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해당하는 글 6건

당신, 남은 인생 동안 계속 설탕물(sugar water)만 팔고 살거요?
이 한마디로 스티브 잡스는 펩시콜라의 존 스컬리(John Sculley)를 영입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행복한 동화지만 이후는 비극의 반전입니다. 둘은 반목을 거듭하고 결국 스컬리의 손에 의해 잡스는 자신의 육화인 애플을 떠나게 됩니다. 이는 전략의 문제도, 시스템의 문제도 아닌, 단지 리더간 갈등이 전사적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극명한 사례입니다.

Diana McLain Smith

(원제) Divide or conquer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매우 유니크한 책입니다. 일단 주류학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갈등의 문제를 리더간 갈등으로 좁혀서 기업 맥락으로 들였으니 재미난 주제입니다.

하지만 책은 내용이 그리 실하지 않습니다. 사람간의 갈등은 학술적으로는 그 난이도가 '권력' 급입니다. 복잡하고 인과관계가 모호하면서 전개양상이 심리적 수준의 불확실성을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니터 그룹의 컨설턴트 답게, 저자는 프레임워크의 건립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깊이가 부족한 탓인지 사례가 적은 탓인지, 아니면 문제의 본질이 그런 것인지, 구조적이긴하지만 다소 허무합니다. 마치 코끼리 냉장고에 넣는 3단계를 보는 느낌입니다. 프레임에 따른 상황의 통제가능성은 고사하고 그대로 재연이나 될까 의문스러울 정도로 명료하지 않습니다.

책의 주장은, 양자택일의 이슈를 관계중심으로 재조명하고 변화를 노려보라는게 핵심입니다. '대화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갈등 대화와도 유사합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함으로 치유의 힘을 얻는다는 건 동의할만합니다. 그러나, 갈등 당사자의 상호작용 패턴 분석으로 들어가면, 거의 프로이트 시대의 세계관을 차용합니다. 어려서 어떤 아버지 밑에 자라서 어떤 반응을 보인다는 식이지요. 놀랍게도 꽤 합리적인 서구의 지식인들이 프로이트에 매몰된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튼 매우 재미나면서 협소한 주제라, 꽤 많이 배울것을 기대했던 제 상상은 깨졌습니다. 특히 출판의 관점에서는, 컨설팅 사 특유의 난삽한 번역이 한 몫 한것도 틀림없습니다. 국부적으로는 말이 통하는데 책 전체는 무슨 모양인지 알아보기 힘든 공동작업적 특성 말이지요. 게다가, 도입부는 내내 스티브 잡스 이야기, 그리고 나머지 2/3는 지겨운 댄과 스투의 사례로 꽉 차 있어 매우 지루합니다.

하지만, 참신한 주제를 선정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했던 저자의 내공은 무시하지 못합니다. 전체 맥락이나 프레임워크는 허접해도 부분 부분의 문장들은 꽤 강합니다. 깊은 혜안이 느껴지는 문장들이 수십개입니다. 몇 개는 트위팅으로 갈무리해 놓았습니다.

우리는 조직내 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관계속의 개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시각을 왜곡시키고 오히려 자기실현적 예언이 된다. 반대로 한발 떨어져서 상호작용의 패턴에 집중해야 한다. -D.M. Smith

If you have a good cooling system, you'll be reflective. If you have only hot system, you'll be reflexive. Relationship starts here.

What is believed to be a pure fact is often turned out to be an interpretation, with high level of abstraction.

그나마 이런 문장들 보는 재미로 지루함을 겨우 넘긴 책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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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재 저에게 해당하는 상황이군요...상호작용...리더간의 갈등은 정말 치명적입니다...
  2. 입사하자 마자 현장을 뛰어넘고 사무실로 직행하여 플랜트 최고 계급들과 생활을 같이하면서 바라본 리더들사이의 눈에 안보이는 미묘한 갈등을 매우 감명(?) 깊게 바라보면서 웃었던 경험이 새삼 떠오르네요.. 안보고 있는거 같아도 아랫사람들도 다 알고 비웃지요 흐흐.. 업무적인게 아니고 개인적인 권력 영향력 다툼이라던가 ㅋㅋㅋ

    그래서 현장 사람들은 죽어나는 일이 가끔 생기는거 보면 리더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가 봅니다.

    제가 몸담은 그룹의 최상위 리더님께서는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부하들을 매우 까다롭고 격있는 틀에 끼워넣고 굴리는걸 좋아하는 타잎이라지요? 그래서 퇴사를 일주일에 두세번씩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아이폰 24개월 할부 아니면 관뒀을지도... )

    것보다 직급이 그정도 됬으면 좀 빨리 퇴근했으면 좋겠어요. 아랫사람들 퇴근도 못하고 제 옆 과장님은 특히 신혼인데 눈치보면서 퇴근도 못하고 흑흑 ㅠ;; 높은 사람들은 솔직히 칼퇴근 해야되요 그래야 아래사람들이 맘놓고 퇴근하지 ㅠㅜ;;

    여튼 리더들의 반목과 아이러니에 관해서 경험한게 너무 많아서 갑자기 장문의 리플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요즘 힘들어요 흑흑 ㅜ;; 보고서도 맨날 퇴짜맞고 ㅠㅜ;;;
    • 헉..Jjun님도 사셨군요 아이폰..흑..갖고 싶어요.
      술김에 질러버릴까요..크크크크.
    • 권력 게임은 조직의 본질적 속성이라서 아예 없을 수는 없지요. 다만 건전한 선에서 생산적인 부분을 견지하면 그나마 낫습니다.

