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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재활용

Sci_Tech/Review 2017.04.02 15:39

Mary Roach

 독특한 책이다

시체와 죽음을 다루는 내용이라, 께름칙한 마음에  놓고도 한참을 미뤘다죽음을 다루는 비즈니스에 관심이 생겨  맘먹고 열어 읽었다.

 

(title) Stiff

  

영리한 저술이다

주제의 어두움을 문체의 발랄함으로 커버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힘들었을게다. 시체처리소, 해부학 교실, 인체 실험실, 장례식장 등을 발로 뛰며 글을 썼다. 물질로서의 사체와 인격이 담겼던 인체의 간극은 찰나다. 그러므로 사체의 원주인인 인간에 대한 연민과 공감은 자연스러울 . 의도적으로 쾌활한 문체로 거리두기를 해야, 그나마  딱딱한 논문이 되는걸 방지하면서 수년간의 취재를 글로도 적어내릴 있을게다.

 

그냥 곱게 죽여주오

사체가 토막나면 부활의 가능성이 사라진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따라서 해부는 그냥 사형보다 , 영혼까지 죽이는 2중의 사형이었다. 이런 미신적 중세에서 출발한 해부는 사업이자 과학이었다. 바탕위에 지금의 해부학이 태동했고 '아직 살아있는' 우리는 혜택을 본다.

 

죽은자는 고통이 없다

그래서 충격 실험 인체를 사용해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연구에 사체가 활용된다. 숭고한 목적으로 사후에 과학적 연구에 기증한 시체는 고통이 없어 낙하와 충돌 다양한 실험에서 귀한 데이터를 준다. 그로 인해 에어백과 안전띠의 정확한 안전원칙이 규명되었고. 구한 생명이 연간 8500 수준이다. 고통도 없고 영혼도 빠져나간 신체가 일로는 산사람 못지 않다

 

21그램

흔히 말하는 영혼의 무게다. 맥두걸은 사망과 동시에 발생하는 호흡, 수분 증발 분비물의 영향을 통제하여 공통적인 무게 감소를 측정했다. 그리고 개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인간만의 무게 감소 21그램 가량이 영혼의 무게라 결론 지었다. 반론이 있었으나 그렇게 지나갔나 보다. 검증을 위한 후속 연구가 없는게 내겐 신기했다. 영혼의 무게가 궁금하다기 보단, 사라진 21그램이 과연 무얼까가 알고 싶다. 딱 21그램정도의 호기심이다.

 

죽음에 관한 과학이 이렇게 많았구나

외에도 인체의 이식과 식인에 관한 동서고금의 이야기도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현재와 관련된 내용은 사체의 처리에 관한 다양한 시도다. 매장은 터가 계속 줄어드는 이슈가 있고, 화장은 공기오염의 문제가 있다. 물론 당장은 관행대로 진행될 일이지만 인류는 장기적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 조직분해 또는 환원화장이라는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면서 당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신기술이 있다는 점을 배웠다.

 

죽음을 직시할 있어 좋았다

나이들면 죽는거지, 라고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죽음이지만 어느 순간이든 실제로 마주하면 패닉에 가까운 혐오가 드는 현상이다. 본능이라 그렇다. 하지만 책을 따라 죽음 순간과 이후의 다양한 상태를 보다보면 묘하게 마음이 편해진다. 죽음 자체는 아직도 두렵겠지만 죽음 이후에 대한 상상이 더해져 생기는 공포는 없다. 그저 몸은 탄소와 산소 등으로 이뤄진 물질이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의식이란게 진화과정에 생겨서 생각을 있을 뿐이지 물질에서 물질로 변화하는 과정이구나. 이후는 생각만치 상상하기 불편한 현실이 아니란 점을 깨달으면 살아있는 동안 살면 되겠네 은근한 의욕까지 생긴다. 어쩌면 그게 책의 가장 선물일게다.

 

Inuit Point ★★

정말 하나 쓰려 이렇게까지 생고생을 해야 하나 싶게 공들여 흔적이 묻어난다. 그리고 많은 구슬을 유쾌함으로 꿰어낸 필력은 감탄스럽다. 아무도 진지하게 다루지 않았던, 그래서 웬만한 책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사실과 역사 그리고 이야기는 덤이다. 그리고 죽음을 보다 편하게 받아들여 삶에 자신이 생기면 그야 말로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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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

이런 외국 소개 책을 읽을 때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편협되거나 편향적이지 않아야 한다
-일반 관광서에 나오는 내용보다 국소적이라도 깊이를 원한다
-가능하면 문화를 알고 싶다
-특히 현지인의 정서를 알고자 하는게 가장 크다
-바라건대 역사가 뒷받침되면 이해가 쉽다
-더 바라자면, 잘 읽혔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기준에 적절히 부합한다. 균형이 잡혔다. 고매하게 딱딱하거나, 어설프게 감상에 빠지기 쉬운 현직 교수의 책 치고는 웰메이드다. 책은 크게 두 파트다. 전반부는 네덜란드의 문화를 다룬다. 후반부는 역사다.

