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에 해당하는 글 3건

네이버 캐스트 팀

저는 항상, 과학에 대한 알지 못할 목마름이 있습니다. 잘 사그라들지 않는 지적 호기심이 첫째고, 전 지구적으로 축적되는 특성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진부화되는 지식이라는 점이 둘째 이유일 것입니다.

반면, 좋은 과학책 얻기는 쉽지 않은듯 합니다. 시간이 많다면야, 이미 경영관련한 독서에서 겪는 시행착오처럼 이런 저런 책을 시도하면서 마음에 꼭 맞는 책, 또는 시간 낭비하는 책을 두루 섭렵할 수 있지만, 과학 분야에 할애할 시간은 그리 넉넉치는 않은지라 적합한 선택이 용이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과학책은 어떤걸까요? 꽤나 단순한 기준입니다. 일단 재미있어야 합니다. 과학이라는 무게를 짊어졌다손 치더라도 책이라는 상품이 가져야할 기본적인 덕목입니다. 둘째는 통찰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팩트를 나열하는 정보전달이라면 학생의 공부에 해당하지 성인의 탐독 범주는 아닙니다. 과학이 어차피 삶과 주위의 의미을 궁구한 학문일진대, 삶에 주는 의미를 다시 비춰줄 필요는 당연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점을 주는 옵션은 최신 성과를 잘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런 분야는 대부분 과학서적에 해당하지 않지만, 아직도 태양계의 행성이 사라지고, 빛보다 빠른 입자가 나올락말락하는 현재진행형의 탐구시대에서 새로운 성과에 대한 설명은 제 기대를 꼭 채워주는 단비같은 옵션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참 애매합니다. 우선, 네이버에 일별로 연재된 글모음집이라는 한계에서 출발합니다. 낱글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한권으로서의 책은 재미가 없습니다. 각기 다른 저자의 문체와 유머감각 등 일관성이 결여된 까닭이지요. 게다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조가 아닌 탓에 통찰 역시 만족스럽진 않습니다. 내용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왠지 제 기준에 미흡하다보니 아쉬움이 많은 책이네요.  

그래도 몇가지 기억해 둘 만한 내용은, 나중의 참조를 위해 정리해 둡니다.

  • 뉴튼은 연금술에 심취했었고, 힘이 매개체 없이 무한대의 거리에도 작용한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역시 연금술적 사고방식에 기반한 착상이었다.
  • 신의 입자라는 별명을 가진 힉스(Higgs)입자는 원래 '빌어먹을 입자(Goddamn particle)'이었다. 레이더먼이 실험적으로 힉스입자를 발견하기가 너무 힘들어, 책 제목을 그렇게 짓자 출판사에서는 순화시켜 신의 입자(God's particle)로 표현했다.
  • 동양산학에서 자주 쓰는 분수는 이름이 있다. 1/2는 중반. 2/3는 태반이고 지금도 일상에서 쓰인다.
  • 단맛, 짠맛, 신맛, 쓴맛 이외의 제5의 맛은 감칠맛이다. 글루탐산나트륨이고 MSG라고 약칭한다.
  • 소의 네개의 위 중, 1,2,3번 위는 식도가 변한 것이다. 1번위는 양이고, 3번위는 천엽, 4번위는 막창(홍창)이다.
  • 빈 대학의 마하(Mach)는 보이지 않는 원자의 존재를 주장하는 볼츠만을 맹렬히 공격했다. 볼츠만은 결국 빈 대학을 사직했고, 6년 후 복귀는 하였지만 극심한 우울증으로 5년 후 목을 매 자살을 했다.
  • 그 원자의 존재는 베른의 특허사무소 서기가 발표한 논문에 의해 증명되었다.
  • 1이하에 대한 일본식 수사인 할-푼-리-모는 비율을 나타낸다. 숫자를 읽을 때는 분-리-호-사- 가 맞는 독법이다. (1에 대한 1할2푼5리 = 1분2리5호)
  • 지성과 창의력은 정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Sci_Tech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Quiet  (2) 2013.01.05
배드 사이언스  (4) 2012.05.10
오늘의 과학  (0) 2012.02.18
회복 탄력성  (4) 2011.07.12
통섭  (4) 2011.07.03
앱 하나 깔았을 뿐인데  (8) 2011.02.13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느끼는 뇌

