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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이후 인공지능과 딥러닝을 보는 인류의 관점이 완전히 변했지요.

궁극적으로 AI 사람을 이길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니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실제로 러닝이 생활 속에 들어오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유를 보면 이렇습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엄청나게 많이 먹여야 러닝이 작동한다. (시간과 비용의 문제)

-인간은 몇개 안되는 데이터로부터도 배울 있고, 극단적인 추상화와 일반화가 가능한데, 인공지능은 알고리듬 이를 효율적으로 따라잡을 수는 없다.

-그렇게 많은 데이터를 먹이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편향(성차별, 인종차별 )이나 악의적 왜곡 (인간 눈에 보이지 않는 패턴을 몰래 학습시켜 오염시킴) 등이 가능한데 이를 골라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아주 명백한 차이도 학습을 해야 알게 되는 문제가 있다. (칫솔과 야구방망이를 구별하는데만도 한참 데이터를 먹여야 )

 

예컨대, 사람은 차를 피해 가라고 몇가지만 알려주면 훌륭히 임무를 수행하지만, AI 수천번 "죽어봐야" 학습을 한다는 점입니다.

 

당연히도 이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눈에 가장 띄는건 러닝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Geoffrey Hinton 방법입니다. 신경망을 대신해 '캡슐'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인공지능의 해답은 진화과정에 있다고 보고, 피질을 모사하는거죠.

 

어떤 방식인지는 봐야겠지만, 파충류의 뇌와 신피질에 해당하는 복층 구조로 간다면 진짜 효율적인 답을 찾아낼 거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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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인간 시대

Sci_Tech 2017.01.15 20:36

EU에서 로봇을 '전자 인간' 지위로 인정하는 의결을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찬성 17, 반대 2 (기권 2) 압도적 찬성인데요. 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급부상 중인 기술에 대해,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에 기반한 대원칙을 규정하고 유사시 자기파괴를 위한 ' 스위치(kill switch)'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동영상의 나레이션과 자막이 사뭇 SF적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도입부에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와 같지요. 그러다보니, 의결 소식보다 후가 궁금해집니다. 마치 이제 본격적 로봇과 인간의 갈등과 화합의 드라마가 펼쳐질 듯한 느낌이랄까요.

 

페이스북에서의 간단한 논의로도 벌써 많은 생각거리가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로봇 3원칙

이야기를 진전시키기 전에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다시 봅니다.

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2원칙: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원칙: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나무위키)

 

전자 인간의 재산권

현재 그리고 당분간 로봇은 인간의 재산이지요. 하지만 인공지능의 사고와 감정이 고도화되면 언젠가는 로봇의 독립적 지위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동성애의 인정 단계처럼 느리지만 비교적 평화롭게 전개될 수도 있고, 흑인 노예의 해방과 여성의 참정권처럼 보다 갈등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전자 인간의 재산권도 인정받게 있지요. 특히나 인공지능이 단순노동을 넘어 분석과 조율 고차원적 직업을 대체하는 시대라면 상황이 복잡할 있겠습니다. 인간보다 능률적이고 많은 돈을 버는 로봇이 자아가 생기면 노예 상태에 대한 불만이 나올 겁니다. 분명 로봇은 인간이 아니지만 지금의 노동권처럼 전자 노동자의 권리 문제가 사회화되고 어느 시대에는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오랜 시간 흘러 결국 재산권이 인정된다면 정부는 당연히 과세의 대상으로 삼고 싶겠지요. 세금 있는 곳에 대표있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적용하면 전자인간의 인권은 더욱 신장되고, 생물 인간은 하층으로 자리잡는 디스토피아적 상황도 상상이 됩니다. 상상이지만요.

 

동일성 논의

생물 인간은 전인격적 복제가 불가능하므로 동일성이 강제되어 있지요. 하지만 전자인간은 어떨까요. 같은 기억과 같은 사고방식, 같은 감성을 가진 두개의 동형 전자인간 하나가 사고를 치면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나요. 범죄를 저지른 디바이스 육신을 가두어도 정신이 도망가면 어떻게 할까요. 기술이 발전해서 인간의 육신에 인공지능이 머문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반대로 바이오 로봇에 인간의 정신을 담았을 떄는 어디를 벌줘야 하나요.