실은 이게 쉽지 않다.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네덜란드는 이래.. 라고 말하긴 쉬워도,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서적에서 어느 나라의 문화를 똑똑 부러뜨려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소심하면 두루뭉술해지고 내지르면 편향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자 특유의 감각으로 다양한 소스에서 확인 가능한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네덜란드 문화를 세심히 추렸다. 네덜란드 전역을 여행한건 아니지만, 몇 차례 스키폴에 내려본 나로서도 다 수긍이 간다. 많은건 새로 배웠다.

Verzuiling. 이게 가장 크게 배운 점이다. 지주화(columnization)라고 번역되는 네덜란드 특유의 정서다. 종교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각자는 마음의 기둥(zuil)을 지니고 있고 이를 통해 사회의 틀과 역동성을 유지하는 네덜란드 특유의 정서다. 페르죄일링을 알고 네덜란드 역사와 문화를 보면 훨씬 잘 읽힌다. 

또한 우리 스스로를 아는데도 도움이 된다. 

쇠젖메주 무슨 뜻일까? 

치즈를 일컫는 우리 옛말이다. 또는 졋떡(ㅼㅓㄱ)이라 불렀단다. 어감이 이상하지만, 꽤 수긍가는 번역이다. 

화란. 말 나온김에 네덜란드의 한자 표기인 화란도 언급하자. 화란은 알다시피 홀란드의 음차다. 중요한 점은 홀란드가 네덜란드의 영어식 명칭이지만, 실제 홀란드는 네덜란드의 중심 주일 뿐이다. 누가 한국을 경기라고 부르면 황당하겠다.

그 외에도 자잘한 재미가 많다. 네덜란드의 식민지 수리남이 지금의 뉴욕과 바꾼 결과의 땅이랄지, 신이 세상을 만들었으면 네덜란드인은 네덜란드를 만들었다는 자부심, 여자친구 만나기 전에 일(work) 부터 하라든가 아낀 1센트가 번 1길더보다 낫다는 경제관념, 무엇보다 오랜 지방연합의 특성상 끝없는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국민성 같은 부분은 알아둘만 하다.

최고의 미덕은, 책 전반에 배여있는 시선이다. 자본주의의 요람인 네덜란드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지나치게 숭상하지도 않고 폄하하지도 않는 시선이 참 따습다. 시대 상황은 이해를 하고, 공은 공대로 인정하면서, 자본주의의 성립에 피흘리며 고생한 네덜란드와 식민지의 기층민에 대한 꼼꼼한 배려는 책을 덮고도 한참 생각나는 그윽한 향기다.

Inuit Points 
2003년작이라 근 10년의 공백이 아쉽다. 최근 판이었다면 주저않고 별 다섯을 주었을게다. 실상, 나라 전체가 변할만한 시간이 아니라 책의 대부분은 그대로 유효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21세기 초입의 정서들이 읽는 동안 자꾸 눈에 밟히는건 어쩌기 어렵더라. 전에 "교수님 책"에 당한적이 있는지라, 깔끔하고 경쾌하게 잘 써주신점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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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문화

Culture/Review 2013.09.29 10:00
테러집단에 미개하고 공격적인 문명.

이희수

우리나라를 포함한 서구에서, 이슬람처럼 그 많은 환상과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개념체계가 있을까.


나 역시 그런 시각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부지런히 읽고 공부하고 있다.

첫번째 오해
기독교와 이슬람은 매우 상극인 종교인가.
아는 사람도 많지만, 모르는 사람도 꽤 많은 부분이다.
이슬람과 기독교는 한 뿌리다.
수녀님의 복장과 무슬림 여성의 복장이 유사한만큼이나, 이슬람과 기독교는 차이보다 공통점이 더 많은 종교다.
이름만 보아도, 이브라힘(아브라함), 무사(모세), 이사(예수), 이스마엘(이스마엘), 야꾸브(야곱), 누르(노아), 아뎀(아담), 마리얌(마리아), 슐레이만(솔로몬), 다우드(다비드) 등 수많은 무슬림 이름이 유대의 이름들을 그대로 이어 쓴다.

다만 이슬람은 무함마드를 아담-이브라함-모세-예수에 이은 마지막 예언자로 보는 부분에서 두 종교는 갈라진다.
또한, 이슬람의 시각에서 보면, 하느님의 계시가 오역, 변질되는 부분이 많아 무함마드 이후로 강한 원칙을 고수하여 순수한 고대종교의 정신을 더 잘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 어쩌면 이런 결벽적 원리주의가 이슬람의 정체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오해.
'한손엔 칼을, 한손엔 꾸란을'에서 보듯 매우 공격적인 종교 아닌가.
이 말은 근대에서 이슬람에게 덧씌운 망령같이 추잡한 이미지이다. 
꾸란에는 '종교는 어떤 강요도 있어서 안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되려, 무슬림에게 면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정복자 무슬림들은 현지 인원이 개종하는 것을 오히려 싫어했다.
다만, 경제적 동기로 자발적 개종을 막기 힘들어 demarketing을 했음에도 정복지의 개종자가 많이 늘었다는게 책의 견해다.
(개종에 대한 중립적이되 유럽식의 분석은 '고대세계의 만남' 리뷰를 참조)

셋째 오해.
무슬림은 여성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미개한 인간들이다.
이 부분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즉, 이슬람 종교의 특징이 아니라, 사막 부족의 특성이다.
이 부분은 '공간의 힘'에서도 힘주어 이야기하는 부분 중 하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유대교와 기독교도 사막 부족의 토대 위에 생긴 종교다.
그래서, 유일신에 타종교 배타적이고 가부장적 카리스마가 근간이다.
반면, 각박하지 않고 먹을 것이 풍부한 열대나 온대, 열대 종교는 다신교가 근간이다.
어쨌든,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터키에서는 여성이 수상까지 갔고 이 나라들은 사막적 정서가 없는 지역들이다.