Sci_Tech/Review 2009.01.02 16:25
저명한 인간 생태학자인 Eibl-Eibesfeldt는 말했습니다.
아마도 인간은, 포식자들에 대한 기본적 공포에 더해서 지적인 능력에 기초한 실존적 공포까지 지닌, 가장 공포에 찬 피조물이다.

Joseph LeDoux

(원제) The emotional brain


정서(emotion)의 진화적 특징을 동물 뇌 실험을 통해 밝혀온 르두의 책입니다. 다마지오의 인문학적 글쓰기가 아닌 전형적인 의학적 서술입니다. 따라서 다소 어렵고 복잡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굳이 하나로 줄여 말하면 핵심은 이중기억 가설입니다.

즉, 기억은 두가지 경로가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해마가 담당하는 명시적 (explit)이고 선언적 (declarative)인 기억입니다. 다른 하나는 암묵적(implicit)인 기억이며 편도핵(amygdala)이 담당합니다.
해마 기억은 피질로 이어지는 신뇌적 기억입니다. 공간을 표상하고 추상을 저장합니다. 언어로 꺼내어 표출됩니다. 정서와 관련하면 정서 경험을 기억(memory of emotional experience)합니다.
반면, 편도핵 기억은 정서 기억(emotional memory)입니다. 정서 자체를 기억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인간의 보편적 특성인 유아기억상실도 설명 가능합니다. 우리에게 세살 이전은 희한할 정도로 기억이 안납니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장면은 유독 세세히 스냅샷 사진처럼 남아 있습니다. 이유는, 도마뱀의 뇌에 해당하는 편도핵보다 해마가 늦게 성숙하므로, 해마 발달 이전의 기억은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편도체가 담당하는 정서기억이 있어서 어떤 특정한 정서경험, 예컨대 길을 잃어 놀랐다거나, 부모에게 학대받은 기억 등은 정황은 모를지라도 평생 각인됩니다. 프로이트는 이를 잠재의식에 새겨진 상처로 표현했지요.

이중기억 가설을 따르면, 기억의 다른 특성도 설명력이 좋습니다. 정서가 곁들여진 기억이 증강되는 선택적 특성이나, 기억이 시간에 따라 왜곡되는 불완전성도 그러합니다. 심지어, 지나친 외상 (trauma)에 따라 선택적으로 기억상실이 일어나는 메커니즘까지 그렇습니다. 지나친 스트레스는 해마의 작용을 위축시켜 명시적 기억을 없앱니다. 반면 편도핵을 활성화하여 정서반응만 남기지요. 결과로 공포증(phobia), 외상후증후군(PTSD), 공황장애 (panic attacks) 등의 신경증상이 생깁니다.

정서는 진화의 핵심입니다. 정서습관은 인간행동의 병렬처리 (parallel processing)를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추론과 추상을 담당하는 고등 뇌 기능인 작업기억 (working memory)으로 인해 좀 더 통합적 사고를 하게 됩니다만, 그 의식의 근저에는 편도핵에서 피질로 주는 피드백이 있습니다.

결국, 제가 전달하고 싶은 중요한 사실은 이겁니다.
감정은 이성의 시녀인 하부 개념이 아닙니다.
감정은 오히려 이성의 주인입니다.
이 점에서 플라톤은 틀렸고, 데카르트도 틀렸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마가 위축되어 이성적 능력이 저하됩니다. 더더욱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감정을 소중히 다루시기 바랍니다.

