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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부

참 눈에 띄는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이렇다.

인생의 여섯가지 주제에 대해 다루는데, 모든 문장이 인용이다.
아마 쉽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
샘플 한 페이지를 보자.

즉, 모든 문장이 인문학적 명사들의 언급을 인용하여 짜깁기한 것이다.
그래서 묘하다.
같은 주제에 대해 미묘한 파열과, 다른 인물간의 기묘한 화음이 어우러져 있다.

각 챕터별, 인용으로 이뤄진 도입부를 지나면 둘째 섹션으로 간다.
여기는 명사 인용에 대한 엘리엇의 패러디 형식이다.
도입부가 편저자 엘리엇 부의 육성을 삼가고 큐레이션으로 의도를 전했다면, 둘째 섹션은 좀더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언어유희적 댓글 같지만, 그 수준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인문학, 철학적 소양 위에, 영어의 어감을 충분히 살린 말 뒤틀기와 의미 꼬기는 그 자체로 읽기 즐겁다.

저자의 역량이 돋보이는 지점은, 영어는 영어대로 한글은 한글대로 별개의 스토리를 갖고 있다.
즉, 직역이 아니라 의역, 의역을 넘어 각각 언어에 맞는 커멘트를 남기고 있다.
이는 언어가 설정하는 지역적 특성까지 감안한 창의적인 부분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로 묘하다.
첫째로, 매우 면구스러운 제목이다.
마치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오인 받을까 싶어 책 읽는 동안 앞면을 슬쩍 뒤집어 놓게 되더라.

둘째, 환원주의의 한계를 명확히 넘는다.
즉, 낱문장 자체는 명사의 인용이되, 이들을 모으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가 탄생한다.

셋째, 잠언 모음집이 갖는 일방적 수용성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한번 훑고 넘어갈 촌철살인의 문장을 엘리엇 씨의 댓구와 함께 다시 새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라면 이렇게 댓구를 하는게 낫지 않을까, 아니면 이런 생각 포인트도 있군.. 하며 생각의 쉼표를 찍어준다.

칭찬이 일색이긴 하지만, 책은 썩 재미나지 않다.
우선, 절묘하게 명언을 짜깁기했더라도 다른 시대 다른 공간의 다른 생각들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한 명의 저자가 쓴 글이 아니니 읽기에 매우 뻑뻑하다.
의미가 통하는듯 하지만 문장의 마찰이 심해, 쉽게 읽히고 산뜻하게 이해되지 않는다.
또한 어떤 개념의 전달이 아니라, 이미 해 놓은 말에서 새로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라 단말적 짜릿함은 있지만 일관된 주제를 갈파하는 책 특유의 심오한 배움에는 미치지 못한다.

아무튼, 상당히 재미난 기획이고 방대한 독서 DB가 뒷받침되지 않는한 또 나오기 힘든 책임에는 분명하다.
아니면, 뭔가 배우려 하지 않더라도, 140자 트위터에 '있어 보이는' 글귀 올리는데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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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책 한 권만 가지고도 트윗봇 하나 만들 수 있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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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너무하군

Travel 2013.01.04 08:00

중국 출장 중이다.

비행기 내려 호텔 도착하자마자 짐풀고, 현지사무소 보고 받고, 마라톤 회의 마치고, 직원들과 식사.


밤늦게 숙소에 들어와 메일 정리까지 끝내고 느긋하게 트위터를 켰는데, 안된다.

아이폰, 아이패드의 앱, 랩탑의 웹 접속 모두 안된다.

모바일 인터넷, 호텔 무선인터넷 어느 채널도 안된다.


혹시나 해서 검색하니, 역시 중국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막았다는 구글님의 답변.

검색결과에 우회하는 법이 있어 따라해 봤다.


VPN을 이용하는건데 결론은 이것도 막힌듯.

VPN express를 이용했는데, 여기서 사용하는 주소를 중국 정부에서 DNS fake matching을 해 놓아 서버가 작동을 못하게 했다고 한다.


어차피 출장중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볼 일 없으니 안되어도 큰 문제는 아니다.

웹검색이나 메일은 그래도 빠르니 다행이기도 하다.

단지, 탐구심으로 이리저리 시도해보느라 가뜩이나 피곤한데 잠시간을 뺏긴게 분하다.

그리고, 중국의 QQ를 필두로, 자체 트위터, 자체 동영상 사이트, 자체 페이스북이 질주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이렇게 막아놓으니 독점적인 지위를 갖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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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국에서 플립보드로 트위터/페이스북 접속 가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단 중국버전이 아닌걸로
    • 그런것 같습니다.
      아이폰에서는 읽었습니다. 아이패드는 페이스북 접속이 안되니 앱인증도 불가해서 안되었지만요. 소개 감사합니다. ^^
  2. 중국에 갈 일이 있다면 한국에 SSH를 이용한 개인용 VPN을 구축 해 놓고 가야 할 것 같아 보이네요.
  3. 전 중국 출장시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iptime 공유기의 vpn 기능을 이용해서 구글, twitter 등을 사용했습니다.~
  4. 중국 가셨군요. 마지막으로 간게 삼년전이었는데 그때부터 벌써 중국의 검열은 대단했죠. 그렇게 통제를 하면서 한편으로 그로 인해 자국의 산업이 발전되는 걸 보면 일단 나라는 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ㅡ.ㅡ 폐쇄적으로 키운 힘을 전세계에 퍼진 중국인들을 등에 업고 펼칠 때가 올거라 생각하면 무섭기까지 합니다.
    • 맞습니다. 내부 검열이 목적이지만 부수적으로 자국산업보호도 되니 어느게 본목적인지 구분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네요. ^^
  5. 웨이보는 아는데, 중국판 페이스북도 있었군요;;;
  6. 중국이 원래 그래요 2013.07.29 16:28 신고
    로밍해서 간 폰으론 SNS가 다 됩니다. WIFI나 인터넷으로는 술레잡기가 한참이라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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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Biz/Review 2011.10.28 22:00

Steven Rosenbaum

(Title) Curation nation

영원한 제국일 것으로 생각된 구글의 압박속에 페이스북이 승승장구한 이유를 아시나요? 몇년전 웹 2.0으로 대변되는 블로그의 위세를 트위터가 전복시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관점이 있겠지만, 이 책의 관점으로 설명하면 '큐레이션(curation)'의 시대를 반영한 것입니다.