      그 외의 부분은 리더간 갈등보다는 리더십 자체에 대해 개선이 필요한 관리자로 인해 고생하는걸로 보이네요.

      아이폰이 근속기간을 늘려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을줄은 몰랐습니다. ^^;;
    • 엘윙//
      술김.. ^^;;
      술 깨기 전에 제가 뽐뿌 좀 넣어드릴걸 그랬습니다. ^^
  3. 음..제가 있는 조직에서는 리더간의 갈등은 별로 없습니다. 위계질서가 확실해서인지..인화중심의 경영덕분인지 모르지만요. ㅎㅎ 갈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 그런면에서 엘윙전자는 분위기가 좋은듯 해요.
      그래도 그럼 뭐합니까. 어디있건 엘윙님이 행복해야죠. ^^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건 정말 맞아요. 동감입니다. 그런 면에서.. 제 책은 소개좀 많이 하셨삼? -_-;;;
  4. (미투데이에 올라온 추천글을 보고) 혹해서 사서 읽다가, 정신이 산만해져서 중간에 그만두었답니다. 책 말미가 흥미롭다고 하던데, 다시 책을 읽으려고 하니 솔직히 겁이 나더군요. ㅡ.ㅡa;;;
    • 음.. 끝이라고 더 멋지진 않은듯하고요.. 전체 모양만 잡으셨으면 굳이 다시 안 읽으셔도 될겁니다. ^^
  5. 아...대기업 임원들의 정치 다툼, 대학 병원 교수들의 알력다툼, 대학교 교수들의 파워게임도 정말 대단하더군요-_-;;; 저런 사람들이 리더로서 시너지를 낼까 의심스러운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더군요.

    말단 직원의 다툼은 말썽쟁이 하나 자르는 것으로 해결이 될지 모르지만 리더간의 다툼은 조직 전체의 존립을 좌우할테니... 정말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습니다. 댓글에서 말씀하신대로 '리더쉽'의 문제도-_-;;;
    • 여럿 모여 있는 곳은 다 그런 면이 있다고 봐야죠.
      하지만 말씀한 부분은 그 정도가 심한 곳입니다. 병원, 교수 등. 조직 특성이라고 봐야죠.
      어느정도를 넘어서면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6. 비밀댓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관심과 제안 고맙습니다. ^^
      하지만 제가 표방하는 부분과 워낙 달라서 참여는 어렵겠네요.
      하시는 일 성과 있으시길 빕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
secret

귀곡자

Biz/Review 2009.09.25 22:00
Warring states, 戰國시대는 그 무쌍한 변화와 극적인 전개가 흥미로울뿐더러, 다양한 사상과 철학의 온실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합종의 소진과 연횡의 장의는 상상의 스케일과 피치(pitch)의 요사로움이, 세계 역사 어디에 내 놓아도 톱 클래스입니다. 하나 있기도 힘든 사나이가 둘이나 동시대에 존재했고, 게다가 그 둘은 동문이었습니다.

한편. 당대 최고의 재사(才士) 손빈. 동문이랍시고 위나라에서 성공한 절친 방연을 찾아갔다가 계략에 걸려 얼굴에 먹글씨를 새기고 관절이 제거되어 앉은뱅이가 됩니다. 방연은 손빈이 있는 한 위나라의 대업을 못 이룬다 생각했던거지요. 여차저차 제나라에서 첩보작전으로 손빈을 빼와 군사로 앉힙니다. 손빈의 복수전. 방연이 쳐들어오자 솥단지 수를 줄여가며 유인. 나무에 적습니다. "방연 여기에 죽다." 한 밤에 무슨 글씨인가 불을 밝혀 본 방연. 불빛이 조준점이 되어 빗발같은 화살을 맞습니다. 손빈의 예언은 이뤄졌습니다.

그 소진과 장의, 그리고 손빈과 방연의 스승이 같습니다. 귀곡에 살았다하여 귀곡자라고만 불리운 어느 은자의 전략서, 귀곡자입니다.
 
