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에 해당하는 글 3건

외람되지만, 제가 폄하하는 류의 책이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 실용서이고 다른 하나는 어설픈 소설을 당의정처럼 씌운 경영서적입니다. 그 둘을 합쳐 놓아도 쓰레기가 안되는 경우가 있을까요?

Tadashi Saegusa

What a typical story

여차저차해서 중소기업의 사업부를 맡은 주인공이 철저한 전략 분석과 강력한 실행력을 통해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 놓는다는 스토리입니다. 차라리, 돈이 없어 가정부로 들어갔더니 못된 재벌집 아들이 있고 그 녀석 따귀를 올려 붙였더니 '내게 이런 여잔 네가 처음이야!' 하면서 사랑에 빠지는게 더 자연스러운 스토리지요?

But it's real
그런데 이 이야기는 저자의 실화입니다. 더 재미난 건, 그저 입을거 아끼고 하루 네시간 자면서 사업을 일궜다는 근면 성실의 내용이 아니고, 전략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조직속에 뼈속 깊이 체화하여 변화를 이뤘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배려'처럼 은둔의 스승을 만나는 기연체도 아닙니다. 스스로 전략을 입안하고 실행합니다. 저자는 일본 최초의 BCG 컨설턴트로서 전략가이기 때문입니다.

Strategy professional
저자의 모토도 그렇고 책도 그렇지만 이 책의 핵심 개념은 '전략 프로페셔널'입니다. 냉철한 전략하에 실행력을 겸비한 사람을 말합니다. 제가 컨설턴트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멋진 이론으로 화려한 초식을 시전하고 3가지 전제사항과 5가지 리스크 요인만 통제하면 필승의 전략이라고 TFT에 던져 놓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컨설팅 산출물로서는 거짓이 아니지만 실제 작동의 문제에서는 이슈가 남습니다. 제가 회사로 들어간 이유도 그렇지만 전략을 입안하고 직접 수행하도록 책임을 지는 사람이 필요하고, 이를 저자는 전략 프로페셔널이라고 부릅니다.

Simple but fundamental
이 책을 어설피 글줄 읽었다는 사람이 보면 그냥 평이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제품 수명주기 (PLC)와 세그멘테이션 갖고 문제를 해결하는게 뭐 그리 대단할까 싶을겁니다. 하지만, 현장 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강한 이론적 배경을 현실에 접목하는 솜씨가 눈부십니다. 한편, 전략가 입장에서 보면 이론을 바닥까지 정통하게 꿰뚫고 현실에 적응하는 유용성이 돋보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전략과 실행을 다 해본 '전략 프로페셔널'이 아니면 담지 못할 깊이입니다.

Business faction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서두의 의문은 저절로 풀렸을겁니다.
첫째, 이 책은 일본 책이지만 실용서가 아닙니다. 하나의 주제를 기획도서로 만든 책이 아니라, 제가 혼을 담아 공부 내용을 적었듯, 사에구사 씨도 자신의 전략적 내공을 우려냈기에 깊이가 있습니다.
둘째로, 책이 소설의 형식을 빌렸지만 실제 일을 소재만 disguise 했을 뿐 고스란히 현실적입니다.

읽으면서, 이 책은 비즈니스 팩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재미도 있지만, 경쾌하게 책장을 넘기면서 묵직한 화두를 얻는 부수입까지 있지요.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28) 2010.01.24
2030년 부의 미래지도  (16) 2010.01.17
전략 프로페셔널  (24) 2010.01.06
기업을 죽이고 살리는 리더 간의 갈등 관리  (14) 2009.12.18
디자인이 만든 세상  (8) 2009.12.12
전략의 탄생  (28) 2009.11.18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24개가 달렸습니다.
  1.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2. 서두를 읽고 비판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결국은 추천하는 글이었군요.. 책방에 가게되면 한번 펴봐야겠습니다.
  3. 2010년에는 책 나누기 운동을...
  4. 저도 일본실용서를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자가 다른데도 하나같이 똑같은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더라구요.

