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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인간 시대

Sci_Tech 2017.01.15 20:36

EU에서 로봇을 '전자 인간' 지위로 인정하는 의결을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찬성 17, 반대 2 (기권 2) 압도적 찬성인데요. 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급부상 중인 기술에 대해,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에 기반한 대원칙을 규정하고 유사시 자기파괴를 위한 ' 스위치(kill switch)'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동영상의 나레이션과 자막이 사뭇 SF적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도입부에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와 같지요. 그러다보니, 의결 소식보다 후가 궁금해집니다. 마치 이제 본격적 로봇과 인간의 갈등과 화합의 드라마가 펼쳐질 듯한 느낌이랄까요.

 

페이스북에서의 간단한 논의로도 벌써 많은 생각거리가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로봇 3원칙

이야기를 진전시키기 전에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다시 봅니다.

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2원칙: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원칙: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나무위키)

 

전자 인간의 재산권

현재 그리고 당분간 로봇은 인간의 재산이지요. 하지만 인공지능의 사고와 감정이 고도화되면 언젠가는 로봇의 독립적 지위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동성애의 인정 단계처럼 느리지만 비교적 평화롭게 전개될 수도 있고, 흑인 노예의 해방과 여성의 참정권처럼 보다 갈등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전자 인간의 재산권도 인정받게 있지요. 특히나 인공지능이 단순노동을 넘어 분석과 조율 고차원적 직업을 대체하는 시대라면 상황이 복잡할 있겠습니다. 인간보다 능률적이고 많은 돈을 버는 로봇이 자아가 생기면 노예 상태에 대한 불만이 나올 겁니다. 분명 로봇은 인간이 아니지만 지금의 노동권처럼 전자 노동자의 권리 문제가 사회화되고 어느 시대에는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오랜 시간 흘러 결국 재산권이 인정된다면 정부는 당연히 과세의 대상으로 삼고 싶겠지요. 세금 있는 곳에 대표있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적용하면 전자인간의 인권은 더욱 신장되고, 생물 인간은 하층으로 자리잡는 디스토피아적 상황도 상상이 됩니다. 상상이지만요.

 

동일성 논의

생물 인간은 전인격적 복제가 불가능하므로 동일성이 강제되어 있지요. 하지만 전자인간은 어떨까요. 같은 기억과 같은 사고방식, 같은 감성을 가진 두개의 동형 전자인간 하나가 사고를 치면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나요. 범죄를 저지른 디바이스 육신을 가두어도 정신이 도망가면 어떻게 할까요. 기술이 발전해서 인간의 육신에 인공지능이 머문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반대로 바이오 로봇에 인간의 정신을 담았을 떄는 어디를 벌줘야 하나요.

기념비적 선박의 널빤지가 풍파에 썩어 나무판으로 대다보니 전체 배의 재료가 바뀌었을 이게 과연 배냐 아니냐를 논쟁하던 테세우스적 상황보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광속적 진화

하나 드는 생각은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 속에 수십만년 진행된 진화는, 전자인간에게는 광속의 속도로 찰나적 진행이 것입니다. 알파고가 불과 몇개월 만에 인간 최고수를 이겼을 때의 놀라움을 기억하지요. 하지만 우스갯 소리 그대로 이세돌은 알파고를 이긴 마지막 인간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의 특성상 육체보다 정신이 깊게 발화하는게 전자 인간의 특성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화의 속도와 규모는 지금껏 인류가 목겨하지 못한 미래적 상황이 현실에 펼쳐질 것입니다. 어떤 천재적 인간도 상상은 예측은 어렵습니다. 인류 스스로가 달팽이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건 산업시대와 디지털 시대를 살았던 세대가 겪은 이상의 충격이 있을테고, 생물학적 인간이 적응에 실패하도 도태될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한편, 상황이 되면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아키텍트는 전자 인간 심리학자나 심리치료사라는 타이틀을 달게 수도 있습니다. 필멸의 육신과 세포적 진화속도라는 한계에 갇힌 인간은 AI 지능 총합이 인간 지능 총합을 능가하는 특이점(singularity) 이후에 무슨 경쟁력이 있을까요.

