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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해외투자기업인 코데코가 들어간 나라, 1년 방문객 31만명에, 진출한 한국 기업 1200개, 현지에 창출한 고용 인원 60만명, 최근 20년간 교역량 10위권에 항상 들어 있던 그 나라.. 바로 인도네시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인도네시아는 피상적인 몇개 키워드와 손쉬운 관광지 정도로 자리매김한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신혼여행 및 휴양지로 각광받는 발리가 인도네시아와 별개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적어도 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개념적으로 정확히 가르지 못했다. 출장 다녀오기 전까지는. 

임진숙

NGO로 현지에서 몇년을 살았던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는, 무채색으로 내 인식 속 동남아에 쳐박혀 있던 인도네시아에 개성과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가장 크게 배운건, 표현의 스타일이 40년 전 한국과 같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는 문화학에서 이야기하는 전형적인 고맥락 사회(high context society)다. 즉, 표현되어 지는 부분 이외의 맥락을 두루 살펴야 온전한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그리고 그 목적 함수는 조화로운 사회화다. 남들과의 조화, 기분 상하지 않기 위한 배려, 결과로 남앞에서 망신당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습성 등이다. 그 이유로, 어떤 면에서 인도네시아를 보면 매우 순박하고 온순하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믿기 힘들고 불성실한 모습이 겹쳐지게 된다. 사실, 서구화의 진전으로 우리나라가 급속히 저맥락 사회가 되었을 뿐이지, 내가 어렸을 때 구미의 외국인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느끼는 모습이 바로 그랬다. 한 때 코리안타임이라 불리웠던 모호한 시간관념까지 인도네시아는 그대로 지니고 있을 뿐 내가 보기에 크게 다른 점은 없다.

그 외에 가장 특징적인 인도네시아 모습은 종교의 용광로라는 사실이다. 2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의 무슬림을 가진 나라지만, 아랍의 무슬림처럼 원리주의적이지는 않다. 고대의 힌두세력, 불교정권, 그 후 아랍의 무슬림에 이어 포르투갈의 구교, 네덜란드의 신교에서 화교의 유교까지 파도처럼 순차적으로 나라를 덮은 인도네시아다. 시기상으로 거쳐간 모든 종교가 지금도 한 나라 안에 녹아 있다. 또한 각 종교가 인도의 토착신앙과 혼합되어 어찌보면 인도네시아 식 이슬람, 인도네시아식 힌두교를 빚어내기도 했다. 카스트에서 자유로운 힌두교도, 고기와 술을 마시는 무슬림 등. 인도뿐 아니라 인도네시아도 종교 박물관이다.

그외에 인도네시아는 커피의 대량 산지이다. 전통적으로 브라질, 콜럼비아에 이은 3대 커피 수출국이었다. 본섬 자바(Java)는 물론 수마트라, 슬라웨시 모두 신맛이 덜하고 흙냄새가 강한 인도네시아 특유의 커피 종을 자랑한다. 

또한 정향, 육두구 같은 향신료의 산지이기도 한 인도네시아다. 그 이유로 식민지의 아귀다툼 속에 빠지기도 했고, 네덜란드가 맨하튼을 영국에 넘기고 안정적 지배를 확보한 것도 향신료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깨친 이런 생동감이 이제 내 마음 속 인도네시아를 독자적으로 채색하게 되었다. 단지 18,000개 섬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다의 도서 국가, 360개 부족이 모인 다채로운 열대 국가를 넘어, 시공간 속에서 다양성을 유지하며 온전함을 유지한 인도네시아 특유의 저력에 눈길을 두게 된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출장을 통해 이런 점들을 생생히 깨닫는데 도움이 되어 유익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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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함께 일하는 직원분이 인도네시아 정글 석탄광산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광산근처 마을 원주민이 동물이빨로 만든 목걸이를 하고 있어 돈 줄테니 하나만 구해달라고 했는데 야생곰 한마리를 통채로 사냥해 왔다더군요.

    신혼여행으로 갔던 발리외에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모르다가 이 정글 얘기를 듣고는 발리가 아닌 다른 인도네시아를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 글 보니 더 가고싶고 알고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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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기발한 제목만큼이나 의미있는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지만 책의 주제와 부합합니다. 사실 저도 작년 인도 출장 전까지는 인도에 대해 무지했었습니다.
대개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도에 대해 신화와 허구 그리고 환상을 갖고 있습니다. 간디로 상징되는 이러한 오해를 벗어나야 인도를 제대로 알겠지요.