다행인 점은, 감정은 그 하부구조인 신체의 표상이란 사실입니다. 감정은 의식으로 조절이 안되지만, 신체의 활동이 건전히 이뤄지면 적절한 감정으로 복원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즐겁게 이야기하고, 많이 웃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면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건전한 몸과 마음을 갖게 됩니다.

올해도 여러분 모두 평안하고, 그로 인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신고

'Sci_Tech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32) 2009.01.27
당신 인생의 이야기  (30) 2009.01.05
느끼는 뇌  (24) 2009.01.02
스피노자의 뇌  (2) 2008.12.20
넷북, NC10을 사용해보니  (22) 2008.12.14
3일만에 읽는 뇌의 신비  (16) 2008.11.23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3 , 댓글  24개가 달렸습니다.
  1. 말씀 처럼 이성과 감성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책 내용이 상당히 어려울 꺼 같다는 느낌이 오네요. ㄷㄷㄷㄷ
  2. 동양에서는 감정의 부침(뜨고 가라앉음)을 보는 것...즉 자신의 감정 상태를 확실히 인식하고 있는 것 만으로 만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죠. 예전에 컨디션이 안좋을 때, 지덕체가 아니라 체지덕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건강한 몸이어야 건강한 정신이 되고, 건강한 정신으로 공부를 해야 공부한 것이 덕이 된다는 것이죠. 뭐...어차피 개똥철학입니다만-_-;; 짧은 글을 하나 트랙백 합니다. 뇌과학이랑은 큰 상관 없는 글이긴 하지만

    그나저나 비슷한 책을 하나 사 놓고 반의 반도 못읽었네요. 이런 종류의 책은 진도나가기 너무 힘들어서
    • 아니 체지덕의 상승효과는 딱 뇌과학의 결론이기도 합니다.
      몸은 감정으로 표상되고, 감정은 이성을 뒤에서 조종하거든요.
      우울할 땐 의사결정도 함부로 하지 말라 할 정도입니다.
  3. 최근에 읽은 글들 중 가장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스트레스가 지금처럼 심했던 때도 드문 것 같은데
    안아프고 잘 살아있는걸보면,
    아기랑 놀아주느라 웃고 운동을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살짜리가 벌써부터 효도를 하네요.
    • 하하.. 맞습니다.
      아이가 어떨땐 삶의 의미를 주기도 하지요.
      특히 곁에 누워 보셨습니까.
      쌔근쌔근 숨소리만 듣고 있어도 잠이 스르륵 오지요.
      전 제 아이를 수면제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
  4. http://www.read-lead.com/blog/entry/숫자-알고리즘

    PS에서 이성이 감정의 시녀라는 개념을 살짝 적어 놓고 나중에 '이성,알고리즘'이란 포스트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오늘 inuit님께서 멋지게 포스팅해주셨네요. 흠뻑 공감합니다. 트랙백이 안 걸려서 수동으로 트랙백 겁니당~ ^^
    • 벅샷님과 계속 유사한 영역을 탐구하고 비슷한 결론을 얻는듯 합니다. ^^
      트랙백이 안되나요? 제가 테스트 해본 결과나 다른 분들은 되는듯 한데. 일단 제가 벅샷님께 걸어보겠습니다.
  5. 년 초부터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
  6. 맞아요. 감정을 바탕하는 활동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인 것 같아요. 물론 이성과 감정이 적절히 안배된 균형이 있어야겠죠.
    그나저나 운동이야기 하시니 배드민턴 치고 싶어지네요. 봄이 빨리 좀 왔으면 좋겠어요. ^ܫ^
    • 어머나...배드민턴을 좋아하시나요? 해바라기C님^^
      울 친정엄마가 동네경력 30년의 실력파신디...
      언제 한 게임 주선할까나요?...ㅎㅎ
      아...전 몸치에 운동신경 꽝!인지라...ㅋㄷㅋㄷ
    • 와~! 딴건 몸친데 배드민턴은 자신있습니다.
      사실 스피드민턴이라고 공의 속도가 무지하게 빠른 배드민턴과 유사한 운동이 있습니다. 공 머리가 무거워요. 라켓도 탄력이 더 좋구. 공 최고속도로 비교하면 테니스와 배드민턴의 중간 정도 되는 것 같애요. 날 좋을 땐 주로 이걸하고 놀아요. 일단 비슷하니까~!