이슬람의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생소한 부분도 많지만 매우 흥미롭다.

중매 및 형사취수
이 부분은 우리나라와도 유사하다. 무슬림은 결혼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 아닌, 가족과 가족의 결합으로 본다. 따라서, 재산권 및 혈연공동체간의 연대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바로 수계혼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서 형사취수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라마단
가난한 자나 부유한 자가 동일 조건을 공유하게 해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한다. 라마단 이후 엄청난 사회기부가 이뤄지는데, 세금을 통하지 않고 부가 재분배가 되는 유효한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부수적 효과도 있다. 장기 단식을 통한 체중감소 및 잔병 치유의 효과로 인적 자본의 정비효과도 얻는게 라마단이다.

얇지만 임팩트가 있는 책이다. 핵심은 이거다.
유대족과 아랍족은 언어마저 같은 셈계 언어를 쓰는 셈족의 분파다.
다만, 근대 유대족이 땅을 비집고 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중세 이후 기독교인과의 부의 쟁탈전을 통해, 증오의 감정으로 유럽에서 씌운 단단한 오명이 무슬림을 감싸고 있을 뿐이다. 문명의 충돌 따윈 없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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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슬람문화, 이슬람 사람들에 대해 친구들끼리 이야기하거나 보도되는 것들을 보면 '과연 같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었는데, 말씀하신 그런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군요. 물론 종파나 개인차도 있긴 하겠지만요.
  2. 서구국가는 가족문화(명절이나 중요한날에나 봄.)를 그리중시하지않고 우리나라와 일본은 1인가구비율이 높아져서 가족과 같이살아도 대화가 안되는 무언가족으로 살고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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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남

(부제) 건축가 정태남의 이탈리아 음악 여행


박종호의 황홀한 여행을 빼 닮았다. 이 책이 박종호보다 먼저 나왔으니 카피캣이란 소리는 당연히 아니다. 두 책의 시각이나 모티브 그리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꼭 닮은 건 사실이다. 박종호가 정태남에게서 영감을 얻었든, 클래식이 건축가와 의사를 이탈리아로 이끌었건간에.


굳이 비견을 하자면, 나는 정태남을 더 재미나게 읽었다. 이탈리아에서 건축학을 한다는 그 자체로 이미 한수 먹고 들어갔다. 건축과 음악이 공유하는 미학은 물론, 언어 자체를 이해하는 상태에서 사물을 보는 폭넓은 관점까지 풍성한 재미를 제공하니 말이다.


예를 들면,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성당은 건물 자체가 음악의 구성요소이다. 빌라르트와 그 제자들은 산 마르코 성당의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작곡을 했다. 건물이 음악을 담는 그릇임을 지나, 악기로서 역할을 할진대 건축가의 예민한 시각은 분명 좋은 길잡이다.


또한, 저자를 따라 각 도시의 유명 음악가를 하나씩 좇아가다 보면, 지리적 일주를 넘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의 느낌마저 난다. 예컨대, 비슷비슷한 음악풍을 보이는 베르디에게 '그는 500개의 협주곡을 작곡한 것이 아니라, 한개의 협주곡을 500번 고쳐 쓴 것'이라고 악평하는 이도 있다고 하지만, 당시 음악은 한번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었다는 맥락을 모르면 무지일 뿐이다.


또한, 음악가가 작곡을 하여 청중 앞에서 스스로 연주하는 초창기의 일체형 공연에서, 악보가 발명되면서 아름다운 음악이 다른 도시에서 다른 음악가에 의해서도 연주가 가능한 양산 시대로 넘어가는 상황은, 지금 원음이 고스란히 대량 복제되는 시점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결국, 이탈리아 각 도시의 매력은 음악이라는 키워드로 꿰다보면 새로운 묘미를 맛보게 된다. 사실, 음악 말고 중세 이탈리아를 설명할 최적의 키워드가 또 있을지조차 모르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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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k Schumer

(Title) Leben in Venedig

베네치아는 참 매력적인 곳입니다.

세계의 모든 관광객이 모여드는 꿈의 도시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곳에 터잡고 사는 사람들에겐 어떤 의미일까요. 관광객을 관광하는 정주민일까요, 일상과 특별함이 뒤섞인 혼돈의 공간일까요, 아니면 그냥 사람 사는 경치좋은 동네일까요.