현재 디지털 세상은, 아니 굳이 디지털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필요도 없이 지금 세상은 정보 과잉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정보 과다 속에서 혼란을 겪는 사용자들에게 긴요한 미덕은, 필요 정보를 적절히 보여주는 큐레이션이지요. 미술관의 큐레이터에서 개념을 차용, 확장한 큐레이션은 현재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적절히 짚어내고 설명합니다.

책은 다양한 사례와 함께 큐레이션의 역할과 정체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전문성과 대중성의 조화입니다. 즉 전체 정보를 조감하여 선별을 할만한 식견이 우선이고,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읽는 선별 기준의 선택이 성공적인 큐레이션의 핵심이지요.

결국 앞머리의 제 질문은, 큐레이션의 현상을 보여줍니다. 트위터는 제한된 문자 내에서 링크만 중개하는 큐레이션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블로그 정보 중개의 임무를 맡게되었고, 페이스북은 like 버튼을 통한 사용자 기호의 DB화가 중요한 큐레이션 작업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책의 논점은 명확하게 정보 시대의 맥 변화를 짚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 자체가 품질이 뛰어나다고는 보기 힘듭니다. 결국 큐레이션이 갖는 의미 자체를 다양하게 변주할 뿐 깊이 있는 통찰은 없습니다. 근원적인 사고의 틀로 접근하기보다 현상의 사후적 설명에서 나온 개념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상업적인 포장 과정에서 큐레이션이라는 단어의 정당성 확보, 의미 확장에 지면과 노력을 지나치도록 소모합니다.

본질적으로, 큐레이션은 롱테일 경제학에서 수차례 다뤘던 필터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그리고 기계적 필터에서 아카이브와 검색으로 활성화되는 롱테일 시장이 열린 이후, 다시 감성적 필터가 필요해지는 전체 흐름만 파악한다면 짜임새 있는 블로그 포스트 하나로 커버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이걸 책 한권으로 펼쳐 놓으니 매우 지루할 수 밖에요. 그리고 번역 또한 수려하지는 않습니다. 공들여 뜻은 통하게 했지만, 이 주제를 잘 이해하는지 의아할 정도로 번역된 문장들이 낱낱이 흩어져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읽기에 지루함을 더하는데 문체도 한 몫 합니다.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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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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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이 책을 다뤄주셨군요.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 내용에 대한 감흥보다는 그동안 제가 생각했던 내용들을 어떻게 어떤 워딩으로 표현할까에 대한 해답을 준 책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 필터라거나, 콘텐츠 디자이너라거나, 집단 에디팅이라거나, 집단 지성이라거나, 등등.. 결국 인간의 통찰력에 대한 재발견(?)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저 처럼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뭔가 기대할만한 그 무엇이었습니다. Inuit님의 견해에 많은 것을 공감하며~ ㅎㅎ.. 좋은 주말 되세요. ㅋ
    • 네. 앞에 그만님의 요약표가 더 감동이었습니다.
      그만님이 더 실제적인 이야길 풀어주셔도 좋을것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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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사

Biz/Review 2011.06.14 22:00
이미 이벤트를 통해 한번 소개한 책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제 블로그의 '트위터는 왜 어려운가'라는 글이 2x2 매트릭스를 통한 분석의 예제로 실렸습니다. 그 덕에 유정식 님이 책을 한권 보내주셔서 냅다 읽었습니다.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시나리오 플래닝' 등 전작의 명성에 걸맞게 또 하나의 알찬 한국형 경영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문제 해결이라는, 범위가 모호하면서도 지식인에게 필수적인 스킬을 명료하게 줄기잡아 나간 점이 돋보입니다.

Problem solving이라고 불리우는 문제해결법은 컨설턴트의 밥줄과도 같은 중요 스킬입니다. 또한 지식사회의 직업인에게도 필수적인 능력이지요.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 아이들, 초보 직장인, 신규 관리자는 모두 문제 해결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지만 어디에도 적절한 교재가 없습니다. 이유는 이런 내용을 잘 알만한 사람이 희소하고, 잘 아는 사람은 굳이 애를 써서 교재로 만들 유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단한 지적 호기심과 한국형 경영서를 만들겠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작업인데, 이를 이뤄내신 유정식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분명히 문제해결방법론은 씹어 먹기 힘든 딱딱한 주제입니다. 간명한 레시피와 아주 풍부한 스토리로 양념을 쳐서 이를 최대한 먹기 좋게 요리했지만 결코 쉬운 책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꼼꼼히 읽고 되새겨보면 여느 컨설턴트 부럽지 않은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최소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겠지요. 업무 능력을 향상 시키고 싶은 직장인들은 한번 살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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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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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책 소개 잘 보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읽어보아야 겠군요.
  2.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쉽게 쓰려 했는데 어렵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립니다. 하지만 제 식대로 밀고 나가야겠지요? ^^
    • 네. 너무 쉬우면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하지요.
      결국 저자의 눈높이에 맞는 독자를 겨냥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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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세계를 소문과 폭로의 소용돌이로 몰고 갔던 위키리크스입니다. 당시 상당 수의 국내 언론에서는 위키'리스크'라고 불러서 웃음을 참기 힘들었지요. 하지만 그 무의식에는 위험(risk)에 대한 치환욕구가 엿보이기도 하고, 또 그만큼 누설(leaks)을 근간으로하는 위키리크스 시스템의 본질에 대한 몰이해가 빚어낸 촌극이었습니다.