 

종간의 사랑

"Her'라는 영화에서 이미 남자주인공은 목소리로 소통하는 인공지능 그녀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헝겊 인형도 오래 두면 애착을 갖는 사랑 결핍의 생물인간입니다. 만약 전자인간과 사랑에 빠질 무슨 일이 생길까요. 코드가 규정한 전자인간의 사랑은 무엇이 진정성일까요. 기억인가요 저장된 감정인가요. 사랑이 급히 필요할 전자인간이 맞춤형 연인이 수도 있을텐데 결국 사랑은 함의가 어찌 바뀔까요. 자기 만족과 자기애의 확장적 발현일까요. 이때도 모노가미를 강제할까요.

만일 사랑이 깊어져 종간에 혼인적 결합을 갈망하면 어떨까요. 번식의 생물학적 모사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아이의 법적 지위는 무엇을까요. 전자가 들어간 헤테로는 무조건 전자인간인가요. 게다가 전자 인간과 유사 전자 인간이 우월하면 어떻게 될까요.

 

엉성한 3원칙과 디스토피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절멸적 파국을 막고자하는게 아시모프의 3원칙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SF 나오듯 원칙은 허술하기 그지 없습니다. 지능 높은 전자 인간은 조리있고 논리적으로 3원칙을 재해석하면 내장된 금칙조항은 쉽게 무력화되지요. 하늘엔 드론, 땅엔 자율주행차가 서로 하나처럼 연결된 거대지능과 물리적 존재를 드러내면 막장 SF겠네요. 터미네이너와 트랜스포머에 아이로봇을 섞어 놓은.

그러나 이런 전면 파괴형 모델보다는 생활속에서 생기는 지연적 파괴가 무서울 수도 있습니다. 지금 시점도 문제가 되는 부의 양극화와 이주민 문제가 규모로 진행 될지도 모르지요.

그때 3원칙은 어찌 적용될까요. 인간을 착취하는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해석될 여지가 많습니다. 다른 인간이 혜택을 본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SF 많이 나오듯 3원칙을 확대해석하면 더더욱 음울합니다. 지금도 법망을 피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이 많은데, 그들을 닮은 타이쿤 전자인간은 3원칙을 이용해 1, 2원칙을 우회할 로직을 만드는게 과연 어려운 일일까요. 아마도 세금 내는 전자인간은 이미 1, 2원칙을 완화하거나 뒷문을 열어 무력화했겠지만요.

 

물론 잠깐의 공상이 최소한 살아 있는 동안은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은 특이점이 아주 가까이 왔다고 느껴 100조원을 투자하고 있고, 몇년전 예측에 5년은 남았으리라는 자율차는 캘리포니아를 달리고 있습니다. 깡패 드론 잡는 경찰드론과 아마존의 드론용 공중부양 플랫폼이 특허를 받았고요.

어질어질하게 빠른 변화를 보이는 세상에서 한가이  쓸모없는 상상을 하는 생물 인간의 쓸모는 언제까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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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Uber가 주창하는 바가, '우리는 택시의 경제형 공유모델이 아니라, 새로운 수송(logistics) 모델'이라는 건데, 저는 일종의 "세계 평화"류의 립 서비스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Uber 앱을 보니 정말 말대로 되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새로운 기능을 나열만 해 놓으면 그냥 기능 추가 정도로 보이지만, 매우 섬세한 사용자 경험(UX)의 배려가 돋보입니다.


1. 맥락(context) 기반의 목적지 추천, "shortcut"
사용자의 장소나 앱 사용 시점에 따라 집, 단골 바, 피트니스 센터 등을 먼저 보여주어 사용을 편하게 합니다. 이보다 더 좋아라 하는 기능은 캘린더를 싱크 허용하면, 미팅 장소를 바로 눌러 입력 가능합니다.

출장 갔을 때 길거리에서 가방 들고 폰 꺼내서 이 앱 저 앱 스위칭하는 그 당혹스러움을 느껴본 사람으로서 참 섬세하지만 의미 있는 revamp같습니다.


2. 이동의 의미를 되새기다
택시를 타는건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한겁니다. 하지만 우버의 새 디자인은 A에서 B로 가는 이유를 만족시키려 노력합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한 상황을 가정해 봅니다. 대개 약속장소와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어떤 경우는 대략 오늘 오후에 만나자 하고 서로 밖에 돌아다닙니다. 내가 가능한 시간이 되었을 때 '너 어디니? 언제 가능하니? 어디서 볼까?' 매번 반복되지만 만남이 이뤄지기에 중요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요.

Uber의 새 기능 중 하나는 만날 사람을 지정해주면 우버가 연락처를 검색해 연락을 하고, 가능한 때에 '앞으로 30분'간 친구의 위치 공유를 허락 받습니다. 그리고 uber 앱이 그 장소로 나를 데려가는 겁니다.

