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이들 보셨겠지만, 올초에 구상을 발표했던 MIT 네그로폰테 교수의 100달러 랩탑 프로젝트의 실체가 주중 뉴스에 나왔지요.
산업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본의 격차에 따라 경쟁의 유효성이 차이가 나고 이에 따라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로 세계가 대립되기도 했었던 것이 최근의 역사입니다. 이러한 산업시대의 자본격차(capital divide)가 상당히 완화된 것은, 시장경쟁의 유효성을 유지하면서도 정부 및 사회 역할의 확대를 통한 보완책이 많이 나왔고, 결정적으로 지식시대로 넘어가면서 자본의 역할이 과거보다 줄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지식시대의 잠재적 문제는 디지털 정보격차(digital divide)입니다. 또하나의 생산수단이 되어버린 지식과 정보의 독점을 통해 사회적 지위가 세습되고 사회의 건전성이 취약해질 수 있음입니다. 어느정도 경제력이 있는 나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보완이 가능하지만, 호구지책이 바쁜 나라는 국가내 격차해소도 어려운 일이지만, 장기적인 국제경쟁력 측면에서도 핸디캡을 안아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디지털 제3세계가 구성될 가능성마저 있는 것이지요.
100달러 랩탑은 그런면에서 상징적이면서도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입니다. 저소득 국가의 저소득 자녀에게 디지털 시대에 뒤쳐지지 않고 살며 또 새로운 기회마저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니까요.


한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이 랩탑의 사양이 너무 깜찍해서 저 같은 경우 300 달러라도 주고 사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문제일까요?
원가절감의 상당요인은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비용과 부품의 대량구매 등을 통한 것입니다. 따라서 기능적으로 온전하며 여기저기로 돌아갈 이윤의 양을 줄인 부분이 많지요. 따라서 이러한 제품이 시장으로 나오면 문제가 복잡해 집니다.
PC의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부유국에서는 생활필수품의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가격하락은 수요진작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시장규모 축소의 경향이 커집니다. 따라서, 가격경쟁력과 규모를 못 맞추는 중소규모의 노트북 업체는 물론이고 데스크탑 PC업체도 많이 망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문제로 이 100불 랩탑은 정부가 직접 관여하고 제한하여 공급을 한다고 합니다만, 이익있는 곳에 시장이 있게 마련이므로, 중간단계에서 암시장으로 유통되는 물량을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을겁니다. (특히 이 랩탑이 뿌려지는 저소득 국가의 청렴도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또한, 이 랩탑을 수령한 저소득계층 자녀도 돈 10만원에 팔수가 있겠지요.
이경우 시장혼란에 더해 원래의 정보격차 해소라는 문제가 고스란히 남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러한 시장붕괴는 MS나 델, 삼성 등 대형 업체의 이익에도 맞지 않으므로 채택하지 않도록 하는 로비도 없지 않겠지요.
만일 이 프로젝트의 결과로 노트북이 50만원대로 내려온다면 MP3P, PDA, STB, Mobile Phone 등 정보가전 전체에 가격 붕괴가 이어지게 되고 업계의 재편마저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갸륵한 프로젝트가 영글어가는 것을 보고 많은 변수에도 불구하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05Oct06 추가)
그리고, 니그로폰테 선생도 이렇게 gray market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계시더구만요.
(http://news.yahoo.com/s/ap/20050928/ap_on_hi_te/hundred_dollar_laptop_3)
대책이 뾰족한 것은 없고, 도덕적으로 호소하려나 봅니다. 마치 남의 편지를 손대지 않고 또 교회 물건을 훔치지 않는 것처럼 애들 교육하는 물건을 빼돌리거나 사서 갖고 다니는 사람은 파렴치한으로 보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저 밑의 댓글에 북한 만나오 라디오 경우도 있고, 아직 확인은 못했지만 렐샤님이 알려주신 빅터 파파넥 라디오 사례도 있듯이 배고픈 사람의 현실과 도덕적 선의지를 믿는 것과의 균형이 필요할 듯도 합니다.