    '전략프로페셔널' 이 책은 카피만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놓은 책인데 심각하게 읽어봐야겠네요. ^^
    • 네. 일본기획도서들 뜯어보면 참 재미납니다. ^^
      책 이미 갖고 계시군요. 책을 좋아하시나봐요..
  5. 언제나 좋은 글에
    좋은 책 추천까지~

    감사합니다 ^0^
  6. 사서 읽지 않고는 베겨낼 수 없도록 하시는군요.
    필독서 리스트에 올려야 겠습니다.
    그나저나...새해 인사가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구요.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 내게 이런 여잔 네가 처음이야에서 쓰러진~ ㅋㅋ 책 내용이 어떨지 상상이 갑니다. 최근엔 읽는 책의 분야를 바꿔서 추천도서를 읽게 될 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제목을 가슴에 담아두고 있으면 언젠가 ^^ 읽을 날도 올거라 생각합니다. ㄳㄳ~
  8. 2007년에 전략 프로페셔널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inuit님의 포스트를 보니 넘 반갑네요. 이론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실전에 어떻게 연결시키는지에 대해서 많은 반성을 하게 했던 좋은 책입니다. inuit님의 포스트에 재독의 뽐뿌를 강하게 느끼게 되네요. 아무래도 다시 책장을 열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9. inuit님께서 추천하시는 책은 거의다 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일 많이 산 책은 여기저기 선물하려고 샀던 YES 8권이지만 말입니다. 같은 책을 그렇게 많이 사보긴 처음이었습니다^^
    • 이크.. 책이 좀 입에 맞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게다가.. YES!를 그렇게 많이 소개해주셨다니 참말로 고맙습니다.
      YES! 전도사이십니다. ^^
  10. 소위 '일본 기획책' 의 고정관념을 없애준 책입니다. 교과서와 현장간의 Gap을 매꾸는 기술이 참 탁월하더라구요. Pricing에 대해서도 참고할 사항이 많이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 맞습니다. 그리고 '일본 기획책'과는 아예 다른 종류의 책이라고 봐야할 정도지요. ^^
      좋은 책을 찾았을 때 그 즐거움은 귀한 기쁨이지요.
  11. 서점에서 너무도 뻔한 제목에 이끌려(?) 대체 어떤 글이 담겨 있을까 봐주마~ 라는 마음으로 들었다가 사서 쭉 봐버린 책 입니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적당한 무게감이 인상적 이었어요. 말씀하신 대로 구체적인 적용 부분은 과감히 삭제한 것 같기도 하구요. 마지막의 작은 반전(?)이 인상적인 좋은 책으로 기억합니다 ㅋ
  12. 제작년에 읽은 책이네요. 저도 좋은 책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미 말씀하셨지만 책 내부에 담겨있는 전략적 기법들은
    전혀 대단할게 없고 오히려 요즘 세상에는 너무나 보편화된 방법론들입니다.
    하지만 같은 칼로 누군가는 무를 썰고 누군가는 쇠를 가를 수도 있죠.

    저는 저자가 책 마지막에 써놓은 내용이 아직도 머리속에 남아있습니다.
    컨설턴트 할때는 몰랐는데 막상 본인이 사업을 해보니 맘대로 안되더라,
    사업 내부에 들어와서 일을 하는 것은 밖에서 이러쿵 저러쿵할 때와는 전현 다른 차원이더라..
    뭐 이런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전형적인 일본책들 같이 부분에 천착하지 않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특히 실무에 있는 제 입장에서, 책 몇권 읽고 세상 다 아는체 하는 주니어들 보면 이 책 읽어보라고 해주고 싶네요. ^^
secret
두가지 궁금증입니다.
1. 매킨토시로 확고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던 애플은 한때 업계의 뒤안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아이팟과 함께 화려하게 재등장했지요. 왜 그럴까요.
2. 베타 방식의 비디오 녹화로 VHS 방식에 무참히 밟힌 소니입니다. CD와 미니디스크라는 선도적 제품을 가지고도 왜 또다시 MP3P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빼았겼을까요.

Michael Raynor

(원제) Strategy paradox

전에도 말했듯, 전략도 두가지 범주로 구분 가능 합니다. 순수 전략을 강조하는 기업전략과, 실행력을 강조하는 전략경영이지요. '위대한 전략의 함정'은 오랫만에 읽는 순수 전략책입니다. 제 소임이 전략 담당 임원이기도 한지라 내내 신나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생산성 프론티어
책이 다루는 핵심 개념은 전략 패러독스 (strategy paradox)입니다. 가장 확실한 전략이 가장 크게 실패할전략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선 생산성 프론티어 (productivity frontier)를 이해해야 합니다. (책은 이 개념을 독자가 안다고 전제하여 이해가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가장 외곽의 곡선이 생산성 프론티어입니다. 모든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프론티어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그일정과 환경은 불확실성에 노정되어 있지요. 첫째 질문의 주인공인 애플은 전형적인 제품 차별화 전략입니다. 고비용-고가치입니다. 하지만, PC 업체들이 적정한 가치에 저비용을 달성하는 바람에 애플은 프론티어 안으로 감싸졌지요. 그 후 재기의 시간까지 어정쩡한 기업으로남았던겁니다. 다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귀환해서야 생산성 프론티어에 당도했습니다. 이번엔 새로운 프론티어를 확정했지요.