이 기능을 얼마나 쓸지 모르겠지만, 우버의 새로운 디자인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줘서 인상 깊습니다.


3. 이동 중 단 하나의 앱
처음에 판도라, uber eat, yelp, snapchat 등을 통합한다고 해서 또 흔한 제휴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버의 의도를 들어보니 이해가 갑니다.

대개 우버 타고 가는 동안 하릴없이 폰을 만지작 거리며 가지요. 얼마남았나 보고, 메일 확인하고, 페이스북 보다가 트위터 보고 다시 우버앱 보고..

그 궁색한 상황을 좀더 편하게 하고, 승차중 모바일 환경을 우버앱 내에서 처리하고자 노력하나 봅니다.

즉, 친구만나러 가는데 늦는 경우 우버 전용 필터를 사용해 진짜 가고 있는 중임을 재미나게 표현해 보내고, 아니면 yelp나 포스퀘어의 정보를 통해 약속 식당의 메뉴 정보를 가면서 확인하는겁니다. 
또는 스포티파이 음악을 앱을 끄지 않고 들으며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갈 수도 있고, 먼길에서 돌아오는 경우 ubereat으로 도착시간 맞춰 맛난 음식을 배달 시킬 수도 있습니다.


결국, 기능 자체의 진보보다 UX적 관점에 저는 높은 점수를 줍니다. Uber, 생각보다 똘똘하게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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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be evil"이라는 모토와 좀 동떨어져 가고 있던 구글이 오랫만에 정의로운 일을 하려나 봅니다.


Patent Troll은 특허의 본래 정신에서 멀어져 기술과 혁신을 방해하는 대표적 부작용입니다. 근년에는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특허괴물에 대한 대응을 언급하기도 했지요.


구글 역시 기술생태계의 가디언을 자처하고 있고 그로 인해 수익과 미래를 보장받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중소 업체의 특허를 대거 매입해왔는데요. 


이번엔, 그 매입한 특허를 대량 방출한다고 합니다. 선정된 50개 업체에는 두가지 카테고리의 특허를 무상으로 넘겨주고, 그외에도 조건이 맞는 스타트업에는 소정의 사용료만 받고 특허를 사용하게 해준다는 소식입니다.


당연히 조건이 있는데, 공격에는 못 쓰고 방어용으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취지에 맞는 공정한 조건이라 보입니다.


아쉽게도 구글이 자체 개발한 특허는 포함이 안되는데, 그야 기업비밀일테니 당연한 이야기고, 돈 풀어 남의 특허 사서 생태계 구성원들의 방어용 지뢰밭으로 만드는건 그 실효성을 논하지 않아도 의미있는 작업 같습니다.


아이디어를 적절히 보호하는 장치인 특허가 그 도를 넘어 기술과 사회의 진보를 방해하는 gridlock으로 작용하는게 이 시대의 문제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이나 구글이 직접 나서서 어떻게든 문제를 개선하려는 모습은 존경할만하단 생각을 합니다.


기술관련한 스타트업에서는 링크 내용 확인해보시고 사업에 도움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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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호흡이란 무엇인가?

책은 첫머리에 묻는다. 숨쉬는거지 뭐.. 난 생각했다. 아니었다. 호흡은 산소를 들이마셔 체내에 축적된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래서 동물은 호흡을 한다. 반대로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빛의 에너지를 축적한다. 이렇게 햇빛, 물, 산소에 기대 지구의 생명체들은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경쟁하고 유전하며 번창하거나 절멸한다.


깜짝 놀랐다
호흡의 비밀을 알아낸 나는 아이들과 대화시간에 호흡이 뭔지 아냐 물었다. 고3인 딸은 냉큼 대답한다. 에너지 생성이요. 뭐지? 나만 몰랐나. 아내에게 확인해보니 아내도 이제야 알았다고 한다.


급속성장 생물학
이유는 그랬다. 내가 생물을 배운 30년 전과 지금 교과체계는 많이 다르다. 그간 눈부신 발전을 이룬 생물학의 결과를 충분히 수용하여 가르치고 있다. 사실 생물학에 뭐 새로운게 있을까 싶었다. 화석이나 인체, 동식물을 연구하는 오래된 학문이라 새로 더 발견할게 있을까 했다. 반대다.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생물학은 해가 다르게 더 많은걸 알아내고 있는 중이다.