그리고 MIT Lab에 멋진 그림이 하나 더 있어서 보충합니다. 발전용 크랭크와 케이블 변신 가방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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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ypical 2005/10/03 16:56
대량구매를 한다고 해도 Dell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구매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100불에 맞추려면 사용할 수 없는 부품들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성능 좋은 CPU, 밝고 선명한 LCD, 용량 넉넉한 리튬 이온 배터리는 각각 100불이 넘는 부품들이고, 저 디자인이면 값싼 HDD 역시 사용하기 곤란해 보입니다. 제게 Intel Cel 300MHz CPU, 1024X768 10.2인치 LCD, 20G HDD에 두깨 2Cm인 소니 Vaio 노트북이 있습니다. Windows 2000도 아주 잘 돌아가는데, 중고 장터에 팔면 30만원은 꿈도 못 꿉니다.<br />
제 생각에는 당장에는 HW업체보다는 OS업체가 불안해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Linux에 사람들(사용할 아이들과 아이들 때문에 OS를 배우는 부모 등)이 익숙해지면 뭔가 새로운 현상이 일어나겠죠. 저사양에서도 잘 돌아가는 OS가 널리 퍼지면 결국 HW업체에게 여파가 가겠지만 말입니다.<!-- <homepage>http://atypical.egloos.com</homepage> --> -
Inuit 2005/10/03 21:23
A-Typical // 제가 생각했던 부분은 핵심부품 구매시 charity program 같이 저가에 조달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전 처음 구상에서 니그로폰테 교수가 언뜻 그런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지적재산권의 미행사 등도 주요 절감 원인이 되구요.<br />
말씀처럼 지금 랩탑과 바로 견줄만큼의 성능은 아니고, 처음 프로젝트 발표시 저도 이부분 때문에 그냥 저렴한 제품하나 나오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발표를 보니 기능을 슬림화 하고 기존 랩탑의 용도에서 벗어나서 생활속의 정보기기로 바꾼 냄새가 나더군요. 이경우 저 그림처럼 손쉽게 들고다니며 생각을 기록하고 교류하는 "near at hand device"가 될 수 있을듯 합니다. (니그로폰테 교수는 지금 핸드폰 기능도 너무 많고 복잡해서 단순화해야 한다고 누누히 설파하고 다니고 있지요.)<br />
그래서 관전 포인트는 IT 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 영향 때문에 어떤 counter act가 들어올지, 좋은 기술로 세상을 밝게 하려는 꿈은 실현이 될 것인지, 이런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
♬ Seolleim.net 2005/10/04 01:03
<a href="http://seolleim.net/tt/index.php?pl=889" target=_blank ><b>MIT 미디어랩의 "100달러 노트북"에 대한 단상</b></a><BR/>
네그로폰테 교수와 그가 있는 MIT의 미디어랩은,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이란 책을 보고 알게 되었지요.
그 이후로 지금은 SKT에서 대체 뭔일을 하는지 알수없는
윤송이박사가 공부했던 랩으로 뉴스에 나오기도 했었구요.
(1mm라는 서비스가 그분이 만드신거라는데, 기대에 심히 못미칩니다..
원하는 것은 다할수 있는 무소불위의 국내 이통사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시니 언젠가 멋진거 하나 만드시길 기대해 봅니다..)
사실 "디지털이다"같은 개론서만으로는
네그로폰테 교수가 꿈꾸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같은 미디어랩에 일하는 닐 거센펠드 박사가 쓴
"생각하는 사물(Things That Think)"이라는 책을 보면 보다 구체적인 미래상이 제시됩니다.
다소 실험적인 내용들이 많지만, 그 책이 꿈꾸는 미래는
가진 자들을 더 잘살고자 하고, 더 편하고자 하는 그런 목적만은 아닌듯 합니다.
우리나라가 천천히 일지라도, 조금씩 일지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정보화 사회로 인해 많은 정보가 열려있고,
함께 나눌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사회. 저는 컴퓨터가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 이해나 적어도 노력이 있지 않은 분이라면,
저 대중형 노트북을 아무렇게나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잡하고 우스꽝스럽다거나 윈도우가 아니라는 등의 평을 보니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더 조잡하고 우스꽝스럽더라구요..
개발도상국에 돈을 빌려주고 무기를 파는 미국의 어두운 모습 뒤에는
열린 정보화 사회로 함께 가자고 손을 내미는
저런 의미있는 노력들도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고, 희망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스티브 잡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가 교육을 위한 컴퓨터 환경에 대해 미련스러우리만큼
노력한 것만은 높이 평가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식인이 자신이 가진 지식을 세상을 위해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정말 당연하고도 훌륭한 일인것 같습니다.
*저번에 LG전자에 방문하여 강연을 했었더랬죠.
그때 LG다니는 친구가 강연을 들었다고 하던데.. 어찌나 부럽던지요..
별 특별한 얘기는 없었을지 모르지만, 대가의 포스를 한번 받으면
의욕이 마구마구 샘솟는 효과가 있거든요... ^^
"10만원짜리 노트북 베일 벗다" MIT 네그로폰테 교수, '100달러 노트북' 공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100달러 짜리 저가 노트북 보급을 추진하고 있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네그로폰테 교수는 28일(현지 시간) '100달러 노트북'의 실체를 공개했다.