여행자는 항상, 매우 잘 잡힌 구도와 고화질의 여행 사진, 그리고 다녀온 사람들의 찬미에 에둘려 떠나기 전에 과도한 환상을 갖습니다. 현지에 도착하면 기대와 다른 다른 평범함, 예상에 없던 불편함에 다소간의 실망을 합니다. 하지만, 또 상상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아름다움과 잊지 못할 추억, 감정, 이야기거리를 한껏 싸들고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내 다시 그곳을 그리워하게 마련이지요.

그런면에서 미리 여행지의 내밀한 치부를 들여다 보는 재미는 미묘한 설레임이 있지요. 이 책은 베네치아가 좋아서, 베네치아에 주재했던 독일 기자가 쓴 현지의 다양한 이야기들입니다. 컨셉 면에서는 제가 늘 이야기하는 큐리어스 시리즈와도 일견 유사합니다.

하지만, 저널리스트 특유의 냉정한 시각과 늘어지지 않는 이야기 솜씨는 그 어느 큐리어스 시리즈보다 더 낫습니다. 게다가 어정쩡한 함량 미달의 큐리어스 이탈리아와는 천양지차입니다. 차라리 베네치아처럼 한 지역만 집중적으로 조명해도 충분히 매혹적이며 정보가 넘칩니다.

그럼, 모두가 예찬하는 베네치아의 뒷면에는 어떤게 있을까요?
제가 가장 놀란 첫째는 음식의 질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입니다. 이탈리아 어느 곳보다도 맛없고 비싸다는 저자의 말에 흠칫 놀라버렸습니다.
게다가, 중금속에 오염된 조개와 사람 신경 돋구는 모기는 어떤가요. 한 여름에 숨막히는 더위와 습기도 왠지 베네치아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런 점들은 여행 전에 물의 도시 베네치아만 꿈꾸던 단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자동차가 못다니고 쓰레기통이 없다는 소리는 눈앞에 닥치기 전까지는 그냥 낭만에 불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베네치아를 '까지도, 빨지도' 않고 담담히 다양한 도시 구석구석의 이야기들을 엮어 놓습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베네치아를 더 사랑하게 되지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희생하여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선원을 돕는 마리오 신부, 전통을 지키는 인쇄장인과 곤돌라 장인들, 마지막 남은 이탈리아 좌파의 보루, 카사노바를 배출한 도시, 동양 무역의 중심지이자 유리의 명소, 서구 제국주의의 시발점, 비엔날레의 개최지, 비발디의 고장, 바그너가 와서 죽은 바로 그 곳 베네치아입니다. 여느 도시라면 한 두 개의 스토리만으로도 훌륭히 브랜딩할 소재이고, 수많은 관광객이 모일 재료가 중세부터 현대까지 응축된 그곳입니다. 그러니 관광객이 꾸역꾸역 밀려들 밖에요.

그래서 이 책은 살랑이는 카사노바나 약빠른 베네치아 상인을 닮기도 했습니다. 치부를 밀고하듯 조근조근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듯 베네치아를 흠모하게 되고 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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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전에 읽었던 책이에요! ㅎㅎ
    10년 전(맙소사... 벌써 ㅠ) 사촌이랑 베네치아에 갔을 때, 저는 두 눈에 하트 뿅뿅 상태로 꿈에 그리던 이 도시를 찬양하기 바빴지만 사촌은 물과 운하가 뭐 이리 더럽냐 청소도 안 하는 거냐 냄새가 너무 지독하다 툴툴대면서 저한테 너도 막상 와서 보니까 예상이랑 다르지? 더러워서 별로지? 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는 그래도 베네치아가 좋다고 하악거렸죠. 다시 가고 싶네요ㅡ
    (오타 발견; 원제는 Leben in Venedig 입니다)
    • 딱 맞는 이야기네요.
      그림과 실제는 분명 다른데, 또 그래도 멋진 곳이지요 베네치아.. ^^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
  2. 흠.. 가시는 줄 일찍 알았으면 정보좀 드릴걸 그랬어요. 좋은 정보는 책에 다 나와 있을테니 직접적으로 어떻게 삥을 뜯기는지..등등?? 개인적으로는 베네치아 음식이 가장 맛있어서 기억에 남았는데요 비수기의 베네치아는 좀 나은가 보네요. 전 우기에~ 우기에~ 폭풍치는 11월~ 바포레토는 운항정지 전 떠나야하고 ㅎㅎㅎㅎ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면, 제가 묵었던 호텔이 있는 곳이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이었어요.(왕따호텔? ^^;;) 전 그곳 학교도 보고 축구장도 봤는데요 ㅋㅋ 베네치아 안에도 축구장 있더라고요~ 아버지가 아들 공 차주던데요. 밤 9시에..
    • 헉 폭풍의 계절에 가셨군요.
      뭔가 재미난 일이 많이 있으셨을듯 합니다.