뇌과학
뇌과학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정리해본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를 쓸 때만해도 뇌과학이 처음 뜰 때였고 나는 흥분했었다. 경험적으로 느꼈던 부분의 과학적 이유를 알게 되었고, 과학이 그렇듯 그 기제를 이용하면 효과적 반응이 가능하므로. 그 뇌과학도 큰 틀에서의 생물학, 좁게는 분자생물학과 신경학, 유전학, 비교생물학 등 첨단 분야의 토대에서 핀 꽃이었다.


재교육
과학이 진리라 생각하지만 회고적으로 불변일 뿐이다. 과학이 아직 새롭게 발견할 부분은 많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엘레건트 유니버스' 등 내가 천착했던 물리학 뿐만 아니라, 생물학 분야도 이렇게 발전한줄 솔직히 몰랐다. 반성한다. 그리고 과학 좋아하는 사람은 최신 연구결과에 꽤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 책은 좋은 길잡이다. 생물학의 발전과 종합적인 관점을 읽기 좋다.


Inuit Points 
가장 사랑스러운 점은 저자의 관점이다. 생명의 신비에는 한없이 따뜻하고 경외감과 열정을 보인다. 하지만 비과학적인 태도에는 명료하게 선을 긋는다. 과학자의 순수한 자존심이 페이지 곳곳에 묻어 있다. Fact보다 저자의 철학을 강하게 드러내는 마지막 챕터는 압권이다. 종교, 음모론, 미신처럼 비과학적 태도를 단호히 거부하며,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인류의 새로운 진화를 꿈꾸는 저자의 태도는 낭만적이다. 읽는 내내 즐거웠고 다 읽고 나니 아쉽다. 별점 다섯이다. 요즘 운이 좋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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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Deci

왜 그랬을까?

얼마전 천재소녀 사건으로 잠시 떠들썩했는데, 다들 왜 그랬을까 쯧쯧 반응이 많았다. 마침 그 아버지가 내 고등, 대학교 동창인지라, 어떤 성품의 사람인지 아는 나로선 더 놀라운 일이었다.


마음의 길, 심리
심리학적으로는 우리는 각자 같게 다르다. 모두 상황과 관계속에서 개별적 선택을 하므로 그 결과는 모두 다르다. 하지만 선택과 결정의 기저에는 같은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인간을 집요하게 구성하는 DNA는 진화를 거치며 바탕을 이루기 때문이다.


High Pressure
자아관여 (ego involvement)란 말이 있다. 자기의 존재가치를 특정 결과와 결부시키는 현상이다. 결과는 내면의 동기 훼손, 압박감, 긴장감과 불안을 유발한다. 동창 정욱이의 딸은 아마도 이 자아관여가 컸을테다. 그리고 자기만의 세상을 구성하여 그 속에서 안온함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그 증상을 리플리 증후군이라 부르든 말든.


(Title) Why we do what we do


자율성
첨엔 뻔한 내용이라 생각했다. 스키너의 행동주의는 편린일뿐. 호손 실험 이후 마음작동법의 몰랐던 부분을 많이 밝혀낸게 최근 심리학의 조류다. 따라서, 자율성의 중요성을 조명하는 이야기는 이미 진부하다. 그런 면에서 이미 결말 아는 드라마를 본다 싶었다. 아니었다.
이건 유명세가 덜하긴해도 원전(原典) 급이다. 사실 책 나온지 20년 됐다. 내가 몰랐을 뿐.


Why we do what we do
책은, 통제자율성이란 두 축으로 심리적 상황을 범주화한다.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고 나아가 행동과 결과를 내는 유일한 요소는 자율성이라 결론낸다. 학자의 고요함은 유지하되, 어떤 경우에서도 자율성에 대한 숭상을 잊지 않는게 책의 어조다. 서릿발같은 고집이 좋다.


통제를 극하는 자율성
통제는 권위를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통제는 대상의 소외를 야기한다. 그 소외는 순종 또는 저항으로 귀결된다. 반면 자율성은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다. 일견 비효율적이나 결과적으로는 효과적이다. 왜냐면 성공한 자율성은 진정성에 닿기 때문이다. 또한 행동을 부르고, 타인과 자율적 관계를 촉진하는 승수효과가 발생한다. 


