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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를 꾸준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다.
CFO이자 전략과 인사의 담당 임원이니, 일상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중에서도, 난 협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이 있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온전히 배운 토대 위에, 업무를 하면서 따로 공부하고, 아는 바를 실제 상황에서 많이 적용했다.
업무 상 크고 작은 협상이 많다보니, 실질적인 효과를 상당히 보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도 집필한 바 있다. 


핵심은 일방성이냐 양방향성이 강하냐, 이익이 주가 되느냐 정보가 주가 되느냐에 따라 4분면으로 나뉠 수 있고, 구뇌에 소구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사용하면, 주장, 대화, 설득, 협상을 한번에 잘 할 수 있다는 통합 프레임웍이다.


지금 여기서 내 책을 소개하려는게 아니다.
책 내용 중 협상 부분은, 실효성이 검증된 하버드 협상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려고 길디 긴 서론을 꺼냈다.

Daniel Shapiro, Roger Fisher

(Title) Beyond reason


하버드 협상의 핵심은 공동 문제 해결(joint problem solving)이다.
이전투구 같은 협상 테이블에 정갈하고 얌전한 프레임웍을 제시했을 때, 그 효과가 의심스럽기 짝이 없었을테다
.
하지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결과에 주목하는 하버드 방법론은 협상 프레임웍의 온전한 정수였다. 나 역시 많은 실효를 봤고.

그들이 돌아왔다.

다소 애매한 제목을 달고 왔지만, 다시 보니 반가왔다. 
알자마자 바로 사고, 받자마자 내쳐 읽었다.

이번 책의 핵심은, 협상 진행에서의 감정 챙기기다.
감정을 배제하는 기존 프레임웍에 대한 부정은 아니다.
협상하다 열받고 마음안의 짐승이 나오는 것을 억누르자는 전편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협상의 성공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감정까지 세심히 다루자는 취지다.

이는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결국 협상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심리는 말하여지지 않는 많은 부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심리학의 스타, 샤피로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프레임웍은 간단하다.
협상 대상자의 핵심 관심(core concerns)을 해결하는 다섯가지 길을 제시한다.
1. 인정(appreciation): 상대의 자존감을 세워줄 것. 장점을 찾고 수고를 인정하라. 이해함을 보여라
2. 친밀감(affiliation): 연관성을 찾고, 개인적, 비공식적 관계망을 갗추라.
3. 자율성 (autonomy): 자율성을 절대 침범 말되, 내 자율성도 챙겨라. 대안을 많이 가져가고, 권유를 활용
4. 지위 (status): 사회적 지위와 특정 지위를 활용. 내 지위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지위를 높일 방법 찾기
5. 역할 (role):성취감을 주는 역할. 관행적 역할과 일시적 역할의 할당.

대뜸 결론부터 내리자면, 책 내용은 매우 허전하다.
협상 테이블에 많이 앉아 본 나로서는, 감정까지 고려한 협상 준비와 진행이라는 취지는 적극 공감한다.
그래서 절실히 그 틀과 실전적 세부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전 권을 통틀고 확인한건. 난삽하고 흐트러진 글타래들이다.

솔직히 당황스럽다.

번역의 문제는 확실히 있다.
예컨대 BATNA를 '합의에 대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직역하는 수준은 협상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저자란 느낌이 짙다.
협상학 자체를 모르는데, 협상 상황 자체는 더더욱 상상이 안갈테다.
더 나아가 조직 생활 자체도 생경해하는 인상이다.
그러다보니 글이 산만하고 논점을 잃은 느낌이다.

번역 하나로 이토록 망가질 수 있다고 책임을 물을 사안은 아니다. 
그래도 이건 피셔와 샤피로가 만난 거다. 
두번 세번 되돌아 보지 않아도 글의 뼈대가 눈에 들어와야, 논리를 기반으로한 학자적 글쓰기다.
책 읽으면서 이 부분은 이렇게 해봐야지 행동의 방향과 지침을 몇개 얻으면 성공한 컨설턴트 저자다.
책 읽고 나서 '아 많이 배웠다, 뿌듯하다' 느껴지면 질적인 베스트셀러의 잠재력이다.

그러나 이 책은 덤불에서 헤메는 느낌이었다.
원서로 다시 읽든, 공저자들의 후속 책을 읽어봐야 명확히 판단이 서겠다.

그러다보니 미운게 많다.
요즘 책 치고는 제목 센스도 민망하다.
감각적이지 않고, 어설프게 노골적이다.
하지만, 책 제목보고 접어두기엔, 책이 실생활에 주는 그 의미가 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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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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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 엥.. 직접 협상을 하실 일이 있나요? 어렵지만 열심히 준비하면 정말 많이 배우는게 협상이기도 합니다. 제 책 중 해당 파트만 읽어보시면 쓸만한 팁이 많이 있을겁니다. ^^
    • 네.. 어쩌면 협상보다 설득에 가까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도 이제 문제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책에서 읽은걸 매번 의식적으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아도, 생각의 방향을 그쪽으로 두다보면 은연중에 실행되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이런 큰 실전에서는 더욱 자연스럽게 도움이되네요. ^^
    • 정말 그래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의 틀, framework 이야길 많이 하기도 하구요.. 잘 하셨다니 기쁘네요. ^^
secret
주지하듯, '추석 선물'로 일컬어지는 iOS7 업그레이드가 9/19일부터 시작되었다.
6에서 7로 major version up이라 많은 변화가 있다.

iOS7
가장 큰 특징은 UI가 캐주얼해진 부분이다.
딱 봐도 안드로이드와 윈도우폰을 벤치마킹한 티가 난다.
이 부분이 몇달전 미리 알려져 사실 큰 기대 없었던 판올림이기도 하다.
하지만, UI의 개선은 애플의 향후 전략에 매우 큰 의미가 있는 도전이다.
브랜드가 급속히 노후화 되어 rejuvenation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기회되면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iTunes Radio
내가 가장 놀란 부분은 트위터에서도 밝혔듯, iTunes 라디오다.