Marcel Rosenbach

(Title) Staatsfeind Wikileaks

국내에 경쟁하듯 위키리크스 책이 나오고 있는데, 같은 제목의 책이 두권입니다. 그 중 낫다는 평을 받고 있는 21세기북스의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 버전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비교 평 쓴 풍림화산님이 선물로 주신 책인데, 마침 궁금하던 차에 딱 맞는 책을 골라주셔서 원래 책 읽는 스케줄을 바꿔 받자 마자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부분이 책을 통해 기대 이상으로 해소가 되었는데, 몇가지 포인트를 정리해봅니다.

Is Assange a hero or rogue?
가장 극명한 논란이 있는 부분부터 볼까요? 정보 좌파에게는 게바라보다 더한 정보 혁명의 아이콘이자 영웅이고, 보수 진영에서는 잡아 죽여도 시원치 않은 정보 테러리스트이자 극악한 스파이 무리의 괴수입니다. 과연 위키리크스의 창설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영웅일까요 쓰레기일까요.

이 부분에서 다니엘 돔샤이크 버전과 제가 읽은 슈피겔 기자 버전은 또렷한 대립각을 세웁니다. 위키리크스의 '세칭' 2인자인 다니엘은 어산지와 결별하고 악감정과 실제 사실을 버무려 책 한권을 썼지요. 슈피겔 기자들은 기본적인 시선은 애정이 있지만, 팩트와 인터뷰를 통해 가급적 중립적인 접근방법을 취합니다.

결국 어산지에 대한 평가는 그의 개인적 성벽과 사회적 업적을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해킹과 암호화에 관련된 현대 정보기술의 총체를 모으고, '부패한 엘리트로서의 국가'에 대항해 모든 정보는 공개되어야 한다는 정보좌파의 철학이 만나서 만든 위키리크스라는 플랫폼은 그 존재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새롭게 볼 부분이 많은 시스템입니다. 이미 자체로 큰 영향을 미쳤고, 정보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논점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인간적인 잣대를 들이댄 어산지는 좀 다릅니다. 그는 아직 리더감은 아니고, 전인격적인 부분은 모자란게 사실입니다. 그 다음 화두와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Was he framed?
기사를 통해 파편적으로만 사태의 추이를 좇던 작년, 어산지가 여성 성추행 혐의로 체포 명령이 떨어졌다는 아이폰 속보를 봤을 때, 전 반사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참.. 너무 속보이게 일도 진행하네. 저렇게 추저분한 혐의로 억지구속을 한다는건 너무 전형적이고 진부하잖아.'
책을 통해 알고보니, 어산지가 빌미를 제공한건 맞더군요. 많은 지식인의 추앙을 받는 그에게 여성 팬들의 유혹이 몰려들었고, 피임을 싫어하는 성벽과 맞물려 여성의 의사에 반한 일부 행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사안에 국제적인 경찰조직이 동원되고 진원지인 스웨덴 담당 검사들마저 사태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무조건 잡아 들인 부분은 정치적 목적이 매우 또렷했습니다.

요점은, 그는 금전적으로는 검약하지만 삶에 있어서는 자기통제와 거리가 멀고, 사회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이란 점입니다. 따라서 정보지능을 통해 위키리크스를 만들 수는 있었지만, 영속하는 시스템으로 이끌어갈 지혜와 배려는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위키리크스의 가장 큰 취약점이 그 자신이라는게 아이러니 하지요.

Is Wikileaks a spy platform or a journalism platform?
어산지 개인에 대한 부분보다 제 관심을 송두리째 모은 화두는 위키리크스의 본질에 대한 부분입니다. 상세히 알고 나니 참 재미납니다. 

미군 폭격의 내부 비디오나 외교 전문이 공개되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미국 정부는, 거의 백년전 방첩법을 도입하거나 이를 손질해 어산지와 위키리크스를 때려잡으려 합니다. 사실 정보의 이동경로와 손실을 보면 스파이짓과 상당부분 유사합니다. 하지만, 정보 유출 경로에 있는 사람과 정보 습득하는 사람이 그로 인해 얻는 명시적 이익이 없다는 점, 피아구분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스파이 플랫폼은 분명 아닙니다.

그렇다면, 위키리크스가 표방하는 대로 저널리즘 플랫폼인가요. 그도 아닙니다. 저널리즘은 팩트 기반에 매체의 견해가 담긴 정치적 플랫폼입니다. 하지만, 정보 유통 채널 구축을 통한 기계적 유통과, 정보 제공자의 선의를 인정해 요건을 만족하면 무조건 공개하는 원칙을 가진 기계적 중립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위키리크스가 저널리즘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저널리즘이 되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이 내부로부터 무너지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에디터가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고 공개방식에 있어 왜곡을 가하는 순간, 스스로가 정보권력이 되는 자기모순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위키리크스는 기술적으로는 누출 플랫폼이고, 사회적 함의는 공공 도서관입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누출 플랫폼 (leaks platform)의 존립 근거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에서 존경받는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와 닿아 있습니다. 은밀한 곳에서 맴돌이하는 정보는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키는 불량자산입니다. 이를 드러내, 잠시 아파도 고쳐서 전체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가치에 근거해 내부고발자는 철저히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간과하면 권력 주체간 싸움을 위한 의제설정에 매몰되어 스파이니 저널리즘이니 함께 헛다리 짚게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위키리크스는 절대 저널리즘이 아니라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대개 기자들이 정보를 찾아 의미를 추리고 스토리로 가공해 컨텐츠를 만드는 저널리즘과 위키리크스가 다른 점은 mass pull 방식이란 점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위키리크스 팀이 가장 공들이는 점은 정보의 습득이 아니라 정보의 진위 확인입니다. 대형 건수일수록 조작여부를 꼼꼼히 판단해야 합니다. 또한, 한 두가지의 숨어있는 스토리면 습득 주체에 따라, 첩보, 고발, 특종이 되지만, 수십만 건이 있는 것은 결국 검색에 의해 정보의 본질이 드러나는 아카이브 플랫폼일 뿐입니다. 즉 위키리크스는 정보의 가공과 배포에서 가치를 찾는게 아니라 습득과 아카이빙까지가 정체성이자 가치인 플랫폼입니다.