칭찬은 독
그럼 어떻게 자율성을 조직이나 여러분 관계 속에 들일 것인가. 흔히 알려진대로 칭찬을 잘 활용하면 될 것인가? 저자는 강하게 부정한다. 칭찬이 조건적으로 보이면 역효과가 난다는 우리의 경험적 관찰을 지지한다. 자율성을 숨쉬게 하는 칭찬만이 중요하다. 결국, 진정성이 뒷받침된 '존중'이 자율성에 기반한 공감을 이룬다. 이는 조직 뿐 아니라, 육아도 마찬가지다.


Negative feedback
그럼 부정적 피드백은 하지 말아야하는가. 아니다. 이 또한 자율성 기반의 행동 촉진에 중요 요소다. 단지 부정적 피드백을 주는 방식이 중요하다. 핵심은 이거다.
"먼저 질문하라. 그리고, 행동과 인격은 분리하여 이야기하라."
이와 관련해서는 얼마전 다큐멘터리의 외국 아빠 모습이 강렬하다.


실천과제
자율성 좋은건 알겠다. 당장 어떻게 써먹을까. 책이 이야기한건 많지만, 가장 핵심적인 자율성 실천 방안을 소개한다.
일을 할 때나, 살을 빼거나 건강 치료를 할 때 구체적 방법은 스스로 택하게 하라. 단, 스스로 자율성의 한계를 정하게 하라. 자율성은 무책임이나 방종을 뜻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자율성의 결과가 좋게 나왔을 때 함부로 보상하지 마라


삶의 지혜
내가 이 책에 매료된 부분이 이 지점이다. 처음에는 인사와 경영 관련한 관심에서 읽었고, 많은 배움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이상이 있었다. 인간 모델에 대해, 충분이 아는 부분임에도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다시 환기시키고 매우 세밀하게 구석구석 조명한다. 변화관리는 물론, 육아가 그렇고, 애정관계, 남녀심리 차이, 심지어 다이어트에도 적용되는 인간의 본질이다.


Inuit Point ★
그런 면에서 책 제목인 '마음의 작동법'은 허세나 과장이 아니다. 나나 여러분 마음의 작동 매뉴얼이기 때문이다. 별 다섯을 줬다. 경영자 뿐 아니라, 서른 넘은 성인 남녀에게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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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려울것 같지만 관심이 가는 내용같네요 시간내서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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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0 release date를 7/29로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왕의 귀환
두가지 포인트입니다. 
그간 MS가 윈도우폰 기반으로 만들어 놓은 수많은 혁신들이 PC로 들어옵니다. 최신 조류를 잘 반영하여, PC사용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선진국 어디나 윈폰을 안써서 윈도우OS의 혁신을 잘 모르고 그래서 평가절하 하게 됩니다만, 제 세컨폰이 윈도우폰이고 아이폰을 못쓰게 되면 윈폰을 쓰겠다고 생각할정도로 기막힌 물건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제 까탈스러운 성미에는 택도 없지요.


둘째, 나델라 회장이 이끄는 혁신의 총아입니다. 공룡 MS, 오만한 MS가 견지했던 모든 제약을 버리고 개방과 수용의 철학으로 비즈니스를 진행중이고, 그 부분이 충분히 구현되었습니다. 이는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MS의 약진과 도약을 점치게 합니다. 예전 구글-애플-MS의 삼극구도가 다시 정립될 것입니다. 후삼국지랄까요.


What are in it?
윈도우 10의 주요기능만 잠깐 소개합니다.

-Cortana: 시리를 능가하는 최고의 personal digital assistant입니다. 통상 인공지능이라 불리우지만 정확히 AI는 아닙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추론엔진이지요. 이부분은 기회되면 따로 드릴 말이 많습니다.
하여간, 최고의 성능입니다. 윈폰 안쓰는 분은 모르지만 Cortana 없이 윈폰을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코타나의 혁신을 시리나 구글 나우가 쫓아가느라 정신없었던 최근 2년이었지요. 이 Cortana가 PC로 들어오면 아마 코타나의 명성은 금방 올라갈겁니다. 사용경험은 매우 유용하고 풍부해지고요.


-Edge: IE를 버리고 새로만든 브라우저입니다. 이중 HTML 페이지에 노트해서 공유하는 기능은 현재 지식공유로 사업하는 스타트업 몇개 날려버릴 겁니다.


-Hello: 로그인의 혁신적 개선입니다. 요즘 How old란 앱으로 buzz를 일으켰는데, 사용자 얼굴인식 등을 통해 쉽게 정확히 로그인을 통제합니다. 이 자체는 국소적으로 보이겠지만, 실은 PC뿐 아니라 디바이스 보안의 미래 모습을 그려나갈 것입니다.