지금까지도 TuneIn RadiON HD 같은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을 애용하던 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iOS7의 일환으로 iTunes Radio가 있다해서 큰 기대하지 않았다.
흔히 그러듯, 골목상권 잡는 대기업처럼 잘되는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를 내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뚜껑 열어보니 달랐다.


Instantly Forming Broadcasting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존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는 SkyFM, XM, Sirius 등 현존 위성라디오나 지상파 라디오 채널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튠즈 라디오는 가상의 라디오 서비스를 즉시 형성한다.
협소한 주제로 시작하여 아이튠즈의 추천 알고리듬에 따라 후속곡을 고르고 이게 무한 반복되면 라디오 채널이 된다.


따라서 채널을 고르는 방법도, 기존의 인터넷 라디오처럼 채널을 택하면 되지만, 이와 별개로 개인화도 가능하다.
마음에 드는 곡을 하나 씨앗으로 삼아 유사곡을 고르거나, 같은 채널이라도 히트곡 위주, 다양성 위주 등 옵션에 따라 라디오 채널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대량개인화(mass customization)이 가능해졌다. 

Free at last, free DRM, free try
미디어 소비자로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가격이다.
위에 딱 써있듯 한 곡당 99센트에서 1.2불 정도 하는 곡을 그냥 무료로 듣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그동안 앱이나 컨텐츠 산다고 쓴 돈을 보상받는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비즈니스 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부분은 시장을 키우는 의미가 있다.
처음 잡스 옹이 아이튠스에서 DRM을 풀어제낄 때 메이저 음반사와 갈등이 심했다.
해킹이 되면 시장이 망가짐을 지나 붕괴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잡스의 주장처럼 소비자는 DRM이 없고 가격은 99센트인 컨텐츠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그전에 시장이 작았던 이유는 돈이 아깝기 보다, 편의성도 문제였던 것이다.
이로서 잡스의 전략은 주효했다. 
아이팟은 시장을 휩쓸었고, 유통의 주도권은 애플이 장악했다.

금번 스트리밍 컨텐츠로 라디오 서비스를 하는 것은, 내겐 제2의 DRM 해제와 같은 의미로 읽힌다.
즉 "찔끔찔끔 30초 미리듣기 이런 우스운짓 하지 말고, 그냥 화끈하게 전곡을 들려줘라."
만명이 들어 1%만 구매해도 없던 시장이 창출된다.

즉, 미디어가 상품이며 생활이고, 경험재이자 비경합재인 음악의 특성을 잘 살린 서비스다.
아이튠즈 라디오를 잘 보면, 되돌아가기 버튼이 없다.
즉 들어보고 좋으면 사도록 조장을 한다.
라디오라 불리지만, 사실은 무료의 무한 미리듣기 서비스라 보아도 무방하다.

Big Data, another unseen currency
분명, 아이튠즈 음악 컨텐츠의 소비는 늘어나고 그 수익의 증가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외의 비금전적 효익이 또 있다.

애플은 지금껏 자세히 파악하기 힘들었던 부분에 대한, 어마어마한 빅데이터를 쌓을 것이다.
아이튠즈 라디오를 듣다보면 마음에 안 드는 곡을 넘기고 어떤 곡은 앞으로 돌려 조금 더 듣고, 결국 어떤 곡은 구매를 한다.
소비자의 음악 소비 패턴에 대해 무한히 큰 실제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라디오 서비스를 표방하듯, 음악 사이에 내레이션이 가능한데,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음악 사이에 완벽한 맞춤형 광고를 넣을 수 있다.
게다가 당신이 갖고 있는 기기는 폰이다. 아이팟이 아니라.
필요하면 당신의 위치, 성별, 가족관계, 금전적 능력까지 메타상태로 다 파악이 가능하다.
이 데이터를 사려면 월 몇 달러를 지불해야 할까?
따라서 이 엄청난 서비스를 공짜로 쓴다고 그리 많이 미안해할 필요는 없겠다.

Do not store huge media, Just stream it!
마지막 관점이다.
보다 큰 판을 보면, 미디어 소비 방식이 미묘하게 변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 컨텐츠를 다 보유해서 기기에 넣고 다니는게 얼마나 필요할까.

조금 시간이 필요하지만, 유심히 지켜볼 부분이 있다.
바로 미디어 소비가 archive형에서 streaming형으로 바뀔 가능성이다.
예컨대 나는 클래식 음악은 '프리미엄 클래식'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주변에 강추할 정도로 매우 편하다.

구매한 MP3 만 듣기 지겨울 때는 인터넷 라디오를 듣는다.

아니 사실, 아이폰의 경우에 국한하면 음악을 리스트 만들어 동기화 시키는 작업은 매우 짜증스럽다. 

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다면 충분한 지불용의가 있다.
어차피 클래식 음반을 사는 돈도 무시 못하게 많은데, 그를 ripping하고 리스트 만들어 아이폰에 옮기고.. 요즘 기술 발전한 점을 감안하면, 가끔 카세트테이프로 방송 녹음하는 20년전 그 기분이 든다.