(부제) 귀신같은 고수의 승리비결

박찬철 공원국


귀곡자는 일을 도모하는 방법을 적은 책입니다.
영문 키워드와 핵심주장을 제 나름대로 적습니다.
  • 패합(Go/No go decision): 시작할진대 주도하라. 투합하지 않으면 아예 접어라.
  • 반응(Team building): 경청과 떠보기로 일을 도모하는 주변 사람의 마음을 읽어라.
  • 내건 (Trust building): 공동운명체로 묶어라. 내건이 안되었다면 여기서 그만 두라.
  • 저희 (Risk control): 틈이 생길 여지를 미리 막아라. 틈이 생겼다면 활용하라. 틈을 못막겠다면 물러서라. 그러기 위해 미리 관찰하고 계획하라.
  • 오합 (Analysis): 세심히 형세를 살펴라. 세력을 불려 천시를 잡아라. 거스름을 피한 후, 주도하라.
  • 췌마 (Scout): 상대 힘의 크기와 방향을 가늠하라. 욕망과 두려움을 부추겨 본심을 드러내게 하라.
  • 비겸 (Flatter): 결정권자의 능력과 진심을 파악하라. 칭찬하라. 상대를 높여 제압하고 설득하라.
  • 권 (Persuasion): 상대말에서 힘을 얻어 더하라. 상대의 특성에 맞춰 설득하라.
  • 모 (Plotting): 각자 생김에 따라 모든 사람을 십분 활용하라. 주장하지 말고 형세를 설명하여 스스로 납득하도록 하라. 일의 완성 전까지는 기밀을 유지하라. 사람을 통해 실행을 완성하라.
  • 결 (Resolution): 철학과 세계관이 요구된다. 나와 결정권자의 실질적 이익을 목적하라. 우리 실력과 객관적 정황에 맞는 결단을 내려라. 이익 뿐 아니라 명분과 책임을 더해 결단하라.
사실 귀곡자 자체보다, 중국고사에 정통한 두 저자가 진미입니다. 이 책이 아름다운 모든 이유는 저자의 해석과 변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왠만한 책은 원전을 섣불리 해석하는걸 경계하고 혐오합니다만, 귀곡자 한 줌의 글을 다양하고 유관한 고사와 사례를 통해 오늘에 배울 점을 정리한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전체 테마를 프로젝트 관리 방법(project management methodology)로 포장했습니다. 막힘 없고 쓸모 있습니다.

귀곡자 자체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도 평가가 엇갈립니다. 앞에 보듯, 권(權)과 모(謨)의 술수가 바로 귀곡자의 가르침이지요. 일반적 도덕을 가볍게 여긴탓에 유가에 의해 군자의 책이 아니라 치부되었습니다. 하지만, 왕들은 귀곡자 가르침을 이래저래 실천했지요.

제가 보는 관점은 복잡한 철학적 논쟁 필요 없이, 매우 실용적인 주장이라고 봅니다. 시대적으로 공자 이전이므로 유교적 도덕관념이 없던 시절에 대해 후일의 잣대를 대는건 무리입니다. 게다가 당시는 전국시대,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또렷이 목표에만 집중하는 단순함이 귀곡자 전략의 뼈대겠지요. 뼈를 감싸는 살은 사회심리입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사람의 마음을 읽고, 얻고 다지는 방법에 많은 공을 들이고, 대단한 통찰을 보입니다. 중국의 인간심리 모델은 그렇게 2,500년전에 고도로 완성된 것입니다.

물론, 귀곡자가 진짜 누군지, 어디까지가 당대의 진본인지조차 모호한게 사실입니다. 또한 귀곡자가 손무의 병법서를 지니고 가르쳤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런 논란은 서지학의 과제로 넘긴다면, 귀곡자의 글들이 주는 집중력과 메시지에 마음을 열고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일을 도모하고 싶으십니까. 여러분과 함께 일할 사람에 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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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을 도모함에는 좋고, 실행하기에는 무리수가 많고, 외면하기에는 합당한 말이라 어렵다 느껴집니다. 귀곡자의 이치를 아는 사람은 제법 있을건데 생각보다 행하는 사람이 적지 않나 싶습니다. 뭐, 그 첫번째 예가 접니다만... ^^:;;;;;; 책은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만.. 예전에 읽어보겠다 말했던 것도 채 읽지 못하여.. ㅠㅠ 최근엔 그저 부끄러울...따름.. *^^* 그보다 함께 일할 사람에 답이 있다고 답을 내신 식견이 부럽습니다.
    • "일을 도모함에는 좋고, 실행하기에는 무리수가 많고, 외면하기에는 합당한 말"

      곰곰 곱씹을만한 커멘트입니다. 모드님이 썩 좋아할만한 주제는 아닌듯하지만, 한번 서점에서 스윽 들쳐보셔도 좋을듯.
  2. 마지막 말이 맺히네요..
    근래 팀원중에 한명이 회사를 떠난다고 합니다.
    회사 사정상 매력적인 제시를 할 수도 없고,
    믿고 남아 달라고 사정하기도 그렇구요 ..

    결국 사람이 전부인데..
    이래저래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 맞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갑니다. 많이 아쉽죠.. 그럴때.

      책 재미있습니다. 읽어보세요.
secret

권력의 경영

Biz/Review 2009.09.12 11:18
권력은 악일까요. 필요악일까요. 아니면..
그저 악명이 숙명인 사회적 메커니즘일까요.


Jeffrey Pfeffer

(원제) Managing with power: Politics and influence in organization

페퍼 씨는 명료하게 권력을 정의합니다.
권력은 의사결정을 실행하는 힘이다. 왜냐하면 성공은 계획될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은 실행될 뿐이다. 그리고 그 실행은 권력이 담당한다.
권력에 농락당한 로버트 그린이나, 권력을 갈망한 마키아벨리 씨를 비롯해 디지털 권력이나 팀장 정치력 등 권력을 주제로 다룬 많은 책을 봤지만, 가장 담대하고 실용적인 정의를 이 책에서 봤습니다. 권력 자체에 대한 신화적 윤리 논쟁은 곁으로 치우고,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종합적 툴로서 권력을 상정합니다. 그에 따라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조직내 권력 문제를 명쾌하게 다루고 있지요.  

권력의 원천
페퍼 씨는, 권력의 3대 요소를 자원, 정보와 연결(connection), 공식적 위치(authority)로 파악합니다. 특히 자원이란 실제적 통제권이 중요하지요.