      근처 사시면 참 좋겠따~! 심심하면 찾아가서 운동할텐데~! ^ܫ^ /
    • 토댁님과 해바라기C님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계시잖습니까.
      언제 한판 하시죠.
      아무리 몸치라도 토댁님 어머니의 유전자를 생각하면 보통 이상은 되실듯. ^^

      스피드민턴이란건 재미있어 보입니다.
      바람불어도 좀 할 수 있나 모르겠습니다.
      전 배드민턴 좋아하지만 거의 안치는게 실내코트 아니면 바람때문에 재미없어서 말이죠..
    • 바람이 아주 세게 불면 당연히 안되지만, 배드민턴보다는 영향을 덜 받아요. 원래 공머리가 무거운데다 윈드링 이라고 무게를 추가할 수 있어요. 살랑 바람 정도는 신경안써도 되더라구요.
      저도 배드민턴을 오래 쳤는데, 바람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걸 보고 스피드민턴을 구했었어요.
      주고 받는게 빨라서 치고나면 속이 후련합니다.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ܫ< /
    • 말씀들어보니 스피드민턴이 제게 딱 맞겠네요.
      봄되면 해봐야겠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텐데.. -_-)
  7. 명시적 기억이란 지식과 같이 그 사안에 집중해야 하는 기억이고 암묵적 기억은 걷는 행위와 같이 집중 없이도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정서적인 기억은 암묵적인 기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음... 그리고 유아기억상실은 기억은 되었지만 그 기억을 읽어들이지 못해서 일어난다고 설명하기도 하더라구요. 기억이 안된 것은 아니지만 주변환경이 변해서(기억은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하더라구요) 쉽게 꺼내지 못한다고 설명하는 방식이지요.

    어디선가 이성이 감성의 시녀라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어디서 본 것이려나;;;
    • 덱스터님도 이쪽에 관심이 많으신가봅니다.
      앞으로도 자주 의견을 교환했으면 합니다. ^^
  8. 기분이 좋으면 일도 잘되고, 나쁘면 집중이 안되는 것이 바로!! 이거때문이었나요. 후후.
    그나저나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나요? 작년에는 정말 바쁘셨던 것 같은데, 올해는 더 바쁘시겠죠? 일과 가족, 건강까지 다 챙기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 그런면도 있지요. 있는게 아니라 많지요.
      건강검진은 합격했습니다.
      정밀진단은.. 어제 1차로 결과는 들었는데 경과를 좀 더 보자고 하네요.
      고맙습니다.
  9. 음~~~
    오늘은 이 토댁이 맴이 좀 무거운 탓으로 모든 결정은 낼로 미루고
    빨리자야겠습니당, ㅎㅎ
    뭐 아무 이유없이 그러하네요...
    하긴 이유없는 결과가 어디있겠습니까?
    단지 그 이유가 하찮은 것이라 이유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요..하하

    즐거운 날 되세요.
    연초에 일이 있다 하신 것 같은데 잘 되어가고 있으신가요?
    참, 건강검진은 어떠하신지요?^^
    오늘은 이러저러 주문을 좀 많이 걸어야 겠네요..그죠??^^
    • 토댁님 연초부터 안좋은일 있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주말에 기분전환 하시고 다시 에너자이저 토댁님이 되길 바랍니다.

      연초 일은.. 낼모레 출장입니다. -_-
      행운을 빌어주셔요. ^^
    • 이런 ...다시 출장의 시작이십니까?
      실오실오...넘 멀리 가시나요?...
      보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은 좋은디...