스트리밍형 미디어 소비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데이터의 비용이 매우 저렴해야 한다 (지금 각국은 그 추세다)
-클라우드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 클라우드 서비스는 차고 넘친다)
-복잡한 컨텐츠 저작권이 해결되어야 한다 (애플 정도되는 주도권이 없다면 어렵겠다)
-입맛에 딱 맞추는 추천 알고리듬이 필요하다 (빅데이터다. 함께 읽을 만한 글들 링크)

한 가지 더하자면 애플이 소유에 대한 과금에서 경험에 대한 과금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지금 봐서는 의미를 못 느끼겠지만, 시장의 입맛이 변하면 언제든지 iTunes Radio는 좋은 과금 도구로 변신한다.

이쯤에서 자연스러운 우려는, 국내 음악 서비스 업체들(미국 이외도 마찬가지)이 자연도태될 미래다.
이런 부분에 대해 준비할 기술이 없는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마인드의 전환이 쉬울까.

아무튼 말이 길었다.
아이튠즈 라디오는 재미난 서비스이고 지켜볼 만하다.
미디어 소비 방식의 변화까지 촉진한다면, 조용한 지각변동의 전조가 될 테기 때문이다.

Stay t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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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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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디오 서비스가 일종의 무료 무한 미리듣기 서비스라는 관점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2. pandora 한번도 안써보셨을 것 같진 않은데 참 새삼스럽게...
    • 미국에서만 도는 서비스와, 아이폰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에 내재된 것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말투가 시니컬하니 깊고 정세한 논의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
    • 뻔뻔하게도 판도라와 비교를 하다니, 본문을 잘 읽고 댓글을 다시지요. 직원이 아니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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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철

건축과 도시는 일견 유사하나 서로 다른 스케일만큼이나 지향점도 다르다.

건축 관련한 책은 몇 권 읽었으나, 도시설계에 관한 책은 접한 적이 없었는데 마침 블로그 댓글로 추천을 받아 읽었다.
 
책 읽는 동안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받는 느낌도 크게 변화했는데, 매우 독특한 경험이었다.

첫째 파트, 천년 도시, 천년 건축
크노소스 궁전, 예루살렘, 이스탄불 등의 기행이다.
내가 왠만해서 책 읽다 그만두기를 싫어하는데, 중간에 집어던지려 했다.
이유는는 내 기대와의 부정합이다.
나는 도시설계 전문가의 통찰, 그로부터의 배움을 기대했다.
그러나, 첫머리인 이 부분은 수필 수준에도 못미치는 기행문이다.
의식의 흐름에 따른 노년의 굼시렁에 가까운 사변적 이야기, 중언부언에 감정과잉 문장들.
거기에 더해 글 자체도 길이니 문체니 모두 너무 뻑뻑해서 내가 왜 이 문장들을 읽으며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지 의문스러웠다.

둘째 파트, 해외의 건축, 도시 이야기
이 부분의 몇 페이지를 읽지 않았다면, 책을 별점 하나짜리 서가에 투옥하고 다음 책으로 건너갔을테다.
하지만, 이 부분은 충분히 매혹적이었다.
백남준 선생과의 조인트 전시회를 연 크로아티아 미라마 박물관 프로젝트, 신규 증설이 금지된 베니스 비엔날레의 자르디니 구역에 한국관을 꽂아 넣은 흥미진진한 스토리, 공자의 도시를 고대와 현대, 서양과 동양이 만나는 새로운 해석으로 탈바꿈시키는 취푸 신도시 프로젝트, 몇 안 남은 이슬람 중세도시를 재해석하는 바쿠 신행정 수도 프로젝트 등은 읽는 내내 흥미롭기도 했지만 많이 배웠다.
첫째는 도시설계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해 배웠다. 내가 책에 기대했던 그 부분이고 기대 이상이다.
둘째, 목숨 아끼지 않고 프로젝트에 말 그대로 혼을 붓는 프로페셔널의 자세다. 지금껏 열심히 일한다고 해왔는데, 내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위엄이 있다.

셋째 파트, 국내의 건축, 도시 이야기
김석철 교수는 예술의 전당을 설계한 이다. 사실 서현 등은 예술의 전당 프로젝트를 성공사례로 보고 있지 않다. 관료의 입김에 의해 심대히 변질된 기형 프로젝트기 때문이다. 흔한 스토리 그대로다. 설계를 다 해 왔는데, 한국적 특징을 넣어라 강하게 밀어붙여 결국 큰 갓과 부채를 넣고 마무리하는 전개.
반면, 국립현대미술관 때는 한국적 정서를 담기 위해 팔각정을 넣으라는 군부정권의 지시에, 건축가는 그게 조선적 정서지 어찌 한국적 정서냐고 버텼다는 전설도 있다.

아무튼 10년의 노력을 쏟아부은 저자는, 예술의 전당에 매우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고, 실제로 그 이후에 세계적 명성을 쌓게 된다.

넷째 파트, 나의 건축 나의 도시
여기서 다시 중2 감수성의 사변적 글 모음으로 전환한다.
첫번째로 개인의 성장과정을 적은 글은, 매력적이고 존경할만한 저자의 성장이력을 통해 그의 건축과 사상을 엿볼 수 있어 그런대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 후의 수필적 감상문과 자부심 넘치는 '자뻑'은..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결론이다.
도시설계의 흐름이나 철학을 보고 싶은 사람은 주저하지 말고 둘째, 셋째 장만 읽어라.
너무도 즐거울 것이다.
김석철 교수를 너무나 흠모하는 사람은 넷째 파트의 첫장까지 읽어라.
나머지는 그냥 두어도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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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통섭이 유행했었다.