권력의 행사
프레이밍과 commit에 의한 binding을 짚습니다. 필요에 따라 희소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를 활용하지요. 이쯤 되면 상당 부분 권력은 설득의 일면임을 알게 됩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게, 권력은 가치 중립적으로 '일을 이루는 수단'이라고 본 정의에 부합하지요. 권력은 조직을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설득일 뿐입니다. 기타로는 타이밍의 제어와 상징 관리도 중요한 효과가 있습니다.

권력의 소멸
이 책의 탁월한 점은, 로버트 그린 류의 영웅담적 권력에 천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조직내 권력의 수명을 좇아 기록합니다. 특히 권력의 소멸 논의는 중요한 함의가 있습니다. 제가 늘 말하는 지속가능한 권력에 대한 거울상이니까요.
페퍼 씨는 환경변화가 내부적 변화를 능가할 때 권력이 상실된다고 말합니다. 즉 변화에 민감하고 좇아가지 못할 때 권력은 취약해진다는 뜻입니다. 특성적으로는 오만할 때 변화에 둔감해지니 역사적 사실과 매우 잘 부합하는 지적입니다. 더욱 효과적인 조언은 때가 되면 스스로 내려오라는 것입니다. 쉽지 않을지라도 한 자리에 10년 머물면 내려올 계획을 해야하고, 더 전향적으로는 조직에 강제적 교체가 구조화되는게 더욱 건전하다는 제언입니다.

권력, 원한다고 생기지도 않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겐 결코 돌아가지 않는 몫입니다. 권력의 쟁취보다 힘을 가지면 무얼 하고 싶은지 궁구할 일입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권력을 가져야 일이 성사된다는 점 역시 똑같은 무게로 생각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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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때가 되면 스스로 내려오라" <-- 이거 아무나 못하죠! 모든 권력은 소멸하기 마련인데, 권력자는 권력자이기에 그걸 알수 없습니다. "권력 역설"이라 할까요.
    • 맞습니다. 생존을 스스로 멸하기 어렵듯, 권력도 실존이라 스스로 멸하기 쉽지 않지요.
      하지만 power mortality를 아는건 매우 중요한데 말입니다.
  2. 흔히들 얘기하는 뭐랄까 부패가 되어도 그자리에서 꼼짝않고 있는것
    그것이 지속이 되면 폭발합니다.
  3. "권력의 쟁취보다 힘을 가지면 무얼 하고 싶은지 궁구할 일입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권력을 가져야 일이 성사된다는 점 역시 똑같은 무게로 생각해야하겠습니다."
    이 부분을 한참동안 되뇌이다 나갑니다. 휴일 잘 보내세요.
    • 네. 레이먼님도 휴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곳은 날씨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여긴 어제 비오고 나서 매우 좋습니다. ^^
  4. 여러모로 불편한 행사로 작동하기도 하지만 의외로 숨겨져 있는 달콤한 모습이 있네요. 전 이상스럽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아마, 최근 고민하는 것들과 부합되기 때문인 듯 싶습니다만... *^^*
  5. 스탠포드의 페퍼교수의 책인가요? 이 분의 아이디어라던지 발상이라던지 참 마음에 들던데...위시리스트에 올려놔야겠군요.
    • 아.. 전 이참에 처음 알았는데, 아이디어나 발상이 참신한가요?
      참고할만한 링크가 있나요? 급궁금해집니다.
    • 일단 잭 웰치를 까는 대범함도 그렇고...사실 따지고 보면 당연한 말을 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는데(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정리하고 지지하는 듯한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6/01/2007060100835.html?srchCol=news&srchUrl=news2 를 보고 흥미있게 보고있는 아저씨죠.

      하는 말마다 지극히 상식적인 쉬운 이야기인데 남다른 설득력을 가지고 썰을 풀어서 ㅎㅎ
    • 아.. 예전에 이런 글 본 적 있는데, 이분이었군요.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secret

Three layers of persuasion

Biz 2008.10.11 12:20
앞서 커뮤니케이션 4분면의 한자리로서 설득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설득이 구조화되기 어려운 이유로 상황의존성과 임의성을 지적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설득을 범주화해 보겠습니다.

설득을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가능합니다. 숫자로 따지면, 단수의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과 복수의 상대를 설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어성을 기준으로 하면 말로 설득하는 논리학, 수사학이나 행동으로 구현하는 바디 랭귀지, 신뢰, 선동 등이 있습니다.

설득을 확장된 개념으로 보면 더욱 많은 소통을 포함합니다. 상업성을 극단으로 보내면 광고가 가능하고, 애정 레벨로 내린 유혹도 설득의 일종입니다. 진정성이 결핍되고 의도가 불순한 설득은 사기라 칭합니다. 해묵은 시간의 축적과 집단의 부피가 제시하는 설득은 전통이라 불리웁니다. 조직이나 권위가 부과하는 권력(power)도 설득의 한 예입니다.

저는 설득을 보다 구조적으로 접근하고자 합니다. 궁리해본 결과, 뇌구조에 따른 3계층이 가장 적합한 분류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설득은 협상보다 이성적 특질이 약합니다. 따라서 머리, 마음, 영혼까지 총체적으로 호소해야 합니다. 또한, 설득의 최종 목적이 메시지 수용자의 심경 변화 및 행동 유발이라 보면, 결국 의사결정의 사령탑인 뇌의 계층별로 다른 설득 스킬이 발동됩니다.