      건강히 잘 다녀오시고 목적은 꼭 달성하시길..
      주문은 팍팍 넣어드릴께요^^*
    • 네. 몸도 성치 않아서 멀리 가기 참 부담스럽네요.
      아무래도 싱싱한 토마토를 먹어야 낫겠어요.
      빨리 달게 키워주세요. ^^
secret

Antonio Damasio

(원제) Looking for Spinoza: Joy, sorrow and the feeling brain


'데카르트의 오류(Decartes' error)'를 통해 감정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낸 다마지오의 신작입니다. 미국에서 출간된건 2003년이니 딱히 신간이라하기도 민망하군요.

이 책의 큰 구조는 정서(emotion)과 느낌(feeling)을 구분함에 있습니다. 특히, 정서의 상위 구조로 느낌을 주장합니다. 일반적으로 느낌이 더 본성적이고, 따라서 더 하위라고 생각하는 경향과 정반대의 입장입니다. 이는 사실 정의의 문제입니다만, 개념상으로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합니다.

정서(emotion)은 보다 본원적인 상황에 대한 반응입니다. 어찌보면 기계적이고, 달리보면 동물적입니다. 욕구나 항상성 등의 내면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렇게 부르지 않을 뿐 동물도 유사한 반응상태를 보유합니다.
반면, 느낌(feeling)은 주관적입니다. 반응의 결과인 몸을 표상화합니다. 인간적이고 진화적입니다. 쉽게 말해 정서에 대한 판단이나 수용성을 느낌으로 표상합니다.

다마지오조차, 이 느낌에 대한 개념이 진화합니다. 전작인 '데카르트의 오류'에서 느낌을 신체의 창문이라는 점을 발견했다면, '스피노자'에서는 신체의 창문에 더해 생각/관념의 인식 또는 지각까지 포괄합니다. 그래서 다마지오는 느낌을 최상위의 구조로 생각합니다. 그 최상위를 느낌으로 부르든 감정으로 부르든 그런 메타 관념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인간의 두드러진 특성이 나오니까요. 바로 이 느낌 덕에 사물에 대한 판단과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다마지오는 단언합니다.
어떤 사물도, 사건도 정서적으로 중립된 것은 없다.
결 국, 느낌은 신체의 표상(representation)이자 지도(map)입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다시 신체로 투영되지요. 감정의 진화론적 기능은 물론 패턴의 각인입니다. 복잡한 추론을 감정으로 압축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감정이 필수가 되지요.

그 런데 제목에 왜 스피노자가 들어갈까요. 저자의 스피노자에 대한 존경심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에겐 그다지 유명하지 않지만, '과학자들의 철학자'라 불리우는 스피노자입니다. 아인슈타인, 프로이트를 비롯해 수많은 과학자에게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간의 마음은 몸에 대한 관념'이라는 말을 남겨, 다마지오가 깜짝 놀랐다 합니다. 그나 뇌과학자들이 뼈빠지게 연구해 놓은 결과가, 알고보면 스피노자가 툭툭 던진 한마디 한마디의 각주가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스피노자 연결하기는 과한 존경과 견강부회입니다. 어찌보면 다마지오의 겸손이고, 요즘 유행하는 달착지근한 책쓰기의 일환일지도 모릅니다. 실상은, 뇌과학 이론에 철학자의 일대기를 담아 물과 기름 같은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차라리 다마지오의 강점은, 영적 경험을 느낌이라는 프레임으로 명쾌하게 설명한 과학적 통찰이니까요.
신고

'Sci_Tech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 인생의 이야기  (30) 2009.01.05
느끼는 뇌  (24) 2009.01.02
스피노자의 뇌  (2) 2008.12.20
넷북, NC10을 사용해보니  (22) 2008.12.14
3일만에 읽는 뇌의 신비  (16) 2008.11.23
뇌과학으로 풀어보는 감정의 비밀  (16) 2008.11.22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2개가 달렸습니다.
  1. 재미있는 책 같아 보이네요 ^^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