인도에 대한 오해의 고리는 이렇게 설명 가능합니다.

1. 인도는 영적이지 않다. 류시화 작가가 만든 환상이다. 식민지 시절 지배자 영국과 피지배자 인도가 서로의 이해가 맞아 만든 이미지에 불과하다. 돈을 좋아하는 세속성이 강하고, 힌두는 미신에 가까운 다신숭배의 종교이다. 특별히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지구상에 보존된 영적 커뮤니티라는 이미지를 찾으려면 힘들다는 소리다.
2. 인도의 핵심은 힌두고, 힌두의 근간은 카스트다. 그래서 카스트는 없어지기 힘들다. 카스트가 존재하는 한 하층계급의 삶은 나아지기 어렵다.
3. 따라서,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라 칭해지는 인도가 세계 3대 경제 대국이 되리라는 예측은 그리 쉽게 이뤄지기 힘들다. 카스트와 종교 문제로 교육받은 인력이 부족하고, 정치도 부패하고 낙후된 부분이 있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상당히 정확한 지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인도를 폄하하는 목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인도 구석구석을 다니며 실제로 본 인도를 애정어린 눈길로 해부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책에서 보는 시각과는 다르나, 다 읽고나면 인도에 대해 풍성한 느낌을 갖게 되지요.

기업인 타타에서 운영하는 도시 잠셋푸르, 마피아가 장악한 사사람, 부패의 온상 비하르 등 어찌보면 충격적이고 상상을 초월하는 인도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전에 '인도에 미치다'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역사가 길면서 다양한 종교와 철학이 혼재된 '사상의 melting pot'인 인도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실제 모습을 정확히 그리고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좀더 이해하려는 노력만이 유효하겠지요.

경영을 담당하고, 인도에 법인을 설립 중인 제 입장에서는 한 가지 생각할 화두가 있었습니다. Offshoring과 권한위임의 이슈입니다.
인도의 스타 LG전자 김광로 사장은 신뢰와 권한위임을 통해 현지화에 성공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L&T인포텍의 정해룡씨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은 한국을 능가했다. 한국에서 프로그래머를 육성하는 것은 다시 컬러TV를 생산하자는 주장과 마찬가지다. 한국은 매니지먼트나 글로벌 관점을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도관련한 예전 포스팅을 소개합니다.