뇌의 3계층
신뇌-중뇌-구뇌의 구분은 컬처 코드뉴로마케팅의 분류를 따릅니다. 사실, 뇌를 무 자르듯 구분하기 어려우며, 특히 PC 부품처럼 용도가 명확한건 아닙니다. 따라서, 해부학상의 대응보다는 개념상의 구분이라 이해하면 됩니다.

신뇌의 설득
대뇌피질이라 불리우는 신뇌는 언어와 이성적 사고를 담당합니다. 인류의 진화단계에서 가장 최근에 발달하여 신뇌라 합니다.
이 신뇌를 설득하는 기법은 논리학입니다. 논리 좋아하는 사람은, 심리학이 수사학을 못 당하고, 수사학이 논리학을 못 당한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논리는 전제를 받아들이는 순간 기계처럼 추론이 발동하고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도 논리를 좋아하고 논리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입니다만, 설득 관점에선 논리가 전부는 아닙니다.

중뇌의 설득
변연계(limbic system)는 감정과 정서를 담당합니다. 이성적 사고 이전에 감성적으로 마음을 돌려야할 때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수사학이 중뇌의 설득을 담당합니다. 논리학과 달리, 수사학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게 목적이 아닙니다. 당면해선 고개 끄덕이고 박수친 후, 집에 와서 보면 갸우뚱 거리기도 하는 기술입니다.

구뇌의 설득
파충류의 뇌라고도 불리우는 구뇌는 생존의 뇌입니다. 의사결정에 은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종간 차이 없이 유사하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고대 조상의 생존과제를 해결하는 뇌이므로, 현대 생활과 안 맞는 의사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이 구뇌를 설득하는 기법은 유혹, 협박,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 등이 있습니다.
결국, 구뇌는 단순한 메커니즘에 반응합니다. 안전한가 여부입니다. 따라서, 실패를 상상하게 한다든지, 나만 빠지면 손해랄지, 그냥 저 사람이 좋아서 믿고 싶다든지, 비이성적이지만 의미있는 가치를 공략합니다.

뇌 계층별 처리 알고리듬에 따른 설득의 세가지 계층을 설명했습니다. 제가 고안한 프레임이라서 다소 거칠지만, 의미있는 구분입니다. 이유는 이러한 계층적 구조를 이해하면 효과적인 설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설득 기법은, 경험 상 유용한 여러 기법을 섞어 놓아 난삽하거나, 특정의 기법만 집중적으로 소개해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커뮤니케이션 상 4분면을 상황에 맞게 유영하듯, 설득의 다양한 기법을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 그 효과가 얼마나 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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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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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관련된 책이 있으면 읽고 싶어집니다. +_+ 물론, 언제 읽을진 알 수가 없고..
    ^^
  2. 어려운 내용일 수 있는데,쉽게 이야기해 주셔서 머리에 쏙 들어오네요.근데 쪼금 혼란스러운 것은..3개의 Layer외에..공감,기대,Action..이런 것들은 어디에 위치하게 돼죠??
    저는 그런 것들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 위의 3계층 구분과 MECE하게 갈리거나 동등하게 비교될 항목이 아니라서요.
      다양한 조합이며, 다른 기준으로 범주화된 결과라 보시면 될 듯합니다.
      앞으로 글이 좀 더 이어질테니 계속 보시지요.
  3. Inuit님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내용들이 많이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분야인데 역시 아는게 별로 없다보니..스스로 불쑥불쑥한 느낌이 좀 드네요.~~
  4. 설득을 뇌구조에 따른 3계층이 적합한 분류하신것이 상당히 인상깊습니다. ^^
    자기계발서를 읽다가 NLP관련 서적 두어권읽은 적이 있는데 NLP가 구뇌 설득 기법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고 갑니다. 이렇게 총체적, 계층별로 살펴보면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살펴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어질 내용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
secret
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사회를 이루고, 사회에는 정치가 있고, 정치의 결과는 권력입니다.
그 권력의 48가지 법칙을 다룬 책이라.. 슬슬 눈길이 가게 되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Robert Greene

(원제) The 48 laws of Power


'전쟁의 기술'의 저자이자, 'The Game' 에서 PUA의 바이블인 '유혹의 기술'을 저술한 로버트 그린인지라 사실 이름만 보고 냉큼 읽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쟁의 기술'과 사례가 아주 많이 겹칩니다. 이로써 그린씨의 내공은 파악이 되었군요. 대작을 두 개 연달아 쓸 역량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전쟁의 기술'이 후작이며 음험한 권력 이슈에서 전쟁으로 확장, re-packaging한 책입니다. '권력의 법칙'은 예전에 '권력을 경영하는 48 법칙'으로 나온 책을 다시 펴냈으니까요.

