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졌다'에 해당하는 글 1건

둘째마저 학교에 다니니 두 녀석들이 몰라보게 부쩍부쩍 자랍니다.

#1.
: (예전 이야기를 하다가) 그땐 지구력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 모에요.
아빠: (농담모드로 전환) 지구력도 몰라? 지구의 힘이잖아. 힘력!
딸,아들: o.O?
상황 파악된 둘째: 맞아, 지구력 지구의 힘! 다른 말로는 중력이라고도 하쥐~


#2.
엄마가 '그 남자 그 여자'란 노래를 좋아합니다.
곁에서 따라듣던 아이들도 흥얼거리지요.
큰녀석이 정신이 맑은지, 노래가사를 두어번 들으면 거의 외웁니다.
그런데, 가사가 좀 이상하군요.

모든 걸 다 주니까 떠난다는 그 남자
정보를 다 가져간 그 남자

흠.. 내 정보를 다 가져 갔다면, 그 남자는 정말 나쁜 사람이군요.
보안철저!


#3.
둘째 녀석은 나이에 비해 조숙해서 말투가 아이답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고고히 남을 비웃는 듯한 말씨를 구사할때마다 엄마, 아빠에게 한 소리를 듣지요.
밥먹던 자리에서 또 누나를 가르치듯 말하기에 한마디를 했습니다.

아빠: 그렇게 남 기분 나쁜 소리 하면 안된다고 말했잖아.
아들: ...
아빠: 몇번을 이야기해도 자꾸 그러면 되겠니. 그렇게 말하면 기분이 풀려? 좋나?
아들: 아빠도 다른사람에게 욕하잖아요.
아빠: 내가 어, 언제?
아들: 지금요.
아빠: 내가? (곰곰히 한 말을 생각해봐도 그런적이 없음)
아들: 아빠가 방금 '존나' 그러셨잖아요.
아빠: 내가?.. 아니 그건 내가 좋나 그런거지 언제 존나 그랬..

갑자기 식탁에 dirty words가 남발되기 시작합니다.
말하던 아빠, 엄마, 누나 모두 깔깔 웃으며 야단치는 것은 흐지부지 되어 버렸습니다.

그나저나 1학년짜리가 어떻게 저런 말을 알았을까. 아빠도 들어보기 힘든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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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12개가 달렸습니다.
  1. 쿡;;
    부럽습니다^0^
    (이런 표현 괜찮으시다면;;)
  2. 행복한가족의 모습에 눈에 짠물이 용솟음 칩니다.ioi
  3. 님 포스트 보니 그냥 옛날 옛 추억이 되살아 나네요. 저는 '신동'소리까지는 못들었어도...돌이켜 보면 뭐라 호칭해야 될지 애매하지만 Inuit님 아드님과 제가 어렸을때 성향이 약간 비슷했던거 같아요.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몰라도...그 어렸을때 또래나 형들 얘기하는거 듣고 있으면 좀...아니다 싶다고 생각이 많이 들어서 인지...좀 약간 대놓고 무시했던거 같아요...물론 제가 어렸을때 부터 맨뒷자리에 앉는 키가 큰 편이라서 골목대장도 많이 했었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면 묘하지만, 어렸을때 시골 외갓집에 버스타고 갈때 도로변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상점 간판을 외웠던기억이 나요. 엄마는 대견하고 신기했었는지 버스에서 항상 저에게 다음에는 어떤 상점...어떤 간판...하면서 계속 묻던기억이....아무튼, 어렸을때는 참 비상했던거 같은데...그리고 예전에도 기대를 많이 했었고 지금도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신것도 사실인데...지금은...한 몇년전부터는 제 머리가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암울해요. 인터넷폐인모드(좋게 말하면 인터넷 리서치모드)로 들어선 몇년전부터 뉴스에서 나온것처럼 '디지털 치매'현상을 겪는듯한...기억력이 예전같지도 않고 상황판단력도 예전같지가 않고...많이 암울하네요^^.

    어떤 비즈니스 하시는 분 말처럼 '여자를 잘 꼬시는 남자'를 자기는 직원으로 하이어하겠다고 한것도 어찌보면 비슷한 맥락인것이 제가 몇년전만해도 1년여전 어떤 사람과 얘기한 시츄에이션과 상대방의 표정 상대방이 했던말들 모두다 기억이 되어서 상대방을 좀더 리드해가면서 대화를 이끌어나갔었는데...지금은...디지털 치매인듯 싶네요...암울하죠.ㅠ.ㅠ

    한가지 딱 좋은것은, 예전에도 살짝 언급은 했습니다만, 뒷끝은 깨끗해지더라는것.^^. 예전에는 1년전 2년전에 누가 뱉었던 말들이 상처로 마음속 깊은곳에 남아서 안 잊혀지더라는...

    아무튼, Inuit님 디지털치매 현상 극복방안 있으면 좀 말씀해주세요^^. 담배가 골초라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ㅠ.ㅠ
    • outsider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미 두드러진 총명함을 보유하고 계셨구만요.

      디지털 치매도 있긴 하겠지만, 30 넘으면 기억력이 서서히 감퇴됩니다. 저도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적응하며 살고 있습니다. 모든 것 다 외우겠다는 욕심만 버려도 정신에 주는 부담은 반감이 되지요. 그밖에 메모와 보조도구를 잘 활용하면 큰 불편은 못느낍니다.

      30이 넘으면, 정보를 주어담는 phase를 지나 지식으로 변환, 압축하는 알고리듬이 발달한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4. 이런 얘기 쓰다보니 부모님께 죄송하군요.

    사지멀쩡하게 훤칠하게 두뇌도 모나지 않게 잘 낳아주시고 키워주셨는데 제가 제 몸이라고 몸을 너무 막대한것은 아닌지...ㅠ.ㅠ

    부모님께 전화한통 드려야 겠군요.ㅠ.ㅠ
  5. 그러게요. 정말 귀엽네요. 크크. 그렇지만 나중에 자식들 키울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ㄱ-
    • 돌되기 전까지가 제일 힘듭니다.
      맞벌이는 특히 고생인데, 어쩌나..

      (오늘은 이시간에 집에 있으니, 완전 실시간 리플입니다. 하하)
  6. 아이들 귀여워요~ㅋ 이런게 자식키우는 재미인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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