- Office: 그간 cash cow이면서도 holy cow라서 MS 내부적으로 어쩌지 못하던 부분인데 이제야 답을 찾은듯 합니다. touch 진화적, view 지향적으로 바뀝니다. PC가 지식소비 도구에서 생산도구로 바뀜에 따라 포지션이 애매했는데, 그 균형점을 찾는 노력으로 봅니다.


-Xbox: 홈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를 통합하는 플랫폼입니다. 이부분이 성공하면 TV를 비롯한 미디어 소비의 키를 MS가 쥐고 갑니다. 정확히는 MS만 엄청 뒤쳐진 상황에서 맞서 플레이할 공간을 확보하리라 본다는 뜻입니다.


어째 친 MS 경향의 글을 썼습니다만, 윈도우10은 기술과 문화, 경영이 최적의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의 결과이므로 산업전반에 파급하는 효과가 클 부분이므로, 길게 생각을 적었습니다. 작게는 현대 지식노동자들이 장시간 끼고 사는 PC 사용경험이 좀더 즐거워지기만해도 보통일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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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계의 최고봉이면서, 찔금찔금 작품을 발표해 읽고 싶어도 읽을 것이 없다는 점으로 유명한 테드창이다.
심지어 그의 작품 수보다 수상갯수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첫 작품부터 상을 휩쓸었고, 과작에 중복수상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테드창의 대부분 작품세계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으면 알게 된다.
이미 작고한 젤라즈니에 비하면 찔금이라도 책을 내주는 테드 창이 고맙다.

Ted Chiang

(Title) Lifecycle of sofware object


테드 창의 신작이다.
매우 전문용어스러워, 저자 이름이 아니면 손이 안가는 제목이기도 하다.

책 한권으로 처리하기 민망하게 짧은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이미 설명했듯 책이 나왔다는 점으로도 고마우니 넘어가도 된다.

상황은 시간과 공간 축에서 멀지 않은, 상대적으로 친근한 환경이다.
즉, 몇 백년 후의 불특정 시대도 아니고, 다른 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아니다.
한때 유행했던 '세컨드 라이프'를 떠올리게 하는 가상공간의 인공지능체가 주된 소재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진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개체들은 각자가 정해진 알고리듬 내에서 진화를 한다.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친구로 역할하도록 되어, 큰 재주도 없다.
난독증세가 있지만 글도 어느정도 읽고, 주변을 이해하고 인간과 감성적인 교류가 특징이다.
가상공간에서 주로 거주하는 소프트웨어이지만, 개체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상태로 다운로드되면 로봇 형태의 하드웨어를 통해 물리적인 교류도 가능하다.
하지만, IT업계가 다 그렇듯 디지털생명체(디지언트)를 개발한 회사가 망하고, 그들의 주거공간인 가상 세계 플랫폼 업체도 망하게 된다. 결국, 소수 부족으로 전락한 디지언트들의 생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철학적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내용이다.

항상 그렇듯, 잘 빼낸 SF의 장점은 기이한 세팅에서 오히려 극명하게 인간과 사회의 철학적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소설의 기본 전제에 동의하고 익숙해지면, 바로 실존의 문제에 대한 저자의 의문에 답을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성장을 하면서 스스로 운명을 책임지는 성체가 되는데, 그 개체의 판단과 책임은 어떤 전제로 허용될 것인가?
경험인가? 나이인가? 
책처럼 디지언트의 오너인 인간이 성체(책에서는 디지언트의 법인화)가 되는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면 시간은 구속조건이 아니다.
경험은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데, 육아상황의 부모적 애착을 갖는 상태에서 쉽게 경험을 허용하게 되는가?
소프트웨어 개체의 자유의지는 어디까지인가?
알고리듬이 불완전해서 성마른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의 거울인 소설속 상황을 보며 크게 배운 점이 있다.
결국 감정이다.
어려운 의사결정은 수치가 아니다.
정량화할 수 있는 결정은 최대화의 법칙을 따르면 되니까.
하지만, 일장일단이 있는 결정은 결국 감정을 따른다.
그게 정의든, 욕망이든, 자기성장적 투자든 감정으로 방향을 세운다.
감정이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라면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간도 모든 사람이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결정을 하고 움직인다. 