고독한 선택, 그리고 외골수 집중
다시 전략 패러독스로 갑니다. 어떤 기업이든 프론티어로 이동해야 우위를 점합니다. 그 길은 명확한 선택을 요구합니다. 비용우위든 차별화든.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합니다. 몇번 말했지만 선택과 집중은 매우 무서운 말입니다. 선택은 배제하는 대안을 거들떠 보지 않겠다는 서약이고, 집중은 택한 대안에 목숨걸고 올인하겠다는 맹세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부분을 패키징한게 전략 패러독스입니다. 가장 확실해 보이는 전략에 가장 집중 (또는 올인)하게 됩니다.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생기면 가장 크게 자빠지게 됩니다. 이게 전략 패러독스의 핵심입니다. 소니의 거듭된 실패도 그런 연유입니다. 베타의 실패를 거울삼아 절대로 실패하지 않도록 전략을 잘 수립했기에 큰 실패를 했습니다. 사실 실패의 원인은 전략의 오류가 아닌 환경의 변화였으니까요.

답은 전략적 옵션
여기까지라면, 제 상상의 범위를 넘지 않습니다만, 책의 독창성은 그 해결책에 있습니다. 레이너 씨는 전략의 핵심을 '전략적 옵션' 관리라고 파악합니다. 실천 과제는 두가지입니다.

첫째, 전략 역할 분담입니다. 레이너 씨는 계층구조의 시간 지평설을 채택합니다. 조직의 공식 타이틀과 관계 없이 더먼 시간 지평을 고민하고 관장하는 사람을 상위계층으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HQ-사업부 이원론을 제안합니다. 각 사업부는 집중에전념합니다. HQ는 불확실성 관리와 전략적 대안 또는 옵션관리를 합니다. 그 둘이 뒤바뀌면 재앙입니다. 

둘째, 불확실성 관리 방안입니다. 레이너 씨는 두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미래 상황의 예측은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할 것, 그리고 대안 창출과 실행을 실물 옵션 (real option)으로 모델링 하는것입니다. 제가 한 때 실물 옵션에푹 빠졌다 요즘은 아예 잊고 살았습니다. 이젠 차츰 아스라해져 가던 차에 머리가 반짝하는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실천적으로는이사회의 역할이 강조됩니다. 경영에 깊게 관여하지 말고 판정단 역할을 하라는거지요. 실질적 대안마련은 경영진이, 이사회는위험평가와 찬반을 나누면 위험 관리가 향상될 것입니다.

실패 연구
크리스텐슨과 함께 연구한 레이너 씨입니다. 이 책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 제가 Good to great이나 기타 경영서에서 계속 부르짖던, 사후적 연구가 갖는 불완전성에서 출발합니다. 진정한 교훈은 성공 스토리 뿐 아니라 실패 연구(failure study)를 통해야 제대로 안다고 말합니다. 딱 맞습니다. 고위험 전략의 결과는 대성공 아니면 사멸이기 때문입니다. 사멸은 기록되지 않습니다. 실패를 외면하면 고위험을 바로 대성공과 등치하게 됩니다. 자연 대실패를 양산하겠지요.

아쉬운 번역
반면, 책의 번역은 입에서 고운말 안 나옵니다. 저는 그나마 이 분야를 공부했으니 추정이라도 합니다만, 기초 지식 없는 사람은 어찌보라고 번역이 엉망인지 모르겠습니다. 용어의 부주의는 물론, 주요 골자를 문장흐름에 묻어버려 글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캐나다 기업의 인수합병에 나오는 C$(캐나다 달러)를 코르도바 (C$, 니카라구아 통화)로 끝끝내 표기하는 고집과 미련은 누구의 탓을 해야할지. 아마, 번역만 깔끔했으면 올해의 top 5에 일찌감치 예약했을걸 말이지요.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쓰기 생각쓰기  (32) 2009.04.18
전략적 HR 로드맵  (10) 2009.03.28
위대한 전략의 함정  (18) 2009.03.14
반론의 기술, 상대를 기분좋게 설득시키는  (18) 2009.03.08
협박의 심리학  (12) 2009.03.07
읽어야 이긴다  (18) 2009.02.28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3 , 댓글  18개가 달렸습니다.
  1. Inuit님의 다른 글과는 달리 이번 포스트에는 댓글이 달리지 않았네요. 대부분 포스팅되기 무섭게 댓글이 주욱 달리는 일반적 모습과는 사뭇 대조되네요. 오늘이 토요일이라 모두들 가족과 시간 보내느라 아직 컴퓨터 앞에 앉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겠네요.

