형태의 분포를 띄는 경제학을 말합니다. 80대 20을 논하는 전통경제학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둘 다 같은 관점을 갖지만 관점이 이동하는 분포곡선상 위치는 정확히 반대방향입니다.

Really bad divide
결국 승자독식은 요즘 발생하는 양극화 현상에 대한 적절한 설명력을 갖고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비즈니스 스쿨에 있을 때, 승자독식이 말하는 '슈퍼스타의 경제학'에 대해 신경제라고 배운게 엊그제인데, 이제 저는 고전의 반열에 올려 놓고 싶습니다. 승자독식은 생활 곳곳에 이미 만연되어 가고 있으니까요.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륜서  (16) 2008.06.14
경제학 콘서트 2  (6) 2008.05.12
승자독식사회  (10) 2008.05.10
先富論 (선부론)  (8) 2008.04.27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 같이 만든거야  (37) 2008.04.20
대국굴기  (16) 2008.03.30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4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ABBA의 Winnder Takes it All 이라는 노래가 떠오르네요..
  2. 안녕하세요^^ 언젠가 여기 블로그님께 충고와 격려를 들었던 사람이랍니다. 기억나실리 없겠지만 다른 블로그에 좋은 덧글 남기신 걸보고 기억나서 그냥 와밨어욤. ㅋㅋ 쌩뚝맞다요 즐거운 연휴되시길요!
    • 안녕하세요.
      닉네임이 도저히 낯설어 블로그 방문해보니, 누구신지 알겠습니다.
      전에 'x작가'라는 닉을 쓰시지 않았나요. ^^
  3. 승자독식이라고 하니까요,
    패자에겐 이해할 수 없는 상황 혹은 당연한 상황으로
    승자에겐 이해할 수 있는 상황 혹은 당연한 상황으로
    끼인자들에게 흐릿해보이는 진실같습니다.
    단순히 왜 저애가 일을 제일 잘해? 라는 질문으로 보면
    일 못하는 사람은 저 애가 왜 일등인지 이해가 안되거나 원래 본인이 무능해서라고 당연히 받아들이고, 일잘하는 사람에게는 노력했으니 본인이 제일 일을 잘하는것이 당연한 것이고, 중간은 그걸 알면서도 쉽게 승자가 못되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냥.. ^^ 최근 저희 회사돌아가는 모양을 보자니..
    그나저나 당연한것이 사람에 따라 퍽도 다른 모양새를..
    • 심오한 통찰이시네요.
      mode님 말씀하신 부분은, 조직내에서 이뤄지는 승자독식 상황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따로 상세히 다뤄 볼게요.
  4. 기술발전이 승자독식을 부추기기도 하지만 역으로 빠른 플랫폼 변화로 빠른 지위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 맞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그러나, 여기서 문제로 삼는건 '플랫폼' 내에서의 양극화와 과도 경쟁이 수반하는 비용입니다.
      즉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플랫폼이 생겨도 WTA 구조라면, 그 혜택은 극소수가 가져가고, 그 비용과 고통은 꽤 많은 다수가 짊어집니다.
      결국 기술발전이 이끌어내는 지위변화는 오히려 양극화를 고착화하는 방향이 되겠지요.
  5. inuit님과 쉐아르님의 포스트에 힘입어 저도 포스트 하나 올려 보았습니다. ^^
secret

Tim Harford

(원제) Undercover Economist

어떤 면에서 인간은 경제적 동물입니다.
무슨 일을 하건 부지불식간 효율을 따집니다. 같은 산출을 얻기 위해 투입을 줄이거나, 같은 투입인 경우 산출을 늘이도록 갖은 아이디어를 동원하지요.
뿐만 아니라, 일을 하고, 돈을 모으고, 투자하고, 소비하고 생활의 여러 면이 경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은 세상을 보는 사고의 틀로 적절하게 익혀놓으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에 대해서는 막연히 딱딱하다거나 어렵다거나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경제학하면 그저 X자 모양의 수요공급 그래프가 먼저 떠오르면서 골치가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죠.