제 과학을 통합하여 인간사의 비밀을 푼다는 것은 분명 근사한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르네상스형 인간이 사라진 시대에 여러 과학을 통합하여 진리를 탐구하기엔, 지식이 넘쳐난다.
대학도 그 준비가 안 되었고, 설령 천재가 있다손쳐도 주어진 시간 내에 섭렵할 지식이 너무 많다.

하지만, 통섭적 연구는 그 거품이 걷힌 지금도,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 중이다.
'통섭'의 저자인 에드워드 윌슨, 그에게 강하게 경도된 저자는 뇌과학에서 출발해 인류사적 입장에서 전환기의 상황을 진단한다.

Rebecca Costa

(Title) The watchman's rattle


책의 주장은 명료하다.

인류의 역사를 볼 때, 절멸에 가까운 파국이 생길 때는 패턴이 있다는 점이다.
첫째, 어떤 문명이 성공에 도움되는 핵심 기술이나 강점으로 번성을 한다.
둘째, 번성에 따른 복잡도가 증가하고, 그에서 야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방법을 고수한다.
셋째, 그 과정에서 효과가 안 나오는 시점이 있는데, 이 때도 기존의 방법에 집착하는 '인식한계점'에 도달한다.
넷째, 이런 인식한계점 상황에서, 근원적인 해결을 위한 방법을 쓰지 않고 '믿음'을 바꿔 안주한다.
다섯째, 결국 이런 미봉책으로 문제는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그런 취약성이 누적된 상태에서 가벼운 외부충격에도 그 문명은 절멸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의 인식은 현재 우리의 문명이 절멸 직전의 상황이고, 현대 문명 역시 과거에 찬란했다 사라진 문명들처럼 파국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분석은 꽤나 적절하며 상당부분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그 전제 이후의 해법과, 책 내용 전개 자체에 대해서는 그리 높은 평점을 못 주겠다.

우선, 파국 패턴의 분석은 회고적이라 십분 수긍이 간다.
하지만, 그 파해법으로 내 놓는게 '통찰'인데 이 부분이 매우 모호하다.
솔루션으로의 통찰과, 망하는 첩경으로서의 '믿음' 사이는 노새와 당나귀만큼이나 유사하다.
물론, 저자는 수퍼밈(supermeme)에 대항하는 지성으로, 통찰에 대한 상세한 정의를 한다.
그러나 개인의 통찰이 아닌 집단의 각성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층위를 섞어 서술하여 솔루션 측면에서의 동감을 하기 어렵다.

무조건적 반대(irrational opposition), 책임의 개인화(personalization of blame), 조작된 상관관계(counterfeit correlation), 사일로식 사고(silo thinking), 극단의 경제학(extreme economics)를 문명 붕괴 직전의 증상이자 원인인 다섯 가지 수퍼밈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부분도 당혹스러운게 bottom up식의 관찰인지라 MECE하지 않다. 따라서 읽는 동안은 긍정하며 읽지만 읽고 나면 이게 다일까라는 의문이 들게 마련이다.

더 큰 불편함은, 책이 취하는 방식이다. 앞서 말했듯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적 프레임에 지나치게 경도된 탓인지, 논리적 비약을 수사학적 언변으로 때우고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개인적 취향이 반영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내가 '설국열차'에서 느끼던 불편함과 똑 같다 즉, 비현실적 무대장치에 물리적 실제성이 어색하게 뒤섞여 어느 한쪽의 체계도 못 따르고 어정정하니 멈칫거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책은 단단한 학문적 뼈대위에 하고 싶은 말을 죄다 얹어 놓은 구조다.
그래서 쉽사리 부정하고 말 내용도 아니고, 부분부분 논리 전개는 동의할만한 시사점도 많다.
그러나, 결론과 솔루션은 강한 의문부호를 남기며 마침표를 찍게 된다.
여깅 비하면 책 전편에 표방하고 있는, 저자가 스스로 인류 문명의 붕괴를 막을 방법을 찾아 냈다는 메시아적 자신감은 애교다.

문명사의 현대적 적용 같은 부분에 아주 특별한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진화론과 유전학 더하기 뇌과학의 통섭적 포용을 보고프다든지, 디지털 시대의 인류사적 위기와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많이 아쉬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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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딱딱한 책을 많이 읽은지라, 좀 쉬어가려 집어든 책이다.
클래식이나 서양미술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냥 보고 좋다 느끼는 정도지 체계적으로는 잘 정리가 안된다.
서양미술사 관련한 책도 몇 번 읽은 적 있는데, 그 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읽은 동안 마음이 풍성하고, 또 몇 개는 머릿속에 남으니 효율 없어도 이런식의 remind면 충분히 즐겁다.

진중권

논객 진중권은 알려진대로 미학자다.

그가 쓴 미술사 책이니 논리적인 점이나, 학문적인 점에서 아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랬다.
최대한 쉽게 쓰려 노력한 점이 보였고, 가벼운 목적의 내겐 적당했다.

책의 컨셉 상, 각 챕터별로 중심 논문이나 저술을 기둥으로 저자의 살을 붙였다.
그래도 적절한 문헌을 토대로 일관되게 적어, 통일감이 있다.

책이 중점으로 보는 부분은 중세 이후다. 사실 모든 예술의 암흑기를 벗어난게 르네상스고 당연히 서양미술사의 볼륨은 르네상스 이후에 나온다.
까막눈인 내게, 르네상스 이후 마니에리스모(매너리즘),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미묘하지만 날카로운 간극을 어느 정도 깨친 점만해도 소득이 크다.