'100달러 노트북'은 기존 노트북PC의 고사양을 제거하고 필요한 기능 수행을 위해 최적화했다. 현재 밝혀진 사양으로는 500MHz 클럭을 사용하는 CPU에 1기가바이트 메모리를 저장장치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이 제품은 e-Book과 홈씨어터로 사용할 수 있고 터치 스크린과 라이팅 패드를 이용해 교육용으로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네그로폰테 교수는 개발도상국에 1,000만대 이상의 '100달러 노트북'을 보급할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구글, AMD, 뉴스코퍼레이션, 레드햇, 브라이트스타 등도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전세계 노트북 시장에 일대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 MIT에서 제공한 '100$ 노트북 PC' 자료 ⓒMIT Media Lab
2005-09-29 오후 2:22:21
K모바일 오병민 기자 news@kmobile.co.kr
http://www.kmobile.co.kr/k_mnews/news/news_view.asp?tableid=mbiz&newsid=&GotoPage=1&Idx=51048 -
A-Typical 2005/10/05 16:26
제 생각에 기존 laptop시장을 잠식하기에는 어렵고, PDA 시장을 잠식하지도 못할 것 같아 기존 HW업체들이 당장 market share를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서 제법 팔리면 개인용 Linux를 경험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이 제품은 linux를 탑재합니다.) MS입장에서는 표 안나게 전파를 방해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Treo가 Palm에서 MS로 넘어가는 형편이라 hand held쪽에서도 MS의 입지가 더욱 넓어지는 것이 빠를지도 모르겠어요
-
波灘 2005/10/05 22:22
무상으로 뿌려진 라디오가 호구지책에 밀려 겪게 되는 운명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를 참조하시길...<br />
<a href=http://www.donga.com/docs/magazine/shin/2003/07/29/200307290500000/200307290500000_1.html target=_blank>http://www.donga.com/docs/magazine/shin/2003/07/29/200307290500000/200307290500000_1.html</a><br />
<br />
참고로... 이 기사에서 등장하는 자가발전 라디오는<br />
<a href=http://kr.shopping.yahoo.com/early_adopter/es/grundig_radio.html target=_blank>http://kr.shopping.yahoo.com/early_adopter/es/grundig_radio.html</a><br />
미국에서는 Grundig의 이름값 때문인지 40불씩이나 나가지만, 중국의 생산업체 상표를 단 놈은 현지가격으로 단돈 150위안인데 사용해 보니 꽤 물건이라는 느낌이... -
Inuit 2005/10/06 00:04
A-Typical // 네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쪽에서 파급효과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하드웨어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br />
연간 노트북 생산량이 4천만대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당장 예상되는 보급대수가 6개국 600만대정도 된다고 합니다. 물론 이 정도 사양으로 랩탑을 당장 대체하긴 어렵고 원래 의도 자체가 기존 제품 가격대로 접근하기 어려운 불모시장(steril market)을 겨냥한 것이지만, 고성능 그래픽 게임과 대용량 저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필수기능이 포함된 제품이 새로운 개념으로 포지셔닝된다면 기존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고사양은 필요치 않고 학습이나 업무의 보조도구로 사용하기에는 저렴한 가격때문에 매우 적당하고 랩탑을 사지 않고 이 제품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low-end 랩탑이 아니고 랩탑과 PDA의 중간형태로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br />
만일 이런 개념이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면 유사한 제품이 $300 아래로 나올 수도 있고 이 경우 정보가전 전체로 가격의 압박이 생길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br />
지금 드리는 말씀이 그저 기우일 수도 있지만, 당장 IT 하드웨어 사업에 몸담은 제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 -
A-Typical 2005/10/10 18:58
우연한 기회에 네그로폰테 교수의 인터뷰를 봤습니다. Dell, HP, Lenovo같은 HW업체의 저항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보다는 Open Source대 기존 SW업체의 대결구도를 예상하더군요. 그리고 제품은 connectivity도 제공하는 eBook이 기본 concept인 것 같습니다.<br />
<br />
처음 시제품으로 6백만대, 그 이후에는 연간 5천만대 이상을 찍어내야 한다는 걸로 보아 크게 성공하지 않으면 구경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현재 laptop의 시장규모가 저보다 크지 않다는 것 같죠?) 그리고 마케팅, 유통 비용이 전혀 들지 않지만 100불을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homepage>http://atypical.egloos.com</homepage> --> -
Inuit 2005/10/10 21:49
A-Typical // 네, 제가 주목하는 부분이 Wi-Fi 백본없는 자체 연결성이나 오피스 응용 등 특화된 기능입니다. 저가에 구현한다면 랩탑을 바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랩탑, PDA 등 다른 수요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저만해도 이런 제품이 20만원대라면 사고 싶단 생각이 드니까요. <br />
중요한 이슈는 가격입니다. 막대한 물량이 보장되어야 하고 일부 기업으로부터 자금, 기술의 donation도 필요할 것인데 어떤 이유에서건 "선의에 기반한 공조"가 깨어진다면 물량감소 -> 원가상승 -> 물량감소..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br />
니그로폰테 교수가 "$100 is still expensive."라고 말하는 것은 일면 원가하락의 가능성이 더 있다는 소리일테지만, 반면에 원가절감에 실패하면 프로젝트가 허무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부분이라는 개인적인 생각도 듭니다.<br />
논의를 흥미롭게 발전시켜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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