음모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는 희소성을 유지하여 독점적 이윤을 노리고자 하는 경제학자들의 경제학적 행위의 결과일 것입니다. 일반인이 쉽게 경제학을 접하지 못하도록 어렵게 책을 쓰는 것이지요. (정말일리가...)
실제로 경제학 내에서도 특정 학파가 차별적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미적분을 비롯해서 편미분방정식까지 동원해가며 경쟁학파를 따돌리는 경우가 있으니 아주 황당한 가설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예전 '미 대선과 arbitrage'라는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러한 인위적 제약은 시장가격으로 회귀하게 마련이지요. 바로, 대중을 위한 쉬운 경제학 개설서입니다. 골치아픈 수학 없이도 훌륭히 경제학을 실생활과 연계하여 설명할 수 있다면 수요는 만만치 않겠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원제와는 좀 동떨어진 제목의 '경제학 콘서트'란 책이 그러합니다.
논의의 내용이 품질이 있는 주제를 그다지 어렵지 않게, 수학없이도 납득이 가도록 잘 써놓았습니다. FT 경제담당 논설위원이란 것이 아무나 하는 자리는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개념을 잘 이해하면서도 쉽게 쓸 수 있는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 책의 진짜 미덕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구분을 어떻게 하는 것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80년대의까지 경제학은 시장원리의 작동이념과 그 구현에 무게중심이 있었습니다. 반면 90년대 이후에는 경제학 기본가정인 완전시장의 실패 부분에 집중적인 관심이 쏟아졌고 여러개의 노벨상을 부여받은 기존 경제학의 보완이론이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정보 비대칭에 의한 역선택(adverse selection)을 다룬 정보경제학, 망 외부성 (network externality), 게임이론 등등이 그것입니다.

'경제학 콘서트'는, 이렇게 새로운 개념에 대부분의 내용을 할당하여, 경제학의 생활에 대한 설명력을 높였을 뿐 아니라, 오래전 경제 교육을 받은 내 또래 사람들에게는 유지보수 교육의 기회마저 제공할 듯 싶습니다.

On one hand, 제 알량한 지식의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이 책에 대해 악평을 하여 쓰레기의 혐의를 씌워 놓거나 아예 무시하는 것이 옳겠지만,
on the other hand, 디지털 경제학의 특성상 정보는 비경합적 (non-rivalry)이고, 정보 생성의 공유결과가 내게 역으로 약간의 도움이 되어 돌아올 수 있는 positive network effect가 있는 것이니 그냥 세상에 내어 놓습니다.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Rogue Trader  (19) 2006.04.19
대체 뭐가 문제야?  (6) 2006.04.10
경제학 콘서트, 경제학 다시 배우기  (17) 2006.04.02
CEO 징기스칸이 주는 벤처경영에의 시사점 (1)  (11) 2006.03.29
머니 사이언스  (8) 2006.03.18
블링크 그리고 직관에 관하여  (6) 2006.03.05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17개가 달렸습니다.
  1. 이 책...생일 선물로 받을 예정입니다. ^^;
  2. 경제학 콘서트라는 제목은 이전의 베스트셀러인 과학콘서트에서 따온 제목이라 더군요..
  3. 모든 전문용어의 사용은 '전문가' 세계로의 진입장벽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다시 말하면 철밥통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것이라고 생각합죠.
    • 전문용어 자체는 같은 이해도가 있는 사람들 사이의 경우에 의사소통을 대단히 효율적으로 해주지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학자연하기 위한 용도는 아니겠지만요.
      따라서 모종의 냄새가 난다면 꼭 한번 들이대볼 필요도 있을겁니다.
      "그게 무슨 뜻이랍니까??" 혹은 "그게 무엇의 약어인가요??"
  4. 와! 이거 왠지 재밌을거 같군요. +_+
    경제학 음모론이라..솔깃한데요. 정말 그럴거 같기도 하고!!
    • 엘윙님!
      소문내지 말고 독파해서, 꾸꾸님 코를 납작하게 한번..
      쿠쿠쿠... (evil smile)
  5.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스타벅스 얘기로 시작하기에 꽤 가볍게 쓴 경제학 책일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는 깊이가 있더군요. 서른살의 경제학, 괴짜 경제학과 함께 아주 괜찮은 책^^
  6. 이 책, 요새 여기저기서 많이 이름이 들려오더군요. 한 번 읽어봐야할듯..
  7. 북세미나에선 강사가 별로 이상한 이야기만 하는거 같아서..
    그냥 나와버렸는데.
    책은 좋나바요?^^
  8. 책을 읽고 다시 Inuit님 서평을 읽으니까 완전히 다른 내용의 책 같군요. 크크. 제가 놓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 흠.. 아마 제가 책 내용하고 관계없는 이야기를 많이 써서 그럴겁니다. 사설이 길었다고나 할까..
  9. 같은 이해도가 있는 영역에서의 효율적인 소통을 위한 도구로써 쓰이는 전문용어가...일반인들에게는 장벽이 되는 것이라 부탁드리건대 무슨 뜻인지 알고싶은 일반인 들에게 약간의 설탕을 뿌려주심이 어떠하실련지요...
secret

들어가면서

부동산에 관심있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요즘 아파트 가격이 난리도 아닙니다.