특히 엘그레코가, 사실의 모사에서 벗어나 느낌을 표현하려는 마니에리스모의 대표 작가라는 미술사적인 의미를 마드리드톨레도 가기 전에 알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음에 갈 일 있겠지.
그 외의 작품들도 출장이나 여행 중 파리, 로마, 피렌체, 런던 등지에서 본 작품들이 많아 개인적으로는 더 흥미가 있었다.

가장 흥미로왔던 부분은 역원근법이다.
러시아에서 주로 나타나는 역원근법이, 그저 표현이 조악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동적인 원근 표현이란 관점에서 보면 세상 보는 각도는 하나가 아니란 점을 생각하게 된다. 물론, 원근법과 달리 역원근법은 일관된 표현이 어려워 땅이 찢어지거나 사물이 도치되어 보이기도 하는 단점이 많아 멸종될 수 밖에 없는 거리감 표현의 방식이다.

전체적으로 욕심 부리지 않고 범위를 제한해 놓고 충분히 설명하는 점이 좋다. 또한 설명마다 그림이 충실히 붙어 있어 그 뜻을 알아듣기 쉽다. 편집면에서도 꼼꼼히 만든 책이다. 서양미술사를 빠르게 개괄하고픈 사람에게 추천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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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힘

Culture/Review 2013.08.25 10:00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보면, 꽤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소식을 날리고 있다. 미국, 호주, 일본, 캐나다, 독일, 스웨덴 등등.
토요일 이태원에 가보면, 여기가 한국의 어떤 거리인지, 한국여행자가 많은 외국 어느 교차로인지 모르게 외국인이 많다.
나 역시, 아침 7시쯤 눈뜨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메일을 체크하고, 오전에는 남미, 오후에는 유럽과 컨퍼런스 콜을 한다. 사실 내 메일함은 24시간 내내 각지에서 보고가 들어온다.

이렇게 세계가 활발히 교류한 적은 인류 역사상 처음이다. 그런데, 이렇게 활발한 교류 속에 타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민은 전 세계 인구의 몇 퍼센트가 될까?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생각해보시길)

Harm de Blij

(Title) The power of place: Geography, destiny, and globalizaton's rough landscape


간만에 지적으로 자극을 받는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토마스 프리드먼이 유명세를 떨쳤던 책의 제목이자 명제,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의 반대 입장에서 쓴 책이다. 세계는 평평하지 않고 아직도 까칠까칠 울퉁불퉁(rough)하다는 주장이다.

사실 이는 밥먹으면 배부르다는 명제처럼 자명한, 또는 쉬운 논증이다. 왜냐면, 프리드먼의 주장이, 이미 평평해지는 증거가 많이 보이고 앞으로 그럴 것이라는 언명이다. 그 말을 뒤집으면 아직 평평하지 않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결론은 허전하다. 해가 동쪽에서 뜨는걸 아주 다양한 각도에서 증명해봤자 그 학문적 열정은 높이살망정 결론을 높이사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이 주는 가치는, 목적지가 아닌 여정에 있다.
각 대륙 유명도시 안 가본 곳이 별로 없고, 세계 지리와 역사에 관심이 많아 그 쪽의 상식은 일정 수준을 넘는 내가 읽어도 처음 듣는 내용이 많았다.

왜 그럴까?
이유는 내가 익숙한 세상은 경제적 약소국을 제외한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중심부와 주변부로 나눈다. 중심부는 유럼, 북미, 호주, 일본, 한국, 대만 딱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주변부다. 주변부는 파레토 원칙처럼 자리만 차지하고 경제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이다.

앞의 답을 말할 시점이다. 

전 지구의 이동인(mobal)들은 약 2억명이다. 꽤 많아보여도 고작 세계인구의 3%다. 세상은 전혀 평평하지 않고 저자의 표현대로 rough하다. 이동이 쉽지 않게 울퉁불퉁, 꺼끌꺼끌하다는 뜻이다.

flat의 반대표현이란 점은 알지만, 정확한 표현은 sticky하다. 운명처럼, 굴레처럼 끈적거린다. 

예를 들어, 재난 챕터를 보자. 재난은 자연현상이니 중심부와 주변부에 편향되지 않지만, 다만 그 예방과 응급 조치에 있어 주변부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그보다 중요한 점은, 재난이 역사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근 미래에 일어날 것이 예측되어도 우리는 거주지를 떠나지 않는다. 심지어 동남아에서는 한 화산이 폭발했는데도 주민들이 대피를 안해, 총으로 위협을해서 데리고 나왔다는 사례도 있다.

그 밖의 이야기는 더 심하다. 중심부와 주변부는 안보이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매우 뚜렷한 구분이 있다. 위생과 공중보건은 경제력과 국가적 여력에 의해 끔찍할 정도로 편향이 심하다. 지금도 아프리카에서는 풍토병과 잘못된 위생으로 매일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

지역 또는 공간에의 속박은 다양한 요소에서 기인한다. 종교와 언어가 그증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종교와 언어로 그룹을 잡으면 쉽게 중심부와 주변부를 가를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자국내에서의 이동은 많지만 국경을 넘는 이동이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언어와 종교는 대단한 끈적이로 작용한다.

