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에 해당하는 글 2건

코끼리와 벼룩

Biz/Review 2008.12.27 13:55
정년은 그대로인데, 수명은 자꾸 늘고.. 나중에 은퇴 후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소위 말하는 제3시대(3rd age)에 대한 준비. 직장인들이라면 한번쯤 품어 봤을 마음속 질문입니다. 찰스 핸디는 포트폴리오 생활 (portfolio life)을 그 답으로 제시합니다.

Charles Handy

(원제) The elephant and the flea


말이 거창해 포트폴리오 인생입니다. 더 흔한 명칭은 프리랜서이고, 사업의 형태에 따라 개인사업자, 1인 기업, 자가 고용 (self employment) 등으로 불리우는 개인 사업을 저자는 벼룩으로 표현합니다. 그 대척점에는 코끼리로 상징하는 대기업이 있습니다.

결국 평생의 고용을 책임지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란 점에서 독립은 빠를수록 좋다는 견해를 표방합니다. 또한, 개인의 재능을 기업에 헐값에 팔기보다 스스로를 위해 온전히 사용하자는 이상론도 곁들입니다. 대개, 책 쓰는 법, 강연하는 법, 홀로 사업하는 법에 대해 책 쓰는 사람은 그걸로 돈벌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핸디 씨도 그런 부류지요. 저절로 들어오는 수입은 책쓰기이고, 강연과 교육으로 부정기적 수입을 갖는 포트폴리오 인생.

사실, 이 책 읽으면서 많이 당황했습니다.
일단은 자전적 내용이 과반입니다. 저자의 혜안이나 통찰을 배우고자 책장을 넘기는데, 제가 싫어하는 자서전이 이어집니다. 바빠서 시간 아깝다고 동동거리는 제가, 그 양반 아버지가 목사였던 사실에 관심 있을리 없습니다.
더우기, BBC 경제관련 컬럼을 진행하고, 런던 비즈니스 스쿨(LBS)의 경영학 코스를 개설(setup)한 사람인데, 그 프리랜서로서의 삶이 참 소박합니다. 궁핍하진 않더라도, 다소간 남루합니다.

책 중간중간에 드러나는 통찰을 보면 내공 약한 분은 분명 아닙니다. 톰 피터스의 Me Inc.나 피터 드러커의 자원봉사 경제, 앨빈 토플러의 프로슈머 경제에 대한 생각의 맹아가 정확히 예견되어 있습니다. 선후 관계를 따지지 않더라도, 책 나온 시점 고려하면 혜안이 있는 분입니다.

바로 그 부분입니다.
책의 진짜 미덕은 독립사업자로서의 삶을 조명함이 아닙니다. 인생의 의미입니다. 필요 이상 벌 필요를 버리고 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적절히 운동하고, 필요한 만큼 공부하고, 가족 그리고 커뮤니티와 상호작용하면서 행복하게 살 방법이 있음을 몸으로 실증한 핸디씨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책 첫머리의 제 의문도 해답을 얻습니다. 그의 삶에 대한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이해가 도움 됩니다. 필요한 만큼만 돈 벌기 때문에 소박하거나 남루합니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 있습니다. 대기업의 대척점은 개인기업이 아닙니다. 소기업이지요. 기업의 탄생 자체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이란 혼자서 이루기 어려운 돌파를 팀 작업으로 하도록 설계된 지적 설계물입니다. 대기업이 되면 효과는 커지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지요. 다채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창의성을 살리기엔 소규모가 적합하지만, 1인 기업은 매우 힘듭니다. 특히, 프리랜서인 벼룩은 코끼리에 기대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운명입니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코끼리를 벗어난다 해서 코끼리를 떠날 순 없는겁니다. 따라서 개인적 해답은 될지언정 사회적 대안은 묵묵부답이지요.

그렇게 보면, 핸디씨의 이의 제기는 매우 적절하지만, 지금 자기 자신의 현실을 정당화하는 답을 적었다고 밖에 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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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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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뽀족한 답이 없어요. 1인 기업, 그중에서도 노하우를 파는 서비스업은 거대 클라이언트를 잡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어요. 그게 컨설팅이든 PR이든 간에 말이죠.

    그렇다고 맞지도 않는 비영리단체로 가기도 그렇죠. 뭐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It depends죠....

