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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lippe Thiebaut

(Title) Gaudi: batisseur visionaire

바르셀로나에서의 단 하루 여유, 저는 흔쾌히 가우디에 그 하루를 바쳤습니다.
가우디와의 하루의 길잡이가 되었던 책입니다. 출발 당시에는 일정이 미정이었는데, 현지에서 이리저리 요량을 하다보니 가우디가 제게 적합한 답이란걸 알았습니다. 마침 출발 직전에 가방에 쑤셔 넣은 책이 있었는데, 요긴했습니다.

미리 읽지 않은터라, 첫 행선지인 구엘 공원가는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가우디에 대한 많은 이해를 도왔지요. 원래 시험도 초치기가 효율이 높듯, 눈앞에 펼쳐질 가우디 작품의 유일한 매뉴얼인지라 열심히, 농도 있게 읽었습니다.

가우디 건축물에 대한 내용은 두 편의 글(Quest for Gaudi, Guell is the happiest man)에 어느 정도 표현을 했으니 참조하시면 되고, 이전 포스트에 담지 않은 내용을 적어봅니다.


학창시절, 가우디
대학생 때 가우디는 교과과정의 엄격한 규칙을 몹시 싫어했다고 합니다. 한번은 묘지 정문의 설계도면을 그리는 과제가 나왔는데, 가우디는 이렇게 접근했습니다.
그는 우선 묘지까지 이르는 길을 그렸다. 그리고 그 길위에 영구차와 상복을 입은 사람들을 그려 넣고, 커튼처럼 물푸레나무로 길 주변을 두른 뒤에 회색빛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그렸다.
교수는 묘지 정문 설계라는 주제와 너무 벗어나게 많은 그림에 대해 수정을 명령했고, 가우디는 '주변 환경과 동떨어진 정문은 상상할 수도 없다'며 수정을 거부하고 시험장을 나갔습니다.


기본주의, 가우디  
가우디는 이처럼 상상력과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었습니다. 따라서 그의 스승은 사람이 아니라 역사인 점은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그는 좋은 감각을 위해서는 중세를 이해해야 한다고 믿고, 중세와 고딕 더 나아가 무데하르 같은 이슬람 양식을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아카데미즘에서는 프랑스 합리주의가 가우디의 틀을 잡았지요.


장인주의, 가우디
앞의 글에서 깨진 타일을 사용한 트렌카디스를 말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그는 건축 자재의 찌꺼기를 사용한 건축에 탁월한 재능을 보입니다. 그에게는 재료는 동등한 도구일 뿐, 부피를 통찰하는 창조적 눈이 있었나 봅니다.
제가 책읽다 눈물겹게 인상받은 이야기 한토막.
1888년 가우디가 성 테레사 학원의 건축을 의뢰받았습니다. 수녀들이 구엘이나 바트요 같은 실업계의 거물처럼 건축비를 낼 수 없음은 자명했습니다. 그렇다고 건축의 미학을 포기할 수도 없는 터. 가우디는 3층까지는 거친 돌을 그대로 사용하고 4층은 산업용 벽돌을 사용했습니다. 당시, 대량생산하는 벽돌은 저렴하고 품위 없는 자재였지만, 가격에 비해 그 내구도가 뛰어나고, 어떤 모양이든 만들 수 있는 실용성이 주목받던 시기였습니다. 가우디는 벽돌로 모든 창문과 통풍구의 테두리를 두르고, 층과 층 사이에 장식 띠를 둘렀습니다. 장식 띠 중간중간에는 핏빛같은 붉은 타일로 수녀회 문장을 박았습니다. 또한 기숙생과 통학생이 다니는 교육건물이므로 통행, 숙박, 채광을 한번에 해결해야 했습니다. 교실은 1, 2층에 두고 채광이 좋도록 복도를 관통시켰고, 침실은 3,4 층에 배치했습니다. 구엘 별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외벽 모서리를 각지지 않도록 세심히 신경썼습니다.

Barcelona Turisme

그야 말로, 클라이언트가 말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여 처지를 배려하되, 자신의 예술적 지향점은 그대로 살린 역작이지요. 사실, 이런게 명품이지, 값만 비싸다고 명품이겠습니까.


불광불급, 가우디
사그라다 파밀리아만 보면, 가우디 생각에 눈물이 납니다. 그의 혼과 육신까지 잡아간 사그라다 파밀리아. 그에 얽힌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여기서 마칩니다. 다만, 그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는 넘어간다 쳐도, 당시 모금이 부족해서 당대에 못 이룬건 두고두고 통한스럽습니다. 가우디가 손수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완성했다면, 성당 건축사는 또 다르게 써야했을겁니다.


바르샤, 가우디
내용도 안보고 얼결에 가져간 책이, 너무도 좋은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가우디 공략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우디 작품의 대다수가 바르셀로나에 있디 때문에 책의 대부분 사진 자료와 설명이 바르셀로나에 현재합니다. 피카소는 바르셀로나와 인연이 깊어도, 프랑스에 무게중심이 있지요.

하지만, 이슬람의 기하학과 카탈루냐인의 자유분방함, 몬세라트(Montserrat)의 정령깃든 자연, 바르셀로나의 경제력과 예술혼이 만나는 시간과 공간적 교차점에서, 돌로 쓰는 시인 가우디가 탄생한 것입니다.

작은 부피지만,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 이 책 덕에 바르셀로나 하루 나들이가 즐거웠고, 또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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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2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너무 좋은글 감사하게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 ㅎㅎ 하루만에 보신것치곤 너무 많이 건지셨습니다. 언젠가 저도 가우디를.. +_+
  3. 비밀댓글입니다
  4. 오늘 처음 방문하게 됐네요. 같은 텍큐에 있어도 여태껏 한 번도 안 와 보다니... 와우~ 글 발행수가 제 3배나 되요. 놀라워요. 블로그 열심히 하는 거 정말 어렵던데...
    • 안녕하세요.
      열심히 하기보다 계속 하는게 더 어려운듯 해요. ^^;;
      전 홈페이지 시절부터 치면 2002년, 블로그 전환은 2004년부터니 글이 당연히 많겠지요.. 방문 고맙습니다. 종종 뵈어요.
  5. 저도 스페인 여행할 때 읽으려고 출발하는 날, 바로 배송으로 주문했다가 결국은 배송이 늦어져서 버리고 비행기를 타러 갔습니다. 결국 돌아와서 보았는데 벼락치기 공부는 저만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 미리 읽으면 현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되고, 나중에 읽으면 본걸 해석하는데 도움이 되지요. 중요한건 어쨌든 적절한 길잡이 책을 읽는다는 사실 아닐까 싶습니다. ^^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