열거하지 않은 재미난 부분도 많다. 공간과 다른 힘을 갖는 도시의 힘이나 사회적 제도에 따라 갈라지는 지역별 운명 등 평소 생각해보지 않은 관점에서 신선한 재료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결론이다.
책의 중심 메시지인 '세상이 평평하지 않다'는 헛힘 쓴 결론이다. 애써 논증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논증과정 자체는 매우 재미있다. 우리가 평소 접하기 힘든 아프리카, 중동의 세세한 상황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마디로 평하면, 이 책은 '세상 구경 많이 하고 돌아와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행색 초라하지만 박식한 삼촌'이다.
백과사전적 지식도 가끔은 쓸모가 있다.
하나 더 추가하자. 그 삼촌이 좀 어눌하다. 
번역이 공들인 티는 나는데, 매끄럽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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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관련, 세번째 책이다.
둘째 책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에서 내가 필요한 빅데이터 관련한 함의는 이해했다.
이번에 이 책은 가볍게 관점을 틀어보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함유근 채승병

그런 면에서 이 책 역시 만족이다.

SERI의 데이터 연구 전문가 답게 꼼꼼한 논증과 풍부한 사례가 강점이다.

책이 짚고 있는 빅데이터의 함의는 다음과 같다.
1. 생산성 향상: 센서의 적극 활용 및 SCM의 재설계
2. 검색이 아닌 발견에 의한 문제해결: 예측 및 맞춤화
3. 의사결정의 과학화, 자동화: MIS에서 BI를 넘어, 빅데이터를 통한 비즈니스 insight를 통해 의사결정

그리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케이스를 정리한 것은 매우 좋은 참고가 된다.
고객 행태, 컨텍스트 인식, 센서에 의한 의사결정, 스마트화, 복잡성하에서의 불확실성을 다루는 주제별로 유관한 사례를 모아 놓았다.

미리 사놓은게 아까와서 읽었는데, 시간 낭비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앞서 읽은 책에서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 두었기에 부담없이 볼 수 있었다.

총평이다.
이 책은 매우 알뜰살뜰하다. 글쓴이의 공들인 흔적이 느껴져 독자로서 만족스럽다.
굳이 따지자면, 빅데이터 관련한 쇤버그의 책이 철학적이라면 이 책은 공학적이다.
장단점보다는 색깔의 문제라고 본다. 
그리고 유사 주제 공간 상, 포지션을 잘 잡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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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마디 덧붙이자면, 채승병 박사님의 다른 책인 '복잡계 개론'도 매우 좋은 책입니다. :) (*저도 이 책 조만간 사서 읽을 계획입니다.)
  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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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철, 안세훈

TRIZ 공부 두번 째 책이다.


여러 권 고르던 중, 가장 깔끔한 모양새를 보이고 마인드맵과 결합한다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어 택했다.
결론은 X 밟았다.

어떤 분야를 이해하기 위해, 한 주제를 놓고 여러 책을 읽으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권수는 많아도 중복되는 내용은 빠르게 읽으며 다른 관점과 새로운 통찰만 추출하면 되니 주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깊게 하기 쉽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다른 책과 비교를 안 할 수 없다.
TRIZ 자체에 대해서는 먼저 읽은 '창의성의 또 다른 이름 TRIZ'가 백번 낫다.
고민의 깊이는 물론이고, 내용의 정세함도 이 책이 떨어진다.

'창의성의 또 다른 이름..'에서는 40가지 표준 방법론을 다 설명하지 않아 아쉬었는데, 이 책은 40가지 방법론에 충분한 공간을 할애해서 내심 기대가 컸다.
하지만, 40가지 방법론을 단지 빼먹지 않았을 뿐, 매우 지루한 사전식 나열이다. 게다가 짧은 본문과 짧은 사례가 100% 동어반복이다.
이 부분에서는 공동저자간 또는 그룹 저작의 날림 혐의가 짙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에서 통찰이 있느냐하면 그렇지도 않다.
방법론을 모시고 사는 느낌, 고민과 통찰보다는 기계적으로 방법론에 끼워 맞춘 느낌이 강하다.
고민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유다.

섣부르게 추측하자면, TRIZ로 문제를 해결하는 컨설턴트의 저작이라기 보다는, TRIZ 강의로 밥먹고 사는 강사의 교재같은 색채다.

마지막, 이 책만의 USP인 트리즈 마인드 맵에 대한 평점이다.
TRIZ 자체를 쉽게 쓰고 발상을 자유롭게 풀어주는데 마인드맵을 접목 시킨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내가 TRIZ를 자유자재로 다루게 된다면, 마인드맵을 가시화 도구로 사용해야겠다는 점을 배웠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제시한 예시의 빈약성이나 프레임웍의 얄팍함으로 책 자체가 주는 묵직한 울림이 없다.