저자인 최준석님은 조선일보 인도 특파원 출신으로 '인도야 놀자'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입니다. 저도 인도 관련 견문을 많이 배웠던 곳이지요. 이번에 나온 책은 블로그의 내용이 많이 (혹은 거의) 담겨있습니다. 블로그를 둘러 보시고 샘플을 경험한 후 책을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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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 역시 유명블로거시라 여기저기 초청이 많군요. ^^
      인도가 재미난 것은 거대한 사이즈보다 역동성입니다. 겉보기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데,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눈돌아가게 변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인터넷 관련한 지표도 더 많이 개선될지 모르겠네요. 작년에 인도 정부 관계자에게 들은 바로는 PC 보급률이 걸림돌이라고 들었습니다만, 하루가 다르게 나아지겠지요.
  2. 인도 여행할땐 쇠사슬과 자물쇠가 필수라고 하던데요 ㅎㅎ
    •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긴 하지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부분은 일치하는듯 합니다.
  3. ㅎㅎ 쇠사슬하고 자물쇠가 꼭 필요하지는 않더군요. 그런데 인도에 가니 인도는 없다. 라는 말이 정확한듯 싶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와 실제 인도는 많이 다르죠. 엄청난 시간과 종교, 인종이 응축되어있어서 가볍게 볼 수는 없는 나라이지만 류시화와 법정스님이 만들어놓은 영적인나라는 절대로 아닌것 같습니다.
    • 모두가 찾는 그 '인도'를 잘 만들어 팔면 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영적이고 정적이며 소박하지만 안전하고 흥미로운.. -_-
  4. 인도라고 하면 여행이라는 단어가 먼저 생각나고 그 다음에 IT가 생각나요. 주위 사람들에게 관련된 인도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 TV에서 보여주는 인도의 모습은 대개 요가나 수련자들의 일상이라 국가의 단면만 알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목이 평소 생각하던것과 관점이 틀려 관심이 갑니다. ㅇuㅇ
    • 사실 인도에 대해 편집된 이미지만 보던 (저같은) 사람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매우 당황합니다. 그런 공항은 아무도 이야기 해준 적이 없으니까요. ^^
  5. 와 예전에 인도 관련 포스팅을 굉장히 많이 하셨네요. 사촌중에 한명이 몇년전 인도 여행 갔다온 후 추석때 친척 어른들이 인도 여행 얘기 좀 해보라고 막 쑤셨더니 하는 말이 '인도에 대한 환상을 깨세요. 낭만적이지도 영적이지도 않고, 거지 많고, 지저분한 전형적인 개발도상국이에요' 라고 말하더군요;; 양가 친척 통틀어 젤 건전하고 선량한 성품의 소유자인데 시니컬한 대답이 나오더군요; 두번 도둑맞고 한번 죽을뻔한 고비를 넘겨서 그런 모양입니다.
    • 제가 좀 집요한 면이 있지요. -_-;
      인도는 그 크기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이 혼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루두루 알면 그만큼 득이 될듯 합니다.
  6. 역시 inuit님 글만 봐도 책을 읽은 이 행복한(?) 느낌...-_-;;
    • 하하.. 재미있는 말씀입니다.
      지식은 책에 잘 나와 있으니, 느낌이라도 잘 전하고 싶네요.
  7. 인도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어서 무지했었는데..
    말씀을 보니 기업문화나 소비자의 태도가 웬지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근데 아직 무지하기 때문인지 정해룡님의 주장은 약간 의문이 가네요..
    • 100% 옳은 주장인지는 몰라도, 분명 일리는 있는 의견입니다. 인도 관련한 소식이 있으면 계속 관심가져 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8. 우리가 프로그래밍을 하는 관점을 컬러 TV 생산에 빗대서 잘 설명하신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논점에 따르면 우리가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확실히 인력 낭비가 되는 세상이 된 것 같기는 합니다. 결국은 조직력을 키워서 각각을 연계시키는 방향으로 대학교부터 교육방향을 잡아가 줬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ㅎㅎ 물론 기초가 중요합니다. 기초도 모르면서 조직력은 키워지지가 않을테지요
    • 동감합니다.
      그런데 대학에서 산업에 필요한 교육을 시킬 역량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니 사실 저는 기대 안합니다. ㅠ.ㅜ
secret

인도에 미치다

Biz/Review 2007.05.12 17:40
동네에 한 노인이 있습니다.
행색이 지저분한데다 거짓말을 잘하기로 유명합니다. 요즘 야간 근무로 돈을 제법 벌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인과 거래를 해 본 동네 사람들은 별로 유쾌하지 않은 후일담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우연히 이 노인의 집에 들러본 후 묘한 매력에 빠진 저는, 관심을 갖고 이리저리 수소문을 하던 중 이 노인의 예전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짐작은 했지만 매우 놀랍더군요.

예전에 동네 최고 부자였던 이 노인의 집에는 보석과 금이 넘쳐났다고 합니다.
겁없는 젊은 불량배 중 하나가 이 노인의 앞마당을 털었습니다. 엄청난 보물을 노획했지요. 한번 돈 맛을 본 이 친구 연달아 17번을 약탈했습니다. 물론 큰 부자인 이 노인의 자존심에는 상처가 났겠지만 그래봤자 노략 당한 재물은 약소한 수준입니다. 집도 좀 상했지만 대문 언저리가 불탄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길을 트기가 어려울 뿐이지 한번 길이 나면 쉬운 법. 소문을 들은 젊은 부랑아들은 이 집을 털고 또 털었습니다. 찬바람부는 윗 동네에 살던 부랑아들은 노인의 집이 햇볕 잘들어 너무 덥다고 대개 재물만 털고 불을 지르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는 갈 집도 없어 노인집에 눌러 살며 주인 행세도 했었지요. 무굴이라고 자기 문패까지 버젓이 달았습니다.