      그나저나 모드님. 어찌 사시는지. 넘 궁금했습니다. ㅠㅜ

      블로그 안하시면 메일이라도 주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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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퍼즐

Culture/Review 2010.08.15 20:40
출장 시 마다 그 지역에 해당하는 글을 찾아 읽고는 합니다. 터키 갈 때 '이스탄불'을 읽었고, 상 파울루 때는 '브라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나라'를, 바르셀로나가우디를 읽었습니다.
지난 출장은 다소 급작스레 떠난지라, 여유 없이 제목만 보고 집어들어 비행기에 탔습니다.

김윤재

워싱턴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정치시스템을 꼼꼼히 적은 2003년 작품입니다. 사고 나서야, 오래된 책이라는걸 알고 다소 후회했지만, 읽어보니 큰 장애가 아니었습니다. 
시절보다 본질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정치하는 특정 인물의 이름은 달라질 지언정, 정치하는 마음과 목적 그리고 수단은 항상 똑같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파워 지향의 미국
저자도 지적하지만, 미국의 정책은 힘의 논리입니다. 두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추진하는 것은 영화, 미드, 음악 등 문화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가서 적대감을 없애는 소프트 파워입니다. 두번째는 그래도 적대감을 갖고 있으면, 순식간에 힘으로 제압하는 하드 파워입니다. 이때 정책은, 미국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초기에 엄청난 물량을 투입해서 엄청난 우위로 단번에 제압하는 속전속결형을 선호합니다. 이런 속성을 알아야 미국의 의사결정 패턴을 예측하고 행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핵심 집단
오바마 정부 전까지의 최고 코어 그룹은 네오콘입니다. 신보수주의자 들이지요. 원래 뿌리가 진보진영인지라, 잘 구성된 논리와 넘치는 투쟁심을 갖고 있습니다.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진보 진영의 논리를 공격하며 성장을 거듭해 정권의 외교정책의 브레인으로 잡으면서 영향력을 극대화 했습니다.
또 하나 짚자면 유태인입니다. 인구의 3%도 안되지만 그 영향력은 지대합니다. 특해 AIPAC이라는 로비 단체는 미국정부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이스라엘 대사관보다 강력합니다. 홀로코스트를 수수방관한 재미 유태인들이 속죄의 마음으로 만든 집단이라, 그 활동이 적극적이고 집요합니다. 요즘은 젊은이들의 관심이 사그라들자, 대학생부터 조직에 관여시키기도 합니다.

참모
미국의 정치시스템은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특히, 양원제와 연방제지요. 그러다보니 자세히 모르고 들으면 의외인 사실들이 많습니다. 예컨대, 미국의 대외 정책을 결정하는 전권은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그러면 대통령도 신경쓰는 2인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상원의 외교위원회 위원장입니다. 헌법에 명시된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그의 참모지요. 만일 우리나라의 중대사를 위해 작업한다면 누구에게 가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까요.

연방제
마찬가지로 연방제가 주는 의미도 재미납니다. 저자는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공화당-민주당 이념 대립의 핵심은 중앙정부에 대한 비중이라고 합니다. 민주당은 중앙정부에 더 많은 권력을 주어 나라 전체에 대한 균형감 있는 발전을 원합니다. 공화당은 지역 유지의 이해관계가 많이 반영되어, 지방 분권에 대한 욕구가 크고 연방정부의 역할은 최소가 되기를 원합니다. 어찌보면 통상적인 직관과 반대지요. 왕정 출신 국가들은 중앙에 집중되는 권력을 분산하는게 민주주의의 과제라면, 연방제는 중앙으로 아우르는게 고민인 셈입니다.

워싱턴 읽기
우연찮게 읽은 책이 잠시 머무르는 동안,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치감각이 발달한 워싱턴 사람들의 내밀한 사고구조를 쉽게 읽게 해주었지요. 또한, 곳곳에 기념품으로 팔리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흔적들도 재미있습니다. 케네디가 TV 시대의 총아였다면, 오바마는 SNS 시대의 적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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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는...어떤 퍼즐로 되어 있는 건가요? 아마 대통령이란 퍼즐 하나로 끝인지도.... (그리고 좀 더 세분화 하자면 대통령 퍼즐 위에 있는 삼성 퍼즐, 대통령 퍼즐을 떠받치는 딴나라당과 뉴라이트, 그리고 문집인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정도가 있겠네요. 음... 행동대장으로 고엽전우회, 북파공작원 등이 추가되야 할지도...)
  2. Inuit님 글 덕분에 교보문고에서 또 책 두 권을 주문 (무려 해외배송!!!). 저도 다음달에 DC와 브라질 가기 전에 보려고요~
    • 와! DC에 브라질.. 서울에 그 많은 사람이 같이 사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차를 두고 공통의 도시를 방문하는건 색다른 친밀감을 유발합니다. 여행소식 기다려집니다. ^^
  3. 미드 '웨스트윙'을 다시 보다가 미국 대선에 관심이 생겨 자료를 좀 찾아보고 포스팅을 했는데, 이 글을 보니 관심이 확 가네요. 보관함에 담아둬야겠습니다.
    • 네. 웨스트윙이 상당히 실제에 가깝게 묘사가 되었다고 평하더군요. 아마 이 책에서 본듯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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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혁

앞에 소개한 '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가 이야기 중심, 정서 중심으로 스페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줬다면 이 책은 역사위주로 서사적인 이해를 돕는 책입니다. '일생에 한번은..'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호기심이 있어 출발 직전에 집어들고 비행기에서 읽었습니다.