단지 작가로서의 능력만 아니라, 이 책을 읽다보면 다른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린씨도 스스로 밝히듯, 권력에 대해 아픔이 있고, 환상을 갖고 있는 저자입니다. 결과로, 이 책은 진지하게 해부하면 권력을 가져보지 못한 자가 열심히 모아 놓은 심각한 오해와 꼼수입니다.
일단 권력을 테크닉으로 쟁취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물론 역사상 유명한 권력자는 독특한 스타일이 있었지요. 하지만, 일반적이지 않고 상황에 따른 기법을 권력에의 첩경처럼 확대해석한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독자는 목표로서의 권력을 생각하며 책을 읽지만, 저자가 이야기 해주는 것은 결과로서의 권력이지요. 가장 중요한 부분인, 지속 가능한 권력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합니다. 사례는 역사에서 동적인 장면만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례 중심이 주는 큰 오류를 그대로 답습합니다. 유사한 구조하에서 공격측이 이긴 사례와 진 사례가 공존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지요. 예를 들어, 적을 오게 하고 기다리는 사례와 기습으로 적의 혼을 빼는 사례가 상충하는 식이지요. 또, 승리할 때는 완전히 굴복시키는 사례와 적절한 시점에서 그치지 못해 실패하는 사례가 병존합니다. 다른 예로 카이사르는 연극적 기질로 권력을 쟁취했고, 그를 승한 아우구스투스는 소박하고 사나이다운 위엄으로 권력을 공고히 하잖습니까.
결국, 재미난 읽을 거리임에는 분명하지만, 실제 응용은 다른 이야기라고 보면 맞습니다. 마치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과도 비슷합니다. 뭔가 꼭 있는듯 보이나, 막상 열어 보면 평범하고 그럴듯한 이야기일 뿐이지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군주론을 자꾸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마씨의 엄밀한 형식 논증에 비하면 그린씨는 입담 좋은 소설 수준입니다.

물론, 권력은 필요악이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겪어야할 과정이며, 알아채든 모르든 이미 당신 주위에서 진행 중인 사건입니다. 따라서, 권력을 백안시 할 필요는 당연히 없지만, 그렇다고 권력을 따로 공부하는 것도 우습습니다. 권력에 다가가기 위한 기본 전제 조건이 선결이니까요. 당신의 인망, 실력, 인맥, 지지, 평판, 타이밍 말입니다.

사실 이름이 거창해서 무언가 배울까 하는 생각했다면 아깝겠지만, 역사소설 읽듯 보기엔 재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상업적인 목적에 맞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그린씨, 그 정도의 재능은 분명있습니다. 수 백가지 사례를 48개로 범주화하고 이리저리 궤변을 꿰어 맞추는 능력은 범상을 분명 넘지요.
책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재미난 표현이 많습니다.

*기만이 창이라면 인내는 방패다.
*권력은 게임이다. 의도가 아닌 결과로 판단해야 한다.
*권력은 결국 주도권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나의 필요와 상대의 필요를 혼돈하지 마라.
*예측가능성은 아랫사람의 미덕이다.
*상대가 이기게 하지 말고, 차라리 항복해라. 다양한 정체성을 보유하여 보호막처럼 사용하라.
*소심은 스스로 장애를 설치하고, 대범은 장애를 치운다. 대담하다는 것은 성격이 아니라 학습된 반응이다.
*권력자가 부리는 심술은 무력감의 표시이다.
*누가 내게 부당히/과하게 화를 낸다면, 나 때문이 아니다. 다른 종횡의 이유가 축적된 것이다.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오만이다.
*명분이 유혹을 하면, 이해관계가 일을 이룬다.
*시대 정신을 읽어라. 혼란기라면 복고적 가치를, 정체기라면 개혁적 가치를 표방하라.
*힘은 반발을 사고, 꾀는 패턴을 노출한다. 고로 힘과 꾀를 리듬감있게 교대하라.

정말 책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책 소제목만 읽어 보시면 대략 분위기가 파악됩니다. 사례가 궁금하신 분은 책을 직접 읽으시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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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소랑 닭은 동물이니 같이 묶었는데.
    그러고 보니 소랑 풀이랑 어울리는것 같기도 한데요... ^^
    • exotic하게 묶으셨군요. ^^;

      그나저나 자연스럽게 무플을 방지해주신 센스에 감사~ ^^;
  2. 흐흣.. -_-;;
    여기 묶여 버렸군요.

    저는 그린씨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것 같아요.. 반드시 알아야할것 같은 기술서적을 쓰셔서..
    전쟁의 기술도 재미있게 읽었고. 한참 연애할때는 유혹기술에 정말로 큰 감명을 받았었더랬죠. 경상도 바다사나이에게는 복음서와 같았습니다.
    뭐 실습점수는 좋지 못했습니다만..
    • 유혹의 기술까지 쓰셨단 말입니까. ^^

      경상도 바다사나이라고 하시면 어딜까 궁금합니다.
      통영에 한표~
  3. inuit님 리뷰에 공감합니다. 권력의 법칙을 읽고, 유혹의 기술을 읽고 전쟁의 기술을 읽었을 때, 더 이상의 이야기가 나오기 쉽지 않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공의 한계라고 봐야 할 것 같구요. 결과로서의 권력이란 지적도 로버트 그린에겐 뼈아픈 지적일 겁니다.