위 기사에 나온 사례에서는 대치동 60평형 아파트가격이 1주일새 2억원이 올랐다고 합니다. 1주일새 6%, 매일 3천만원씩 오른 셈입니다. 이 사례가 좀 극적이긴 하지만 강남, 분당 집값 오름세가 요즘 가파른 것은 사실입니다. 분당의 부심지 중대형 아파트가 최근 석달새 30~40%가량 올랐다는 사례는 열거하기 힘들정도로 주위에 많습니다. 석달간 매일 300만원씩 올랐다고 생각하면 월급쟁이들은 한숨만 나오지요.

부동산만큼은 숙맥에 가까운 저인데도, 주위 분들이 상담이나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해드리는 조언은, 부동산 비중을 과하게 편입하지 마시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더군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보유와 종부세
예전 포스팅(판도라의 뚜껑은 열리고)에서 언급한 것 처럼, 지금 상황은 정부와 강남부자간의 힘겨루기 양상이라고 판단됩니다. 부동산 투자하는 분들의 금언은 '정부를 이기려 들지 말라'입니다. 공급정책과 조세방향에 따라 부동산의 큰 판을 바꿀 수 있고, 이때 개인은 무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판도라 포스팅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현재까지는 아파트 보유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입니다. 현재의 아파트 가격 왜곡은 전형적인 공급제한에 의한 수급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현재 종부세는 공시가(실제 가격의 60%선) 10억원에 600만원 정도입니다. 이는 부자들이 가진 집을 손해보면서 내놓을 만한 유인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전제는 가격이 폭락하지 않는 경우이지요. 만일 집값이 올라준다면 세금은 고민할 가치도 없지요. 게다가 판도라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부세 부담을 전세자에게 전가할 수 있으면 종부세는 남의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중대형 전세값마저 급등한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실제로 강남 분당 전세값이 급등하는 것은 다주택 보유자들이 핵심지역 아파트에 실거주로 전환하며 매물이 줄어든 까닭도 있고, 그덕에 종부세 부담을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거래와 양도세
거래세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디어 양도세 내줄테니 제발 집을 팔라는 경우가 나오는가 봅니다.
공급이 부족하니, 사고 싶으면 세금을 구매자가 내라는 것이지요. 이는 전형적인 tax incidence의 문제이며 거래의 급격한 감소를 야기하여 다음 거래에서도 강남 부동산의 구매자들이 불리한 전례를 남깁니다.
물론 사는 사람도 실제 거주가 목적이지만, 지금 같아서는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낙관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리스크를 견딜 수 있는 일부는 거래에 참가하게 됩니다.

부동산 가격 급락은 없다?
이 모든 것이 단지 부자들의 이기심이라고 쉽게 볼일은 아닙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뒷받침되기 때문입니다.
강남, 아니 지방사는 사람도 다 아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는 듯이 강남 주택의 80%가 실수요자였다고 발표한 것에서 뭇사람들을 놀래켰듯이,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어설픈 것이 사실입니다.
부동산을 일개 자산으로 취급할 수 없는 것이, 부동산 경기를 확 죽이면 내수는 물론이고 국가 경제가 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일본의 버블 붕괴의 단초가 부동산 폭락에서 시작된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2004년말 기준으로 가계 대출이 32.7%로 기업대출의 23.6%를 추월해버린 우리나라 상황상, 부동산 폭락에 의한 가계 부도는 은행의 부실화 및 개인 파산, 내수 실종의 악순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국도 부동산 가격 급락 방지를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강남 부동산 보유자들은 큰 폭락은 없을테니 일단 버티자로 나서고, 매물이 없으니 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가 높은 특이 거래가 표준거래처럼 호가를 형성하고 그것을 보고 더더욱 집값상승의 기대감을 갖고 매물을 줄이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 아파트에서는 부녀회 차원에서 집값 형성을 하는 불공정거래의 기미도 있습니다만 본질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은
결국, 집을 언제 어느규모로 사느냐의 문제는 현상황에 대한 베팅입니다.
제 의견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쪽입니다.
현재 집값은 가수요에 의한 호가급등으로 거품인 것이 확실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수급불균형이 계속 유지될 것인가에 달려있는데, 정부에서 현재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규제에 의한 물량 제한을 초래했고 만일 이를 개선하는 정책을 사용한다면 가격하락은 시간과 낙폭의 문제일뿐이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정부의 커멘트와 강남, 분당 지역의 수급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 집값 상승을 기대하여, 과도한 차입을 동반한 매매는 불가
* 실제 거주를 목적이라면, 자산여력을 남긴상태에서 적당한 레버리지로 사되 지정학적 위치를 필히 따져볼 것

이렇게 요약이 되네요.