    그리고 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노는 프리랜서는 노령사회의 고용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또한 1명이서 북치고 장구치는 1인 기업은 분명 한계가 있고요.
    저도 inuit님과 비슷한 의견인데, 24시간 지켜보지 않아도 돈이 벌리는 어느 정도의 비즈니스 구조를 갖추고 코끼리를 끊임없이 치고 빠지는(?) 하이에나같은(?) 소기업이 대안이라고 봅니다.
    • 네. 언더독님 의견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핸디씨의 1인기업은 자구책은 될지언정 사회적 대안일까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10인 이하 소기업이 더 나은 해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 흠.. 요즘 미래가 걱정되어
    읽기 시작한 글인데 내용으로만 보면 1인기업은 답없다(강력히 표현하지만)처럼 느껴집니다.
    역시 닭집만이 대안인걸까요? (ㅡ,ㅡ;; 한때 치킨집 차리겠단 사람을 너무 많이 봐서)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양(이렇게 표현해야 할거 같은..)은 자신을 중심으로 하고 우리나라는 관계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1인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글쎄~]로 다가오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제 성격에 1인기업을 할리도 없고 다만 많은 사람들이 1인기업이라면 내게도 조금 희망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해봅니다.
    먹고사는 문제에다 은퇴는 정말 어렵다는 생각뿐입니다.
    • 아니요.
      1인기업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성공가능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솔루션으로 1인 기업을 생각하긴 어렵다는 겁니다.
      핸디씨는 그런 의제를 암시하거든요.
      고령화와 WLB의 해법으로 말입니다.
  3. 처음에 던지신 질문이 지금 우리 모두가 고민하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본인 스스로의 SWOT 를 곰곰히 생각해보고 조금씩이라도 준비하고 수정해가며 나가다보면 길이 보이진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네. brandon님 말씀처럼 저 화두를 잊지 않고 꾸준히 준비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답은 각자가 상황에 맞게 내겠지요.
      고민을 잊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secret

컨설팅의 비밀

Biz/Review 2006.08.05 12:02

Gerald Weinburg

원제: The Secrets of Consulting

세상에 비밀이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특히 비즈니스 관련한 비밀이라면 더욱 믿을 바 못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설팅의 비밀'이라는 고색창연하고 유치스럽게 거창한 제목의 책을 집어 들게된 것은, '대체 뭐가 문제야?'를 읽을 당시 역자의 소개로 눈여겨 본 바 있고, 책 날개에 달려 있는 추천사가 관심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박성주 원장님은 왜 이런.. -_-+)

이 책은 통상적인 컨설팅에 관한 책과 확연히 차별화 됩니다. 일상의 소재를 통해 컨설팅의 원칙을 설명하는 기지 넘치는 문장이나, 컨설팅 과정에서 발생한 세세한 내용을 적어나가는 것이 매우 수다스럽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어쩌면 한권의 책이라기 보다는 한가지 주제로 알차게 적어간 블로그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클라이언트를 대할 때 생기는 정치 문제, 신뢰를 받는 방법, 수수료 가격을 매기는 방법 등으로 실제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컨설팅 책에서 함구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제적이라는 뜻이지, 실용적이 되기에는 독자의 경험과 내공에 의존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평가하면, '컨설팅의 비밀'이라는 제목중에서 '비밀' 부분은 과대포장의 혐의는 있을지언정 완전한 오류는 아닙니다. 오히려 '컨설팅'과 큰 관련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저자는 다년간의 IT관련 컨설팅을 혼자서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했기 때문에 컨설팅과 무관하게 '프리랜서의 길'에 대한 상세를 적은 것입니다. 따라서, 컨설팅에 관심있는 사람은 비추천, 전문직으로 프리랜서의 길을 걷고 있거나 관심있는 사람은 일독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인상깊은 몇가지 구절들
  • 최초의 컨설턴트는 누구인가? 이브와 상담한 뱀이다.
  • 저항은 효모와 같다. 발견 즉시 밝은 곳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 체중을 줄이려 나는 수많은 다이어트 책을 읽었다. 책읽기가 달리기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아서는 아니다.
  • 甲으로서 성공적인 乙을 선택하는 방법 = 오렌지 주스 테스트를 하라. 오렌지 주스 테스트는 무엇인가? 아침 연회를 위해 금방 구운 토스트와 갓짜낸 오렌지 주스를 700인분 준비해 달라고 요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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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3 , 댓글  18개가 달렸습니다.
  1. 첫번째꺼,,최고네요;;;