김효준 책에 별 넷을 주었고, 이 책은 별 둘이다.
굳이 산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추천은 안 한다는, 별 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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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트리즈 맛본사람 2013.06.12 22:37 신고
    저도 이책은 피해야 겠네요 .ㅎ 감사합니다
  2. 안녕하세요^^* 저는 이책을 쓴 저자로 오경철이라고 합니다.
    일단 책을 읽고 이렇게 글을 올려주신 점에 대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책에 대해 말씀하신 대부분이 맞는 말씀이라^^*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트리즈책은 박사나 박사급 연구원 또는 교수님들이 쓰신 책들이라 저도 트리즈를 공부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접근하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일단 쉽게 그리고, 이미지를 많이 넣어 보기 좋게, 그리고, 마인드맵과 결합한다."
    ""여러 권 고르던 중, 가장 깔끔한 모양새를 보이고 마인드맵과 결합한다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어 택했다""
    선생님이 골라주신 이유가 이 세가지라면 저와 안세훈교수가 처음에 접근한 방식으로 잘 되었다고 말해야겠네요.
    결론이 x밟았다고 말씀하셨는데, 솔직히 그 말씀엔 맨풍입니다.^^*
    하지만, 맞게 본것이고, 저희는 현재 울산 미포조선에 컨설팅사업을 하고 있고, 저는 대학과 고등학교 생산성본부등에서 트리즈를 가르치며 이책을 교재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들을 읽다보니 김호종 박사님의 책인 실용트리즈도 있던데, 그분은 현재 대학원과 회사세곳에서 컨설팅과 강의를 하시고, 문제해결로 그 회사들에서 2년이상 컨설팅을 진행하고 계시는 프로 컨설턴트입니다.
    책으로 TRIZ의 철학을 담으려고 하는 노력을 해보지만, 그것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야만 가능합니다.
    어제 컨퍼런스에서 생각의 창의성 김효준 대표님과도 만나 말씀나누고 예전부터 아시는 분이고 많이 존경하는 분이며, 저도 그분의 책을 읽고 TRIZ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만큼 좋은 책입니다.
    선생님께서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일단 책을 읽어주시고 이렇게 글을 올려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합니다.
    모두 힘들게 공부할 책...무거운 책을 써야 할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40가지 발명원리만으로도 새로운 세상이 열릴텐데, 거기에 집중하는것이 낫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미지가 알트슐러것은 어렵지 않나?
    표준해도 어렵지 않나. 난쟁이 모델은 아리즈의 사고체계를 어떻게알려주지?
    RCA나 모순매트릭스는?
    이런 고민을 일년이상하고 포스터를 6개월에 걸쳐 전문가와 상담하며 그렸고 8백만원정도의 돈이 투자가 되었습니다.
    결과는 현재 김효준대표의 책보다 무게가 없지만, 판매상 1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조금 모자라지만, 그 부분만은 인정해 주시면 좋겠네요.
    현재 저와 안세훈교수는 마트리즈3레벨과 한국트리즈협회울산지회장과 이사를 맡고 현업으로 5년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보다는 조금 못할지 모르지만, 나름 컨설팅으로 밥을 먹고 살고있고요.^^*
    제가 트리즈를 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다른계통의 사고와의 융합입니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되면 만나 차라도 한잔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싶어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하시는 모든 사업에 큰 성과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 트리즈마인드맵대표이사 오경철드림 -
    • 블로그 댓글을 한참 신경쓰지 않아서 이제 확인하고 답을 답니다.

      일단 신랄한 부분은 송구합니다. 직접 읽으실 줄은 몰랐습니다.
      말씀에 대부분 동의합니다.
      저도 책 써봐서 팔려야 존재의 의미를 갖는 저술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말씀처럼 많이 팔리는 책 쓰셨다면 성공이고 축하드립니다.

      위의 제 비판은 제 입맛을 기준으로 했기에 딱 그렇게 받아들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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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부

참 눈에 띄는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이렇다.

인생의 여섯가지 주제에 대해 다루는데, 모든 문장이 인용이다.
아마 쉽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
샘플 한 페이지를 보자.

즉, 모든 문장이 인문학적 명사들의 언급을 인용하여 짜깁기한 것이다.
그래서 묘하다.
같은 주제에 대해 미묘한 파열과, 다른 인물간의 기묘한 화음이 어우러져 있다.

각 챕터별, 인용으로 이뤄진 도입부를 지나면 둘째 섹션으로 간다.
여기는 명사 인용에 대한 엘리엇의 패러디 형식이다.
도입부가 편저자 엘리엇 부의 육성을 삼가고 큐레이션으로 의도를 전했다면, 둘째 섹션은 좀더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언어유희적 댓글 같지만, 그 수준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인문학, 철학적 소양 위에, 영어의 어감을 충분히 살린 말 뒤틀기와 의미 꼬기는 그 자체로 읽기 즐겁다.

저자의 역량이 돋보이는 지점은, 영어는 영어대로 한글은 한글대로 별개의 스토리를 갖고 있다.
즉, 직역이 아니라 의역, 의역을 넘어 각각 언어에 맞는 커멘트를 남기고 있다.
이는 언어가 설정하는 지역적 특성까지 감안한 창의적인 부분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로 묘하다.
첫째로, 매우 면구스러운 제목이다.
마치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오인 받을까 싶어 책 읽는 동안 앞면을 슬쩍 뒤집어 놓게 되더라.

둘째, 환원주의의 한계를 명확히 넘는다.
즉, 낱문장 자체는 명사의 인용이되, 이들을 모으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가 탄생한다.

셋째, 잠언 모음집이 갖는 일방적 수용성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한번 훑고 넘어갈 촌철살인의 문장을 엘리엇 씨의 댓구와 함께 다시 새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라면 이렇게 댓구를 하는게 낫지 않을까, 아니면 이런 생각 포인트도 있군.. 하며 생각의 쉼표를 찍어준다.

칭찬이 일색이긴 하지만, 책은 썩 재미나지 않다.
우선, 절묘하게 명언을 짜깁기했더라도 다른 시대 다른 공간의 다른 생각들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한 명의 저자가 쓴 글이 아니니 읽기에 매우 뻑뻑하다.
의미가 통하는듯 하지만 문장의 마찰이 심해, 쉽게 읽히고 산뜻하게 이해되지 않는다.
또한 어떤 개념의 전달이 아니라, 이미 해 놓은 말에서 새로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라 단말적 짜릿함은 있지만 일관된 주제를 갈파하는 책 특유의 심오한 배움에는 미치지 못한다.