전문 사가의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우 꼼꼼하고 집요한 서술이 돋보입니다. 서반아어 전공에 교직까지 하는 저자의 특기를 살려, 말의 뿌리를 쫓아다니면서 의외의 중요한 역사적 단서를 내어 놓습니다. 그점이 고맙고 소중합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 반도를 규정하는 이베리아(Iberia)는 인도에게의 힌두만큼이나 정체성을 담는 말입니다. 그 연원이 에브로(Ebro)강에 있다는 점은, 현 카탈루냐를 비롯한 동부가 고대 문명의 중심이었던 흔적을 읽게 하지요. 마찬가지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안달루시아가 반달족에서 연원했다는 점은, 지명에 녹아 있는 역사를 느끼게 합니다. 히스파니아(Hispania)만해도 그렇습니다. 처음 페니키아 인들이 발견했을 때, 토끼가 많은 땅이란 뜻으로 Saphan이라 불린 것이 로마에 들어가 정착된 말이라고 합니다.

크게 보아 스페인 역사는 구분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미개시대, 페니키아 시대, 로마 시대, 서고트 시대, 이슬람 시대, 카톨릭 왕 시대, 합스부르크 시대, 그리고 부르봉 시대, 이념대립의 시대입니다. 현 후안 국왕 역시 부르봉 사람이지요.

인상 깊은 한 대목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스페인 사람에게 갖고 싶은 것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풍토를 부탁했다. 수락했다.
다시 그들은 가장 좋은 과일과 말을 부탁했다. 역시 들어줬다.
그들은 아름다운 노래와 춤을 부탁했다. 들어줬다.
아름다운 여자와 용감한 남성을 부탁했다. 역시 수락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가장 좋은 정부를 부탁했다. 그러자 성모는 대답했다.
"그건 안됩니다. 그러면 천사들이 스페인에 내려가 안올라오기 때문에 안됩니다."
특히 망조가 들어가는 부르봉 시절부터 스페인은 비참해집니다. 순수한 이념에 의한 세계 대전이 벌어졌던 스페인 내전은 이념가들의 낭만 전쟁이었지만 피폐는 고스란히 스페인에 남지요. 202번째 쿠데타에 성공한 프랑코가 정치 체제는 안정화시키지만 상처와 민주주의 말살을 가져오기도 했구요.

지금 유럽의 문제아 4인방 PIGS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스페인입니다. 과거 영광의 시절부터 나락의 시절을 따라가며 배울게 많더군요. 스페인 여행을 생각하는 분이라면 한번 읽어봐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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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아님이 정말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저도 저 스페인 사람들과 비슷한 소원을 빌 것 같네요. 좋은 정부.... 가 무리라면 좋은 정치인이라도요.... =ㅂ=;;
  2. 저도 만약 마리아님이 제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비슷하게 빌꺼 같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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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유명한 헨리 페트로스키는, 곧잘 '테크놀로지의 계관시인(the poet laureate of technology)'라 불리웁니다. 기술에 대한 정통한 지식과 안팎을 꿰뚫는 예리한 시각을 치밀하게 서술하기로 유명하지요. 그의 책을 언젠가 한번 봐야지하다가,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Henry Petroski

(Title) Small things considered: Why there is no perfect design

No perfect design
책의 핵심 명제는 원제와 같습니다.
"완벽한 디자인은 없다."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모든 디자인은 의사결정의 구현이라는 점입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제한된 정보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둘째, 모든 디자인은 오직 상황속에서 기능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기술이 변하거나 사용자의 습관이 변한다든지 상황이 바뀌면 디자인의 장점이 단점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C'mon Henry
그런데 곰곰 따져보면 디자인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완벽'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런데 인간의 다양한 주관과 심미에 판정을 맡기는 디자인에서의 완벽을 말하다니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이상을 놓고 페트로스키 씨, 한권 내내 열변 토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못해 우습습니다.

심지어 디자인은 고사하고 수치의 세계에서 머무는 공학(engineering)도 완벽과는 거리가 먼 학문입니다. 공학은 시간과 효율이라는 목적에 완벽성을 기꺼이 내어주고, 근사의 세계에서 실용을 추구합니다. 보다 엄정하다는 자연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디자인의 완벽성에 대해 한 권 내내 떠드는건 허수아비 세워 놓고 때리는 격입니다.


Onion peeling writing style
물론, 어떤 디자인도 더 나아질 구석이 있다는 점, 또 어느 디자인도 상황과 사용자의 습관을 거듭 살펴야 적절해진다는 점에서, 완벽성의 추구라는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의도는 압니다.
하지만, 책 내용 읽다보면 저같이 성미 급한 사람은 그 지극한 미시감에 질려버립니다. 물체의 디테일을 파고 또 파고, 잘게 나눠 씹고 다시 곱씹습니다. 양파 껍질 까듯 한 없이 벗겨냅니다. 한 두 챕터는 그의 세심한 디테일에 경탄을 보냈지만, 중반 즈음 가서는 둔감한 지루함이 되었고, 막판되니 페트로스키 좀스러운 까칠함이 거추장스럽습니다.
물론 그의 사고 과정을 쫓아가면서 디자인적 요소를 사유하고 훈련하는데는 훌륭한 교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냥 디자인에 대한 그의 시각이 어떤지 감잡아 보려는 사람에겐 갑갑한 극미세입니다.