소설은 테드창의 전작에 비하면 많이 밋밋한 감이 있다.
부러 내용 모르고 읽다보니, 하드웨어로 다운로드된 소프트웨어 개체가 물리공간에서 어떤 독특한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했으나, 소설은 가상세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성인이 되며 성적인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프트웨어 간 교배를 통한 반전이라도 기대했으나, 소설은 주어진 세계관 내에서 집요하게 철학적 주제에만 천착한다.

읽는 재미로 보면 밋밋하지만, 억지로 드라마틱해지지 않는게 주제의식을 더 잘 드러내는 절제된 선택이었다.
우리 현실도 생각은 드라마틱할 수 있지만, 실제는 삶의 범주를 넘지 못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세팅에서 현실적 전개를 하는 잘 씌여진 SF의 모범을 보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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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다큐

Sci_Tech/Review 2013.10.20 10:00
오랫만에 매력적인 과학책을 읽었다.

우주비행사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미국 기준으로 보면, 공군 조종사 중 정예를 선발해 우주로 보낸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국민 대상으로 소동을 벌인 후 엘리트 두명이 선발된 바 있다.
여기에, 영화 '아폴로 13' 같은 내용을 더해 추측하건대, 우주 비행은 '무중력 상태에서 생사의 위험을 걸고 복잡한 조작과 임무를 수행하는 심신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모험'으로 보인다.

Mary Roach

하지만 우주 비행의 실체는 상상과 상당히 다르다.

책은 우주비행의 진면목을 꽤나 자세히, 하지만 복잡한 내용을 해학적으로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다.

우선, 무중력은 상당히 문제가 심각한게 맞다.
지상에서의 상식은 전면 폐기해야 한다.
우선 하체로 체액이 몰리지 않으니, 상체는 부풀고 하체는 가늘어진다.
뼈는 중력에 눌리지 않으니 급격히 약해지는 골소실이 생긴다.
더 나아가,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이석이 무중력 상태가 되어, 균형감각이 새롭게 편제된다. 멀미는 필수다.
배변도 어렵다. 힘을 주어도 중력으로 떨어져 나가지 않으니 말이다. 
심지어, 과열이 되어도 퓨즈가 작동하지 않는다. 녹아도 흘러내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중력  이외의 부분은 얼핏 드는 생각과는 좀 다르다.

우선 조종술을 볼까.
물론 수동 조종이나 긴급상황 대처에는 비행사의 조종이 필요할 수 있지만, 대개 우주선은 자동으로 조종된다. 
실제로, 사람 이전에는 유인원이나 개가 다녀왔고, 조종사들은 이 부분을 싫어한다. 
개나소나 조종석에 앉을 수 있다는 점을.

그러면, 왜 공군 조종사 같은 프로파일이 필요한가.
조종 그 자체보다 심신의 능력과 자기 절제, 명령에 대한 복종 등이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러하지만, 요즘에는 심리적, 신체적 특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비행 인원을 선발한다. 꼭 파일럿일 필요는 없다.

자기절제와 명령 복종이라는 부분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다.
이코노미석으로 10시간 비행만해도 고달픈데, 한 좌석에 며칠 동안 밀폐된 상태로 지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동료들끼리도 마찰이 생기고, 관제센터와도 감정이 상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관제센터에서는 조종사의 모든 생활, 사생활까지도 모니터링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신이 먹는 음식은 물론이고 배변까지도 세심히 신경을 쓴다.

배변이야기가 나오니 말인데, 우주 비행은 악취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소변은 콘돔 형태의 장치로 받아내는데 실수하면 우주복에 오줌이 찬다.
대변은 더 심하다. 초기에는 비닐로 받아내고 중력이 없으니 손으로 끊어내는 형태였다.
이제는 바람으로 빼내는 변기를 사용하는데, 조금만 조준이 잘못되면 막히고 사용이 불가하다.
대단한 선발조건을 갖춘 우주비행사는 우주공간에서 낑낑 거리고 막힌 변기를 뚫어야 한다.
실패하면 밀폐된 공간의 모든 조종사가 60년대 방식의 비닐봉지를 죄다 사용해야 한다.
실제로, 이 배변이 너무 귀찮거나 거북스러워서 짧은 임무의 경우, 아예 변비로 지내기를 선호하기도 한다.
사실, 중력이 없어 의지만 없으면 변의도 느끼기 힘들다.