    이 글의 끝부분에 저는 흥미가 느껴집니다. 주로 성공학, 성공한 기업에 대한 이야기만 접해온 저로서는 실패 연구에 대한 가치를 무시하고 있었다는 뉘우침을 전해 줍니다.

    그리고 번역서의 최고의 문제점, 엉성한 번역이 얼마나 독자들의 책읽기의 고통을 가중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래서 제가 읽은 책 중에서 이상한 번역을 고생한 사례를 트랙백으로 걸고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 소재가 딱딱했을 수도 있구요. ^^
      실패연구는 정말 중요합니다.
      부존재가 말하는 교훈을 찾는 작업이니까요.
    • 실패연구도 사업리스크 측정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다만 실패하지 않는 것이 성공은 아니니까 실패케이스는 좋은 안타를 위한 교훈들이라고도 볼 수 있죠 : )
      크리스텐슨 교수님 fan 인데 함께 수학하신 분이 쓰신 책이라면 일단 읽고 봐야겠군요 ^^ 소개 감사합니다.
    • 네. 부연설명하자면 실패연구와 성공사례연구가 상보로 작용하면 입체적인 윤곽을 알거란 뜻입니다.
      실패사례만 단일연구하는 것 보다는 좀 더 포괄적으로 언급하고 있지요.
  2. 비밀댓글입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4. 책 내용이 쉽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사 봐야겠구나...라고 마음 먹던 중, 마지막에서 망설여 지네요. 좀 고민해 봐야 겠습니다. ^^

    Inuit 님이 집필하시는 책은 한글로 씌여지겠죠? ^_^
  5. (상품 왔어요^^)
    오옷 어렵군요...
    책 쓰신다면서요
    잘 되가고 있으시나요?
  6. 더 먼시간 지평을 고민하고 관장하는 사람을 상위계층으로 간주한다...
    비단 조직 경영 - 아 물론 경영 역시 비즈니스 영역에 국한되는 것만은 또 당연 아니지만 말이죠 - 에서만이 아닌, 그냥 우리 인생, 자기 삶의 운용에도 중요한 통찰을 주는 말씀으로 읽힙니다. 흠...
    • 그쵸.
      또 그게 fair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
      살면서 그런 사람에게 자문하고 기대게 되잖습니까.
  7. 번역이 아쉽게 되어있더라도 Inuit님의 글을 읽고 책을 보면 조금 나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8. 이번 서평의 첫 단락을 읽고서 냅다 책을 구입하려다가...
    번역 이야기에 멈칫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inut 님이 추천하신 책이니 그것만으로도 일독할 이유는 충분합니다만

    들를때마다 좋은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어제는 때늦은 몸살에 걸려 하루종일 골골 거렸네요.
    낮에는 따뜻하지만 밤에는 아직도 쌀쌀한 계절이네요. ^^
    inut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 번역이 skillful하지 않아서 그렇지 어찌어찌 알아먹을만 하기도 합니다. ^^;;

      건강 조심하세요.
      주말 지나면 다시 예년 기온이라더군요.
      본격 황사 오기전에 빨리 낫길 바랍니다.
secret
한 책이 있습니다. 저자 소개에는 드러커와 동문수학한 점을 자랑스러워 합니다. 첫 챕터는 줄루족과 영국군과의 교전에 대해 장황히 서술합니다. 그린씨의 '전쟁의 기술' 에도 나오지만, 줄루족의 섬멸전은 공포스러운 전술이지요. 하지만, 책은 단 하나의 사례인 줄루족과 영국군의 전술에서 어떤 전략적 시사점을 얻겠다고 기염을 토합니다. 게다가 제목은 또 뭔가요. 전략이 마케팅을 말한다니, 전략책인지, 마케팅 책인지, 마케팅 전략책인지 제목만으로는 아리송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르헤 바스꼰체요

(원제) Strategy moves 14 complete attack and defence strategies for competitive advantage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다소 어설픈 서장만 참아내면 말입니다. 본격적인 기업의 공격과 방어전략을 설명하는 본장부터는 매우 또렷합니다.