Is it right to publish hidden information? 
그런 점에서, 위키리크스는 이름이 유사한 위키피디아보다는 오히려 트위터를 지독히 닮았습니다. 본질적으로 대량 폭로 플랫폼이라 모든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폭로하기도 힘듭니다. 그저 세상의 모든 폭로를 아카이빙하고, 누군가 멘션하거나 검색에 응하여 의미를 찾아낼 때까지는 시한폭탄처럼 얌전히 바이트로만 존재하는 시스템입니다.

같은 관점에서 보수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국가의 중요 정보를 만천하에 공개하는게 옳냐는 질문은 다시 음미해야 합니다. 실제로 극우파 조직의 명단이 공개되어 실질적인 피해를 받기도 했고, 미군 작전 기록의 경우는 내부 정보원의 이름이나 작전의 동선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어 공개시 많은 죽음과 작전의 진행에 상당한 영향이 미칩니다. 이 점을 공표하는게 옳은가요 아닌가요?

여기에 칼을 긋듯 분명히 답할 수는 없습니다. 트위터만 해도 그렇습니다. 영향력 있는 사람의 혼잣말이 순식간에 유포되어 신문지상을 장식하며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개인의 단견이 RT 되면서부터 새로운 함의를 지니며 다른 이슈로 성장하기도 합니다. 실천적 답은 남이 봐서 우스울 말은 생각도 말고, 생각했다해도 트위터에 쓰지도 말 일입니다. 그러나, 말과 행동은 맥락(context)이 있고 디지털 환경에서 그 컨텍스트가 사라지거나 왜곡되는 순간 생뚱맞은 텍스트만 남아 그 저자를 옥죄게 마련이지요.

다시 위키리크스로 넘어가면 제 견해는 분명합니다. 위키리크스는 기본적으로 누출에 의존하는 기생적 시스템입니다. 초창기 위키리크스 시절처럼 해킹을 사용하지 않는 한, 정보제공자의 선의에 기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해킹을 한다면 정보좌파에서 정보 게릴라가 되어 현행법의 테두리에서 바로 말살 되기 쉬우니 생각하기 어려운 옵션이구요. 

결국, 정치적 마케팅에 의한 이미지 왜곡이나, 정치적 의도에 따른 법적 구속이 들어가는 상황을 배제하면, 정보제공자의 선의는 비대칭적 정보가 시스템의 후생을 감소시키는 한도까지만 존재합니다. 모든 비대칭적 정보를 저는 말하지 않았음을 강조합니다. 전체 사회의 후생을 감소시키는 은밀한 정보가 상당 수 해소되는 순간 위키리크스는 그 소명을 다하고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 실질적인 해소 메커니즘은 이미 작동되고 있습니다. 오픈리크스를 포함해 상당수의 누출 시스템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고여서 썩는 정보를 원천적으로 막는 사회적 견제장치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분명한 점은,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에 맞는 정보의 공개와 활용에 대한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위키리크스는 명확히 어젠다를 던졌고 세계는 이미 그에 답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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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물은 제 손을 떠나 전달되는 데에 의미를 두지만 책 선물과 같은 경우는 궁합이 맞지 않으면 참 선물을 드린다 해도 애매한 게 사실이지요. 그래도 즐겁게 읽으셨다니 선물 드린 저로서도 기쁠 따름입니다.

    재밌게 읽으실 분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위키리크스에 대한 관심이 많은 저인지라 견해도 궁금했었지요. 예전에 위키노믹스와 같이 말입니다. 배운 거는 써먹어야 하는 행동주의를 따르는 저인지라 위키노믹스에서의 협업지성은 이미 현실에서 일부 구현하고 있듯이 위키리크스에서 배운 점들은 내 것화 시켜서 써먹어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어쨌든 잘 읽었습니다. 아마도 나중에라도 몇 번 읽어보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책은 이미 다 읽었습니다만 아직 총체적인 리뷰는 못 올리고 있네요. 그래도 올해는 저도 책 좀 읽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 책을 보면서, 피상적인 이해와 깊이 있는 이야기간의, 작지만 전혀 다른 간극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 위키리크스는 제 생각을 넘는 거대한 사회 담론이 응축된 존재였지요.
      덕분에 이리저리 많이 생각해보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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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아침이면 습관적으로 거치는 절차들이 있을겁니다. 신문을 보고 샤워를 한다든지, 커피와 식사를 하면서 아침 뉴스를 본다든지 말입니다. 바빠서 그냥 헐레벌떡 집을 뛰쳐 나가는 부류를 제외하면 무언가 정보를 취득하는 부분이 아침에 소요가 많은 작업일겁니다.

저는 아침에 세가지 과정을 거칩니다. 밤새 진행된 산업이나 업계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전자신문을 빠르게 개괄하고, 관심있는 해외 정보의 RSS 피드를 읽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트위터를 켜서 산업동향 정보를 확인합니다. 숙달되면 이 과정이 5분에서 10분정도 소요됩니다. 간단히 화장실에서도 세상을 훑을 수 있지요.

갈수록 줄어드는 정보비용
예전에는 정보를 취득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신문은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신문 하나를 제대로 훑어보는데도 시간이 꽤 소요되지요. 전문적인 자료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서 자료가 있을만한 목차를 검색하고, 다시 자료를 꺼내 물리적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내용을 탐색하고, 다시 그 기사를 참조하기 위해 복사신청해서 들고 나오면 몇 조각의 정보를 얻기위해 반나절은 쉽게 지났습니다. 전문가를 만나기 위해서는, 누가 전문가인지를 알아보는 시간도 대단히 많고, 대개 해외나 멀리 학회 등 기회를 잡아 만나거나, 한두달 전부터 아주 힘들게 인터뷰를 셋업해서 만나는 수 밖에 없지요.