배변은 물론 심리적 스트레스까지, 짦은 우주비행이라면야 어찌어찌 참고 버티는게 한가지 방법이지만 비행이 길어지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몇개월의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정거장도 있지만, 유인 화성탐사는 2년여의 비행이다. 신체와 심리에 큰 타격이 되는 일정이다. 변을 2년간 참을 수도 없다. 그래서, 면밀히 체크하며 인간의 능력과 이를 돕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우주비행을 중력이 없는 잠수함 상황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매우 다르다는걸 깨달았다.
고립은 공통이되, 잠수함이 우주비행보다 나은 점이 확실히 있다.
유사시 물밖으로 신속히 나와 인간세상과 재접속이 가능하고,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누군가가 모니터링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재미난 점은, 서너군데에 우리나라 이소연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소연의 함장이었던 휘트먼의 이야기기에 딸려 나온건데, 지구 진입시에 큰 사고가 날 뻔했었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불시착해서 농부가 살려준 이야기 등은 꽤 흥미로왔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이소연 착륙시의 위험천만한 일에 대한 보도가 있었던가? 난 기억에 없다.

총평이다.
매우 독특한 소재이고, 발로 뛰어 흥미로운 이야기를 빼곡히 담았다.
전문적 내용을 설명하면서도 재치와 유머가 끊이지를 않는다.
과학 이야기를 이 정도 쓸 수 있는 내공은 정말 높이 평가한다.
그정도 규모가 되는 영어권의 도서 시장이 다시 부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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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배변이란 상당히 중요하고 심각한 기본문제인데 까맣게 생각 못하고 있었네요.
    도서 시장의 규모와 수준은 한글과 영어권, 비교가 안되겠지요?
    • 네. 책에서 짚어주지 않으면 생각 못할 부분이 많더군요.
      요즘 그래비티 영화도 인기지만, 우주비행사 노릇이 쉽지 않은건 확실합니다. ^^
  2. 이소연씨가 귀환 시 위험했던 내용은 언론에서도 보도했었습니다.
    http://www.yonhapnews.co.kr/economy/2008/04/21/0303000000AKR200804212075000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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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은 사리다.

전문 작가가 아닌 사람이라면, 평생 모은 글감을 단 한번 활활 태워 영롱하게 추려낸 내용이 자서전이다. 이 책 읽으며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사리가 나오지는 않듯, 구도하듯 치열히 산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수고의 증표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해군, 1번 잠수함의 함장, 안병구.
그가 전해주는 잠수함 이야기는, 생소한 분야의 이야기라서도 매력적이지만, 우직한 군인의 선굵은 독백이 감동적이다.

안병구

잠수함에 창문이 없다는 점을 아는가?


난 잠수함 영화를 매우 좋아하고, 왠만한건 다 봤다.
잠수함은 심해에 잠항하여 작전을 한다.
그 말은 햇볕이 안 닿는 어둠의 세계이며, 전파도 못 미치는 고립의 세상이란 뜻이다. 조금의 실수만 생겨도 고압으로 찌그려져 죽을 수 있는 캔 속의 몇몇 사내들이 거주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잠수함 상황은 독특하다. 외롭게 의사결정하고 불확실성과 괴롭게 싸우는 과정이다. 잠수함 영화의 매력도 여기에 기인한다. 인간 사회 및 조직의 강렬한 표본이다.

처음에 잠수함 관련 공부를 하는 임무로 시작하여, 잠수함 획득 사업의 타당성 및 방향성 조사 임무, 그 후 1호 잠수함의 인수팀을 이끌고, 그 잠수함의 함장이 되고 승진하여 잠수전단장까지의 이력을 쌓는 저자의 역사는 우리나라 해군의 잠수함 역사와 정확히 맥을 같이 한다.

말은 쉽게 한줄로 요약했지만, 단계 단계마다의 고민과 갈등, 정치적 역학관계 속을 담담히 지나온 저자다. 그의 강직하고 담백한 독백이 전혀 군과 무관한 내게도 많은 울림을 주었다. 그의 말이 100%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런 군인을 지닌 행운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잠수함의 전술능력은 강한 편이다.
사실 그런 잠수 기동에 대한 내용도 기대했지만, 군사적 기밀 사항탓인지 운용전술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하지만, 그 외의 내용으로도 충분히 읽는 동안 즐거웠다. 통일 이후를 생각하면 대양해군이 허황된 개념이 아니다. 그리고 그 구상의 물밑에는 잠수함이 있다.

이런 참인간, 참군인이 계속 이어지고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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