완전한 프레임웍(framework)을 이루도록 구조적이고, 가늠이 쉽게 현실적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매우 깔끔합니다.
프레임웍은 관점의 틀일뿐 솔루션이 아닙니다. 그래서 전후사정 모르고 프레임웍에만 목매다는 후배 전략가들을 보면 프레임웍을 잊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깔끔한 프레임웍은 잘 쓰면 통찰을 얻기 때문에 유용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잘 짜여진 틀을 제공합니다. 김위찬 교수의 블루 오션은 이 책에서 말하는 공격 6전략 중 게릴라 전략을 설명하는데 한 권을 할애한 꼴이지요.


책에서 설명하는 14전략은 공격과 방어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공격
1. Guerrilla
2. Bypass (우회공격)
3. Flanking (측면공격)
4. Frontal (정면공격)
5. Undifferentiated Circle (비차별화 포위)
6. Differentiated Circle (차별화 포위)

방어
1. Signaling
2. Entry Barriers
3. Global Service (total service)
4. Pre-emptive Strikes
5. Blocking
6. Counter Attack
7. Holding Ground
8. Withdrawal

공격편은 게릴라전부터 자원의 소모가 커지는 순서로 나열 되어 있고, 방어 역시 예방적 행위에서 반격을 넘어 철수까지 포괄합니다. 전투상황으로 비유하였지만 유치하지 않고 명료하게 개념화를 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점은 이겁니다.
전략의 핵심은 희생이고, 가장 중요한 단어는 "No!"이다.
전략의 요체는 나의 강점으로 적의 약점을 겨누는 능력이고, 이를 위해서는 냉철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상황분석에 따른 답이 나오면 기민하게 행동해야합니다. 설사 그 답이 전략적 철수일지라도 말입니다.

한편, 전략가는 훗날 돌이켜봐도 부끄럽지 않은 판단을 내리기 위해 자주 읽고 많이 생각하고 깊이 고민하여 최선의 답을 내야합니다. 초식이나 겉멋에 휘둘려서는 안되겠지요. 미묘한 결론의 향배 차이로 여러사람의 운명이 바뀌게 되니 말입니다. 치열한 논의를 위해서라면 책의 조언처럼 무조건 반대자(devil's advocate)를 선임하고 시작하는 편도 고려할만 합니다. 뭐 대부분 직장에서는 굳이 선임하지 않아도 알아서 악역을 맡아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말입니다.


정리하면, 이 책은 도전과 응전의 경쟁 전략을 시기와 상황별로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이론이 오래전부터 정립되어 온 바, 논리의 근간이 되는 기업사례가 전통 산업입니다. 디지털 산업의 경쟁논리와는 정합성이 떨어지는 단점은 있지요. 하지만 별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방향을 알았으면, 길이야 찾을 수 있으니까요.
신고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화 경영을 만나다  (2) 2007.07.14
웹 2.0 경제학  (12) 2007.07.08
전략, 마케팅을 말하다  (8) 2007.07.07
이미 시작된 20년 후  (12) 2007.07.01
롱테일 경제학  (12) 2007.06.30
첫 문장에 반하게 하라  (10) 2007.06.24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1. 역시 깔끔한 리뷰 잘 보았습니다. Strategy라는 용어가 전쟁을 위한 전술에서 나왔듯이 비지니스 전선에서 쓰이는 전략은 전투에서 많이 나오는군요. 요즘 회사에서 너무 많은 일을 하느라 간간히 세리 보고서 보는 것도 힘듭니다. 좋은 책을 틈틈히 읽고 싶은 욕망이 크네요. ^^
    • 회사에 들어와서 가장 좋았던 점이 바로, 책을 마음껏 읽을 시간이 난다는 점이었지요. 주말에는 쉬니까요. ^^

      그나저나, coup doeil님, 오늘 무플방지라는 큰 공까지 세웠습니다. 감사! ^_^
  2. 또 두권을 지르게 되었어요. ^^
    inuit님께서는 제 한달 평균 도서구매금액을 50% 증가시키고 계십니다. ^_^
  3. 헤에.역시... 왠지 전략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수업시간에들은 trade-off만 죽어라 생각나요. 포터싫어~~~ 이러면서 방황했었던 암울했던 청춘이...

    선택하지 말야아할것을 선택하는. 그러고보면 전략컨설턴트들은 정말 멋진 사람들 같애요. 여러가지 경우의 수와 싸우는 전사들이랄까... ㅡ ㅠ ㅡ 츄르릅 (아...가운데 침이에요;;-_-)
    • 컨설턴트를 보면 군침이 도시는군요. ^^;
      경우의 수를 핸들하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재미있습니다. 통찰과 직관, 경험이 다 동원되니까요.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