기념비적 선박의 널빤지가 풍파에 썩어 나무판으로 대다보니 전체 배의 재료가 바뀌었을 이게 과연 배냐 아니냐를 논쟁하던 테세우스적 상황보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광속적 진화

하나 드는 생각은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 속에 수십만년 진행된 진화는, 전자인간에게는 광속의 속도로 찰나적 진행이 것입니다. 알파고가 불과 몇개월 만에 인간 최고수를 이겼을 때의 놀라움을 기억하지요. 하지만 우스갯 소리 그대로 이세돌은 알파고를 이긴 마지막 인간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의 특성상 육체보다 정신이 깊게 발화하는게 전자 인간의 특성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화의 속도와 규모는 지금껏 인류가 목겨하지 못한 미래적 상황이 현실에 펼쳐질 것입니다. 어떤 천재적 인간도 상상은 예측은 어렵습니다. 인류 스스로가 달팽이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건 산업시대와 디지털 시대를 살았던 세대가 겪은 이상의 충격이 있을테고, 생물학적 인간이 적응에 실패하도 도태될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한편, 상황이 되면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아키텍트는 전자 인간 심리학자나 심리치료사라는 타이틀을 달게 수도 있습니다. 필멸의 육신과 세포적 진화속도라는 한계에 갇힌 인간은 AI 지능 총합이 인간 지능 총합을 능가하는 특이점(singularity) 이후에 무슨 경쟁력이 있을까요.

 

종간의 사랑

"Her'라는 영화에서 이미 남자주인공은 목소리로 소통하는 인공지능 그녀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헝겊 인형도 오래 두면 애착을 갖는 사랑 결핍의 생물인간입니다. 만약 전자인간과 사랑에 빠질 무슨 일이 생길까요. 코드가 규정한 전자인간의 사랑은 무엇이 진정성일까요. 기억인가요 저장된 감정인가요. 사랑이 급히 필요할 전자인간이 맞춤형 연인이 수도 있을텐데 결국 사랑은 함의가 어찌 바뀔까요. 자기 만족과 자기애의 확장적 발현일까요. 이때도 모노가미를 강제할까요.

만일 사랑이 깊어져 종간에 혼인적 결합을 갈망하면 어떨까요. 번식의 생물학적 모사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아이의 법적 지위는 무엇을까요. 전자가 들어간 헤테로는 무조건 전자인간인가요. 게다가 전자 인간과 유사 전자 인간이 우월하면 어떻게 될까요.

 

엉성한 3원칙과 디스토피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절멸적 파국을 막고자하는게 아시모프의 3원칙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SF 나오듯 원칙은 허술하기 그지 없습니다. 지능 높은 전자 인간은 조리있고 논리적으로 3원칙을 재해석하면 내장된 금칙조항은 쉽게 무력화되지요. 하늘엔 드론, 땅엔 자율주행차가 서로 하나처럼 연결된 거대지능과 물리적 존재를 드러내면 막장 SF겠네요. 터미네이너와 트랜스포머에 아이로봇을 섞어 놓은.

그러나 이런 전면 파괴형 모델보다는 생활속에서 생기는 지연적 파괴가 무서울 수도 있습니다. 지금 시점도 문제가 되는 부의 양극화와 이주민 문제가 규모로 진행 될지도 모르지요.

그때 3원칙은 어찌 적용될까요. 인간을 착취하는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해석될 여지가 많습니다. 다른 인간이 혜택을 본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SF 많이 나오듯 3원칙을 확대해석하면 더더욱 음울합니다. 지금도 법망을 피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이 많은데, 그들을 닮은 타이쿤 전자인간은 3원칙을 이용해 1, 2원칙을 우회할 로직을 만드는게 과연 어려운 일일까요. 아마도 세금 내는 전자인간은 이미 1, 2원칙을 완화하거나 뒷문을 열어 무력화했겠지만요.