    단, 전략과 권력을 다룬 다른 텍스트와 다양한 접속을 가능하게 해주는 촉매적인 역할을 잘 수행해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그래서 다음 포스트를 아예 'buckshot과 로버트 그린'으로 예약해 놓았습니다. 그의 저서 자체는 분명 2% 부족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그런 부족함이 다른 고전과의 자연스런 만남을 가능케 해준 점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습니다. ^^
    • 네. 뭐니뭐니해도 그린씨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책중 하나가 '전쟁의 기술'이에요.
      질리지도 않고 보고 또 봅니다. ^^
  4. 2007년도에 이미 소개가 되었던 책이군요. '개정완역판' 뭐 이런 부분은 못 보고 그냥 2009년 3월에 출간된 걸로 나와 있어서 처음 소개되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

    '사례중심이 주는 오류'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책의 내용을 떠나서 적절한 지적이 아닌가싶습니다. 특히 "그린씨도 스스로 밝히듯, 권력에 대해 아픔이 있고, 환상을 갖고 있는 저자입니다. 결과로, 이 책은 진지하게 해부하면 권력을 가져보지 못한 자가 열심히 모아 놓은 심각한 오해와 꼼수입니다." 하는 부분에서 공감합니다.

    사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자기개발서 들에만 해당하는 건 아닐 것입니다. 예컨대, 일전에 어느 분께서 제게 새기라며 주고 간 세익스피어의 경구 하나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이 분은 세익스피어가 말했다는 "유혹을 하려면 누군가를 사랑하면 안된다"는 문구를 전하면서 "사기를 치거나 현혹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를 전했습니다.

    다음은 이에 대해 제가 남긴 댓글입니다. ^^

    "세익스피어의 말은 뭔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자주 하는 말이지만, 내가 비유나 시나 뭐 이런 거에는 아주 쥐약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전제를 깔고 굳이 한마디 한다면, 세익스피어가 저 말을 어디서 어떤 맥락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저 말에는 그의 소망이 깃들어 있는 게 아닌가싶습니다. 다시말해, 자기는 그렇게 못 해본 터라 저런 경구를 책 속에 남기지 않았겠느냐는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세익스피어는 유혹을 하다 결국 사랑에 빠져서 실패를 했더라는 뭐 그런 의미입니다. 그래서 경구로 남겼을 거라는 얘기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한다면, 천하의 세익스피어도 못 해 본 거를 경구랍시고 우리더러 함 해보라 하면 건 안 될 일이겠습니다. 뭐를 해서는 안 된다 혹은 뭐를 하라 따위를 말하려면 적어도 지가 성공한 거를 갖고 해야 하는 것이겠기에 말이지요. ^^ 고맙습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제가 원래 댓글을 이래 좀 못 되게 답니다. ^^
    님의 얘기를 듣다가 문득 저 댓글이 생각나서 옮겨봤습니다. 다른 얘기를 더 해본대도 역시 저 비슷한 얘기일 것같아서요. 그래서 좀 적으로 산다는 의미에서. ^^

    유익한 글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
    • 네. 2007년에도 새로 나온듯 요란하게 광고했던 기억이 납니다. ^^

      셰익스피어 이야기는 재미있군요.
      서로 마음 연채 주고 받으면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는 논의도, 꽁한 말로 오가면 독하기만 한듯 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철학은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열망이 결합된 부분일 수 있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5. buckshot님 포스팅에 트랙백 걸린 걸 보고서 왔습니다.

    제 수준에서는 반면교사 삼아 읽어 보기에
    충분했고, 읽는 재미가 쏠쏠해서 책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 보지를 못했습니다.

    Inuit님 포스팅을 읽어 보고서
    이 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
    • 아마 순서를 바꿔 읽었으면 좀 달랐을지 모르겠지만,
      '전쟁의 기술' 에 비하면 '권력의 법칙'은 좀 깊이가 부족하단 생각을 합니다.
      아니, 책 자체의 수준보다 독자의 기대가 과하지 않는게 더 잘 즐기는 비법이란 생각이기도 하지요.
  6.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대기중인 전쟁의 기술을 읽고 나면
    좀더 객관적인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품어보구요 ^^

    역시 책을 읽은 후 스스로의 감회를 풀어 놓고,
    다른 분의 감회를 공유한 뒤에서야
    읽었다 말할 수 있을 거 같네요.. ^^
    • 저도 책 읽고난 느낌을 교환하는걸 참 좋아해요.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우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7.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 책을 다시 갈무리해보니까
    Inuit님께서 지적해 주신 부분이 잘 보였습니다.

    덕분에 한 포스트에 트랙백을 두 번이나 걸게 되었습니다.
secret
사랑 하는 자는 속박당하고, 사랑 받는자는 권력을 갖는다.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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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권, 최종인, 홍길표

디지털 기술은 많은 변화의 단초를 제공합니다.
그 디지털 기술로 인해 조직내 권력의 양상 변화를 보고자 하는 책입니다. 무척 신선한 주제인지라 많은 기대를 하며 읽었습니다. 결과,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크군요.

책의 기본 명제는 단순합니다.

* 권력은 시대에 따라 이동해왔다. 왕권시대에는 인격화된 절대권력이었고, 근대에는 규율권력이었다. 그리고 기술발달로 지금은 정보권력/지식권력이 중요성을 띈다.
* 권력의 실체는 푸코가 판옵티콘(panopticon)에서 말했듯, 가시성(visibility)이다. 디지털 기술은 가시성을 높이며 새로운 권력을 창출한다.
* 또한, 기술이 사람을 압도하여 길들이므로, 기계와 정보를 독점하는 조직내 정보관리자에게 권력이 이동된다.