그러나 이제는 그와 유사한 정보량을 얻는데 드는 시간 비용이 앞에 말한 10분 정도입니다. 공간 비용도 거의 영에 가깝게 줄었지요. 어찌보면, 아침 10분에 학습하는 내용이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 하루에 필적할 만큼 시간과 공간이 압축된거나 다름없지요.

암묵지와 메타지식
그렇다면,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점점 암묵지와 메타지식이 중요해진다는 점입니다. 지식은 범용화가 되므로, 지식의 틈바구니인 노하우와 경험 같은 암묵지는 가치가 높아집니다. 이부분을 지식의 양극화라고 합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지식을 만들어내는 지식인 메타지식이 중요해지지요. 생각하는 법, 추론하는 법, 상상하는 법입니다. 

참 빨리 변하고, 소화하기도 힘들게 막대한 정보가 흘러다니는 세상입니다. 이런 정보세상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현명한 정보소비의 습관이 중요하지요. 전에 '흐르는 트위터'라는 글에서 스트리밍형 미디어와 아카이브형 미디어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정보의 소비에서도 아카이브와 스트리밍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RSS 처럼 끌어당기는 pull 방식의 정보 정렬의 스킬도 연마해야겠지요. 

무엇보다 중요한건 정보를 판별하고 가치판단하고 재가공하여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만드는 정보처리 능력이지요. 어쩌면, 이제 자라나는 아이들이 배울 지식기술은 교과서가 아니라 정보를 다루는 능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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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그냥 짱돌로 보였는데 뒤따라 오던 분이 들어보더니 썩 괜찮은 돌이라 하네.
    수석에 취미가 있는 어떤 분이 일행들과 채취를 하러 갔다 온 후일담을 저리 말씀하데요.
    언급하신 정보처리능력이 그냥 짱돌로 보느냐, 수석으로 보느냐를 가르는 키워드 같습니다.
    그 능력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으니 부단한 연마가 왕도겠지요.
    • 아주 알맞은 비유네요.
      맞습니다. 짱돌속에서 수석을 골라내는 눈이 중요하고, 지식사회의 생존기술이기도 합니다. ^^
secret

흐르는 트위터

Sci_Tech 2010.10.19 22:00
이제 트위터는 대세입니다.

다소 상투적일 뿐더러 세상 다 아는 이야기를 제가 왜 할까요? 이제 트위터가 대중화되었다고 단언할 수 있을만큼 국내에서의 사용자 부피가 확보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성 언론보다 빠르다
최근 국내 트위터 사용자의 외연이 얼마나 넓어졌는지를 명징하게 보인 두 사건이 있었지요. 첫째는 추석 때의 수도권 물난리고, 둘째는 해운대 고층빌딩 화재입니다.
이 모두 기존 언론이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를 초기에 완벽히 메웠습니다. 추석 때는 휴일이라 기존 언론의 대비상태가 최하였고, 해운대는 지역적으로 기존 언론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즉, 시간과 공간상 제약을 트위터가 메웠지요. 여기서 '1인 미디어의 힘'을 논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트위터가 시간과 공간상 기존 언론의 속도를 능가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용자가 많이 늘었음을 증거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블로그만큼 검색도 잘된다
굳이 1인 미디어의 힘을 따지자면, 매체로서의 트위터가 갖는 영향력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블로거가 유명해진건 딱 하나, 그 자체로 검색에서 주요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검색친화적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즉, '검색되어지는 것만이 존재하는 것이다'라는 웹의 실존법칙에 따라 검색에 가장 빨리 나타나는 글이 급증적으로 영향력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웹 페이지의 시대가 가고 블로그가 유행하게 되었지요. 관계와 소통, 양방향성의 특징이 구글의 랭킹을 올리게 되어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으니까요.
제가 놀란건, 트위터의 검색 랭킹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흔치 않은 키워드인 '윤잔디'로 검색을 하면, 제가 딱 두번 트윗한 내용이 가장 먼저 나타납니다. 원래 웹에 존재하시던 윤잔디 자매님과 그 유명한 디씨의 게시판을 이기고 불과 한달 전 트윗이 페이지 최상단에 존재합니다. 즉, 트위터가 검색을 전제한 매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개인형 매체인 블로그의 영향력에 필적하는 사회적 힘을 얻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방문자도 트위터가 좌우한다
이런 사실을 제 스스로도 실감했습니다. 일전에 '상대를 사로잡는 커뮤니케이션 비법'  강의록을 온라인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slideshare의 유통경로와 티스토리의 유입경로를 조합해 보니, 블로그에 들어와서 슬라이드를 본 사람보다, 트위터로 소식을 듣고 슬라이드에 접한 사람이 3:7의 정도 비율로 많았습니다. 물론, 이 포스팅은 이벤트 성이라서 평소의 고정 방문자 비중이 축소되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만, 입소문이 중요한 순간에 평소 고정 방문에 폭발력을 배가하는 부분은 단연 트위터라는 점을 극명히 보여주었습니다.

흐르는 트위터
제가 트위터를 쓰면서도 썩 열광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 흐르는 특성 때문입니다. 순식간에 흘러내리고 다시 감쪽같이 사라지는 휘발성이 마뜩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내 사용자의 부피가 늘면서 이제 온라인 사용자의 무게중심이 트위터로 많이 이동했습니다. 또한 거기서 생기는 트위터 자체의 관성에 의해 영향력의 강도도 달라졌습니다. 물론 트위터가 블로그를 바로 대체하는건 아닙니다. 저는 트위터와 블로그가 상보관계라고 봅니다. 전에 disqus라는 소셜 댓글을 제 블로그에 달았습니다. 
그 소개 포스팅에 썼듯, 블로그가 검색에 응하는 아카이브 플랫폼(archive platform)이라면, 트위터는 흐르며 실시간으로 미디어를 소비하는 스트리밍 플랫폼(streaming platform)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흐름을 전제로한 매체의 본성과 즉물화되어 가고 있는 시대정신에 잘 부합하고 있는게 트위터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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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치 채신 분도 있지만, 제 블로그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원래 블로그 댓글 창 위에, disqus 댓글창을 달았지요. 