    표현들 재미있는거 같아서 읽어보고 싶어지는^^
  2. Consulting Demons 도 재미있다는... (Lewis Pinault, Harper Business, 2000) ㅎㅎ
    •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장제목으로 볼 때 범상치 않은 구석이 있네요. 기회되면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3. 저자가 IT관련 컨설팅을 다년간 했다는 말에 그쪽 분위기좀 볼겸 책좀 사보려했는데요. 영문 초판이 1985년이네요?헉...일반적인 옛시절 IT에 바탕을 둔 경험으로 쓴 책인가요? 아니면...
    님의 리뷰를 보고 하나 영문판으로 사볼려고 했는데요..
    http://search.barnesandnoble.com/booksearch/isbnInquiry.asp?z=y&isbn=0932633013&itm=4

    아무튼, 서점가서 한번 보기는 봐야 겠네요.
    • IT 컨설팅 또는 컨설팅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점은 참고로 하세요.
  4. 근데 이 저자 재밌는 사람이네요...2001년도에는
    'More Secrets of Consulting: The Consultant's Tool Kit'라는 책을 또 냈군요...

    님 말씀대로 세상에 비밀이 없으니...이번에는 안밝힌 비밀?을 다시 묶어서 냈나본데요^^.
    http://search.barnesandnoble.com/booksearch/isbninquiry.asp?z=y&pwb=1&ean=9780932633521
    • outsider님 말씀처럼 오래전에 발간된 책이고 그 속편도 나왔습니다. 단지 국내 번역판이 늦게 소개되어 2004년 7월에 출간된 것이지요. (물론 국내 판매도 그냥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를 보면, 와인버그 씨는 56년부터 69년까지 IBM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으로 지내다가 그후 독립했나봅니다.
      그리고는 본인도 인정했듯이 프리랜서가 꿈꾸는 궁극의 기술인 책쓰기 모드로 돌입해서 노후를 보장받고 있는듯 합니다. -_-
  5. '프리랜서가 꿈꾸는 궁극의 기술인 책쓰기 모드'
    ←저도 터득하고 싶어요ㅠㅠ 제 로망-_-;;
    • 5년전 국내 최대 출판사와 궁극의 기술을 썻습니다만... 영화에 나올법한 실패를 했습니다. 휴유증으로 일기도 안씁니다. ㅡ,.ㅡ; 궁극의 기술로 노후 보장은 시장이 큰 대륙에서만 통하는것 같습니다. 덜덜덜...
    • astraea님, 내공이 깊어지기전에 젊어서 시전하다가는 주화입마에 빠질 수 있습니다. 내공이 우선.. ^^;

      JH.HAN님, 영화에 나올법한 실패라니 몹시 궁금해집니다. 회사하나 정도는 말아 드셨.. -_- 일기도 안쓴다는 그 마음에서 더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ㅡ.ㅜ
  6. 오렌지쥬스 문제에서 을이 어떻게 대답해야 좋은건가요? ㅇ_ㅇ?
    오렌지랑 빵 갖다놓고 사람올때마다 구워서 줘야하나요? -_-?
    • 엘윙님만 살짝 가르쳐 드리죠.
      (inuit은 엘윙님에게 귓말로 아무도 들을 수 없도록 중요한 핵심을 전한다.)
  7. 물론,,내공이 우선되어야겠죠,,궁극의 기술인데,,^^;;;
    로망이 빨리 이루어져도 목표 상실되서 안 되요,,,(퍽;;;)

    많은 전수 부탁드립니다~;)
    • 맞는 말입니다. 로망이 너무 빨리 이뤄져도 곤란하지요. ^^
      서두르지는 않되, 꾸준히~
  8. http://www.lifidea.com/entry/The-Secrets-of-Consulting 도서 요약 올렸습니다. ^^
  9.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시스템은 고쳐주지 말라...고쳐주면
    스스로 고칠 수 있는 능력을 잃게될 것이다....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