세월이 지난 후, 엄마의 허락까지 받고 골목길 지나는 사람 '삥뜯어' 먹고 살던 젊은이들이 노인의 집에 다다랐습니다. 이 친구들 배운 것도 없고 기술도 없어 딱히 할 만한 일도 없는터였지만 싸움하나는 자신있습니다. 그래서 경비 용역으로 이 집에 취직을 했다지요. 나름대로 오래 버티다 보니 슬슬 기회가 생깁니다. 노인의 친척끼리 싸우는 틈을 타서 집사가 되고 은근슬쩍 집안의 어른 노릇까지 합니다. 결국은 조직적으로 노인의 재물을 홀랑 다 털어먹고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노인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하고 사람을 못 믿는 성격 고약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역사에 관심많은 분은 위의 소설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누군지 훤히 떠오르겠지요. 노인의 이름은 힌두스탄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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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순

는 인도라고 불리웁니다. 마지막 조직 폭력배는 영국이고, 심심하면 노략질을 한 젊은 부랑아는 인근 이슬람 세력들입니다.

특히 가즈니의 마흐무드는 부자로 소문난 인도를 약탈해서 사는 방법을 처음 시도해 성공한 이입니다. 한번 맛들인 노략질은 끊기도 힘들어 평생 17번을 침략했다 합니다. 결국 인도의 서북부를 조금 털었음에도 엄청난 부를 축적한 가즈니는 복이 화가 되었지요. 재물을 탐낸 이웃의 구르에게 정복당합니다. 구르는 내친김에 내쳐 인도로 향합니다. 이번엔 인도의 심장인 델리까지 침탈했고, 부하인 쿠트브 웃 딘 아이바크가 스스로 술탄을 칭하며 인도의 첫 이슬람 왕조를 열었습니다.

여기서 그치면 해피엔딩이지요. 아프간의 티무르는 갠지즈까지 온 도시를 피로 물들이고 재물을 털었습니다. 그전 2세기동안 무슬림 왕조가 수탈한 것을 능가하는 약탈고를 보였다고 합니다.
한술 더 떠 나디르 샤는 같은 무슬림인 무굴제국이 350년간 축적한 부를 단 3일만에 털어먹습니다. 3년간 본국의 세금을 안 걷을 정도였으니 쓰지도 못할 재물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어찌보면 무굴은 양반일지 모르겠습니다.
비르발의 황제인 악바르는 무굴 창업자인 바부르와 그의 아들 후마윤을 이은 왕입니다. 이후 제항기르를 지나 타지 마할의 샤 자한과 아비를 공격한 아우랑제브까지 최소한 인도에 남아 살며 통치는 했으니까요. 뒤에 다시 언급할 영국은 이보다 더 합니다.

얼마나 큰 부가 있길래 그랬을까요.
단적인 예로, 나디르 샤가 노략한 '샤 자한의 공작옥좌'를 볼까요. 샤 자한이 솔로몬 왕좌를 꿈꾸며 만든 의자입니다. 1톤이 넘는 순금, 루비,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진주 등 보석만 230Kg 이상이 박혔고 공작 두마리가 의자 양옆을 감싸는 모양이라 공작옥좌란 별칭이 붙었습니다. 제작에 7년이 소요된 이 의자의 비용이 타지 마할 건축비의 두배가 들었다니 그 호화로움과 가치가 얼마나 될지 짐작이 가지요.


이 모든 이슬람의 인도 침략 명분은 이교도 응징이었습니다. 무슬림 병사에게는 종교라는 명분을 주고 약탈이라는 보상을 주었습니다. 결과로 국가 수준의 부의 이전이 생기게 되었지요. 신상만은 파괴하지 말라는 애걸하는 민간인을 죽이고 철저히 금과 보석을 빼낸후 신상을 파괴해 본국의 저자 거리에 무슬림이 밟고 다니도록 했다고 합니다. 이런 종교간의 비이성은 사실 수탈의 경제논리를 종교로 포장한 통치술일 뿐입니다. 심지어 같은 무슬림인 무굴제국에 쳐들어갈 때는 '이슬람 종교의 본원에 훼손되고 있다'는 희한한 명분을 가지고 갔으니까요.