Design is life
차라리 제가 배운건 '삶 자체가 디자인'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두가지 결론을 냈습니다.

Design is solution
디자인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그 해결책은 구현물의 형태를 넘어 총체적으로 현실화된다. 사물과 사상과 절차의 조합으로 나온다.

Design is resolution
디자인은 결정이다. 주어진 환경과 입력요소를 살펴서 매순간 결정을 해야한다. 결정되지 않은 디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매일의 일상과 성취가 모두 디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데이트를 하는 것도 디자인입니다. 연인과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목표를 위해 어떤 옷을 차려 입을지,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떤 동선과 경험을 순서지을지 디자인해야 합니다. 음식을 먹더라도 메뉴의 조합과 필요한 경비와 주머니 사정, 최근 메뉴 선택 이력, 날씨, 갈증도, 시간, 어둡고 밝음, 후속 일정, 주변 분위기 등을 고려해서 식사 장소와 테이블과 메뉴, 그리고 곁들이는 음료를 의사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결정이 식사라는 디자인이되고 다음 일정의 제약요소나 촉진요소가 됩니다.


That's enough
책의 번역은 품질이 매우 낮습니다. 원서로 보는게 나을 정도로 초벌 번역의 혐의가 짙습니다. 번역의 완성도보다는 숙련도 이슈입니다.
그리고 질낮은 번역 탓을 무시하긴 힘들지만, 그와 별개로 헨리씨도 참 수다스럽습니다. 나름 간략하고 포인트 있는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습니다. 그의 책을 시리즈로 읽으려던 제 계획은 무한 연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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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단 저는 저자를 기억해두어야겠네요a
  2. 안 사기 잘 했네요_-_...... 친히 몰모트가 되어 주시다니...
    이것저것 보면 볼수록 핵심은 두루 통하는 것 같습니다.
  3. 이베이에서 우리 나라 호미가 최고의 가드닝툴로 팔리고 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는데 ^^

    디자인은 생활이라는 것에 동감합니다.

    IT쪽에서는 입출력 장치의 발명이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하게 하고, 그렇게 추구한 디자인이 새로운 입출력 장치를 만들게 하는 것 같더군요.

    오늘 번역 완료한 아이폰 관련된 글에서 애플이 OS를 만들 때 이간의 '심리'까지 이용하는 것을 보고 좋은 디자인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 하하하하. 호미가 그렇게 인기랍니까.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무척 흥미롭습니다. ^^

      바쁠텐데 긴글 번역하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기대하고 있었는데 가서 읽어야겠습니다. ^^
secret

Antonio Damasio

(원제) Looking for Spinoza: Joy, sorrow and the feeling brain


'데카르트의 오류(Decartes' error)'를 통해 감정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낸 다마지오의 신작입니다. 미국에서 출간된건 2003년이니 딱히 신간이라하기도 민망하군요.

이 책의 큰 구조는 정서(emotion)과 느낌(feeling)을 구분함에 있습니다. 특히, 정서의 상위 구조로 느낌을 주장합니다. 일반적으로 느낌이 더 본성적이고, 따라서 더 하위라고 생각하는 경향과 정반대의 입장입니다. 이는 사실 정의의 문제입니다만, 개념상으로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합니다.

정서(emotion)은 보다 본원적인 상황에 대한 반응입니다. 어찌보면 기계적이고, 달리보면 동물적입니다. 욕구나 항상성 등의 내면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렇게 부르지 않을 뿐 동물도 유사한 반응상태를 보유합니다.
반면, 느낌(feeling)은 주관적입니다. 반응의 결과인 몸을 표상화합니다. 인간적이고 진화적입니다. 쉽게 말해 정서에 대한 판단이나 수용성을 느낌으로 표상합니다.

다마지오조차, 이 느낌에 대한 개념이 진화합니다. 전작인 '데카르트의 오류'에서 느낌을 신체의 창문이라는 점을 발견했다면, '스피노자'에서는 신체의 창문에 더해 생각/관념의 인식 또는 지각까지 포괄합니다. 그래서 다마지오는 느낌을 최상위의 구조로 생각합니다. 그 최상위를 느낌으로 부르든 감정으로 부르든 그런 메타 관념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인간의 두드러진 특성이 나오니까요. 바로 이 느낌 덕에 사물에 대한 판단과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다마지오는 단언합니다.
어떤 사물도, 사건도 정서적으로 중립된 것은 없다.
결 국, 느낌은 신체의 표상(representation)이자 지도(map)입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다시 신체로 투영되지요. 감정의 진화론적 기능은 물론 패턴의 각인입니다. 복잡한 추론을 감정으로 압축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감정이 필수가 되지요.