It's SNS times!
SNS 시대입니다. 싸이월드가 장악했던 우리나라입니다. 그 아류처럼 시작했지만 이내 미국을 석권하고 글로벌 서비스로 거듭나서, 다시 대한민국을 강타하는 페이스북을 보면 새삼스러운 여러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트위터로 대변되는 거센 소셜 네트워크의 물결을 보면 블로그 시대를 넘어선 소셜 서비스의 도도한 흐름을 절실히 느낍니다.

Twitter kills blog stars
심지어, 제 블로그만 해도 그렇습니다. 블로깅 7년차인 제 블로그는 그 오래된 세월 덕에 많은 고정 이웃블로거 분들, 4천 정도로 추산되는 RSS 구독자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봄을 기점으로 포스트가 블로그 플랫폼 내에서 소비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줄었고, 상당 수가 트위터로 무게중심이 옮겨가 버렸습니다. 그 다음 비중은 RSS이고 일부는 릴레이 발행된 페이스북 플랫폼에서 소비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블로그 자체는 실시간 소비형인 스트리밍 미디어(streaming media)가 아니고, 검색에 응하는 아카이브 플랫폼(archive platform)이 되어 버렸습니다. 

Blog just logs
여기에는 두 가지 보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나마 플랫폼 내 컨텐츠 소비를 촉진하는 관심블로그 시스템을 제공하던 텍스트브가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면서 티스토리로 복귀한 점이 첫째입니다. 둘째는 제가 올 상반기에 더 바빴기 때문에 블로그 관리 및 촉진활동을 전혀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덕에 오히려 자연적인 미디어 소비성향 변화의 추이를 볼 수 있었던 계기이기도 합니다.

Disqus'ed
그래서, 변화를 시도해보려 합니다. 아래 댓글에 달린 디스커스(disqus) 플랫폼은 댓글 자체를 유지, 관리, 촉진하는 도구입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하는 기능, 그리고 그 댓글을 다시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발행해주는 기능, 자신이 disqus를 통해 생성한 모든 댓글을 유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한 매력을 보입니다.

Reply as content
저는 항상, 댓글도 작품이라 생각하고 성의껏 씁니다. 또한 제 포스트에 달린 댓글도 제 글을 보완하거나 별개의 논의를 이끄는 완결적 컨텐트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 블로그에 흩어진 모든 이의 댓글들이, 시간에 따라 사이트에 매립되고 인식속에 망각되는게 막연히 아쉬웠습니다.

Reply as glue
이제는 글의 생성과 유통이 더욱 재미나게 느껴질 듯 합니다. 관심있는 포스트에 트위터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댓글 쓰면 귀찮은 댓글러 주소를 입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댓글 쓰면서 아래의 발행 옵션을 켜면, 댓글이 하나의 트윗이 되고 페이스북 글이 됩니다. 게다가, 관심갖고 읽어 댓글 단 글이 다시 트위터나 페이스북 참조의 링크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유통이 됩니다. 내 관심과 해석을 반영한 댓글이 매개하여 플랫폼간 이전이 쉽게 이뤄집니다. 더 이상 댓글이 본글에 달린 꼬리글이 아닙니다. 당당히 독립적이고 플랫폼과 플랫폼을 연결하는 접착제(glue)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Let's disqus now
티스토리나 워드프레스처럼 HTML 고칠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를 쓰십니까? 소셜 댓글 플랫폼을 한번 달아보면 어떨까요? 지금 트위터나 페이스북 아이디 있으십니까? 한번 소셜 서비스를 통해 이 포스트에 댓글을 달아 보세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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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건 물건이군요...
    트윗을 안하고 있지만 해볼만 할듯
  2. 궁금한게 있는데요...
    저도 설치를 해봤는데... Reactions 부분이 잘 안됩니다.
    http://ggamnyang.com으로 접속하면 전체 페이지의 reactions가 모두 보이고 개별페이지로 접속하게 되면 reactions가 전혀 안보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도움 부탁드립니다!!!
  3. 페이지에 오류가 잇다고 나오는데요
  4. 스킨 깔끔한데 다른방법을 쓰신건가요
secret
앞 글에서, @oisoo님, @kimjuha님 사례를 통해 독특한 트위터 세계관을 살펴봤습니다.

What you follow is what you see
전자공학에서 aliasing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샘플의 숫자가 작으면 실제와 다른 모습을 검출하게 되는거지요. 예컨대 실제로는 붉은 색 신호가 존재하는 세상일지라도, 샘플링의 숫자가 작으면 파란 신호로 느껴집니다.
트위터 세상도 그러합니다. 내가 구성하는대로만 보인다는게 특징입니다. 어떤 센서를 갖냐에 따라 어떤 양상이 보이는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Size matters
그래서 트위터 하려는 분에게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팔로윙의 크기가 재미를 좌우한다는겁니다. 처음에 의욕으로 트위터 시작해서, 손가락 아프게 몇 명 팔로우 하다가 보면 영 재미가 없습니다. 매번 로그인해봐야 별 다른 일 없습니다. 꾹 참고 혼잣말 몇 차례하다가는 이내 멋적어 접게 되지요.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100~200명 팔로윙할 때까지 묵묵히 팔로우를 늘리라는겁니다. 취향 맞는 트위터 사용자의 팔로윙 리스트를 뒤지든, RT를 지켜보다가 팔로우 추가를 하든, 팔로우를 통해 생기는 센서가 커질수록 내게 들어오는 정보량은 급격히 증가합니다. 트래픽이 많은 시간대에는 다양한 논의가 병렬로 이어집니다. 안부 인사 전하는 그룹, 모임 시간 정하는 그룹, 토론하는 그룹, 정치 논의하는 그룹 등등. 샘플이 적으면 절대 안보이는 내용입니다.