그러나, 참 곁에서 보는 사람의 마음은 착잡합니다.
분당 30평후반 평형이 8억정도 합니다. 지은지가 오래되어 꽤나 낡고 별로 보잘것 없는 외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에 기회비용을 4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환산하면 한달에 330만원짜리 월세를 사는 셈인데 이를 잘도 버텨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기한 재주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돈이 돈값을 못하니 광적인 세상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신고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3개가 달렸습니다.
  1. 에휴.. 저희집도 전세라 조만간 집을 장만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1년내로 그 거품 좀 꺼져줬으면..(...)
    • 거품이 쉽게 꺼져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일단 3.30 대책을 지켜보기로 하지요.
      (계약기간이 1년정도 남으셨나봐요. ^^;)
  2. 정부의 고시문과 실제상황과의 균형감을 잃지 않고 어느정도 자산의 여력은 남긴 채 거래하라는 말씀은....늘 7할의 힘을 쓰되 3할의 자생력은 남겨두라는 말씀으로 보겠습니다
secret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하준,

 쾌도난마라는 제목만큼이나 경쾌하게 복잡한 세상사를 경제학이란 렌즈를 통해 해부한 책이다. 이야기의 전개가 꽤나 날렵하고, 구어체의 대화를 기반으로 정리했기에 알아듣기 편할만큼 단정적이다.
장하준 선생은 '개혁의 덫'에서 세계관의 단면을 읽은 바 있지만 정승일 교수와의 주고 받는 대화속에서 논점이 더 잘 드러나서 재미있다. 적절히 템포를 조절하고 추임새를 넣는 엮은이 이종태의 감각도 좋다.

이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가닥가닥 단편이 아닌 세상을 보는 경제학적 구조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가령, 신자유주의가 금융자본의 이데올로기라는 공식을 받아들인다면, 저성장, 저투자, 고용불안을 본질적으로 옹호하는 금융자본의 속성상 현재의 안정적 저성장의 경제 현상이 쉽게 설명가능할 수도 있다. 특히 근간에 유래없는 청년실업 문제를 야기한 '고용없는 성장'도 일맥상통일 수 있다.
이는 금리가 올라가면 통화량이 어떻게 되고 하는 국부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누가 어떤 목적으로 금리를 내리려 하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중 일부는 읽는이가 꽤나 불편할 수 있다. 예컨대 박대통령 시절의 경제 성장에 대한 옹호나 재벌에 대한 인정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스스로의 관점없이 맹목적으로 박과 재벌을 비판하던 청맹과니 같은 이들이라면 한번 귀기울여 들어봄직한 소리다.

결국 이들의 세계관을 요약하면 반자유주의+민주주의이다.
정치로서의 민주주의는 추구하되 자유주의에 내맡긴 경제는 우리 스스로가 주도하기 힘들다는 논리이다. 일견 의미있는 지적이지만, 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지나친 부정에서 결론이 비약한점은 시간을 두고 생각해볼 일이다.
주주 자본주의가 자본의 논리에 의해 성급하고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기 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going concern으로서의 기업의 운명에 이러한 단기적 최적화가 독약임을 기업 스스로가 잘 알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CSR이니 BSC니 여러가지 개선책을 채용중에 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악한 주주라는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떨치기 힘든 주주 자본주의의 암울한 운명에서, 자율과 통합적 최적화라는 개선방향을 고려하면 밝은 미래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나라 정치계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맹신은 저자의 지적처럼 반드시 짚어야 하는 문제같다. 시장에 반하는 정책은 고려의 대상도 못되고 입에 담기도 힘든 것처럼 믿는 것이나, 무디스의 신용등급 발표가 겁나 제살에 든 멍을 고치기 보다는 대강 가리려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경제학은, 아니 어떤 사회과학도 사후적으로 인과를 설명할 뿐이기 때문이다. 경제와 문화와 역사가 다른 경제체계에서라면 다른 처방을 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고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3개가 달렸습니다.
  1. 저도 이 책 오래전에 읽었는데요. 흥미로웠습니다. 박정희 부분이 말이죠. 역시 박정희의 경제 개발 업적은 인정해줘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최근에 딴지일보 김어준씨가 이 말에 '토' 단 걸 잡지에서 봤는데 이러더군요. '맞아요. 박정희가 우리를 살기 좋게 해준 거, 하지만 말이죠. 돈 밖에 모르게 바보 천치로 만들어 놨어요. 만일 예술로 나라를 일으킬 수 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우리는 지금 더 잘 살고 있을 지도 몰라요.' (대충 이런 논조)
    • 네. 단순히 '우리를 배부르게 했으니 모든 것을 인정' 또는 '민주주의를 말살했기 때문에 그가 한 모든 것은 무효' 이 모두가 스스로 보고 싶은 면만 보는 것 같아요.
  2. 말씀 잘 들었습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