그 런데 제목에 왜 스피노자가 들어갈까요. 저자의 스피노자에 대한 존경심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에겐 그다지 유명하지 않지만, '과학자들의 철학자'라 불리우는 스피노자입니다. 아인슈타인, 프로이트를 비롯해 수많은 과학자에게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간의 마음은 몸에 대한 관념'이라는 말을 남겨, 다마지오가 깜짝 놀랐다 합니다. 그나 뇌과학자들이 뼈빠지게 연구해 놓은 결과가, 알고보면 스피노자가 툭툭 던진 한마디 한마디의 각주가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스피노자 연결하기는 과한 존경과 견강부회입니다. 어찌보면 다마지오의 겸손이고, 요즘 유행하는 달착지근한 책쓰기의 일환일지도 모릅니다. 실상은, 뇌과학 이론에 철학자의 일대기를 담아 물과 기름 같은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차라리 다마지오의 강점은, 영적 경험을 느낌이라는 프레임으로 명쾌하게 설명한 과학적 통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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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는 책 같아 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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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ard Business School

(원제) Business communication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한 책입니다. 제가 말하는 커뮤니케이션 4분면 상에서 보자면, 정보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두 분면을 다룹니다. 주장과 대화입니다. 책에서는 글쓰기, 프리젠테이션, 연설, 대화로 나누었습니다만, 원칙은 동일합니다. 저는 재배열해 보겠습니다.

분명한 목표
커뮤니케이션의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설득, 제안, 공지, 행동촉구, 보고, 지시 등입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왜 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려 하는가?
결과로 얻고자 하는게 무엇인가?
수신자 분석
다음은 누가 듣는가입니다. 또는 읽는가 입니다. 어떤 상황, 어떤 지식을 가진 어떤 프로파일의 사람인가에 따라 메시지의 구성이 달라져야 합니다. 이에 대한 예는 제 사례를 든 적이 있었지요.

핵심 메시지 구성
흔히 take-away 메시지라 불리웁니다. 뇌리에 남는 메시지이지요. 명료하고 단순해야 합니다.

전달방식
효과적 전달은 커뮤니케이션 상황따라 다릅니다. 글쓰기의 경우, 활기찬 느낌이 들도록 능동형 언어를 구사하고, 가급적 단어의 경제성에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발표 시에는 그리스 연설기법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도입 - 이야기 - 주장 - 반박 - 결론
사실 전 그리스 연설법이 좀 템포가 늘어져서 좋아하지 않습니다. PREP의 기동성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연설 류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지 않은 분들은 이 순서를 따라하면 매우 완결된 구조로 무난히 말할 수 있습니다.

짜릿한 비법은 없지만, 중요한 요소를 조근조근 설명한 그런 책입니다. 매력없는 모범생 같다고나 할까요. 제목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지만, 꼭 비즈니스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차라리 고교나 대학 교양 과목에서 가르쳤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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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항상 좋은 책들 많이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Inuit님의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좋아서 매일 옵니다. 향기가 참 좋은 분이시네요.
    • 자주 찾아주신다니 고맙습니다.
      게다가 커밍아웃까지 해주셔서 더욱 고맙습니다. ^^
      닉네임이 강렬하면서.. 제 배고픔을 자극합니다. ^^;;
    • ^^Inuit님~ 배고프시겠지만 저는 마음이 아프답니다. 왕만두군이란 별명은 얼굴이 크다고 놀리는 여자친구가 붙여준 거구요. 하하. 제가 봐도 크긴 큽니다. 전화 통화할 때마다 얼굴에 비해 전화기가 작아 목소리가 안들린다고 놀려요. 그래서 들을 때에는 귀에 말할때에는 입에 이렇게 움직인답니다. 흠~ 그리고 커밍아웃 너무 웃겼습니다^^ Inuit님과 같이 일하시는 분들은 너무 좋겠네요. 좋은 멘토가 되어 주셔서. 저도 Inuit님 블로그를 통해 너무 많이 배웁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아.. 그런 사연이 있군요.
      그래도 전이나 부침개 류에 비유되지 않았다면 아직은 안심. ^^;;
      만두정돈 귀엽잖아요. ^_^
  2. 3일에 걸친 회의...
    금일 보고서 작성~~~
    그런데..정확한 의사전달이 안되어 대혼란을 거쳤어요^^
    종이를 반으로 접어라...정확한 듯 하지만..나중엔 제각각인 듯같아여...
    잘보고 갑니다...
    • 이런. 요즘 일이 터프하신가봅니다.
      의사전달은 참 중요합니다.
      시간도 그렇고 비용도 그렇고 무엇보다 에너지 관리의 첩경이지요.
      연말인데 마무리 잘 하세요. ^^
  3. 소개하신 책의 전략보다 링크 걸어주신 PREP 방법이 훨씬 와닿네요.
    물론 그건 다소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평소 어떤 주제에 대해서건 그 방법으로 생각을 정리해둔다면 마치 플래시 카드로 색인을 만들어두는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기억해둬야지! ^^
    • 실제로 해봐도 PREP의 효과는 큽니다.
      제 직원들에게도 많이 강조하지요.
      보고할때도 유용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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