 

물론 잠깐의 공상이 최소한 살아 있는 동안은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은 특이점이 아주 가까이 왔다고 느껴 100조원을 투자하고 있고, 몇년전 예측에 5년은 남았으리라는 자율차는 캘리포니아를 달리고 있습니다. 깡패 드론 잡는 경찰드론과 아마존의 드론용 공중부양 플랫폼이 특허를 받았고요.

어질어질하게 빠른 변화를 보이는 세상에서 한가이  쓸모없는 상상을 하는 생물 인간의 쓸모는 언제까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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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0 release date를 7/29로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왕의 귀환
두가지 포인트입니다. 
그간 MS가 윈도우폰 기반으로 만들어 놓은 수많은 혁신들이 PC로 들어옵니다. 최신 조류를 잘 반영하여, PC사용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선진국 어디나 윈폰을 안써서 윈도우OS의 혁신을 잘 모르고 그래서 평가절하 하게 됩니다만, 제 세컨폰이 윈도우폰이고 아이폰을 못쓰게 되면 윈폰을 쓰겠다고 생각할정도로 기막힌 물건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제 까탈스러운 성미에는 택도 없지요.


둘째, 나델라 회장이 이끄는 혁신의 총아입니다. 공룡 MS, 오만한 MS가 견지했던 모든 제약을 버리고 개방과 수용의 철학으로 비즈니스를 진행중이고, 그 부분이 충분히 구현되었습니다. 이는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MS의 약진과 도약을 점치게 합니다. 예전 구글-애플-MS의 삼극구도가 다시 정립될 것입니다. 후삼국지랄까요.


What are in it?
윈도우 10의 주요기능만 잠깐 소개합니다.

-Cortana: 시리를 능가하는 최고의 personal digital assistant입니다. 통상 인공지능이라 불리우지만 정확히 AI는 아닙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추론엔진이지요. 이부분은 기회되면 따로 드릴 말이 많습니다.
하여간, 최고의 성능입니다. 윈폰 안쓰는 분은 모르지만 Cortana 없이 윈폰을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코타나의 혁신을 시리나 구글 나우가 쫓아가느라 정신없었던 최근 2년이었지요. 이 Cortana가 PC로 들어오면 아마 코타나의 명성은 금방 올라갈겁니다. 사용경험은 매우 유용하고 풍부해지고요.


-Edge: IE를 버리고 새로만든 브라우저입니다. 이중 HTML 페이지에 노트해서 공유하는 기능은 현재 지식공유로 사업하는 스타트업 몇개 날려버릴 겁니다.


-Hello: 로그인의 혁신적 개선입니다. 요즘 How old란 앱으로 buzz를 일으켰는데, 사용자 얼굴인식 등을 통해 쉽게 정확히 로그인을 통제합니다. 이 자체는 국소적으로 보이겠지만, 실은 PC뿐 아니라 디바이스 보안의 미래 모습을 그려나갈 것입니다.


- Office: 그간 cash cow이면서도 holy cow라서 MS 내부적으로 어쩌지 못하던 부분인데 이제야 답을 찾은듯 합니다. touch 진화적, view 지향적으로 바뀝니다. PC가 지식소비 도구에서 생산도구로 바뀜에 따라 포지션이 애매했는데, 그 균형점을 찾는 노력으로 봅니다.


-Xbox: 홈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를 통합하는 플랫폼입니다. 이부분이 성공하면 TV를 비롯한 미디어 소비의 키를 MS가 쥐고 갑니다. 정확히는 MS만 엄청 뒤쳐진 상황에서 맞서 플레이할 공간을 확보하리라 본다는 뜻입니다.