아무튼, 상당히 재미난 기획이고 방대한 독서 DB가 뒷받침되지 않는한 또 나오기 힘든 책임에는 분명하다.
아니면, 뭔가 배우려 하지 않더라도, 140자 트위터에 '있어 보이는' 글귀 올리는데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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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책 한 권만 가지고도 트윗봇 하나 만들 수 있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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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가 있을까?
그런데, 왜 어려울까?
가장 큰 이유는 본성과 자유의지의 임의적 조합 때문일 것이다.

Mark Buchanan

(Title) Social atom


종교, 철학 그리고 사회과학의 역사는, 어찌보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무수한 시도의 기록이다.
20세기까지는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합리적 존재(rational being)이 인간상을 규정해 왔다.
모든 사람은 개인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가정이다.
예컨대, 합리적 인간상에서는 자선 역시 자기충족적 보상이 전제된 이기적 행동으로 본다.
또한, 범주를 확대하면 공동체를 위한 이타적 자기희생 역시, 종의 보존을 위한 유전자의 이기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근년 들어 그 가정은 폐기 또는 전폭적 수정을 거치게 된다.
이미 1970년대에 사이먼이 주창한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에서 온전한 틀은 제시하지 못할지라도, 최소한 합리적 인간상이 맞지 않음을 고백한 분기점이다.

그리고 요즘 주류화된 구뇌 이론.
내가 쓴 책도 그렇지만, 비합리적이며 감정적 의사결정을 하는 즉자적 인간상이 더해져야 보다 포괄적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이 현재 합의를 이루는 인간 인식의 틀이다.

아직도 인간 자체조차 이해의 폭을 넓고 깊게하려 노력하는데, 인간의 집합인 사회를 어찌 예측할까. 바로 이 점에서 이 책은 매우 명확하고 간결한 프레임웍을 제시한다.

바로 사회물리학이다.

즉 원자 자체의 특성을 엄밀하고 완전하게 기술할 필요 없이, 간단한 자체 특성과 상호작용의 규칙만 규정하면 집합적 특성을 나타낼 수 있듯, 사회 동역학 역시 그런 접근법으로 해석하능 하다는 가설이다. 물리학에서 아직도 약력, 강력에 K입자니 현재도 많은 연구가 진행중임에도 이미 20세기 초반에 원자폭탄이니 초전도체에 그래핀이니 수많은 물리적 업적을 낼 수 있었던 바탕은 원자 자체를 규명하지 않아도 체계의 특징을 예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간 자체에 대해서 궁극의 이해를 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메커니즘만 알면 사회적 거동을 해석할 수 있다.

책에서 들고 있는 몇가지 사례는 매우 적절하며 의미있다.
인종차별이 인종간 분리 거주를 만드는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면 몇가지 합리적 규칙으로만도 인종간 거주분리가 이뤄진다. 내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많은 것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정책 또는 선호도만 있다면 인종차별적 규칙은 필요 없다.
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위가 왜 폭동으로 번지는지, 시장은 왜 블랙스완에 가까운 요동을 치는지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즉 심리학이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고민할 때, 물리학은 입자의 집합적 거동을 망원경으로 관찰가능한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키워드를 모두 잘 담았다. 사회학과 과학의 통섭, 경제와 인문의 컨버전스, 빅데이터의 통계적 처리를 통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 

하지만 책의 한계는 아직 이 부분에 머문다. 즉 규칙에 대한 체계적 방법론이 없기에 사후적 설명에 머문다. 즉, 모델의 작동을 증명하는데 치중할 뿐 의미를 미리 뽑아내긴 힘든 상태다. 많이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델이 완성된 후 파라미터 조절로 사후적 설명은 어떻게든 하지만, 앞으로 나올 부분에는 허당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론이다.
이 책은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마디로 요약가능한 통찰이다.
"인간 사회는 물리학적 프레임으로 해석가능하다."

반면 책의 수준은 두가지 점에서 매우 떨어진다.
첫째, 책의 논의가 2007년 수준에 머문다. 그 이후로도 구뇌에 대한 심층적 연구결과가 많은데 지금 시점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에 혼자 경탄하는 뒷북 모양새다.

이거야 시차라 치더라도 둘째 혐의는 가볍지 않다. 번역이 엉망이다. 저자는 경제학이나 시장경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 하에 글을 쓴게 확실하다. 하지만, 번역자는 공학이나 과학 이외에는 문외한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인 번역 술어조차 나름대로 번역했음은 물론이고, 단어만 뒤틀린게 아니라 뜻마저 뒤틀어 번역을 하고 있다. 즉 번역자 스스로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공학적 설명이 정확하냐면 그도 글쎄다. feedback을 되먹임으로 쓰더라도 자연스럽고 멋진 우리 말로 쓰는 사람이 있고 직역느낌이 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책이 그렇다. 결과적으로 읽는 내내 매우 피곤하다. 누더기 번역을 기워내어 원문을 상상하며 읽어야 하니까.

결론적으로 나는 이 책에 별점을 세개 주었다. 
책 자체가 별 넷, 번역이 마이너스 한개.
이 주제에 심대한 관심이 있지 않는한,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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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통계역학 자체가 물리학 분야 중 가장 정형화된(?) 방법론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지라-한 교수님께선 가장 인문학에 가깝다고 표현하셨죠-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체계가 없는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 재미나군요.
      가장 인문학에 가깝다..
      결국 인문학과 물리학이 서로 힌트를 얻어 더 진전하면 제일 좋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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