여기에서 그치면 그나마 국부적이고 일시적입니다. 당시 빈한했던 3류국가 영국은 인도를 아주 뼛속까지 철저히 털어내는 조직적 식민 수탈을 했습니다. 결과로 세계의 선두국가가 되는 디딤돌이 되었지요. 애초의 영국은 포르투갈에 선수를 빼앗기고 기술과 교역품도 변변치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뭄바이를 포르투갈 공주가 혼수로 영국에 선물했겠습니까. 비빌 언덕도 없어 인도의 해군 용역을 하며 버티다가 결국 벵갈지역을 기반으로 동인도 회사가 야금야금 인도의 경제권과 정치를 장악해 나가지요.
놀라운 점은, 당시 무굴의 인도는 세계 GDP의 24.4%를 차지하고 있었고, 영국은 3%가 채 안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후 영 제국의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200년이 채 안되는 세월동안 인도는 절반인 12.2%로 줄지만, 영국은 세배가 넘는 9.1% 비중으로 급성장을 했습니다. 이만하면 제대로 털었다고 해야지요.

물론, '인도에 미치다'가 수탈사의 관점으로 지어진 책이라서 인도가 각별히 불쌍해 보이는건 사실입니다.
카스트의 영향으로 크샤트리아만 전쟁에 임했던 점, 이웃나라에 별 관심이 없고 전략적 제휴보다는 지역간 감정적 반목이 강했다는 점 등 인도 자체적인 문제점을 가리고 희생의 결과만 부각하는 주장이 온전히 타당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겁니다.
인도는 예전부터 내내 부자였다는 점, 정신적으로는 완전히 정복당하지도 수탈 당하지도 않았다는 점. 그리고 그 인도가 깨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흥미있는 나라에 대해 흥미있는 관점으로 엮어낸 이야기라
문명사 서적, 인도 여행책, 사회과 부도를 곁에 펼쳐 놓고 이리 저리 상상하며 즐겁게 읽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예약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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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책입니다. 사실 이런 제목의 책은 잘 읽지 않는 편입니다. 너무 자극적인 상업성 냄새가 나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도라는 나라가 21세기 돌연 떠오르는 국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군요. 인류 역사를 통찰력 있게 바라본다면 인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부국이었고 아주 잠시 잠들어 있다 다시 깨어나는 것이니까요.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 바라볼 시점에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 자극적인데다가, 미쳐야 미친다는 책의 아류 냄새도 나지요. 책 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간해서는 손 안가는 제목입니다. 인도의 또 다른 면을 보게 되는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구요.

      인도에는 관심 많이 가져 보세요. 비즈니스 하다보면 두고두고 만날 사람들이니 많이 알아도 손해볼 일 없습니다. ^^
  2. 인도. 참 무서운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정복자에게도 정신세계만큼은 지켜내는 그들의 저력. 조금만 정신차리면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언제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다는거=_=;
    인도에 근무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자주 먹었던 치킨롤과 까밥이 그립네요^^; 항공소포로 순대를 진공포장으로 받아서 인도친구들과 먹기도 하고... 제가 끊여준 짜파게티를 맛나게 먹어주던 친구들이였느데 말이죠^^
    • 하하하.. 언제 정신차릴지 모른다는거.. 재미있는 말씀입니다.
      인도에 근무하셨다니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가지셨네요.
      그나저나 인도 친구가 순대를 먹었답니까. 상상이 안가네요. 무슬림은 절대 아닐테고, 청결을 숭상하는 힌두도 순대는 안먹으리라 생각됩니다만.. SuJae님의 뛰어난 능력 덕인듯.
  3. 연구실에 있던 인도 친구가 생각납니다. 참 착한 사람이었어요. 실력도 뛰어났고요. (특히 수학부분에서)
    잠시 인도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군요.
    • 착한 인도인을 만나셨다니 즐거운 경험이겠습니다. ^^
      엘윙님이 착해서 같이 착하게 대해준 것 아닐까요.
  4. 인도에 가면 인도의 문화에 젖어서 다른 곳에 가기 싫어진다고 하더군요..모든것을 흡수해서 포용해 버리는 .. 그 인도의 정신..정말..인도 한번 가보고 싶은데 ㅠㅠ
    • 아.. 인도의 정신세계란..
      인도에 다녀오면 인도 생각이 머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그런 끈적한 마력이 있습니다. 가면 안오는 사람도 있으니 잘 생각하세요. ^^;;
  5. 예전에 프리로 일할 때 하던 프로젝트에 인도사람이 2명 있었더랬습니다. 어느날 갑자가 그들이 휴가를 다녀오더니 인도의 기념일(?)이라고 하더니 인도 전통 음식을 주는데 다들 한입 이상을 못 먹고 슬금슬금 달아난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에 회식자리에서 잠깐 이야기 했었는데 브라만인 그들은 ㅡ.ㅡ+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보다 훨신 부자더라고요. 끙! 저도 인도의 금댕이(이거 사투리죠?)에 빠져보고 싶습니다. ^^;;;;;
    • 어떤 음식이었을까요.
      양고기 말고는 우리 입맛에 그리 안맞지도 않은듯 한데요. (물론 저도 원단으로 터프한 음식은 맛을 못봤다고 생각합니다. -_-)