상당 부분 수용할만한 논의입니다만, 논리의 전개와 논증이 매우 조악하다는 흠이 있습니다. 주보프(Zuboff) 등
사용자 삽입 이미지

Panopticon (Wikipedia)

몇개의 글에 의존하여 권력에 대한 관점을 세우다보니 원하는 답에 사례와 참조를 우겨 넣습니다. 짜깁기 논문을 보는 느낌마저 들지요.


결국, 내리고자 하는 결론은 기계가 세상을 지배하는 음울한 세계관입니다. 재패니메이션의 내러티브를 보는듯 합니다. 기계가 사람을 통제하는 상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말입니다. 실제로 디지털 공포증 (digitalphobia)을 소유한 저자(중 하나 이상)의 관점이 드러나곤 합니다.
인터넷을 모르면 사람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p49)
저는 책이 세가지 큰 논점을 간과했다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1. 권력의 특성
조직행동론에서는 영향력의 원천에 따라 권력을 다양하게 분류합니다.

Legitimate power: 공식적으로 인정됨으로 생기는 권력
Reward power: 보상 제공권을 가짐으로 생기는 권력
Expert power: 전문성이나 능력에 의한 권력
Referent power: 존경이나 준거가 되어 생기는 권력
Coercive power: 강압적인 권력

권력은 의존구조와 지속성, 영향력의 실체성 등 몇가지 구성요소를 지닙니다.
책이 주장하듯 사람이 기계에 적응하는 현상은 분명 존재하지만, 제가 보기엔 한가지 관점에서의 영향입니다. 매뉴얼이나 가이드대로 따라하면 뜻이 이뤄지는 보상이 있기 때문일 뿐 고착화된 권력구조는 아닙니다. 자유의지의 발현에 장애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계로 권력이 이동하는 기반구조는 편의성과 의존성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MS는 권력관계를 구축했지만, 우분투를 비롯한 반 MS 진영은 권력구조를 해체하려 노력중이지요.


2. 디지털 기술의 이해
디지털기술에 의한 정보독점만 해도 그렇습니다. 분명 권력자의 정보수집 비용이 현저히 낮아지므로 권력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개방성과 양방향성에 대해 이해하면 그렇듯 쉬운 결론을 내리지 못합니다. 정보기술은 주어지고 고정적인 것이 아니지요. 오히려 기술의 복잡성으로 인해 조직의 위계와 무관한 권력적 서열관계를 형성하곤 합니다. 이를테면 Expert power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또한 수직적 관계의 비용감소보다 더 드라마틱한, 수평적 관계의 폭발적 활성화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조직 맥락에서 디지털 기술이 전통적 권력구조만을 강화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IM (Internet Messenger)에 의한 사적 통신, Sniffer에 의한 상위 통신의 감시가능성, 커뮤니티 조직비용의 극소화 등 무수한 수평적 기술이 존재합니다. 권력의 상층부 입장에서는 저렴해진 통제비용을 상회하는 관찰 노드의 증가라는 이면의 어려움이 있으나, 이에 대한 고려가 없습니다.


3. 노동 시장의 변화
제가 지적하고 싶은 가장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과거에는 작업자(worker) 대 감독관(supervisor) 관계의 블루컬러 노동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문직 지식 근로자 위주의 경영환경이 구성되고 있습니다. 지식은 그 속성상 근로자와 분리불가능하고, 암묵지는 전수마저 어려운 형편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감시와 통제라는 판옵티콘 구조로 권력관계를 파악하는 것는 시대착오라고 봅니다.


잘라 말하면, 미흡한 이해를 미시적 구조론에 입각하여 협소한 사례 스페이스에 펼쳐 놓은 작품이라 한계가 많습니다. 저술된 2004년 시점을 감안해도 매우 뒤쳐진 감각을 보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 대한 고마움은 느낍니다. 결론의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새로운 사고를 하는 자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이라는 기술이 변화시키는 양상을 권력의 이동이라고 보는 관점 변화, 그리고 견강부회일지언정 여기저기의 연구결과를 꿰어 결론을 도출해보는 실험정신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두 절, 네트워크 환경에 대한 논의는 유독 탁월합니다. 제 나름대로 읽으면 웹 2.0의 철학과 닿아 있습니다.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궁극적 권력은 소유가 아닌 관계이다.
관계의 기반은 신뢰고, 공존의 논리위에 생성되는 커뮤니티를 중시하게 된다.
신경제의 중요 요인은 창의성이다. 미래는 창의성 계층(creative class)과 창의성 지역이 선도한다.
창의성 지역의 요건은 3T다. (Technology, Talent, Tolerance) 그러니까, 다양성이 핵심이다.
-Inuit no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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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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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2 , 댓글  6개가 달렸습니다.
  1. 첫줄이 너무 강렬해서
    이어지는 글을 읽을 힘이 안 생기네요;
  2. 디지털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세상의 모든 것이 바뀔 것인양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뜬 구름 잡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막연하게 느껴지는 '희망'에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것은 천고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 말씀처럼 디지털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나, 모호한 적대감은 다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자체로 이해하고, 세상을 바꿀 어떤 '힘'이 있는지 제대로 평가해야겠지요.

      그나저나, SuJae님 오랫만입니다. 너무 반갑습니다. ^^
      휴가탓인지 블로깅이 좀 뜸하셨어요.
  3. 핫 제가 준비하고 있는 paper랑 겹치는 부분이 있네요. 책보다 서평에서..~
    inuit님의 서평을 보면 종종 제 자신이 체리피커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ㅋ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