어째 친 MS 경향의 글을 썼습니다만, 윈도우10은 기술과 문화, 경영이 최적의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의 결과이므로 산업전반에 파급하는 효과가 클 부분이므로, 길게 생각을 적었습니다. 작게는 현대 지식노동자들이 장시간 끼고 사는 PC 사용경험이 좀더 즐거워지기만해도 보통일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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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계의 최고봉이면서, 찔금찔금 작품을 발표해 읽고 싶어도 읽을 것이 없다는 점으로 유명한 테드창이다.
심지어 그의 작품 수보다 수상갯수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첫 작품부터 상을 휩쓸었고, 과작에 중복수상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테드창의 대부분 작품세계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으면 알게 된다.
이미 작고한 젤라즈니에 비하면 찔금이라도 책을 내주는 테드 창이 고맙다.

Ted Chiang

(Title) Lifecycle of sofware object


테드 창의 신작이다.
매우 전문용어스러워, 저자 이름이 아니면 손이 안가는 제목이기도 하다.

책 한권으로 처리하기 민망하게 짧은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이미 설명했듯 책이 나왔다는 점으로도 고마우니 넘어가도 된다.

상황은 시간과 공간 축에서 멀지 않은, 상대적으로 친근한 환경이다.
즉, 몇 백년 후의 불특정 시대도 아니고, 다른 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아니다.
한때 유행했던 '세컨드 라이프'를 떠올리게 하는 가상공간의 인공지능체가 주된 소재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진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개체들은 각자가 정해진 알고리듬 내에서 진화를 한다.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친구로 역할하도록 되어, 큰 재주도 없다.
난독증세가 있지만 글도 어느정도 읽고, 주변을 이해하고 인간과 감성적인 교류가 특징이다.
가상공간에서 주로 거주하는 소프트웨어이지만, 개체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상태로 다운로드되면 로봇 형태의 하드웨어를 통해 물리적인 교류도 가능하다.
하지만, IT업계가 다 그렇듯 디지털생명체(디지언트)를 개발한 회사가 망하고, 그들의 주거공간인 가상 세계 플랫폼 업체도 망하게 된다. 결국, 소수 부족으로 전락한 디지언트들의 생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철학적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내용이다.

항상 그렇듯, 잘 빼낸 SF의 장점은 기이한 세팅에서 오히려 극명하게 인간과 사회의 철학적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소설의 기본 전제에 동의하고 익숙해지면, 바로 실존의 문제에 대한 저자의 의문에 답을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성장을 하면서 스스로 운명을 책임지는 성체가 되는데, 그 개체의 판단과 책임은 어떤 전제로 허용될 것인가?
경험인가? 나이인가? 
책처럼 디지언트의 오너인 인간이 성체(책에서는 디지언트의 법인화)가 되는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면 시간은 구속조건이 아니다.
경험은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데, 육아상황의 부모적 애착을 갖는 상태에서 쉽게 경험을 허용하게 되는가?
소프트웨어 개체의 자유의지는 어디까지인가?
알고리듬이 불완전해서 성마른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의 거울인 소설속 상황을 보며 크게 배운 점이 있다.
결국 감정이다.
어려운 의사결정은 수치가 아니다.
정량화할 수 있는 결정은 최대화의 법칙을 따르면 되니까.
하지만, 일장일단이 있는 결정은 결국 감정을 따른다.
그게 정의든, 욕망이든, 자기성장적 투자든 감정으로 방향을 세운다.
감정이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라면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간도 모든 사람이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결정을 하고 움직인다. 

소설은 테드창의 전작에 비하면 많이 밋밋한 감이 있다.
부러 내용 모르고 읽다보니, 하드웨어로 다운로드된 소프트웨어 개체가 물리공간에서 어떤 독특한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했으나, 소설은 가상세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성인이 되며 성적인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프트웨어 간 교배를 통한 반전이라도 기대했으나, 소설은 주어진 세계관 내에서 집요하게 철학적 주제에만 천착한다.

읽는 재미로 보면 밋밋하지만, 억지로 드라마틱해지지 않는게 주제의식을 더 잘 드러내는 절제된 선택이었다.
우리 현실도 생각은 드라마틱할 수 있지만, 실제는 삶의 범주를 넘지 못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세팅에서 현실적 전개를 하는 잘 씌여진 SF의 모범을 보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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