      브라만들은 꽤 잘살지요. 자부심도 높고. 아직도 인도 시골사람들은 금덩이를 숨겨놓고 산다더군요. 잘 사귀어 보세요. ^^
secret

인도인의 절대 다수가 믿는 종교는 단연 힌두교입니다. 약 80%가 힌두교도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무굴제국 이후 생긴 이슬람 교도가 꽤나 많아졌으나 힌두교도와의 내전으로 상당수는 파키스탄으로 독립하여 나갔고, 현재는 10%를 좀 넘는 수준의 이슬람 교도가 있습니다.
그외에 소수의 불교, 시크교, 기독교, 자인교, 조로아스터교 등의 신자가  2~3%씩 있습니다.

힌두교는 다양한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종종 이름을 알리는 Brahma, Vishunu, Shiva, Ganesh 등이 유명한 신에 속하지요.
알려진대로 쇠고기를 먹지 않고 소를 신으로 여깁니다. 여기에는 고대 농경사회의 귀중한 노동력인 소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아무튼 인도에서 쇠고기를 보기는 매우 힘든 일입니다. 재미있게도 물소고기는 (즐겨 먹는 것은 아니지만) 먹어도 되기 때문에 인도의 스테이크 하우스에 가면 물소고기 스테이크가 나온다고 합니다.

신상이 조각된 힌두 사원

번화한 시장통에 위치한 힌두 사원



반면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지요. 교리상으로는 돼지는 똥을 먹기 때문에 더러운 것으로 칩니다. 이것도 더운 날씨에 상하기 쉬운 돼지고기를 못먹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슬람교는 파키스탄 분리 이후에도 힌두교와 갈등이 많았습니다. 뭄바이만 해도 이슬람에 대한 폭탄테러한 거리가 있고, 여러 도시에서 조직적인 학살을 당한 적이 많습니다. 물론 이슬람 교도도 힌두교에 대한 테러가 있었겠지요.
운전기사 알타프에게 이슬람교와 힌두교 사이에 뭐가 문제냐고 물으니 대답이 걸작입니다.
'그들은 목적없이 싸운다. 상대편이 우리를 공격했기 때문에 우리도 공격한다고 다들 이야기 하는데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구자라뜨 주의 경우는 힌두교의 결집과 몰표를 위해 정치적인 목적으로 갈등을 조장한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란에서 200년전 건축가가 직접 인도로 건너와 지은 모스크

무슬림 거주지역의 시아파 모스크 (상동)

대리석으로 지어진 모스크

보석 궁전 같은 뭄바이 제일의 모스크



아무튼 이러다보니 인도사람들은 이래저래 고기를 잘 안먹고 채식이 발달해 있습니다. 그나마 먹는 것은 닭고기 정도이고, 맥도널드 같은 곳에 가면 치킨 버거나 콩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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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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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쩌나? 우연의 일치인지,,, 저는 지금 델리에 있습니다... ㅎㅎ
    • 잇힝.. 델리에 가 계시는군요. 더더욱 반갑습니다.

      델리면 아그라 가깝겠네요. 타지마할에 가실 수 있어서 좋겠습니다. 부럽~ ㅠ.ㅜ
  2. 돼지를 안먹는 이유가 똥을 먹어서가 아닙니다
    옛날 교리중에 부정한 동물을 먹지마라 라고 되어있는데
    부정한 동물을 표현한 글을 보면 발이 갈라진 동물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슬람 교리에 돼지고기를 먹지말라 라고 되어 있구요 그래서 이슬람 사람들이 돼지 고기를 먹지 않는겁니다
    • 네. 동의합니다. 이슬람 경전에는 부정한 음식을 먹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제가 인도의 무슬림에게 들은건, 그들이 곁다리로 생각하는게 부정함을 넘어 불결하다고까지 전승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어차피 경전이나 선지자의 말은 메타포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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