안 보이면 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제가 놀랐던 때가 있습니다. 트윗이 많아 화면 리프레시가 정신 없는지라 꺼버리려고 하는 어느 밤, 한 분이 독백하시더군요.
아, 오늘은 아무도 없네. 다들 놀러갔나?

Why Twitter?
트위터는 재미입니다. SNS의 본령이 그렇듯. 재미없이 공부삼아 경험삼아 하면 백발백중 트위터의 변죽만 보고 접게 되지요. 재미를 느끼다보면 절실히 도움되는 정보도 얻고, 소식통으로 인정받을 만한 가십도 알게 되고, 또 깊이 있는 통찰이나 시각도 얻게 됩니다. 그 반대로 목적의식이 과잉인 트윗은 반드시 피로감을 수반하지요. 트위터는 트위터입니다. 단지 여러분의 수다와 대화를 온라인으로 구현했음을 잊지 말 일입니다.


Talk to the world
이제 팔로윙도 충분히 늘렸습니다. 의미있는 대화의 덩어리들이 보이면, 과감히 세상에 말 거십시오. @ 대꾸도 하고, RT 인용도 하세요. 속 꼬인 사람 아니면 반갑고 친절하게 답해줍니다. 특히, 지금껏 신규 온라인 플랫폼들이 보여주듯, 초기 사용자군은 성숙한 매너와 열린 자세를 가진 분들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트위터 같은 경우, 아직까지는 수준미달의 악플러나 공명심에 불타는 독설가도 없으니, 블로그보다 더 깔끔한 교류가 가능하지요.


Go and play
논란도 많고 궁금증도 많은 트위터 세계, 일단 한번 발담그고 느껴볼 필요는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꽤 많은 블로거 분들이 트위터 때문에 글을 못쓴다고 합니다. 중독되지는 마시길..

Twitter kills blogger stars!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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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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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투데이도 친구가 300명이 넘어가니까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트위터는 오죽하겠습니까? 마이크로블로그는 친구가 적정하게 많을수록 재밌긴 하더라구요.^^

    p.s. 메일 받으셨죠?^^;
  2. 결론은 주변에 보이는 것과는 별개로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말씀이시군요. 크게 와닿습니다. 주변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트위터에 뛰어들지만 정작 본인이 즐기지 못하면 의미가 없겠죠.

    저도 늦게 시작한지라, 요즘은 follower 수를 늘리는데 집중하면서 트위터를 몸에 익히고 있습니다. 지난 번 정운찬 총리 내각 때, 트위터의 위력을 몸으로 실감한지라 더더욱 그 재미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 아.. 정운찬 총리 지명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전 아침반, 심야반이라서.. ;;;;
    • 아...개각 명단 발표 시간 3~4시간 전부터 이미 명단이 트위터에 쫙 퍼진 일이 있었습니다. =)

      http://blog.ohmynews.com/dangun76/296037
    • 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우리나라에서도 속보는 트위터군요. ^^
  3. ㅋㅋㅋ 죽 읽으면서 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역시나 아주 잘 정리해주셨네..라고 감동 받으며 내려오다 마지막에 완전 뜨끔했습니다. 윤곽만 비슷한 글을 하나 계획 중인데 좋은 참고가 되었어요. :)
  4. 공감가는 글입니다. 처음에 트위터 하고 약 한달 동안은 정신 못차리고 트위터에 빠져 지냈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조절같은게 가능하더라구요. 모든 글을 다볼려고 하지말고 내가 접속해 있는 그 상황에만 충실하면 될 것 같아요..그래도 무지 재미있습니다.
    • 맞습니다.
      다 읽으려니까 벅차서 팔로우 구조조정하고 고생하지요.
      그냥 보이는것만 보겠다고 편히 마음먹어도 충분히 재미있잖습니까.
  5. go and play!

    넵..
    어제 광주 블러그심포지엄가서 또 트위터들을 만났답니다.무지 잼있는 어제였어요..^^
    가는 길은 고난이었습니다만..ㅎㅎ
    그래서 오늘 그분들 당장 팔로윙하고 인사말 남기곰..히히

    행복한 가을의 하루 되셈요~~
    • 와우.. 설마 그 먼 광주를 다녀오셨어요?
      진짜 재미있으셨겠어요. ^^
      토댁님의 활동범위가 갈수록 늘어나는듯 해요. ^^
  6. 여기 트위터때문에 블로그에게 괜히 미안해지는 한 사람 입니다!! 정곡을 찔려서 움찔했다는...
  7. Twitter kills blogger stars! 재밌고 의미있는 말씀입니다.
    한동안 미투에 빠져 블로그에 거미줄 쳐친지도 모르고 있던 적이 있었지요. ㅎㅎㅎㅎ

    미투나 트위터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길게 쓰지도 못하지만, 150자이내로 블로그 글을 쓰고, 짤방 (주로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이나 갖다 붙이는 버릇이 들었답니다. 쿨록!
    그렇다고 블로그 스따는 아닌데 말입니다. ㅠ.ㅠ
    • 네. 블로거 스타는 노래 제목과 운율을 맞추느라 쓴거지만 많은 블로그가 트위터에 잠식당하는걸 보네요. ^^
      저도 글의 호흡이 짧아지려는 경향도 느낍니다. 힘조절 하고 있어요. ^^
  8. 전 수다쟁이들만 팔로잉해서 그런지 몇 명 팔로우 안 하는데도 정신없이 트윗이 올라오더군요. 시간죽이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나간 트윗은 과감히 무시하지 않으면 완전히 노예처럼 지나간 타임라인만 보다 세월 다 보낼 수도 있는 무서운 서비스;;;
    • 네. 미묘해요.
      남들 수다 볼때의 그느낌, 또 풍덩 뛰어들때의 그 느낌 모두다 흡인력이 있지요.
      무엇보다 다 읽겠다는 완벽주의는 패가망신의 지름길. ^^;
  9. 전 블로그도 잘 안하고 트윗도 잘 안쓰니까 괜찮을 거에요!


