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건도 정서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에 해당하는 글 1건

Antonio Damasio

(원제) Looking for Spinoza: Joy, sorrow and the feeling brain


'데카르트의 오류(Decartes' error)'를 통해 감정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낸 다마지오의 신작입니다. 미국에서 출간된건 2003년이니 딱히 신간이라하기도 민망하군요.

이 책의 큰 구조는 정서(emotion)과 느낌(feeling)을 구분함에 있습니다. 특히, 정서의 상위 구조로 느낌을 주장합니다. 일반적으로 느낌이 더 본성적이고, 따라서 더 하위라고 생각하는 경향과 정반대의 입장입니다. 이는 사실 정의의 문제입니다만, 개념상으로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합니다.

정서(emotion)은 보다 본원적인 상황에 대한 반응입니다. 어찌보면 기계적이고, 달리보면 동물적입니다. 욕구나 항상성 등의 내면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렇게 부르지 않을 뿐 동물도 유사한 반응상태를 보유합니다.
반면, 느낌(feeling)은 주관적입니다. 반응의 결과인 몸을 표상화합니다. 인간적이고 진화적입니다. 쉽게 말해 정서에 대한 판단이나 수용성을 느낌으로 표상합니다.

다마지오조차, 이 느낌에 대한 개념이 진화합니다. 전작인 '데카르트의 오류'에서 느낌을 신체의 창문이라는 점을 발견했다면, '스피노자'에서는 신체의 창문에 더해 생각/관념의 인식 또는 지각까지 포괄합니다. 그래서 다마지오는 느낌을 최상위의 구조로 생각합니다. 그 최상위를 느낌으로 부르든 감정으로 부르든 그런 메타 관념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인간의 두드러진 특성이 나오니까요. 바로 이 느낌 덕에 사물에 대한 판단과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다마지오는 단언합니다.
어떤 사물도, 사건도 정서적으로 중립된 것은 없다.
결 국, 느낌은 신체의 표상(representation)이자 지도(map)입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다시 신체로 투영되지요. 감정의 진화론적 기능은 물론 패턴의 각인입니다. 복잡한 추론을 감정으로 압축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감정이 필수가 되지요.

그 런데 제목에 왜 스피노자가 들어갈까요. 저자의 스피노자에 대한 존경심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에겐 그다지 유명하지 않지만, '과학자들의 철학자'라 불리우는 스피노자입니다. 아인슈타인, 프로이트를 비롯해 수많은 과학자에게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간의 마음은 몸에 대한 관념'이라는 말을 남겨, 다마지오가 깜짝 놀랐다 합니다. 그나 뇌과학자들이 뼈빠지게 연구해 놓은 결과가, 알고보면 스피노자가 툭툭 던진 한마디 한마디의 각주가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스피노자 연결하기는 과한 존경과 견강부회입니다. 어찌보면 다마지오의 겸손이고, 요즘 유행하는 달착지근한 책쓰기의 일환일지도 모릅니다. 실상은, 뇌과학 이론에 철학자의 일대기를 담아 물과 기름 같은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차라리 다마지오의 강점은, 영적 경험을 느낌이라는 프레임으로 명쾌하게 설명한 과학적 통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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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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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는 책 같아 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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