    ....근데 왜 슬프지
secret
먼저 글에서 @oisoo님과 @kimjuha님의 사례를 통해 흔치 않은 순수 샘플을 추출했습니다.

Twitter semantics, again
전에 트위터 의미론 (트위터는 왜 어려운가?, 트위터의 중독성과 권력구조) 연작에서 설명했듯, 동기-비대칭 서비스가 활력을 갖게 된게 두가지 메커니즘에 기인합니다. @(reply)는 대화를 통해 대칭성을 부여하고, RT(retweet)는 인용을 통해 시간적 비동기화 또는 아카이빙 효과를 가져옵니다. 둘 다 사회화 과정이지만 @는 제 4분면 상에서 횡으로 움직이고 RT는 종으로 움직이는 차이가 있는거지요. 그리고, 팔로윙을 통해 다른 사람의 소통을 받아들이지만, 두 사람 공히 수용(sink)없이 발산체(source) 역할만 합니다.

I can see only my followees
이해하기 어렵지만, 알고나면 수긍가는 트위터 규칙이 있습니다. 내가 팔로우 하는 사람의 글은 물론 내가 팔로우 하는 사람들의 대화까지만 내 타임라인에 나타난다는겁니다.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이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 말하는건 굳이 그 사람 트윗만 모아보기전엔 알지 못합니다. 이 점 때문에 팔로우가 늘어나면 보이는 양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반대로 팔로우를 작게 가져가면 트위터 세상의 소리가 거의 안들리지요.


Twitter world view
이제 본론인 트위터 세계관을 보면 흥미롭습니다.
먼저, 팔로윙 없이 순수 RT를 통해 일방적 사회화를 하는 사람이 관찰하는 트위터는 어떨까요. 세상은 적막합니다. 트위터에는 내 글만 보이고 남들이 어떤 이야기 하는지 알지 않습니다. 고요한 산사 같은 세상입니다. 연극무대 같기도 합니다. 서로 보고 느끼지만 묵언의 법칙이 지배합니다. 나직히 글이 세상을 맴돕니다. 이 경우, 나를 언급한 RT와 간간히 오는 답글과 DM이 보이는 세상의 전부입니다. 글은 사색적이고 시류 독립적 경향을 띕니다.

반면, 팔로윙 없이 대화만 영위하는 트위터 세상은 어떨까요. 온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하듯 친근하고 아름답습니다. 가끔 까칠한 소리도 들리지만, 내가 접속하면 나를 구심점으로 급조되는 세상입니다. 찰나적입니다. 어쩌면 트루먼 쇼와도 같습니다. 이 경우 세속의 반응에 빨리 반응하고 공감적인 글을 쓰게 됩니다. 퀴즈쇼나 릴레이제안 등 예능 프로그램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In reality, mixture
둘 다 명사(celebrity)에 속하므로 팔로윙이 별로 없다 해서 이상할 일은 아닙니다. 트위터를 어찌 쓰느냐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니까요. 하지만, 일방성의 양 극단에 있는 두가지 샘플이 흥미롭고 흔치 않다는 점은 주목할만 합니다.

현실은 조합에 있지요. 적당한 팔로윙과 적당한 대화 그리고 가끔씩 RT. 그리고, 명사 중 가장 트위터리안다운 사용자는 바굥만(@solarplant)이라는 분입니다. 두산의 회장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하나 더 꼽자면 트위터 박(@moviejhp)이란 분. 해운대에 나왔던 배우이신데, 활발한 트윗과 연예계 트윗 전도에 앞장서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렇다면 트위터 자체를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 글에서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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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무 어렵네요. 어렵게 써 나가시다가 '그냥 즐기면 된다능...' 뭐 이런 결론으로 가면 좋을 듯 합니다. 하하하.

    안그래도 복잡한 세상, 트위터 하나에 너무 많은 것을 해석하고 의미를 찾고... 흐흐흐.

    물론 두뇌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안그러려고 해도, 그렇게 되는 건 어쩔 순 없겠지만요. 트위터를 가지고 이렇게 재밌게 해석하시는 걸 보니 읽는 저도 재밌네요.

    멋진 결론~ 기대할께요~ ^^
    • 트위터를 많이 쓰는 사람 아니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거란 우려를 깔고 쓴 글입니다. 블로그에 주로 익숙해진 분들은 좀 갑갑하게 느껴질듯도 해요.

      다음글은 결론이라기 보다는.. 그냥 마무리입니다. ^^
  2. 이제 취업시즌의 막이 올라 에세이를 쓰다가
    영 진도가 안나가는 차에 생각이나서
    오랬만에 들렀습니다. ^^;

    뭘 해도 손에 안잡히고 눈에 안들어오네요.
    현실도피까지는 아니어도 현실기피는 하고있는지도...

    지난 글 읽어보니 브라질도 다녀오셨네요
    제가 마지막으로 브라질 땅을 밝은게 2007년이었죠
    어쩐지 후덥지근했던 그 땅이 그리워지네요.

    삶의 길이 정해진 것이 아닌바에야 지금 제가 걷는 길도
    그 어딘가에는 다다르겠죠
    얼마전까지는 어느 곳에 서있는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어느 곳이냐보다는 어떻게
    걷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 또 들르겠습니다.
    건승하세요 ^^
    • 맞습니다.
      어떻게 걷는지 어디로 갈건지 누구와 걷는지 등등이 총체적으로 내 걸음의 행복이지요.

      이제 찬바람 나면 마음이 더 갑갑해질수 있겠지요. 차분히 초심도 생각하면서 착실히 준비하기 바랍니다. 특히 동기들하고 많이 이야기하세요. ^^
  3. 다음편이 기대되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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